연일 고점 깨는 원·달러 환율…1170원까지 목표치 높아졌다

美인플레이션·조기 긴축 우려, 델타 변이에 강달러
국내 코로나 상황 악화하면 원화 약세 커질 가능성
수출 호조, 중공업 수주 등 국내 수급은 상단 억제
  • 등록 2021-07-14 오후 5:46:55

    수정 2021-07-14 오후 9:01:19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더해 미국 내에서의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면서 원·달러 환율이 7월 들어 연고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가파르다고 진단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점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 만큼 하반기 환율 상단을 1170원대까지 높여잡고 있다.

사진=AFP


1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51.90원을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9일 1150원을 기록한 이후 2거래일 만에 추가 상승한 것이다. 다만 종가 기준으로는 연고점(1149.10원)보다 낮은 1148.5원을 기록했다. 오후 들어 달러·위안 환율이 6.4위안대에서 하락해 위안화 강세를 보이자 원화 약세를 일부 상쇄한데다 수출업체들의 이월 네고(달러 매도)가 나오면서 낙폭을 줄인 영향이다.

델타 변이 변수…“환율, 3분기 고점 이미 뚫어 버렸다”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달러 강세를 이끄는 것은 미국 물가 상승이 기조적인 흐름에 올라섰다는 판단과 델타 변이 바이러스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다. 송대근 한국은행 국제국 외환시장팀장은 “이번 주 환율 상승폭 자체는 4차 대유행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주 수준보단 낮지만 국내 델타 변이바이러스, 미국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면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대비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보다 0.4%포인트 높은 5.4%를 기록해 2008년 7월(5.5%)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CPI 역시 4.5% 올라 1991년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아직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란 공식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긴축을 준비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온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나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은 테이퍼링을 입에 올리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도 원화값을 낮추는 요인이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615명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경신, 다음 주 2000명대로 늘어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래는 감염병 이슈가 사라지고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환율이 3분기 1100원 아래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었는데 예기치 못한 델타 변이 변수가 생기면서 1150원대로 올라 달러 상승세는 가파른 편”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원래는 7월 말께 1150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봤는데 생각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서 3분기 고점은 1160원, 4분기 고점은 1170원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럽 경기회복, 국내 수출 호조 등에 3분기가 고점

다만 국내 증권사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이슈까지 겹치면서 1200원대까지 올랐던 지난해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올해 원래는 4분기 평균을 1150원으로 전망했는데 두 개 분기나 앞당겨져 실현된 상황이라 3분기 후반 1170원까지 예상한다”면서 “1150원에서 점진적 상승을 이어갈 지 다시 하락할 지는 코로나19 추이와 테이퍼링 시점을 지켜봐야 해서 연고점 예상치를 1200원까지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 재원 등에 유로지역 경기가 개선되면서 미국 경기개선 독점 상황이 이어질 확률이 낮아 3분기 이후 달러인덱스 상승세가 꺾일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권아민 연구원은 “하반기 환율 고점은 1160원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지금 달러 강세를 끌어올리고 있는 요인이 델타 변이 리스크와 물가 상승인데 이것이 계속 이어질 지 아직 미지수”라면서 “9월 말 독일 총선도 있고 유로존 경기도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3분기 이후 달러 강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고 중공업 수주 물량 등 수급 여건이 환율 상단을 누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경원 연구원은 “수출업체들이 1150원 부근에서 보통 달러를 매도하는데 지금은 상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네고물량을 조금씩 풀고 있다”면서 “중공업 수주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환율 연고점은 미국이 연내 금리를 올리지 않는 이상 1170원 이상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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