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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에 따르면 유창근 사장은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3월 말에 있을 주총에서 현대상선 사장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하고, 미리 작별 인사를 전한다”며 함께 땀 흘린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어 “지난 2년 반 동안 현대상선 재건을 위한 기초를 닦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자평하면서 “현대상선의 새로운 도약은 새 CEO의 지휘 아래 이뤄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사장은 다음 달 하순 주주총회 때까지 회사를 이끈 뒤 물러날 전망이다.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는 유 사장의 사퇴 의사에 따라 새로운 CEO를 추천해 내달 주총에서 선임절차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대안이 없다는 지적에 교체설이 다소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산업은행이 새 경영진을 꾸리기로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해운업 한 고위 관계자는 “유 사장이 용퇴를 결심한 것은 결국 채권단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며 “부진한 실적으로 유 사장이 많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상선의 정상화 부진은 글로벌 해운사들의 저가 운임 공세와 고유가,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 부담 등 외부 요인 탓이 크다”면서 “경영진의 분발도 필요하지만 혁신이 빠진 정부주도 해운재건에도 한계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유 사장은 지난 2014년 현대상선 사장직에서 퇴임한 후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맡았다. 2016년 한국의 해운업이 위기를 겪으면서 공모 과정을 거쳐 다시 사장으로 컴백, 현대상선 재건을 진두 지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