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 가상자산 신뢰 무너저…규제 강화도 불가피

믿었던 거래소까지 부실 운영 정황 드러나
가상자산 산업 전반 신뢰 무너져...자금경색 심화될 듯
산업 생태계 악영향·규제 강화도 우려
"자율규제 확립하는 계기로 삼아야"
  • 등록 2022-11-10 오후 6:01:19

    수정 2022-11-10 오후 9:02:3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FTX발 코인 대규모 인출(뱅크런)과 유동성 위기는 가상자산 산업 역사상 최악의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자산 침체가 한동안 지속할 것이며, 미국 규제 당국이 가상자산 투자자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산업 전반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크다. FTX 같은 대형 거래소는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이 커졌다. 공시플랫폼 쟁글을 운영하는 크로스앵글의 이현우 대표는 “고객이 예치한 자금을 정상적으로 출금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고객 예치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상황이 꽤 심각할 것으로 본다”며 “사람들이 거래소에 돈을 맡겨 놓는 게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게 되면 시장 전체의 자금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디자인 문승용 기자)
산업 생태계에 악영향도 예상된다. FTX는 관계사인 알라메다리서치와 FTX벤처스를 통해 솔라나, 앱토스, 수이 등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초기 투자를 집행했다. 이들 프로젝트도 FTX 사태가 터진 후 연관성이 대두되면서 흔들리고 있다. FTX를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솔라나는 이번 사태 이후 가격이 50% 넘게 떨어졌다.

FTX가 실리콘밸리 쟁쟁한 벤처캐피탈(VC)에서 투자를 받은 회사라는 점에서, FTX가 무너지면 금융시장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FTX가 파산하면 블랙록, 세콰이어캐피탈, 소프트뱅크, 캐나다 연기금까지 돈을 날리게 된다”며 “금융시장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가상자산 산업 규제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FTX 사태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불투명한 자금운영 △투자자 자산 보호 미흡 △자체 코인을 이용한 과도한 레버리지 발생 등의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거래위원회(CFTC)가 FTX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사전 승인 없이 가상자산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는지와 고객 자산을 올바르게 관리했는지 여부 등을 따져볼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정치권에 적극 로비해 온 FTX가 위기에 몰리면서, 가상자산 규제 강화 흐름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샘 뱅크먼 프리드 FTX CEO는 올해 8월까지 미국 민주당에만 3600만달러를 후원한 로비계의 거물이기도 하다.

가상자산 업계가 자율규제를 정립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윤 대표는 “이번 일을 기점으로 거래소가 지갑주소를 공개하거나 정기적으로 고객 예치 자금 보유량은 등 일반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블록체인 인프라업체 DSRV 김지윤 대표도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돼야 한다”며 “국내 거래소들은 잔고증명을 하고 있지만, 글로벌에서는 이런 자율규제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글로벌 차원에서 산업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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