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홍콩 주택가격 흔들…부동산 호황기 끝났다

美센트럴파크 팬트하우스, 2015년 가격으로 매물 나와
"소득 뒷받침 않은 주택가격 상승 거품 가능성 커"
中 경기 침체에 큰손 투자도 시들…호주·캐나다에 직격타
  • 등록 2018-11-05 오후 4:46:21

    수정 2018-11-05 오후 4:52:41

△존 레저의 펜트하우스에서 본 센트럴파크 전경[사진=컴패스 리얼 스테이트 홈페이지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 경제매체 CNBC는 4일(현지시각)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최고경영자(CEO) 존 레저(John Leger)가 미국 뉴욕의 펜트하우스를 매물로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2개 층, 334㎡(약 101평) 규모로 4개 침실과 4개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2개 침실은 뉴욕 센트럴파크를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 펜트하우스로 가격은 1796만달러(202억원)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이지만 2015년 레저가 산 가격과 비슷하다. 한때 이 펜트하우스 가격이 2750만달러를 호가했고 지난 2월 뉴욕타임즈(NYT)가 펜트하우스 가격을 2200만달러라고 보도한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몇백만달러가 하락한 셈이다. CNBC는 “레저가 펜트하우스 매수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미국 고가주택시장의 침체를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미국주택가격지수의 상승률은 5개월 연속 둔화해 지난 8월 2016년 이래 가장 낮았다. 거래량 역시 감소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9월 미 주택매매거래건수는 515만건으로 최근 3년 이래 가장 적었고 신규 주택 판매건수(55만 3000건) 역시 2016년 12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택시장 침체는 미국이 2015년 말 이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다른 주요국들도 속속 긴축으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가격을 지탱했던 막대한 유동성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가격은 올랐지만 정작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소득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았다. 구매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부동산 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미국 주택가격은 2012년 3월 31일 이후 60%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가구 수입은 30% 늘어나는데 그쳤다.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2018년 초 3.85%에서 4.74%로 상승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레드핀(Redfin)은 매월 주거비로 2500달러(280만원)를 지출할 수 있는 계층의 주택구매여력이 3만달러(3371만원)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주택시장 침체는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홍콩·캐나다·호주·영국 등 주요국 모두 주택가격이 하락하거나 매매가 주춤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었던 중국의 영향력이 컸던 곳일수록 휴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지난 9월 말 12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홍콩은 불과 5주 만에 주택가격이 3% 떨어졌다. 캐나다 벤쿠버는 역시 지난 3분기 주택가격이 전년 대비 11.3% 하락했다. 호주 역시 시드니와 멜버른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침체가 도드라지면서 전국 주택 가격이 전년대비 4.3% 하락했다. 문제는 주택시장이 침체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실물경제가 감당해야 하는 충격 역시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비대해진 부채는 금리 인상과 더불어 고스란히 가계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진다.

부동산업계의 일자리 감소도 우려된다. 홍콩의 가장 큰 부동산중개회사인 미들랜드 리얼리티는 지난달 영업실적 최하위 100명을 선정하고, 10명은 즉시 정리해고, 55명은 3개월 동안 순차적으로 해고하며 나머지 35명은 성과에 따라 해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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