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동상이몽 속 북중러 잰걸음·남북미는 제자리걸음

북핵 비핵화 모멘텀은 유지하고 있지만 방식에 대해서는 여전한 차이
북중러, 푸틴 중심으로 빠르게 밀착..남북미 대화는 소강 상태 지속
중국·러시아 활용해 美압박 나서는 듯
  • 등록 2019-04-29 오후 5:47:54

    수정 2019-04-29 오후 5:47:54

조선중앙TV가 28일 오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전 과정을 담은 50분 분량의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도착 후 객실 테라스로 나와 주변을 둘러본 뒤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미국과의 북핵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를 활용하면서 판을 흔들고 있다. 남북 대화로 포문을 열어 남북미까지 북핵 협상 과정에 참여했지만 결국 북미가 비핵화 합의안을 만들지 못하면서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끌어들이려는 태세다. 북한이 한미와는 거리를 두고 중국·러시아와 밀착 외교를 통해 북미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과의 정상회담 결렬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북한은 중국·러시아와의 결속을 통해 미국에 압박 메시지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대한 공동구상을 갖고 있다”고 공공연하게 북중러 밀착을 공언했다.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러시아는 사실상 배제된 상태였다. 러시아는 여러 차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를 요청했지만 1년 넘게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을 미뤄왔다. 그러나 북미 대화가 교착 국면에 접어들면서 북중러 구도가 부활했다.

더욱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난 직후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났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러시아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점쳐진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만나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상황에 대해 전반적인 입장을 교환했다.

북중러의 밀착이 공고해지는 것과 반대로, 남북과 북미관계는 제자리걸음 중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 연설에서 미국과의 대화 기한을 못박은 뒤에도 양측은 이렇다할 접촉이 감지되지 않는다. 북한은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 요청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1주년 행사 역시 북한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당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태도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북중러 결속과 북미 교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이 결렬에서 미국이 제재 완화에 단호하게 대처한 것을 확인한 북한은 비핵화 대가로 체제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선언과 외교관계 수립 등 다소 쉬운 문제부터 평화협정 체결과 주한미군 주둔 및 유엔사령부 문제 등 보다 복잡한 사안이 얽혀 있는 일이다.

다만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던 만큼,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체제보장 문제를 고리로 일부 제재완화를 묶는 상응조치를 검토해볼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의 체제보장 국면에서 다자협의체 가능성을 피력했지만 북한은 당장 다자협의체를 주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2019년까지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열어둔 만큼 북미 대화가 우선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러 정상회담 성과 등을 대미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대화 프로세스를 유지하면서 협상 카드를 높이기 위한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도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다자협의체에 부정적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6자회담 방식으로 푸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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