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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의 표적 수사 의혹을 지적하자 “중상모략”이라며 반발한 후 잇따른 추 장관의 공격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윤 총장에겐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만을 학수고대하며 ‘참을 인(忍)’자를 마음 속에 수없이 새겼을 윤 총장의 이날 주요 발언들을 살펴보자.
“중상모략이라는 단어는 제가 쓸 수 있는 가장 점잖은 단어”
윤 총장이 지난 18일 이후 나흘 만에 다시 “중상모략”을 꺼내 들었다. 앞서 지난 18일 법무부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김 전 회장에 대한 직접 감찰을 실시한 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당과 검사 비위를 보고받고도 철저히 수사하도록 지휘하지 아니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히자,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며 반발했다. 이 발언 이후로 윤 총장은 입을 꾹 닫았다.
이날 이 단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추 장관의 공이 컸다. 추 장관은 국감을 하루 앞둔 어제(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상모략’이라고 검찰총장은 화부터 내기 전에 알았든 몰랐든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 유감이다”라며 윤 총장에 재차 맹공을 퍼부었다.
“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윤 총장은 철석같이 자신을 부하로 생각하는 추 장관에게 ‘나는 너의 부하가 아니야’라며 충격을 안겨줬다. 추 장관의 일방적 공격으로 코너에 몰렸던 윤 총장의 강력한 카운터펀치였다.
이날 윤 총장은 “법리적으로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 참”
사실 이날 국감의 숨겨진 명언은 따로 있었다. 바로 “하 참”이었다. 지난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나온 “어이”와 비견될 만한 회심의 감탄사(?)였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당시 옵티머스 관련 사건이 무혐의 처분된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계속되는 질타에 “하 참...”이라는 2음절의 단어로 단번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 말은 곧바로 “자세를 똑바로 하세요. 지금 피감기관 입장입니다”라며 태도 지적을 하는 박 의원의 모습을 만날 수 있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