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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 논란에…조국 "가능" 추미애 "아니다" 박덕흠 "답변 불가"

전현희 권익위원장, 국회 정무위 답변 종합해보니
"국회의원, 공무원 행동강령 대상 아냐…소관법 벗어나"
"범죄자에 범죄사실 물어본 꼴"…"조사권 없어 한계"
  • 등록 2020-09-21 오후 7:27:30

    수정 2020-09-21 오후 7:38:37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조국 전 장관은 가능성이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아니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답변이 불가하다”

최근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던 주요 인사들에 대해 2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이날 정무위에서는 똑같이 법무부 장관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인데 박은정 전 권익위원장이 재임했던 당시에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왜 추 장관에게는 “없다”는 결론을 내려졌는지 집중적인 질의가 이뤄졌다.

여기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과 가족이 대주주로 있는 건설사가 피감기관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됐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이해충돌’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해충돌 법적 용어 아니야”


이날 전 위원장은 관련 법이 없는 현실부터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해충돌은 법적 용어가 아니다”라며 “공무원 행동강령 제5조에 사적 이해관계 신고조항이 있는데 (신고대상이 되려면) ‘이해관계인’이고 ‘직무관련성’도 있어야 한다. 이게 다 충족하면 이해충돌이라고 외부에서 말하고 권익위 유권해석도 그렇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기에 그대로 대입하면 조국 전 장관은 가족(기소된 배우자 등)이 이해관계인 지위여서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던 것”이라며 “추 장관은 구체적으로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는지 수사보고를 받았는지 그 여부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확인한 것이고 확인한 것(행사하지 않음)이 사실이라는 전제로 이해충돌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조 전 장관은 ‘이해관계인’만 판단하고 구체적으로 ‘직무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반면, 추 장관은 구체적으로 직무관련성이 있는지 확인해본 결과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했다는 얘기다.

권익위는 앞서 법무부와 검찰청 모두에 추 장관이 아들과 관련된 수사에 보고를 받거나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는지 질의했고 검찰청으로부터 두 건 모두 “한 적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았다. 법무부는 회신하지 않았다.

박 의원에 대해서도 “현재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라는 언론보도만으로 볼 때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인의 지위에 있을수 있다”며 “직무관련성이 있는 행위를 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의원의 경우, 공무원 행동강령 대상이 아닌 만큼 권익위 소관이 아니라는 점 역시 언급했다. 박 의원의 경우 공직자윤리법 제2조2(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적용할 수 있는데, 이 법은 인사혁신처 소관 법령이다.

19·20대 때 ‘기간만료’ 폐기된 이해충돌방지법…21대는?

국민의힘 소속 정무위원들이 지난 15일 전 위원장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사퇴하라”는 입장까지 냈던 것과 이날 정무위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권익위의 이번 법령 해석에 대해 ‘직무연관성’을 단순히 행위의 유무로 판단하면 부패 예방이라는 당초의 취지가 무색한 것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지적에 전 위원장은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적이해관계와 직무관련성이 구비하는지 당사자가 사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며 법적 미비를 꼬집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이해충돌방지법을 통해 이해충돌이란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와 규정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 위원장은 “공직자 이해 충돌과 관련해서는 법이 없다 보니 여론재판 식으로 이뤄지고 있고, 수사나 법원의 판단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예방한다는 목적의 이 법은 지난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도 못한 채 국회 회기만료로 번번이 폐기됐다. 권익위는 21대 국회에서도 이해충돌방지법를 발의했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 법에는 직무관련자가 ‘사적 이해관계자’임을 안 경우, 소속 기관장에게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고 가족이 공직자의 직무 관련자와 용역·공사 등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알게 되며 소속기관장에 신고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가족 채용도 제한된다.

공무원이 아니라 권익위의 법망(法網)을 빠져나가는 박 의원 역시 이 법이 적용되면 공직자로서 이해충돌을 사전에 방지할 의무를 갖게 된다. 2015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제정 당시에도 이해충돌방지법은 원안의 핵심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무위 심의 과정에서 이해충돌 범위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이유로 빠졌다. 이후 매번 이해충돌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이 법의 위반대상이 될까해 해당 법을 제정하지 않는다는 (국민들의) 의구심이 있다”며 “권익위가 의원들을 찾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법 제정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전 위원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이 의정 활동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이런 부분은 의원들과 적극 협의해 입법부의 권능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을 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더라도 요건에 구비되는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가지고 한다면 국민과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라고 부언했다.

추 장관의 직무관련성과 관련해 법무부에 권익위가 질의한 것이 “범죄혐의자에게 너 범죄 혐의가 있느냐고 물어본 것과 같다”(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는 지적에는 조사권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개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사안을 고려해서 위반 여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권익위에 조사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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