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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P통신은 현대자동차가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 기간인 20~21일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가 미국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규모는 70억달러(약 9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 창출 규모도 8500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조지아 내 2200에이커(acre·약 270만평) 부지에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현대차 전기자 전용 생산 공장의 유력 후보지로 조지아주가 거론되는 이유는 기아의 내연자동차 생산 공장이 조지아주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근 앨라배마주에는 현대차의 내연기관차 생산 공장도 있다.
기아는 이미 10여년간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조지아 공장을 바탕으로 북미 공급망을 구축해놨다. 보통 완성차기업이 해외에 공장을 세울 때 협력사들도 함께 진출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이 하나라도 빠지면 차를 완성할 수 없는 탓에 부품 공급망이 매우 중요하다. 현대차 전기차 전용 공장이 조지아 공장에 설립되면 기아의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 공장이 조지아주에 설립되고 있는 것도 향후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현재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기아의 전기차 EV6는 SK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유럽보다 더 큰 자동차 시장으로 확대시키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를 위해 현지 생산 우대라는 기조를 세웠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그룹이 미국 생산기지 구축을 준비하면서 조지아의 주변 인프라 등 각종 여건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공장을 지을 때 협력사가 20~30개 정도 같이 진출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협력 제휴처들을 살펴보고 전기차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지도 따져봤을 것”이라며 “부품을 어느 협력업체가 만드는지와 동선, 물류 현황까지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적 자원 풍부하면서 노조리스크도 적어
현대차와 기아가 조지아주 생산공장에서 차량 혼류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같은 그룹 계열사인 만큼 미국 현지 수요에 따라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이용한 첫 순수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EV6를 각각 선보였다. 앞으로 출시할 차량의 플랫폼도 공유하기 때문에 기아 공장에서 현대차를 생산할 수도 있고 현대차 공장에서 기아 차를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실제 기아 조지아 공장과 멕시코 공장에서는 현대차의 인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를 위탁생산하기도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노동조합의 반대로 차량 혼류 생산이 어렵다”며 “하지만 미국은 노조가 회사 매출이나 경영 이익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혼류생산 방식을 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공장 신설과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대차는 자사 전기차 고객 대상으로 구독형 전기차 충전 요금제 상품 ‘럭키패스 H’를 출시했다. 럭키패스 H는 가입한 고객이 매달 일정 비용을 내면 약정한 충전량 한도 내에서 최대 50%까지 충전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