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 첫 걸음 뗐다…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

국내 최초 독자 개발 75톤급 액체 엔진 성능 검증 성공
140초간 정상 연소로 합격점…2021년 본발사 준비 탄력
우리가 원할 때 우리 위성 발사할 수 있게 돼…급성장 우주개발 시장 본격 참여
  • 등록 2018-11-28 오후 6:45:25

    수정 2018-11-28 오후 6:45:25

[전남 고흥=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누리호 개발의 큰 행보를 이뤄냈습니다”

우리나라가 우주 개발을 위한 첫 걸음을 힘차게 뗐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28일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KSLV-Ⅱ·누리호) 시험발사체(이하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중대형 엔진의 성능 검증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시험발사체 발사가 성공하며 정부는 오는 2021년 누리호 본발사 준비에 탄력을 붙일 수 있게 됐다. 임 원장은 “지금까지 많은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해 오며 쌓은 경험으로 오는 2021년 두 번의 본발사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주개발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추력 75톤급 이상의 중대형 엔진을 독자 개발한 국가는 세계적으로도 10개국이 안 된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누리호 개발을 위한 자신감을 고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험발사체는 점화 후 총 151초 간 연소해 엔진 연소 목표치인 140초 이상을 달성했으며 엔진이 종료된 시점에는 75km의 고도까지 상승했다. 엔진 연소 종료 후에는 관성 비행을 통해 발사 후 319초 께 최대 고도인 209km에 도달했고 이후 포물선형 비행궤적을 따라 나로우주센터에서 429km 떨어진 제주도 남동쪽 공해상에 안전하게 낙하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오는 2021년 누리호 본발사에 앞서 국내 최초 독자 개발 75톤급 중대형 액체 엔진의 실 비행 검증 및 추진기관·구조·제어 등 서브시스템, 지상시스템의 성능 검증을 위해 이번에 시험발사체를 발사했다.

시험발사체는 무게 52.1톤(t), 총길이 25.8미터(m), 최대지름 2.6미터(m)인 1단형 발사체로서 총 3단으로 구성된 누리호의 2단부에 해당한다.

과기정통부는 애초 발사 성공 기준을 ‘140초 이상 정상 연소를 하며 비행하는 것’으로 잡았다. 이 시간 이상 연소하면 정상적인 추진력을 갖춘 것으로 봤다. 시험발사체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일단 공식적인 성공을 알렸다. 다만 비행 데이터에 대한 종합 분석과 전담평가단의 평가 등을 거쳐 한달 정도 뒤에 최종 성공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시험발사체 성공까지의 과정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지난 2012년부터 누리호 개발 사업에 본격 착수해 250여 명의 고급 연구 인력들이 만 6년 간 개발에 매달린 끝에 성공에 이른 시험발사체는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다.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연구원들은 그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었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그 만큼의 비난도 감수해야 했다. 특히 연소 불안정 문제 해결과 추진제탱크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이 때문에 예정보다 10개월 가량 개발 시점이 늦어졌다. 지난달 25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발사를 일주일 가량 앞두고 추진제 가압계통의 결함이 발견돼 한 차례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시험발사체 성공은 우리나라가 원할 때 기다리지 않고 우리의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사체 개발 선진국들은 타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엄격히 통제하기 때문에 자력 개발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계속 이 나라들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또 확대되는 세계 우주개발 시장에서 보다 자신감을 갖고 대응해 나갈 수 있다는 점도 소득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세계 우주시장 규모는 2016년 약 380조원에서 2045년 30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오는 2021년 본발사까지 성공하면 그것을 기반으로 오는 2030년부터는 해외 발사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이번 발사 성공으로 전략적, 기술적, 경제적 효과 외에도 국민의 자긍심까지 고취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가 우주개발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소득이다”고 덧붙였다.

시험발사체는 우리나라 독자 우주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을 위한 첫 관문이자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오는 2021년 발사를 계획하고 있는 누리호는 1.5톤급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의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이번 시험발사체 발사를 통해 성능이 검증된 75톤급 엔진이 1단에 클러스터링(묶음)을 통해 4기, 2단에 1기가 장착된다. 3단은 7톤급 액체엔진 1기로 구동된다.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총 1조957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누리호를 개발 중이다.

발사체의 핵심기술이자 개발 난도가 가장 높았던 75톤급 엔진의 성능이 검증됨에 따라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제 내년부터 최종 목표인 누리호 개발을 위한 각 단의 모델 제작과 성능 검증에 나설 방침이다. 오는 2020년에 비행모델 1호기를 제작하고 1단 클러스터링 기술 시험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오는 2021년 2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형발사체 발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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