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부장 놈들은 다들 미친놈, 개놈, 죽일 놈들이야. 아닌 놈이 없어.”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박동훈(이선균)과 그의 형제 및 친구들이 이지안(아이유)을 데려다 주며 나눴던 대화 일부다. 사원들에게 평판이 좋고 모범이 되는 상사인 박동훈도 ‘세상 모든 부장 놈’에서 제외는 아니다.
이는 드라마 속만의 얘기가 아니다. 드라마 대사처럼 현실 속 직장 상사들은 언제부턴가 '꼰대'가 되기도 하고 사원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는 뒷담화의 주인공이 된다.
이쯤 되니 궁금해진다. 정말 세상의 모든 '직장 상사'가 '미친놈, 개놈, 죽일 놈들'인 것인지, 미움을 한몸에 받고 있는 ‘직장 상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번 ‘뒤땀화톡’은 한때는 후배 직원이었을 ‘직장 상사’의 애환을 들여다본다.
“상사가 돼보니 알겠더라”-?직장 상사가 된다는 것은
“미생의 오 과장 같은 상사, 나도 내가 그런 상사가 될 줄 알았어. 근데 현실은 다르더라고. 상사가 돼보니 알겠더라. 직장 상사라는 게 여러모로 참 힘든 위치라는 거. 책임질 건 많고, 미움은 한몸에 받고..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도 치이는 게 '상사'야.”
"뭐만 하면 '꼰대' 취급에 선 긋기?" 직원 사이 소외감
젊은 직원들은 자신보다 한참 나이 많은 상사를 이해할 수 없다. 그들에게 있어 상사는 융통성이 없고 시대 변화를 인정하지 않은 채 옛날 업무 방식만 고집하는 일명 '꼰대'로 여겨진다.
그러나 때로는 이러한 생각이 상사에 대한 일반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사례①
5년 전 대리가 되면서 '직장 상사'의 역할을 맡게 된?고중호(37·남)씨는 상사에 대한 편견 때문에 고충을 겪은 경험이 있다. 후배의 물량 표기 실수로 손해를 입을 뻔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고 씨가 화를 낸 것이 문제가 됐다.
고씨는 "한번 화를 낸 적이 있었다"며 "잘못해서 혼이 난건 데도 '꼰대 짓'이라고 뒤에서 욕을 하더라"라고 억울함을 표했다.
사례②
영업직에서 근무하는 서영희(40·여)씨도 '상사'라는 이유로 직원 사이에서 알 수 없는 소외감을 느껴야 했다. 서씨가 회식에 참여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든가, 사무적인 태도로만 대한다든가 등이 그 예다.
직원들과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충돌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팀에서 제일 높은 상사'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아무래도 상사 앞에서 편하게 대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서씨는 "본인들을 수평적으로 대해주길 바라지만 정작 직장 상사에 대해선 선을 긋는 느낌"이라며 "친해지고 싶은데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니 소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상사를 미워하던 때가 있었고 동료와 어울렸던 직원"이라며 "직장 상사도 한때는 같은 위치였다는 것, 본인들도 언젠가 상사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상사가 아니라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꼰대' 직장상사, 속사정 있다?-(하)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