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국보 중 국보'…부여 주차장 후보지에서 찾은 백제 최고의 걸작 [여행]
-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는 백제 금동대향로[부여(충남)=글 사진=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1993년 12월 12일. 충남 부여군 능산리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역사적인 보물이 발굴됐다. 국보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백제 금동대향로’가 땅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주변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끝판왕’ 유물이었다. 남은 기록이 많지 않아 한때 ‘잃어버린 왕국’이라 불리던 백제는 금동대향로의 발견 이후 고대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고의 문화적 성취를 이룬 국가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집념이 낳은 기적…백제 금동대향로의 발굴국립부여박물관 입구백제 예술 세계의 정수를 담은 금동대향로는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국보 중의 국보’로 대우받는 백제 금동대향로의 발굴 과정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1990년대 초, 부여군은 백제 왕릉이 모여 있는 능산리 고분군의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고분군 서쪽에 새로운 주차장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사전 조사 중 주차장 후보지에서 건물 주춧돌이 발견됐고 깨진 기와, 토기 조각 등도 나왔다. 지하에 백제시대 유적이 존재한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당시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현재보다 부족했던 시절이라 이 정도 수준의 유물만으로는 공사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뭔가 찜찜했던 조사단은 문화재관리국에 “한 번만 더 파보자”고 요청했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웬걸, 허가가 떨어졌다.1993년 12월 백제금동대향로 출토 당시 모습.1993년 12월, 강추위 속에 발굴 작업이 한창이던 중 진흙 속에서 높이 61.8cm의 ‘커다란 뭔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10일간의 보존 처리를 거친 후, 정체가 밝혀지자 모두가 경악했다.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금동대향로였다. 동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이만큼 정교한 예술성과 기술적 성과를 보여주는 유물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콘크리트에 파묻힐 뻔한 백제의 예술혼이 현대에 나타났다는 소식에 세상은 난리가 났다. 언론은 일제히 ‘동북아 최고 걸작’, ‘초(超) 국보급’이라는 문구로 대서특필했다. 백제 금동대향로는 1996년에 국보 제287호로 지정됐고 지금까지 국외 반출이 허가된 적 없는 ‘귀하신 몸’이기도 하다. 백제 금속공예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금동대향로국립부여박물관에서 백제 금동대향로를 직접 보면 완벽한 보존 수준에 놀라게 된다. 천 년이 넘는 시간을 땅속에 묻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기적이라 해도 무방하다. 현지 문화관광해설사는 “향로를 둘러싼 진흙이 공기를 차단해 진공 상태가 되면서 부식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교과서와 인터넷에서 사진을 여러 번 봤음에도 금동대향로의 실물을 보면 홀린 듯 빠져들 수밖에 없다. 아래는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웅크린 용이 연꽃과 겹겹이 포개진 산을 떠받치는 형상이고 꼭대기에는 턱 밑에 여의주를 품고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날개를 편 봉황이 서 있다. 융성했던 백제 문화의 진수를 직접 보니 입이 한동안 다물어지지 않았다. 백제 금동대향로를 관람하는 방문객들몸체에는 피리, 소비파, 현금, 북을 연주하는 5인의 악사를 비롯한 인물들과 봉황, 용, 호랑이, 사슴, 물고기, 학 등의 동물이 새겨져 있다. 악사를 들여다보면 입가의 미소와 머리 모양, 옷의 선, 악기의 현까지 표현했는데 그 세밀한 기술력은 천 년이 훌쩍 넘은 지금 봐도 경이롭다. 금동대향로의 발굴로 백제의 이미지는 쇠락한 나라에서 순식간에 위대한 문화대국으로 격상됐다. 부여왕릉원에는 금동대향로가 발견됐을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앞에 서면 자칫 주차장 콘크리트 아래 묻힐 뻔한 백제 최고의 유물이 세상에 나타났던 그 순간의 감동이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 ◇하늘과 물에서 만나는 부여…열기구·수륙양용버스 체험자유비행을 즐길 수 있는 부여의 열기구부여는 단지 역사성만 강조한 여행지에 머물지 않는다. ‘국내 유일’의 타이틀을 달고 있는 다양한 탈것도 방문의 이유가 된다. 특히 열기구 체험은 둥실둥실 하늘을 떠다니며 부여의 아름다운 경관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다른 지역의 열기구는 지면과 케이블을 연결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계류식이지만 부여에서는 자유롭게 비행이 가능한 것이 차별점이다. 열기구에서 내려다 본 부여 시내와 백마강열기구는 일출 시간에 맞춰 오전 6시에 한 번만 뜬다. 열기구는 상상 이상으로 큰데 높이가 32m, 직경 26m에 이른다. 안전에 대한 걱정은 기우다. 열기구에 쓰는 천은 난연 소재로 만들어져 불에 강하고, 연료가 부족해도 낙하산보다 느린 초속 약 3m의 속도로 서서히 하강하도록 설계돼 안전하게 지상으로 착륙할 수 있다.탑승 후 어느 정도 고도에 오른 열기구는 변하는 풍향과 풍속에 따라 흘러가듯 움직였다. 부여군 곳곳과 낙화암, 궁남지 등 백제 관련 명소가 발아래 펼쳐졌다. 유리창이 가로막은 비행기에서 보는 감흥과는 전혀 다르다. 참가자들은 약 30분 정도 이어진 비행시간 내내 광활한 풍경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느라 분주했다. 주차장에 착륙한 열기구에서 내린 동승자들은 “이 정도로 재미있을 줄 몰랐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도로와 물을 오가는 수륙양용버스부여의 또 다른 명물 중 하나는 ‘수륙양용버스’다. 2020년 10월 첫 운행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오직 부여에서만 탈 수 있다. 탑승하면 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백마강으로 달려간다. 물에 빠진 수륙양용버스는 유람선처럼 수상 운행을 시작하고 탑승객들의 입에서 일제히 비명 섞인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버스는 백제시대의 수도였던 사비성과 고란사 등 부여의 대표적인 역사 유적지를 도는데 물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신나는 재미가 추가된 탓인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정림사지 오층석탑백제의 혼이 서려 있는 부여는 기차여행 상품으로 쉽게 여행할 수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11월부터 부여 관광에 집중한 새로운 상품을 운영할 예정이다. 백제 금동대향로의 감동을 담은 국립부여박물관을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소산성, 백제의 세련된 석조 건축 기술을 뽐내는 정림사지 오층석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수륙양용버스 체험이 포함됐고 열기구는 원하는 여행객에 한해 별도 비용을 내고 신청이 가능하다.
- 음식과 와인을 너무나 사랑한 몬티첼로의 성인[미식가의 세계⑤]
- 렘브란트가 그린 토마스 재퍼슨의 초상화 (사진=백악관역사협회)[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음식문화평론가] 인류의 역사는 음식의 변천사이기도 하다. 우리의 밥상은 이미 과거의 밥상이 아니다. 조선 후기의 기록에 성인남자는 7홉의 쌀로 한 끼 밥을 지어 먹었다고 한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했지만 이제는 사실이 아니다. 최근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집계가 시작된 196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한 끼에 평균 밥 반 공기 정도로 버티고 있다. 반면에 육류소비량은 쌀 소비량을 추월하고 있다. 지난해 돼지, 소, 닭고기 등 3대 육류 소비량은 1인당은 60.6㎏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우리 경제의 산업화는 외식산업의 발달과 함께 식생활의 서구화를 가져왔다. 우리의 식탁에 20년 전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브로콜리, 셀러리, 파프리카가 등장하고 식당에는 부대찌개, LA갈비 같은 정체가 모호한 음식들이 팔리고 있다. 인스턴트식품과 배달음식의 소비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한 시대의 음식문화 발전에는 항상 그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들은 새로운 식재료와 요리법을 개발하고, 그것을 즐기며 평가하는 사람들이다. 편리한 식기와 식탁예절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었다. 오늘날의 음식문화를 만든 이들이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때이다. ◇美 건국의 아버지 ‘토머스 제퍼슨’1985년 12월 15일,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장은 열기로 가득했다. 와인 경매의 새 역사가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1787년산 ‘라피트’(훗날의 샤토 라피트 로쉴드) 한 병이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경매를 시작했을 때 시초가는 1만 5000달러였다. 경매에는 유럽과 미국의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많이 참여했지만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은 잡지 재벌 포브스 일가의 크리스토퍼 포브스와 ‘와인 스펙테이터’의 발행인 마빈 생켄이었다. 양보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맞붙었지만, 최후의 승자는 포브스였다. 낙찰가는 와인 판매사상 가장 높은 가격인 15만 6450달러였다. 그 와인은 고풍스러운 짙은 녹색 병에 마개는 왁스로 밀봉돼 있었고 표면에는 토머스 제퍼슨의 소유임을 밝히는 ‘Th. J.’와 ‘Lafitte’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와인 잔 (사진=게티이미지뱅크)아마 이쯤에서 독자들은 혹시 토머스 제퍼슨이 내가 아는 바로 그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행여 그 사람이라면 그런 위인이 왜 뜬금없이 미식을 논하는 이런 지면에 등장하는지 궁금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그는 미국 3대 대통령이자 건국의 아버지인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이다. 그는 미국 독립선언서를 기초했고 시민의 자유를 추구하고 소수 의견을 존중했으며 종교와 언론, 출판의 자유 확립 등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또 루이지애나 지역을 프랑스로부터 사들여 당시의 미국 영토를 두 배로 넓히는 치적을 남긴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는 법률가, 건축가, 발명가, 고고학자, 외교관, 음악가, 원예가였으며 버지니아대 설립자였다. 그는 다재다능하다는 표현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 될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줘 ‘몬티첼로의 성인’으로 존경받았다. 그가 설립에 크게 이바지한 미국 의회도서관의 토머스 제퍼슨관 입구에는 “나는 책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그의 명언이 쓰여 있다. 그는 자신의 말처럼 책을 사랑한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었다. 또 러시모어산에 조각된 큰 바위 얼굴 가운데 한 명이자, 2달러 지폐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렇게 뛰어난 제퍼슨의 다양한 역량 중에서 이 글이 조명할 것은 그가 미국 음식의 발전과 미국인들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빼어난 미식가이자 와인 전문가였다는 의외의 부분이다.◇ 유럽을 종횡무진하며 음식과 와인을 배우다토머스 제퍼슨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후임으로 제2대 주프랑스 미국 공사(당시에는 대사가 없었다)로 임명됐다. 그는 1784년부터 5년간 현지에 머무르면서 프랑스는 물론 전 유럽을 종횡무진하며 음식과 와인에 관한 엄청난 경험과 식견을 쌓게 된다. 그는 파리로 부임하면서 자신의 노예였던 제임스 헤밍스를 데리고 가 프랑스어와 요리를 습득하게 해 전문 요리사의 길을 걷게 했다. 헤밍스는 프랑스에서 훈련받은 최초의 미국인 요리사다. 제퍼슨이 노예를 부렸다는 사실은 시대적 배경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에게는 지금까지 회자되고 비판받는 자기모순이며 치부다. 사실 제임스 헤밍스는 노예라고는 하나 제퍼슨의 부인인 마사 제퍼슨의 이복동생이었다. 헤밍스는 어린 시절에는 제퍼슨의 개인 시중을 들었지만 일찌감치 헤밍스의 자질을 파악한 제퍼슨이 요리사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제퍼슨은 헤밍스에게 요리를 배우면서 틈틈이 프랑스의 대표적인 요리 레시피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프랑스에서 요리 수업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온 헤밍스는 제퍼슨 사저의 요리사로 근무했다. 그렇게 제퍼슨을 통해 미국에 소개된 음식들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 미국 음식 문화의 주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감자튀김 (사진=게티이미지뱅크)제퍼슨이 도입한 음식 중 대표적인 것은 프렌치프라이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맥앤치즈라고 흔히 부르는 마카로니앤치즈 등이다.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프렌치프라이의 유래를 논할 때면 지금도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제퍼슨이 들여온 아이스크림 레시피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가 손으로 쓴 원본은 현재 미국의회도서관에 보존돼 있다. 그 원본에는 아이스크림 외에도 마카롱, 커피, 마카로니 등 10가지 음식에 대한 요리법이 수록돼 있다.1927년 국립기념공원으로 지정된 미국 러시모어산에 새겨진 조지 워싱턴(초대), 토머스 제퍼슨(3대), 시어도어 루스벨트(26대), 에이브러햄 링컨(16대) 대통령의 조각상. (사진=러시모어 국립 기념공원 홈페이지)큰 바위 얼굴이 있는 러시모어국립기념공원에서는 지금도 그의 오리지널 레시피로 만든 TJ‘s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프랑스식 디저트인 수플레와 크럼블레, 머랭, 푸딩도 제퍼슨과 헤밍스의 손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갔다. 제퍼슨은 머스터드와 올리브유, 케이퍼 등 유럽의 식자재도 적극 도입해 미국의 식탁에 소개했다. ◇대단한 미식가이자 와인애호가오늘날 미국인들이 토마토를 상식하게 된 것도 제퍼슨이 계기를 마련한 공이 크다. 그 시절 유럽과 미국 사람들은 토마토에 독성이 있다고 생각해 ‘죽음의 음식’이라 부르며 식용으로는 기피하고 있었다. 자신의 농장에서 다양한 원예작물을 재배해 본 경험이 있는 제퍼슨은 토마토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청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토마토를 먹는 모습을 보였고 당선 후에는 백악관 만찬에 토마토 요리를 제공해 사람들의 편견을 깨뜨리는 데 대폭 기여했다. 그 시절 국무장관을 역임한 대니얼 웹스터는 “제퍼슨의 저녁 식탁은 항상 반은 버지니아 음식, 반은 프랑스 음식으로 채워졌다”고 회고한 바 있다. 제퍼슨은 미식가답게 다양한 음식을 즐겼는데 와플과 버지니아 햄, 사슴고기, 야생 백조, 청어, 게, 완두콩, 옥수수, 고구마, 순무 등이 자주 식탁에 올랐다. 와플은 암스테르담에 가서 처음 먹었는데 그 오묘한 맛에 반해 귀국할 때 그 레시피와 만드는 틀까지 들여왔다.와인 병 (사진=게티이미지뱅크)그의 만찬은 대개 오후 3시 30분경에 시작해 6시, 늦게는 8시까지 이어질 때도 있었다. 당연히 제퍼슨과의 식사에는 좋은 와인과 품위 있는 대화가 항상 함께했다. 그는 평생 와인을 즐겼는데 그의 와인 사랑은 젊은 시절부터 시작됐다. 제퍼슨은 윌리엄&메리대에 다닐 때 인연을 맺은 버지니아 부지사 프랜시스 파우키에의 호화 파티에 자주 초대받았다. 그는 연회장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와인을 배웠고 곧 그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 파우키에는 제퍼슨의 스승이자 좋은 친구이기도 했다. 제퍼슨은 몬티첼로의 사저를 직접 설계하고 건축할 때 와인 저장고를 가장 먼저 지을 정도였다. 그는 프랑스 시절 보르도는 물론 부르고뉴, 론, 피에몬테 등 와인 명산지를 방문하고 시음한 뒤 각 와인의 특성에 대해 자세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보르도의 레드와인 중에 라피트, 오브리옹, 마고, 라투르의 와인을 최고로 평가했는데, 이 와인들이 1855년에 등급을 부여할 때 전부 1등급에 올랐다. 제퍼슨은 70년 전에 이미 그 가치를 알아봤던 것이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들을 구매해 몬티첼로로 보냈다. 제퍼슨은 지속적으로 와인을 수입했는데 그로 인해 적지 않은 부채를 질 정도였다.서두에 언급했던 경매 이야기로 돌아가면, 그때 낙찰된 1787년산 라피트는 몇 년 뒤 가짜로 판명된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억만장자의 식초’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토머스 제퍼슨은 참으로 대단한 미식가요 와인 애호가였다.예종석 한양대 명예교수
- 공사중지 위기 면한 이촌르엘…공사비 증액 협상은 숙제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단지 ‘이촌 르엘’ 사업 현장이 공사 중지 위기를 면했다. 긴급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 문제를 해결하면서 3개월의 시간을 벌면서다. 남아 있는 공사비 인상 문제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일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이 걸린 서울 용산구 ‘이촌 르엘’ 공사현장. (사진=독자 제공)22일 서울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촌동현대아파트리모델링 조합(이하 조합)은 최근 1700억원 규모의 3개월물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기한이익상실(EOD) 우려가 있는 PF 대출을 상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로 예고됐던 공사중단 계획은 3개월 뒤로 밀렸다.앞서 롯데건설은 조합 측에 도급공사비와 입주예정일 확정을 위한 대화를 요청하며, 금융기관의 기한이익상실 땐 공사를 중지하겠다고 예고했다. 조합은 롯데건설 연대보증을 통해 PF를 대출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출 약정에 따르면 조합은 지난 21일까지 입주자모집공고를 내고 일반분양에 나서야 했으나, 현재 현장의 토지를 완전히 확보하지 못해 분양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에서 기한이익상실 선언을 하고 원금상환을 요청하면 조합은 이를 상환해야 한다. 조합 측에서 상환하지 못할 땐 연대보증인인 롯데건설이 상환해야 한다. 조합은 롯데건설 측에 지급보증을 통한 PF 차환을 요구했지만, 롯데건설은 공사비와 공사 기간이 확정되지 않아 사업성을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급보증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결국 조합의 전자단기사채 발행으로 3개월의 시간은 벌면서 일단 당장의 공사 중지 위기는 피했지만, 공사비 재협상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당초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총 공사비는 2727억원으로 책정됐지만, 지난 4월 롯데건설은 83% 인상된 4981억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아울러 2025년 2월로 예정됐던 준공 일자도 2027년 5월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계획에 없던 오염토 폐기물 처리, 조합의 요구로 인한 설계 변경, 인허가 등 문제로 공사 비용 전반이 뛰었다는 게 롯데건설의 설명이다.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양측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한 전문가(코디네이터)를 현장에 파견하면서 사업 정상화를 도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 내부적으로 시공사에 대한 불신이 강했지만, 공사 중단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코디네이터의 의견이 수용됐다”며 “앞으로 공사비 재협상 관련해서도 양측이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공사비 갈등을 겪는 청담르엘, 미아3구역, 잠실진주, 대조1구역 재건축 현장 등에 코디네이터를 파견해 갈등을 봉합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업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전문가가 중도적인 입장으로 조율에 나서 양측의 갈등과 불신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평가다.한편 이촌르엘 사업은 이촌동에서 추진하는 1번째 리모델링 사업이다. 이촌 현대아파트는 1974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2020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현재 수직 증축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최고 15층, 8개 동, 653가구에서 최고 27층, 9개동 750가구로 확장된다.
- ‘개봉 루브루’ 22일부터 임의공급 청약접수 시작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 및 일부 수도권 지역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개봉 루브루’의 임의공급 청약 접수가 오늘(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 청약홈을 통해 진행된다. '개봉 루브루' 조감도목감천을 경계로 경기도 광명시와 구분되는 서울시 구로구 개봉동에 위치한 ‘개봉 루브루’는 1호선 개봉역 및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통한 지하철 이용이 편리하다. 인근 목감천과 개웅산을 품은 입지는 배산임수의 입지를 갖추었다. 또한, 개명초등학교(‘개봉 루브루’에 배정되는 초등학교)가 약 150m 거리에 위치하여 안심 통학 학세권의 입지를 갖췄다.지하 3층~지상 15층, 총 4개 동, 총 295세대의 규모로 들어서는 ‘개봉 루브루’는 임의공급을 통하여 27세대를 공급한다. 최근 소형 평형대의 수요 증가에 맞춘 전용면적 기준 37㎡, 42㎡의 소형 평형대 상품 구성을 갖췄다.‘개봉 루브루’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는 임의공급 청약으로 주택소유 여부 및 거주지역, 세대주 여부와 무관해 국내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인 자이면 누구나 접수가 가능하다. 또한, 전매제한은 1년이고 거주의무기간이 없다. 오는 28일 당첨자 발표를 진행하며, 11월 1일, 2일 양일간 정당계약이 진행된다. 길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시행, 성호건설이 시공을 맡은 ‘개봉 루브루’의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 또는 구로구 항동에 위치한 홍보관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