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348건
- 1분기 합계출산율 0.81 '역대 최저'…4년째 '1명'도 안 낳았다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이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면서 사망자수가 줄었지만, 출생아수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하면서 인구 자연감소가 41개월째 이어졌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1분기 합계출생률, 1년 만 최저 경신…출생아수 6.4만명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1분기에 0.81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0.86명으로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았던 합계출산율은 이로써 1년 만에 1분기 최저치를 다시 썼다. 분기당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래 16분기 내내 1명을 밑돌고 있다. 연간 합계 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 2020년(0.84명), 2021년(0.81명), 2022년(0.78명)으로 점점 떨어졌다. 통상 출생아수가 연초에 많고 연말로 갈수록 줄어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합계출산율은 1명대로 올라서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1분기 출생아는 전년 동기 대비 6.0%(4116명) 감소한 6만4256명으로 역시 같은 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3월로만 좁혀 봐도 2만1138명으로 1년 전보다 8.1%(1864명) 줄어 역시 동월 기준 역대 최소였다.23일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아동복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하고 있다.◇코로나 이후 사망자 14.2% 줄었지만…인구 자연감소 2.5만명1분기 사망자수는 8만9015명으로 1년 전보다 14.2%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면서 사망자가 10만명대까지 폭증했던 작년 1분기의 영향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부산(-20.2%), 대구(-20.1%) 등을 비롯한 전국 시도에서 모두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도 7.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명 줄었다. 3월 사망자 수는 2만8922명으로 1년 전보다 35.2%(1만5689명) 감소했다.그러나 사망자수가 감소한 데 비해 출생아 수가 더 크게 줄면서 1분기 2만4760명 자연감소했다. 17개 시도 가운데 자연증가한 지역은 경기(494명), 세종(436명)뿐이었다. 3월 인구는 7784명 감소했다. 2019년 11월부터 4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1분기 혼인 건수는 5만3964건으로 1년 전보다 18.9%(8590건) 증가했고, 3월만 보면 1만8192건으로 18.8%(2876건) 늘었다. 같은 분기 이혼 건수는 2만27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62건) 증가했다. 혼인 지속 기간별로 보면 5~9년(3.7%)에서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이혼 건수는 2만2734건으로 1.6%(362건) 증가했다.◇4월 인구이동 45.5만명…증가 전환 한달 만에 꺾여통계청이 같은 날 발표한 ‘4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입신고 기준으로 집계한 인구 이동자 수는 4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6% 줄었다. 이는 4월 기준 1973년(44만6453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2021년 1월 이후 줄곧 감소했던 국내 이동자 수는 지난달(58만9000명) 26개월 만에 반등했으나, 한 달만에 다시 감소 전환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말하는 인구이동률은 10.8%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이동을 보면 △경기(3960명) △인천(2038명) △충남(1277명) 등 9개 시도로 순유입됐고 △서울(-3365명) △부산(-1392명) △경남(-996명) 8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인구구조적인 측면에서 이동률이 높은 2~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이동률이 낮은 60대 인구가 증가하는 영향이 있다”며 “주택매매량이 감소된 부분도 연동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인기 잃어도 국익 우선" 마크롱, 연금개혁 정면돌파
-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방성훈 기자] “내가 이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느냐? 그렇지 않다. 연금개혁을 하지 않는 게 나에게는 더 좋았을 것이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TF1, 프랑스2 방송과 진행한 생중계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여론조사 결과와 국가 전체의 이익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 떨어진 인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국민을 상대로 연금개혁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금개혁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위협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음을 시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TF1, 프랑스2 방송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마크롱 행정부는 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정년(법정 은퇴 연령)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2년 연장하는 안을 골자로 하는 연금개혁안 공포를 앞두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상·하원 표결을 거칠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극심한 반대로 하원 부결 가능성이 커지자 헌법 49조 3항을 발동해 표결 없이 통과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 민주주의를 경시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권 심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지율은 추락하고 프랑스 전역에선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수개월 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거센 저항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마크롱 대통령이 정치 생명까지 걸고 연금개혁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선 공약이기도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때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랑스의 현재 정년(62세)은 다른 주요 국가들보다 낮다. 개혁안에 따라 2년 더 늘려도 독일·이탈리아(67세), 스페인(65세) 등을 밑돈다. 미국과 영국은 정년을 폐지했다. 프랑스의 기대수명은 우상향 추세로 2020년 기준 82.18세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이는 프랑스 은퇴자들의 연금 수령 기간(단순 계산시 20.18년)이 더 길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연금 재정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 연금 적자가 2030년 135억유로(약 19조원), 2050년엔 439억유로(약 6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연금 재원을 확보할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 출생률 하락과 베이비부머 은퇴가 맞물려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프랑스 여성 1인당 출생률은 2010년 2.03명에서 2020년 1.83명으로 줄었다.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는 2020년 10.9명으로 사상 처음 11명을 하회했다. 프랑스 연금오리엔테이션위원회(COR)에 따르면 연금수혜자 1명당 연금기여자 수는 1960년 4명에서 2019년 1.71명으로 급감했고, 2040년 1.5명, 2070년 1.2명 등 지속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마크롱 대통령은 연금 100% 수령을 위한 기여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늘리고, 그 시기도 2035년에서 2027년으로 8년이나 앞당겼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가 (2017년 5월 첫 번째 임기)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연금 수급자가 1000만명이었으나 (6년이 지난) 지금은 1700만명이 됐다. 2030년에는 2000만명이나 된다”며 “지체할수록 상황은 더 악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은 재정적자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다. 이것은 우리의 아이들이 지불해야 하는 돈”이라며 “프랑스 경제는 수십년간 약해지고 있고 복지 정책을 강화하면서 (복지에 대한) 권리는 증가하고 있다. 연금개혁을 통해 프랑스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반발을 줄이기 위한 ‘당근’도 제시했다. 최소 연금 상한액을 최저임금의 75%에서 85%로 높여 월 수령액을 1015유로(약 143만원)에서 월 1200유로(약 169만원)로 늘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연말에는 연금개혁을 시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속도전 의지를 다졌다. 올해를 연금개혁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이다. 연금개혁안은 지난 20일 야권의 내각 불신임 시도가 실패함에 따라 자동으로 하원을 통과한 효력을 가졌다. 이제 헌법위원회(한국의 헌법재판소 격)의 위헌 여부와 마크롱 대통령의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개혁안은 9월 발효될 것으로 전망되며 발효시 2030년 177억유로(약 25조원) 연금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 1월 출생아수 2.3만명 '역대 최소'…인구 자연감소 39개월째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지난 1월 출생아 수가 2만3000여명으로 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출산이 장기화하면서 인구 자연감소도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국내 인구이동은 2년째 감소 추세다.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6.0%(1486명) 감소한 2만31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1월 기준 가장 적은 수치로, 2015년 12월부터 86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최근 2개월간 1만명 대로 떨어졌던 출생아 수는 다시 2만명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1월(2만4894명)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통상 연초인 1월에 출생이 많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3년과 비교해 감소 추세는 비슷한 정도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시·도별 출생아수를 보면 전년 동월 대비 인천(1428명)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감소했다. 인구 1000명에 대한 연간 출생수를 의미하는 조(粗)출생률은 5.3명으로 1년 전보다 0.3% 줄었다.1월 사망자 수는 3만270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2856명) 늘었다. 경기(6879명), 서울(4738명), 경남(2575)을 비롯한 전국 시도에서 전부 증가했다. 조사망률은 7.5명으로 0.7명 증가했다.출생아 수는 줄고 사망자 수는 늘면서 인구 자연감소는 총 9524명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2019년 11월부터 39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세종(146명)과 경기(78명)를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인구 자연감소가 나타났다. 경남(1345명)이 폭이 가장 컸고, 경북(1333명), 서울(1103명), 전남(1025명) 등이 뒤를 이었다.혼인 건수는 1년 전 대비 무려 21.5% 증가한 1만7926건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혼인 건수는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혼 건수는 7251건으로 1.4%(103건) 감소했다. 시·도별로는 대구(290건), 세종(40건) 등 8곳은 증가했고 서울(946건), 부산(425건)은 감소했다. 광주(193건)는 유일하게 유사한 수준이었다.통계청 관계자는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워낙 혼인이 줄어들다 보니 기저효과로 늘어난 부분이 있다”며 “혼인과 출산의 시점에는 차이가 나서 지난해부터 늘어난 혼인 건수의 영향은 2분기 이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요즘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출산·사망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한편 통계청은 이날 ‘2월 국내인구이동통계’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인구이동은 62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감소했다. 작년 동월 대비 이동자 수는 2021년 1월부터 2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시·도 내 이동자는 8.9% 감소한 59.6%, 시·도 간 이동자는 2.1% 감소한 40.4%를 차지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말하는 인구이동률은 15.9%로 1년 전보다 1.0%포인트 감소했다.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이동을 보면 경기(4738명), 서울(3467명), 인천(2569명) 등 7개 시도로 순유입됐고 경남(-4162명), 경북(-2015명), 대구(-1701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시도별 순이동률은 세종(2.1%), 인천(1.1%), 충남(0.9%) 순으로 높았고 경남(-1.7%), 울산(-1.6%), 경북(-1.0%) 순으로 낮았다.통계청 관계자는 “인구구조적인 측면에서 이동률이 높은 2~30대 인구가 감소하고 이동률이 낮은 60대 인구가 증가하는 영향이 있다”며 “주택매매량이 감소된 부분도 연동이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본회의 향하는 K칩스법, 재정준칙 향방은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 지원 내용을 담은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로 향한다. 7개월째 계류 중인 재정준칙 법제화도 내주 소위원회의 문턱을 넘는다면 이달 동반 통과가 가능해진다.박대출 기획재정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채택의 건을 상정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부터 줄곧 추진헤온 조특법 개정안이 오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6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K칩스법을 집중 논의한 끝에 여야가 합의를 이룬 만큼,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30일 본회의를 통해 처리될 전망이다.당초 기재부가 제출한 안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백신 등에 시설투자 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수소와 미래 자동차까지 추가해 적용 분야를 넓히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했다. 관련 혜택은 지난 1월 이후 올해 투자액 전체에 소급 적용된다.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21일 기재위 경제재정소위 통과가 기대된다. 기재부에서는 최상대 2차관이 참석해 막판 국회 설득에 나선다. 지난해 9월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는 게 골자다.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을 상징하는 주요 과제였으나, 그간 여야의 대치 국면 속 주요 법안들에 밀려 반년이 넘도록 묻혔다가 이달들어 본격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14일 야당의 요청으로 연 공청회에서는 여전한 시각차를 확인했으나, 이튿날 소위에서 양측이 일정 수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국회는 정부에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 상태다.통계청은 22일 ‘2023년 1월 인구동향’을 발표한다. 지난해 12월 출생아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한 1만6803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까지 감소하면 8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게 된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사진=연합뉴스)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국세청,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20일(월)-△21일(화)10:00 국무회의(장관, 용산청사)10:00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2차관, 국회)△22일(수)10:00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장관·1차관·2차관, 국회)△23일(목)10:00 차관회의(1차관, 세종청사)15:30 제1차 한-인니 고위급 투자대화(장관, 추후 공지)△24일(금)08:00 신성장전략 전담팀(TF) 4차 회의(1차관, 비공개)10:00 한-인니 경제협력포럼(1차관, 앰버서더 서울 풀만)◇주간 보도 계획△20일(월)-△21일(화)-△22일(수)12:00 2023년 1월 인구동향12:00 2023년 2월 국내인구이동△23일(목)12:00 2022 한국의 사회지표12:00 KDI, 국가미래전략 컨퍼런스 개최 안내17:30 제1차 한-인니 고위급 투자대화 개최△24일(금)08:00 신성장전략 전담팀(TF) 4차 회의 개최11:00 ‘22.4사분기 및 연간 해외직접투자 동향12:00 2022년 어류양식동향조사(잠정)14:00 제3회 한국의 사회동향 포럼
- 그래도, 태어나줘서 고마워[씬(scene)나는 경제]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 속 장면 곳곳에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담겨있습니다. 씬(Scene)을 통해 보이는 경제·금융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스포일러 주의: 영화의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신생아 우성을 키워줄 새부모를 찾기 위해 전국 일주에 나선 소영, 상현, 동수 일당. (사진=CJ ENM)한명의 신생아를 두고 두쌍의 부부가 만납니다. 언뜻 보면 지인들의 모임 같지만 실상은 아이를 팔고 사기 위한 거래 현장이었습니다.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으로 자식이 생겨버린 소영(아이유)은 아기 우성이를 키워줄 부모를 찾고 있었습니다.소영 곁에는 아이의 거래를 도와줄 ‘브로커’ 상현(송강호)과 동수(강동원)가 함께 합니다. 전국을 돌며 ‘값’을 충분히 매겨줄 사람을 찾아다닙니다. 인신매매단으로도 보이는 이들의 울퉁불퉁한 여정은 역설적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고령국가 일본인 감독이 그린 한국의 현실영화 ‘브로커’는 일본 영화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한국 영화입니다. 이전 작품인 ‘어느 가족’을 통해 2018년 제71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 권위의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습니다(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이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이번 영화 또한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습니다.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과 베이비 박스 시설에서 일하는 동수는 시설의 버려진 아이를 빼돌려 자녀를 원하는 부부들에게 내다 팔아 생활비를 벌곤 합니다. 소영은 성매매를 하다가 낳은 우성을 베이비 박스 앞에 버렸으나 이들과 엮이면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동하게 됩니다.브로커지만 진심으로 자녀를 키워줄 자녀를 찾는 상현 일행과 상처가 가득한 채 마음을 닫았던 소영은 우성을 중심으로 어울리고 서로를 보듬으면서 가족의 정이란 것을 쌓아가게 됩니다.이들을 뒤쫓던 형사 수진(배두나)에게 결국 잡혀 감옥에 들어가게 되지만 수진 역시 3년의 시간 동안 우성을 돌보는 역할을 맡습니다. 아이가 없던 수진 부부는 우성의 부모 역할을 기꺼이 맡아 출소하게 될 소영을 기다립니다.세탁소를 운영하지만 늘 돈이 모자란 상현, 같은 보육학원 출신인 동수와 함께 브로커 일을 하고 다닌다. 다만 진심으로 아이를 키워줄 부모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사진=CJ ENM)원치 않는 아이를 버렸으나 결국 잊지 못한 소영,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의 새 부모를 찾아주는 보육원 출신 동수, 아이가 없는 유부녀로 아이를 버리는 부모들을 증오하는 수진, 아이를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어 암거래를 알아보는 부부들까지… 아이를 둘러싼 다양한 캐릭터들이 영화에 녹아 있습니다.미혼모, 베이비박스, 인신매매 등 여러 사회 문제까지 포함했지만 영화는 아이를 중심으로 한 가족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살인 혐의로 징역을 살고 출소한 소영과 인신매매범으로 죄의 대가를 치른 동수, 멀리 떠났던 상현과 이들을 기다리는 수진은 결국 만났을까요? 영화가 마지막 결말을 보여주진 않지만 행복한 앞날을 그리기에 충분할만큼 영화는 따뜻합니다.◇인구 감소=생산성 저하, 실효성 대책 마련해야사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아이는 정말 중요합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수)는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합계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일단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한명도 낳지 않는 가정이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혼을 하는 시기가 늦어지는 영향도 있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남녀도 많아져 아이를 낳을 가정이 줄고 있는 이유도 있습니다.출생아수가 자꾸 줄어들면서 한해 태어나는 사람보다 사망자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한지도 2020년부터 3년째입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인구 유입도 끊기면서 아예 국내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 절벽’이 생겼습니다.인구 절벽이 심각한 이유는 생산가능인구, 즉 돈을 벌어야 할 사람들이 줄기 때문입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인력이 많이 필요한 제조업이나 도소매업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세라면 일자리가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아이 거래 현장을 잡으려는 수진과 이형사는 ‘아이를 버리기 전 여자를 먼저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를 주제로 다투기도 한다. 아이를 버릴 환경을 만들지 말자는 호소이기도 하다. (사진=CJ ENM)한국경제학회는 최근 한 논문을 통해 2050~2060년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9%에 그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작년 한국 GDP가 전년대비 2.6% 성장했으니 한 30년 후에는 성장세가 3분의 1 수준에 머물게 되는 것입니다. 매년 연봉 증가율이 9%였던 직장인이 3%로 깎일 때 충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정부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는 모양입니다. 단순히 출산장려금을 얼마 더 준다고 해서 자녀 계획이 없는 가정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입니다.오히려 영화를 보면 하나의 해결책이 보입니다. 바로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난임 부부들입니다. 지금도 시행하고 있지만 난임 부부들에 대한 지원 확대나 기술 개발이 실질적인 자녀 대책이 될 수 있겠습니다.아이를 낳아 기르는 게 무서운 ‘헬조선’에서 가정, 가족의 중요함을 일깨우는 노력도 필요하겠죠. 물론 내집 마련, 주거 안정, 사교육 등 실질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오길 꼭 고대하겠습니다.인구절벽과 인구위기라는 흉흉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사랑을 받으며 태어난 아이들에게 영화의 명대사를 그대로 전하며 축복하고 싶습니다. “태어나줘서 고마워.”[영화 평점: 3.5점, 경제 평점: 2점(5점 만점)]영화 ‘브로커’ 포스터. (사진=CJ ENM)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