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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딩크, '제2의 지성이와 리틀 영표 모여라'
- ▲ 축구클리닉 시작 전 참가선수들과 포즈를 취한 히딩크 감독(가운데)[울산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제2의 (박)지성과 (이)영표를 길러낸다' 거스 히딩크 러시아대표팀 감독(63)이 울산 지역 유소년 축구교실 회원들과 학원축구 엘리트 선수들을 대상으로 축구클리닉을 개최했다. 히딩크 감독은 29일 오후2시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 내 천연잔디구장에서 축구클리닉을 열고 지역 내 축구선수들에게 기본기부터 고급 과정을 아우르는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울산지역 어린이축구교실 회원 40여명과 초,중,고 14개 팀 선수들, 울산대 선수들 등 남녀 축구선수 500여명이 참가했으며 학부모와 축구팬 200여명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흰색 상의와 감청색 반바지를 착용하고 행사장에 등장한 히딩크 감독은 클리닉을 시작하기 전 인삿말을 통해 "모두에게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강하게 느껴진다"고 칭찬한 후 "마음껏 즐기자. 그것이 최고의 훈련방법이며 오늘의 목표"라고 말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열린 훈련에서는 가장 먼저 유소년 축구교실 소속 어린이들에게 패스와 드리블의 기초를 지도했으며 이후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연령대를 바꿔가며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오전10시45분 울산대학교 해송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명예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울산대 관계자들과 점심 오찬을 가졌으며 축구클리닉 이후에는 서울로 건너가 대한축구협회가 주최하는 저녁 만찬에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축구협회 관계자 등과 더불어 박지성(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영표(도르트문트) 등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오랫만에 사제간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히딩크 "2002년 영광은 '한국 정신'의 승리"☞히딩크, 경영학 박사됐다☞히딩크 감독 내한... "한국이 자랑스럽다"☞[포토]차량 탑승하는 거스 히딩크 감독☞[포토]히딩크 감독, '장거리 비행, 피곤해요~'
- 검찰, ''광우병 보도'' PD수첩 제작진 무더기 기소
- [노컷뉴스 제공] 검찰이 미국산 쇠고기의 인간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다양한 편집기술과 왜곡방법을 동원해 실제 취재한 내용이나 객관적 사실과는 다른 허위방송을 했다고 결론내렸다.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18일 'PD수첩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PD와 송일준, 김보슬, 이춘근 PD 그리고 김은희 작가 등 5명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은 이어 가담 정도가 가볍다고 판단한 이연희 작가는 기소유예하고, 이승구 프리랜서 PD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고소를 취소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고 발표했다.검찰은 "방송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부분이 왜곡돼 객관적 사실이나 실제 취재한 내용과 다르게 방송되고 이 때문에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의 명예가 훼손되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업자들의 업무가 방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PD수첩은 지난해 4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를 통해 미국의 민간동물보호단체인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촬영한 주저 앉는 소 학대 동영상을 방송했다.검찰은 이 방송에서 제작진이 진행자의 발언과 의도적인 오역 등을 통해 주저 앉는 소를 광우병 소라고 단정했다고 판단했다.검찰은 그러나 주저 앉은 소의 원인은 수십 가지이기 때문에 주저 앉는 소를 바로 광우병에 걸렸거나 결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검찰은 또 김보슬 PD가 미국소비자연맹 수석연구원인 마이클 핸슨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취재하는 등 제작진이 주저 앉는 소의 다양한 원인을 사전에 취재했다고 지적했다.검찰은 따라서 "주저 앉는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방송 내용은 실제 취재한 내용이나 객관적 사실과는 다른 허위"라고 설명했다.PD수첩은 방송을 통해 미국인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과 관련해 변종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인간광우병)의 가능성을 집중제기했다.하지만 검찰이 파악한 당시 상황은 PD수첩 방송 당시 아레사 빈슨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부검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검찰에 따르면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은 딸의 사인과 관련해 PD수첩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사로부터 MRI결과가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광우병)이라고 들었다"고 언급했다.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이 방송 직전 CJD를 vCJD로 바꾸는 등 인터뷰를 의도적으로 왜곡 번역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또 로빈 빈슨이 같은 인터뷰에서 "만약 아레사가 걸렸다면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나 방송에서는 ""만약 아레사가 걸렸다면" 부분이 생략됐다고 지적했다.아울러 "우리 딸이 걸렸을지도 모르는"을 "우리 딸이 걸렸던"으로, 미국 WAVY TV의 방송 내용 중 "걸렸는 지 의심합니다"를 "걸렸다고 합니다"로 바꾸는 등 의도적인 왜곡으로 사인을 인간광우병으로 기정사실화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검찰은 방송 당시 아레사 빈슨의 사인은 다양한 가능성이 있었고 그 중 CJD가 가장 유력했는데도 PD수첩이 vCJD만 언급하며 다른 질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했다고 설명했다.PD수첩은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 가량 된다"고 언급했다.검찰은 이와 관련해 인간광우병의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하고, 특정위험물질(SRM) 접촉 가능성, 섭취량, 종간 장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따라서 한국인 중 약 94%가 MM형 유전자를 가졌더라도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먹었을 경우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다.검찰은 아울러 PD수첩 제작진이 하나의 유전자형만으로는 인간광우병의 발병 위험성이 높아지거나 낮아진다고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취재하고도 이같이 방송했다고 밝혔다.검찰은 결론적으로 PD수첩 제작진이 모두 30여 개 장면에서 번역이나 사실 왜곡, 중요한 사실에 대한 설명 생략, 하나의 가능성을 단정적인 사실로 보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객관적 사실과는 다른 허위내용을 방송했다"고 주장했다.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이 취재 과정을 통해 객관적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다양한 왜곡을 통해 허위방송을 한 만큼 허위사실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며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검찰은 또 이같은 방송으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판매 업무가 방해받은 사실도 인정된다며 업무방해죄도 성립한다고 설명했다.특히 검찰은 "압수물 중 왜곡 방송 의도를 추측할 수 있는 자료가 존재한다"며 불구속기소한 김은희 작가의 개인 이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형태 변호사는 "큰 틀에서 보면 오역의 문제나 실수로 인한 문제가 있다"면서도 "대법원 판례를 보면 중요한 부분이 맞으면 일부 과장이나 착오는 괜찮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김 변호사는 따라서 "검찰의 기소는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을 불가능하게 하고 민주주의를 어렵게 하는 것이 이번 기소의 문제점"이라고 덧붙였다.조능희 CP도 "PD수첩 방송 뒤 정부정책과 심지어 미국의 정책까지 바뀌었다"며 "잘못된 정책을 집행한 사람들이 처벌받아야지 어떻게 PD수첩을 처벌하느냐"고 반문했다.조 CP는 이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는 적반하장"이라며 "표적수사가 불가능하다고 담당검사가 사표까지 낸 상황에서 무리하게 억지로 수사를 하는 것은 정치검찰이 하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 국토부, 공간정보(GIS) 교육 거점대학 선정
- [이데일리 박성호기자] 국토해양부는 공간정보분야 종사자의 전문성과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GIS(공간정보)교육 거점대학을 선정하고 공간정보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국토부는 총 4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의 추진을 위해 전국을 6대 권역으로 나눠 GIS 교육 거점대학을 선정했다. 서울대, 강원·강릉대, 대구과학대, 경일대, 경상대, 전남대, 전주비전대, 목포대, 동강대, 제주대 등 10개 대학이 거점대학으로 선정됐으며 국토부는 오는 19일 정식 협약식을 체결할 예정이다. 공간정보 전문인력 양성상업은 전국 10개 대학에서 총1200명 양성할 계획이다. 하계 및 동계 방학 기간을 주로 이용해 시행되며 공무원, 중등교사, 산업인력,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GIS 이론 및 실습교율을 수행할 예정이다.
- 한국연구재단, 창립 이사회 구성
-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교육과학기술부는 오는 26일 출범하는 한국연구재단 비상임 이사 12명을 내정했다고 16일 밝혔다.한국연구재단은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전분야를 지원하는 연구관리전문기관이다. 교과부는 전문성, 경륜과 덕망, 경영능력과 리더쉽뿐만 아니라 학문분야별 균형성도 고려해 비상임 이사를 선임했다고 설명했다.선임된 비상임 이사는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 허남진 서울대 철학과 교수, 홍성군 창원대 독문과 교수, 김병국 원광대 신방과 교수,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도영구 KAIST 자연과학대학장, 최경희 중앙대 대학원장, 함인석 경북대 의대 교수, 김광호 부산대 재료공학부 교수, 박종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 배상현 조선대 컴퓨터통계학과 교수, 김순덕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 등이다. 이번에 내정된 비상임 이사 12명은 박찬모 이사장 내정자와 함께 24일 임명장을 수여받고 26일부터 재단출범과 함께 2년 임기를 시작한다.
- 태극 마크 단 치어리더 "세계대회 나가요"
- [조선일보 제공] 치어리더라고 하면 야구장과 농구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미녀들만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치어리더에도 국가대표가 있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있다. 지난 12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체조실. "오~필승 코리아~! 대·한·민·국~!" 박진감 넘치는 율동에 맞춘 힘찬 응원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국 최초로 선발된 국가대표 치어리더 24명(여자 16명, 남자 8명)의 목소리였다. 이들은 오는 2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ICU(International Cheer Union·세계응원연맹) 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ICU 선수권대회는 전 세계 약 40개국 500여 개 팀이 출전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치어리딩 대회다. 태극기를 흔들고 구호를 외치던 국가대표 치어리더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앞·뒤로 텀블링했다. 2~3명을 들어 올려 순식간에 인간 피라미드를 만드는 묘기도 선보였다. 치어리더를 소재로 흥행에 성공한 할리우드 영화 '브링잇온(Bring It On)'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거론되는 당당한 스포츠 스포츠 경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녀들의 응원은 '액션 치어리딩'이라 불린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ICU 대회에서 점프, 텀블링 등 고난도 동작이 포함된 '스턴트 치어리딩' 종목에 출전한다. 지난해 4월 열렸던 대회에는 5만여명의 관중이 모였고, 미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이 생중계했다. 올해 대회엔 2016년 올림픽의 시범종목 채택을 위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들의 실사도 있을 예정이다. 제대로 된 스포츠로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채점방식은 체조와 비슷하다. 24명의 선수들이 매트가 깔린 12m×14m의 무대에서 2분30초 동안 구호와 토스(선수를 던졌다 받는 동작), 텀블링, 피라미드 만들기, 율동 등 정해진 5가지 동작을 연기한다. 8명의 심사위원이 동작의 정확성, 독창성, 선수들의 표정, 관중 호응까지 고려해 점수를 매긴다. 자기 나라를 얼마나 확실하게 알리는지도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팀은 2002월드컵 이후 잘 알려진 '대~한민국' 구호를 사용하고, 사물놀이 리듬에 맞춘 태권도 동작도 안무에 넣었다. ◆한국의 치어리더, 세계에 도전장 국내 치어리딩 인구는 2000여명. 외국에 비하면 걸음마 수준이다. 대한치어리딩협회는 2003년 결성됐고 지난해에야 세계연맹에 가입했다. 고교생과 대학생을 주축으로 지난 3월 말 소집된 24명의 국가대표들은 스폰서도 구하지 못해 1인당 대회 참가비 약 68만원을 직접 부담했다. 항공료와 숙식비는 ICU측이 제공한다. 한국의 첫 치어리더 대표팀은'햇병아리'들이지만 열정만큼은 뜨겁다. 지난해 ICU 클럽대항전에 참가했다가 예선 탈락한 청심국제고 학생 2명은 다른 친구 4명과 함께 다시 도전장을 냈고, 고1 때부터 응원부에서 활동한 삼일공고 3학년 4명도 가세했다. 치어리딩 지도자를 꿈꾸는 덕성여대 사회체육과 10명과 체조의 영역을 확대해보고 싶은 안양과학대 체조전공 학생 4명도 하루 6시간이 넘는 강훈련에 몸을 던졌다. 처음 해본 동작에 손목, 발목이 아프고 땀이 뚝뚝 떨어졌지만 이들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하면 할수록 더 힘이 나요. 우리 응원으로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신났으면 좋겠어요." 세계선수권에 첫 출전하는 한국의 새내기 치어리더 24명의 목소리엔 희망이 넘쳤다.
- 한국 스릴러, 빠져들기엔 뒷심이 모자라
- [경향닷컴 제공] 지난해 2월 개봉한 <추격자>의 흥행을 점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흥행에 불리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데다, 한국영화가 취약한 스릴러 장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추격자>는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많은 영화 제작자들을 자극했다. ▲ 실종1년이 지난 올 2월, 3편의 한국 스릴러 영화가 잇달아 개봉했다. 19일엔 또 다른 스릴러 <실종>이 관객을 찾았다. 한국 스릴러의 전성기가 열린 것일까. ◇ 오락인가, 실제인가. <실종> = 영화감독과 연예인 지망생 현아는 백숙을 먹으러 한적한 시골마을 판곤의 집에 들른다. 하지만 판곤은 감독을 살해하고 현아를 감금한다. 병들어 거동하지 못하는 노모를 모시고 사는 판곤은 이전에도 살인 경력이 있는 듯 보인다. 판곤은 현아를 성적, 정신적으로 학대한다. 실종된 현아를 찾아 언니 현정이 마을로 온다. 현정은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통화된 판곤의 집 부근을 서성대지만, 마을 사람들은 판곤을 두둔한다. <손톱>(1994), <올가미>(1997) 등 1990년대부터 꾸준히 스릴러를 만들어온 김성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007년 전남 보성의 연쇄살인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 추격자 <추격자>가 그랬듯, <실종>도 초반부 범인의 정체를 드러낸 뒤 이야기를 푼다. 스릴러가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무기인 ‘범인 알아맞히기’를 아예 포기한 것이다. 대신 ‘절대악’에 가까운 판곤의 이상 심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판곤은 자아도취에 빠진 예술가형 살인자다. 홀로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작곡도 한다.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처럼, 판곤도 ‘선천적 악마’로 그려진다. 판곤 역의 문성근은 “가족, 마을, 국가, 법, 윤리가 없는 인물이다. 나만의 쾌락에 빠져 산다”고 설명했다. <실종>에는 <쏘우> 시리즈가 열어젖힌 ‘고문방 호러’의 영향도 보인다. 공포영화의 하위 갈래로 떠오른 ‘고문방 호러’는 무력하게 감금된 인물을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고문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실종>의 현아도 각종 끔찍한 방법으로 학대당한다. 성인 관객조차 불쾌하게 여길 수 있는 표현 수위다. 김 감독은 “영화는 피해자가 겪은 고통의 100분의 1도 표현하지 못했다. 납치당한 사람의 관점에서 찍으니 관객도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쏘우>는 실제 일어날 법하지 않은 철저한 가상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리며, <실종>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여기서 <실종>의 관객은 혼란에 처한다. 오락으로 즐기기도, 현실의 반영으로 여기기도 애매해지는 것이다. <실종>의 고문은 잔인하지만, 공포영화 팬이 즐기기엔 충분치 않으며 악당의 매력도 덜하다. 스릴러로 보기에는 긴박감이 떨어진다. ▲ 핸드폰 ◇ 한국 스릴러의 오늘은 = 지난 2월 개봉한 <마린 보이> <작전> <핸드폰>의 성적은 어땠을까. 각각 마약, 주식, 휴대폰 분실을 소재로 한 스릴러 영화였다. 각 제작사들은 <추격자>의 성공을 재현하고자 했다. 그러나 관객은 냉정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핸드폰>은 62만명, <마린 보이>는 83만명 남짓한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가장 선전한 <작전>조차 146만 관객을 모아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 호평받은 영화가 왜 실패했을까. 한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만듦새가 나쁜 건 아닌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뒷심이 없었다. 영화가 중반 이후 차츰 지루해졌다”고 지적했다. 독특한 소재를 찾아냈고, 안정된 기술력으로 영화를 찍어나갔으나, 전체를 조율하는 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장르 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졌으나, 아직 장르 영화를 제대로 만들어낼 만한 ‘장인’은 나오지 않았다. <추격자>의 신인 나홍진 감독은 ‘예외적 존재’일 뿐이었다. ▲ 마린보이영화계에선 <추격자>의 예상치 못한 성공에 고무된 투자자들이 냉정한 계산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투자사 관계자는 “제작사별로 특색이 없다 보니 비슷한 종류의 작품이 몰려다닌다”며 “투자자들도 자신만의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돈을 태우는 형식이라 실패 확률이 많다”고 털어놨다. 강호순 사건 등 흉흉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영화가 묻힌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연쇄살인 뉴스가 더 자극적인데, 굳이 영화관에 가서 스릴러를 볼 필요가 있었겠는가”라고 극장 분위기를 전했다. ▶ 관련기사 ◀☞연애가 어울린 ‘미중년’ 안되겠니?☞김래원 케서방 등 한미일 스타들의 ''천재'' 맞대결☞한·미 노병들, 주말극장가에서 연기배틀 벌인다
- (상가분양 단신) 우방유쉘 단지 내 상가분양 外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상가분양단신을 소개한다. ◇ 513세대 우방유쉘 단지 내 상가분양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죽림리 72번지 소재 우방유쉘 단지 내 상가가 분양중에 있다. 513세대를 단지내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으며 단지내 주출입구 동선에 위치해 있다. 또한, 도로변상가로 주변 유동인구의 소비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 지상1층~지상2층 총 점포수 14개 연면적 622.79㎡ 규모로 3.3㎡당 분양가는 지상1층 1150만원~1800만원선, 지상2층 600만원선이다. 시행은 이디도시개발, 시공은 C&우방이 맡았으며 2009년 3월 입점예정이다. 분양문의 : 041-862-3321 ◇ 가야위드안 상가분양 서울 관악구 신림동 1426-7 번지 소재 가야위드안이 분양중에 있다. (구)가야쇼핑부지에 들어서는 가야위드안 주상복합상가는 상층부 114세대의 아파트 고정배후세대를 확보하고 있다. 또한, 지하철2호선 신림역이 불과 200m에 위치한 역세권 대로변 상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유동인구의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C&백화점, 포도몰 등 대형 쇼핑시설이 인접하고 서울대, 숭실대, 국제신학대 등 학교가 밀집해 있다. 지하4층~지상10층 총 점포수 3개 연면적 23967.23㎡ 규모로 지하4층~지하2층은 주차장, 지하1층은 스포츠관련, 근린오락, 호프 등, 지상1층은 음료.기호음식, 전문식당, 의료, 의류, 미용.뷰티 등, 지상2층~지상10층은 114세대의 아파트로 구성된다. 3.3㎡당 분양가는 지하1층 600만원선, 지상1층 2350만원~2650만원선이다. 시행과 시공은 (주)토마토씨앤씨, 자금관리는 아시아자산신탁이 맡았으며 2010년 9월 준공예정이다. 분양문의 : 02-887-3611 [ ⓒ 프랜차이즈 창업 체인 가맹 사업 네트워크 " 이데일리 EFN "]
- 작고 사랑스러운 인도 남부여행
- [경향닷컴 제공] 흔히 ‘인도’하면 시끄러운 경적, 불결한 거리, 달려드는 걸인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부분 맞는 얘기지만 인도가 다 그렇지는 않다. 인도는 인종도, 종교도, 삶도, 풍경도 다양한 나라다. 인도 남부에는 유럽풍 도시도 있다. 아라비아 해안을 따라 인도 남부를 다녀왔다. 여긴 다른 재미가 있다. 2회에 걸쳐 ‘남인도’를 소개한다. ▲ 포트리스 코치에 여행온 외국인 관광객이 자전거를 세워놓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벽은 하얗거나 노랬다. 낙서 한 자 없었고, 벽보가 너절하게 붙어 있지도 않았다. 집집마다 화분을 내놨다. 화원의 세련된 장미가 아니라 거리의 덩굴에서 막 딸 수 있는 ‘길거리 장미’ 같이 흔한 꽃이었다. 그래도 예뻤다. 카페 창문 아래서 소들이 화분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고 풀을 뜯었다. 게스트하우스의 노란 벽엔 자전거가 두어대 세워져 있고, 건너편 호텔 앞엔 흰색 클래식카가 주차돼 있었다. 관광용으로 제작한 앰배서더란 모델인데 1960년대 풍의 고풍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 차였다. 이 호텔 앞에서 중년의 백인이 눈인사를 해왔고, 배낭을 맨 백인 연인들이 손을 흔들며 지나갔다. “여기가 인도야? 아니면 유럽이야?” 소음과 경적, 판잣집과 빌딩숲 사이에서 헤매던 뭄바이와는 딴판이었다. 여긴 포트리스 코치. 코치란 도시의 구도심이다. 작고, 사랑스러운 도시였다. 역사도 깊다. 거리에서 악기나 인형을 파는 인도인만 없다면 유럽이라고 해도 믿었을 것이다. 포트리스 코치는 무역항이었다. BC 3세기부터 이집트, 페니키아, 바빌로니아 등과 향신료를 사고팔았던 고도다. 중세에는 아라비아 상인도 드나들었다. 무역항의 역사로 치면 인도에서 가장 오래됐다. 그럼 언제쯤 이 도시는 이렇게 유럽식으로 탈바꿈했을까? ▲ 포트리스 코치의 어민들이 사용하는 중국식 어망.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를 발견한 뒤부터일 것이다. 가마는 1498년 코치 북부 캘리컷에 상륙했다. 이후 그는 1502년부터 1524년까지 세 차례 인도를 방문했다. 세 번째 그가 인도에 왔을 때 포르투갈 정부는 그를 인도 총독으로 임명했다. 그는 코치에서 죽었다. 이 마을에는 1510년에 세워진 성 프란치스코 교회가 있는데 교회 내부에는 바스코 다 가마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까지 표시돼 있다. 교회 옆길을 따라 마을을 훑어봤다. 호텔도 대부분 2~3층 정도의 유럽 스타일이다. 바스코 다 가마란 호텔도 보였다. 가이드 고팔은 “여기가 바스코 다 가마가 인도에 머물 때 살던 집인데 기록은 없다”고 했다. 그 옆에는 가마의 이름을 딴 카페와 서점도 붙어 있다. 책방에 전시된 책 중에는 때묻은 중고서적도 많았다. 여행지에서 이런 서점을 만나면 부럽다. 때묻은 책에는 선배 여행자들의 정취가 배어난다. 저물 녘 포트리스 코치의 해안으로 여행자들이 몰려왔다. 유럽인도 있었고, 인도인도 많았다. 한국인 배낭여행자 2명은 남인도에서 한국인을 처음 만났다고 즐거워했다. 4개월째 인도를 떠돌고 있단다. 이들이 해안에 몰려온 것은 중국식 어망을 이용한 고기잡이를 보기 위해서다. 가로 세로 4~5m 정도의 거대한 4각형 뜰채그물을 물속에 담가놓았다가 건져내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꽤 이채롭다. 해안가에는 이런 어망이 십여개 이상 설치돼 있는데 정작 그물질을 하는 곳은 딱 하나다. ‘고’라고 이름을 밝힌 어부는 “손바닥만한 바다 메기를 보여주며 쓰나미 이후 물고기들이 사라졌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국식 어망은 1400년대에 중국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요즘 중국에선 볼 수 없단다. 1400년대라면 명나라의 정화제독일 가능성이 높다. 1409년 그가 포루투갈인보다 먼저 인도에 왔다는 기록이 있다. 정화제독은 영락제가 황제에 오른 뒤 세계 최고의 함대를 거느리고 대항해를 떠났다. 길이 135m, 폭 55m의 대형선박 62척 등 모두 317척의 대함대였다. 200년 뒤 스페인의 무적함대가 고작 130대 정도였고, 80여년 뒤 콜럼버스의 배도 크기로 치면 중국 선박의 절반 수준이었다. 명나라는 당시 세계 제일의 해양강국이었다. 영국의 잠수함 함장출신의 개빈 맨지스는 <1492년 콜럼버스>에서 “콜럼버스보다 71년 앞서 정화가 미 대륙을 발견했다”고 주장했을 정도다. 어쨌든 역사는 흔적을 남겼다. 포트리스 코치는 중국, 포르투갈, 인도가 버무려져 있다. 퓨전이다. ▲ 향신료를 팔고 있는 코치의 인도 점원. 왜 이들은 코치를 선택했을까? 바로 향신료 때문이다. 케랄라 지역은 향신료가 많이 났다. 그 흔적은 코치시의 남부 마타나체리란 마을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마을 역시 고풍스럽다. 마을 끝자락에는 향신료 창고와 함께 향신료를 거래하는 상가가 많다. 현지에선 마타나체리를 유대인마을로 불렀다. AD 72년에 스페인에서 유대인들이 왔는데 타고난 장사꾼이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가게에는 다윗의 별로 불리는 육각형의 별이 많이 장식돼 있다. 마을 끝에는 유대인 회당도 있는데 바닥은 150년 가까이 된 중국식 타일을 깔았고, 100년이 넘는 유리등이 걸려 있다. 유대인의 역사를 그려놓은 그림에는 기원전을 BC 대신 BCE로 써놓았다. ‘Before Common Era’로 예수의 탄생을 기점으로 한 AD와 BC를 쓰지 않겠다는 고집이다. 그럼 중국타일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인도인 통치자가 상인에게 사온 것인데 타일에 소피가 묻었다고 거짓말을 했던 거예요. 소를 신성하게 여긴 이 지역의 통치자는 타일을 버렸고, 그걸 가져다 쓴 거죠.” 유대인들의 ‘잔머리’가 놀라울 뿐이다. 지금 유대인들은 많이 떠났다. 현재 이 마을 유대인은 11명뿐이다. 이스라엘이 건국되자 1900년을 살아온 이들도 팔레스타인으로 떠났다고 한다. 인도는 지역마다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코치는 아마 점잖은 신사적인 인도의 모습일 것이다. 인도를 여행하는 법 ▲ 도비가트의 빨래터. 인도는 다른 우주다.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산다. 외국인의 눈에는 상식을 뒤엎고, 논리로 설명 안 되는 일도 많다. 이것이 인도 여행의 어려움이기도 하고, 재미기도 하다. 상식과 선입견의 전복을 즐길 줄 알아야 인도 여행이 즐겁다. 장면 1. 뭄바이 도비가트: 천민들의 빨래터다. 상류층의 빨래를 하며 이들이 한 달에 버는 돈은 10만원에 불과하다. 외국인들은 슬럼가나 걸인을 보면서 카스트에 묶여 있는 천민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하지만 정작 이들은 행복하다고 대답한다. 인도의 역사를 들춰보면 반란은 있었지만 신분 타파 등을 목적으로 일으킨 혁명은 없다고 한다. 마르크스와 레닌도 인도에서 태어났다면 자본론도, 볼셰비키 혁명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의 모습을 통해 행복을 찾지 않는다. 자신의 속에서 행복을 본다. 장면 2. 거리의 소: 거리를 쏘다니는 소를 보면서 비웃는 여행자들이 있다. 물론 교통에 방해되고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인도는 동물애호가들이 본다면 선진국일 수 있다. 동물애호사상은 동물도 평화롭게 살고 죽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 중에는 좁은 공간에서 험하게 길러진 공장식 사육고기를 먹지 않겠다며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도 많다. 인도는 채식문화가 가장 발달된 나라다. 어느 식당이나 채식 메뉴가 따로 있다. 동물을 학대해온 역사를 보면 서양도 만만치 않다. 불과 200여년 전 프랑스에서는 사육제 기간 동안 고양이를 죽이는 풍습이 있었다. 산 채로 태우거나 때려 죽였다. 만약 지금 유럽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동물학대 혐의로 당장 구속될지 모른다. 간디는 동물을 대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의 문명수준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과연 인도가 후진적인가? 장면 3. 자이나교 사원: 자이나교도들은 하루살이가 입으로 들어올지 모른다며 입을 가린 채 공양을 할 정도로 살생을 싫어했다. 이들은 저녁 늦은 시간엔 파리가 음식에 들어간 줄 모르고 먹을까봐 식사도 하지 않는다. 철저한 채식주의자다. 인도에는 뭄바이 한가운데 조로아스터교의 조장터도 있다. 2000만명이 사는 대도시에서 시신을 새에게 던져주는 것이다. 인도인들은 신들과 살아가고 있다. 그게 인도다. 장면 4. 볼리우드 영화: 인도 영화는 춤으로 끝난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슬럼독 밀리어네어>도 마찬가지다. 인도인은 할리우드만큼이나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늘 희망으로 마지막을 매듭짓는 사람들, 이해는 할 수 없지만 재밌다. 장면 5. 백미러 없는 차: 인도는 시끄럽다. 시도 때도 없이 경적을 울려대기 때문이다. 웬만한 차에는 백미러가 없다. 그래서 경적은 앞차에 끼어들지 말라는 뜻으로 울리는 ‘깜빡이 등’과 같다. 이게 과연 IT 선진국인가? 뭄바이에서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것이 인도인이라니 상식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인도 여행에선 생각의 경계선이 허물어진다. 다른 세계에 대한 관용정신이 있어야 인도가 편하다. 그게 인도를 즐기는 방법이다. 길잡이 *서울에서 코치까지 직항편은 없다. 뭄바이나 델리 등에서 매일 한 편씩 들어간다. 인도 2민항인 제트 에어웨이스의 서비스가 좋은 편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클래스는 의자가 완전히 한일(一)자로 펴진다. 대한항공, 캐세이패시픽항공 등과는 항공요금 정산협정이 돼 있어 서울~방콕~뭄바이~코치, 서울~홍콩~뭄바이~코치 등 구간표를 함께 끊을 수 있다. 제트에어웨이스(www.jetairways.com), 한국사무소 (02)317-8756. *케랄라는 사시사철 덥다. 2~5월까지가 여름이다. 24~33도. 6~9월은 우기다. *인천공항에서도 인도 루피 환전을 해준다. 인도 현지에서는 1US달러에 50루피 정도다. 호텔은 48~49루피, 길거리에 나가면 환전상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물을 조심해야 한다. 물은 반드시 생수를 사먹자. *포트리스 코치에는 여행자 숙소가 많다. 이 일대에는 유럽인들이 많이 묵는다. 와인바나 맥주집도 있다. *전통문화를 보려면 신도시 격인 에르나쿠람에 가면 카타칼리를 볼 수 있다. 분장하는 모습도 관람이 가능하다.(www.keralatourism.org) *요즘 히말라야가 인기란다. 히말라야는 화장품, 로션, 립밤 등의 제조 브랜드로 정찰제 판매를 한다. 천연재료를 쓴다고 한다(www.incredibleindia.co.kr).▶ 관련기사 ◀☞오지에서 한반도의 중심으로, 무릉도원의 고을 양구☞낮지만 당당한 ‘호남의 삼신산’☞봄은 바람·기다림·봄 만나러…열차여행·트레킹·농장체험
- 윤석남 “보살핌은 여성에게 새겨진 본능”
- [경향닷컴 제공] “어때요? 본관에 있는 개들과 여기 있는 개들, 표정 자체가 다르지요?” 지난해 가을, ‘애신의 집’에서 만난 1025마리의 유기견을 소재로 5년간 1025마리의 개를 목조각으로 제작·발표했던 작가 윤석남씨(70). 그가 개를 소재로 다시 개인전을 연다. 4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약 350마리의 개 목조각이 전시 중이다. 갤러리 본관에는 지난해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된 전시 ‘윤석남-1025-사람과 사람 없이’에 선보였던 작품을, 신관에는 새로 제작한 목조각 작품을 전시한다. ▲ 버려진 유기견을 목판 위에 그린 작품 ‘1025’ 연작 앞에 선 윤석남 작가.새 작품들은 ‘108마리의 나무-개들’ 연작의 일부이다. 아직 108마리를 모두 완성하진 않았다. 80점 정도 제작했는데, 그중 40여점의 나무-개들이 설치됐다. 지난해 전시에서는 고통 받고 학대 받은 개들, 이로 인해 몸에 상처를 입은 개들 등 현대문명과 인간의 이기심에 희생된 개들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는 저승으로 간 개들, 환생을 기다리는 개들을 새로 추가했다. 그래서 죽은 개들은 자개로 장식된 화려한 날개를, 때론 울긋불긋한 연꽃 날개를 달고 있고 화사한 꽃, 촛불과 함께 설치돼 있다. “지난 아르코미술관 전시에는 작품 동기가 된 ‘1025’의 숫자만큼 개조각들을 만들었죠. 하지만 이번 전시의 경우 숫자는 중요하지 않아요. 신작의 ‘108’ 숫자는 불교의 백팔번뇌, 해탈에서 빌려왔어요. 개의 환생을 바라기도 하고, 또 사람으로서 보상하고픈 심리도 있고.” 이번 전시는 핍박 받는 개들을 위한 진혼제의 성격을 갖는 셈이다. 사실 작가는 지난해 가을 1025마리의 나무개를 만들어 전시한 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한다. “마음에 풀지 못한 감정이 남았기에 작업실에 틀어박혀 나무-개를 만들었습니다. 환생을 모티브로 작업하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러나 개들에게 충분한 위로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전시가 발단이 되긴 했는데, 앞으로 풀어야 할 작업이 더 많네요.”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로 불리는 작가는 유기견과 페미니즘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작업은 개를 다루지만 근본적으로 ‘보살핌’에 관한 이야기예요. 돌봄, 보살핌은 여성들의 몸과 마음에 본능처럼 새겨진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애신의 집에 관한 신문기사를 보고 개를 돌보는 이들이 대부분 할머니들, 여성이라는 데 흥미를 느꼈어요. ‘왜 여성들일까’ 생각하다, 이건 내가 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이 마흔에 미술을 시작한 후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자각과 여성의 내면을 소재로 한 회화와 설치작품을 발표해왔기 때문일까. 자신의 작품이 페미니즘 미술의 틀로 해석되는데 대해 거부감이 없다. “페미니즘 작가라고 영역이 단순화되거나 굳어진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아직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발굴·연구에서 작품화하고 싶어요.” 관심은 항상 ‘페미니즘’이다. 5년간 나무-개 작업에 몰두하느라 전시활동을 줄였던 작가는 올 6월에 부산에서, 9월에는 일본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02)720-1524
- 윤상, 따뜻했던 6년 만의 콘서트...4천 관객의 감성을 흔들다
- ▲ 가수 윤상[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따뜻하고 포근했다. 음악 탐험가 윤상은 신시사이저와 반도네온, 미디 등 다양한 악기들로 월드뮤직에서 발라드, 테크노까지 여러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그 속에는 아날로그 감성이란 공통 분모가 있었다. 그의 공연은 감정 없는 일렉트로닉 비트가 범람하는 현 대중 음악신에서 청세포를 학대당하고 있는 음악팬들에게 다시 한번 감성의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 값진 시간이었다. 윤상은 10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플레이 위드 힘’(Play With Him)이란 콘서트를 열고 6년 만에 팬들과 만났다. ‘가려진 시간 사이로’로 공연의 문을 연 윤상은 이후 ‘어떤사람A’, ‘사랑이란’, ‘재회’, ‘흔해빠진 사랑 이야기’, ‘백 투더 리얼라이프’, ‘달리기’ 등을 부르며 2시간 30여분간 4천 여 관객들과 음악으로 추억을 곱씹었다. 그렇다고 윤상의 공연이 단순히 음악적 향수를 공유하는 것에서 그친 것은 아니다. 그는 ‘송 북’에서 일렉트로닉 비트로 새롭게 편곡된 곡들을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추억과 동시에 새로움을 선사했다. 또 공연의 막이 오르자 마자 핸드폰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삽입곡을 직접 연주하며 관객들에게 그의 끝없는 음악적 탐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상의 이번 콘서트는 그의 음악적 지기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의미를 더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동률, 조원선, W&Whale, 유희열 등이 참석해 윤상과 함께 무대를 빛냈다. 윤상은 이날 김동률과 ‘시월이 가면’(When October Goes), 조원선과는 ‘넌 쉽게 말했지만’, 유희열과는 ‘그대 모든 짐을 내게’ 등을 부르며 공연을 풍성하게 꾸렸다. 또 윤상은 앞서 언급한 가수들이 솔로곡을 부를 때면 베이스, 멜로디언, 건반 등의 연주를 통해 그들의 노래를 지원했다. 공연 후반 ‘이사’를 부른 후 윤상은 “너무 감사 드린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하며 “짧지 않은 시간 미국으로 가 오래 자리를 비웠는데 계속 음악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 올 여름 안에는 새 앨범으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6년 만의 팬들과의 만남에 윤상은 공연 내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그는 ‘백 투 더 리얼 라이프’를 부르며 무대에서 ‘엉거주춤’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게스트들과 함께 어눌한 입담을 뽐내며 관객들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특히 윤상은 엔딩곡’ 배반’을 부를 때는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가 감사했는지 감정에 복받혀 노래를 잠시 잇지 못해 팬들로부터 응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윤상이 2시간 30분 동안 펼친 아날로그 음악의 향연이 못내 아쉬운 관객들은 앙코르 곡이 끝나도 객석을 떠나지 않으며 그를 무대 위로 불러내려했다. 윤상은 이에 “정말 이날 공연에 준비해 온 모든 곡이 끝났다”고 당황해 했지만 즉석에서 ‘바람이란’과 ‘너에게’를 연주해 주는 팬 서비스로 공연의 막을 내렸다. ▶ 관련기사 ◀☞윤상이 인정한 '싱어송라이터' 하임, 내달 6일 첫 음반 발매☞강수지, 윤상과 손잡고 6년 만에 '컴백'...10월 보사노바풍 싱글 발매☞윤상 "아내 없었다면 유학생활 불가능했을 것"☞윤상 “제2, 제3의 서태지 나타난다면 가요시장 살아날 것”<!--기사 미리보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