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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조정 추진계획] 조선3사, 16조원 규모 자구안 마련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구조조정 상황에 직면한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조선 대형 3사가 최대 16조원 규모의 자구안(비상대책 포함)을 잠정 마련했다. 대우조선의 경우 스트레스테스트(재무안정성평가)결과 최악의 경우(Worst case)에 추가 유동성 대책이 필요해 2조원의 추가지원 비상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8일 정부가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방안에 따르면, 조선 빅3는 이 같은 자구안을 마련, 주채권은행에서 잠정 승인을 받았다. 자구안은 현재 진행중인 경영진단 결과 등에 따라 보완될 전망이다. 이들이 잠정 마련한 전체 자구안 규모는 대우조선 7조3000억원(비상계획2조원 포함), 현대중공업 7조1000억(비상시 추가 자구안3조6000억원 포함), 삼성중공업 1조5000억원 등 모두 15조9000억원에 이른다. 우선 비상계획을 뺀 대우조선해양의 자구안은 5조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경영정상화 방안에 포함된 1조8500억원의 자구계획과는 별도로 이번에 3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 제출했다. 자구안 마련을 위해 △14개 자회사 모두 매각 △특수선 사업부문의 자회사 분할 후 일부 지분 매각 △생산능력 30% 축소(도크 7→5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현재 자구계획을 이행중인 상황에서 추가 자구안이 비교적 충실하다고 밝혔다. 관심을 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일반적인 상황(Base case)에서는 지난해 10월 마련된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지원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올해 수주가 지난 5년 평균 수주액 123억불의 70% 넘게 축소된 35억불에 그치는 등 향후 수주 급감이 장기화되는 등 최악의 경우(Worst case)에는 유동성 보완대책이 필요, 2조원 이상 규모의 별도 비상 대책(추가 생산설비 감축 등)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총 자구안 규모는 7조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 3사(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포함)는 비핵심자산 매각, 경영합리화, 사업조정 등을 통해 3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비상시 3조6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키로 했다.이를 위해 하이투자증권 등 3개 금융사 매각, 일부사업 철수나 자회사 분할 후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일부 도크의 순차적 가동중단, 인력감축 등 경영합리화를 추진한다.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이 자구안에 대해 “수주전망보다 큰 규모의 수주감소가 발생시에도 대응 가능한 자구계획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3사는 올해 수주전망을 131억불로 전망했다. 지난해 5년간 평균 183억불에 비해 30%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비생산자산 매각, 수주목표 축소에 따른 잉여 생산설비 및 인력 감축 등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6월말 경영진단 이후 유상증자 등 추가 자구방안이 강구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은 “자구계획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으나, 유동성 대책이 포함돼 적정한 계획”이라고 평가했다. 수주전망은 올해 53억불로 지난 5년간 110억불의 절반 이하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정부는 현재 자율협약이 추진 중인 성동·대선조선 등 중소형 조선사의 경우 유동성 부족을 기업 스스로 해결하되 자체해결이 어려운 경우 처리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동조선은 2개의 야드 매각과 인력감축 등으로 총 3248억원 자구계획을 마련, 자구계획 이행시 2019년까지 자금부족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대선조선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673억원의 추가 자구계획 이행시에도 내년 중으로 자금부족이 발생 가능할 것으로 진단됐다. SPP조선은 2017년 3월까지 자금부족 없이 기존에 수주한 선박의 인도 완료가 가능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인수합병(M&A)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선협회 주관으로 국내 조선업의 적정 공급능력 등 분석을 위한 업계 공동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며 “결과에 따라 사업재편ㆍ설비감축 등 선제적 자율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덕장‘ 김덕수 여신협회장 내정자...“성장동력 마련해야“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아직 절차가 남아있어 말하기 조심스럽네요. 업계가 많이 어려워 여신협회쪽에서 할 일이 많이 늘어날 것 같습니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김덕수 전 KB국민카드 대표이사는 7일 제11대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후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황록 전 우리파이낸셜 대표와 2차 결선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과반수 득표를 얻어 회장 단독후보로 추대됐다. 유일한 관 출신 후보였던 우주하 전 코스콤 사장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여신금융협회 설립 이후 첫 민간 출신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 김 내정자는 이르면 내주 총회의 승인을 얻어 향후 3년간 여신협회를 이끌게 된다. 이로써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여신금융, 저축은행, 금융투자까지 6대 주요 금융협회장직을 모두 민간출신이 꿰차게 됐다. 김덕수 제11대 여신금융협회장 내정자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김덕수는 누구...요직 두로 거치고 위기관리능력 탁월한 ‘덕장’김 내정자는 1959년생으로 대전 출신이다. 대전고와 충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국민은행 인사부장, 전략기획본부장, KB국민카드 영업본부 부사장을 등 은행과 카드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지난해까지 KB국민카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김 내정자는 누구보다 여전업계 이슈에 밝은 인사로 평가된다. 김 내정자는 회추위를 하루 앞둔 지난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터뷰 준비는 잘 했느냐는 질문에 “업권 관련 얘기일 텐테, 현업에 좀 전까지 있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위기관리 리더십을 갖춘 ‘덕장’으로 통한다. 실제 김 내정자는 유례가 없던 2014년 1월 카드 3사(KB국민, NH농협, 롯데)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고 때 심재오 전 KB국민카드 사장의 ‘구원투수’로 등판, 조직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는 석달간 사무실에서 침낭을 깔고 취사를 하면서 조직 추스르기에 나섰던 것으로 유명하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김 내정자에 대해 “위기관리 리더십이 뛰어나다“며 ”다양한 업계 경험 및 경제와 금융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륜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인사와 기획, 영업 등을 두로 거쳐 업계를 궤뚫고 있다“고 말했다. ◇ 당면 과제..‘성장동력 마련’ 시급김 내정자의 앞에는 산적한 현안이 놓여 있다. 카드, 캐피털 모두 저금리 기조와 핀테크 혁명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여신협회 고위 관계자는 ”여전업권이 다른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괜찮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어렵고, 리스할부 금융은 자동차 금융위주로 해왔지만, 현재는 포화상태“라고 설명했다.실제 카드업계는 올해 영세·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이 0.3~0.7%포인트 인하되면서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 수입이 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수수료는 금융당국과의 조율과정에서 결정되는 부분이 커 당국과의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내정자 역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업계가 여러가지 제약요인도 있고 경쟁력 부분에서도 많이 떨어지고 있다”며 “캐피털사의 경우 자금조달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여신협회 회원사의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어야 하는 과제도 있다. 한 캐피탈사 대표는 ”회원수가 70여개가 되는데, 카드사, 할부리스사, 신기술사업자 등 다양하다“며 ”3개 업종을 동시에 대변해야 해서 다른 금융협회와 달리 기본적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 위기의 STX重, 조선해양 매출비중 43%…동반 위기 직면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계열사의 운명도 갈리게 됐다. 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주)STX는 5000억원에 이르는 이행보증금을 갚기 어려워져 결국 ‘법정관리’행을, STX중공업도 STX조선해양의 매출 비중이 43%에 이르러 신규 사업을 수주한다 해도 기업 정상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결국 STX조선과 운명을 같이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가운데 STX엔진은 STX조선에 대한 매출비중이 7%를 밑돌아 회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채권단도 이러한 점을 반영해 STX엔진에 대해서는 회생의 가능성을 열어두기로 했다.◇‘자율협약 지속’ STX엔진, …사업포트폴리오 유지이데일리가 단독입수한 ‘STX조선해양 현황 및 처리방안 보고서’에서 산은과 채권단은 STX엔진에 대한 사업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회생 가능성을 열어줄 계획이다.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유지하기로 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잘 분산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내부유보현금 때문이다.산은 관계자는 “사실상 STX엔진에 자율협약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STX엔진은 방위산업 부분과 전자통신사업 부분이 있고 조선 빅3가 당장 어려워지지만 않는다면 STX조선의 법정관리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채권단은 STX엔진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비교적 잘 분산됐다고 판단했다. 보고서에서 지난해 말 현재 STX조선의 STX조선 앞 매출 비중은 6.7%다. 다른 STX계열사까지 모두 합친 STX그룹 앞 매출비중도 10%수준에 그친다.사업영역도 △선박·발전엔진 등을 담당한 민수사업 △방위산업용 엔진 부문의 특수사업 △해군레이다 등의 전자통신사업으로 분산돼 있다.세 개 사업 분양의 올해 1분기(1∼3월) 매출액 비율도 61%, 34%, 5%다. 1분기 STX엔진의 매출액 비중이 가장 큰 곳은 특수사업과 전자통신사업 주요 매출처인 방위사업청(14.71%)이다.선박엔진의 주요 매출처가 STX조선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 대선조선이다. 특히 STX조선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1분기 5.5%로 더 떨어졌다.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유지하기로 한 또 다른 이유는 내부 유보 현금이다. 산은은 보고서에서 “보유현금이 5월말 현재 1500억원으로 풍부하다”고 진단했다. 분기보고서상 1분기 현재 요구불예금 86억원, 정기예금 1308억원 등 현금성 자산을 1394억원 보유하고 있다. 유동자산으로 단기금융상품에 154억원도 예치돼 있다.◇ STX중공업·(주)STX, 회생 ‘막막’STX중공업과 (주)STX의 회생은 ‘안갯속’이다. 보고서에서도 사실상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STX중공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조선해양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매출 비중 때문이다.산은은 “STX조선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지난해 말 43%에 이르고 있다”며 “조선의 법정관리로 중공업의 비지니스 모델을 더는 만들어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산은의 이러한 판단은 STX중공업 매출에서 해양플랜트를 빼고 매출 비중을 산출한 것이어서 회생 불가능으로 본 것이다. STX중공업은 플랜트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 등 중소 조선사에 대한 매출 비중도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STX중공업의 성동조선 매출 비중은 8.39%다. 2010년 3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당장 법정관리는 면했지만 ‘수주절벽’이 이어지고 있어 장기 생존 가능성이 작다.지주회사 역할을 해온 (주)STX도 지속 경영이 어렵다. STX조선이 수주한 영국석유회사 BP(브리티시 패트롤) 선박 10척에 대해 선박 건조 이행보증 5000억원을 섰다가 발목을 잡혔다.STX조선이 배를 인도하지 못하면 보증금을 지급하거나 계약을 대신 이행해야 한다. 산은 관계자는 “(주)STX의 계속기업 유지가 불가능하다”며 “이행보증만 없으면 당장 부도날 회사는 아니지만 BP선박 10척이 남아 있어 문제”라고 언급했다.STX조선의 자회사(지분 100%)인 고성조선소의 운명도 이달말 한영회계법인 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블록공장으로 STX조선에서 분리해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유동성을 뒷받침하기 어려워 STX조선과 운명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추가손실 2조…産銀, 8700억 ‘독박’STX엔진을 제외한 나머지 STX조선 관계사가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은행권의 추가 손실액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산은은 보고서를 통해 “은행권 추가 손실 추정액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 중 산은의 손실액은 전체 43.5%에 이르는 87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산은의 STX조선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5월 말 3조원이다. 시중은행도 추가 부담도 불가피하다. STX중공업의 은행 익스포저는 1650억원, 기존 적립 충당금은 1350억원, ㈜STX 익스포저 2100억원, 기적립 충당금 650억원, STX엔진 익스포저 2350억원, 기적립 충당금 720억원이다.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STX조선은 충당금에 100%를 적립하고 그 외 STX계열사(STX포스텍 포함)에 대해서는 50% 정도의 충당금 적립을 가정하면 STX그룹에 대한 은행 추가 부담은 1450억원”이라고 전망했다.
- 신한카드, 백화점 등 10% 할인 쇼핑 특화 카드 출시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신한카드(사장 위성호)는 온·오프라인 쇼핑 가맹점에서 10% 할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카드 쇼핑(Shopping)’(이하 신한카드 쇼핑)을 출시했다고 5일 밝혔다.먼저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AK 등 백화점 업종, 롯데, 현대, 신세계 사이먼 등 프리미엄 아울렛 업종,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메가마트, 탑마트 등 대형 할인점 업종,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VIC마켓, 이케아 등 창고형 할인매장 업종에서 결제 시 10%를 할인해 준다.각 업종별로 일 1회, 월 2회, 할인 전 승인금액 기준 1회 5만원(1회 최대 할인금액 5000원)까지 할인 적용된다.또 CJ오쇼핑, GS홈쇼핑 등 홈쇼핑 업종, 쿠팡, 티켓몬스터 등 소셜커머스 업종에서도 10% 할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종별 일 1회, 월 2회, 할인 전 승인금액 기준 1회 3만원(1회 최대 할인금액 30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5만원을 결제하고 대형 할인점에서 4만원, 소셜커머스 업종에서 3만원을 결제했다면 1만 2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셈이다.쇼핑 할인금액은 통합 할인한도가 적용된다. 전월 실적이 150만원 이상이면 월 5만원까지,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이면 월 3만 5000원까지,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면 1만 50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S& 2만원, 비자 2만 3000원이다.신한카드 관계자는 “웬만한 쇼핑 가맹점과 고객들이 평상시에 많이 찾는 생활밀착형 가맹점에서 10% 할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른 업종보다 특히 쇼핑업종에서 카드 사용액이 많은 고객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굿바이’ 김근수 회장 “섭섭한 건 없고 행복하다”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주위에서 ‘시원섭섭’하냐고 하는데, 섭섭한 것은 없고 시원하고 행복합니다. 3년 전에 와서 하고 싶은 게 3가지 있었는데 어려운 금융환경에서도 나름대로 이뤄낸 것 같습니다.” ‘굿바이’ 김근수(58)여신금융협회장. 김 회장이 3일자로 3년의 여신금융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지난 2013년 ‘관피아’ 라는 꼬리표를 달고 취임했지만, 3년 만에 그는 출입기자와 노조에게 감사패를 받고 떠나는 ‘행복한 관료’가 됐다. 김 회장은 여전히 열정적이었다. 소회를 말해달라는 요청에 그는 경제 관료 출신답게 구체적 숫자까지 줄줄 꿰며 청산유수로 자신의 지난 3년의 궤적을 더듬었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가장 보람찬 일...카드사 부수업무 네거티브제 전환김 회장은 가장 보람있었던 일로 카드사 부수업무 네거티브제 전환을 꼽았다. 부수업무란 카드사가 책을 팔거나 이동통신 대림점을 열어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업무를 말한다. 김 회장의 노력으로 카드사 부수업무 관련 규정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금지된 몇 가지 외에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네거티브제’로 바뀌었다. 저금리 기조와 핀테크 혁명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여전업계로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는 “과거 10여년 동안 금융당국에 계속 요청했던 사안이었다”며 “부수업무 네거티브 전환으로 아직까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건 없지만, 카드사가 앞으로 혁신을 한다면 업무 영역을 계속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 재임 시절 여신업권은 ‘돈’(당기순이익)도 많이 벌고 ‘몸집’(자산)도 불렸다. 김 회장은 “(취임전 2012년) 카드, 비카드 자산규모가 80조원씩이었는데, 지난해 말 카드(96조9000억원) 캐피탈(106조) 모두 100조원를 넘어섰다”고 짚었다. 순익도 1조5000억원(2012년 기준 1조3056억원)이 채 안 되던 카드사는 2년 연속 삼성카드 특별이익을 빼더라도 2조원 넘게(작년2조158억원) 벌었다. 캐피탈 등 비카드 여선사도 작년에 비해 27.7% 증가한 1조3217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김 회장은 재임시절 장기적 시각에서 협회의 기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여신금융연구원(싱크탱크)과 여신금융연수원(인재육성)을 만들었다”며 “업권과 협회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회공헌을 많이 해야 할 것을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이 3일 협회 회의실에서 임직원들과 이임식을 가진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영진 경영지원부 팀장, 이태운 금융본부장, 이기연 부회장, 김근수 회장, 함정식 여신금융연구소장, 박성업 카드본부장 (사진=여신금융협회 제공)◇ 카드3사 정보유출 땐 ‘아찔’...IC단말기 전환 느려 아쉬움협회장 시절 ‘탄탄대로’만 걸었던 건 아니다. 2014년 1월 카드 3사(KB국민, NH농협, 롯데)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고를 떠올리면 여전히 아찔하다고 한다. 그는 “국민들께 죄송스럽고 협회장으로 안타까웠다”며 “카드사가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결제의 편의성을 제공해 국가경제에 많이 이바지했는데,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영세가맹점의 IC카드 단말기 전환사업에 진도가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전법 개정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은 의무적으로 IC 단말기를 설치해야 하고 카드사들은 영세가맹점 IC단말기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그는 “1000억원을 조성하고 사업자까지 선정했는데 유예기간(3년)과 밴사 간 이해관계 탓에 진척이 느리다”고 말했다. 재임시절 개인적으로 가장 기뻤던 일은 서울시립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아 ‘만학의 결실’을 거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논문 주제가 ‘남북한 금융통합의 과도기적 단계로서 통화위원회 제도에 대한 고찰’이다. 그는 “당장 필요한 주제는 아니지만, 필요한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향후 그의 행보가 그려지는 대목이다. 자유인이 된 김 회장은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행시 23회로 1985년 재무부 사무관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해 기재부 국고국 국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단장을 거쳐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거치며 35년간을 쉼없이 ‘월급쟁이’로 뛰었던 그다. 김 회장은 “푹 쉬면서 35년간의 카르마(업)를 털어내겠다”며 “혹시 봉사할 기회가 주어지면 그때 일을 더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 대우조선 23조 빼고도..은행 부실채권 31조 '15년만에 최대'
-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로 1분기(1∼3월)말 국내은행 부실채권이 15년만에 최대 수준으로 폭증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여신이 빠지는 등 향후 구조조정 과정이 본격화되면 부실여신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부실여신 가운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농협은행에 전체 부실의 50%가 넘게 쏠리면서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 부실채권 15년만에 최고..비율도 5년만에 최고금융감독원은 1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6조6000억원 늘어난 3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이는 2001년 1분기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전체의 93%를 넘는 29조2000억원이 기업대출이 부실화된 채권이었다. 부실채권은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채권이다. 부실채권이 많아지면 은행은 빌려준 돈을 회수하지 못할 우려가 커져 이에 대비해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이 늘어난다. 충당금은 순이익을 갉아먹는 비용이다. 은행별로는 부실채권의 절반 이상을 △산은(8조6000억원) △수은(4조2000억원) 등 국책은행과 농협은행(4조원) 등 특수은행이 떠안았다. 이들 은행의 부실채권만 16조8000억원으로 전체 부실채권의 54%에 이르렀다. 산은의 부실채권 규모는 소매금융에 치중하는 씨티은행 부실채권 (2000억원)의 43배 수준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창명해운, 구조조정이 한창인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취약업종 여신이 대거 부실화된 여파다.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여신 중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부실채권비율)도 1.87%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분기 2.0% 이후 5년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미국(1.54%), 일본(1.53%) 등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산업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6.7%로 가장 높았고 수은과 농협은행이 각각 3.35%, 2.15%를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의 경우 △우리(1.38%) △하나(1.24%) △국민(1.08%) △신한(0.86%) 등 1%대 안팎에 머물러 국책은행과의 건전성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 23조 대우조선해양 여신 ‘정상’으로 빠져문제는 대우조선해양 등 사실상 부실채권이지만, ‘정상’여신으로 분류되고 있는 채권들이 이번 부실채권 통계에서는 빠져 있다는 점이다. 실제 대우조선 여신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 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뿐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등 여타 다른 주요 대우조선 채권단은 대우조선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곧 이들 은행들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 향후 여신분류를 조정할 경우 충당금 부담이 높아져 순익이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특히 향후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부실채권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의 은행권 여신만 해도 22조7000억원에 달한다. △수은 12조6000억원 △산은 6조3000억원 △농협은행 1조4000억원 등 국책은행에 집중돼 있다. 부실채권이 늘어나면 ‘충당금 폭탄’으로 이어진다. 대우조선이 자율협약에 일단 들어가면 건전성 분류는 최소 ‘요주의’로 떨어져야 해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다. 당장 지난해 4분기 STX조선 부실로 적자에 빠진 농협은행은 2분기 추가 충당금 부담으로 적자를 고민해야 할 판이다.이재용 금감원 특수은행국 부국장은 “향후 조선업 등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부실채권 등 은행 자산건전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자산건전성 분류를 통한 적정 수준의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금융기관은 채권의 적기상환 가능성 등 건전성 분류 기준에 따라 정상(기업대출 기준, 필요 충당금 0.85% 이상), 요주의(7% 이상), 고정(20% 이상), 회수의문(50% 이상), 추정손실(100%) 5단계로 자산건전성을 분류, 이에 따라 충당금을 달리 쌓는다. 충당금을 쌓는 만큼 순익은 고스란히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