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7,541건
- 거래소 닷새째 상승, 코스닥 2.2%↑
- [edaily 한형훈기자] 16일 주식시장이 닷새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 뉴욕시장의 훈풍이 속등에 따른 경계심리를 누그러뜨린 데다 외국인이 매수우위로 대응, 상승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거래소시장은 610선을 훌쩍 넘으며 출발했다. 미증시가 이틀연속 오른 후 시간외거래에서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지속,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지수는 한때 620선에 오르는 등 상승 에너지를 분출했다.
오전 11시를 전후 상승탄력이 주춤했지만 610선 위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전 11시17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대비 11.46포인트(1.89%) 오른 616.45를 기록중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27억원, 483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949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열중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이 600억원 순매수, 91억원 순매도로 총 508억원을 순매수중이다.
증시 속등에 힘입어 증권업종이 5.66% 급등했다.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건설, 보험 등도 2~3%대의 오름세를 기록중이다. 전기가스는 홀로 약보합이다.
대형주들도 상승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3.72% 급등했다. KT와 국민은행도 1.43%, 2.02% 상승했다. SK텔레콤과 한국전력은 강보합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현대차와 신한지주, 기아차, 삼성화재, 삼성전기 등이 2~3%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0.87포인트(2.20%) 오른 43.83을 기록중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95억원, 4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97억원을 순매도했다.
- 통화스왑 시장 왜곡.."돌파구가 없다"
- [edaily 이정훈기자] 통화스왑(CRS) 리시브(receive: 원화 고정금리 수취)쪽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어진 시장 왜곡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기사는 3월4일 16:37 edaily `마켓플러스`에 게재됐습니다.)
현재 CRS 레이트는 만기에 관계없이 3%대로 추락했고 스왑커브는 완전히 평평하게 누웠다. 일부 구간에서는 만기간 레이트 역전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리시브 수요가 워낙 넘쳐나다보니 수급상 시장을 돌려놓을 모멘텀이 없어 이같은 이상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채권의 투자메릿이 높아지거나 국내 기관의 해외채권 발행이 늘어나 페이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방적인 CRS시장..장-단기 역전
최근 CRS 시장을 보고 있으면 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커브는 완전히 평평하게 누웠고 장기와 단기 레이트가 역전되는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리시브만 나오고 페이(pay:원화 고정금리 지급)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시장호가보다 훨씬 낮게 페이가 나오기만 하면 리시브쪽에서 기다렸다는 듯 받아간다.
실제 시장 상황을 보면 이같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CRS 1년 레이트는 3.89%인데, 2년과 3년도 3.89%로 같다. 5년도 3.95%로 1년과 스프레드가 6bp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에는 1년과 2년, 3년 레이트가 뒤집혀 3년이 가장 낮고 2년과 1년이 그 뒤를 따르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IRS-CRS간 베이시스도 2월초 -57bp에서 불과 한 달도 안돼 -86bp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그후에도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당시 1년 레이트가 3.89%인 상황에서 5년 비드가 3.85%에 나오자 리시브가 이를 낚아채면서 5년 거래가 1년보다 4bp 낮은 3.85%에서 이뤄졌다.
4일 오전에도 1년 레이트가 3.84%였지만 3년물은 3.79%에서 리시브가 비드를 채가면서 거래를 체결시켰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리시브만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레벨에 관계없이 페이만 나오면 리시브가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도 "지금 시장에서는 5~6bp 정도는 보지도 않고 받아간다"며 "비드만 있으면 찍어가는 양상이며 점차 패닉(panic)쪽으로 가는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췄다.
◇해외채권 투자 증가..리시브 유발시킨 주원인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살려는 쪽과 팔려는 쪽이 만나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강해지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쪽 수요가 유발되는 반발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 CRS 시장에서는 리시브만 있고 페이는 실종돼 있다. 무엇이 이같은 일방적인 시장 흐름을 야기했을까?
CRS 리시브는 원화 고정금리는 수취하는 쪽이기 때문에 외화 변동금리를 보유한 쪽에서 헤지를 위해 리시브에 나서게 된다. 한마디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기관들의 헤지수요가 이같은 리시브를 유발시킨 주요인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국내 장기채권 공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부채에 대한 매칭을 위해 해외 장기채권쪽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나 신탁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투신사와 시중은행 등에서 이같은 해외투자펀드를 앞다퉈 시판했거나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장기투자기관까지 확대된 신용연계채권(CLN) 투자와 포드사 등의 아리랑본드 발행 가능성 등 리시브를 만들어내는 요인만 눈에 띈다.
또한 최근 레이트 급락으로 일부 외국계은행들의 손절매(스탑로스)로 인해 급매물이 나오는 것도 추가적인 레이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취감춘 페이세력.."수요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CRS를 페이하려는 쪽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내 기관의 해외채권 발행 스왑뱅크로 나선 기관에서 간간이 페이를 내놓긴 했지만, 당분간 페이수요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한 유럽계은행 스왑딜러는 "장중에 에셋스왑 태핑 얘기는 꾸준히 들려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페이쪽 플로우(flow)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그동안 CRS 페이는 국내 카드사의 해외 ABS나 공기업 계열의 해외채권 발행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그나마도 발행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카드사들이 연체율 급증으로 정부 규제를 받게 되면서 이같은 해외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곧 외평채가 발행되지만, 원화로 교체돼 스왑시장 페이를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발행후 달러로 유지되고 있어 페이 수요를 찾긴 힘들 수 밖에 없다. 해외채권 투자가 느는 것과 반대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는 축소되고 있는 점도 이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향후 달러/원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세하면서 외화부채를 가진 기업들이 스왑을 통해 헤지하지 않는 것도 페이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CRS 왜곡 "상당기간 지속될 듯"..금리 하락 부추길수도
이런 페이와 리시브간의 불균형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도 CRS 시장의 왜곡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업은행 정해근 금융공학실장은 "현재로서는 페이쪽 공급 자체가 끊어진 상황이라 CRS 시장이 반전을 노리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외국계은행들의 손절매까지 가세할 경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며 마켓 메이킹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리시브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발행분이 늘어나서 자금이 국내에 있어야 하지만 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RS 장기 레이트가 단기 아래로 내려가는 역전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RS 1년의 경우 포워드(forward) 거래로 헤지 가능해 상쇄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장기로 갈수록 그런 헤지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해외ABS 발행이 있더라도 대체로 만기가 3년이라 CRS 5년과는 미스매칭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CRS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워져 외화채권 투자 등에 따른 헤지물량을 소화해내기 힘들어질 수 있다. 또 지난 주 채권시장에서 확인됐듯이, CRS 페이 부족으로 리시브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국채선물 매수로 대체돼 금리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국내 금리를 지나치게 낮춰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고 그만큼 달러화 차입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정책완화 고려..국제 크레딧 인식 개선도 필요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당장 별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정책적인 변화나 해외기업에 대한 크레딧 인식 개선 등이 중장기적으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카드사가 해외ABS를 발행해도 스왑뱅크가 달러 변동 리스크를 지고 카드사는 원화를 유리한 조건에 빌려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국에서 카드사의 해외ABS 발행 규제를 완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얘기하는 쪽도 있다. 정해근 실장은 "아리랑본드 발행을 추진중인 포드사의 경우 국제신용시장에서는 BBB등급에 불과하지만, 국내 기관들은 현대차의 국내 신용등급인 AA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차입금리가 유리한 아리랑본드 발행에 나설려고 한다"며 "이같은 크레딧 스프레드에 대한 인식도 맞아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통화스왑 시장 왜곡.."돌파구가 없다"
- [edaily 이정훈기자] 통화스왑(CRS) 리시브(receive: 원화 고정금리 수취)쪽에 수요가 몰리면서 빚어진 시장 왜곡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CRS 레이트는 만기에 관계없이 3%대로 추락했고 스왑커브는 완전히 평평하게 누웠다. 일부 구간에서는 만기간 레이트 역전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리시브 수요가 워낙 넘쳐나다보니 수급상 시장을 돌려놓을 모멘텀이 없어 이같은 이상현상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화 채권의 투자메릿이 높아지거나 국내 기관의 해외채권 발행이 늘어나 페이 수요가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방적인 CRS시장..장-단기 역전
최근 CRS 시장을 보고 있으면 정상적인 시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커브는 완전히 평평하게 누웠고 장기와 단기 레이트가 역전되는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리시브만 나오고 페이(pay:원화 고정금리 지급)는 찾아볼 수 없다. 그러다보니 시장호가보다 훨씬 낮게 페이가 나오기만 하면 리시브쪽에서 기다렸다는 듯 받아간다.
실제 시장 상황을 보면 이같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3일 종가 기준으로 CRS 1년 레이트는 3.89%인데, 2년과 3년도 3.89%로 같다. 5년도 3.95%로 1년과 스프레드가 6bp에 불과하다.
지난 주말에는 1년과 2년, 3년 레이트가 뒤집혀 3년이 가장 낮고 2년과 1년이 그 뒤를 따르는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IRS-CRS간 베이시스도 2월초 -57bp에서 불과 한 달도 안돼 -86bp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그후에도 시장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당시 1년 레이트가 3.89%인 상황에서 5년 비드가 3.85%에 나오자 리시브가 이를 낚아채면서 5년 거래가 1년보다 4bp 낮은 3.85%에서 이뤄졌다.
4일 오전에도 1년 레이트가 3.84%였지만 3년물은 3.79%에서 리시브가 비드를 채가면서 거래를 체결시켰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리시브만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며 "레벨에 관계없이 페이만 나오면 리시브가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도 "지금 시장에서는 5~6bp 정도는 보지도 않고 받아간다"며 "비드만 있으면 찍어가는 양상이며 점차 패닉(panic)쪽으로 가는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췄다.
◇해외채권 투자 증가..리시브 유발시킨 주원인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살려는 쪽과 팔려는 쪽이 만나 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강해지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쪽 수요가 유발되는 반발작용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현재 CRS 시장에서는 리시브만 있고 페이는 실종돼 있다. 무엇이 이같은 일방적인 시장 흐름을 야기했을까?
CRS 리시브는 원화 고정금리는 수취하는 쪽이기 때문에 외화 변동금리를 보유한 쪽에서 헤지를 위해 리시브에 나서게 된다. 한마디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국내 기관들의 헤지수요가 이같은 리시브를 유발시킨 주요인이다.
최근 보험사들은 국내 장기채권 공급이 워낙 부족하기 때문에 장기부채에 대한 매칭을 위해 해외 장기채권쪽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 해외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펀드나 신탁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투신사와 시중은행 등에서 이같은 해외투자펀드를 앞다퉈 시판했거나 준비중이다.
이와 함께 장기투자기관까지 확대된 신용연계채권(CLN) 투자와 포드사 등의 아리랑본드 발행 가능성 등 리시브를 만들어내는 요인만 눈에 띈다.
또한 최근 레이트 급락으로 일부 외국계은행들의 손절매(스탑로스)로 인해 급매물이 나오는 것도 추가적인 레이트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취감춘 페이세력.."수요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CRS를 페이하려는 쪽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 최근 국내 기관의 해외채권 발행 스왑뱅크로 나선 기관에서 간간이 페이를 내놓긴 했지만, 당분간 페이수요가 나올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한 유럽계은행 스왑딜러는 "장중에 에셋스왑 태핑 얘기는 꾸준히 들려오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페이쪽 플로우(flow)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제 그동안 CRS 페이는 국내 카드사의 해외 ABS나 공기업 계열의 해외채권 발행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그나마도 발행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카드사들이 연체율 급증으로 정부 규제를 받게 되면서 이같은 해외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곧 외평채가 발행되지만, 원화로 교체돼 스왑시장 페이를 유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발행후 달러로 유지되고 있어 페이 수요를 찾긴 힘들 수 밖에 없다. 해외채권 투자가 느는 것과 반대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는 축소되고 있는 점도 이같은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향후 달러/원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세하면서 외화부채를 가진 기업들이 스왑을 통해 헤지하지 않는 것도 페이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CRS 왜곡 "상당기간 지속될 듯"..금리 하락 부추길수도
이런 페이와 리시브간의 불균형이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 참가자들도 CRS 시장의 왜곡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업은행 정해근 금융공학실장은 "현재로서는 페이쪽 공급 자체가 끊어진 상황이라 CRS 시장이 반전을 노리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외국계은행들의 손절매까지 가세할 경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며 마켓 메이킹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계은행 스왑딜러는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리시브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내 발행분이 늘어나서 자금이 국내에 있어야 하지만 이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RS 장기 레이트가 단기 아래로 내려가는 역전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CRS 1년의 경우 포워드(forward) 거래로 헤지 가능해 상쇄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장기로 갈수록 그런 헤지 방법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 해외ABS 발행이 있더라도 대체로 만기가 3년이라 CRS 5년과는 미스매칭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CRS 트레이딩 자체가 어려워져 외화채권 투자 등에 따른 헤지물량을 소화해내기 힘들어질 수 있다. 또 지난 주 채권시장에서 확인됐듯이, CRS 페이 부족으로 리시브가 충족되지 못할 경우 국채선물 매수로 대체돼 금리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이는 결국 국내 금리를 지나치게 낮춰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고 그만큼 달러화 차입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정책완화 고려..국제 크레딧 인식 개선도 필요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당장 별다른 해결책은 없다는 반응이다. 다만 정책적인 변화나 해외기업에 대한 크레딧 인식 개선 등이 중장기적으로 해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 딜러는 "카드사가 해외ABS를 발행해도 스왑뱅크가 달러 변동 리스크를 지고 카드사는 원화를 유리한 조건에 빌려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당국에서 카드사의 해외ABS 발행 규제를 완화시킬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얘기하는 쪽도 있다. 정해근 실장은 "아리랑본드 발행을 추진중인 포드사의 경우 국제신용시장에서는 BBB등급에 불과하지만, 국내 기관들은 현대차의 국내 신용등급인 AA 정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 차입금리가 유리한 아리랑본드 발행에 나설려고 한다"며 "이같은 크레딧 스프레드에 대한 인식도 맞아줘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채권분석)"브레이크는 없나?"
- [edaily 이정훈기자] 채권수익률이 멈추지 않고 하락하고 있다. "과열" 경고도 커지고 있지만, 한국은행마저도 더 이상의 카드를 내밀지 못하는 만큼 하락랠리를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는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 국고 3년물 금리는 어느새 4.6%대에 진입했고 국고 10년물을 제외한 채권들의 금리는 모조리 4%대에 들어섰다.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수익률 곡선은 평평하게 누웠다.
아래쪽으로 내리누르는 "작용"이 오랫동안 이어진 만큼 반대쪽으로의 잠재된 "반작용"도 점칠 수 있다.
"작용"을 유발시켰던 요인을 금리에 추가로 반영해야할 지 고민스러운 수준에 다가섰다. 풍부한 유동성, 우호적인 수급, 지지부진한 주가 모두 빛이 바래져가는 상황이다.
이라크 전쟁과 관련된 국제정세 추이나 달러/원 환율 움직임, 미국 국채수익률 등에서 "반작용"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고 있다.
◇속도제어 실패.."한은보단 심리"
이번 주에도 한국은행은 금리 하락속도를 제어하는데 실패했다. 주초부터 본격화된 하락으로 시장금리는 지난달 초 한은의 개입 이전수준으로 복귀했다.
한은은 지준 마감을 앞두고 RP 지원을 통해 단기자금 부족을 맞춰주면서도 "유동성 죄기"라는 기조적인 움직임은 지켜나갔다.
통안채만으로는 좀처럼 금리 하락이 잡히지 않자 한은으로서도 금리관련 코멘트를 자제한 채 "일단 금통위를 지켜보자"고 했지만, 박승 총재의 "비정상적"이라는 채권시장 진단도 소용없었다.
이렇게 되자 시장에서도 한은보다는 시장심리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단기금리가 막히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가 더욱 좁혀들고 있고 월말로 갈수록 3월 국채발행 물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이다.
또 투신권이나 외국계 은행 등에서는 보유하고 있는 채권 현물을 헤지하기 위해 고점에 근접할수록 선물 매도로 대응하려는 욕구를 보이고 있다.
주가 또한 마찬가지. 종합주가지수는 570선이라는 워낙 낮은 레벨까지 도달했기 때문에 더이상 주가 하락으로 인한 금리의 반사익도 줄어든다는 계산도 나온다.
조정의 시그널을 찾으려는 시도는 채권시장 외부에서도 이뤄진다. 원화강세가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일부 억눌러 온 측면이 있어 달러/원 환율도 신경쓰인다는 지적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일구 스트레터지스트는 "그동안 유로화와 국내 금리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유로화 모멘텀이 다소 꺾인 것으로 보여 금리 전망에서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늘 달러/원 환율이 다소 올라 조심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며 "원화 절상이 계속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물가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으며 외국인이 순매도하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것도 금리에는 좋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戰 추이 주목..자금사정 큰 변화없을 듯
개전시기가 "수주일내"로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들 속에서 이라크전쟁 관련 추이는 시장에 비교적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초에는 한스블릭스가 UN사찰단과 함께 이라크를 재방문하고 주말에는 추가 보고에 나서 전쟁 개시 시기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미 국채시장은 심리적인 부담 정도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미 재무부는 국채 5년물 240억달러, 10년물 180억달러 등 총 420억달러의 발행에 나선다.
이밖에 미국에서는 7일밤 1월 실업률, 12월 도매재고, 12월 소비자신용, 13일 주간 실업수당신청건수, 1월 소매판매, 14일 1월 산업생산,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잠정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자금사정도 변수이겠지만, 이번 주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에서도 잇달아 다음 주 자금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 장세근 공개시장운영팀장은 "다음 주에는 통안채를 정례적으로 지속 발행할 것"이라며 "나머지 하반월에도 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지긴 하겠지만 그다지 여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다음 주 통안채 1년물 정기 입찰이 예정돼 있고 상황에 따라 타 만기물이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현금유입이 더딘 은행권 자금사정은 이번 주와 비슷할 전망이다.
- (채권분석)경계심리 점증..후퇴냐 전진이냐
- [edaily 이정훈기자] 채권시장 랠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유동성으로 이어진 장세인 만큼 지속 여부를 점치는데도 유동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넘쳐나던 시중 유동성이 점차 위축되면서 금리 하락기조도 한풀 꺾이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이번 주 채권시장 참가자들에게 던져졌다. 다만 금리가 하락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는 경계심리를 누그러뜨린 것은 좀처럼 상승할 줄 모르는 주가였다.
월요일 시장이 열리기 전만해도 이번 주 채권시장은 완연한 조정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절대금리 수준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이고 유동성의 불꽃이 사그러드리란 우려감도 한 몫할 듯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시장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은의 지속적인 견제 속에서도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채권을 매수하는 기회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의 힘이 여전히 강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주 통안채 2년물 창판이라는 "칼"을 빼든 이후 이번 주에도 통안채 입찰과 연이은 RP 매각 등으로 시중 유동성 흡수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또 한 편으로는 월말 부가세 환수와 설 자금수요로 시중 자금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을 인식, 이제는 "유동성 죄기"를 늦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속도조절을 위한 당국의 "경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랠리냐 조정이냐..시장체력 검증 시점
한은도 밝혔듯이, 실제 부가세 국고환수와 설연휴 자금수요를 감안할 때 10조원 정도의 유동성 흡수 요인이 있을 것이고, 어느 정도의 MMF 환매도 예상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다음 주 채권시장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는 분위기는 조성된 셈이다.
유동성장세의 지속 여부를 좌우할 키는 결국 "유동성"일 수 밖에 없다.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채권 매수여력은 그만큼 위축되는 것이고, MMF 환매가 있을 경우 단기물로부터 채권 매물압박이 가해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일부 딜링세력은 팔기 쉬운 지표물부터 매물화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처럼 채권시장의 조정을 누구나 예상하는 상황인 만큼 시장이 그대로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자연스럽게 조정에 대비하는 편이 있는가 하면 이를 역이용해 승부를 거는 쪽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번 조정으로 금리가 비교적 크게 반등할 것으로 본다면, 채권비율을 다소 줄이고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는 보수적 운용에 나설 것이다. 반대로 공격적인 쪽은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채권을 주워담고 수익률곡선상 유리한 채권 찾기에 나설 것이다. 결국 이들의 기싸움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에 따라 다음 주 금리 조정폭이 결정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유리할 지 누구도 점칠 수 없지만, 유동성 이전에 금리 상승 자체를 막아온 채권물량 부족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요인이 변함없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오는 3월부터 국채 펀저블이 6개월로 확대되면서 "자투리"가 되는 2월 발행물은 1월에 비해 크게 늘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또 이라크전쟁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북핵문제는 오히려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내주 대형 재료 줄줄이..MMF, 한은, 경제지표, 2월 국채계획, 미국...
다음 주 수급측면에서는 투신권 MMF 자금동향과 재경부가 발표할 2월 국채발행계획에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월말 MMF 자금이탈이 5~8조원에 이를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어 실제 규모가 얼마일지에 따라 시장 충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의 스탠스도 관건이다. 화요일 통안채 입찰은 실시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물량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 자금사정에 따라 한은이 자세를 바꿔 RP 지원으로 나설 것인지도 관심이다.
월말 경제지표 발표도 이어진다. 29일에는 12월 산업생산, 30일에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선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설연휴에 따른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이 어떤 식으로 물가에 나타날 지 변수다. 그동안 숨겨져 있던 `물가`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24일 실시한 edaily 전문가 폴에서는 전월비 0.5% 상승이 예상됐다.
한편 다음 주 미국에서는 29일과 30일 FOMC가 열려 향후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 타진이라는 측면에서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7일에는 유엔 사찰단의 이라크 사찰 결과보고가 있으며, 28일에는 부시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가늠할 중요한 단서가 제시될 지 주목된다.
미국에서도 굵직한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27일 12월 중고주택판매, 28일 내구재주문 및 신규주택판매, 1월 소비자신뢰지수, 30일 4분기 GDP와 주간실업수당 청구건수 등의 지표가 각각 발표된다.
- (스왑)IRS 1·5년 중심, 장단기 스프레드 매매시도(마감)
- [edaily 이정훈기자] 11일 금리스왑(IRS) 시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현선물시장과 마찬가지로 비드(bid)와 오퍼(offer) 모두 숨죽인 채 관망하는 모습이었다.
5년물과 1년물이 일부 거래됐다. 오후에는 5년 이상 롱 엔드(long end)쪽에서 스프레드 거래를 시도한 것외에 별다른 거래가 없었다. 총 거래량은 1000억원대로 추정됐다.
이날 IRS 1년물 레이트는 지난 주말 종가와 같은 4.93%(offer, bid의 중간 값으로 산업은행 호가 기준), 2년물과 3년물은 보합인 4.97%, 5.03%, 5년물은 2bp 떨어진 5.13%를 기록했다. 통화스왑(CRS)은 1년이 보합인 4.49%, 2년은 1bp 낮은 4.51%, 5년물은 3bp 떨어진 4.58%로 장을 마감했다.
IRS 시장에서는 1년과 2년, 5년물만 거래됐다. CD금리보다 아래에 있는 1년물은 4.90%에 100억원 정도 거래됐고 2년물은 4.95% 수준에서 100억원 정도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5년물의 경우 한 스몰로컬 쪽에서 비교적 강하게 페이(pay)에 나서며 400억원 정도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 거래는 주로 5.13%와 5.14%에서 이뤄졌다.
국고채 5년물 입찰에 앞서 현물 매수-스왑 페이 전략에 의한 매매로 보이며 일부는 스왑 스프레드 확대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후에는 한 로컬뱅크가 5-10년물 스프레드를 위해 태핑에 나섰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비드는 25bp, 오퍼는 28~30bp에 나왔다. 그러다 5-7년, 7-10년쪽으로 스프레드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거래는 없었다. 고객물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은행 스왑딜러는 "커브가 추가적으로 플랫해졌지만 대체로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단기쪽은 CD레벨에 붙으면서 추가적인 오퍼나 페이가 쉽지 않고 장기도 고객물량이 잠잠해지면서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CRS 시장에서는 커브가 거의 수평으로 눕다시피 플래트닝이 계속됐다. 1년과 2년물이 아웃라이트로 거래되며 파 수준에 스프레드 거래가 체결됐다.
마켓메이킹 은행 스왑딜러는 "IRS 시장도 문제지만 CRS 시장은 레이트가 계속 눌리면서 베이시스만 벌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포커스가 CRS로 옮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계 은행 딜러도 "현재 CRS 시장은 다소 비정상적으로 플랫해지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풀리긴 힘들 것"이라며 "속앓이 하고 있는 시장 참가자들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 (edaily리포트) "장사꾼" 김정태의 마이웨이
- [edaily 김병수기자] 은행권에서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큽니다. 그야말로 뉴스메이커입니다. 김 행장은 스스로를 "뱅커"라고 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장사꾼"이라는 표현을 더 좋아합니다. 덕분에 은행권에서도 "장사꾼론"이 좀 힘을 얻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12일 김 행장은 서울시립대에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김 행장 스스로 얘기한 "성공담"을 김병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김우중이 세상은 넓다고 했지만…"
김 행장은 익히 알려진 얘기지만 이날 옛 주택은행장 취임 초기의 대우그룹 익스포져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우중씨와 자신은 반비례한다"고 운을 뗏습니다. 자신은 증권사 사장시절부터 김우중을 믿지 않았다는 말도 했습니다.
김우중씨를 왜 믿지 않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런 얘기는 하더군요. 대우 자금을 회수하라고 지시를 했는데, 담당 상무와 부장이 10~20% 정도밖에 회수하지 않아 불러 따졌더니, "설마 대기업이 망하겠느냐. 은행에서 보통 자금 회수하라고 하면 10~20% 정도 회수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내가 회수하라는 건 100%다. 나도 자신은 없지만 그렇게 못하겠으면 사표쓰라"고 했다는 겁니다. 결국 대우 부도가 터졌을 때 3000억원밖에 안물렸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행장은 이런 말을 하더군요. "My Way"라고….
김 행장은 이 때 (판단이) 틀렸으면 골치아팠을 거라고 회상했습니다. 대우가 계속 살았으면 회사로부터 욕먹고, 은행원들로부터도 뭣도 모르는 것이 은행 다 망친다는 소릴 할 게 뻔하니까요. 그는 당시의 경영판단을 다소 운이 작용한 것으로 말했지만, 여하튼 배짱치고는 대단한 배짱입니다.
◈ "이도저도 아니면 공무원해라"
그러나 요행만으로는 될 수 없죠. 김 행장은 이쯤에서 평소의 "공무원에 대한 시각"을 거침없이 토해냈습니다. "공직자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어떤 분야는 공무원이 몰라야 하는데, 알려고 해서 더 문제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80년대 중반이후 민간 부문이 엄청나게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습니다. "반도체에 대해 누가 더 많이 알겠는가. 네덜란드에 우체국이 없는 데 아무 문제 없더라"는 식의 비유가 이어졌습니다.
김 행장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미래가 어디로 가는지 보라"고 했습니다. 학부생들을 위한 강연인만큼 준비된 멘트도 멋있네요.(^_^) 다음 말은 더 걸작이지만…. 김 행장은 "아무 것도 적성에 맞지 않으면 고시 공부나 하라"고 하더군요.
이런 얘길 우리의 점잖은(?) 공무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김 행장의 입담과 독설도 손가락 안에 드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김 행장의 얘기를 곱씹어 보면 내용은 간단합니다. "김우중씨 말대로 세상은 넓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만큼 각 분야에서 (더 의미있게) 할 일도 많다"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그는 이 부문에서 재미있는 비유를 했습니다. 삼국지 얘깁니다만, "흘러가는 강물에 몸이 들어있으면 강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겁니다. 강 밖으로 나갈려면 더 멀리보기 위해 목을 내놓아야 하고, 목을 내놓기 위해선 (마치 오리처럼) 발을 열심히 굴러야지요.
좀 더 노력해서 목을 내놓고 보면 길이 보인다는 겁니다. 목을 좀 더 많이 내놓을수록 길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거지요. 대세를 보면서 좀 더 멀리보면 성공한다는 그야말로 평범한 진리를 얘기하고, 대우 익스포져 문제처럼 "실천"을 강조한 겁니다.
◈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용기"
실천 문제는 곧바로 "요즘 학생들"로 옮겨졌습니다. "미국 지도자의 가장 큰 덕목은 용기"라는 말로 화제를 옮긴 김 행장은 "편안하고 위험없이 살려면 무덤에 가서 눕는 게 낫다"고 또 한차례 독설을 품어내는군요.
이 얘기를 좀 더 경제적인 용어로 풀어볼까요. "(요즘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안정성을 너무 추구하고 리스크에 걸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이 얘기는 김 행장의 "공무원론"과 연결되기도 하지만, 사회가 얼마나 다양화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지를 강조한 겁니다.
김 행장은 "최근 인사청문회를 재밌게 봤다"며 "언제부터 우리가 저런 걸 상상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변화하는 모습을 봐야하고, 그에 따르는 리스크에 몸을 던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성공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래의 은행이 어떻게 바뀔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20여개의 은행이 있지만 몇개의 은행이 남아야 하는지 다들 생각이 다르다"는 겁니다. 그는 "국내 은행권에 니치마켓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있느니 없느니 생각이 다르고 소유구조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얘기합니다.
여하튼 김 행장의 키워드(Key Word)는 "분명한 건 미래는 지금과 다르다는 것"이군요.
◈ "미래에 베팅하라"
이제 김 행장의 결론을 들어볼까요. 김 행장의 결론은 선명하고도 간단 명료합니다. "미래에 베팅하라"는 거죠. "미래가 어디로 가는지 보고, 또 어디로 갈지 스스로 판단하고 베팅하라"는 얘깁니다. 물론 점쟁이가 아닌 이상 접근하려는 노력은 해야 하죠. 마치 흐르는 강물에서 멀리 보기위해 목을 내놓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설사 처음에 미래를 잘못보면 어떠랴. 내가 공부할 땐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몇개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직업에 귀천이 없고 500개, 아니 5000개의 길이 있다"는 게 김 행장의 얘깁니다.
어차피 리스크를 부담하고 배팅하지 않으면 뭘 하겠다는 건가. 김 행장의 말을 빌면 "공무원이나 하고, 아예 그것도 안되면 무덤에 가 눕는 길밖에 없다는 거죠.
그는 이어 "우리 사회의 문제는 너무나 결과의 평등을 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북한도 차별화의 길로 들어섰다"며 "사람을 차별 대우하고 값을 매기는 그런 현실이 눈앞에 오고 있다"게 그의 생각입니다.
"노조는 반발하겠지만 기업 입장에선 차별의 폭을 키우는 것만이 좋은 인재를 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며 결국 리스크에 투자하는 것이 성공의 길임을 강조합니다.
김 행장의 얘기를 듣다보면 역시 "장사꾼"의 기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학부생들에게도 진취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데 손색없는 얘기들입니다.
그는 CEO로서의 경영판단을 상당부분 "운이 따랐다"고 겸손해 했지만 "원칙에 입각한 소신판단"도 그의 트레이드 마크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 그러나…
그러나, 한편에선 의문도 듭니다. 요즘 국민은행 주가가 말이 아닙니다. "가계대출 부실"이라는 이유로 국민은행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하루이틀의 주가를 보고 성급한 판단을 내리는 건 분명 금물입니다. 또 애널리스트들의 조금은 얄팍한 코멘트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집니다.
중요한 건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이 아니라 김 행장이 추구한 "소매+소매"를 통한 "시장 지배력" 논리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김 행장 스스로 설정한 데드라인인 전산통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조금은 성급할 지도 모르나, 이 같은 시장 지배력을 기대하긴 어려워진 건 아닌지 헛갈리기 시작합니다.
어찌됐건 시장의 반응은 "합병 국민은행이 앞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실히 향유할 것이다"는 것보다는 두 은행의 합병으로 가계부실에 대한 충격이 두배로 늘었다는 것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김 행장은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나름대로의 대안도 제시했습니다. 소호 영업을 강화하고,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위한 노력들이 그런 것들이죠.
김 행장의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볼까 합니다. 그는 "리스크에 걸고 미래에 베팅하라"고 했습니다. 합병 국민은행은 이런 측면에서 분명히 리스크가 증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리스크에는 걸었군요.
베팅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결국 이것이 "은행이 장사꾼을 원하느냐 뱅커를 원하느냐"는 논란의 마침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