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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현장)전국 100만 촛불..충돌없이 새벽 맞아
- [이데일리 정원석기자] 33번째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문화제`이자 `6·10 100만 국민행동`이 10일 밤을 세워 진행됐다. 자정을 넘어서며 참석인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1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촛불 집회 사상 최다인파가 모여 밤새 집회가 계속됐지만,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시위참여자들이 물리적 충돌을 야기시킬 만한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대다수 시위대는 "비폭력"을 외치며 돌출행위를 막아섰다. 이날 저녁 7시30분 서울시민 60만명이 참여해 시작된 촛불 문화제는 밤 9시10분경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했다. 집회를 주최한 광우병 대책회의는 서울을 포함해 부산, 대구, 대전 등 전국 각지 118곳에서 100만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에 따르면, 이날 집회참석 인원은 지난 1987년 6.10 항쟁 이후 단일 집회로서는 최다 인파다. 세종로 이순신 동상 앞에서 시작한 시위 대열은 남대문까지, 종로 1가 부터 광화문에서 서대문쪽 방면의 금호아시아나 그룹 사옥까지 늘어졌다. 서울 시내 곳곳이 인파로 메워졌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고, 촛불의 바다였다.밤 10시경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독립문 사직터널쪽 진출로와 수송동 연합뉴스 앞,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방향으로 거리행진을 하며, 가두시위를 이어갔다. "국민들이 승리한다", "될때까지 계속한다" 등의 구호가 등장했다. 청와대 쪽 진출로가 컨테이너 박스 등으로 차단돼 진출이 봉쇄되자 시민들은 연좌를 하며 대치를 이어갔다. 청와대 진출을 시도하기보다는, 삼삼오오 원형으로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방송차에서 진행되는 자유발언을 듣는 모습이었다. 사직터널 쪽에서는 대치 끝에, 한 때 경찰이 소화기 분말을 뿌렸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자정 경 흩어졌던 시위대열은 다시 광화문 일대로 다시 모였다. 세종로 부근과 청계광장, 태평로 등지에서는 시민들의 즉석 자유발언대가 마련돼 쇠고기 재협상 등을 촉구하는 즉석 연설이 이어졌다. 곳곳에서 연주 공연이 벌어졌고,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길거리 법률 강좌를 열기도 했다. 11일 새벽 1시 경부터는 인권단체연석회의 측이 컨테이너 박스 앞에 스티로폼 박스로 연단을 쌓는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스티로폼 연단에 올라 시민들의 목소리를 컨테이너 벽 너머 청와대로 보내겠다는 의미. 한 때 연단을 타고 올라가 컨테이너 벽을 타고 넘자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대다수 시위대의 만류로 제지됐다. 또 시위대 중 몇몇은 경찰이 설치한 방어벽을 각목 등을 이용해 타격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했다. 하지만, "비폭력"과 "평화시위"를 외치는 대다수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잠잠해졌다. 돌출적인 폭력행위로 촛불시위의 순수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평화적 집회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하는 열망이 높았다. 새벽 6시를 넘어서며 경찰의 해산 경고 방송이 시작됐고, 병력투입 등을 통한 경찰의 강제 해산 작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방송으로 시위대에 자신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고 이한열 열사로부터 촉발된 87년 6.10항쟁의 열기는 21년후 `최대 규모의 비폭력 거리시위`라는 또 다른 이정표를 남기며 그렇게 새벽을 맞고 있었다.
- (프리즘)`6.10항쟁과 촛불`..국민은 무섭다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호헌철폐·독재타도'를 외쳤던 광장의 열기가 21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987년 6.10 항쟁이 화염병과 최루탄 속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기폭제를 마련했다면 지금은 비폭력의 상징인 촛불을 앞세워 민의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정부에 국민의 무서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민의를 거스르면…1987년은 6.10 항쟁이 벌어진 날이지만, 동시에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여당인 민정당 노태우 대표위원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날이기도 하다. 국민들의 직선제 개헌요구를 뿌리치고 또다시 체육관선거로 대통령을 뽑겠다는 집권세력에 국민들은 광장에 나와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 당시 경찰은 전국적으로 약 4만5000명이 모여 1만8550명이 시위에 직접 가담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선 대략 24만명이 6.10 항쟁에 참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민주주의에 대한 열의가 폭발하자 당시 노태우 후보는 대통령 직선제 개헌, 시국사범 사면복권 등 8개 항목으로 이뤄진 6.29 선언을 발표했다. 그해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의 분열로 또다시 권위주의 세력에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지만, 6.10 항쟁은 국민들에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게 한 일대 사건으로 기록된다. 21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은 촛불을 들었다. 주최측 추산으론 50만명이 넘는다. 광우병 걸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소박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지만, 결론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취임 초기 압도적 지지를 받았던 이명박 정부는 불과 3개월만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날 한승수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쇠고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전원 일괄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을 화나게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는 수입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이를 믿지 못하는 것은 대운하 논란처럼 언제든 밀실추진이 가능하다는 뿌리깊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소통하라" 게다가 이번 촛불집회는 참여층 자체가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6.10 항쟁이 학생과 재야세력 등 사회운동조직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라면 촛불집회는 가방 멘 중고생부터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대학생, 퇴근길 직장인들까지 각계각층 시민들이 참여의 주류를 이뤘다. 요구사항 자체도 미국산 쇠고기에 그치지 않고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교육문제 등 사회전반에 걸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부로선 여러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난제'를 만난 셈이다. 집회현장의 분위기도 차이가 난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언제 날아들지 모를 최루탄을 걱정하며 긴장했던 시위대가 이제는 한바탕 축제를 즐기듯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대오도 없고, 그를 지휘하는 뚜렷한 지휘부도 존재하지 않는다. 소풍 나오듯 가족들과 돗자리를 펴고 쇠고기 문제를 얘기하는가 하면, 도로를 걷고 싶으면 걷고 힘들면 인도로 나와 쉬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강경대응 자체가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결국 1987년 6.29 선언을 내놓았듯 이명박 정부도 국민의 불만을 달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1987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민의를 거스르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은 가만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의 선택이 주목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대규모 촛불시위''
- [조선일보 제공] 6·10 민주항쟁 21주년에 맞춰 10일 대규모 촛불시위가 오후 7시부터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시작됐다. 오후 10시 20분 현재 서울 세종로, 태평로 일대에는 시민 10만 5000여 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50만명)이 모여 자유발언과 구호 등을 외치며 집회를 벌이다 종로와 서대문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종로로 가던 시위대는 안국동과 동대문 방향을 나뉘었으며 거리에는 “이제 끝장 보자” 유인물 수천장이 뿌려졌다. 서대문 방향으로 가는 시위대는 왕복 8차선 도로를 완전히 점거한 상태다. 시청 광장에 있던 시위대는 명동과 서울역 방향으로 나뉘어 행진하고 있다. 전국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에서 `6.10 고시철회ㆍ즉각 재협상 및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비슷한 시각 부산·광주 등 지방에서도 6만여 명이 촛불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총파업을 예고한 공공운수연맹 소속 노조원 4000명이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총궐기 대회를 열고 합류했으며, 금속노조원 2300명은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앞에서 집회를 가진 뒤 거리행진을 벌였다. 전교조 교사 150명도 오후 4시부터 서울 보신각에서 ‘6·10 교사 행동의 날’을 선포한 뒤 시위에 합류했다. 또한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도 모습을 보였다.경찰이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기 위해 이날 새벽 세종로 사거리에 설치한 대형 컨테이너 박스 차단벽에는 "너나 먹어라 미친소", "이명박 물라나라"와 같은 어지러운 낙서가 가득 적혀 있다. 이에 맞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국민행동본부 등은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법질서 수호 및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서울광장 여기 저기에선 보수단체 회원과 촛불집회 참가자 등 수 십명이 피켓과 플래카드를 서로 빼앗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경찰은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국 경찰관에 갑호비상령을 발령한 상태다.경찰은 모든 집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가용 병력 100% 동원체제를 갖춰 놓았으며, 서울광장 집회에 전경 221개 중대(약 2만여명)를 배치하고, 전국에 71개 중대를 추가 배치했다. 이날 대규모 시위로 오후 6시 이후 태평로와 세종로 양 방향이 전면 통제됐고, 이어 7시10분쯤부터는 종로에서 서대문 방면 차로 모두 교통이 차단돼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심야 시위 상황에 따라 청와대 방면 출구가 있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과 안국역,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전동차를 무정차 통과시켜 달라고 서울메트로 등에 요청했다.한편, 경찰은 지난 8일 새벽 촛불시위 때 쇠파이프로 경찰을 때린 이모(46)씨와 전경버스를 파손한 윤모(51)씨 등 과격시위자 2명을 구속했다. 지난달 24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시위자가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 `6.10 열기를 오늘에`..촛불 최대인파 운집
-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6·10항쟁 21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광화문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미국산 쇠고시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쇠고기 사태 이후 최대 인파인 8만여명(경찰추산, 주최측 추산 40만명)이 서울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 모여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주최측은 전국적으로 약 100만명이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광화문 세종로 사거리에서 남대문 부근, 서대문구 금호아시아나 빌딩에서 종각역까지 시민들이 도심을 가득 메웠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이미 행진을 시작해 종로 1가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또 다른 인파는 안국동 사직터널과 서울역쪽으로 행진 계획을 잡고 있다. 이들은 '쇠고기 재협상, 고시철회', '이명박 심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쇠고기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나온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청소년들은 물론, 동맹휴업에 들어간 대학생, 과거 6.10항쟁의 주역이었던 넥타이 부대(직장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가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연맹과 전교조 소속 교사, 이랜드 노조 등 노동계도 동참했다. 대규모 인원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집회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서울 중심부를 막고 있어 교통이 혼잡하다"며 집회 참석자들의 조속한 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오후 3시부터는 뉴라이트전국연합 등 보수단체회원 약 1만여명이 서울시청 앞에서 '법질서 수호 및 한미FTA 비준촉 국민대회'를 열었다. 또다른 보수단체도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진행 중이다. 이 자리에는 이날 오후 세종로 일대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했지만, 끝내 발길을 돌려야했던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온라인에서도 네티즌들의 항위 시위가 거셌다. 저녁 8시30분께 촛불 문화제 사회를 맡은 박원석 광우병대책회의 상황실장이 "지금 많은 인터넷 언론들이 오늘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다"며 "청와대 홈페이지를 다운시키자"는 제안을 하자, 동시접속자가 몰리면서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밤 9시15분 현재까지 청와대 홈페이지는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 100만 촛불 고비…화물 ·건설 ·버스 ''3중 대란'' 우려
- [노컷뉴스 제공]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촉발된 시국이 기름값 폭등 등과 맞물리며 비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8일 끝난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는 사상 최대규모속에 쇠파이프가 등장하고 물리적 충돌이 속출하면서 긴장의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다. 6.10항쟁 21주년인 10일에는 전국적으로 100만명 촛불집회가 예고돼 있고, 민주노총과 각종 직능 단체들도 본격 가세할 태세다. 하지만 관건인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한미간의 협상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다음주에는 유가폭등에 따른 파업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화물연대.건설노조.버스업계의 3중대란이 우려되는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그러나 국정을 주도해야 할 여권 내부는 인적쇄신과 맞물려 오히려 권력투쟁 양상까지 나타내며 국면을 더욱 혼미한 상태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처럼 총체적인 난맥속에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주중 인적쇄신 등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고감도(高感度) 처방으로 사태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2시간 촛불릴레이..주최측 "연인원 전국 70만 사상" 최대 주장 지난 5일 연휴 전날부터 시작된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말 그대로 꺼지지 않은 촛불속에 8일 오후 모두 마무리됐다. 이틀 연속 1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린 것이다. 주최측인 광우병대책국민회의는 서울에서만 연인원 50만, 지방까지 합하면 모두 70만 명이 촛불집회에 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2일 불과 만여명으로 첫발을 내딘 촛불행사는 한 달여만에 엄청난 규모로 몸집이 불어났다. 시민들은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은 정부를 성토하며 도심 곳곳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급기야 8일 새벽에는 처음으로 쇠파이프가 등장하고, 경찰도 소화기를 뿌리는 강경진압에 나서며 물리적 충돌이 속출하는 위험수위를 오르내렸다. 이 과정에서 전경 37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시민 11명이 연행되며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 권위주의 사라진 집회...개인기'부터 '쇠파이프'까지 수십 만이 넘는 인파가 몰린 만큼 집회 양상도 기존 집회와 사뭇 달랐다. 대규모 집회하면 일사불란한 대오가 연상되는 법이지만, '자발성'으로 이뤄진 촛불집회에선 소위 말하는 '지휘부'도 '선봉대'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경찰도 사방팔방으로 자유롭게 흩어지는 시위대에 이렇다할 대응을 할 수 없었다. 행진 도중에도 갑자기 주저앉아 일장 연설을 하는가 하면 여기저기선 각종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미국에서 문화인류학을 연구하는 김태우씨는 "예전 집회는 권위주의와 독재를 타파한다면서 정작 시위대 내부는 역시 정권과 똑같은 권위주의로 똘똘 뭉쳐있었다"며 지적한 뒤 "이번 촛불집회는 그야말로 자발성 하나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시민의 대치 양상도 과거와는 달랐다. 지난 7일 새벽 종로구 새문안교회 앞, 당장이라도 연행이 시작될 듯한 일촉즉발의 상황. 무장한 경찰들이 비장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자, 시민들 쪽에서는 "촛불문화제가 한 달이 넘다보니 너희들 구호를 다 배웠다"며 "스파르타!", "딸래미!"등 비슷한 발음의 단어로 경찰 구호를 흉내냈다. 심지어 시민들은 경찰의 힘찬 구호가 끝나면 수고했다며 박수를 보내기도 하고 "앵콜", "한번 더"를 외치기도 했다. 공포감까지 드는 상황인데도 시민들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활짝 웃지는 못해도 전경들 얼굴에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불상사가 없지는 않았다. 지난 6일에는 시청 앞 광장에서 위령제를 벌이던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과 시민간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 시민 여럿이 다치는 일도 벌어졌다. 8일에는 청와대로 진출이 좌절된 일부 강경한 시민들이 쇠파이프로 전경버스를 부수고 심지어 살충제에 불을 붙여 화염방사기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시민 다수는 '비폭력'을 부르짖었지만 강경파들의 목소리에 눌려 힘을 잃었다. 시민들은 '촛불문화제의 동력은 비폭력'이라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 산 넘어 산, 100만 거리집회에 물류대란까지 이번 쇠고기 사태의 최대 분수령은 6.10항쟁 21주년을 맞는 오는 10일. 광우병대책국민회의는 일찌감치 시민 100만 명이 참여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청 앞 100만 민중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날에는 6.10민주화항쟁 도중 사망한 고 이한열 열사의 국민장이 치러지며 추모행사도 함께 열린다. 13일에는 미선 효순이 사망 6주기 추모제가 역시 촛불문화제를 겸해 열릴 예정이며 주말인 15일에는 6.15공동선언과 관련한 진보단체들의 집회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물류대란, 버스대란, 건설대란으로 요약되는‘3중대란’ 역시 정부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유가폭등 대책을 요구하며 화물연대는 9일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고 건설노조도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버스업계 역시 오는 16일부터 30%감축 운행 돌입계획을 밝힌 바 있어 정부쪽으로서는 '엎친 데 덮친’격이다. ▲ 정부,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 정부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강온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먼저 위기의 진원이라 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선 철저하게 ‘재협상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재협상을 할 경우, 국제신인도 하락은 물론 FTA 재협상론까지 이어지면서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정부는 세금 환급 등 파격적인 ‘당근’을 내놓으면서 현 상황을 돌파하려는 모습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8일 근로자와 자영업자 1천 3백만 명에게 최대 24만 원의 세금을 돌려주는 고강도 대책을 들고 나왔다. 재원만 10조 원이 넘게 들고, 최근 유가 상승 부담분의 50%에 해당할 정도다. 한나라당은 이번 주 중으로 등록금과 통신비 인하 방안 등 고강도의 민생대책을 잇따라 내놓을 방침이다. 여기에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일괄 사표를 이미 제출한데다 내각 총사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정혼선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내각 인적쇄신이 없이는 난국 수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 ‘당근’으로 성난 민심 수습될까 하지만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은 이번 대책에 대해 “근본대책이 못 된다”며 평가 절하했다. 민주당 최인기 정책의장은 “연간 24만원 이하의 보조금으로 영세 서민의 생계가 얼마나 나아질지 의문"이라면서 "근본적 대책으로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은 물류업계의 불만도 여전하다. 화물연대 김달식 본부장은 “적자운영상태를 해결해주지 못하는 지원대책은 의미가 없다”며 파업 철회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한양식 건설노조 본부장은 “고유가 대책을 발표한다면서 건설기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않았다”면서 화물차나 건설기계나 똑같이 경유를 사용하는데 정부가 차별을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광우병대책국민회의측의 반응은 더 냉담하다. 대책회의 박원석 실장은 "사태 해결의 키는 재협상뿐"이라며“개각은 재협상 요구에 대한 동문서답"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민심 수습책이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10일(6.10민주화항쟁 21주년), 13일(미선 효순 사망 6주기), 15일(6.15 공동선언)로 이어지는 연속 촛불집회에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촛불시위에 기름값시위까지..정부 해법은?
-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각국의 민간 수입-수출업자들의 자율결의 방식으로 마련한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 수출 금지` 방안이 성난 국민들의 우려와 저항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재협상'을 요구하는 국민과 야당, 시민단체들은 이번주에도 강도높은 반대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 '쇠고기 정국'이 쉽게 풀려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예정돼 있다. 지난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5%선에 근접함에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외에는 다른 선택권이 없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고유가 여파로 화물,운수업계 등 서민계층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대정부 파업 등이 이번주 이후 확산될 조짐이다. 정부가 8일 고유가에 따른 서민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지만, 이들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美쇠고기 관련 국민 안심시키기 위한 추가 대책은 무엇?한미 양국의 민간 수출-수입업자 자율규제 형식으로 넘어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방안'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저녁 8시10분부터 부시 미국 대통령과 20분간 가진 전화협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대해 한국 소비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가 수입되지 않도록 한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한국민의 걱정과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한국에 들어가서는 안될 물건이 수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국 민간 수출입업자 간의 자율규제를 통해 추진되는 '30개월이상 미 쇠고기 수입금지' 방안이 얼마나 국민 건강권 보호에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또 검역주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졸속협상을 한 뒤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해온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감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의 반대 시위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에 '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는 사흘째 지속되다가 8일 새벽 6시경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마무리됐다. 이번주에도 오는 10일 '6.10민주항쟁' 기념일을 맞아 시민들은 물론, 야당, 시민단체, 노조 등이 거리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고 '쇠고기재협상' 요구와 함께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 오는 12일 `금리 동결` 전망 한국은행이 오는 12일 금통위에서 10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지속적으로 치솟고 있는 물가 부담 때문이다. 지난 2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는 4.9% 상승해 6년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6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번주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리 동결`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원화 절상)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달러/원 환율이 1000원선을 넘어서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후반대로 상승한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 고유가 극복 민생종합대책 발표 이날(8일) 오전 11시 정부는 근로자·자영업자 등을 위한 고유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정부가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유류세를 10% 인하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번에 마련한 대책이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오는 9일에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월 경제동향을 발표한다. 이날 5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도 나온다. 11일에는 5월 고용동향이 발표된다. 주목되는 행사로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2008 ASEM 재무장관회의'다. 이번주 발표되는 국제 경제지표 중에는 10일 나오는 미국 4월 무역수지, 11일 일본 1분기 국내총생산(GDP), 13일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등이 관심이다.
- 주요기관 주간 행사계획(6.9~6.13)
- [이데일리 박옥희기자] ◇ 9일(월) ▲ 국무총리실 - 간부회의(09:00) - 차세대 아랍지도자단 접견(15:00) - 美지구정책연구소장 접견(16:00) - 원자력 30주년 기념식(17:30) ▲ 기획재정부 - 실·국장회의(장관, 08:00) ▲ 지식경제부 - 일본 출장(장관, 6.6~6.9) - 철의 날 행사(1차관, 18:00) - 원전 30주년 기념식(2차관, 17:30) ▲ 농림수산식품부 - 1급회의(장관, 08:00) - 농어촌대책특별위원회 위원 위촉식(장관, 15:00) ▲ 공정거래위원회 - 간부회의(위원장, 08:00) ▲ 한국은행 - 집행간부 및 감사회의(09:00) ▲ 행정안전부 - 간부회의(장관, 08:00) - 비상대비/을지연습 교육(2차관, 10:30) - 한나라당 제1정책조정위원회 실무당정협의(1차관, 15:00) ◇ 10일(화) ▲ 국무총리실 - 국무회의(08:00) ▲ 지식경제부 - 글로벌 프로젝트 플라자 2008(2차관, 09:00) - u-IT클러스터 지원센터 준공식 및 간담회(장관, 11:30) - 호주 퀸즈랜드주 통상장관 면담(2차관, 14:00) - 국제부품소재산업전(장관, 15:00) - 국가환경경영대상 포상식(장관, 16:00) - Young Arab Leaders 대표단 면담(장관, 17:00) ▲ 농림수산식품부 - 1차관 소속 국장회의(1차관, 08:00) - 2차관 소속 국장회의(2차관, 08:00) - 농식품부, 농협중앙회 농전현안 간담회(장관, 14:00) ▲ 공정거래위원회 - 국정운영방향 강연(위원장, 16:00) ▲ 행정안전부 - 간부회의(제1차관, 08:00) - 6.10 민주항쟁 기념식(장관, 10:00) ◇ 11일(수) ▲ 국무총리실 - 경기국제보트쇼 및 코리아 매치컵 세계요트대회 개막식(11:00) ▲ 기획재정부 - 중소기업성공전략회의(장관, 10:30) ▲ 지식경제부 -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회의(장관, 14:30) ▲ 농림수산식품부 - 국장회의(장관, 08:00) - 중소기업성공전략회의(1차관, 10:00) ▲ 공정거래위원회 - 제1차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위원장, 10:30) - 전원회의(부위원장, 14:00) ▲ 한국은행 - 동향보고회의(09:00) - 외빈면담: JP Morgan Chase CEO of Treasury&Securities Services Ms. Heidi Miller(이광주 부총재보, 14:00) ▲ 행정안전부 - 간부회의(장관, 08:00) - 전국통제부장회의(장관, 14:00) - 노근리 역사공원 기공식(2차관, 14:00) - 고위공무원 임용심사위원회(1차관, 15:00) ◇ 12일(목) ▲ 국무총리실 - 자유총연맹 창립54주년 기념 국민통합-선진사회 선도다짐대회(10:30) - 세계 헌혈의 날 기념식(14:00) ▲ 기획재정부 - 경제정책조정회의(장관, 08:00) - 차관회의(1차관, 14:00) ▲ 지식경제부 - 울산상의 강연(장관, 10:00) - 월성원전 현장점검(장관, 12:20) - 러시아 국경일 기념리셉션(장관, 18:35) ▲ 농림수산식품부 - 1급회의(장관, 08:00) - 2차관 소속 국장회의(2차관, 08:00) - 대외경제장관회의(장관, 09:00) ▲ 공정거래위원회 - 취임 백일 기자오찬 간담회(위원장, 12:00) - 대구사무소 순시(위원장, 16:30) ▲ 한국은행 - 금통위 본회의(09:00) - 창립 제58주년 기념 특별오찬 인사말씀(11:50) - 제58주년 창립기념식(14:00) - 한은동우회 정기총회(총재, 16:30) - 창립 제58주년 기념리셉션(18:00) ▲ 행정안전부 - 간부회의(장관, 08:00) - 전국자원봉사지도자 워크숍(장관, 14:00) - 한국자유총연맹 창립54주년기념행사(2차관, 10:30) ◇ 13일(금) ▲ 국무총리실 - 이임 주한 말레이시아 대사 접견(15:00) ▲ 기획재정부 - G8 재무장관회의(장관) ▲ 지식경제부 - 당진화력 7, 8호기 준공식(2차관, 11:00) ▲ 농림수산식품부 - 1급회의(장관, 08:00) ▲ 공정거래위원회 - 대구 상공회의소 강연(위원장, 07:30) - 홍보 및 정책 조정회의(부위원장, 10:30) ▲ 한국은행 - 창립기념 포상 수상직원과의 오찬간담회(12:00) ▲ 행정안전부 - 간부회의(장관, 08:00) - 중앙 징계위원회(1차관, 15:00) - 부서별 간부회의(2차관,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