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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계법인 5억 이상 고액 연봉자 어디가 제일 많나
- 5억이상 고액 연봉 회계사 어디가 많은가 봤더니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삼일, 삼정, 한영, 안진.”최근 회계업계 상위 4개 법인이 지난해 성적표를 모두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 사건을 계기로 달라진 매출 순위가 정착하면서 관심은 고액 연봉자 숫자에 쏠렸다. 이번 사업보고서부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이사진 명단이 공개되기 때문이다.한 번이라도 회삿밥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안다. 급여는 곧 자존심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입사 동기끼리도 묻지도 답하지도 말라던 ‘대외비’인 봉급.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조차 제일 먼저 귀동냥하는 게 월급이다.전문자격사 중 하나인 공인회계사들이 주축을 이루는 회계법인 역시 사람 사는 곳이다. 모이면 하는 얘기는 결국 얼마를 받느냐다. 속으로는 ‘나보다 많이 벌었네, 못 벌었네’ 서열 정리를 하느라 바쁘다. ◇ “이변은 없었다”…삼일, 연봉도 단연 ‘1위’5일 한영회계법인을 끝으로 대형 회계법인 4곳이 2019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제출을 마쳤다. 특히 ‘최고연봉자’는 누구인지, 각 사가 고액 연봉자를 몇 명이나 배출했는지 궁금증이 컸다. 사업연도가 제각각인데다 주력 분야도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법인 간 눈치싸움도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영식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현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몸값이 가장 비쌌다.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이도 삼일회계법인이 20명으로 가장 많았다. 회계법인들은 사전에 약속한 듯 매출순서대로 짭짤한 돈을 임직원들에게 안겨줬다.업계에서는 공시 이전부터 삼일회계법인이 ‘연봉왕’ 타이틀을 가져가리라고 예견해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런 예상은 현실이 됐다. 회계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향해 순항 중인 삼일회계법인에서 김영식 전 대표가 근로소득으로 18억46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김 전 대표 외에도 윤훈수 현 대표이사(11억6700만원), 주정일 세무부문 대표(10억3200만원) 등 10억원 이상을 받은 경영진이 세 명에 달했고, 5억원 이상은 이들을 포함해 총 20명에 이르렀다. 삼일회계법인은 총보수를 총인원으로 나눈 1인당 보수도 1억4595만원으로 1억5000만원에 육박했다.(그래픽=김정훈 기자)◇ 삼정>한영>안진 순…한 사람당 1억원꼴뒤를 이어 삼정회계법인이 확실한 2위로 자리매김했다. 김교태 대표이사가 근로소득으로 14억98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퇴직소득 중간정산을 제외하면 사내 2위는 서원정 전 부회장(현 한공회 감리조사위원장)으로 8억2100만원을 받았다. 퇴직소득 중간정산을 포함하면 김광석 본부장이 9억4700만원으로 2위에 해당한다. 삼정회계법인은 삼일회계법인의 절반인 10명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았다.한영회계법인에서는 지난 2월 돌연 사임했던 서진석 전 대표이사가 11억4000만원을, 지휘봉을 넘겨받은 박용근 현 대표이사가 9억71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이들을 비롯해 총 6명이 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안진회계법인은 홍종성 대표이사(8억5100만원), 최수열 파트너(6억9600만원, 퇴직소득 포함) 등 2인이 5억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삼일회계법인을 뺀 나머지 대형회계법인들은 1인당 평균임금이 고만고만했다. 삼정회계법인이 총 3506억9634만원의 보수를 지급했지만, 총인원이 3508명에 달하면서 평균보수는 9997만원에 그쳤다. 반면, 한영회계법인은 총 2023명에게 2139억9910만원을 지급해 인당 1억578만원을 가져갔다. 안진회계법인은 1인당 보수가 9550만원이었다.◇ “왜 회계사만…” “연봉 쿠데타는 불가능”이번 고액 연봉자 공개를 전후해 업계는 여러 불만을 토로했다. 변호사나 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들로 구성된 조직들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외부감사법 전면개정 과정에 들어온 내용으로 안다. 회계개혁과 별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임원들 간 불필요한 영업 경쟁만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외 회계사 자격을 보유했다면 등기이사직을 포기하면 공개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국내 회계사 자격소유자를 역차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상장회사들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고액 연봉자를 공개해왔다. 회계법인들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반발이 있었다. 긍정적인 면도 있다. 성과주의가 확실한 금융투자 업계의 경우 최고경영자(CEO)보다 연봉이 많은 임원이 다수 등장했다. 하지만 회계법인에서는 이런 역전 현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고정적인 매출원인 외부감사는 투입시간에 따라 보수가 책정되는 구조”라며 “업무 특성 상 개인 플레이보다 팀 플레이 중심이다 보니 인센티브 등 유인구조도 다르다”고 했다.
- 포스코에너지, 인천에 '걷고 싶은 벽화거리' 선사
- 포스코에너지 임직원들이 30일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봉수교 하단 통행로에서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실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포스코에너지 제공[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포스코에너지는 30일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봉수교 하단 통행로에서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지역주민, 포스코에너지 ‘희망에너지’ 대학생봉사단과 임직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실시한 벽화그리기는 포스코 글로벌 볼런티어위크를 맞아 포스코에너지가 사업장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산책로 개선을 위해 마련한 사회공헌활동이다. 포스코 글로벌 볼런티어위크는 전세계 55개국 6만3000여명의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봉사활동 주간이다. 올해는 지난 24일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된다. 포스코에너지는 주민들의 생활안전을 위해 낡고 어두운 통행로 벽면과 바닥을 새롭게 단장했다. 노후화 된 벽면은 인천시가 선정한 인천을 대표하는 환경 10색 중 인천바다색과 인천하늘색을 활용해 밝게 꾸몄다. 인천을 대표하는 10색이란 인천시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인천다운 풍경을 담고 있다고 선정한 10가지 색깔(인천바다색, 인천하늘색, 정서진석양색, 소래습지안개색, 강화갯벌색, 무학산색, 팔미도등대색, 개항장벽돌색, 첨성단돌색, 인천미래색)을 말한다.이와 함께 포스코에너지는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범죄예방디자인 셉티드(CPTED) 기법을 접목한 ‘오늘도 힘내세요’ 등 따뜻한 말이 담긴 안내판을 벽면에 붙였다. 부서진 바닥 데크는 새것으로 교체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오일 도장으로 마감했다. 박기홍 사장은 “포스코에너지 임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벽화를 바라보며 지역주민분들께서 밝고 힘찬 에너지를 얻으시길 바란다”며 “인천 서구와 함께 성장해 온 지난 50년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가장 사랑 받는 100년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현장에서]서정진 회장 용퇴와 셀트리온의 앞날
- 서정진 셀트리온 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를 통해 “2년 후 은퇴하겠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2020년까지 자체 판매망을 갖춘 완전한 바이오회사가 되면 은퇴하고, 이후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것입니다.”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전략을 발표하다가 2년 후 은퇴하겠다는 계획을 담담하게 밝혔다. 이어 서 회장은 “그만두기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후배들에게 자신있게 물려주고 떠나려고 한다”며 “여지껏 달려왔던 이유는 여기까지 내 손으로 만들어놓고 싶어서였는데 나갈 때를 아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이날 서 회장의 은퇴 선언은 업계에 큰 이슈로 다가왔다. 그럴 것이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개념도 명확하지 않은 시절 셀트리온을 창업해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개발하고, 미국·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국내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역사를 새로 쓴 인물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서 회장의 주변인들에게는 이 같은 은퇴 선언이 낯설지 않다는 반응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서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공공연히 은퇴할 것을 언급하고, 올해 시무식 때도 직원들에게 “마지막 인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공언한 것도 “스스로 세뇌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한 것처럼 은퇴한다는 결심을 굳히기 위해서로 풀이된다.서 회장의 이 같은 결정은 회사가 목표한 어느정도 단계의 성장을 이루고 “팔팔할 때 물러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지난 2002년 설립한 셀트리온을 17년이 지난 현재 시가총액 28조원의 국내 최대 바이오기업으로 키웠다.증권가에서는 서 회장의 은퇴가 셀트리온 기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 회장의 말대로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등 주요 바이오시밀러는 선진국 시장에 진출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유통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직판 체제가 자리잡으면 수익성도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증권사 한 연구원은 “강력한 리더십과 빠른 의사결정체계를 유지하기 어렵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회사 계획대로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 하는 과정에서는 오히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바이오 업계에서도 서 회장이 은퇴 후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후배에게 뒤를 물려주고, 이사회 등에서 회사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은퇴 후에도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스킨큐어 대표가 회사를 물려받지 않고, 서 회장 뜻대로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맡을 전망이다. 다만 이사회 구성원으로는 포함할 계획이다.은퇴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에 대해서도 서 회장은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대주주인 본인은 관여하지 않고 각 사 주주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다. 그는 “주주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합병의 의사를 갖고 있지만, 제 의지로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한 합병 건의 경우 서 회장의 은퇴 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다만 서 회장의 은퇴는 셀트리온 그룹의 직판 체제 확립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2020년 바로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늦어도 올해 7월부터 직판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연말 출시를 기대하는 ‘램시마SC’부터 직판 체제를 본격화 한다는 방침이다. 직판 체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서 회장은 “알 수 없지만 여지껏 남들이 불가능 하다고 하는 일들을 해내왔다”면서도 “지금까지 해온 것 중에 가장 어려운 일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순히 직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1400조원의 세계 의약품 시장을 가져오기 위해 고속도로를 까는 것”이라는 의미도 부여했다. 서 회장은 은퇴에 앞서 당분간 직판 체제라는 최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파트너사들과 계약 조율 및 판로 개척에 나설 전망이다.한편 은퇴 이후의 계획에 대해 서 회장은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은 안했지만 일단 잠을 실컷 자고, 도시어부로 살 것 같다”고 전했다. 은퇴 후 셀트리온 그룹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청년들이 와서 일하고, 그 가족들이 행복해지는 것에서 나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EY한영, 역대 최대 파트너 31명 새로 영입
- [이데일리 이민주 기자] EY한영(대표이사 서진석)은 7월 1일자로 파트너 31명을 새로 영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파트너로 임명된 인원은 총 31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특히 이번 파트너 인사는 법인의 높은 성장세 지속과 디지털 서비스 시장 선전 및 관련 전문가 영입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EY한영은 조직내 굳어진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수평적으로 바꾸기 위해 직급 호칭을 ‘파트너’로 통일한 바 있다. EY한영 서진석 대표이사는 “이번 파트너 인사를 계기로 법인의 지속적 발전과 성장은 물론 EY한영의 비전 달성을 위한 모범적 리더십을 힘껏 발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EY한영은 이번 파트너 인사와 함께 시니어 및 매니저급 회계사들의 연봉을 두자리수 이상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업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있는 대우 제공은 물론, 뛰어난 역량과 경험을 지닌 젊은 회계사들이 한층 안정적이고 만족스러운 근로여건 속에서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반환경도 지속 개선해나갈 예정이다.▲ 파트너 임명 강태구, 고광범, 김남형, 김성수, 김성준, 김영근, 김용범, 김정욱, 김종원, 김흥식, 박상은, 변준영, 서규섭, 손인배, 신금철, 신훈식, 안효빈, 우승백, 윤재성, 윤정철, 이남주, 이동현, 이상용, 이용우, 이응석, 이인재, 정인석, 정인식, 조성진, 정용수, 최필성
- EY한영, 2016 회계연도 매출액 2800억원..전년비 11% UP
- [이데일리 이민주 기자] 국내 회계법인 ‘빅4’인 EY한영(대표 서진석)의 2016년 회계연도(2016년 4월 1일~2017년 3월 31일) 매출액이 2800억원으로 전년비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Y한영은 4년 연속 두자리수의 호조를 기록하게 됐다. 27일 IB업계에서 따르면 EY한영은 어드바이저리(컨설팅), 재무자문 등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2016년 회계연도에 2800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공시할 예정이다. EY한영의 전년 매출액은 2506억원이었다. 이는 언스트앤영 어드바이저리 부문 등의 실적을 포함한 수치다. EY한영의 이같은 실적 개선은 어드바이저리 부문의 약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EY한영은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스마트 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컨설팅 사업은 물론 사이버 시큐리티 등 디지털 관련 어드바이저리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재무자문 부문에서도 EY한영은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기업 인수합병(M&A) 자문 부문 9건, 자문 규모 4조3481억원을 기록한 바 있는 EY한영은 올 상반기에만 이미 7건의 자문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밖에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국제회계기준(IFRS4, 9, 17) 도입 프로젝트를 비롯해 다양한 금융분야컨설팅에서 성과를 냈다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EY한영의 내년 매출액은 3000억원을 돌파해 ‘빅3’에 진입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내 회계법인의 매출액(2015년 기준)을 살펴보면 삼일 4753억원, 안진 3006억원, 삼정 3004억원, EY한영 1863억원이었다. 특히 2017년의 경우 올해 초 회계감사 신규계약 시즌을 맞아 기아자동차, 현대위아, 포스코건설 등 대기업의 감사를 잇따라 수주하며 감사 부문에서 큰 성장세가 예상되며, 재무자문 부문과 어드바이저리 부문에서도 꾸준한 성과가 점쳐지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EY한영이 디지털 컨설팅 분야와 재무자문 서비스 고도화 등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종합 컨설팅 기업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말했다.
- '보복'에는 '의리'로…中작가 한국전시는 취소 없다
- 중국 사진작가 지저우의 ‘모형 6’(2017). 크고 작은 책을 첩첩이 쌓아 거대한 도시모형을 만들어 무미건조하고 획일화한 현대도시를 꼬집는다(사진=갤러리수).[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사드는 정치적인 사안일 뿐이다. 예술이 정치에 좌우돼선 안 된다.” 중국 유명 미디어아트작가인 쑹둥(51)의 표정에선 동요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배짱 같은 여유까지 보였다. “한국전시를 위해 이 자리까지 오는데 불이익이나 어려움은 없었다. 백남준아트센터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건 아니지 않으냐.”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아트센터가 연 기획전 ‘상상적 아시아’의 오프닝에 앞선 간담회. 이 자리에서 쑹둥은 마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가 도대체 뭐냐는 식으로 담담하게 생각을 밝혔다. “세계 모든 사람은 평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결정이 있을 때마다 균형이 삐끗하긴 하지만 결국 균형을 유지하고 나누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 그런 중에 한국이 기획한 중국작가전은 어떤 취소나 연기 없이 예정대로 열리고 있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보복’에는 ‘의리’. 이른바 ‘보란 듯이 중국전’인 셈이다. 오는 7월 2일까지 4개월여의 대장정에 나선 백남준아트센터의 ‘상상적 아시아’ 전은 17명(팀)의 세계 유명 미디어아티스트 중 쑹둥을 비롯해 쉬빙·양푸둥 등 중국작가 3명을 포함했다. 국적 순으론 가장 많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수는 중국 사진작가 지저우의 개인전 ‘모’(模)를 오는 28일까지 이어간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고민하는 시각’을 대형 월페이퍼 등 10여점에 세세히 반영했다. 서울 성수동 더페이지갤러리는 ‘극’이란 테마로 중국 추상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 7인의 그룹전을 오는 5월 14일까지 연다. 중국 현대미술을 선도하는 이들이 수행의 붓터치로 시도한 미니멀기법의 작품 40여점을 걸었다. ▲백남준 후예들의 ‘백남준 넘어서기’ 백남준아트센터가 올해 첫 기획전으로 꺼낸 ‘상상적 아시아’ 전의 열쇠말은 ‘역사’다. 승자의 기록이라는 ‘히스토리’와는 차이가 있다. 작가들이 주관적인 관점에서 기록한 다양한 ‘히스토리스’기 때문. 아시아를 배경으로 20분 남짓한 무빙이미지 23편으로 구성한 전시는 ‘아시아 자체의 지역성을 들여다보는 그룹’과 ‘아시아를 바라보는 통합된 다양성을 찾는 그룹’의 시선을 섞었다. 일본작가인 아이다 모코토는 ‘자칭 일본 총리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국제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2014)를 선뵌다. 26여분간 한 남자는 바벨탑의 전설을 멈춘 그때의 ‘에도시대’로 돌아가 폐쇄적 외교정책을 펼치자고 주장한다. 일본 억양으로 더듬더듬 영어를 말하는 주인공은 영락없이 아베 신조 총리처럼 보인다. 비장한 표정과 어눌한 연설이 빚은 우스꽝스러운 모양. 작가는 바로 이것이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는 정치적 권력이라고 폭로한다. 일본 미디어아티스트 아이다 마코토의 ‘자칭 일본의 총리라고 주장하는 남성이 국제회의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2014).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연상케 하는 남자가 등장해 26분 간 더듬는 영어로 ‘에도시대’로 돌아가 폐쇄적 외교정책을 펼치자고 주장한다(사진=백남준아트센터).쑹둥은 ‘시작 끝’(2017)이란 영상작품을 내놨다. 두 개의 스크린을 마주 배치하고 한 면에는 영화제작사 로고를 잉크 위에 반사한 이미지를, 다른 한 면에는 영화의 마지막 화면을 비춘다. 작가는 “디지털기기의 덕분에 영상은 개인적인 기억이 됐다”며 “그 위에 집단의 기억을 얹어 관람객이 체험자이자 제작자란 걸 알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외에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경력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태국)을 비롯해 와엘 샤키(이집트), 아흐마드 호세인(레바논), AES+F(러시아), 하룬 파로키(독일), 호 추 니엔(싱가포르), 문경원&전준호(한국) 등.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후예들이 백남준의 공간에서 펼친 전시는 오래전 백남준이 굳이 선을 그은 비디오아트의 영역을 과감히 넘어섰다는 의의가 있다. 중국 미디어아티스트 쑹둥의 ‘시작 끝’(2017). 영화제작사에서 수집한 로고를 잉크 위에 비춰 만든 움직이는 반사체를 통해 ‘진실한 가상’에 대해 묻는다(사진=백남준아트센터).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사진·영상이 더 이상 현실기록이 아니고, 사실·허구의 경계도 사라져 무빙이미지는 유기적인 가능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전시의 모든 작가에게서 백남준은 살아 있다”며 “비록 정치판에는 자국 이기주의가 강하더라도 예술은 공공성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혼돈의 세상질서에 대한 비판이자 성찰” 지저우의 ‘지도 5’(2014)(사진=갤러리수).첩첩이 쌓은 책으로 세운 거대한 도시. 지식과 교양의 상징이 축적한 이상적인 세상인가. 아니다. 정반대다. 무미건조하고 획일화한 세상일 뿐이다. 갤러리수가 중국서 불러낸 지저우(47)는 실재와 허구, 충돌과 모순 등을 주제로 삼는 사진작가다. 이번 전시에선 ‘책으로 쌓은 도시’와 ‘지도를 구겨 만든 산’ 연작을 대거 옮겨왔다. 일일이 상황을 연출하고 카메라를 들이대 얻은 거대하고 디테일한 풍경이다. 정치·역사·철학서는 물론 초등생 교과서까지 섬세하게 얹은 빌딩숲 모형은 200호를 훌쩍 넘기고, 구겨놓은 지도에 물감을 채워 또 다른 산맥과 바다를 연출한 지도모형에는 작은 지명까지 생생하다. 지저우는 “자연·인간관계가 황량해지고 세상질서가 혼돈에 빠지는 데에 대한 비판이자 성찰”이라며 “요즘은 모방이 되레 실재를 대체한다. 그렇다고 작품 속 풍경이 결코 이상향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외교관계 뛰어넘을 “예술은 수행” 1950년대생 마슈칭부터 1960년대생 샤오이눙, 1980년대생 츠췬까지. 7명의 중국 추상미술가를 불러 기획한 더페이지갤러리의 ‘극’ 전은 중국 미술계의 위상과 고민을 동시에 드러낸다. 실제 무엇을 표현했다기보다 세상 모든 본질에서 더듬어 종국에 ‘극’에 도달하는 이념·잠재의식 등을 다채로운 붓질로 탐구한 것이다. 중국 추상미술가 마슈칭의 ‘무제 3’(2014). 오늘날 회화에는 너무 많은 부가적인 요소가 붙었다며 그저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회화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이른다(사진=더페이지갤러리).특히 중국 추상미술이 서양과는 궤를 달리한다는 점을 내보이려 한 의도가 배어 있다. 노자·장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거다. 칸딘스키나 몬드리안 등이 주도한 서양 추상미술과는 맥락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십자형 패턴을 정교하게 구성한 딩이, 두꺼운 물감을 올려 그린다기보다 정리한다는 개념으로 회화 본연의 모습을 이끌어낸 마슈칭, 바람과 비, 햇볕 등을 특유의 음률과 리듬으로 풀어낸 천단양 등. 전시는 사물과 자신을 찾는 크고 작은 사이즈의 ‘수행’을 한자리에 들였다. 전시를 기획한 펑펑 북경대 교수는 “극에 대한 추구는 어느 작가도 다르지 않다”며 “예술로써 한·중 간의 정치외교적 상황을 뛰어넘을 것”을 강조했다. “비록 규모는 작은 전시지만 양국 간 문화교류가 얼어붙은 분위기를 녹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소회를 덧붙였다. 천단양 ‘바흐: 똑같은 기질 125’(사진=더페이지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