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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160cm에 허리 30인치면 정상이죠"
- [스냅타임 박수빈 기자] 작년 10월, 키 160cm 허리 30인치의 ‘평균 체형 마네킹’이 스파오에 등장하며 SNS를 뜨겁게 달궜다. 한국인 25~34세 남녀 신체 사이즈를 반영한 이 마네킹은 사회가 만든 미적 기준을 흔들어보자는 ‘Shake the frame, Every, Body’를 슬로건으로 진행됐다. 사이즈 차별 없는 마네킹 (사진=이랜드)이 마네킹을 제작한 사람은 국내 1호 내추럴사이즈 모델 ‘치도’(박이슬 씨). 12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치도 스튜디오 작업실에서 진행된 <해피 콤플렉스 (Happy Complex)> 전시회를 방문해 그를 비롯한 다양한 작가들의 '바디 포지티브 (Body Positive)'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바디 포지티브란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운동으로 사회가 부여한 이상적인 미적 기준에서 벗어나, 나를 보이는 그대로 사랑하자는 취지를 지닌다.치도는 몸에 대한 콤플렉스가 많았던 사람으로서 “콤플렉스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는 말이 어렵다는 것을 바디 포지티브 활동을 하며 깨달았다고 말했다.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 누군가에겐 어려운 일임을 알자 “그냥 미워하지 않고, 마주보려는 용기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이것이 그녀가 말하는 바디 포지티브 프로젝트의 시작이다. 전시회에서 만난 치도 (사진=박수빈 기자)치도는 "'나 자신을 사랑하세요'라는 말도 중요하지만, 사랑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저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해피 콤플렉스> 전시는 숨기기에 급급한 콤플렉스를 제대로 마주보고 표현하며 콤플렉스를 바라보는 더 다양한 시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루어졌다. ‘해피’란 본인을 사랑하지 못하더라도 감내해보려는 마음, 수용하려 용기 내는 과정, 작은 시도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주제로 전시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건강하고 긍정적인 문화를 만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치도입니다.” 내추럴 사이즈 모델 치도 (사진=치도 인스타그램)사회학과를 졸업 해 여성 노인 빈곤 문제, 경력 단절 문제 등 다방면으로 관심이 많은 치도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문화를 만드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현재는 바디 포지티브에 관심을 가지고 사이즈 차별 없는 마네킹, 사이즈 차별 없는 패션쇼, 몸마음살롱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며 유튜브와 블로그, 각종 SNS를 운영하고 있다.그는 “모두가 조금 더 살기 편한 곳. 내 가능성과 나에 대해서 외모로만 평가하지 않는 사회와 문화가 건강한 문화”라고 전했다.치도는 ‘국내 1호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라는 수식어를 지닌다. 모델을 꿈꾸며 한 극심한 다이어트가 섭식장애까지 이어졌고, 반면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하기에는 사이즈가 작아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으며 우울증이 이어졌다.이에 “여성 사이즈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해당할 것 같은 사이즈의 모델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내추럴 사이즈 모델’이라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내추럴이란 기본을 의미하고 모델은 결국 사이즈에 상관 없이 모두 똑같은 모델이기에 이같은 수식어가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해피 콤플렉스 전시회 (사진=박수빈 기자)SNS로 인해 미의 기준이 더욱 각박해지는 요즘 시대에서 치도는 미의 의미에 대해 여전히 끊임없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우리 모든 사람은 아름답다’와 ‘우리는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미의 기준은 계속 바뀔 것이고 끝이 없을 것이기에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바디 포지티브는 원래 몸, 즉 육체를 바라보는 의미만을 내포한다. 하지만 치도는 그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정신도 포지티브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특히 그는 최근 명상을 하며 우울증을 많이 이겨냈고,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있어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 좋고 나쁨에 대한 기준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인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해피 콤플렉스 전시회의 한 작품 (사진=박수빈 기자)치도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바디 포지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그는 “100인 인터뷰를 진행해 본 결과 대부분 몸에 대한 콤플렉스와 트라우마가 어린 시절 시작됐다. 좋아하는 사람이나 지인이 쉽게 던진 한마디로부터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어린 시절의 바디 포지티브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에 그들을 위한 동화책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어린 시절에 학습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아이들의 고정관념과 생각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특히나 미디어에서 살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한정적이기에 그들도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내가 될 수 있는 주인공은 다양하다”고 인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직 자신의 몸을 완전하게 마주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치도는 “이미 답을 알고 있지 않으냐. 조금만 용기 내주셨으면 좋겠다. 혼자가 아닌 우리가 옆에 있으니 멋있는 삶을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조언했다.
- 신지예·이수정 떠난 국민의힘…'이대남' 돌아올까?
- [스냅타임 전수한 기자] 국민의힘 합류 2주만에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으로 이수정 교수도 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페미니스트 영입으로 가속화된 '이대남' 이탈에 백기를 든 것이다. 윤석열 국힘 대선후보는 "2030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라며 "(젠더 문제에 대해)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이라고 시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전면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윤 후보는 '20대 남성(이대남)'에게서 극적으로 표를 잃었다. 이들을 잡은 물고기로 치부하고 표심 관리에 소홀했던 탓이다. 신 부위원장·이 교수를 내친 결정이 이대남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계속된 이대남 홀대에..."이제와서, 역부족"이대남과 전문가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을 배제한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그간 쌓인 불신을 해소하기엔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뜻이다.이대남이 윤 후보에 등돌린 결정적 이유는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 인사 영입이다. 이대남은 페미니즘(여성주의)에 반감이 특히 강한 세대다. 국힘에 보내던 지지도 여성정책을 주로 편 민주당에 분노한 '정권심판론'이 배경이었다.그러나 윤 후보의 계속되는 여성 인사 영입에 크게 실망했다. 여성 표심을 겨낭한 페미니스트 등용에 배신감을 느낀 것. 김보겸(26)씨는 "이수정 교수때부터 갸우뚱했는데, 신지예 대표 영입 때는 대놓고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다"라며 "윤 후보는 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분노했다. 김재원(26)씨도 "여성 표심에 쓰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이대남에게 보여줬다면 이런 꼴은 안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당초 이대남은 윤 후보의 열렬한 지지층이었다. 국힘 경선 직후인 11월 초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과반수(52.1%)가 윤 후보를 지지했었다. 그러나 나날이 지지율이 하락해, 이달 3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은 25%에 그쳤다. 두 달 새 반토막이 난 것이다.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이 3일 사퇴했다.급히 신 부위원장을 잘라냈지만 그간 적지 않은 앙금이 쌓였다. 여성 표심에 몰두하느라 이대남엔 소홀했던 대가라는 지적이다. 김민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술 먹는 이대남' 등 실언도 이어졌다. 정모(26)씨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지지율이 급락하니 얼른 꼬리 자른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적극적으로 '이대남' 편임을 어필해야 감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도 약점이다. 이대남의 '아이콘'인 이 대표를 패싱하면서 '꼰대' 이미지가 생겼고, 당내 불화를 제때 봉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6일 일견 화해한 듯 보이나, 지난달 초 서로 끌어안고도 다시 갈등이 터져 신뢰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유선우(26)씨는 "어린 사람은 대놓고 무시하는 완전한 '꼰대' 이미지다"라며 "당대표도 무시하는데 일반인 20대가 안중에 있겠나, 청년 목소리 듣겠다는 말도 선거 때 한철 뿐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공정' 논란에도 발목을 잡혀있다.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사건이 공정에 민감한 젊은 층에 미움을 산 것. 지난 1일 KBS·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사과가 해명이 되었다"고 답한 20대는 12.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대남을 '잡은 물고기'로 치부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결과다.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당이 '국힘'이라는 믿음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며 "그간 윤 후보의 행보가 20대 남성에게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단순한 정치 이벤트 몇 개로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尹도 李도 싫어서...대안으로 '安'윤 후보에 등을 돌렸지만 이재명 후보도 석연치 않은 이대남들은 안철수로 모인다. 제3지대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리얼미터·YTN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31.1%가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윤·이 양강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서치앤리서치·동아일보의 3일 여론조사에서도 20대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18.5%로 윤 후보에 앞선 2위였다. 이탈한 이대남 표심이 안 후보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사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반감이 적극 투표로 나타나는 이대남 '응징론'도 고개를 든다. 20대 남성은 지난 4월 서울시장선거에서 국힘에 70%이상의 표를 몰아주며 '민주당 응징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바 있다. 선대위 전면 개편에 들어간 윤 후보 측 '쇄신'이 또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면, 이번 응징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 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실망스럽고 이재명은 또 껄끄러운 20대 남성들이 갈팡질팡하고 있어서다"라며 "이들을 돌아오게 만들려면 무엇보다 진정성이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로 이대남에 구애해야 역풍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중고 신입에 밀리고, 경력에 채이고…인턴이 '금턴'된 이유
- SK그룹 공채 지원자들이 입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서울 성북구 서경대에 마련된 고사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한국 5대 그룹 중 현대차, LG, 롯데에 이어 SK그룹도 내년부터 공채를 전면 폐지하기로 하는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시채용 문화가 속속 확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이데일리 스냅타임 전수한·박서윤 인턴기자] 수시 채용 시대다. 수시 채용의 핵심 키워드는 ‘직무역량’이다. 당장이라도 실무가 가능하다는 증명과 다름 아니다. 공개 채용이 사라지고 수시 채용이 트렌드가 되면서 취업 준비생(이하 취준생)들은 ‘경력 같은 신입’이 되고자 인턴십 스펙·중소기업 지원 등을 선택하기도 한다. 청년 일자리는 여전히 얼어붙어있어, 대학·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묻지마 스펙’ 대신 ‘직무 역량’ 올인“토익 점수, 학벌이 더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인턴십 경험 한 줄 생기니까 서류 합격률부터 달라지더라구요. 노력의 방향을 바꿔야한다는 걸 깨달았죠.” (박희원·25)청년 취준생들은 직무 역량 강화에 몰두하고 있다. 토익(TOEIC)점수·자격증 등 ‘묻지마 스펙’보다 실무에 필요한 경험을 쌓겠다는 뜻이다. 한국바른채용인증원이 지난 15일 발표한 ‘2022 채용트렌드’에 따르면, 채용전문면접관 375명이 꼽은 채용트렌드 1위(73%)는 ‘직무 중심’이었다. 수시 채용 아래 취업 성패는 직무역량에 달렸다는 의미다.청년 취준생들이 인턴십(internship)부터 두드린다. 인턴십 취준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직무 역량을 함양해주는 경험이어서다. ‘금턴’(金과 intern의 합성)이란 신조어가 완전히 자리 잡아 ‘금턴 시대’로까지 불리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취준생 1,3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가 ‘금턴’이라는 단어에 공감했다. 또 80%가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적은 ‘체험형 단기 인턴십’도 고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직무 경험을 쌓기 위해서’(77.9%)라는 이유였다. 박씨는 “인턴 경험 한 줄의 중요성은 상상 이상이다”면서 “서류 합격률부터 달라지고, 면접에서도 다른 경험보다 직무 연관 경험만 직접적으로 묻는다”고 전했다.취준생들은 기업의 맞춤형 인재 찾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디지털 역량 강화에 몰두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문과생 사이에서도 ‘코딩 열풍’이 부는 등 디지털 역량이 직무 역량인 시대인 때문이다. 수시 채용 기조를 확립함과 동시에 5년새 오프라인 영업점을 1000곳 가량 줄이며 ‘디지털 전환’을 선포한 은행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 하반기 은행 취업에 성공한 나승호(25)씨는 “(은행권 취업을) 준비하다보니 창구직은 점점 바늘구멍이 돼간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다”면서 “취준생들 사이에서 IT부트캠프(기업이나 단체에서 프로그래밍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만든 별도의 교육 과정)가 은행권 ‘등용문’이라는 말이 돌만큼 디지털 역량이 중요시됐다”고 전했다.취업 목표 기업 입사에 앞서 중소기업에서 이력을 쌓기도 한다. 비교적 입사가 수월한 중소기업에서 직무역량을 다져 목표기업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다. 지난 10월 잡코리아가 하반기 구직자 812명을 대상으로 ‘취업 눈높이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5%가 눈높이를 낮춰 취업활동을 하고 있거나 조만간 낮출 계획이었다. 10명 중 9명이 하향취업자(눈높이를 낮춘 구직자)인 셈이다.[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중고 신입에 밀리고, 경력직에 채이고...취준생 “첫발 떼기도 버겁다”취준생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 일자리는 암울하다. 직무역량이 강조되는 수시 채용 트렌드에서 경력직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취준생은 사회로의 첫발을 떼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수시 채용 아래 뚜렷해진 경력직 선호가 주 원인이다. 구인구직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7일 발표한 기업 397개사 대상 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새 ‘경력직원 위주로 채용했다’(65.5%)는 기업이 ‘신입직원 위주로 채용했다’(34.5%)는 기답변이 2배가량 많았다. 응답 기업의 82.9%는 수시채용을 진행한다고 답했다.취업문이 좁아지자 첫 일자리의 질이 후퇴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단기계약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이 늘고 있어서다. 졸업 후 첫 일자리가 1년 이하의 계약직인 청년 비중은 47.1%다. 동일 비율을 유지했던 2019년·2020년(41.9%)에 비해 5.2%포인트 증가했다. 첫 직업이 시간제 근로자인 비율도 38.3%로 2년새 최고치를 보였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구직에 성공하지 못한 청년 구직자는 타격이 크다.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따르면 졸업 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전문대 이상 학력의 청년의 고용률은 지난해 7% 줄어들어 청년층 내에서 고용률이 가장 감소했다. 대학생 홍진기(25)씨는 “은행 면접에 참여했다 다른 은행에서 경력을 쌓고도 신입으로 입사하려는 ‘중고신입’들을 여럿 만났다”면서 “사회로 첫발 내딛는 것조차 힘겹게 느껴진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대학·정부 차원의 노력을 촉구했다. 직업훈련전문가인 이우영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수시 채용 확대는 졸업 직후 사회로 뛰어드는 취준생들에게 특히 치명적이다”면서 “직무역량을 앞세운 중고 신입·경력직이 먼저 취업에 성공할 확률이 높은 현실에서 대학은 구직에 도전하는 대학생을 위한 직무 역량 강화 교육 등을 보강해야할 할 때다”라고 진단했다. CJ그룹 인사기획팀장을 지낸 권상집 한성대 교수는 “수시 채용이 트렌드가 됐지만 신입사원에게도 경력직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채용 방식이 올바른지 우려된다”면서 “신규 채용 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발굴하는 등 등 건강한 일자리 창출 문화를 위한 정부의 다각적 노력도 요구된다”라고 조언했다.
- 정려원·강민경이 강추한 복면 패션…코로나가 띄운 '발라클라바'
- [스냅타임 박수빈 기자]머리와 귀, 목, 얼굴 대부분을 가리는 복면 패션 ‘발라클라바(Balaclava)’가 인기몰이 중이다. 캘빈 클라인의 2018F/W 컬렉션에서 등장한 이후 올해는 미우미우의 모든 컬렉션 런웨이에 사용되며 유행을 선도했다.미우미우 외에도 최근 디올, 마르니, 마르틴 마르지엘라 등 여러 고급 브랜드에서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울, 실크, 폴리, 니트 등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발라클라바가 등장하며 패션 리더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왼쪽부터 장원영, 강민경, 차정원, 정려원의 발라클라바 패션 (사진=장원영, 강민경, 차정원, 정려원 인스타그램)올해는 기존의 투박한 스포츠 의류에서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무드의 평상복으로 재탄생하며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기존 발라클라바는 스키나 등산 등 야외 스포츠의 필수 아이템이었다. 추위를 막아줌과 동시에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레이싱 드라이버들은 안전을 위해 방염 발라클라바의 착용이 필수로 요구된다.발라클라바는 트렌치코트와 항공 코트처럼 군인들의 장비에서 시작됐다. 전쟁을 위해 착용했던 투구가 변형된 형태다. 11~14세기 일어난 종교전쟁인 ‘십자군 전쟁’ 당시 착용한 쇠사슬로 만들어진 투구와 유사하다.1854년 영국, 프랑스, 오스만 제국의 연합군과 러시아 육군이 벌였던 크림 전쟁 당시에도 추위를 극복하기 위한 털실 복면을 착용했다. 당시 영국 연합군은 러시아의 추위를 버티기 위해 뜨개질로 헤드기어를 만들어 사용했고, 이가 발라클라바의 형태를 띈다.발라클라바라는 명칭은 크림 전쟁 중 10월 25일 벌였던 ‘발라클라바 전투’에서 따왔다고 알려져 있다. 발라클라바는 러시아의 한 항구 이름이다. 리차드 러트가 쓴 ‘뜨개질의 역사’라는 책에 의하면 전투가 끝나고도 20년 넘는 시간이 지난 1881년에서야 ‘발라클라바 헬멧’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자라와 H&M과 같은 SPA 브랜드에서도 발라클라바를 판매 중이다.특히 다수의 연예인들이 착용하며 인기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정려원,강민경, 김나영, 차정원 등이 착용 사진을 SNS에 올리며 유행을 선도했다. 이 외에도 윤승아, 장원영, 유인영 등도 발라클라바를 애용하고 있다.연예계 ‘황금손’으로 잘 알려진 가수 출신 배우 김재경은 직접 발라클라바를 만들어 쓴다.김재경처럼 아예 직접 발라클라바를 만들어 쓰는 사람들도 늘었다. 11월 중순 올라온 유튜브의 발라클라바 제작 튜토리얼 영상은 조회수 3만 3000회를 기록중이다. 직접 발라클라바를 뜨는 모습 (사진=정재연(가명)씨 제공)소비자들은 특이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스타일을 장점으로 꼽았다.자라의 발라클라바(2만 9000원)를 구매한 오세린(가명,31세)씨는 ”한파에 매우 유용하다”며 “후드 모자를 쓴 느낌이라 튀지 않고 멋스럽다”고 말했다.네이버 블로거 '승재'씨는 브랜드 시눈의 발라클라바(4만 8000원)를 구매했다. 그는 “후드 겸 목도리와 넥워머 기능을 하는 다재다능한 패션 아이템”이라며 “생각 이상으로 따뜻하고, 착장에 포인트가 된다”며 추천했다. 주위에서 실제로 보고 신기하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막상 후드티처럼 얹으면 부담스럽지 않아 예쁘다고 덧붙였다.직접 발라클라바를 뜨개질해 만들었다는 정재연(가명, 24세)씨는 “모양과 색을 다양하게 배합해 각자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수제 발라클라바의 장점”이라며 “만드는 방법이 쉬워 하루면 충분해 특이한 발라클라바를 찾는다면 추천”이라고 전했다.이수진 패션플랩 대표는 "2018년 첫 등장 당시 기후 온난화와 미세먼지로 인한 마스크 착용에서 시작된 패션이 현재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가 필수 아이템이 되면서 유사한 형태의 발라클라바가 간편한 복장으로 인식돼 인기가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연예인과 같은 패션 리더들이 유행을 제시하면 시장에 전파가 되고 팔로워들이 따라가는 성숙기가 진행된다. 현재 발라클라바는 그런 성장 단계에 있는 것”이라며 “특이한 것을 찾는 대중들 사이에서 그들만의 스타일로 받아들여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SNS중독이 무서운 이유…"매일 접속하고 댓글에 울고 웃죠"
- [스냅타임 박서윤 기자] SNS가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달 26일,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는 SNS가 사용자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틱톡, 스냅챗 등 SNS에서의 모든 브랜드 활동을 중단했다. SNS 중단을 발표하면서 러쉬는 일부 SNS 플랫폼이 젊은 세대를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말하며 자사는 고객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또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사용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이용하지 않겠다며 변화를 촉구했다.러쉬가 SNS의 폐해에 경종을 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 러쉬는 알고리즘에 휘둘리는 대신 고객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탈SNS를 선언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불가피하게 계정 운영을 재개했다. 작년부터는 하루동안 SNS에 접속하지 않는 디지털 디톡스 데이(Digital Detox Day)’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러쉬가 SNS 운영 중단을 선언했다. (출처=러쉬코리아 인스타그램) 이번 결정은 지난 10월 페이스북에서 발생한 내부 고발 사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SNS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해악성을 알면서 방관했다는 폭로였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내부고발자는 페이스북이 자사의 플랫폼이 사용자에게 유해한 걸 알면서도 수익을 이유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메타’로 사명을 바꾼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SNS 서비스를 운영한다.페이스북에서 일했던 데이터 전문가 프랜시스 하우겐이 미 의회에 제출한 내부문건에 의하면 페이스북은 지난 3년간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러 차례의 심층 조사에서 인스타그램이 10대의 정신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이미 알았다. 2019년 자체 자료에서도 10대들의 불안과 우울증 증가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반응은 연령대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런 심층 연구 결과를 페이스북 고위 경영진이 확인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이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고 WSJ는 전했다. 하우겐은 이런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은 이용시간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에 페이스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고발했다. 이용시간이 줄어든 만큼 광고수입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서라는 것이다. 실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은 앱을 사용할수록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해 과도하게 신경쓰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1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박수아 씨(가명) 역시 비슷한 이유로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활성화했다고 밝혔다.박씨는 “어떤 게시물을 올리는지에 따라서 팔로워 수가 달라지니까 사람들이 (보여진) 나의 모습을 좋아해줄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된다”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좋아요 수, 댓글 반응 때문에 작은 거 하나하나에 의미부여하기 시작했고 결국 내 자신을 옥죄게 됐다”고 털어놨다. 얼마전 인스타그램 앱을 지웠다는 또 다른 이용자 이예지 씨는 ”게시물을 보다보면 내 자신이 못나보이고 종종 열등감까지 느낀다. 편집된 모습이라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이 남들과 비교하게 돼서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SNS는 중독성이 강한 매체이고, 행위 중독은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SNS 몰입이 심리적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건강하게 SNS 이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거리두기를 습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낙서로 그려낸 인간愛, '포커스 아프리카' 방문기[下]
- [스냅타임 이연서 기자]재치 한 스푼, 음파두의 ‘낙서화’연서: 조엘 음파두는 낙서화로 정통한 작가답게 무심한 듯한 붓 터치, 익살스러운 묘사가 특징인 것 같아요.수한: 맞아요. 입술을 유난히 두껍게 그린다거나, 곱슬머리도 과장해서 표현했네요. 아프리카 사람들의 외형적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 같아요.연서: 원색보다 파스텔톤의 색을 다양하게 섞어서 표현한 것도 보는 재미를 더하네요.조엘 음파두는 낙서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 ‘스트리트 아티스트’의 거장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보다 한 발 앞서 그래피티(graffiti), 즉 낙서화를 개척했다. 특히 프랑스 스타일의 일러스트와 결합시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했다.소재에 한계란 없다연서: 수한 씨, 이거 보여요? 중간중간에 막 금이 그어져 있네요. 날카로운 도구로 그은 것 같아요.수한: 그렇네요. 판을 긁어내서 표현한 게 인상적이에요.음파두 작품의 주재료는 여느 화가처럼 캔버스가 아니다.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판을, 게다가 신문이나 잡지를 인쇄하고 남은 알루미늄 판을 사용해 활자가 고스란히 묻어날 때도 있다. 그가 좋아하는 인물이 나오면 인물을 그대로 살려서 그림의 일부로 탄생시킨다.스크래치 기법도 남다르게 적용했다. 아크릴 물감과 오일 크레용으로 두텁게 칠해진 알루미늄판을 예리한 면도날이나 송곳으로 긁어내어 흰색이 드러나게 했다.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작품 곳곳에 흰 색 윤곽선을 새기며 무엇을 전하고자 했을까. 그는 흰 색의 선이 ‘어두운 아프리카의 현실을 밝혀줄 빛’이라 말한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다. 연서: 저에게 낙서는 해방의 의미였어요.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여과없이 쓰고 그렸으니까요. 아주 사소하게는 학창시절에 수업을 듣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공책에 이리저리 낙서를 할 때도 있었고요. 때론 내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상상하면서 끄적이기도 했어요. 그래피티 역시 뉴욕 할렘가의 외벽이나, 지하철 등에 낙서를 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자기 욕구를 표출하는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조엘 음파두는 어쩌면 비교적 온건한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 것 같아요.수한: 맞아요. 아프리카는 빈곤이나 내전처럼 좋지 않은 상황이 많이 일어났고, 지금도 진행 중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뿌리에는 빛이 있고, 언제나 두려움과 흥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느껴져요. 연서: 수한 씨는 어떤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았나요?수한: 저는 아까 봤던 '역시 음악'이요. 연서 씨는요?연서: 저는 ‘독특함 혹은 실재성’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작품 설명 중에 ‘예술은 거창한 게 아니다’ 라는 대목이 있었는데요. 전시회, 예술이라 하면 멀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신문의 글자라는 일상적인 요소를 그림 안에 배치한 걸 다시 곱씹을수록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우리 주위에 평범한 것들도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특별해질 수 있고, 그게 바로 예술이라는 거죠. 저도 이젠 예술과 좀 가까워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