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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줌인]"모든 경제문제의 뿌리는 일자리"
- [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박병원(60)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최근 대형사고(?)를 쳤다. 은행권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서비스산업총연합회 설립을 주도하면서 서비스산업의 중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나섰다.지난 9월 서비스산업총연합회 출범 후 ‘투잡족’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박 회장을 집무실에서 만났다. 총연합회 출범의 산파 역할을 한 그는 2001년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시절부터 서비스산업의 전도사 역할을 해왔다. 12년째 이어온 서비스산업에 대한 애착은 과연 무엇 때문일까.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민의 출발이자 끝은 바로 일자리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일자리는 91년 516만 명을 정점으로 매년 10만 개씩 줄면서 작년엔 409만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이젠 제조업에선 더 일자리를 만들지 못합니다.” 제조업을 대신할 일자리의 원천으로 서비스산업을 지목한 셈이다.지난 10년 동안 서비스산업 육성을 외쳤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고민의 강도가 부족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역시 말로만 외치고 있을 뿐 절박함과 진실성이 묻어나지 않습니다. 이젠 일자리가 국가의 최상위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는 열정적이고 단호했다.박 회장은 대안으로 ‘고용영향 평가제’를 제안했다. “정책엔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는데 모든 정책을 만들 때 최상위 목표를 고용에 두고 평가해야 합니다. 대통령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모든 정책을 수립할 때 일자리가 몇 개나 생기고 없어지는지 가장 먼저 챙기고 또 꼬박꼬박 점검하자는 얘기다.“실례로 정부가 보육을 모두 책임지지 못할 거면 보육료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민간 어린이집의 수지가 맞으면 보육문제 해결은 물론 10만 개의 여성 일자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서민층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엔 정부가 일괄지원 대신 선별적으로 지원해주면 된다고 했다.박 회장은 보육료 규제처럼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드는 양면성에 대해 또 다른 예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알뜰주유소로 기름값을 잡을 순 있겠지만, 주유원의 일자리를 수백 개 없앨 수도 있습니다. 중산층의 기름값을 조금 줄여주려다 서민층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는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묻고 또 묻는다. “통신요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만큼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은데 비해 투자 여력이 그만큼 줄면서 통신산업의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은행권의 탐욕 논란과 밀물처럼 쏟아지는 사회공헌 요구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해법을 내놨다. 그는 “은행들이 정말 탐욕스럽다면 주가가 올라야 하는데 은행주 주가는 평균에도 못 미칩니다. 은행도 자본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으로 벌어야 더 성장할 수 있고, 그래야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은행들이 싼 금리로 더 많은 돈을 빌려주려면 밑천이 두둑해야 하고, 그러려면 더 성장해야 합니다. 은행이 돈 버는 걸 못 봐주면 선순환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그의 거침없는 얘기는 끝이 없다. 우리 경제의 최대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역시 금융해법으론 풀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계대출 문제 역시 일자리 때문입니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빚을 제대로 갚을 수 없고, 식당 등 자영업으로 내몰리면서 문제가 더 나빠지고 있는 겁니다. 일자리가 없다 보니 결혼을 안 합니다. 그러면 집도, 장롱도 사지 않을 테니 집값이 내려가고, 전반적인 소비 수요도 줄게 됩니다. 등록금 논란 역시 졸업 후에 제대로 취직이 안 되니까 계속 문제가 되는 겁니다.”단순하고도 명쾌하다. “가계부채는 금융이 아니라 내수불황의 문제입니다. 내수를 북돋을 정책을 쓰면 절반은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은 시스템 위기에나 허용해야 합니다. 빚을 탕감해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주는 등의 접근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과도한 정부 개입에 대한 경계도 잊지 않았다.박 회장은 마지막으로 인식의 변화를 촉구했다. “최근 모든 경제문제의 근본은 일자리에 있습니다. 경제 전체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면 문제가 안 되는데 여기서 막히니까 자꾸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이제 잘못된 인식과 낡은 규제를 버리고 모든 정책을 일자리 관점에서 보는 인식의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합니다.”◇ “요샌 서비스업 ‘의식화’ 나선 위장취업자 같아요”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요즘 마치 자신이 ‘위장취업자’ 같은 생각이 든다고 한다. 과거 노동현장에서 노동 평등과 노동법 준수를 요구하면서 투쟁했던 ‘위장취업자’처럼 서비스산업이 제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업 의식화’에 나서고 있어서다.2001년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서비스산업 중흥의 노력을 민간현장에서 몸소 실천하며 완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서비스산업은 그동안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고, 정부 역시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며 “제조업이 허허벌판에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 경험과 노하우를 서비스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 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와 행정고시 1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옛 경제기획원 사무관을 시작으로 예산관리과장을 거쳐 재정경제원 예산총괄과장, 부총리 비서실장을 지냈다. 이후 옛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과 차관보, 제1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으며, 작년 11월 은행연합회장에 취임했다.예산과 거시경제 분야를 두루 섭렵한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이라고 해서 전형적인 경제관료의 모습을 떠올리면 큰 오산이다. 그림과 음악, 시는 물론 꽃과 와인에도 조예가 깊고, 영어와 일어, 프랑스어 등 9개 언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다방면에 능하다. 그래서 공무원 시절엔 ‘천재 관료,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으로 불렸다.타고난 자유분방함과 강직함으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누구 앞에서든 거침없이 주장과 소신을 펼치는 성품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우리금융지주 회장, 청와대 경제수석까지 지낸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면서도 그 이면엔 굴곡 또한 적지 않았다. 최근까지 스틱 자동차를 몰았으며, 지난 10월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일본에선 지하철로 일정을 소화할 정도로 격의 없고 소탈하다. 박 회장은 등산과 사진, 시낭송 등 취미가 많다. 좌우명은 공을 세운 뒤 자리에서 물러난다는 뜻의 ‘공성신퇴(功成身退)’.
- [대선 D-21]朴-文 중원 격돌.. 나란히 충청권 방문
-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18대 대선 공식선거운동 둘째날인 28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나란히 충청권을 방문한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역할을 해온 ‘중원’을 놓고 한판 격돌을 벌이는 셈이다.전날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충청권을 찾고 있는 박 후보는 세종시에서 숙박을 한 뒤, 이날 오전부터 지역 유세를 이어간다.오전 10시 충남 홍성군 하상복개주차장을 시작으로 오전 11시 예산역전장, 오후 12시 15분 서산터미널, 12시 50분 태안읍 국민은행 앞, 2시 30분 당진시장오거리, 3시 45분 아산시 온양온천역 앞, 4시 45분 천안시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차례로 유세에 나선다. 이어 평택, 오산, 수원 등 경기 남부권을 돌고 서울로 향한다.선거운동 첫날 서울-부산·경남을 잇는 ‘경부선 유세’를 펼쳤던 문재인 후보도 이날 대전·세종·충남 등 중부권 벨트를 찾는다.문 후보는 오전 10시50분 대전 유성구 어린이집 방문한 뒤, 전자통신연구원 구내식당에서 연구원들과 오찬을 가질 계획이다. 이어 오후 1시 대전역, 2시 신탄진장, 3시 세종시 첫마을아파트 중앙공원, 4시50분 당진 (구)터미널 로터리, 6시 온양온천역, 7시10분 천안터미널 등 곳곳을 누비며 거리유세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