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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팁)여행도 DIY 시대..모두투어, 맞춤여행 사이트 오픈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모두투어(080160)의 숙박예약 전문자회사 부킹엠(www.bookingm.com)이 나만의 맞춤여행 프로그램인 `투어DIY` 페이지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투어DIY`(Do it yourself)란 국내 여행시 고객이 원하는 숙박, 교통, 할인쿠폰을 검색해 스스로 여행을 설계할 수 있는 맞춤여행 프로그램 이름이다. 특히 전국의 호텔, 항공, 렌터카, 그리고 문화레저용 쿠폰까지 하나의 페이지에서 모든 예약을 끝낼 수 있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자신만의 취향에 맞는 여행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쿠폰의 경우 고객이 선택한 일정과 지역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공연, 유람선, 테마파크, 열기구, 수상스포츠 등 여행레저 전분야에 걸쳐 구비해 놨다. 한편 부킹엠은 `투어DIY` 오픈을 기념해 6월에서 8월까지 부킹엠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하고 예약 확정하는 고객에 대해 매주 20명씩 200명에게 1인 2매로 총400매의 오션월드 입장권을 증정한다. 당첨자 발표는 매주 공지 페이지를 통해 공지한다. ▶ 관련기사 ◀☞모두투어 3분기 실적호전 기대..`매수`↑-흥국☞국민연금, 모두투어 지분 6.08% 보유☞모두투어 일본 인바운드 시장 진출
- 월미도에서 헌책거리까지… 20년전 추억 찾는데 1000원
- [조선일보 제공] 여행지 중에도 '복고풍' 때문에 끌리는 곳이 있다. 딱히 신기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서울서 가까운 바다라는 이유만으로 주머니 가벼울 때 설렁설렁 찾기 마련인 인천 월미도가 그렇다. 낡은 모습을 휘황한 전구로 가린 바이킹과 인터넷 게임에 밀려 멸종 위기를 맞은 '두더지' '펀치' 같은 오락기들이 촌스러움을 자랑하는 듯 들썩이는 모습은 묘한 쾌감을 준다. 후끈한 '월미도 문화의 거리'부터 한적해서 데이트하기 좋은 월미공원·화도진공원을 지나 헌책과 문화가 뒤섞인 배다리 헌책골목을 잇는 인천 2번 버스가 인천 서부 여행을 안내한다. 30년 넘게 운행 중인 이 버스는 인천 간선버스 중 가장 오래된 노선이다. ▲ 한없이 부족한데도‘썩어도 준 치’라며 패기 있게 밀어붙였던‘한 때’에 대한 향수일까. 조촐한 월미 도 놀이공원 속 요란한 바이킹과 만국기는 마음에 묘한 안도감을 준 다. 인천역, 동인천역 등을 잇는 인 천‘터줏대감’2번 버스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로 통하는 안내자다./조선영상미디어 ◆월미도 문화의 거리: 다 자란 어른들의 '억지청춘' 프로젝트 통상적으로 '월미도'라 부르는, 바다 바로 옆 놀거리 많은 지역의 공식 명칭은 '월미도 문화의 거리'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 앞 버스 정류장에서 2번 버스에 올라타면 약 10분 후 종점인 '월미도'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월미놀이동산'의 커다란 바이킹 여러 개가 눈에 들어온다. 삐걱거리고 유난히 높게 올라가는 데다 조작자 기분 따라 운행 시간이 달라져 엄청 무섭다는 바로 그 '월미도 바이킹'이다. "아아악! 무서워요! 멈춰 달라고요! 으하하하하!" 좁은 공간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낡은 놀이기구들 위에 올라탄 어른들의 비명 속엔 즐거움과 공포가 반반 섞였다. '이곳에선 반드시 즐거워야 한다'는 강박의 노예가 된 듯 목청껏 소리를 지른다. "양말이 그게 뭐니, 스타일 안 살게. 누나, 한 번 돌릴게." 통통 튀며 빙빙 도는 '디스코'를 운전하는 직원의 무례한 진행에 이의 다는 이 하나 없는 '무조건 웃어야 하는' 세계가 몸과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놀이기구 탑승료 종류에 따라 4000·5000원, 4개 기종 이용 가능한 '종합할인권' 1만3000원. 한껏 들뜬 마음은 서해안을 설렁설렁 오가는 '코스모스 유람선'으로 발걸음을 이끈다. 월미도에서 출항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영종대교, 인천대교, 작약도 앞을 지나 돌아오는 약 20㎞, 1시간30분짜리 코스다. 바닷가 가판대에서 종이컵에 담아 파는 찝찔한 번데기와 고둥(한 컵 2000원)을 사가면 '유람' 기분이 제대로 난다. 오전 11시30분, 오후 1시30분·3시30분·5시30분 출항. 승선료 대인 1만5000원·소인(초등학생까지) 8000원. 문의 코스모스유람선 (032)764-1171 ◆월미공원·화도진 공원·배다리 헌책 골목: 행락객 피해 천천히 걷다 데이트하러 온 연인들은 인파에서 떠나 '우리만의 시간'을 찾아 헤맨다. 월미산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월미공원'은 50년 가까이 군사통제구역으로 출입을 제한하다가 2001년 개방됐다. 덕분에 손을 덜 타 울창하게 자란 숲의 향긋함이 바닷바람과 섞인 채 방문객을 맞는다. 공원안내소에서 '주산책길'을 따라 정상(해발 108m)에 다녀오는 덴 왕복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정상 전망대에선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월미공원 서북쪽에 자리 잡은 '한국전통정원'은 부용지·애련지·소쇄원·국담원 등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정원을 재현한 고즈넉한 공원이다. 작은 연못들과 꼼꼼하게 정돈한 나무들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안동하회마을을 본떠 만든 정원 안 '양진당'에서 6월 13일엔 규방공예 체험, 27일엔 전통목걸이 만들기 체험 행사가 오후 2~5시 열린다. 문의 인천 서부공원 안내소 (032)765-4133. 월미도에서 2번 버스를 타고 약 15분, 동인천역에선 버스로 약 5분 거리인 '화도진 공원' 산책로도 한적하고 편하다. 소나무, 정자, 벤치가 곳곳에 있어 걷다 먹다 쉬어가며 소풍 분위기 내기 제격이다. '복고풍'이나 '재현물'이 아닌 정말 오래된 물건들과의 만남을 꿈꾼다면 월미도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배다리 헌책골목'('배다리 삼거리' 정거장)을 찾아봄 직하다. 산업도로 건설 사업 탓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배다리 헌책거리'를 주민들이 힘 모아 지켜내고 있는 현장이다. 어느 헌책방보다 '내용물'만은 알차 헌책 마니아들에겐 '성지(聖地)'로 꼽힌다. 배다리 헌책골목의 '구심점' 격인 아벨서점(032-766-9523)에선 시 낭독회 같은 문화 행사가 많이 열린다. ●2번 버스 노선 오전 5시34분~오후 10시37분(효성동 기준) 4분마다 출발한다. 월미도→LG정유→월미공원→인천역(차이나타운)→동일방직→화도진공원→화평철교→동인천역→배다리삼거리→삼익아파트→동산고교→제물포역→제물포북부역→도화오거리→제일시장→석바위→석바위시장→간석오거리(인천광역 지하철공사)→부평삼거리→백운역→부평역→부평여고→산곡천주교회→효성1동. 요금 1000원. 문의 동화운수 (032)547-1371 >> 맛집 요모조모 ▲ 월미도에서 태양은 하늘 중간에 한참 머물다가 바다로 주르륵 미끄 러져 내린다./조선영상미디어인천역 건너편은 '한국식 자장면'의 탄생지로 알려진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자장면·탕수육은 물론 월병·공갈빵·중국차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동화원(同和苑·032-764-3838)은 다른 식당보다 작은 편이지만 손맛 좋기로 이름나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매콤한 사천 탕수육 1만5000원·2만원, 간자장 4500원. 한국 근대사가 구석구석 스민 차이나타운을 꼼꼼히 둘러보고 싶다면 인천역 관광안내센터에서 나눠주는 '근대역사의 파노라마, 도보관광으로 즐기는 이색여행' 팸플릿을 챙길 것. 1시간에서 3시간까지, 시간대별 차이나타운 도보관광 코스가 자세한 지도·설명과 함께 소개돼 있다. 화도진 공원 부근 화평동 냉면 거리엔 작은 선풍기만 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 '세숫대야 냉면'(약 4000원) 가게가 다닥다닥 모여 있다. 낭만적인 차 한잔을 즐기고 싶다면 바다 노을 그리고 사랑(032-762-8275) 같은 월미도 해변 카페도 괜찮다. '1000일을 축하하며' 같은 연인들의 낙서로 가득 찬 테이블 위 시집과 한구석에 놓인 피아노, 통유리 뒤 반짝이는 바다가 '낭만 분위기'를 보장한다. 밀러 맥주 한 병 7000원. ▶ 관련기사 ◀☞2012 엑스포 여수의 볼거리, 거문도·백도☞낚시할까… 동영상 찍을까… 보트 탈까…☞용두레 노랫가락이 흥겨운 곳, 강화 용두레마을
- 2012 엑스포 여수의 볼거리, 거문도·백도
- [노컷뉴스 제공] ◆ 거문도 · 백도 29일 오전 7시40분 여수항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 ‘오가고호’를 타고 거문도를 향했다. 날씨는 쾌청했고, 배는 날아가다시피 내달렸다. 뱃머리와 바닥이 날렵한 오가고호는 후미 양편에 달린 두개의 프로펠러로 Y자형의 거대한 포말 줄기를 일으켰다. 배는 나로도와 손죽도를 거쳐 2시간 10분 만에 114.7km 거리의 거문도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20분 거문도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 유람선 ‘모비 딕’호를 타고 28km 거리인 백도를 향해 출발했다. 파도가 약간 이는 정도였다. 풍랑주의보 예비특보 때문에 혹시나 배가 못 뜨면 어떨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특보는 걸리지 않았다. 보통 기상 때문에 한 달에 3-4일 정도 배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쾌속선이 시속 50km로 달리는 동안 배가 파도에 출렁거렸고, 승객들은 안전상 갑판에 나가지 못했다. 객실 유리창을 통해 바다를 조망할 뿐이었다. 40분쯤 달리자 드디어 백도의 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배는 속도를 늦추고, 관광객들은 갑판으로 나가 안내원의 해설을 들으며 백도의 기암 절경을 감상했다. 39개의 돌섬으로 이뤄진 백도는 크게 상/하백도로 나눠지며, 갖가지 형상으로 인해 각자의 이름과 전설을 담고 있다. 하백도 서방바위, 성모 바위, 쌍돛대 바위, 상백도 매바위 등등. 쪽빛 바다를 바탕으로 한, 빼어난 바위 형상은 탄성을 자아냈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 보니 40분이 금세 지나갔다. 다시 객실 안으로 들어가 방금 찍은 사진을 모니터 화면에 띄워 한 장면씩 돌려가며 아쉬움을 달랬다. 12시 20분 거문항에 도착하자 점심식사를 한 뒤 등대가 있는 서도로 향했다. 거문도는 거문항이 있는 고도, 좌우에 서도, 동도 등 세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거문도 등대는 서도 수월산(해발 196m)의 끝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거문도 등대까지 오르는 길은 산책로로도 손색이 없다. 그 길은 울창한 동백 숲으로 터널을 이뤄 햇볕을 가려주고, 트인 곳에서는 푸르른 남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20분간 산을 타면 거문도 등대와 전망대가 나타난다. 거문도 등대는 1905년 4월 10일에 준공되어 점등되었으며, 적색과 백색의 섬광이 15초마다 교차한다. 거문도에는 외세가 점령한 흔적인 영국군 묘지가 남아 있다. 1885년 4월 영국 해군선단은 거문도를 점령하고 기지와 항구를 건설하면서 2년간 머물렀다. 현재 영국군 수병의 묘지 3기가 거문도 뒤편 산자락에 자리를 잡고 있다. ◆ 충무공의 얼이 서린 충민사와 선소 여수시 덕충동 마래산 기슭에 있는 충민사는 이충무공과 관련된 최초의 사당이다. 충민사는조선 선조 34년(1601년) 임진왜란이 끝난 뒤 이항복이 왕명을 받아 건립한 것이다. 이충무공을 기리는 통영의 충렬사보다 62년, 아산의 현충사보다 103년 전의 일이다. 충민사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여러 사람들 가운데 가장 먼저 제사를 모시는 분으로 하고 의민공 이억기, 충현공 안홍국이 좌우로 모셔졌다.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은 5학기 때 답사과정으로 이곳 충민사를 방문하고 있다. 여수시 시전동의 선소는 이순신 장군이 뛰어난 조선기술을 지닌 나대용 장군과 함께 거북선을 만든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난중일기에 의하면 순천부 선소는 임란 전에 생겨 임진왜란 중 전라좌수영 관하 순천부의 수군기지로 사용되었음이 확실하지만 선소가 설치된 연대는 확인할 수 없다. ◆ 2012 여수엑스포, 어떻게 달라지나? 2012년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개최지 여수는 새로운 도약의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여수 엑스포는 2012년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여수시 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3년간의 준비기간 동안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여수를 재탄생시킨다는 게 여수엑스포조직위원회의 목표다. 말 그대로 바다, 연안, 도시의 환경을 개선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여수항의 수질을 현재 3등급에서 2등급으로 끌어올리고, 시멘트로 숨이 막혀 있는 연안을 복원할 계획이다. 육상에는 1,500억 원을 투자해 만국공용디지털가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박람회 전시구역인 25만 제곱미터에는 차량 통행을 제한할 방침이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기치로 내건 정부의 신 성장 동력을 여수에서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신 해양기술 녹색단지 조성 계획 반영을 정부에 요청해놓고 있다. 여수엑스포조직위는 1998년 박람회를 치렀던 포르투갈의 리스본처럼 엑스포 후 해양 도시로 발돋움한다는 전망을 세우고 있다. 펄프 대신 해초로 만든 수첩을 나눠주는 모습에서 왠지 목표를 이룰 것 같은 믿음이 갔다. ▶ 관련기사 ◀☞낚시할까… 동영상 찍을까… 보트 탈까…☞용두레 노랫가락이 흥겨운 곳, 강화 용두레마을☞6월 5일 육지와 뱃길로 잇는 특별한 제주여행
- 한발 먼저 계절을 맞이하다, 보배의 섬 진도
- [경향닷컴 제공] 진도는 생명의 땅이다. 5월 싱그러운 바닷바람에 진초록 보리밭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풀숲에는 유채꽃과 노란제비꽃 등 들꽃들이 햇볕 아래서 게으름부리듯 하늘거린다. 싱그러운 연두색 신록이 대지를 감쌀 무렵 채소들은 여러 겹의 푸른색으로 진도를 물들이고 있다. 진도대교 때문인지 진도가 섬(島)이라는 사실을 깜빡 잊는다. 차안에서는 바다냄새가 맡아지지 않으니 더더욱 잊기 십상이다. 나지막한 산과 구릉, 간척지가 차장 밖으로 휙휙 지나가면 남도 어느 땅을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진도는 섬이다. 조선시대에는 유배지의 섬이었고, 진도대교가 놓이기 전에는 서울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노래 가락에 기대어 땅을 일군 사람들 ▲ 울돌목 녹진전망대에서 바라본 낮은 구릉과 들녘. “진도는 정이 붙는 섬이더라/진도는 정이 붙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섬이더라/진도는 정이 흐르는 흙이요, 물이요, 산이요, 들이요, 개울이요, 집들이요, 마을들이요, 농토들이요, 정이 출렁거리는 바다에 싸인 섬이더라/들리는 것이 육자배기요. 흥타령이요, 남도민요요, 바람이 판소리, 구름이 판소리(중략)…” ‘진도찬가(珍島讚歌)’라는 시를 쓴 시인 조병화의 진도 예찬이다. 진도에는 놀고 있는 땅이 없다. 땅 모양을 갖추고 있으면 사람들은 땅을 일구었다. 한 해 농사를 지어 삼 년 먹고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름지다. 해산물뿐만 아니라 들녘에서도 먹을 것이 풍부하다 보니 고려시대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가 진도로 들어온 연유를 알겠다. 오늘날의 진도 모양새가 갖춰진 것은 일제시대부터 시작된 간척지 조성 때문이다. 지금은 대단위 평야지인 소포만, 군내 간척지 등 넓은 들녘 모두가 질펀한 서해바다 갯벌을 간척하여 조성한 땅이다. 향토사학자 박명석씨(63)는 “바다와 연계된 산과 산 사이를 방조제로 막아 논과 밭을 만들었다. 방조제 공사 이전에는 읍내까지 바닷물이 들어올 정도로 진도의 지대가 낮았다”고 말했다. 진도 사람들은 좋은 일 궂은 일 가리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 촌동(村童)조차 민요 한 가락 정도는 너끈히 읊을 줄 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오메!”하는 소리를 추임새로 넣으면서 한판 신명나게 어우러진다. 노래와 삶은 따로따로가 아니다. 노래는 삶과 일의 한 부분이다. 노래 가락에 기대어 괴롭고 힘든 노동과 삶의 애환을 견뎌낸 것이다. 전통 남종화의 산실 소치 허련의 ‘운림산방’ ‘진도에 가면 세 가지 자랑을 하지 마라’는 말이 있다. 첫째가 글씨, 둘째가 그림, 세 번째가 노래 가락이다. 그중 첫 번째 두 번째는 전통 남화의 대가 소치 허련(許鍊·1808∼1893)이 거처하던 운림산방(雲林山房)에서 비롯된다 하겠다. 의신면 첨찰산 아래 자리 잡은 운림산방은 그 이름처럼 산천이 수려하며 운무가 깃드는 그윽하고 유현한 곳이다. ▲ 영화 <스캔들 조선남여상열지사>의 배경이 된 운림산방. ‘소치’라는 아호는 스승인 추사 김정희가 내려 주었는데 이는 중국의 대화가인 대치 황공망과 빗댄 것이다. 추사는 소치를 두고 “압록강 동쪽에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고 극찬했다. 시서화(詩書畵)로 당대를 휘어잡은 소치였지만, 1856년 스승 추사가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운림산방을 짓고 여생을 보냈다. 소치가 말년을 보냈던 초가집은 새로 지은 건물들에 둘러싸여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세월의 깊이를 대신 말해주는 노송들이 정원을 지키며 서 있고, 연못에는 연꽃들이 꽃을 피워 올릴 때를 기다리고 있다. 그 연못을 더욱 빛내고 있는 배롱나무는 고매함을 자랑하며 빈 몸으로 하늘을 바치고 있다. 운림산방과 쌍계사를 포근히 감싸고 있는 첨찰산(485m)은 산행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5월부터 6월초까지 쌍계사 계곡을 중심으로 구실잣밤나무 꽃이 만발해 온 산이 금색물결을 이룰 때면 정상에 이르는 등산로가 햇빛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숲 터널을 이룬다. 정상은 아는 사람들만 찾는 일출 감상 포인트. 쌍계사에서 출발해 1시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 서면 다도해 수많은 섬들 사이로 새빨간 해가 타오르듯이 떠오른다. 서럽도록 아름다운 노을, 세방낙조 ▲ 자연이 빚은 예술품 세방낙조 전망대. 진도의 숱한 매력 가운데에 가장 눈을 홀리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세방마을 바닷가의 황홀한 낙조이다.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일몰의 장관은 주위 하늘을 단풍보다 더 붉은 색깔로 물들인다. 중앙기상대가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선정했을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 하리. 세방마을의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시간에 따라 주홍, 선홍색 등 색깔을 달리한다. 해가 섬 사이로 조금씩 몸을 낮출수록 사람들의 탄성은 커져만 간다. 고운 노을을 흘린 해는 섬 뒤로 슬며시 감춘 듯싶더니 주저 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다. “아∼” 누구의 선창도 필요 없다. 이구동성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다본다. 찾아가는 길 역시 불편하지 않다. 십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울퉁불퉁한 흙먼지 길을 적잖게 달려야 했지만 지금은 왕복 2차선의 번듯한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 있다. 이 길 역시 ‘시닉드라이브코스(경관 좋은 도로)’로 빼놓을 수 없다. 도로 옆에 전망대가 있어 쉽게 ‘내 생애 최고의 낙조’를 볼 수 있다. 최근 뒷산 언덕에 제2전망대가 완성되면서 세방낙조 전망대를 찾는 사람들에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어디에 자리를 잡고 일몰을 기다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제1전망대의 경우 아기자기 모여 앉은 섬들과 태양이 어우러진 낙조의 전형을 즐길 수 있다. 제2전망대는 높아진 눈높이만큼 수평선과 태양이 맞닿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 신비의 바닷길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의 띠섬(모도) 사이 약 2.8㎞가 해마다 음력 2∼3월 보름쯤에 한차례씩 바닷길을 열어놓는다. 조수간만의 차이로 서서히 바다를 가르며 폭 30∼40m의 길이 드러나는데 그 현상을 보고 있으면 신비롭기 그지없다. 바닷길은 1시간여 동안 열렸다가 닫힌다. 이 바닷길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된 것은 1975년 진돗개를 구입하기 위해 진도를 방문한 주한 프랑스 대사 피에르 랑디씨가 이 현상을 목격하고 귀국 후 프랑스의 한 신문에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고 소개하면서 부터이다. 이후 국내 보도진이 몰려오고 일본 NHK-TV에 세계 10대 기적으로 소개되면서 매년 관광객으로 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신비의 바닷길. (진도군청 제공)치등(육계도)은 새벽 6시, 오후 6시 두 번 드러나는데, 이를 ‘물이 갈라진다’ 또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라고 표현한다. 치등이 드러나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에 사람들은 난장을 벌인다. 물이 갈라지면 사람들은 치등에 들어가 맘껏 놀고 또 조개, 소라, 낙지, 미역, 톳, 청각 등을 채취한다. 진도에서는 매년 음력 2월말에서 3월초에 ‘신비의 바닷길축제’를 연다. 영등할머니 제사와 용왕제가 지역 주민들에 의해 먼저 열리고, 치등에서는 굿판이 벌어진다. 관매도·조도, 그곳에 가면 모든 게 풍경사진 ▲ SBS 드라마 <패션 70s>의 촬영지였던 관매도. (진도군청 제공) 진도 앞바다는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이다. 섬 하나를 지나면 또 다른 섬이 기다린다. 먼 곳에 있는 섬은 안개에 싸여 희뿌연 색을 띠고, 그보다 가까이 있는 섬들은 검은색, 배에 근접한 섬들은 검푸른 색이다. 깨알같이 많은 섬 중에서 관매도와 조도는 좀 더 특별하다. 진도 팽목항을 떠난 배가 1시간을 달려 관매도 선착장에 닿으면 맨 먼저 울창한 솔숲이 눈에 들어온다. 약 3㎞의 해수욕장 뒤편에 병풍처럼 둘려진 이 숲은 원래 방사림(防沙林)이었다. 숲에 대한 주민들의 남다른 정성 덕택에 이젠 50∼100년생의 아름드리 곰솔(해송)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해변의 송림 가운데는 국내 최대 규모다. 관매도해수욕장은 관매팔경의 제1경이다. 백사장의 경사가 느릿하고 파도도 잔잔한 편이다. 모래는 밀가루를 깔아 놓은 듯 부드럽고 편안하다.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쉼 없이 백사장을 적신다. 나머지 7경은 유람선을 타고 섬 주위를 돌면서 구경할 수 있다. 옛날에 선녀가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방아섬(남근바위), 옥황상제의 전설을 담고 있는 돌묘와 꽁돌, 높이 50m 바위벼랑 위에 놓인 하늘다리, 물이 들면 바닷물 위로 떨어지고, 물이 빠지면 자갈밭 위로 떨어지는 서들바굴 폭포 등이 눈길을 끈다. 조도군도의 어미섬인 조도도 천혜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다도해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조도 도리산(210m)과 하조도 돈대봉(230m) 및 등대, 한가롭고 자그마한 어촌들, 결 고운 모래사장과 송림이 어우러진 해수욕장들이 숨어 있다. 도리산 전망대는 차를 타고 편도나 다름없는 시멘트 길을 한참 올라가야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대마도, 소마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희뿌연 안개 속에 올망졸망 키 재기를 한다. ▲ [도리산 전망대] 다도해를 한눈에 조망 도리산 전망대에 올라서면 하조도와 관매도, 병풍도, 나배도, 소마도, 관사도 등 새떼 같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 진도군청 >▲ [진도의 들판] 긴 겨울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는 들판 첨찰산 가는 길에 있는 진도기상대 부근에서 본 진도의 들판 모습. 익숙하고도 정겨운 한국적 풍경의 원형이다. ▲ [하조도 등대] 다도해 밤바다를 지켜온 ‘불침번’ 조도군대를 지나는 배들의 길잡이인 하조도 등대는 1909년 만들어져 우리나라에서 100년 안팎의 등대 가운데 몇 안 되는 유인등대이다.▲ [세방낙조] 지는 해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 해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 사이에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의 어우러진 경관이 이국적 정취를 자아낸다. < 진도군청 >▲ [이충무공전첩비] 이충무공의 넋을 담고 있는 비석 이충무공전첩비는 노산 이은상이 글을 짓고 진도 출신 서예가 소전 손재형 선생이 걸작의 글씨를 남겼다.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IC에서 빠져 영산강하구둑-영암방조제-금호방조제를 타면 77번 국도와 만난다. 우수영을 지나면 바로 진도대교이다. 남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순천IC에서 빠져 2번 국도로 강진까지 온 다음 18번 국도를 이용하면 진도에 닿는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에 진도를 4회 왕복한다.(5시간30분 소요) KTX를 이용할 경우 목포까지 간 다음 목포-진도간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연락처/ 진도군 문화관광과 061-544-0151 진도군 시외버스터미널 061-544-2141 팽목항 061-544-5353, 061-542-5383∼5(조도, 관매도) 쉬미항 관광유람선 061-544-0075, 061-544-8500 맛집/ 옥천횟집/(구) 경찰서 옆. 자연산 회정식(4인기준 140,000원), 전복비빔밥(25,000원)을 잘한다. 재진관/군청 앞 공공도서관 바로 옆에 있다. 간재미 회무침(25,000원), 간재미 찜·탕(25,000원)을 전문으로 한다. 061-544-2419 한우리/진도초등학교 앞. 생등심(200g·20,000원), 생갈비살(200g·20,000원), 육회비빔밥(6,000원)이 맛있다. 061-544-0670 문화횟집/읍사무소 옆에 있다. 자연산 회(70,000원)와 장어탕(24,000원)이 인기메뉴다. 061-544-6007 숙박/ 별천지모텔/진도터널 지나면 왼편에 있다. 시설이 깨끗하다. 061-544-0069 로즈파크모텔/진도고등학교 초입에 있다. 061-544-7181 프린스여관/진도읍 실업고등학교 앞에 있다. 061-542-2251 더 많은 숙박정보는 진도군 문화관광 홈페이지(www.tour.jindo.go.kr) 또는 남도민박(www.namdominbak.go.kr)에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다. ▶ 관련기사 ◀☞초록 숲의 아침이 선사하는 에너지선물☞"5월의 눈꽃, 신비한 세계로 오세요"☞월출산도 식후경,영암 ‘맛있는 길’
- 최고급 크루즈선 타는 삼성 TV·모니터
- [이데일리 조태현기자] 삼성전자(005930)는 이탈리아 선박회사 MSC크루즈(MSC Crociere)의 최고급 여객선 `MSC 스플렌디다(Splendida)`호에 2500대의 TV, 모니터, 대형 정보표시 모니터 등을 공급한다고 11일 밝혔다. 7월 공식 출항을 앞둔 `MSC 스플렌디다(Splendida)`호는 1650명의 승무원과 최대 39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 삼성전자는 객실과 승무원실, 라운지, 공연장 등 선내 곳곳에 63인치 PDP TV, 모니터 등을 설치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에앞서 MSC크루즈의 `뮤지카(Musica)`, `오케스트라(Orchestra)`, `포에시아(Poesia)`호에 각각 2000대, `판타지아(Fantasia)호에 3000대의 TV, 모니터 등을 공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크루즈선에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크루즈선은 주간 평균 3000여명에서 많게는 4000여명까지 승객들을 태울 수 있다. 연간 최대 65만여명의 VIP 승객들이 1만1000여대 이상의 삼성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 미국 로열 캐러비언, 그리스 호화 유람선 `크루즈 원` 등 세계적인 크루즈 회사에 TV, 모니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크루즈선을 이용한 여행은 최근 전 세계 고소득층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리미엄 여가활동으로 관련 제품의 프리미엄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승객들이 크루즈선 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선내에 설치된 제품 노출 효과가 크고 승객들이 제품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이상철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장은 "삼성전자 TV와 모니터의 디자인과 기술이 VIP 고객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에도 크루즈 마케팅을 강화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김연아, 휴대폰 모델로…"새 모습 기대하세요"☞증시랠리에 묻는다.."정말 악재는 없나?"☞삼성전자, PC 프로슈머 모임 발대식
- 꽃보다 달콤한 휴식처 가득해요
- [조선일보 제공] 2009 안면도 국제꽃박람회가 열리는 안면도 주변엔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따라 늘어선 해수욕장 등 달콤한 휴식처들이 즐비하다. 멋진 경치에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가 도처에 깔려 있어 봄 나들이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화려한 꽃구경을 한 뒤 태안반도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찾아 멋진 추억거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 1㈜엠캐슬이 회원모집 중인 "리솜 제천" 투시도. 2최근 일반에 개방을 시작한 천리포수목원. 3낙조가 특히 아름다운 할미·할아비바위. 4진귀한 난과 허브가 가득한 오키드타운. ◆아기자기한 일품 해수욕장들_ 할미·할아비 바위와 낙조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을 비롯해 행사장 주변에는 방포, 안면, 삼봉, 기지포, 두여, 밧개 등 절경을 간직한 곳이 많다. 안면도를 빠져나오면 인근에 청포대·몽산포 해수욕장이 있다. 어디서든 발길 닿는 곳에 멈춰 고즈넉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경치 좋은 곳에 자리잡은 최신 시설의 펜션도 많다. ◆'오션캐슬'서 여유있게 즐긴다_ 꽃박람회장 옆 오션캐슬리조트는 객실에서 보는 광활한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회원예약이 끝나면 잔여 객실을 일반인도 이용할 수 있다. 노천스파와 유황해수바데풀 등을 즐기며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다. '꽃밥페스티벌'을 열어 이색 먹거리도 선보인다. 충남 예산 덕산의 온천테마파크 스파캐슬에선 색다른 온천체험을 만끽할 수 있다. 한편 안면도오션캐슬과 덕산스파캐슬을 운영하는 ㈜엠캐슬은 충북 제천에 골프, 온천 등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 '리솜'의 창립회원을 모집한다. 402개 객실과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www.resom.kr ◆난·허브식물원 오키드타운_ 태안군 남면의 난·허브식물원 '오키드타운'은 진귀한 난과 관엽식물, 허브 향이 어우러진 웰빙관광지. 15만여㎡에 춘란, 심비디움, 칼란테 등 1000여종의 난과 100여종의 허브가 자라고 있다. ◆천리포 수목원_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의 천리포수목원은 62만㎡에서 450여종의 목련, 400여종의 호랑가시나무 등 1만2000여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회원제로 운영되다 꽃박람회를 앞두고 일반 개방을 시작했다. 주변 만리포·천리포해수욕장은 아름다운 풍광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 ◆신진도항 유람선 여행_ 신진도항에서 운항되는 유람선을 타면 옹기종기 작은 섬과 기암괴석, 구불구불 리아스식 해안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다. 괭이갈매기 집단번식지인 난도, 유인 등대섬인 옹도 등 수채화처럼 펼쳐진 섬들이 탄성을 자아낸다. ▶ 관련기사 ◀☞전 세계 나비 1000여종 집합… 7억원짜리 분재도☞이어폰 꽂고 호수 한 바퀴… 나른함이 사라졌다☞흙으로 보석을 만들다, 이천 도자기 마을(VOD)
- 갑판엔 왁자한 별빛, 올레엔 설레는 봄빛
- ▲ 제주 올레 7코스 외돌개 길[경향닷컴 제공] 여행은 방법이다. 여행만큼 ‘어떻게’가 중요한 것은 없다. 여행방법에 따라 감동도 재미도 달라진다. 같은 목적지라도 기차를 타고 가는 여행과 자동차를 타고 가는 여행은 완전히 다르다. △ 배 타고 제주 가기 배 타고 제주도에 가봤다. 인천에서 오하마나호라는 배가 제주까지 다닌다. 지중해를 오가는 호화크루즈와는 다르다. 그렇다고 정기 여객선 정도로 표현하기엔 부족하다. 여객선+유람선+화물선+…. ‘짬뽕 크루즈’ 정도로 보면 되겠다. 오후 7시.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가 떠났다. 뱃고동이 울리자마자 서해의 일몰이 아름다우니 선상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붉은 햇덩이는 뿌연 해무 속으로 아쉽게 사라졌지만 봄날 저물녘 갑판은 선선했다. 배는 빠르지 않았다. 한창 공사 중인 인천대교 아래를 지나 어둠 속에서 파도를 밀고 갔다. 캔맥주를 사들고 온 등산객과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갑판에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오후 8시. 보물찾기가 시작됐다. 용인에서 온 중학생을 위해 열리는 행사.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복도를 굴러다녔다. 오후 10시.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선상에서 보는 불꽃놀이는 특별했다. 선사 측은 매번 하는 행사는 아니고 승객이 절반 이상 되거나 단체여행객이 많을 경우 하는 ‘서비스’란다. 여행의 묘미는 ‘설렘’과 ‘어울림’이다. 소풍 가는 날보다 가기 전날 배낭을 싸는 게 더 즐겁다. 배 타고 가는 여행도 여기에 비교할 수 있겠다. 친구들과 부대끼는 여행이다. 여럿이 모여 한판 놀아봐야겠다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빠르고 쾌적하며 편안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겐 불편하다. 배 타고 가는 게 경제적일까? 패키지는 싸다. 저가항공도 왕복 15만원 정도 하는데 2박3일(선내 2박)에 왕복 9만9000원이다. 가장 많이 찾는 고객층은 한라산 등산객, 그 다음은 수학여행단이다. 이튿날 오전에 제주에 도착하면 버스편으로 성판악으로 이동해 한라산을 등반하고 다시 배로 돌아온다. 점심 한 끼도 제공된다. 청해진해운 김영붕 상무는 “한라산뿐 아니라 제주도 올레길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도 개발 중”이라고 했다. 주말에 떠나는 상품은 왕복 12만9000원이다. 배는 꽤 컸다. 6300t급 오하마나호다. 오하마나란 경상도 사투리로 ‘아니 벌써’란 뜻이라고 한다. 크루즈가 얼마나 고급인지는 승객 인원당 승무원 수를 보면 안다. 호화크루즈는 2대1~4대1 정도. 오하마나호의 승무원은 30명에 불과하다. 크루즈라기보다는 여객선 수준이다. 수영장이나 ‘자쿠지’ 같은 시설은 없다. 가족실과 로열실은 화장실 겸 객실 내에 샤워룸이 따로 붙어 있다. 3등실은 찜질방을 연상시켰고, 공동화장실을 이용했다. 온수는 잘 나왔다. 기업체 구내식당처럼 식판을 쓰는 식당도 한산했다. 알뜰 여행족들은 식사 때 식당보다는 컵라면을 사 먹었다. 맛 때문이라기보다는 어울려 먹는 재미 때문일 것이다. 배는 새벽녘에 추자도 해협을 지났다. 해무가 끼어 일출은 볼 수 없었다. 손깍지를 낀 연인들만 갑판에 앉아 검은빛에서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는 바다를 바라봤다. 8시30분. 제주항. 밤새 객실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새벽녘에야 눈을 붙였음직한 여행자들은 토끼눈으로 버스에 올랐다. △ 올레길 걷기 제주도에선 한라산 대신 올레길을 택했다. 2007년, 2008년 최고의 제주 히트상품은 ‘제주 올레’다. 서귀포시청은 2008년 올레길을 찾은 사람이 3만명 정도라고 했고, 올레사무국은 올레여행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의 해안 구석구석을 훑으며 제주도를 다시 보기엔 올레만 한 게 없다. 현재는 12개 코스가 개발됐다. 올레사무국은 가장 인기 있는 코스를 “성산포 코스와 외돌개 코스”라고 했고, 제주토박이는 “외돌개”를 첫손에 꼽았다. 7코스 외돌개~돔베낭길~월평포구길을 택했다. 절벽을 따라 이어진 길은 제주사람들이 오가던 산책로였다.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은 <제주 걷기 여행>에서 돔베낭길을 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라고 썼다. 그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길이 나 있다. 산책로가 파도처럼 섬의 옆구리로 밀고 들어왔다가 등대처럼 바다로 쑥 밀고 나간다. 푸른 봄바다가 발밑에 펼쳐지니 걷는 기분이 난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솔숲은 서귀포 초·중·고교생들의 사철 소풍장소였다. 시내중심가의 학교에서 외돌개까지 가는 길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어린 시절에는 미처 몰랐다. 동무들과 재잘재잘, 와글와글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으니. 이제 어른이 되어, 마흔이 넘고 오십 줄에 들어서서 외돌개로 가는 길을 홀로 걷고 있노라면 절로 눈물이 난다.’(<제주 걷기 여행>) 나비 잡으러 숲을 뛰어다녀봤던 40대 이상이라면 올레길에선 그런 옛 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 눈만 즐거운 게 아니라 풀냄새도 느끼게 되고, 길가의 소나무도 만져볼 수 있다. 여행자의 숨구멍이 모두 열려서 자연을 받아들이게 된다. 여행은 과정이다. 즐거움이 목적지에만 있지 않다. 방법이 다르면 즐거움도 달라진다. ▲여행길잡이 *인천에서 오하마나호가 월·수·금요일 오후 7시 인천 연안부두 여객선터미널(국내선)에서 떠난다. 제주항까지 13시간30분 걸린다. 돌아오는 배는 제주항에서 화·목·토요일 오후 7시. 패키지가 싸다. 월요일이나 수요일 출발했다가 이튿날 한라산 등반을 하고 그날 밤배로 돌아온다. 2박3일(선내 2박) 9만9000원. 이 경우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한나절로 짧다. 제주에 더 머물고 싶다면 패키지를 이용, 월요일 저녁배로 갔다가 목요일 밤배로 올 수도 있다. 패키지에는 왕복 뱃삯과 한라산 버스편, 점심만 포함돼 있다. 3등실을 이용한다. 찜질방을 연상시키는 단체실이다. 3등실은 편도 6만3500원. 어린이는 3만1750원. 2등실 침대는 8만6500원. 차도 가져갈 수 있다. 아반떼는 17만2330원, 산타페급은 23만3159원. 선내에 식당이 있다. 6000원. 청해진해운 www.cmcline.co.kr (032)889-7800 *올레길 지도와 인근 숙소, 식당, 대중교통, 코스별 지도, 코스 올레지기 연락처는 제주올레 홈페이지(www.jejuolle.org)에 잘 나와 있다. 외돌개~돔베낭길~월평길은 15.1㎞다. 5시간 정도. 비교적 쉬워 초등학교 4학년 이상이면 갈 수 있다. 7코스 대중교통편은 공항에서 600번 리무진으로 서귀포 뉴경남호텔에서 내린 뒤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비는 2000원 정도다. 올레길을 걷기 전에 물통과 모자, 선크림 등을 갖추자. (064)739-0815 ▶ 관련기사 ◀☞“절정의 봄 축제에 빠져봐요” 전국 곳곳서 행사 다채☞"우리 다같이 원시인 한번 돼볼까?"☞시이자 음악이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
- 시이자 음악이자 한 폭의 그림 같은 ‘동양의 나폴리’ 통영
- [경향닷컴 제공] 위성처럼 산재해 있는 무수한 섬들 위로 햇살이 눕는다. 노을에 비친 눈부시게 곱게 단장한 새색시에서 풍랑으로 거칠게 몸을 뒤척이다가 지쳐, 새근거리며 달빛 아래서 잠든 아기바다까지. 캄캄한 밤하늘에 새빨간 달이 선경을 회유하며 물씬한 야담을 연중 토해 낸다. 이렇게 통영 앞바다는 시시각각 색깔을 달리 하며 서서히 바다에 깃든다. 시인 이은상은 통영의 앞 바다를 “결결이 일어나는 파도/파도 소리만 들리는 여기/귀로 듣다 못해 앞가슴 열어젖히고/부딪혀 보는 바다”라고 읊었다. 물굽이마다 섬들이 드나들면 물새들이 세차게 비상한다. 포구마다 붉게 피는 동백꽃과 기암괴석이 섬 그림자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통영 바다는 시(詩)이며, 음악이며, 한 폭의 그림이다. 그곳에 가면 진한 사람 내음이 있다 백석은 ‘통영’이라는 시에서 “바람 맛도 짭짤한 물맛도 짭짤한/전복에 해삼에 도미 가재미의 생선이 좋고/파래에 아개미에 호루기의 젓갈이 좋고/새벽녘의 거리엔 쾅쾅 북이 울고/밤새껏 바다에선 뿡뿡 배가 울고/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라며 통영의 활기찬 삶을 부러워했다. ▲ 새벽 4시경의 서호시장은 생선을 내리는 어부들과 장사하는 아줌마들의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부산스럽다. 통영항의 새벽은 삶의 활기가 가득하다. 충무김밥을 싸들고 여객선 터미널로 들어서는 연인들. 팔딱이는 생선을 부리는 어부들. 활어를 사기 위해 장바구니를 들고 달려온 주부들. 억센 경상도 사투리에 흥정 소리는 높아만 가고 수조 속에서 막 건져낸 물고기들의 숨통을 끊느라 피범벅이 된 시퍼런 칼날들은 연신 찬물 바가지 세례를 받는다. 햇살이 포구를 밀어내면 시끌벅적하던 새벽의 항구는 조용히 아침을 깨운다. 고요의 적막이 흐르고 사람들은 하나둘 일상으로 돌아간다. 시장 상인들은 늦은 아침을 들면서도 연신 손님 눈치를 살피기에 바쁘다. 붉은 ‘다라이’마다 뽈래기, 배드라치, 도다리가 숨이 힘겨운지 연신 주둥이를 밖으로 내밀고 있다. 사람들은 홀린 듯이 항구를 찾는다. 어떤 이는 땅 끝에서 수평선까지의 가시적 공간에서 감상하거나 추억 한 자락을 엮는다. 어떤 이는 헤어진 연인과의 가슴 시린 아픔을 꺼내어 바다에 적시고, 또 어떤 이는 희망과 사랑을 한 움큼씩을 안고 돌아간다. 청마를 비롯한 수많은 예술가의 고향 통영만큼 이름난 문화예술인을 많이 배출한 고장은 없을 것이다. 시인 유치환김상옥김춘수, 소설가 박경리김용익, 극작가 유치진, 음악가 윤이상, 화가 김형로전혁림 등 우리의 문화예술계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을 수없이 배출한 곳이 바로 통영이다. ▲ 청마 유치환이 정운 이영도에게 사랑의 편지를 쓰고 또 쓰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달랬던 우체국. 통영시향토역사관 김일룡 관장은 통영에서 문화예술인이 많은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먼저 ‘지역적’으로 통영은 임진왜란 이후 군영도시로 발전하면서 독특한 문화를 가지게 됐으며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경치가 사람들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역사적 내력으로 김 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풍부한 해산물을 기반으로 한 부자들이 많았던 통영 사람들은 일제시대 자식들을 당시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도쿄로 유학을 보냈다. 이곳에서 문학이나 예술을 공부한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와 시대상을 비관하며 동료 문화예술인들과 어울리게 됐고, 통영은 자연스럽게 이들의 집합소가 됐다.” 시인 허만하의 <청마풍경>을 보면 청마 유치환은 “자각 없고 방향 없는 생활 가운데서도 한 시인으로 잡아 키워준 것은 부지불식중에서라도 또 하나 고향의 맑고 고운 자연의 풍기가 아니었던가”라고 말해 아름다운 다도해가 자신의 시성(詩性)을 키운 자양분이었음을 밝혔다. 지금 청마의 흔적은 통영우체국과 청마거리, 청마문학관에 남아 있다. 이 중에서 우체국은 바로 그 유명한 ‘행복’이란 시와 청마의 순애보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청마는 1947년 딸 하나를 낳고 홀로 돼 통영여중 교사로 부임한 시조시인 정운 이영도에게 첫눈에 반해 그 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연애편지를 보낸다. 우체국 건너편 이층집에는 정운이 살고 있었다. 60세 되던 1967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청마가 20여 년간 보낸 연서는 5000여 통. 20년 동안 편지를 보관해 두었던 정운은 후에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는 시집을 출간한다. 예쁘게 굴곡진 동백 60리 산양일주도로 250개의 유·무인도를 품에 안은 통영. 그 많은 섬들 중에서 가장 큰 섬이 미륵도이다. 이 섬을 한 바퀴 도는 약 24㎞ 일주도로를 가리켜 통영 사람들은 ‘동백로’ 또는 ‘꿈길 드라이브 60리’라고 부른다. 도로 곳곳에 나뭇잎 사이로 작은 포구가 고개를 내밀었다가 금방 사라진다. 핏빛처럼 지천을 적신다는 동백나무가 길 양옆에서 줄지어 반긴다. 출발 지점에는 1932년에 준공된 해저터널이 있다. 총 길이는 461m, 높이 3.5m, 넓이 5m로 둑막이공사를 한 뒤 해저면을 다지고 철근 콘크리트 공사를 했다. 일제가 임진왜란 때 이 지점에서 자기네 조상들이 수없이 죽어간 그 유해를 한국 사람들이 밟고 다니게 해서는 안 된다 하여 만들었다는 설이 있지만 항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듯하다. 이곳 주변이 통영운하인데 이 운하 역시 1927년 5월에 착공하여 1932년 12월까지 장장 5년 반에 걸쳐 만들어졌다. 총연장 1420m, 폭 55m, 수심 3m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배들이 왕래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저녁에 충무교에서 통영대교 쪽을 바라보면 금빛 비늘을 드리우며 노을이 바다 속으로 서서히 빠져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일주도로는 달아공원 부근 5㎞ 구간이 백미. 점점이 흩뿌려진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넘으면 섬들이 돛배처럼 가득한 다도해가 열리고, 다시 한 고개를 넘으면 아늑한 만에 들어찬 양식장들이 보인다. 섬과 섬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풍광에 숨이 막힌다. ‘달아’(達牙)는 이곳 생김이 상아(象牙)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세병관, 충렬사, 제승당 등 곳곳이 이충무공 유적지 이충무공의 전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세병관(洗兵館)은 삼도수군통제영으로 쓰였던 건물로 경복궁 경회루, 여수 진남관과 더불어 현존하는 조선시대 건축물 가운데 바닥 면적이 가장 넓다. 국보 제305호. 세병관이라는 이름은 중국 당나라 시인 두자미(杜子美)의 글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따온 말로 ‘은하수를 끌어와 병기를 씻는다’는 뜻이다. 출입문 역시 거둘 지(止)에 창 과(戈), 창을 거둔다는 지과문(止戈門)임에 알 수 있듯이 다시는 전쟁을 겪지 않게 해 달라는 조상들의 바람이 새겨져 있다. 충렬사(忠烈祠)는 이충무공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세운 사당이다. 경내에는 이충무공의 위패를 모신 정침(正寢)을 비롯하여 내삼문, 중문, 외삼문, 정문, 홍살문 등 5개의 문이 있으며 중문 안에는 향사 때 제수를 준비하는 동재와 서재, 외삼문 안에는 사무를 관장하는 숭무당과 서당인 경충재가, 외삼문 좌우에는 충렬묘비를 비롯한 6동의 비각이, 외삼문 밖에는 강한루와 전시관 등이 있다. ▲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원하는 뜻이 담긴 세병관은 1604년 세워진 객사로 1973년 보수됐다.제승당(制勝堂)은 임진왜란 때 이충무공이 막료 장수들과 작전회의를 하던 한산도 운주당 옛터에 지었다. 아직도 이 충무공의 뜨거운 목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오고 푸른 대밭이 보이는 죽도에서는 임진왜란 때 사용됐던 화살들이 수없이 날아오는 듯하다. 죽도를 지나 제승당이 보이면 임진왜란 때 많은 적을 무찌르고 갑옷을 잠깐 벗고 피 묻은 칼을 씻었다는 해갑도(解甲島)가 가까이 있다. 섬 정수리에는 무성한 해송 숲이 우거져 있고, 이른 봄부터 소나무 가지마다 백로 및 왜가리들이 백목련 꽃봉오리처럼 앉아 있다. 비진도, 욕지도, 소매물도 등 다도해를 품었다 비진도는 통영항에서 배를 타고 약 30분을 들어가면 나타나는 비경의 섬이다. 내항이 있는 안섬과 외항이 있는 바깥섬으로 나눠져 있는데 안섬과 바깥섬은 해수욕장으로 이어져 8자 모양을 꼭 빼닮은 특이한 형상을 지니고 있다. 동·서쪽으로 각각 바다가 있는데 서쪽은 백사장, 동쪽은 자갈밭으로 되어 있다. ▲ 비진도는 ‘미인도’라고도 한다. 두 섬 사이에는 긴 사주가 형성되어 마치 손잡이가 짧은 아령과 같은 형태를 나타낸다. ▲ 통영대교나 충무교를 건너면 산양일주도로와 만난다.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석양.욕지도는 통영항에서 뱃길로 32㎞ 떨어져 있다. 욕지(欲知)는 ‘알고자 한다’는 뜻인데 주변의 세존도, 연화도와 함께 불교에서 유래된 지명으로 화엄경의 ‘약인욕료지(若人欲了知)에서 따 온 말이라 한다. 푸른 숲이 어우러진 기암절벽과 갯바위, 점점이 떠 있는 새끼섬들, 그리고 티 없이 파란 바다가 마치 지중해의 작은 섬을 연상하게 한다. 섬 중심에 우뚝 서 있는 해발 382m의 천왕산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울창하고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통영항에서 뱃길로 약 1시간 40분, 동남쪽에 위치한 매물도(每勿島)는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썰물 때면 소매물도와 뭍으로 이어지는 등대섬으로 이뤄졌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바다 위에 우뚝 솟은 기암절벽, 비단처럼 부드럽게 섬을 휘감는 해무(海霧), 깎아지른 해벽을 배경으로 외로이 서 있는 하얀 등대. 파도가 부딪치며 뿜어대는 물보라와 하얀 포말. ‘한려수도의 보물’이라 해도 과하지 않다. 옛날 진시황제의 사신 서복이 장생불사할 불로초를 구하러 왔다가 서시과차(徐市過此)란 글을 썼다는 글씽이 굴을 비롯하여 전설 얽힌 촛대바위, 남매바위, 병풍바위, 용바위, 거북바위 등 억겁을 두고 풍우에 시달리고 파도에 할퀴어 오만가지 모양을 한 기암괴석이 많다. 통영항과 한려수도의 비경을 한눈에 미륵산은 높이 461m로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울창한 수림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갖가지 바위굴, 고찰이 산재해 있다. 이곳에 서면 통영 앞바다가 왜 ‘다도해’인지 알 수 있다. 섬과 섬이 겹치면서 누군가 물수제비를 뜬 듯 바다에 점점이 흩뿌려져 있다. 섬 너머 섬, 또 섬이다. 섬들 뒤에 붉은 해가 하늘을 붉히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하늘로 솟구친다. ▲ 미륵산 정상 인근 케이블카 승강장에 서면 미륵산 자락과 통영시, 남망산 공원, 다도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전에는 걸어서 정상까지 올랐지만 국내 최장(1975m)의 케이블카가 생기면서 쉽게 오를 수 있다. 케이블카로 상부정류장에 도착하면 약 400m 길이의 산책데크가 미륵산 정상까지 설치되어 있다. 청명한 날에는 일본 대마도, 지리산 천왕봉, 여수 돌산도까지 보일 정도로 탁월한 전망을 자랑한다. 정상 주위에는 진달래, 동백꽃, 팔손이나무, 단풍, 벚꽃 등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정상에서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미래사와 용화사로 내려갈 수 있다. 미래사는 햇볕이 잘 들고 빽빽하게 들어찬 편백나무 숲 사이에 고즈넉하게 들어앉아 있다. 구산, 효봉, 석두 등 세 분의 큰 스님을 모신 사리탑이 있다. 효봉 스님은 판사 출신으로 한 피고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뒤 밤새 고뇌하다 법복을 벗어던지고 출가했다고 한다. 용화사는 본래 정수사였는데 폭풍과 화재로 소실되는 등 재난이 끊이지 않다가 380년 전 벽담 선사가 폐허가 된 절을 다시 짓고 용화사로 이름을 바꿨다. 가는 길/ 대전-통영고속도로를 타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4시간30분∼5시간쯤 걸린다. 통영 시내로 진입하려면 통영IC를 이용하면 된다. 남해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사천 나들목에서 33번 국도로 들어선다. 국도를 타고 사천과 고성을 지나면 통영 시내로 들어선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에서 통영행 고속버스가 각각 하루 14회, 18회 운행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공항-사천공항을 하루 3차례 왕복 운항한다. 사천공항에서 통영까지는 리무진버스로 1시간 거리다. 연락처/ 통영시 문화예술관광과 055-645-0101 통영시 관광안내소 055-650-4583 통영종합버스터미널 055-644-0017 여객선터미널 055-642-0116 유람선터미널 055-645-2307 맛집/ 뚱보할매김밥/여객선터미널 앞 부둣가에 원조 김밥집이 늘어서 있다. 지금은 작고한 ‘뚱보할매’ 어두이씨의 며느리가 하는 집이 유명하다. 055-645-2619 부일복국/서호시장 근처에 있다. 손바닥만 한 졸복에 콩나물을 넣고 끓여낸 졸복국(9000원)이 해장에 시원하다. 055-645-0842 분소식당/외지인들보다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복국도 잘하지만 봄에는 도다리쑥국(1만1000원)을 더 찾는다. 055-644-0495 용화찜/용화사 가는 길목 봉평동에는 유명한 아구찜 가게가 여러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전성시를 이룬다. 055-643-0149 숙박 충무마리나콘도/마리나 리조트의 콘도로서 272개의 객실을 가지고 있다. 055-646-7001 충무관광호텔/콘도 바로 뒤에 있으며 경관이 수려하다. 055-645-2091 충무비치호텔/시내에 있어서 여기저기 다니기에 편하다. 055-642-8181 그밖에 모텔과 펜션 등 숙박정보는 통영시 문화관광 사이트(tour.gnty.net)에서 검색할 수 있다. ▶ 관련기사 ◀☞페달을 밟으며 즐기는 전천후 레저 공간, 서울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호젓한 한강변… 영화의 한장면을 만든다☞주꾸미·산꽃마을… 상춘객을 유혹한다
- 페달을 밟으며 즐기는 전천후 레저 공간, 서울 한강시민공원 자전거도로
- ▲ 잠실강변은 전망이 시원스럽다[조선일보 제공] 폐달을 밟는다. 빌딩숲이 도열한 서울의 한강을 가로지른다. 한강자전거도로 한강둔치는 자전거 천국이다. 꽃피는 봄이 오자 따뜻해진 강바람을 맞으며 속도를 즐기는 자전거족이 몰려든다. 한강은 자전거 마니아 사이에서는 ‘환상의 코스’로 통한다. 월드컵공원, 잠수교, 서울숲, 뚝섬유원지로 이어지는 강북의 자전거도로 23.2km와 암사동에서 올림픽공원, 반포지구, 선유도로 이어지는 강남의 자전거도로 38.3km는 서울에서 한가로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 최근 몇 년 사이 한강의 자전거도로는 전 구간이 정비된 데 이어 홍제천, 중랑천, 양재천, 안양천 등 한강으로 모이는 크고 작은 천변 자전거도로와 연결되면서 ‘환상의 코스’로 새롭게 단장되었다. ▲ (좌) 양화 자전거도로 - (우) 이촌지구 자전거도로 자전거 도로 진입은 지역에 따라 골라서 선택할 수 있다. 휴일 오전을 이용할 경우 강변북로 코스를 먼저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동남쪽을 바라보며 오전 햇살을 안고 달린다. 자전거를 타고 관통하는 마포구의 곳곳에 설치된 체육시설은 잘 꾸며진 피트니스센터 부럽지 않다. 성산대교에서 마포대교까지 이어지는 마포구의 한강둔치는 자전거도로를 중심으로 새 단장이 한창이다. 폐 침목으로 꾸민 옛 철길이며, 아기자기하게 준비 중인 화단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용산구 이촌지구는 소풍 나온 가족들로 인상 깊다. 아예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차지한 가족도 있다. 한강둔치는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좋다. 잠수교를 지나자 외국인들이 눈에 띈다. 이들 역시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즐기는 모습이다. 이태원과 한남동에 사는 외국인에게도 한강둔치는 최고의 레저 코스로 인정받는다. 동호대교를 지나면 자전거도로는 중랑천과 뚝섬 방면으로 갈라진다. 이곳에서 하이킹 트랙이 새롭게 조성된 중랑천으로 방향을 튼다. 예전에는 자전거도로의 반환점이 뚝섬이었지만 뚝섬지구를 새롭게 조성하느라 먼지가 날리고 공사차량이 드나들기 때문이다. 강변북로 코스는 중랑천에서 청계천까지 이어진다. 강북 도심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중랑천을 거슬러 장안평 쪽에서 청계천 쪽으로 방향을 틀면 된다. 중랑천지구는 의정부까지 자전거도로가 연결된다. ▲ (좌) 장한평 자전거 도로 - (우) 중랑천 자전거도로 뚝섬지구가 공사중이지만 자전거 도로는 이어진다. 하지만 안전하게 타려면 서울숲에서 중랑천 쪽으로 방향을 돌리거나 잠실지구 쪽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다. 중랑천으로 진입하기 전에 돌아보면 좋은 명소가 2곳이나 있다. 동호대교에서 중랑천으로 진입하기 전에 응봉산은 꼭 들러보자. 응봉산 입구 주차장에 자전거를 세우고 지그재그로 이어진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서울숲과 강남 쪽 한강 전망이 시원스럽게 열리는 곳이다. 3월말부터 개나리가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이는 광경도 일품이다. 이곳은 서울의 일몰 포인트로 인기가 좋다. 또한 서울숲은 어린이가 동행했을 경우 함께 찾으면 좋다. 꽃사슴과 난대성식물원이 조성되어 있고 곤충식물원도 조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서울숲 중간에 벤치와 그늘이 많아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 (좌) 응봉산<사진제공:서울시청> - (우) 응봉산 전망대 전경 종주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강남 쪽 자전거도로를 선택하자. 잠실대교를 건너 강남의 자전거도로를 타고 다시 성산대교 방면으로 돌아가면 된다. 강북 자전거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찍 정비된 강남의 자전거도로는 더 많은 라이더가 자전거를 즐긴다. 강북보다 자전거 구간이 더 길거니와 곳곳에 마련된 부대시설도 훨씬 다양하다. 카페촌이 형성된 광나루지구에서 각종 체육시설이 완비된 잠실지구, 비교적 한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반포지구,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의도지구에 이르기까지 각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의도 지구는 4월 초에 윤중로의 벚꽃이 만개한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벚꽃놀이를 즐기는 상춘객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윤중로로 진입하지 말고 한강시민공원에 자전거를 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벚꽃구경을 하는 것이 좋다. ▲ (좌) 여의도<사진제공:서울시청> - (우) 양재천 자전거도로 한강 자전거 도로 중 양재천 구간은 저녁에도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완공된 양재천은 조명시설이 잘 돼 있고 도로가 매끈하다. 한강에서 양재 시민의 숲까지 양재천을 도는 왕복 코스. 물이 맑고 주변 생태 환경이 좋고, 곳곳에 하천을 건널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만들어놓아 언제 어디서라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자전거가 없어도 괜찮다. 시민공원 곳곳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으니 손쉽게 한강변을 달릴 수 있다. 광나루, 잠실, 잠원, 반포, 여의도, 양화지구, 중랑천, 양재천 등에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는 보통 아침 9시부터 해질 무렵까지 대여 가능하다. 1인용 자전거는 1시간에 3000원이며 15분 초과에 500원씩 추가, 2인용 자전거는 1시간에 6000원, 15분 초과에 1000원씩 추가된다. 자전거를 빌릴 때는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유람선 내 자전거 보관 공간에 여유가 있을 경우 한강유람선에 자전거를 싣고 올 수도 있다. ▲ (좌) 여의도 자전거 대여소 - (우) 한강과 여의도 야경 자전거 마니아라면 한강 종주 코스에 도전해도 좋다. 월드컵공원에서 시작해 뚝섬을 지나 잠실대교를 건너 다시 강남의 자전거도로를 타고 돌아오는 코스. 초보자도 5시간이면 주파할 수 있다. 단, 한강 다리를 통해 한강 남ㆍ북단을 달릴 경우에는 한강 다리와 둔치가 연결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자전거족이 가장 선호하는 다리는 잠수교. 한강둔치와 다리가 바로 연결돼 자전거를 탄 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강다리를 건널 때는 다리 위의 보행자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더불어 한강시민공원은 서울 시민들의 레저를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깅은 물론 축구, 야구, 농구 등의 다양한 스포츠와 물을 이용한 수상레포츠까지 즐길 수 있다. ::: 여행정보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서울특별시청 : http://www.seoul.go.kr - 서울시청 관광홈페이지 : http://www.visitseoul.net - 한강시민공원 : http://hangang.seoul.go.kr - 한강유람선 : http://www.cn-hangangland.co.kr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 http://www.exterminal.co.kr - 동서울종합터미널 : http://www.ti21.co.kr ○ 문의전화 - 한강시민공원사업소 : 02)3780-0777 - 서울시청 관광홍보팀 : 02)3707-9467 - 서울숲 사랑모임 : 02)462-0296 - 서울시티투어버스 : 02)777-6090 - 한강유람선 : 02)3271-6900 - 여의도지구 : 02)3780-0561 - 잠원지구 : 02)3780-0531 - 잠실지구 : 02)3780-0511 - 광나루지구 : 02)3780-0531 - 자전거 대여소(잠실지구) : 011-276-7675 - 생활체육서울시원드서핑연합회 : 02)455-9974 - 서울시 수상스키협회 : 02)498-9026 ○ 대중교통 - 서울역 : 1544-7788 - 용산역 : 1544-7788 - 강남고속버스터미널 : 1688-4700 - 서울남부버스터미널 : 02)521-8550 - 동서울터미널 : 1688-5979 ○ 자가운전 [광주-서울] - 호남고속도로 - 천안~논산간고속도로 - 천안분기점 -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 양재 - 반포 - 한남대교 - 올림픽대로 - 한강시민공원 [대전-서울] - 경부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 - 동서울톨게이트 - 강일IC - 올림픽대로 - 한강시민공원 [부산-서울] - 경부고속도로 - 서울톨게이트 - 양재 - 반포 - 한남대교 - 올림픽대로 - 한강시민공원 ○ 주요 한강시민공원 진입로 - 양화지구 입구 : 강변육갑문, 성산지하차도, 가양지하보도, 안양천자전거도로, 개화육갑문, 해태육교 - 망원지구 : 망원육갑문 지하보도, 망원지하보도, 성산대교(북단), 마포2육갑문, 절두산성지 옆 진입로 - 뚝섬지구(공사중) : 신자지하보도, 자양육갑문 지하보차도, 노유육갑문 지하보차도, 성수육갑문 지하보차도 - 여의도지구 : 여의도 육갑문, 여의도공원입구 지하보도 - 이촌지구 : 한강쇼핑센터 지하보차도, 한강대교(북단), 새남터보도육교 - 잠실지구 : 잠실 5단지 지하보도, 잠실2단지 지하보도, 종합운동장 지하보도, 탄천변 자전거도로 - 광나루지구 : 암사육갑문, 천호지하보도, 성내천변 자전거도로, 풍납 지하보도 ○ 숙박정보(관광공사 인증 숙박업소) - 롯데호텔월드 : 02)419-7000 - 홀리데이인코리아호스텔 : 02)3672-3113 - 영빈호텔 : 02)2277-1141 - 플라워호텔 : 02)962-8251 - 안국 한옥체험관 : 02)736-8304 - 북촌 한옥체험관 : 02)743-8530 - 아미가모텔 : 02)3672-7970 - 호텔 레이크 : 02)422-1001 ○ 식당정보 [서울숲 & 뚝섬지구] - 중화요리 아방궁 : 02)447-7772 - 태성각 : 02)455-3676 [여의도 지구] - 63스카이뷰 : 02)789-5904 - 동보성 : 02)780-6680 - 진미도시락 : 02)786-5654 [잠원지구] - 고매홈 : 02)568-45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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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장진의 Tour & Culture)해외여행, 제대로 하면 ‘대박’도 가능
- [이데일리 정장진 칼럼니스트] "지난 2007년 가을, 신혼여행 때 덴마크 레고랜드와 노르웨이의 송네 피오르Sogne Fjord에서 크루즈 선을 처음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 세계 최대 크루즈•오프쇼어 건조사인 STX유럽이 개최한 크루즈 선 레고 모형 디자인 대회에서 세계 각국의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의 30대 직장인인 김규성씨가 한 말이다. 현재 모 자동차회사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 수상자가 만일 신혼여행을 흔히들 떠나는 제주도나 괌으로 갔다면, 혹은 파리나 스위스로 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북유럽을 신혼여행지로 택했어도 레고랜드에 가보지 않았다면 그의 이번 수상은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 덴마크의 유람선(덴마크 관광청 제공)“‘바로 이거다’라는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여행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사례는 비단 크루즈 선 레고 모형 디자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규성씨의 경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요즘 정계, 경제계의 화두로 떠오른 “녹색 성장” 기업인 풍력발전기 부품업체 평산 역시 신성장 동력을 찾던 중 해외여행에서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얻어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무려 1조 6,000억 원 어치 주문 물량을 확보했다고 한다. 평산의 신동수 대표는 “풍력발전이 막 꽃피우려는 유럽을 보고 '바로 이거다' 하고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덴마크의 세계적인 풍력발전업체 베스타스를 방문한 것이 비즈니스 모델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 덴마크 풍차 사진(덴마크 관광청 제공)“‘바로 이거다’라는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영감은 시인이나 예술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인과 예술가들도 처음 떠오른 영감을 다듬고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해 내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론 그 과정에서 ‘바로 이거다’싶어 떠올랐던 처음의 영감도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바로 이거다’라는 영감이 없으면 아무 것도 시작할 수가 없다. 크루즈 선 레고 모형 디자인 대회에서 우승을 한 자랑스러운 청년이나 ‘바로 이거다’ 하고 영감을 받아 회사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풍력발전 부품업체 사장님이나 해외여행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 고민을 했을 것인가! 그럼에도 이들에게 해외여행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영감은 큰 자극제가 되어 고민을 시작하게 했다. 사업성 등에 대한 많은 회의를 거치면서도 영감의 위력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구체화될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해외여행은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결코 놀러 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호기심을 키우고 충족시키며 때론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어 돌아오는 재충전과 재도약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이들에게 해외여행이 이런 기회가 될 수는 없다.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열망이 있고 언제나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만 남들이 쉽게 보어 넘기는 풍경이나 건물 혹은 작은 물건들도 사업성과 관련된 ‘아이템’으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 옛날 파리에서 우연히 만난 어떤 사람은 해외여행을 하면서 레스토랑 메뉴판과 사인물만 모으기도 했다. 식당을 경영하는 이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고 직접 수집도 하곤 했는데, 이 사람이 나중에 어떤 사업을 벌였는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성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어떤 사람은 오스트리아 빈의 카페 테라스에서, 바람에 날리지 말라고 식탁보를 고정하는 예쁘게 디자인 된 걸쇠를 몰래 몇 개 빼서 주머니에 슬쩍 집어넣기도 했다고 한다. 문화와 예술, 이젠 알아야 산다 비용도 시간도 만만치 않은 해외여행을 쉽게 떠날 수는 없다. 하지만 위의 몇 가지 사례가 일러주듯이 해외여행을 여유가 있을 때만 떠나는 여행으로 보는 것은 단견일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한 하나의 투자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인 학창시절에는 해외여행이 의무적으로 떠나야 하는 하나의 ‘교양필수과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우리에게도 크게 낯설지 않은 루이 캬토즈라는 브랜드가 있다. 이름만 들어도 프랑스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널리 알려진 다른 브랜드들, 가령 샤넬이나 루이 뷔통처럼 명품 반열에 올라간 브랜드는 아니지만, 이 상표와 회사를 이젠 한국인이 완전히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루이 캬토즈Louis Quatorz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베르사유 궁을 지은 태양왕 루이 14세를 말한다. “세계 경제가 어려워 잠 못 이루며 해외 진출 여부를 고민했지만 지금 때를 놓치면 기약이 없을 것 같아 도전을 결심했다”는 루이 캬토즈의 전용준 사장은 “패션은 문화상품이어서 ‘역사가 있는 이야기’를 브랜드에 담아나갈 것”이라며 “최고 경영자CEO가 어쭙잖게 관여하면 이도 저도 안 되기 때문에 철저히 현지 전문가들의 손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살롱Salon으로 불리는 프랑스 엑스포 정보들을 수집하고 유럽 여러 도시의 패션 위크를 참관하며 루이 캬토즈 사장님은 문화 예술과 명품 브랜드의 상관 관계를 잘 파악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베르사유 궁, 오늘날의 프랑스 기초를 놓은 루이 14세, 프랑스 패션과 명품 시장이 베르사유 궁에서 시작된 프랑스 식 스타일과 맺고 있는 관련성 등에 대해 나름대로 깊은 공부를 한 것이다. 그 역시 해외여행을 심심풀이로 한 것이 결코 아닌 것이다. ▲ 베르사유궁전 거울의 방▲ 베르사유궁전 왕비의 침전루이 14세가 살았던 궁전들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 옆의 팔레 루아얄Palais Royal에서 열린 2009년 파리 패션 위크에서 루이 캬토즈는 세 라인을 선보였는데, 그 중 하나가 ‘마담 드 몽테스판Madame de Montespan’이다. 루이 14세는 수많은 여인들을 거느렸고 사실 베르사유도 사냥과 함께 이 여인들 중 하나와 밀애를 즐기던 곳이었다. 애첩이었던 몽테스판 부인의 이미지는 명품 브랜드와 잘 어울릴 수 있다. 왜냐하면 궁의 장식과 모든 소품은 물론이고 회화 조각들은 대부분 애첩들의 의견에 따라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루이 캬토즈, 즉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을 지을 당시에는 왕 자신이 직접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추고 했을 정도로 예술을 사랑하고 후원했기 때문에 애첩들의 입지가 좁긴 했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았다. 이번에 마담 드 몽테스판이 나왔다면 다음에는 마담 드 퐁파두르 상품이 나올 것이다. 이 유명한 루이 15세의 애첩은 프랑스 로코코를 일으킨 여인으로, 프랑스 로코코를 일명 퐁파두르 양식으로 부를 정도다. 건축에서 의상까지, 그리고 조각과 회화까지 두루 영향을 끼친 이 여인은 가장 많은 초상화를 남긴 여인이다. ▲ 마담드 퐁파두르의 초상▲ 마담드 몽테스판의 초상▲ 제2제정 시대의 단색드레스, 앵그르의 그림▲ 나폴레옹 시대의 고전적 드레스 (황후 조세핀의 초상中)애첩이 입은 옷은 곧 다른 귀부인들이 따라 입었다. 나폴레옹 당시는 고대 그리스 로마로 돌아간다는 신고전주의 시대여서, 황실 가족들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여인들이 입었던 길게 늘어뜨린 치마를 입었다. 이어 왕정 복고 때는 다시 로코코 풍의 화려한 치마가 유행을 했고 프랑스 제 2 제정 당시에는 단색 드레스를 애호했던 으제니 황후의 영향으로 단색 드레스가 유행했다. 패션사는 옷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일반 역사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디자이너들은 역사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으며 복고풍과 아방가르드를 혼합해서 사용한다. 여기에 이집트 풍, 비잔틴 풍, 중국 풍 등이 참고 자료로 들어오고, 밀리터리 룩, 마린 룩, 스쿨 룩, 유니섹스 룩. 빈티지 룩 등의 보다 작은 유행들이 첨가된다. 세계화는 우리에게 기회 천연 자원이라곤 거의 없는 9만 평방 킬로미터의 땅과 갈수록 노령화 되어가는 4800만의 인구 그리고 강력한 나라들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 이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여기에 삼대 째 권력 세습을 하며 민족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엽기적인’ 국가, 북한이라는 암적 존재까지 보태야 할 것이다. 인구 노령화를 제외하면 한국의 이러한 암울한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또 누구나 수긍하는 사실이다. 이렇게 보면 해방 이후 약 60년간 각 부문에서 한국이 이룩한 발전은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이 전혀 수사가 아닐 정도로 실로 눈물겨운 대단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개발 독재라는 야릇한 말까지 생겨났고 많은 사람들이 수긍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발전은 민주화일 것이다. 그리고 민주화는 앞으로도 문화와 의식의 영역으로까지 더욱 정교하게 발전해야만 하는 한국 최대의 명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십 수년 동안 한국의 발전은 국민 소득 2만 불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정체 상태에 있다. 사실 한국은 1970년대 중반의 오일 쇼크를 비롯해 전 세계를 강타한 여러 번의 위기에서 한 번도 비켜서지 못 한 채 직격탄을 맞곤 했다. 물론 그런 위기 때마다 흔히 한국인의 저력이라고 불리는 불가사의한 힘이 발휘되어 위기를 극복해냈다. 하지만 이젠 이 불가사의한 힘을 믿던 미망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실 한강의 기적은 저임금에 시달리며 희생당했던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제는 다시 그런 시대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이 미신에서 벗어나는 길은 국가이든, 기업이든, 학교이든 사회 단체이든 창의성 있는 창조 경영 이외에 달리 길이 없다. 어느 단위의 기관이든 이제 경쟁은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화와 그 가장 첫 번째 과정인 해외여행은 우리에게 기회인 것이다. 바람 쏘이러 나가는 대다수 사람들 곁에 “바로 이거다” 하며 무릎을 치고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오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 영어나 중국어 같은 외국어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언어도 중요하지만 문화 예술이 경제와 맺고 있는 현상 일반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감동을 할 줄 알고 전체적인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감성과 감각 훈련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 파리 의상박물관의 옷걸이 컬렉션덴마크 레고 블록에서 크루즈 선의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바다에 설치된 거대한 바람개비에서 풍력 장치의 부품을 떠올리며 프랑스 베르사유 궁을 지은 왕의 애첩을 브랜드로 내세워 전 세계를 시장으로 패션 제품을 만드는 이들이 많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은 배부를 때나 즐기는 분야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이제 문화와 예술을 알아야 살 수 있는 시대에 들어와 있다. 전자 제품도, 자동차도 아름다워야 팔린다. 그러나 아름다움만으로는 부족하다. 제품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품과 작품의 경계가 허물어진 지금, 문화와 예술은 그리고 그것을 경험할 수 있는 해외여행은 배부를 때 하는 분야가 아니며 바람 쏘이는 여행도 아니다. 바람 쏘이는 여행이 아니라, 풍력 발전부품을 만드는 기업처럼 바람을 만드는 여행이 되어야 하며, 해외여행을 떠날 때 타는 크루즈 선을 만드는 여행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사진 협조 – 덴마크관광청(VisitDenmark) 여행·문화·예술 포탈 레 바캉스(www.lesvacances.co.kr) 대표 정장진
- 최초의 등대섬, 팔미도 106년 만에 개방
- [노컷뉴스 제공]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로 50분 거리에 있는 팔미도.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가 있는 곳. 10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섬. 이 두 가지 특징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했다. 평일인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 연안부두에서 현대유람선을 타고 팔미도로 향했다. 흐린 날씨에 옷자락이 세게 팔랑거릴 정도로 바람이 불었다. 갑판 위에서 맞는 바람은 살결을 매만지는 듯이 보드라운 느낌을 주었다. 유람선 승객들은 나이든 어른들이 많았다. 강릉에서 온 할아버지, 경북 영주에서 온 할머니, 가까운 평택에서 온 아주머니 등 각지에서 15-30명 단위로 온 단체 관광객이 대다수였다. 230여명의 승객들은 팔미도로 들어가는 50분 동안 선상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즐겼다. 러시아 발레단의 춤과 우즈베키스탄의 발리댄스, 중국기예공연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드디어 팔미도 전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얀 등대와 초등학교 분교건물처럼 생긴 해군 막사가 보이는 섬. 바로 옆에 낮은 언덕이 꼬리처럼 붙어 있다. 노인들이 걷기에는 약간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가자 ‘천년의 빛 광장’이 나타난다. 2003년 팔미도 등대 건립 100주년을 맞아 조성한 곳이다. 이곳은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곳에서 조금 올라가면 작고 하얀 건물이 눈에 띄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의 옛 사무실로 썼던 곳이다. 팔미도 등대와 그 뒤편으로 크게 지어진 새 등대. 팔미도 등대는 1903년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이다. 이 등대는 인천상륙작전 때 맥아더 장군이 가장 먼저 탈환했던 거점이다.50년 만에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적었던 1950년 9월 15일을 작전 날짜로 정해 등대를 탈환한다. 칠흑 같은 어둠에 팔미도 등대의 불빛이 길잡이가 되면서 한미연합군이 팔미도에 안전하게 상륙하고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할 수가 있었다. 팔미도 등대는 100년간의 임무를 완수하고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 뒤편에는 최첨단의 새 등대가 지난 2003년 들어섰다. 2층 규모의 이 등대는 등탑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으며, 등대 안에는 등대 홍보관과 전망대가 있다. 팔미도 전망대에서는 섬 주변의 서해안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인천대교, LNG 인수기지, 영흥도와 영흥대교 등을 볼 수 있다. 뒤쪽으로는 무의도와 영종도를 볼 수 있다. 2009년 인천방문의 해를 기념해 106년 만에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섬. 그간에 민간인들의 출입이 없었기 때문에 자연경관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크고 아름다운 소나무들이 쪽빛 바다를 배경으로 싱싱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 무궁화가 철따라 피며, 쑥, 패랭이꽃, 원추리, 도라지, 담쟁이넝쿨도 많이 자란다고 한다. 아쉽게도 그날 꽃구경 거리는 없었다. 10분 이내 거리의 산책로가 있지만, 안전 울타리 설치 미비 등을 이유로 출입 자제를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연생태 관람을 기대하고 갔던 관광객들은 아쉬움을 표시했다. 현대유람선 측은 오는 4-5월쯤 안전울타리를 보완해 산책로를 개방할 계획이다. ▣ 교통편: 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 2번 출구→ 12번 버스(25분) → 연안부두 ▣ 배편: 현대유람선 032)882-5555, 팔미도 해운 032)885-0001▶ 관련기사 ◀☞영암왕인문화축제, "봄나들이와 체험학습"☞어머니의 넉넉한 품 같은 한반도의 배꼽 철원☞"자전거 타고 봄바람 · 꽃내음 만끽"
- 거문도가 하얗게 바뀌면 봄이 온거지…
- [조선일보 제공] 수선화로 깨닫는다… 쑥 향기로 확인한다 2월 거문도에서는 겨울과 봄이 바통을 교환한다. '겨울 대표' 빨간 동백꽃이 5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사이, '봄 주자(走者)' 수선화가 산비탈에 솟아오른다. '1등'으로 봄나들이 분위기 내기에 거문도가 제격인 이유다. 전남 여수항에서 배로 2시간, 고흥 녹동항에서 1시간10분 거리인 거문도는 고도·서도·동도 등 세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고도와 서도 사이에는 삼호교(길이 250m)라는 다리가 놓였지만 동도는 뱃길로만 이어진다. 수선화는 서도에 있는 녹산등대 가는 길, 장촌마을 주변, 고도의 영국군 묘지 주변, 동도의 유촌리 등에서 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 봄의 전령 수선화 / 조선영상미디어 전망 좋은 녹산등대로 향했다. '고도 여객선 선착장'에서 택시를 타고 삼호교를 건너 서도리의 '장촌마을'로 먼저 가야 한다. 장촌마을 서도슈퍼 앞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녹산등대 가는 길을 걷는다. 이금포해수욕장, 서도분교를 거쳐 녹산등대로 이어지는 길 중간중간 핀 지 며칠 안 되는 듯한 수선화 몇 송이가 인사를 한다. 그러나 수선화가 하얗게 언덕을 뒤덮은 대규모 군락지 광경을 상상한 여행객은 드문드문 보물찾기하듯 찾아야 하는 수선화가 '시시하다'며 실망할지 모르겠다. "거문도 수선화는 2월부터 4월까지 피지요. 그런데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농사꾼들은 잡초라 생각해서 뽑아 던져 버리고 여행객들은 예쁘다며 뽑아가고, 이래저래 맘 편히 발붙일 틈이 없는 거죠." 서도의 농사꾼 남주현씨는 "억지로 촘촘히 심어 가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이런 걸 어쩌겠냐"며 "거문도 사람들은 수선화보다 쑥이 언덕을 덮는 걸 보고 봄이 온 걸 안다"고 했다. 아니나다를까 꽃 적어 섭섭해하는 마음을 녹산등대 부근 언덕의 쑥밭에서 풍겨오는 향긋한 내음이 달래준다. 거문도 쑥은 부러 심지 않아도 저절로 자란다.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뜯는다. 수선화와 달리 쓰임새가 많아 주민들에게 귀여움을 받는다. 서도의 농사꾼 남주현씨(061-665-8358)는 '거문도 해풍쑥차'라는 상품을 개발, 올해부터 인터넷(www.gmdssuk.com) 등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40g에 2만원 받는다. 쑥의 어린잎을 정성스레 아홉번 덖어 차로 만든다. 찻물은 연노란 빛이 녹차와 흡사한데, 한 모금 마셔보면 봄날의 새 기운이 전신에 스미는 듯하다. ▲ 향긋한 햇쑥 / 조선영상미디어이른 봄의 향기와 거문도의 인심이 고스란히 담긴 쑥국은 삼호교 초입의 '패밀리횟집(061-666-2334)'에서 맛볼 수 있다. 백반(6000원)을 시키면 된장 푼 쑥국은 물론이고 건갈치조림, 갈치속젓, 꽁치구이 등 10여 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자가용: ①호남고속도로 순천나들목→17번 국도→여수여객선터미널 ②호남고속도로 주암나들목→15번 국도→벌교읍→고흥군 도양읍 녹동항 대중교통: 여수여객선터미널이나 녹동항에서 거문도행 여객선 이용. 거문도 내에서는 도보로 이동, 택시를 이용한다면 거문도택시(017-661-1681) 호출. 갈치가 맛있다. 고도와 서도 사이에 놓인 삼호교 입구의 강동횟집(061-666-0034)은 주민들이 추천하는 맛집. 갈치조림(1인분 8000원)에 5~12월 생갈치, 1~4월 냉동갈치를 쓴다. 봄에는 감자, 여름에는 애호박, 가을·겨울에는 무를 냄비 바닥에 깔고 갈치 토막을 얹어서 매콤하게 조리한다. 백도: 거문항에서 유람선을 타면 40분~1시간 만에 백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국가명승지 제7호로 지정된 백도는 39개의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무인도. 파도 위로 솟구쳐 오른 바위섬마다 서방바위, 각시바위, 매바위, 병풍바위, 곰바위 등 기암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동백나무·후박나무·풍란 등 350여 종의 아열대식물과 천연기념물인 흑비둘기·가마우지·갈매기 등 30여종의 조류, 꽃산호·해면 등 170여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거문도등대숙박체험: 서도 남단에 세워진 거문도 등대에서는 무료로 하룻밤 머물며 등대체험을 해볼 수 있다. 팬션처럼 예쁜 집에 냉장고·TV·가스레인지·침구 및 주방용품 등이 구비되어 있다. 2주 전까지 여수지방해양항만청 홈페이지(http://yeosu.mltm.go.kr)에 신청해야 한다. 1일 1팀(최대 8명)만 이용 가능하며 주·부식, 쓰레기봉투는 가져가야 한다. 월요일과 설·추석 연휴 등에는 이용할 수 없다. 여수시청 관광과 (061)690-2038, 여수여객선터미널 (061)663-0116, 여수 청해진해운 (061)663-2824, 고흥군 녹동항 청해진해운 (061)844-2700, 여수 오션호프해운 (061)662-1144. 거문도행 여객선 및 백도유람선 배표 판매대행은 거문도관광(www.geomundo.co.kr ·061-665-7788). 여객선 운항시각과 요금은 기상 상태나 여객선사 사정으로 인해 변경될 수 있다. 뱃삯은 여수-거문도 일반 정액 편도 3만6600원, 녹동-거문도 2만4000원. 거문도-백도 유람선 일반 정액 왕복 2만9000원. ▶ 관련기사 ◀☞봄이 오지 않아 봄 찾으러 떠납니다☞동화같은 안식… 드라마 속 그 마을☞두물머리 온실에 매화향기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