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376건
- (크레딧리포트)조선업 패권 어디로.. 중국이 무섭다
-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국내 조선업계는 올 220억달러의 매출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의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신바람행진은 언제까지나 지속될 수 있을까.경쟁상대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존재는 국내 조선업계의 미래가 장밋빛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 조선업의 패권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권성철 한국신용정보 수석연구원은 23일자 스페셜리포트에서 "중국에 대해 협력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경쟁력을 확보한 선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NG선처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차별화하고, 호화유람선과 같이 유럽에서 초강세를 보이는 분야에서는 과도한 투자를 자제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책이란 진단이다. ◇중국 시장점유률 지속 성장 권연구원은 "중국 조선업체들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대대적인 설비확장에 나서는 등 세계 시장의 위상을 높여오고 있다"며 "하지만 품질이나 납기문제로 탱커와 벌커를 제외한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에서의 위상은 아직까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주력 선종과 경쟁요소를 감안할때 당분간 주로 탱커나 벌커시장에서 가격경쟁을 전개하고, 고부가기치 선종시장에서 국내업체와 맞대결은 좀더 시차를 두고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쟁력은중국은 풍부한 자국수요와 동남아 경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화교들의 지원 등을 기반으로 한 국가의 전폭적 지원하에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권 연구원은 "중국은 신선형의 개발과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독자 설계 능력의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간 기술 및 인적능력 격차는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대형선 건조가 가능한 대형 도크의 완공으로 설비측면에서도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전방산업인 해운산업과 후방산업인 철강 및 선박용 엔진산업의 급성장에 힘입어 탱커와 벌커 등 범용선박은 물론 VLCC와 대형 컨테이너션,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시장에서도 향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의 경우 중국은 광동 및 푸지엔 LNG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대규모의 LNG를 수입할 계획이다. LNG선의 건조실적은 없지만 후동중화에서 1호선을 건조 중에 있고, 2008년에는 1호선을 인도할 예정이다. 자국수요를 기반으로 향후 10년간 최소 30척이상을 건조할 계획이며 2015년에는 연간 10척이상을 건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최근 중국정부는 제 11차 5개년 계획(2006~2011년)을 통해 조선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해 2015년에 선박건조량 부문에서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워 세계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선박건조량도 2400만DWT로 세계 시장점유율 35%를 차지해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지난해부터 선박건조량을 늘리기 위해 장강 삼각주, 주강 삼각주, 환발해만을 3대 조선기지로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국내 업체 대응책은권 연구원은 "선종별 경쟁시기는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의 경우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태이고 대형 컨테이선은 2010년 이후, LNG선은 2015년 이후에 주요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중국을 과대평가해서도 안되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된다"며 "호황기에 획득한 재원을 바탕으로 재무적 안정과 노사관계 공고화, 기술패러다임에 대한 고민과 진정한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중장기적 위협과 관련해 "LNG선 등 고부가가치선종과 해양플랜트부분에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3대 대형사(현대중공업(009540) 삼성중공업(010140) 대우조선해양(042660))와 현대중공업계열사로 시너지효과가 있는 중대형사(현대미포조선(010620) 현대삼호중공업)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 시네마천국 여행천국 마음껏 누벼라!
- [조선일보 제공] 어려운 예술영화 보느라 머리를 너무 썼다면? >> 바닷바람에 가슴이 뻥 뚫리는 태종대 유람선타기 관광코스로 유명한 태종대 유람선 VS. 부산 토박이만 안다는 영도 도선장 통통배. 영도구 태종대에는 유람선 선착장이 4 군데다. 코스가 다 똑같고 유람선을 2대씩 운행하는 것도 같다. 그 중 태종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곤포가든 유람선’을 택했다. 태종대 입구에서 100m쯤 올라가면 자갈마당옆쪽으로 유람선 현수막이 보인다.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100m 정도의 솔밭길이 시원하다. 오후 2시30분. 매표소 직원은 “보통 20~30분에 한 대씩 운행되지만 선장 휴식시간과 실제 유람선 타는 35분을 감안, 배를 타려면 1시간 30분 정도 시간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일렀다. 50분을 기다려 출발했다. 99인승 유람선에 가족과 연인 등 15명이 함께 탔다. 배에 오를 때 선장이 일일이 인사하며 손을 잡아 준다. “배가 나가기에 딱 좋은 바람과 파도네요” 선장이 직접 방송도 한다. 태종대를 한 바퀴 빙 돌아오는 것이 정해진 코스. 파란 바다 위로 층층이 화려한 빛깔의 기암괴석이 이어졌다. 태종대 절벽에 솟은 해송숲도 유람선을 타야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다. 미리 녹음된 테이프에서 자살바위?망부석?신선바위?오륙도?등대를 지나갈 때마다 설명이 흘러나온다. 바람소리가 워낙 강해서 내용을 알아 듣기는 힘들다. 자리에 앉아 보는 풍경이 답답해 후미 갑판으로 나갔다. 아이들이 새우깡을 던지자 갈매기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40분 운행이 끝나고 내릴 때쯤엔 바닷바람에 한기가 들었다. 겉옷을 하나쯤 준비하면 좋았겠다 싶었다. 요금 어른 6000원, 소인(2~11세) 4000원. 운행시간 오전 9시부터 일몰 때까지. 날씨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수도 있으니 꼭 확인하고 가야 한다. 문의 (051)405-2900 ▲ 900원에 탈 수 있는 영도 도선장 통통배. 부산 사람들이 타는 출퇴근용 ‘배 버스’다.오후 4시 30분. 영도도선장에서 영도 주민들이 출퇴근·등하교 용으로 이용하는 ‘배 버스’를 탔다. 자갈치 시장 입구에서 10분 정도 들어가니 시장건물 뒤편으로 자갈치 시장과 영도 대평동을 오가는 하얀 통통배가 보인다. 도선장엔 장바구니든 아주머니와 교복 입은 학생 등 서너 명이 배를 기다리며 서있다. 차로 영도다리를 건널 수도 있지만 배 버스를 타는 게 좀더 빠르다. 거리 400m, 소요시간 5분, 배 삯 900원(어린이 500원). 짧은 구간이지만 왼쪽으로는 영도다리가, 뒤편으로는 자갈치 시장 상인들과 오밀조밀 붙어 있는 해안가 주택들의 살아있는 풍경이 스쳐간다. 편도는 너무 짧다 싶어 왕복을 했더니 ‘배 탄 기분’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요금은 탈 때 말고 영도에 내려 매표소에 낸다. ‘초저가 배타기’로 살짝 입소문이 나서 지난 여름엔 관광객들이 꽤 몰렸다. 배 버스 운행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욕심내 영화를 3편 연속 봤더니 다리에 감각마저 없을 때 >> 파도소리 들으며 해안산책로를 걷자 아직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한적한, 그래서 파도소리를 온전히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해안가 산책로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경상도 관리들이 두 기생을 데리고 놀았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남구 용호동 이기대(二妓臺).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 약 2㎞에 걸친 산책로가 절경인데 비해 아직 입소문이 퍼지지 않아 주말에도 조용한 곳이다. 이기대 공원입구에서 3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가면 안내소 왼편으로 해안가로 내려가는 산책로가 시작된다. 소나무 숲길을 5분쯤 걸었나. 초록빛깔 사이로 갑자기 푸른 바다가 펼쳐졌다. 아래로 흙길을 따라 내려갈수록 바다가 가까워온다. 걷다 힘들다 싶을 때쯤 잠시 앉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빨간 벤치도 등장한다. 눈앞에 걸리적 거리는 것 하나 없이 푸른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명당(明堂)이다. 산책로 중간쯤에 있는 관리인이 사는 하얀 목재 건물은 사진 찍기 예쁜 장소. 하얀 울타리와 집이 푸른 바다와 어울려 이국적이다. 햇빛 가릴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낮보다는 선선한 오전 중에 찾는 것이 좋다. ▲ 이기대 코스모스 군락저녁 무렵엔 서구 다대포 몰운대(沒雲臺)로 가자. 해운대, 태종대와 함께 ‘부산의 3대(臺)’중 하나인 몰운대는 빼어난 일몰로 알려진 곳. 낙동강 하구에 구름과 안개가 낀 날에는 그 속에 잠겨(沒) 보이지 않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1993년까지 민간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군사지역이기 때문에 아직 미답지(未踏地)처럼 깨끗하고 조용하다. 오후 5시 30분 일몰시간에 맞춰 도착한 몰운대는 하늘·바다·백사장 사이사이로 노을이 발갛게 스며들고 있었다. 낙동강 최남단이라 발에 밟히는 백사장 모래가 유난히 곱고 부드럽다. 해안경비대가 지키고 있는 입구를 지나자 해송(海松)과 90여종의 활엽수림이 좌우로 빽빽한 산책로가 이어졌다. 바닷가에서 금세 산속으로 들어온 기분이다. 산책로는 오전6시 부터 오후6시까지 개방한다. ▲ 해안가 산책로좀 더 특별한 산책을 원한다면 송도 해안 산책로의 기암 절벽을 따라 놓여진 800m의 철제다리를 걸어보자. 해운대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잔잔한 바다에 익숙한 사람은 난간 아래 철썩거리는 파도에 가슴이 떨릴 수도 있는 높이다. 폭 1.2m의 다리는 두 명이 걷기에 딱 맞는 너비. 걸을 때마다 철다리가 울리는 소리와 송도 해안을 빙 둘러 바다 가까이 걷는 기분이 독특하다. 중간중간에 멈춰 서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7군데의 쉼터도 있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운동복 차림의 송도 주민. 해안 산책로는 지난 4월에 전면 개장해 아직 관광객이 많지 않다. 송도 암남 공원 입구에서 ‘해안산책로’라는 작은 푯말을 보고 들어가면 된다. 자정에 시작하는 ‘미드나잇 패션’ 보러 왔는데 시간 어디서 죽이지? >> 금련산 야경을 보고 가면 시간도 딱 부산에서 야경을 보려면 어디로 가야하나요? 부산 사람 십중팔구는 금련산을 꼽는다. 가까이 해운대·광안리부터 멀리 서면과 동래까지, 부산 시내 곳곳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수영구와 해운대구를 잇는 광안대교 덕에 전망이 더 화려해졌다. 자세히 보면 광안대교 조명이 초록색에서 보랏빛으로 다시 파란색으로 시시각각 바뀌는 것도 보인다. 수영구 남천동 부산 KBS 홀에서 해운대 방향으로 2~3분쯤 더 올라가 ‘금련산수련원’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면 된다. 이정표가 작은 편이라 초행길엔 지나치기 쉬우니 잘 봐야 한다. 거기서부터 산으로 올라가는 드라이브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곳곳에 차를 세워두고 야경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7분쯤 올라가면 정상. 꼭대기에 오르면 금련산에서 야경보기 가장 좋다는 ‘금련산 전망대’가 나온다. 원목으로 만든 데크가 나름대로 운치 있다. 불빛이 하나도 없어 전망대 나무 계단에서 넘어질 수 있으니 발 밑을 조심할 것. ‘월드 시네마’ 영화에 먼 나라 풍경이 줄줄이 등장.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하구 감천2동’ ▲ 옥상에서 줄넘기를 하는 ‘감천2동’ 어린이들.민트, 분홍, 파랑, 노랑…. 달콤한 색 페인트를 벽마다 곱게 칠한 직사각형 집들이 비탈면에 오밀조밀 붙어 있다. 좁은 골목길을 달려 집으로 들어가는 아이들, 빨랫줄에서 수건을 걷어들이는 할머니 모습이 멀리서도 정겹다. 지붕과 그 위에 얹은 물탱크는 모두 바다를 닮은 파란색. 오후 5시. 저물어가는 오렌지색 햇빛 때문에 집들의 색깔이 더 도드라진다. 그때, 흰색 건물벽면과 파란색 지붕, 앞으로 마주한 푸른빛 바다와 하늘이 아름답게 어울렸던 외국의 어느 해안가 도시가 떠올랐다. 그리스의 산토리니(Santorini)를 연상시키는 이곳은 사하구 감천 2동의 주택가. 감천항과 송도 해수욕장이 가까운 부산의 끝자락이다. 이 동네는 몇 년 전 건축잡지에 소개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요즘엔 이국적인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사진을 찍으며 골목을 걸어도 주민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최근 화제가 된 것은 산토리니와 감천동을 비교한 글이 인터넷 블로그에 올려지면서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부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놀랍다”는 반응과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보기보다 겉모습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곳에 집들이 지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초. 보수동에 몰려있던 피난민들이 옮겨 오면서부터다. 그렇게 1960년대 말까지 저지대에서 고지대까지 하나 둘씩 늘어난 집들이 지금의 마을을 이뤘다. 계획 없이 짓다 보니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다. 벽면에 칠한 페인트색도 집주인의 취향대로. 감천2동 사무소 행정민원담당 고태광(51)씨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주민들이 비싼 마감재 대신에 각자 원하는 색깔의 페인트로 건축을 마감한 것이 오히려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냈다”면서 “한집만 있거나 평지에 있으면 밋밋했을 텐데 비탈면에 여러 집이 모여 있다 보니 멋진 풍광이 된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하철 1호선 토성동역에서 내려 다시 감천동행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감정초교에서 내리면 된다. 토성동 부산대학병원 앞에서 택시를 타면 기본요금 정도가 나오는 거리. 동네 뒤편으로 해가 저물어가는 일몰시간이 사진 찍기 좋은 시간이다. 승용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에서 알록달록한 집들을 지나치며 걷다보면 일부러 길을 잃고 싶어질 지 모른다. 음침한 호러 영화 기분이 착 깔렸을 때 >> 해운대 누리마루에서 상쾌하게 기분 회복!▲ 누리마루 APEC하우스부산을 ‘럭셔리’하고 ‘엘레강스’하게 즐기고 싶다면? 동백공원이 답이다.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 동백섬을 공원으로 조성했다. 산책하기 딱 좋다. 작년 11월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 하우스’가 여기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과 오른쪽으로 길이 갈린다. ‘누리마루 하우스 가는 길’이라는 안내판과 함께 오른쪽 길 바닥에 흰색 화살표가 보인다. 화살표는 무시하고 왼쪽으로 간다. 이유는? 잠시 기다리시라. 동백섬은 섬 전체가 하나의 작은 동산. 산책로가 섬을 빙 둘렀다. 우레탄고무로 마무리한 적갈색 산책로는 말랑말랑 탄력이 있다. 바닷바람과 파도소리를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다면 ‘수변산책데크’로 내려간다. 해안선을 따라 나무로 된 데크형 계단길이 이어진다. 데크로 내려가는 입구가 산책로 초입에 있다. 산책로를 10분쯤 걸으면 현역에서 ‘은퇴’한 작고 하얀 등대가 나온다. 데크와 산책로가 여기서 다시 만난다. 왼쪽으로는 해운대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광안대교가 보인다. 사진발도 좋다. 등대 바로 옆이 누리마루 하우스다. 한국 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오는 12월말까지 무료 개방한다. 산책로가 회의장이 있는 3층으로 이어진다. 회담장을 통과하면 로비다. 통유리 너머로 부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회담장 바깥을 돌면 나선형 계단이다. 1층에서 계단은 야외로 이어진다. 전통 양식의 담 너머로 정상들이 정상선언문을 발표했던 정원이 있다. 들어갈 수 없다. 정상들이 기념촬영한 단상에는 서볼 수 있다. 정상의 이름이 새겨진 금속판이 붙어있다. ▲ 부산 웨스턴조선호텔 뷔페식당 까밀리아누리마루 하우스를 나와 오른쪽이 나가는 길이다. 중간에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 ‘이 길이 맞나’ 불안한 길을 꽤 걸으면 동백공원 입구다. 길바닥에 화살표가 있던 그 곳이다. 산책로와 이어지는 길은 막혀있고, 3층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싶었다면 낭패다. 공원 입구에서 화살표가 가리키는 오른쪽이 아닌 왼쪽으로 도는 편이 낫다고 한 것은 그래서다. 동백섬을 돌고 난 뒤 다리를 쉬기에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파노라마 라운지가 좋다. 호텔은 동백섬 입구에 있다. 해운대 백사장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다. 매년 여름, 사람들로 새까맣게 찬 해운대 보도사진과 TV화면도 이 호텔 옥상에서 찍는다.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 로비 옆 뷔페식당 까밀리아는 경치만큼 음식도 훌륭하다. 100여 가지 음식이 차려진다. 숯불구이, 샤부샤부, 우동 등은 주방장이 즉석에서 만들어준다. 점심 3만9000원, 저녁 4만6000원(세금·봉사료 포함). 문의 (051)749-7000 ‘한국영화 회고전’을 보고 난 뒤 추억에 푹 잠기고 싶다면? >>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빛 바랜 책을 들춰보기 ▲ 보수동 헌책방 골목“많이 쳐드리는 겁니데이. 다른데선 이래 못받아예.” “아이 아저씨~ 한번도 안 본 새 책도 있는데 너무하다 증말…” 값을 더 쳐달라는 아가씨와, 남는 것 없다고 계산기를 연신 두드리는 주인 아저씨의 흥정이 한창인 이곳은 부산 중구 보수동 헌책방 골목. 대학 때 보던 전공 책 10권을 10만원에 넘겨준 아가씨는 작게 ‘앗싸’를 외치더니 골목을 나섰다. 보수동은 그 어렵던 60~70년대에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기웃거렸을 추억의 헌책방 골목. 6·25 전쟁 직후인 1950년대 초, 이북에서 피난 온 손정린씨 부부가 건물 처마 밑에 박스를 깔고 미군들이 보던 헌 잡지를 끌어 모아 팔던 것이 지금의 골목이 됐다고 한다. 이후 부산에 각 대학의 분교가 들어서고 피난민들이 헌책을 많이 내다 팔면서 수요·공급이 늘어나 전성기 땐 책방이 70여 개까지 생겼다. 15년 전 도시계획으로 손정린 씨 부부가 운영하던 보문서점을 비롯해 10여 개 서점이 사라지면서 지금의 책방들만 남았다. 한 명 들어가 서면 딱 맞는 5평 규모부터, 2층까지 책을 켜켜이 쌓아둔 60평까지 책방크기도 다양하다. 교과서, 참고서, 소설책, 공무원 수험서 등 책방마다 ‘전문분야’도 다 다르니 알고 가면 좋겠다. 헌책은 가장 상태가 좋은 책은 반값 정도에, 나머지는 2000~3000원이면 살 수 있다. 헌책방 골목이지만 신간도 2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단 한 권도 무료배송’을 자랑하는 인터넷 서점들이 등장한 후 웬만큼 할인해선 손님을 끌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원하는 손님에겐 숨겨둔 고서(古書)도 보여준다. 골목 중간쯤 위치한 남양서점(051-257-1822)에선 누렇게 빛 바랜 김유정의 ‘동백꽃’과 1895년도에 발간된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원서도 볼 수 있었다. 주인은 용산 미군기지가 이전하면서 전쟁사 관련 원서도 많이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해리포터 같은 새 원서도 20~30% 싸게 살 수 있어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남포동 국제시장 입구 대청로 사거리 건너편을 보면 보수동 방향으로 난 사선골목이 보인다. 골목 입구에 책모양 이정표가 걸려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남포동 PIFF광장에서도 걸어서 15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 좁다란 150m 길 좌우로 50여개의 헌책방이 오밀조밀 줄지어 붙어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게 앞까지 헌책이 높이 쌓여 지나다니기에 비좁을 정도였는데 이젠 길이 훤해졌다. 매년 열리는 책방골목 문화행사 덕에 깨끗해졌지만 골목 가득 퍼지는 헌책의 향기는 줄어들었다. 보수동 책방골목 온라인 사이트는 www.bosubook.com
- "황금연휴, 떠나는 거야~"
-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최대 9일을 쉴 수 있는 추석 황금연휴. 그동안 미뤄왔던 여행을 계획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간이다. 온라인쇼핑몰들은 황금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을 위해 풍성한 여행상품을 마련했다. G마켓(www.gmarket.co.kr)은 환상의 섬 외도를 당일에 둘러볼 수 있는 상품을 선보였다. 입장료와 유람선비를 포함해 3만9000원. 아이들과 함께하는 `알밤 줍기 체험` 상품은 가을풍경으로 유명한 두물머리 답사를 포함해 성인 3만5000원, 아동 3만2000원이다. 소매물도, 남해보리암, 다랭이마을, 외도 등을 한꺼번에 돌아 볼 수 있는 1박3일 남해 패키지상품은 성인이 13만원, 아동 12만원이다.인터파크(www.interpark.com)는 `추석 황금연휴 여행 특별전`을 열고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국내외 여행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공주 정안 알밤주기체험 여행`(2만9000원)은 알밤줍기와 함께 가을길이 멋드러진 마곡사를 산책할 수 있다. 강촌 자전거하이킹, 가을 사찰 계룡산 갑사 산책, 상수 허브랜드 일정의 상품도 눈 여겨 볼 만 하다. 가격은 모두 3만원선. 해외여행으로는 동유럽 5개국, 융프라우, 서유럽 9개국 상품 등 좀처럼 떠나기 여행 상품을 마련했다. 모두 9일~15일 일정이다. 디앤샵(www.dnshop.com)에서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직접 자연을 체험하면서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체험 여행을 추천한다. 과수 재배단지로 유명한 논산에서 밤고구마를 직접 캐보고 허브농원도 여행을 할 수 있는 `고구마 캐기 체험과 향긋한 허브농원 여행`(3만8000원)은 가을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보성차밭과 담양 대나무숲 여행`(5만5000원)은 여행의 즐거움에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KT몰(www.ktmall.com)에서는 `해외여행 올스타 상품전`을 연다. 현대드림투어와 제휴를 맺고 일본 전지역을 비롯해 방콕, 푸켓, 후아힌, 하룽베이 등을 여행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출발일은 오는 28일부터 내달 5일 사이. 인기 많은 `푸켓 초특급 르메르디앙 5일`(104만원~)과 `시드니 골드코스트 6일`(139만원~) 등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 효도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패왕별희 북경문화 4일`(69만9000원)은 오는 29일부터 내달 7일까지 매일 출발한다. GS이숍(www.gseshop.co.kr)에서는 당일 가을 소풍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아침고요 수목원 산책과 영화종합 촬영소, 두물머리 데이트 여행 코스는 성인 3만5000원, 아동 3만2000원. 알프스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대관령 양떼 목장에서는 양떼 모이주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월정사 숲 속 산책을 마무리로 하는 당일코스 여행으로 성인 아동 모두 2만5000원이다. 이밖에 신세계닷컴(www.shinsegae.com)은 해금강과 보성차밭을 둘러볼 수 있는 1박2일 상품을 선보인다. 학동몽돌해변을 시작으로 해금강유람선관광, 외도해상농원과 낙화암바닷가, 보성차밭으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으로 1인당 12만5000원이다.
- 막바지 휴가로 도쿄 도깨비여행 어때요?
- [노컷뉴스 제공] 막바지 휴가철을 맞아 제 때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주말 일본 배낭 여행이 또 다시 각광받고 있다. 물론 일본 전체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달도 짧은 일정이지만 도쿄의 경우 명물들이 시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틀동안의 짧은 여행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도쿄의 젊은이들이 북적대는 신주쿠, 유행의 중심지 시부야, 고급 쇼핑 거리 긴자, 아키하바라 전자상가, 하라쥬쿠 등의 시내 여행은 짧은 여행 일정을 다채롭게 꾸며줄 수 있을 것이다. 도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730엔인 도쿄전철 1일패스를 끊는 것이다. JR(일본철도)만 이용할 수 있지만 필요한 관광지는 다 둘러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 신주쿠는 젊은이들로 북적이는 도쿄 최대 번화가로 요도바시 카메라, 사쿠라야등의 전자상가가 있다. 신도청 전망대(45층 전망대 무료)와 가부키쵸, 신주쿠 교엔(일본식, 영국식 정원으로 이루어진 공원)등도 둘러볼만 하다. 신주쿠와 함께 패션 거리로 주목받는 시부야에서는 충견 하치코상(죽은 주인을 한자리에서 10년 넘게 기다려온 개), HMV시부야, 타워레코드 등을 둘러볼 수 있으며 시부야 도큐한즈에서는 아기자기한 여러 생활용품을 구경할 수 있다. 긴자거리와 아키하바라 전자상가를 지나 하라쥬쿠로 가보자. 하라쥬쿠에서 요요기 공원, 메이지 신궁(일본 천황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곳), 타케시타토오리, 우라하라쥬쿠, 오모테산도, 아오야마 등을 들러보고 나면 하루가 지나간다. 패션이나 전자제품 보다 온천과 자연 관광에 관심이 많다면 신주쿠에서 시부야로 향하는 대신 하코네로 가면 된다. 하코네에서는 전형적인 복식 화산지대인 일본 국립공원을 둘러볼 수 있고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칼데라호 아시호수에서 해적선(유람선)을 타볼 수도 있다. 하코네 모리노유 온천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면서 1개를 먹으면 7년이 젊어진다는 쿠로타마고(오와쿠다니 계곡의 온천에서 익혀낸 달걀)를 맛보는 것도 별미다. 둘째날은 아사쿠사로에 있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아사쿠사 센소지를 둘러본 후 도쿄만을 건너 아름다운 인공섬 오다이바를 방문해보자.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도쿄 디즈니랜드도 빼놓을 수 없겠다. ▲ 추천상품 :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도착하는 2박4일 일정으로 업무에 지장없이 다녀올 수 있는 동경 에어텔 상품. 항공권과 조식2회, 숙박이 제공된다. 매주 금요일 출발. 399,000원부터(호텔에 따라 가격변동) 문의: 자유투어 일본팀 ☎ 02-3455-0004
- [Cool한 여행지]③알래스카 호머
- [스포츠월드 제공] 키나이 반도의 끝 호머(Homer). 길가에 배낭을 짊어진 사내 하나 앉아 있다. 한 손에는 ‘앵커리지’(Angchorage)라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는 앵커리지까지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다. 버스같은 대중교통이 전무한 알래스카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름 알래스카에서는 저마다의 방식대로 여행을 한다. 호화 유람선을 타고 나선 부유한 사람들도, 캠핑카를 끌고 일주일씩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온 사람들도,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두 발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는 배낭족도 제각각의 스타일로 알래스카의 여름을 만끽한다.호머는 알래스카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남쪽에 있는 포구다. 가는 길도 독특하다. 하이웨이에서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바다와 만난다. 이 바다는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갯벌을 무대로 하는 조개잡이도 이 지역의 꽤 유명한 관광 상품 가운데 하나다. 호머를 앞에 두고 길은 왼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전망대가 있는 이곳에 차를 멈추면 호머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에 자리한 아담한 집 너머로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 항구가 아련하다. 바다 건너로는 빙하와 흰눈을 이고 있는 아름다운 산들이 배경으로 둘러쳐 있다.호머는 마을이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호머 스핏(Homer Spit)이라 부르는 항구와 다른 하나는 다운타운이다. 호머 스핏은 다운타운에서 바다를 향해 10㎞ 떨어져 있다. 본래 섬이었지만 100년 전 석탄을 실어나르는 포구로 개발된 후 내륙과 방파제로 연결됐다. 호머 스핏의 항구에 정박중은 700여척의 배들.호머 역시 핼러버트 낚시의 고향이다. ‘세계 최고의 핼러버트 낚시터’라는 애칭처럼 이곳에서는 거대한 핼러버트를 잡으려는 꿈에 부푼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56년에 잡은 1000파운드(약 450㎏)다. 이것 말고도 해마다 300파운드 이상 되는 핼러버트가 수시로 올라온다. 호머는 또 뭍이지만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셀도비아(Seldovia)로 가는 길목이다. 배낭족들은 이곳에서 워터택시(Water Taxi)라 불리는 배를 타고 인간의 그림자가 얼씬도 하지 않는 자연을 찾아간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하나같이 허공에 떠 있다. 이것은 1964년 알래스카를 덮친 최악의 지진 참사에서 얻은 교훈이다. 당시 해안가 저지대의 집들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물벼락’을 맞았다. 그 후 쓰나미가 몰려와도 안전하도록 건물의 바닥을 허공에 띄워 지은 것이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찻집이며 낚싯배 대여점, 해산물 가게, 기념품점 등이 독특한 장식으로 치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머 스핏의 거의 끝머리에 자리한 등대 카페. 기념품과 커피를 함께 팔고 있는 이 집은 나무로 지은 등대 아래 자리했다. 아름다운 등대와 갖가지 장식으로 꾸민 이 집은 누구라도 지친 다리를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이다.호머 스핏 초입에 있는 피싱 홀(Fishing Hall)은 여름이면 연어 낚시터가 된다. 인공으로 만든 저수지처럼 보이는 이 곳은 한쪽만 바다와 통할 수 있게 터놓았다. 이곳으로 길을 잃은 연어들이 몰려든다. 이 연어들은 산란을 할 수 없는 초라한 신세들이지만 낚시꾼들에게는 더 없는 손맛을 제공한다. 다운타운과 포구의 중간에 자리한 벨루가 호수(Beluga Lake)도 매력적이다. 가장 알래스카다운 풍경 가운데 하나인 수상비행기가 이곳에 몰려 있다. 호수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수상비행기의 경쾌한 모습이나 호수 한켠에 정박해 있는 비행기들을 볼 때면 이곳이 진짜 알래스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다운타운에서 힐 로드(Hill Road)를 따라 가면 절벽 위에 서게 된다. 이곳은 바다에서 500m 높이에 불과하지만 전망은 상상 이상이다. 당연히 호머에서 돈 좀 만진다는 부자들이 이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언덕의 전망대에 서면 벨루가 호수와 700여척의 보트가 정박한 호머 스핏, 바다 건너 아름다운 빙하와 산자락이 와락 가슴에 안긴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래스카의 남쪽 끝 호머를 찾은 수고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았다. [여행쪽지]배낭여행 꿈 꾼다면 히치하이킹 활용알래스카 대중교통편 거의 전무호머에서 앵커리지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여행자.미국 본토에서는 히치하이킹이 불법이다. 길 위에서 손을 들어도 차를 멈추지 않을 뿐더러, 설령 차가 멈췄다고 하더라도 차를 얻어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히치하이킹이 범죄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예외다. 도로에서 손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알래스카의 치안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알래스카는 범죄율이 ‘제로’에 가까울 만큼 치안이 안정되어 있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연적인 위험이다. 이를 테면 곰의 습격이나 번개에 의해 발생하는 산불 등이 안전을 위협한다. 여름 알래스카에는 해마다 수십건의 자연발생적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알래스카는 대중교통편이 거의 전무하다. 앵커리지에서 위디어나 디날리국립공원을 오가는 특급열차를 제외하고 버스 등의 교통수단은 없다. 다만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를 위해 여름 한철만 페어뱅스나 앵커리지에서 캐나다 와이트호스나 더슨 크릭을 오가는 승합차가 있을 뿐이다. 또 마린 드라이브라 부르는, 시애틀에서 해안가의 주요 도시를 따라 운행하는 페리를 이용한 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내륙을 갈 때는 역시 특별한 교통수단이 없다.따라서 배낭여행을 꿈꾼다면 히치하이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방법이다. 자전거를 사서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물론 어느 방법을 이용하더라도 고생스럽다. 그러나 배낭여행의 고전에 가장 충실한 방법(?)이다. 또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잇점이다.배낭여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숙박이다. 그러나 알래스카는 캠퍼들의 천국이다. 게스트 하우스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텐트 하나면 충분한 캠핑장이 지천이다. 특히 이름난 관광명소나 해안가의 도시에는 캠핑장이 몇 곳씩 된다. 앵커리지 시내에도 4곳의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은 테이블과 주차장, 음수대, 화장실, 바비큐 시설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또 관리소에서 캠프 파이어용 나무도 살 수 있다. 이용료는 위치에 따라 다르다. 알래스카 주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의 경우 10∼15달러 내외다. 이용자가 많을 경우 직접 받으러 오지만, 외진 곳에 있는 캠핑장은 캠퍼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사용료를 첨부해 캠핑장 입구에 마련된 통에 넣는 경우도 있다.
- ''영웅''의 오색찬란한 호수,구채구로 가자
- [노컷뉴스 제공] 중국에는 '황산을 보고 나면 다른 산을 보지 않고 구채구의 물을 보고나면 다른 물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구채구의 물은 비취처럼 영롱하고 명랑한 색을 띄는 비경중의 비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백년 동안 어느 누구에게도 그 속살을 공개하지 않았던 구채구는 1970년대 몇 명의 벌목공들에 의해 발견되며 비로소 우리 앞에 그 선경(仙境)을 드러냈다. 이후 1978년에 중국 정부의 엄격한 보호를 받는 관광명소가 되었으며 1990년에는 중국 40대 주요 명소에 이름을 올리고 1992년에는 유엔의 세계자연유산위원회(WHC)에 의해 세계자연유산목록에, 1997년 파리 열린 회의에서 세계생물권보호구에 수록됐다. 구채구는 최근 교통사정이 좋아지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들의 찬탄 속에 중국에서 첫 손에 꼽히는 유명 관광지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 속의 또 다른 나라'라고 불리는 구채구는 신비한 운해(雲海), 비취빛 맑은 물과 폭포, 기이한 지형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동화 속의 환상세계를 여행하는 착각이 들게 한다. 구채구는 이연걸 주연의 영화 '영웅'의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으며 영화에서 이연걸과 양조위가 결투를 벌이던 호수가 바로 구채구이다. 구채구는 성도시에서 460㎞ 떨어져 있는 사천성 창족(羌族)·장족(藏族) 자치구의 구채구현 내에 위치해 있으며 골짜기 안에 9개의 장족 마을이 있어 '구채구'라는 이름이 유래하게 됐다. 총면적이 720㎢의 절반 이상이 빽빽한 원시림으로 그 안에 봉우리, 골짜기, 호수, 폭포, 시내 등이 있고 100여종의 식물과 희귀동물도 살고 있다. 주요 관광구역은 'Y'자 모양을 띠고 있는데 크게 수정(樹正), 일칙(日則), 즉사(則査) 3개의 골짜기로 구성되며 1월 최저 기온 2.5℃, 7월 최고 기온이 17℃여서 1년 중 언제라도 여행을 하기엔 좋은 날씨를 보인다. 구채구 내의 풍경지로는 본경탄, 갈대해자, 범해자, 쌍용해자, 수정군해, 수정폭포, 낙일랑폭포, 구채구의 가장 큰 폭포인 진주탄폭포, 오화해, 팬더곰해자, 검죽해, 백조해, 원시삼림 등이 있다. ▲ 하나투어는 유네스코지정 세계자연유산인 '구채구'와 '황룡', 유람선을 타고 절벽을 깎아 만든 세계 제일의 옥불좌상 '낙산대불'을 관광하고 순식간에 가면을 바꾸는 변검쇼 '천극'과 사천성의 대표요리인 '전통 샤브샤브(훠궈;火鍋)'특식, 발마사지를 즐길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다. 항공이동 1백4만9천원부터 / 버스이동 69만9천원부터.
- 추석 황금연휴, 꿈과 낭만의 크루즈를~
- [노컷뉴스 제공] 휴가철을 맞아 이미 바캉스를 다녀온 사람들도 있고 앞으로 떠날 예정인 사람들도 있지만 일각에선 벌써부터 추석연휴 여행을 준비하는 발빠른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 올 추석에는 중간 이틀(10월2일, 4일)을 휴가를 낼 경우 9월30일부터 10월8일까지 여름휴가와 맞먹는 무려 9일이란 기간동안 달콤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말그대로 황금의 연휴가 기다리고 있다. ◆ 최장 9일간의 추석 황금연휴 연휴가 긴 만큼 짧은 일정으로 다녀올 수 있는 동남아나 일본보다는 긴 일정을 필요로 하는 유럽 지역으로의 여행에 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행업게에 따르면 유럽 관광상품의 경우 연휴 시작인 9월 30일 출발상품은 이미 대부분 마감이 끝난 상태이고, 10월 1일 출발 상품 또한 매진이 임박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유럽예약을 놓친 고객들이 호주, 뉴질랜드나 미주 상품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유럽과 미주 지역이 북적이고 있는 상황에서 비싼 비용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여유가 있는 여행객들에겐 호화 유람선을 타고 지중해나 캐나다 등을 돌아보는 크루즈 여행은 최상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번 추석 연휴는 2, 3일간만 휴가를 낸다면 크루즈 관광이 가능하고 또 지중해와 뉴잉글랜드 관광에 최적기란 점에서 평소 크루즈 관광을 꿈꿔왔던 여행객들에겐 더 없이 좋은 기회이다. ◆ 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지중해 보이져호 크루즈 지중해 크루즈 여행에 좋은 시기는 6월에서 10월, 그 중에서도 9월과 10월은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시작으로 피사, 피렌체, 로마, 티볼리, 나폴리, 카프리 등 이탈리아를 일주한 뒤 일반 패키지 상품으로는 찾아볼 수 없는 마르세이유, 니스, 몬테카를로 등을 관광한다. 1999년 운항을 시작한 보이져호는 13만 8천톤으로 당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유람선으로 주목받았으며 아이스 스케이트 링크장까지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규모와 크루즈 중앙홀을 훤히 볼 수 있는 복도층 방은 보이져급 이상의 유람선에만 있는 자랑거리이며 어린이,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크루즈로도 그만이다. ◆ 캐나다 단풍과 뉴잉글랜드 쥬웰호 크루즈 쥬웰호 크루즈는 미국 유명 인사들의 휴양지로 유명한 뉴잉글랜드 지역과 캐나다 동부를 관광하는 일정으로 9월말과 10월초는 캐나다 동부 단풍의 최절정기라는 점에서 국기에까지 단풍잎이 들어가 있는 캐나다의 붉은 단풍을 만끽할 수 있는 상품이다. 또 뉴잉글랜드 지역 역시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이 재직 중 자주 찾던 마서즈 빈야드, 세계적 문호인 롱펠로의 고향인 포틀랜드, 미국에서 2번째로 방문객이 많은 아카디아 국립공원이 있는 바하버, 뉴잉글랜드의 대표 도시이자 미국명문교육의 산지인 보스톤 등 잊지 못할 기항지들이 즐비하다. 2004년 5월 첫 출항한 쥬웰호는 운항을 시작한 지 2년 밖에 안돼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승객 대 승무원 비율이 3:1밖에 되지 않는 완벽한 서비스와 다양한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개인 발코니에서 부부 또는 가족과 함께 아침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크루즈만이 주는 진정한 매력을 느끼며 황금연휴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 ※ 추천상품 ▶ 추석특집 지중해 보이져호 크루즈 10일 5백49만원. ▶ 캐나다/뉴잉글랜드 쥬웰호 메이플크루즈 10일 5백99만원. 문의 : 롯데관광 ☎ 02-399-2399.
- 여름휴가의 신천지 북해도로 가자!
- [노컷뉴스 제공]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딱 마아떨어지는 휴가지를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유럽이나 미주는 장거리 비행과 긴 일정 때문에 휴가기간이 길지 않은 여행객에게는 부담스럽고 동남아의 리조트는 이미 식상한 감을 준다. 이런 피서객들에게 적합한 지역으로 떠오르는 곳이 일본의 홋카이도,즉 북해도다. 여행삼락을 충족하는 최고의 피서지...북해도 일본하면 한국보다 오히려 더 무더운 여름날씨로 피서지로서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북해도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본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북해도는 일본 전 국토의 약 22%를 차지하는 광대한 섬으로 8월 평균기온이 21.7도에 불과한 서늘하고 습도가 낮은 기후로 더위를 피하는 것은 물론 일본 전통 체험와 유럽풍의 낭만적인 정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피서지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북해도의 명물로 꼽히는 싱선한 카니(게)요리와 삿포로 라멘(라면)거리에서 즐기는 진한 풍미의 라면, 그리고 삿포로 맥주 등 다채로운 맛기행도 미식가들을 사로잡고 있다. 북해도는 겨울 스키의 최적지라는 명성과 함께 여름에도 보는 즐거움과 낭만의 유람, 먹는 기쁨 등 여행삼락(旅行三樂)이 어우러진 최고의 피서지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과 바다,라벤더,습지...다양한 풍광 북해도는 섬의 지붕이라고 할 수 있는 '다이세쓰 산 국립공원', 일본 최후의 비경으로 일컬어지는 '시레토코 반도', 단학 등 귀중한 생물이 서식하는 '구시로 습지', 수 많은 화산과 호수가 있는 '도야 국립공원' 등 광활하고 웅대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즐비하게 펼쳐져있다. 또 라벤더 농장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트렌디 드라마의 배경을 연상시키는 '후라노'와 유럽풍 건물들로 아기자기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오타루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먼저 북해도 최대의 도시인 삿포로는 1972년 동계 올림픽 대회가 열린 상쾌하고 국제적인 분위기의 도시로 삿포로 맥주와 라멘,그리고 편리하고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북해도의 관문이고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와 조성모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항구 도시로 오타루 운하를 끼고 벽돌과 석조로 된 유리공예점과 찻집,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복고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후라노는 북해도 중심에 위치한 일명 '배꼽의 도시'로 여름이면 한없이 펼쳐진 라벤더밭의 향기가 진동을 하는 아름다운 지역으로 시 승격 8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하일랜드 후라노 라벤다의 숲" 등에서 즐기는 라벤더 꽃밭 산책외에도 치즈공방과 와인공방에서 신선한 유제품과 향긋한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북해도 제2의 도시로 예술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아사히카와와 19세기말 개항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북해도의 현관 하코다테도 관광 포인트다. ▶롯데관광은 2년 연속 문화관광부인증우수여행상품으로 꼽힌 '북해도 완전일주 5일'을 판매하고 있다. 후라노 도미타팜 농장, 치즈공방,이케다 와인성,아이누 민속촌, 노보리벳츠 지옥계곡, 마슈호와 굿샤로호 등 호반 관광과 함께 특급호텔 숙박과 천연 온천욕, 일본전통 가이세키 요리,북해도 특산 게요리 등이 제공된다. 129만원~149만원. 7월21일부터 매주 금, 일, 화요일 출발. 문의:롯데관광 일본팀 ☎ 02)399-2302.
- [여름이 부른다]국내편 ①신비의 섬 우이도
- [스포츠월드 제공] 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을 요리조리 빠져나간 쾌속선은안개에 휘감긴 섬에 사람들을 부려 놓는다. '소 귀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섬, 우이도다. 사람들이 총총걸음으로 하나둘씩 사라져 간 부둣가에는 파도소리만 무시로 몰려온다. 세상과 잠시 인연의 끈을 놓는 순간이다. 우이도는 작은 섬이다. 진리와 돈목 두 마을을 합쳐 150여가구가 전부다. 성촌 등에 마을이 있지만 여름 한철 성수기에만 민박을 칠 뿐 다른 계절에는 비워놓는다. 진리와 돈목은 찻길이 없다. 전깃줄이 넘어가는 오솔길을 따라 1시간을 걸어야 한다. 따라서 이 길로 걸어서 다니는 이들은 흔치 않다. 배를 자가용처럼 부리는 섬마을 사람들이라 배편으로 오간다. 뱃길로는 진리에서 돈목까지 15분거리다. ▲ 돈목해변에서 캔 은조개.진리와 돈목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업을 잇는다. 도초면 우이출장소가 있는 진리는 어업으로 먹고 산다. 돈목은 관광이 주업이다. 항아리처럼 오목하게 들어앉은 돈목해수욕장의 그림같은 해변을 끼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해안사구가 해변의 오른쪽에 자리한 것도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따라서 관광객들이 ‘우이도 간다’면 돈목을 지칭한다고 보면 된다. 우이도는 조선후기의 실학자 정약전의 이름 석자를 오늘까지 전해지게 한 섬이다. 신유박해로 형 정약용이 전남 강진으로, 정약전은 우이도로 유배를 온다. 그는 이곳에서 13년간 머물며 ‘자산어보’를 저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긴긴 가뭄이 들자 주민들과 함께 흑산도로 이주했고, ‘자산어보’는 흑산도에서 빛을 보게 됐다.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집필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우이도는 ‘물고기의 보고’로 불린다. 현지인들은 이곳의 바다를 ‘수족관’이라 부른다. 언제든지 그물만 쳐놓으면 먹을 만큼 고기가 난다. 우이도에서라면 외지인들도 귀한 ‘자연산 활어’맛을 볼 수 있다. 우이도는 조용한 섬이다. 휴가철에도 한적한 해변이 오히려 미안할 만큼 사람이 적다. 신안군 문화관광과 남상율 계장은 “평소 부부관계가 소원했던 이들도 이 섬에 며칠 머물면 다시 금술이 좋아진다”며 침이 마르게 칭찬한다. ▲ 해안에 탐스럽게 열매를 맺은 산딸기.돈목항에서 조그만 고개를 넘으면 돈목이다. 조그만 종루가 서 있는 예배당의 담에는 인동초가 피어났다. 골목길을 돌아내려가면 돈목해변이다. 해변 왼켠에 어선 두어척이 서 있다. 해변 끝에는 그 유명한 해안사구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잔잔한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을 감싸고 삐비꽃이 한창이다. 발끝만 스쳐도 솜털처럼 하얀 꽃이 하늘하늘 날린다. 꽃밭 속에서 몇마리 흑염소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방인의 발길을 지켜보고 있다. 아낙 몇몇이 소일 삼아 은조개를 캐러왔다. 은조개는 신안군에서 우이도만 나는 귀한 조개다. 결이 고운 껍질은 은빛으로 빛난다. 마치 줄긋기 놀이를 하듯이 호미를 해변에 박은 채 뒷걸음질치며 조개를 캐는 아낙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돈목 해변에서 몇 걸음 더 보태면 성촌마을이다. 휴가철을 앞두고 개장 준비에 부산하다. 자라목처럼 오목한 곳에 자리한 성촌마을을 지나면 또 커다란 해변이다. 남쪽을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반대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는 성촌해변이다. 이곳은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낯선 무인도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성촌해변에서 남쪽으로 언덕을 오르면 해안사구다. 높이 50m, 폭 70m에 이르는 동양 최대 크기의 해안사구다. 잘록한 이 고개로 성촌해변과 돈목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모래를 실어나른다. 밀물 때 파도가 밀어놓은 모래를 밤새 바람이 사구 위로 밀어올리는 것이다. ‘우이도 처녀들은 모래 서 말 먹고 시집간다’는 말도 이 사구에서 생겼다. 사구에는 밤새 바람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물결 무늬가 곱게 새겨져 있다. 사구에서 바라보는 돈목해변과 우이도의 풍경은 평화롭다. 활 시위처럼 잔뜩 당겨진 돈목 해변 너머로 자리한 사람의 마을과 초록이 깊어지는 숲이 다도해 푸른 바다에 자리한 우이도를 한폭의 그림으로 빚어준다. <우이도 여행정보>가는길 자가운전으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목포 나들목으로 나와 목포여객선터미널로 간다. 서울 기준 4시간 30분 소요. 장시간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KTX가 편리하다. 서울 기준 3시간30분 소요. 목포 여객선터미널(061-240-6060)에서 도초도를 거쳐 우이도로 가는 배는 매일 1회(12:10) 운항된다. 3시간 20분 소요. 우이도에서 목포로 나오는 배는 오전 7시30분에 있다. 배편은 날씨와 시즌에 따라 자주 바뀐다. 신안군청 관광문화과(061-240-8355) 먹을거리 우이도는 뭍에서 먼 섬이다. 따라서 공산품을 제외한 대부분이 먹을거리는 자체 해결한다. 돈목마을은 식당이 따로 없고 민박집에서 손님이 원하면 음식을 낸다. 돈목마을 이장 박화진씨가 운영하는 다모아민박(061-261-4455)은 ‘섬맛’이 느껴지는 음식을 차려낸다. 바닷물을 간수로 직접 만드는 손두부와 은조개, 병어찜, 산에서 뜯은 고사리 등 푸짐한 상차림(사진)을 낸다. 1인분 5000원. 4만원을 더 내면 주인장이 직접 그물에서 건져낸 자연산 회도 먹을 수 있다. 손님이 원하면 함께 그물 걷으러 나간다. 돈목마을에서는 10여집이 민박을 한다. 우림장(061-261-1860), 한승미민박(061-261-1740). 1실(4인 가족 기준)에 3만원 내외다. 섬으로 가는 여행상품 섬여행은 최소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여름 휴가에 맞춰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면서 제대로 쉬려면 최소 2박3일이 필요하다. 자가운전으로 갈 경우 교통비와 뱃삯, 숙식비 등이 만만치 않다. 이럴 때는 여행사에서 마련한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또 숙박이나 교통편 예약 등의 불편함까지 덜 수 있다. 휴가철을 겨냥한 여행상품의 경우 해수욕을 포함한 섬에서의 휴식도 충분히 배려하고 있다. 솔항공사는 우이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우이도에 도착하면 오후 4시30분. 석양이 질 때까지 돈목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둘쨋날도 우이도에서 하루 종일 보낸다. 마지막 날은 우이도에서 나와 함평으로 이동, 가수 은희가 운영하는 민예학당에서 염색체험을 하고 함평해수찜으로 마감한다. 매주 금요일 출발하며 1인 13만9000원. 목포까지 오고가는 것은 자비부담이다. (02)2279-5959 우리테마투어는 KTX를 이용한 흑산도∼홍도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첫날 KTX와 쾌속선을 이용해 홍도로 들어가면 오후 4시 30분. 몽돌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겨도 충분한 시간이다. 둘쨋날은 유람선을 타고 홍도와 흑산도의 비경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셋쨋날은 오전 10시30분까지 자유시간. 이때 육로 관광을 하거나(옵션) 해변에서 자유시간을 보낼 수 있다. 15일부터 매일 출발하며 1인 25만원. (02)733-0882 옛돌여행은 거문도와 백도를 돌아보는 2박3일 상품을 내놨다. 전세버스를 이용하는 이 상품은 첫날 고흥 나로도항에서 쾌속선을 이용해 거문도로 간 후 오후에 백도 해상관광을 한다. 둘쨋날은 오전에 동백숲길과 등대, 어시장을 돌아본 후 오후에는 해수욕을 한다. 숙박은 저녁에 나로도로 나와서 한다. 셋쨋날은 나로도 해상관광과 편백나무숲 산책을 한 후 나로도해수욕장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15일과 8월 3일 2회 출발하며, 2인1실 기준 19만5000원. (02)953-1313. 섬 여행시 주의할 점 섬은 뭍과 다르다. 따라서 여행시 주의할 점이 많다. 우선 일정을 여유있게 잡는 게 좋다. 기상이 갑자기 변해 파도가 높을 경우 배가 뜨지 않기 때문이다. 섬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또 만약을 대비해서 하루쯤 일정을 비워놓는 게 좋다. 차를 가져갈 수 없는 섬의 경우 짐을 최대한 줄인다. 짐이 많으면 배를 타러 오가는 길에 녹초가 된다. 짊어질 수 있는 배낭에 짐을 정리해 가족이 나눠질 수 있게 한다. 간단한 응급약과 비상식량, 모기약 등은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 차를 가져갈 경우에는 가급적 필요한 모든 것을 가지고 간다. 섬에서는 생필품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거나 있어도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야영을 할 경우 먹을거리와 조리도구 등도 꼼꼼하게 챙겨가야 불필요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섬은 물이 귀하다. 차를 가져갈 경우 마실 물은 생수로 준비해 가는 게 좋다. 또 섬에서 해수욕을 한 후 샤워를 할 때도 가급적 물을 아껴 써야 한다. 가뭄이 심한 섬의 경우 물을 둘러싸고 현지인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가 많다. 바다는 섬사람들의 삶터다. 특히 갯벌 등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관리해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개를 캐거나 갯벌에서 놀 때는 출입이 금지된 곳인지 미리 확인해 말썽의 소지를 없앤다.
- 여름 휴가 떠난다!
- [조선일보 제공] 여름 휴가를 앞두고 어디로 갈지, 비용은 얼마나 들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각자 휴가 일정과 예산에 맞는 휴가지를 찾아야 하겠지만 기업들이 내거는 ‘공짜 휴가 이벤트’에 참여해 ‘공짜 휴가’를 노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롯데백화점 본점, 노원점 등 수도권 12개점에서는 17일까지 당일 2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응모를 통해 총 5000명에게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입장권 2장(정상요금 10만원 상당)씩을 증정한다. 이 행사에 당첨되면 강원도 홍천 근처에서 휴가를 보낼 때 휴가비를 아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또 본점에서 23일까지 당일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괌·사이판 여행 패키지권’을 총 4쌍(8장)에게 증정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럭셔리 크루즈 경품’을 내놨다. 크루즈 여행은 6성(星)급 호화유람선에서 최고의 서비스와 위락시설을 이용하며, 지중해, 유럽 등 다양한 지구촌 문화를 체험하는 여행이다. 17일까지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지 않아도 방문 고객 전체를 대상으로 경품 응모를 받고, 추첨을 통해 지중해 실버시 크루즈 2인 여행권(1명), W호텔 서머패키지(5명), 샤넬 선글라스(3명), 헬렌카민스키 모자(3명), 크루즈 여행백(3명)을 증정한다. 롯데마트는 18일까지 ‘해드앤숄더 샴푸’ 행사 제품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1등 1명에게 알래스카 관광상품권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벡셀’ 건전지 행사 상품 구매 고객에게는 즉석 스크래치 경품 이벤트를 통해 방수 카메라 300개, 미니 캠핑등(燈) 450개, 바캉스 물통 3000개, 비치볼 6000개를 준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9월 10일까지 여름 패키지를 이용하면서 서머룩(summer-look) 패션을 제안하면, 2명을 추첨해 호주 시드니 4박5일 숙박권과 항공권을 제공한다. 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는 본격 휴가 시즌인 15일부터 8월 31일까지 싱가포르 여행권과 호텔 디럭스 숙박권 등을 제공하는 경품 이벤트를 마련했다. 새로 출시한 수박·메론·배 에이드를 2잔 주문하는 고객에게 스크래치 카드를 증정한다. 이 스크래치 카드에는 싱가포르 여행권(2인 기준) 5명, 호텔 디럭스 숙박권(3명), 파워 다이어트 비디오(100명), 뉴 프레시 에이드 시음권(1만명) 등이 걸렸다. 웅진코웨이는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일 테마여행 즐기기’ 이벤트를 연다. 참가 방법은 웅진코웨이 고객 대상으로 배포되는 ‘깐깐한 물’ 독자엽서(15일까지)에 ‘여름철 휴가 꼭 가야 하는 이유’를 적어 보내주는 사람 5명(가족 4인 기준)을 추첨해 개별 통지한다. 이 행사에 뽑히면 21일 경기 여주에서 박물관 관람, 황토체험 및 다도(茶道) 체험, 야외 온천풀 즐기기를 할 수 있다. 휴가지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짜 서비스도 있다. 캐논플라자는 모든 캐논 카메라 고객을 대상으로 6월 말부터, 매장 내에 설치된 촬영전문 스튜디오를 무료로 이용하는 ‘캐논플라자 오픈 스튜디오’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lgcamera .co.kr)를 통해 접수시키면 된다. 바다에 가지 않아도 전 가족이 바다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세계영화기행]‘비포 선셋’의 프랑스 파리
- ▲ 안타까웠던 9년 전을 떠올리며 셀린은“다파리 튈르리 정원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퐁네프 다리에서 사크레 쾨르 대성당 앞 잔디밭까지 파리는 온통 연인들의 도시였다.[파리(프랑스)=조선일보 제공]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기차 여행 도중 만나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단 하루 거닐며 사랑을 한다. 동이 터올 무렵, 둘은 전화번호도 주고받지 않은 채 6개월 뒤 기차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이별한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본 관객은 누구나 궁금해했다. 그 남자 제시와 그 여자 셀린은 과연 6개월 뒤 재회했을까. ‘비포 선라이즈’의 9년 후 상황을 그린 속편 ‘비포 선셋’ 궤적을 밟아 프랑스 파리를 돌아다니는 여정은 세월의 위력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비포 선셋’은 그날의 일을 소설로 쓴 제시가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 찾아온 셀린과 만나며 시작한다. 재회가 이뤄진 파리 5구에 있는 헌책방 명소 ‘셰익스피어 서점’은 사람들로 북적댔다. 치쌓인 책더미 사이 좁은 통로를 지나 낡은 나무 계단을 타고 2층으로 갔다. 제시가 셀린을 만났던 작은 방에선 아마추어 시인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었다. 토요일의 그 모임은 누구든 자신의 시를 복사해오면 돌려 읽고 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에서 나와 비좁은 서가를 구경하다 구석에서 허름한 침대를 봤다. 그 옆 작은 책상엔 낡은 타자기가 놓여 있었다. 책더미 사이엔 싱크대도 있었다. 예전부터 가난한 작가들을 재워주었다는 이 서점 2층은 책이 삶 자체인 풍경을 담고 있었다. 제시도 행사 전날 이곳에서 잤다. 2층에서 내려오려다 입구의 글귀를 본 순간 한없이 따뜻해졌다. “나그네에게 함부로 대하지 말 것. 그들은 변장한 천사일 수도 있다.” ▲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셰익스피어 서점.흘러간 9년 세월을 인식하고 어색하게 인사한 제시와 셀린이 서점을 나와 함께 걷던 작은 길 ‘뤼 생 줄리앙 르 포브르’로 접어들었다. 벽돌이 촘촘히 박혀 차도를 만들고 양 옆으론 소담스런 식당과 아담한 호텔이 들어선 파리의 전형적 뒷골목이다. 1900년 제2회 파리 올림픽은 뒷골목을 누비는 마라톤 코스를 만들었다. 선수들이 미로 같은 코스를 달리다 길 잃고 헤맬 때 빵집 배달부 출신인 파리의 마라토너가 우승했다. 골목길을 달리는 마라톤 코스라니! 파리 뒷골목의 매력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 황당했던 마라톤을 낭만적 해프닝으로 기억한다. 대화를 시작한 둘은 서로 팔을 슬쩍 잡아가며 묵은 그리움과 솟는 반가움을 드러낸다. 그러곤 그때 그 ‘6개월 뒤’ 약속 장소에 간 제시가 할머니 장례식 때문에 오지 못한 셀린을 기다리다 발길을 돌렸음을 알게 된다. 어떤 엇갈림은 뜨거운 만남보다 더 큰 의미가 있음을 확인하면서.골목길을 누비다 둘이 찾아가는 ‘르 퓌르 카페’는 요즘 파리에서 새로운 예술 중심지로 부상한다는 11구의 샤론 역 근처에 있었다. 셀린과 제시가 앉았던 테이블로 가서 그들처럼 커피를 주문했다. 바(Bar)에 앉아 와인을 마시던 남자는 부드러운 샹송이 흘러나오자 휘파람을 불었다. 제시는 여기 앉자마자 “왜 미국엔 이런 카페가 없을까”라고 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카페와 뒷골목은 파리지앵의 파리가 어떤 것인지 말해줬다. 탁자 위 냅킨에 적힌 ‘르 퓌르 카페’ 글씨 뒤엔 말줄임표 점 세개가 찍혀 있었다. 커피를 마시며 철학과 종교와 사회에 대해 폭넓게 대화하던 둘이 끝내 줄여버린 말은 어떤 것이었을까. 사랑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입 밖으로 내뱉은 낭만이 아니라 심장으로 삼킨 연민이다. 카페에서 나온 둘이 대화를 이어간 리옹 역 근처 산책로 ‘프로므나드 플랑테’로 갔다. 예전 기찻길을 공원으로 바꾼 산책로를 걷다 보니 서로 새끼손가락만 걸고서 거니는 남녀가 눈에 들어왔다. 연인들이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드는 세월 앞에서 무모하게도 감정을 약속하는 사람들이다. 안타까웠던 9년 전을 떠올리며 셀린은 “다시 만났으니 추억을 바꿀 수 있어”라고 말하고, 제시는 “살아 있는 한 추억은 계속 바뀌지”라고 답한다. 시간 앞에서 좌초한 감정을 목도한 어떤 연인들은 추억의 내용을 바꾸면서까지 감정을 살려낸다. 제시와 셀린이 탔던 센강의 유람선에 올랐다. 좁고 잔잔한 센강을 떠다니며 익숙한 건축물들을 바라보는 것도 파리를 경험하는 괜찮은 방법이었다. ▲ 셀린과 제시가 찾았던 르 퓌르 카페.지는 태양은 그림자 길이를 두 배로 늘린다. 제목처럼 ‘해가 지기 전에’ 공항으로 떠나야 할 제시는 짙은 아쉬움 때문에 이별을 자꾸 미룬다. 무려 네 번을 유예한 끝에 그는 결국 셀린 집으로 들어선다. 셀린이 자기 집 주소라고 말하는 ‘샤토도’ 지하철 역 근처 작은 길 ‘뤼 데 프티 제큐리’를 헤맸지만, 그 집을 찾아내지 못했다. 길 이름의 의미처럼 쳇바퀴 속 ‘작은 다람쥐’처럼 골목길을 오가며 닫힌 문 앞 인터폰으로 묻고 또 물었지만 허사였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허망하게도 극중 대사와 달리 실제 촬영지는 다른 곳이었다. 텅 빈 거리에 서서 둘의 재회에 서린 감정의 정체는 뭘까 생각했다. 9년이 흐르는 사이, 꿈꾸는 20대 중반에서 삶의 불능과 부정(否定)을 확인하게 된 30대 중반이 된 제시와 셀린. 삶의 외형을 만드는 것은 대로의 사건이지만 반복 음송되는 것은 뒷골목에서 발생한 일이다. 둘은 작가와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현재 삶의 외형 대신 오래 전 비엔나 뒤안길의 하루를 생(生)의 내밀한 동력으로 여긴다. 회상되는 것은 세월이 아니다. 우리가 문득문득 떠올리는 것은 언제나 순간이다. 순간은 도도한 세월 앞에 늘 무릎을 꿇지만 결정적 지점에 되살아나 그 모든 시간을 무화시킨다. 지루한 영원은 폭발하는 찰나를 동경한다. 집에 들어온 제시에게 셀린은 자신이 만든 노래를 들려준다. 9년 전 일을 아프게 반추하는 노래였다. 그러고선 재즈 싱어 니나 시몬을 흉내내며 마지막 장면에서 장난스레 묻는다. “자기, 이러다 비행기 놓쳐.” 제시는 여유롭게 답한다. “알아.” 이제 질문은 형태를 바꿔 반복된다. 결국 제시는 그녀 집에 남았을까. 아니면, 아쉬운 이별을 다시 빚은 채 현실 대신 추억을 선택할까. 니나 시몬의 시디를 넣고 헤드폰을 꽂았다. 편안하면서 슬프고, 묵직하면서 살짝 떨리는 그녀의 노래 ‘당신이 안다면’이 흘러나왔다. 당신이 알았더라면, 당신이 믿었더라면, 당신이 있었더라면. 숲을 이루지 못한 꽃은 안타깝고, 숲을 이룬 꽃은 시든다. 사랑에 대한 모든 가정법 문장은 줄이고 삼킨 말들이었다. 그러나 제시와 셀린의 사랑은 ‘해가 지기 전에’ 끝내 이야기와 노래로 남았다. 세월이 흐르고 또 흘러 그 이야기와 노래까지 잊힌다 해도, 지금 이 순간만은. ‘비포 선셋’은… <!--E_ARTICLE_TITLE-->리처드 링클레이터가 감독하고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주연한 2004년작 ‘비포 선셋’(Before Sunset)은 같은 감독의 1995년작 ‘비포 선라이즈’의 9년 후 상황을 그린 수작 멜로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하루를 함께 보내면서 낭만적인 사랑을 하고 헤어진 20대 청춘 남녀가 9년 뒤 프랑스 파리에서 재회하면서 시작한다. 그 사이에 작가가 된 미국 남성 제시와 환경운동가가 된 프랑스 여성 셀린은 제시가 비행기로 떠나야 할 시간 직전까지 파리 곳곳을 헤매며 다시 사랑을 나눈다. 러닝 타임 79분과 실제 영화 속 시간이 거의 그대로 일치하는 이 작품은 놀라운 사실감과 사랑에 대한 갖가지 통찰로 많은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다. 두 영화를 비교해서 보면 9년이란 시간이 배우의 외모와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여행수첩=파리에서 전 분량을 찍은 ‘비포 선셋’ 촬영지는 파리의 화려한 명소들에 비하면 지극히 소박하다. 노트르담 성당에서 강을 건너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셰익스피어 서점’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그 독특한 분위기로 깊은 인상을 남길 유명 헌책방이다. 두 사람이 커피를 마시던 분위기있는 찻집 ‘르 퓌르 카페’는 지하철 샤론 역 근처의 길인 ‘뤼 장 마세’에 있고, 영화 속에 인상적으로 등장하는 산책로 ‘프로므나드 플랑테’는 파리 12구(www.promenade-plantee.org)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