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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검색결과 373건

  • `어바웃 러브`, 주말예매순위 1위
  • [edaily 백종훈기자] 영화 `어바웃 러브`가 개봉 첫주 주말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21일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maxmovie.com)에 따르면 `어바웃 러브`(렉스필름엔터테인먼트 제작, 튜브엔터테인먼트 배급, 원제 `The Truth About Love`)는 예매율 38.3%를 기록하며 개봉 첫주 1위에 올랐다. `어바웃 러브`는 제니퍼 러브휴잇이 지난해 가을 `이프 온리` 이후 열연한 또 하나의 러브스토리. `이프 온리`와 같이 여성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인터프리터`(워킹 타이틀 필름즈 제작, UIP코리아 배급)도 개봉과 함께 예매순위 2위에 랭크됐다. 예매율은 20.1%. 숀 펜과 니콜 키드먼 주연의 이 영화는 UN 본부내에서 직접 활영해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지금까지 UN 본부에는 한 번도 영화 카메라가 들어간 적이 없었다. 3위는 한국 영화 `주먹이 운다`가 차지했다. `주먹이 운다`(시오필름 제작, 쇼이스트 배급)는 지난 주까지 3주 연속 주말예매순위 1위를 기록했으나 이번 주 개봉작들에 자리를 내줬다. 예매율은 12.8%. 지난주 개봉돼 큰 인기를 모았던 영화 `역전의 명수`(태원엔터테인먼트 제작, 시네마서비스 배급)`는 4위에 랭크됐다. 예매율은 8.3%다. 5위와 6위는 `미트 페어런츠2`(유니버설 제작, 배급)와 `주먹이 운다`의 라이벌로 꼽혔던 `달콤한 인생`(CJ엔터테인(049370)먼트 제작, 배급)이 각각 차지했으며 `마파도`(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는 7위에 랭크됐다.
2005.04.22 I 백종훈 기자
  • "이 놈의 밤뻐꾸기는 어디서 우는겨?"
  • [오마이뉴스 제공] 정말이지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창문 너머에서 들리는 그 소리는 내가 코흘리개 시절에 듣던 바로 그 뻐꾸기 소리였기 때문이다. "뻐-꾹 뻑뻐꾹." 아련하게 울려 퍼지는 그 소리, 숲을 일으켜 세우고 서걱이던 낙엽을 잠재웠던 그 소리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회의 한 변두리에서 생생한 꿈처럼 살아나고 있었다. 개발의 바람을 타고 멀리 떠난 줄 알았던 뻐꾸기 소리를 몇 해 지난 지금 듣는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감회가 새로웠다. 도대체 뻐꾸기는 어디에 앉아 저렇게 청승맞은 소리를 내고 있는 걸까. 창문을 열고 바라보아도 뻐꾸기가 울 만한 둥지는 없었다. 창문너머 바로 다닥다닥 붙은 주택들이 보이고 더 멀리로는 큰 대로변에 듬성듬성 서있는 플라타너스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소음과 공해에 젖은 허공뿐, 더구나 어둠이 깔린 거리를 비춰 주는 가로등과 상점의 불빛은 뻐꾸기가 앉아 울만한 시골의 서정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그 옛날의 풍경은 눈물이 날만큼 싱그러웠다. 머리를 푼 나무들이 산마루나 계곡에 터를 잡아 숲을 이루고 꽃잎이 뜨거운 진달래가 화끈화끈 온 산에 불을 지필 때 뻐꾸기 소리는 타다 남은 불씨처럼 살아나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울음이 얼마나 아련했던지 한때는 그 소리에 취해 뻐꾸기의 정체를 찾아 나선 적도 있었다. 그러나 뻐꾸기는 꼭꼭 숨어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다. 민가와 가까운 숲에서 울어 주고 사람들의 마음에 감성적 서정을 심어 주던 다른 새들과는 달리 뻐꾸기라는 존재는 그냥 내 마음 속에서만 살아 움직이는 신비한 새로 통했다. 그런 새가 지금 도시의 한 변두리에서 울고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기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뻐꾸기가 우는 날은 한밤중이었다. 오늘도 그랬다. 나는 이번에는 뻐꾸기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감기는 눈을 주먹으로 비비며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따라 대로변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뻐꾸기는 나의 애타는 심정도 모른 채 내가 도로변에 도착하기 전 그만 울음을 싹 거두어 버렸다. 나는 무엇인가 홀린 사람처럼 집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인터넷 검색창을 뒤져 뻐꾸기의 정체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에는 뻐꾸기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실려있었다. 몸길이 약 35㎝. 몸 윗면과 가슴은 잿빛이고, 배는 흰 바탕에 검은 가로줄무늬가 있다. 꼬리는 길며, 날개는 가늘고 길다. 날 때는 매 종류와 비슷하다. 뻐꾸기라는 이름은 <뻐꾹 뻐꾹>이라 들리는 울음 소리에서 유래한다. 한국에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은 5월 하순부터 8월 상순이며, 이 시기에 같은 종류인 두견이나 벙어리뻐꾸기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개개비, 까치, 할미새 둥지에 알을 낳는다. 이른바 탁란이다. 탁란, 나는 탁란이란 말에 오랫동안 시선을 고정 시켰다. 탁란은 자신이 둥지를 만들지 않고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나는 평소 뻐꾸기가 갖고 있는 이 탁란의 습성 때문에 그 새를 인정머리 없고 몹쓸 새로 알고 지낸 적이 있었다. 세상 어디 할 짓이 없어 남의 둥지에 알을 놓고 쪼르르 도망을 친단 말인가. 고개 들어 숲을 쳐다보면 온통 제 둥지를 만들 장소다. 두터운 가지를 사방으로 뻗어 올린 참나무 위에도 만들 수 있고 하늘을 쿡쿡 찌르며 올곧게 서있는 미루나무 가지에도 제 둥지를 틀 수 있다.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나무들, 하늘을 덮은 숲들, 모두가 뻐꾸기를 가슴에 품을 친구들인 것이다. 뻐꾸기가 부지런하다면 밤과 낮을 번갈아 가며 둥지를 짓고 진달래가 화끈거리며 온 산을 뒤덮는 늦봄까지 뭇 새들과 어울려 한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마음을 뭉갤 듯 아련한 울음소리를 내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것은 자신의 그런 습성을 숨기려고 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으니 그 얼마나 못된 짓이냐 말이다. 그래도 그런 결점은 있었지만 나는 뻐꾸기 울음소리만큼은 내 마음 속에 넣어 두고 살아왔다. 더운 여름날 미루나무 도열해 있는 신작로를 걸으면서 뻐꾸기 울음소리에 취해 아련하게 향수를 느낀 적이 있을 정도로 뻐꾸기를 신비스런 새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몇 해를 견뎌왔다. 수십 번의 계절이 바뀌고 코흘리개 적의 내가 오십 줄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을 때 창문 너머에서 들리는 뻐꾸기 소리는 내 가슴 속을 뜨거운 피로 요동치고도 남음이 있었다. 나는 며칠 전처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대로변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어쩐 일인지 뻐꾸기는 아련한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그런데 통 소리나는 쪽을 알 수 없었다. 드문드문 늘어서 있는 플라타너스 위를 쳐다봤지만 머리가 휑하니 깎인 나뭇가지엔 희끄무레한 어둠만 내려앉아 있었다. 사방으로 고개를 돌려도 도저히 뻐꾸기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차량행렬에 묻혀 멀리 사라지는 차의 뒷 꽁무니를 발견하곤 나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뻐꾸기 소리는 바로 그 차가 내는 경적 소리였다. 밖에 놀러 나갔다가 밤늦게 돌아온 아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아빠, 나이트 클럽 광고용 차가 내는 뻐꾸기 소리 들어 보셨어요?"
  • `주먹이 운다` 2주째 주말예매 1위
  • [edaily 백종훈기자] 영화 `주먹이 운다`가 2주째 주말예매순위 1위를 차지했다. 7일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www.maxmovie.com)에 따르면 `주먹이 운다`(시오필름 제작, 쇼이스트 배급)는 개봉 2주째 주말예매율 36.3%를 점유하며 1위에 랭크됐다. `주먹이 운다`는 지난 주말 전국 32만명의 관객을 동원, 박스오피스 1위도 기록한 바 있다. 경쟁작으로 꼽혔던 영화 `달콤한 인생`(CJ엔터테인(049370)먼트 제작, 배급)은 17.6%로 주말예매순위 2위에 랭크됐다. 영화 `마파도(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는 13.4%로 3위를 차지했다. 영화 `엄마(필름뱅크-청어람 제작, 청어람 배급)`는 13.3%로 간발의 차로 4위에 랭크됐다. `엄마`는 차만 타면 어지러움증을 겪는 한 어머니가 막내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28년 간 동네 밖을 나가 본 적이 없는 어머니의 감동적인 사랑이야기가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다. 가족 간의 사랑을 담은 이 영화는 40대 예매율이 18%로 40대관객의 초반 선택이 두드러진다. 주말예매순위 5위는 5.3%를 보인 영화 `블랙아웃(파라마운트 제작, 쇼박스㈜멀티플렉스 배급)`. 6위는 4.8%를 기록한 영화 `지금, 만나러갑니다(TBS·도호 등 공동제작, 도호영화사 배급)`가 차지했다. `잠복근무(마인엔터테인먼트·IHQ(003560) 자회사 아이필름 공동제작,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배급)`와 `밀리언달러 베이비(레이크쇼어 엔터테인먼트 제작, 튜브엔터테인먼트 배급)`는 각각 7위와 8위로 쳐졌다.
2005.04.07 I 백종훈 기자
  • `주먹이 운다` 주말박스오피스 1위
  • [edaily 백종훈기자] 영화 `주먹이 운다`가 영화 `달콤한 인생`을 제치고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6일 주요 배급사에 따르면 `주먹이 운다`(시오필름 제작, 쇼이스트 배급)는 지난 주말 서울 9만7000명, 전국 32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경쟁작 `달콤한 인생`(CJ엔터테인(049370)먼트 제작, 배급)은 `주먹이 운다`에 밀려 2위에 랭크됐다. 지난 주말 서울 9만6000명, 전국 2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주먹이 운다`는 주말예매순위에서도 `달콤한 인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주 1위였던 `마파도`(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제작, CJ엔터테인먼트 배급)는 개봉작들에 밀려 3위에 랭크됐으나 전국 누적 관객 220만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 가능성을 보여줬다. 주말에는 서울 5만4000명, 전국 19만6000명의 관객이 들었다. 이어 김선아 주연의 `잠복근무`(마인엔터테인먼트·IHQ(003560) 자회사 아이필름 공동제작,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배급)가 서울 3만4000명, 전국 14만7000명을 기록해 박스 오피스 4위에 올랐으며 산드라 블록 주연의 `미스 에이전트2`(워너브라더스 제작, 배급)가 서울 2만3000명, 전국 5만7000명을 동원해 5위를 차지했다. `미스 에이전트2`는 외화로는 유일하게 박스 오피스 5위권내에 들었다.
2005.04.06 I 백종훈 기자
  • 주말박스오피스 `마파도` 1위 탈환
  • [edaily 백종훈기자] `마파도`와 `잠복근무`가 흥행 2강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29일 주요 배급사에 따르면 `마파도`(코리아 엔터테인먼트 제작, CJ엔터테인(049370)먼트 배급)는 지난 주말 서울 10만9000명, 전국 35만명의 관객을 기록해 2주만에 다시 주말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또한 전국 누적관객수 180만명을 넘어섰다. 전주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던 `잠복근무`(마인엔터테인먼트·IHQ(003560) 자회사 아이필름 제작,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배급)`는 서울 7만7000명, 전국 34만명의 관객이 들어 2위로 내려앉았다. 3위와 4위는 헐리우드 외화 `밀리언달러 베이비(레이크쇼어 엔터테인먼트 제작, 튜브엔터테인먼트 배급)`와 `Mr.히치`가 차지했다. `밀리언달러 베이비`는 주말동안 서울 3만6000명, 전국 8만명이 들었으며 `Mr.히치`는 서울 3만4000명, 전국 27만5000명을 기록했다. 일본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TBS·도호 등 공동제작, 도호영화사 배급)는 개봉 첫주 5위를 기록하며 주말 서울 2만6000명, 전국 6만명으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6위는 `윔블던`(유니버셜 픽쳐스 제작, UIP코리아 제작)으로 주말 서울 2만4000명, 전국 5만1000명을 동원했다. 배급사 관계자는 "지난 주에 이어 마파도와 잠복근무의 2강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돌아오는 금요일에 우리영화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이 개봉되면 흥행 판세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5.03.29 I 백종훈 기자
  • 아이벤처, 100억 영화펀드 결성
  • [edaily 전설리기자] 롯데시네마, 쇼이스트 등이 참여한 100억원 규모의 영화펀드가 결성됐다. 8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연 아이벤처 영상투자조합은 100억원 규모로 업무집행조합원인 아이벤처투자 이외에 영화 투자배급사인 쇼이스트와 롯데쇼핑 시네마 사업본부, OCN 등이 주요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이외에 중소기업진흥공단이 40억원, 영화진흥위원회가 20억원을 출자했다. 박경필 아이벤처영상투자조합 대표 펀드매니저는 "이번 달 중으로 내년 투자배급 대상 작품 선정 작업에 들어가 해마다 10편 정도의 작품을 투자배급할 계획"이라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함께 갖춘 작품을 엄선, 투자배급해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균 수익율은 20%선으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펀드매니저는 또한 "1차 펀드의 진행 추이를 보고 내년에 200억원 규모의 2차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며 "향후 일본, 중국 등 해외 자본이 대거 참여하는 글로벌 영화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쇼이스트는 현재 `외출`(허진호 감독, 배용준 주연), `주먹이 운다`(류승완 감독, 최민식·류승범 주연), `댄서의 순정(박영훈 감독, 문근영 주연) 등 막강한 라인업을 준비중이며 올해 투자배급사업에 새롭게 뛰어든 롯데시네마도 `B형 남자친구(최석원 감독, 이동건·한지혜 주연), `몽정기2`(정초신 감독, 강은비·전혜빈 주연) 등 의욕적인 라인업을 준비중이다. 뿐만 아니라 롯데시네마는 2008년까지 전국 420개 스크린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이벤처는 "이번 영화펀드는 영화 투자배급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쇼이스트와 롯데시네마가 손잡고 CJ엔터테인(049370)먼트, 시네마서비스, 쇼박스 등 3강에 도전장을 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올드보이`, `사마리아` 등 작품성 있는 영화를 투자배급한 쇼이스트의 컨텐츠와 극장 유통망에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롯데시네마의 결합으로 상당한 시너지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한편 아이벤처투자는 우리증권, 대한유화, 뉴보텍 등이 주요 주주인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창투사로 현재 출자금 100억원의 `아이벤처1호투자조합`을 운용중이다.
2004.12.08 I 전설리 기자
  • 유가, 45불 근접..베네수엘라 새악재
  • [edaily 한형훈기자] 국제 유가가 사상 최고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수요 급증에 대한 우려 속에 공급 측면의 불확실성이 끊이질 않고 있다. 유코스 사태와 이라크 테러 등 구태의연한 악재속에 베네수엘라의 정국 불안마저 가세,유가의 새로운 악재로 부상하고 있다. 10일 한국시간 오전 9시38분 현재 시간외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 가격은 정규장 대비 0.08달러, 0.18% 오른 44.92달러를 기록중이다. 이날 WTI는 한때 44.99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최근 유가는 설상가상이다. 미국에서는 휴가철 가솔린에 이어 겨울 난방유도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나이지리아의 정국 불안 역시 언제든지 원유수출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유가 통제력`이 도마에 올랐다. OPEC의 생산량이 목까지 찬 상황에서 이 카르텔의 무능력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원유선물시장에서 투기꾼들이 범람하는 것은 OPEC의 통제력 상실을 의미한다. ◆베네수엘라 돌발변수..원유시장 릴레이 악재 베네수엘라 변수가 돌발 악재로 부상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소환투표 결과에 따라 베네수엘라산 원유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민투표는 오는 15일 실시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르면, 240만명 이상의 국민이 청원에 응할 경우 대통령에 대한 소환투표가 가능하다. 베네주엘라 정부는 서명자와 주동자들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차베스측과 야당은 자체 여론조사를 앞세워 각자 압승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당분간 정국 불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이 투표에 간섭할 경우 대미 원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고, 석유 노조는 소환투표에서 불법 행위가 발견될 경우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주엘라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레오스(Petroleos)사에는 돌발사태에 대비해 군인들을 앞세워 경계 근무에 들어갔다. 소환투표 결과와 관련, 시위 또는 파업이 발생할 경우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원유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제5위의 석유수출국이자 중남미 유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하루 300만 배럴를 뽑아내고 이 중 미국에 140만배럴을 수출한다. 이 지역에선 지난 2002년 말 정쟁과 관련, 두 달간의 파업 기간 동안 원유 수출이 거의 중단된 바 있다. ◆케케묵은 악재 지속..투기꾼들 사재기 러시아 당국의 변덕에 휩쓸리는 유코스 사태는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유코스 자회사에 대한 자산 동결이 불법 판결을 받은 지 하루만에 러시아 철도가 원유 운반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 철도측의 주장대로라면 유코스는 오늘까지 수송료를 지불했고, 추가 운임을 내지 않을 경우 원유 수송이 중단된다. 이라크 남부 유전지역의 폭력 사태로 원유 수출이 중단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나이지리아도 내전도 국제 유가를 압박하는 잠재 변수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선 원유 이권을 둘러싼 종족간 혈투, 정부와 저항군간의 교전, 현지 근로자의 파업 등 돌발 변수가 언제 터질 지 몰라 이라크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OPEC `통제력 의구심`..`50달러 유가` 힘 얻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대한 `유가 통제력`에도 의구심이 제기됐다. 유가가 치솟을 때마다 OPEC가 진화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OPEC의 주먹구구식 대응이 오히려 투기심리를 조장한다는 지적하고 있다. 캐네지안에너지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빈센트 라우만은 "OPEC가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치솟는 유가의 뒤만 쫓아다니고 있다"며 "OPEC는 시장 통제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현 수급상황을 감안할때 50달러 유가를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와코비아 증권의 제이슨 쉔커 애널리스트는 "가까운 장래에 유가는 배럴당 50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상승추세를 반전시킬만한 지표는 찾기 어려우며 배럴당 50달러는 합리적인 예상치"라고 말했다.
2004.08.10 I 한형훈 기자
  • 이철 후보 부인 `낙선일기` 화제
  • [오마이뉴스 제공] 지난 4.15 총선 당시 "공안검사 vs 사형수"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북·강서 갑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게 패한 열린우리당 이철 후보의 부인 전명옥씨가 이철 후보의 홈페이지(www.leechul.net)에 쓴 "낙선일기"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이철 후보 홈페이지에 "낙선일기"를 올린 전명옥씨는 "언제나처럼 마음을 다잡고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했다"며 일기를 써내려갔다. "그날 밤 부산에 이사 와서 한 달 반만에 처음으로 꿈을 꾸었다, 악몽이다" 전씨는 "한 달 반 전 남편 따라 내려온 부산 구포"에서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밥은 먹었는지, 잠을 자는지도 모르고 지난 시간들" 속에서 "이곳은 특이한 세상이었다"고 고백한다. "친구가 만들어준 노란잠바는 이미 타깃이 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다"며 "손가락질하며 깔깔거리고 웃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계속 보인다"고 적은 전씨는 "(그것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전씨는 "이것이 남편이 뛰어든 부산 북구 선거판의 현실이라면 아내인 나도 뛰어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라며 "웃고 또 웃었다"고 말한다. "제 별명이 철의 여인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이어 전씨는 "표현조차 차마 하지 못할 흑색선전"에 "그만 눈물이 앞을 가렸다"면서도 "주말을 기해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힘이 솟아난다"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느꼈던 억울함과 감격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선거 후, 일상의 아내로 돌아온" 전씨는 "일부러 그러지(강한 척 하지) 않아도 돼"라는 남편 이철씨에게 "제 별명이 철의 여인이라는 거 잊지 말라"며 "그 동안 감사하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같은 "낙선일기"에 대해 "돌풍(jokh)"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마음 속에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전부 글로 표현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며 "언젠가는 고생하신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등 네티즌들의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다음은 전명옥씨의 "낙선일기" 전문이다. 순간적으로 난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로 다시 갔다. 언제나처럼 마음을 다잡고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했다. 침통한 사무실 분위기 여기저기서 어머니들이 울고 계셨다. 눈이 아파왔고 앞이 흐릿해져서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입은 움직이는데 내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라면 먹어가며 서로에게 격려해주고 힘을 주던 자원봉사자 한분 한분께 손을 잡고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남편을 찾았다. 그냥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에서 무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고생했어! 난 웃음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냥 웃고 계속 남편을 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늦은 밤, 남편이 물었다. “콩이 잘 있대?” “그럼요. 콩이 보고 싶죠?” 콩이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다. 아내보다 더 좋아하는 콩이를 친정에 맡기고 왔었다. 그날 밤 부산에 이사와서 한 달 반 만에 처음으로 꿈을 꾸었다. 누군가가 머리채를 뒤로 잡아 당기고 알 수 없는 얼굴이 주먹으로 발로 계속 구타를 당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누구 없냐며 도와달라고 외치다 벌떡 일어났다. 악몽이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새벽 3시, 갑자기 눈물이 콧물이....... 꾸역꾸역 울고 또 울고 그동안 쌓였던 온갖 설움을 다 토해냈다. 한 달 반 전 남편따라 내려온 부산 구포. 운명이거니 하고 집 구하고, 이사하고, 사무실 구하고, 집기 구하고....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밥은 먹었는지, 잠을 자는지도 모르고 지난 시간들.... 내 일거수 일투족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한참 후에 알게 되고..... 본 선거가 시작된 4월 2일부터 난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내가 살아온 대한민국도 아니고, 부산도 아닌, 그동안 무수히 출장을 다녔던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닌, 특이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포5일장 건널목과 그린코아 사거리는 가장 견디기 힘들고 두려운 장소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미친년들 와이리 걸리작거리노” 중년 아주머니가 사정없이 팔꿈치로 치고 지나간다. 다시 또 다시.... 모 후보의 건너편 유세차 앞에서 손가락질하며 깔깔거리고 웃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계속 보인다. 또 한 아주머니는 사정없이 발로 차고 지나간다. 친구가 만들어준 노란잠바를 입고 있기에 이미 타켓이 되어 버린지 오래 되었다. 뒤통수에다 별의별 욕설을 하고... 명짱님 말대로 “아 이건 아닙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라는 말을 정말 하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만화영화 제작사를 설립해서 무수한 고난을 겪을 때마다 난 강해지고 싶었다. 희망과 용기와 웃음을 잃지 않고자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다. “이십여년간 일을 수주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과 유럽을 돌며 무수한 사람을 만나면서도 갖은 힘을 다해 버텨왔고, 보람을 느끼며 여성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의 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선거판이지만 이건 아닙니다. 인격 자체를 말살당하고 인간 이하의 모독을 주는 이건 아닙니다. 이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문입니다.” 그러나 이게 남편이 뛰어든 부산 북구 선거판의 현실이라면 아내인 나도 뛰어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그래도 웃었다. 웃고 또 웃었다. 머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손을 잡고 또 잡았다. 어느 날 흑색선전 비방조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누군가 제보를 하길래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해봤다. “선거 끝나고 죽을 일 있습니까?” “눈 밖에 나면 이 동네 못삽니다.” 벌써 몇 번째 같은 대답들이다. 우리 동네 노인정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갔다. “할머니 제가 본인입니다. 이철 집사람입니다. 남편도 저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우리 며느리가 들었다 카더라. 남편이 국회의원 하면서 도둑질해서 재산 모았다 카대.” “첩 데리고 선거운동 한다 카대. 집만 얻어놓고 잠도 안 잔다 카대.” 그 외에도 표현조차 차마하지 못할 흑색선전... 설명을 하고 설득을 했다. “알았다. 우리도 바보는 아이다.”라는 대답을 듣고 나오는 길에 그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주말을 기해 전국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들었다. 직장인, 학생, 부부들까지. 너무나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다. 가슴이 뭉클하고 힘이 솟아난다. 4월 14일, 마지막 선거 유세장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가 거기에 있었다. 남편이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가슴속으로 느끼고 또 느꼈다. 이 순간 흐르는 눈물은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의 눈물이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남편은 소중한 한사람 한사람에게 낙선인사를 다니느라 또다시 구석구석 지역을 누비고, 난 과묵한 남편 앞에서 또다시 재롱을 부리는 일상의 아내로 돌아왔다.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돼. 상처는 곪는 것보다 터트리는 게 빨리 낫거던. 그냥 욕도 하고 그래. 아니면 내가 대신 맞아 줄 수도 있는데.” “당신 날 어떻게 보는 거예요? 내 별명이 철의 여인 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그동안 너무 고맙고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이철의 아내 전명옥 씀.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100 Phone Calls Program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월스트리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근사한 사무실, 멋진 옷, 엄청난 연봉 등등. 월스트리트를 움직이는 엔진 중의 하나가 바로 애널리스트다. "이 주식을 사시오. 이 주식은 파시오" 유명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를 공개할 때마다 해당 종목들은 춤을 춘다. 몇 줄의 글로 전세계 투자자들을 울고 웃기는 애널리스트는 월가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는 선망의 직업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진정한 애널리스트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월스트리트 미트(Wall Street Meat)`라는 책이 묘사하는 애널리스트는 한없이 나약한 존재다. 이 책의 저자 앤디 케슬러는 1985년 파인웨버를 시작으로 모건스탠리, CSFB 등에서 20여년간 기술주 분석을 담당했던 애널리스트다. 케슬러는 벨연구소 출신의 공학도다. 처음부터 애널리스트가 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초년병 애널 시절부터 그는 `요지경 월스트리트`를 비판적으로 바라 볼 수 있었다. 그가 월가에서 만나, 함께 일했던 사람들 중에는 잭 그룹먼, 프랭크 쿼트론, 헨리 블로짓, 메리 미커 등이 포함돼 있다. IT 버블 시대 월가를 주름잡던 기술주 분석가들이다. 메리 미커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지금은 애널리스트가 아니다. 엘리어트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이 파헤친 `거짓 리포트 사건`으로 현직에서 쫓겨나거나,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내야할 처지가 됐다. 케슬러가 바라본 월가 애널의 세계에는 신비감이라고는 전혀 없다. ◇며느리도 모르는 주가 케슬러는 벨연구소의 경력을 인정받아 반도체 업종 담당자가 됐다. 인텔, AMD 등 자신이 맡은 기업을 탐방하고 돌아온 케슬러가 처음으로 리포트를 작성하게 됐다. 케슬러는 한 선배 애널에게 물었다. "밥,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죠?" 선배는 "아하. 주식의 기초를 가르쳐줄 때가 됐군. 지금 기업 수익을 다루려는 것이지. 그렇다면 간단하지. 주식의 가치란 미래 수익의 총합에 지나지 않는거야."라고 명쾌하게 말한다. 케슬러는 "그게 전부인가요"라고 되묻는다. 밥이 말한다. "좋아. 조금 더 깊이 들어가지. 내년도 기업 이익은 올해 기업 이익보다는 가치가 덜 나가지. 왜냐. 인플레이션이라는 게 있잖아. 그 만큼 가치를 디스카운트해야지. 미래 수익의 총합을 구하기 전에 디스카운트를 해야만 한다구." 케슬러의 의문은 계속된다. "이제야 이해가 가는군요. 그런데요. 어떻게 미래 수익을 디스카운트 하죠?" 밥은 "디스카운트 레이트를 쓰지"라고 말한다. "아하. 여기 공식이 있군요. 이제 계산을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디스카운트 레이트가 뭐죠?" 케슬러는 머리를 긁적 거린다. 밥은 "경우에 따라 달라지지. 인플레이션, 금리 등등 변수가 많이 있지"라고 말한다. 케슬러는 "월스트리트저널같은 데를 보면 디스카운트 레이트가 나와있나요"라고 묻는다. 밥은 "그렇다면 너무 쉽지"라며 빙긋 웃는다. "그럼 이건 도대체 무슨 숫자죠" 케슬러는 점점 더 알 수 없다는 표정이다. "누구도 디스카운트 레이트가 얼마인지는 몰라. 그게 바로 주식시장을 신비스럽게 하는 거지. 누구도 어떤 기업의 미래 수익을 알 수는 없다구. 그리고 특정한 디스카운트 레이트도 없지. 모든 애널리스트들은 자기자신만의 숫자를 만들어. 결국, 주식의 가치가 얼마인지 진정한 답은 없는 것이지." 케슬러는 황망하게 선배를 바라봤다. ◇애널=엔터테이너 `기관투자자(Institutional Investor)`라는 잡지가 있다. 월가에서는 이 잡지를 이니셜을 따서 `II`라고 부른다. II는 70년대부터 `All American Research Analyst Poll`이라는 것을 해왔다. 매년 5월이 되면 II는 수백명의 바이 사이드(Buy Side) 투자자들에게 "각 분야별 최고의 애널 3명을 선정해달라"며 폴을 실시한다. 이 폴에 선정된 이른바 `우수 애널`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그 기관의 리서치 파워를 대변한다. 월가의 애널들은 이 폴에 선정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케슬러가 소속된 파인웨버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료 애널은 이렇게 말했다. "분명히 알아야할 것이 있어. 너는 분석가가 아니야. 너는 엔터테인먼트 직업을 선택한 거라구." II 폴과 리포트의 정확성과는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케슬러의 선배는 II 폴에 선정되는 비법을 이렇게 정리했다. "전화, 방문, 리포트, PR, 아참, 잊을 뻔 했군. 분석의 정화도." 월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대부분 `한달에 100통화(100 Phone Calls a month program)` 정책을 쓰고 있다. 애널들에게 톱 100위 드는 투자기관에 최소한 한달에 한번 전화를 하라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다. 물론 애널들의 전화 내역은 기록으로 남겨지고, 데이터 베이스로 관리된다. 월가 애널들은 자신의 근무시간 중 절반이상을 `전화걸기`에 할당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전화걸기`는 II 폴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케슬러는 전화걸기를 무척 싫어했다. 시간을 너무 잡아먹는데다, 전화걸기에 집착하다보면 자신이 맡은 업종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흐름을 놓칠 때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전화걸기와 비슷한 방식으로 "1년에 한번, 또는 두번 맡은 기관을 방문한다"는 원칙도 있다. 애널을 맞이하는 기관투자자들의 반응도 가지각색이다. 묵묵부답형이 있는가 하면, 설명 중에 꾸벅꾸벅 조는 펀드매니저도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리포트를 가지고 오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고약한 매니저도 있다. 전화걸기와 방문 사이사이에 애널 본연의 임무(?)인 `리포트`를 써야한다. 리포트는 내용이 어떻든 일단 보기가 좋아야한다. 수많은 애널들이 비슷한 내용의 리포트를 만들어서 투자자들에게 보내기 때문에 튀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 케슬러는 한 펀드매니저의 사무실에서 6피트(182센티미터) 높이로 쌓인 리포트 더미를 본 적도 있다. 이 매니저의 전화기에는 전화메일 저장 기능이 있었는데, 오전 11시만 되면 전화메일이 꽉차버렸다. 100통화 한도가 오전 중에 다 소진되는 것이다. ◇"튀고 싶다구, 그럼 언론을 이용해" 이런 치열한 경쟁에서 애널들이 II 폴에 선정되는 진정한 비법은 뭘까. 리포트와 전화만으로는 매니저들의 눈에 띠는데 한계가 있다. 정답은 바로 언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정 칼럼인 `Heard on the Street` 담당자한테서 전화라도 받는다면 자신의 이름이 인용될 수 있도록 `확실한 것`을 기자에게 알려줘야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리포트에도 쓰지 않은 진짜 근사한 아이디어를 기자에게 살짝 흘려줄 필요도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나중에 기사를 보고 투덜대기도 한다. "왜 우리 회사가 당신네 증권사에 수백만달러씩 수수료를 내야하는 거죠. 75센트만 내면 당신 리포트의 핵심 내용을 월스트리트저널에서 볼 수 있는데." 케슬러 자신도 `언론 플레이`로 이름을 널리 알린 경험이 있다. 1987년 케슬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탐방했다. 당시 마이크론 CEO였던 조 파킨슨의 집에서 저녁을 먹을 기회를 잡았다. 케슬러는 마이크론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파킨슨 사장은 자신만만했다. "일본 반도체 회사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인텔도 손을 들었으니까요. 우리는 인텔과는 달라요. DC가 우리 편이거든요." "DC(워싱턴DC)가 우리 편이라구" 케슬러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 했다. 케슬러는 미국전자협회에 전화를 걸어서 DC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탐문하기 시작했다. 피트 윌슨 상원의원이 주도가 되서 일본 반도체 기업에 대한 덤핑 제재가 기획되고 있었던 것이다. 케슬러는 반도체 업계에 엄청난 사건이 벌이지고 있음을 눈치챘다. 리서치 회의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말했다. 리서치 팀장은 "그럼, 반도체 주가가 올라가는거야, 떨어지는거야"라고 물었다. 케슬러는 "글쎄요. 알 수 없죠"라고 얼버무렸다. 팀장은 "확신이 서면 다시 말해"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케슬러는 곧바로 평소 알고 지내던 뉴욕타임즈 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후 뉴욕타임즈 1면에 "레이건 행정부가 일본 반도체 업체에 대한 무역제재를 준비중"이라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기사 중에 케슬러의 코멘트가 인용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케슬러는 ABC방송의 `나이크라인`에 게스트로 초청되기도 했다. ◇파이터를 원하는 월가 초년병 애널 시절 케슬러의 옆방에서는 잭 그룹먼이 통신업종 담당자로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룹먼은 AT&T 출신으로 AT&T의 분기 실적을 1센트까지 알아맞히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월가에는 세가지 타입의 애널이 있다. 1)자신이 맡은 업종의 핵심 사항을 잘 알고 있는 그 누군가를 알고 있는 애널 2)자신이 맡은 업종 자체를 잘 알고 있는 애널 3)업종도 모르고, 사람도 모르는 애널. 그룹먼은 통신업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고, 업계 사람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룹먼이 AT&T의 분기 실적 전망치를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AT&T 주가가 달라졌다. 그룹먼은 당시 마젤란펀드를 맡고 있던 피터 린치에게 핸드폰 시장에 대한 특별 강의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그룹먼은 한 때 필라델피아에서 골든 글러브 복싱 선수로 활약했었다. 거친 운동을 한 탓에 그룹먼은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웨이터가 신속하게 주문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주먹을 휘두르려고 하는 것을 케슬러가 말리기도 했다. 한번은 AT&T의 분기 실적이 그룹먼이 예측한 것보다 2센트 적게 발표된 적이 있었다. 그룹먼은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서 "Goddamn, sonofa(son of a bitch), shit, goddamn.." 등을 연발하더니, 전화기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월가에는 운동선수 출신 애널이나 트레이더가 많다. 월가 격언에 이런 것이 있다. "훌륭한 트레이더를 찾으려면 퀸즈로 택시를 타고 가라. 택시 미터기가 10달러가 됐을 때 거리에서 만난 첫번째 사람을 고용해라." 퀸즈는 뉴욕 맨해튼의 외곽 지역으로 원래는 공장지대였다. 거리 생활에 익숙한 주먹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동네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월가에서 성공하려면 `파이터`가 제격이라는 뜻이다. 그룹먼은 통신업계 애널로 승승장구,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의 스타 애널로 성장한다. 시티그룹의 샌디 웨일 회장과도 긴밀한 관계가 된다. 그룹먼은 그러나 스피처 검찰총장의 칼을 맞고, 부와 명예를 모두 잃었다. 샌디 웨일 회장도 `거짓 리포트 스캔들`에 연루돼 시티그룹의 CEO 직에서 물러나야했다. 월가는 고상한 경제 담론을 논하는 아카데믹한 곳이 아니다. 권모술수와 욕설이 난무하는 시장판이다. 그 곳에서 성공하려면 남들과 다른 뭔가가 있어야한다.
2004.04.22 I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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