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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에서 만난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 홋카이도에서 만난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 [조선일보 제공] “홋카이도는 여름에 가야 한다”고 말해 준 사람은 가오루였다. 북해도(北海道)의 눈과 겨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에게, 도쿄에서 직장을 다니는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일단 가 봐요. 겨울은 오직 겨울 뿐이지만, 홋카이도의 여름은 여름만이 아니야. 새하얀 눈과 연보라 라벤더꽃, 그리고 봄·가을이 함께 있는 곳이 여름의 홋카이도니까.” 홋카이도 최대의 관광지, 도오야(洞爺) 호수는 여름이었다. 도 남서부에 위치한 둘레 43㎞의 칼데라호. 백두산의 천지처럼, 화산활동으로 생긴 호수다. 호수라기보다는 작은 바다에 가까운 거대함. 코발트블루 수면에서 남프랑스의 여름 해변이 떠올랐다. ▲ 도오야 호수.▲ 사랑 전설을 가진 계수나무 신목(神木).오전 9시에 출발하는 유람선 에스푸아르(espoir·희망)에 올랐던 건, 호수가 품은 낭만적 전설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호수 중앙의 무인도 오오시마. 초입에는 ‘신목’(神木)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뿌리 두 그루의 아름드리 계수나무가 자웅동체처럼 서로를 포개고 있었다. 500년 전 도쿠가와 이에야스 시절, 전쟁에서 다리 하나를 잃고 고향 도오야로 돌아온 사내는 “죽었다”고 거짓 소문을 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잊고, 몸 성한 남자 만나 결혼하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여자는 삶의 희망을 잃고, 호수 아래로 몸을 던졌다. 밤낮으로 울던 사내가 뒤따라 몸을 던진 것은 며칠 뒤. 마을 사람들이 건져 올린 건, 시신이 아니라 가락지 한 쌍이었다. 사람들은 섬 초입에 가락지를 묻었고, 그 자리에서 계수나무가 솟아 올랐다. 500년 뒤 그들은 섬 위에서 서로를 껴안고 있었다. 겨우 자동차로 30분 지척인데, 무로란(室蘭)의 지큐미사키(地球岬)는 겨울이었다. 태평양을 마주하고 있는 홋카이도 남쪽 말단. 살을 에는 듯 된바람이 불어왔다. 체감온도는 이미 영하였다. 멀리 양의 발굽을 닮았다는 요오테이잔(羊蹄山)의 만년설이 보였다. “지구의 끝”이라는 별명의 이 곶(岬) 전망대에서, 수평선은 신기하게도 직선이 아니라 완만한 곡선이었다. 홋카이도가 자랑하는 이 특이한 지형에서 자신의 몸을 360도 회전하면, 수평선도 따라 원의 궤적을 그렸다. 전망대 한 쪽에는 지구의(地球儀)를 본 딴 ‘행복의 종’이 설치되어 있었다. 치는 사람에게 행복이 찾아온다는 행운의 종. 반신반의하며 종을 울리려다, 실수로 발을 헛디뎠다. 무릇 믿는 자에게 복 있을진저. ▲ 자큐미사키의 `행복의 종`.도오야에서 도(道) 북쪽으로 두 시간을 달리면, 후라노(富良野)다. 일본의 북유럽으로 불리는 홋카이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지역. 봄의 따뜻함과 가을의 풍성함을 더불어 느낄 수 있는 은총의 마을이다. 도로 양쪽으로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덤블링할 것 같은 초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후라노에서 가장 이름난 관광지 중 하나는 라벤더꽃 농원인 팜 토미타(Farm Tomita·www.farm-tomita.co.jp). 6월 중순의 라벤더는 아직 시시했다. 7, 8월이 정점이라고 했다. 대신 250엔(약 2100원)을 주고 연보라빛 강렬한 라벤더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입술까지 보라색이 되어 버렸다. 사계를 하루에 왕복하는 홋카이도 특유의 체험은, 도오야호 텐쇼(天翔)파크 호텔의 온천에서도 반복됐다. 호수 전경이 훤하게 내다보이는 투명 유리창을 제외하면, 사실 한국의 실내 온천과 시설 면에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열탕 냉탕 온탕을 가로지르며, 피로를 풀고 피부를 달랜다. 구태여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탄산, 수소, 황산 등의 혼합천으로 피로회복과 피부질환에 좋다”는 안내문이 아니더라도, 채 5분이 지나지 않아 편안해졌다. 푸근한 탕 속에서 의식을 잃고 있다가, 뒤늦게 나선형으로 되어있는 실내 계단을 발견했다. 9층 옥상 야외 온천에 이르는 통로다. 계단을 따라 오르다, 반 투명 출입문 앞에서 멈췄다. “35m야외 풀과 실외 온천탕. 수영복 착용 요망. 밤 9시까지 운영”이라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지금 시간은 오후 8시30분. 하지만 수영복은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유리창 밖의 어둠은 짙었다. 한참을 망설이다, 질주를 시작했다. 호수의 짙은 물안개가 부끄러움을 덮었다. 여행수첩 ●홋카이도, 넓다. 인구 560만에, 대략 강원도 뺀 대한민국 전체와 비슷한 규모의 땅덩이. 덕분에 인구 제1, 2의 도시인 삿포로(180만)와 아사히카와(36만)를 제외하면, 사람과 자동차 둘 다 만나기 힘들다. 6월부터 아시아나가 아사히카와 공항에, 대한항공이 하코다테에 주 3회 정기 취항을 시작했다. 도오야 호수, 지큐미사키, 후라노 등을 포함하는 북해도 패키지상품을 모두투어에서 판매한다. www. modetour.co.kr (02)755-1844 ●도(道) 중앙에 자리잡은 소도시 유바리에서 이 곳 특산품 메론에 두 번 놀랐다. 최상품이라지만, 겨우 작은 수박만한 메론 한 개에 무려 8000엔(6만8000원)을 받고 팔고 있었던 것. 하지만 마지막날 숙박지였던 유바리 마운트레이시 호텔에서 안도의 한숨. 저녁 부페식사에서 그 값비싼 유바리 메론을 무한대로 리필하고 있었다. 비결은 인근 메론 농장에서 표면에 흠집이 있는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는 것. 하지만 맛은 시식할 때 먹어본 최상품과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달았다. (모두투어 패키지상품에 포함된 숙소). www.yubari-wv.com/stay /racy/index.html. (81)0123-52-2211.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놓칠 수 없다. 2년 전 개관한 이 맥주박물관은 홋카이도 도민 전체의 보물을 의미하는 ‘홋카이도 유산’으로 지정됐다. 메이지(明治)시대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벽돌 건물 안에는 붉은 별을 상징으로 1876년 시작한 이 맥주회사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물론 120엔(약 1000원)에 시음할 수 있는 삿포로 맥주가 더 반갑기는 하지만. 입장은 무료다. www.sapporobeer.jp (81)0123-32-5811. ●홋카이도의 호텔 온천은 매일 새벽 2시~3시쯤 남탕과 여탕을 뒤바꾼다. 서로 다른 양식으로 지어 놓은 내부 구조를 골고루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란다. 도오야호 텐쇼파크호텔. 잠에 취한 새벽, 전날 밤 이용했던 남탕 탈의실로 들어갔다가 경악해서 뛰어나왔다. 여자들이 유카타를 벗고 있었다. www. toyatensyo.co.jp/top (0142)75-4343
처마 끝 노래소리 들으러 가요
  • 처마 끝 노래소리 들으러 가요
  • [조선일보 제공] 장마철이다. 주말여행을 떠났는데 장대비가 내린다면 민박집 방 안에서 배를 깔고 엎드려 책이나 읽어보자. 아니면 툇마루에 앉아 부침개 먹어가며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나 감상하자. 그러다 비가 그치면 슬슬 주변 여행 명소 탐방에 나서본다. 민박은 펜션이나 콘도에 비해 화려하지도 않고 시설도 부족해서 불편하다. 그러나 주인의 인정이 살아 넘친다. 비가 자주 내리는 이때 하룻밤 가족들과 묵어가기 좋은 민박집을 찾아봤다. ▲ 평창 ‘아람치골산방’ 흙집을 찾은 여행객들이 비 내리는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평창 아람치골산방 아람치골산방(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송정리·033-333-0418)은 서양화가 박영복(55)·정창옥(53)씨 내외가 운영하는 흙집이다. 방은 모두 3개. 올 여름에는 뜨끈뜨끈하게 허리도 지지자고 찜질방까지 만들었다. 주인집 윗편 언덕, 소나무 그늘 아래에 들어선 ‘일(一)’자형 민박집. 13평형짜리 방이 가운데 있고 양 끝으로 5평형 방이 자리를 잡았다. 13평형에는 자그마한 마루가, 5평형에는 비가림 시설을 갖추고 원형 탁자를 놓은 데크가 있다. 산방 옆을 흐르는 작은 개울은 5분 이상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로 차갑고 맑다. 그냥 손으로 떠먹어도 좋다. 도롱뇽도, 가재도 여기서 산다. 휴대전화도 안 터지고 TV와 냉장고도 없는 아람치골산방. 하루이틀 정도 그곳에서는 비밀스런 주말여행이 가능하다. 방값 5평형(2개) 2인 기준 9만원, 4인까지 숙박 가능. 13평형(1개) 5인 기준 13만원, 8인까지 숙박 가능. 기준보다 한사람씩 늘 때마다 1만원이 추가된다. 각 방 모두 수세식 화장실, 샤워실, 싱크대, 기본 그릇, 휴대용 가스렌지 비치. 여행정보(지역번호 033) 가는길=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진부면 소재지→정선 방면 59번 국도→우암교에서 좌회전→우일레미콘 마당 통과→아람치골 산방 주변명소=월정사, 상원사, 장전계곡, 한국자생식물원(332-7069), 오대천 래프팅(오대천레저 333-8666, 016-9650-8666) 주변맛집=메밀촌(메밀막국수, 335-7026), 명동본가닭갈비(닭갈비, 335-1292) 등. 포천 깊은산속옹달샘 &nbsp;깊은산속옹달샘(경기도 포천시 관인면 중리·031-534-9944)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한탄강변 평지에 자리잡아 접근이 편한 전원휴양형 민박집이다. 바로 옆으로 한탄강이 흘러 강수욕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랑거리. 방은 총 20개로 여러 형태라서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고르기가 편하다. ‘산닭로데오게임’은 민박집 주인 엄영옥(53)씨가 개발한 이색 놀이다. 기운 센 닭을 풀어놓고 여러 사람들이 맨 손으로 잡는 놀이인데 쉽지가 않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굳이 밥을 해먹을 필요도 없다. 더덕불고기(1인분 1만5000원), 오리훈제바비큐(1마리 3만9000원), 돼지참숯바비큐(1인분 2만원)등이 추천 메뉴. 방값 본관민박 큰방(2개), 콘도식 민박동(1개), 방갈로(12개), 개조 컨테이너 민박동(2개)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크기에 따라 4만~15만원을 받는다. 여행정보(지역번호 031) 가는길=포천→43번 국도→영중면→전곡 방면 37번 국도→오가삼거리 우회전→철원 방면 87번 국도→영로교→깊은산속옹달샘, 주변명소=지장산계곡, 철원 담터계곡, 연천 재인폭포 주변맛집=포천시 영중면 파주골손두부(순두부, 532-6590), 관인면 지장산손두부(두부전골, 534-2851) 등. 강화 동명헌 한규현(42)·김미현(42)씨 부부가 운영하는 동명헌(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032-937-3546)에 가면 한옥집 툇마루에 멀거니 앉아서 장맛비를 모두 받아주는 바다의 너른 가슴팍을 볼 수 있다. 길가 주차장에서 한옥으로 오르는 돌계단 옆으로는 초롱꽃, 장미꽃이 피어있고 마당에는 여뀌, 붓꽃, 애기나리, 불두화, 원추리, 메꽃 등이 자란다. 벌레가 안 모인다는 회나무, 층층나무, 단풍나무, 자두나무 등도 주인 내외의 심성을 엿보게 해준다. 비 내리는 날, 손님들은 주인 살림집 툇마루에 앉아 김치전이나 고추장떡, 밀전병을 나눠 먹으며, 강화도 남쪽 바다를 바라보면서 작은 행복감에 젖는다. 날이 맑으면 민박 손님들은 5분 거리에 떨어진 밭에 가서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등을 수확할 수 있다. 방값 민박 방들은 저마다 ‘도리방’(10평), ‘추녀방’(5평), ‘서까래방’(10평)이라는 이름을 지녔다. 도리방과 서까래방은 비수기에 주말 8만원, 주중 7만원, 성수기(7월 15일~8월 20일)에 주말·주중 구분없이 9만원이고 추녀방은 비수기 주말 5만원, 주중 4만원, 성수기 5만원. 여행정보(지역번호 032) 가는길=한강제방도로 또는 48번 국도→김포시 양촌면→대곶면→강화초지대교→동막해수욕장→동명헌 주변명소=동막해수욕장, 마니산, 정수사, 전등사, 초지진 주변맛집=토가(순두부새우젓찌개, 937-4482), 초가삼간(산채비빔밥, 937-9467) 등. 단양 황토랑 황토랑(충북 단양군 단성면 고평리·043-421-7502)은 월악산국립공원 내 사봉(879.4m)의 서쪽 산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2005년 7월 문을 연 원형의 흙집이다. 중앙 거실을 중심으로 4개의 방(1개는 출입구가 다름)이 벽을 맞대고 있어 서너 가족 정도가 함께 통째로 빌리면 좋다. 북쪽으로는 커다란 창이 뚫려 있고 창문 너머로 제천과 단양 사이에 솟은 금수산(1016m)이 가깝게 보인다. 아쉽게도 충주호는 보이질 않는다. 정진규(37)·강정아(33)씨 내외가 운영하고 있으며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700m 떨어진 고평리 마을회관까지 마중나가기도 한다. 가마솥뚜껑으로 고기를 구워먹는데 야채와 쌈장을 서비스로 내놓는다. 방값 본채(방 3개, 거실, 공동주방, 화장실이 있음. 12~20명 수용) 비수기 12만원, 성수기 20만원. 본채와 붙어있는 별채(방 안 취사시설 없음)방 4만원, 본채 뒤의 사랑채, 네모창방은 6만~7만원. 아침 식사는 예약하면 백반(1인분 5000원)이 나온다. 여행정보(지역번호 043) 가는길=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단성면→충주 방면 36번 국도→장회나루 삼거리→고평리로 좌회전→고평교→마을회관 입구→황토랑 주변명소=충주호 유람선, 선암계곡, 청풍문화재단지 주변맛집=단성면 투구봉가든(닭백숙, 422-9633), 단양읍 장다리식당(마늘솥밥, 423-6660) 등. <관련기사>비 오는 날 가면 더 운치있는 함양 한옥너럭바위 웅덩이에 참방 천년의 숲 향기에 첨벙빗방울과 함께 숲으로 떠나보자
굽이굽이 흐르는 東江에 몸과 마음을 던졌다
  • 굽이굽이 흐르는 東江에 몸과 마음을 던졌다
  • [조선일보 제공] 동강은 여름을 부르는 강이다. 물이 휘돌아 흐르는 동강으로 가자. 태백 검룡소에서부터 구석구석 동강 여행 시작! ▲ 동강 제장마을서 자전거(MTB)타기태백 검룡소 ▲ 용이 솟구치듯이 물이 샘 솟는다. 남한강 발원지 검룡소“동강은 어디서 처음 시작하지?” 이런 궁금증을 풀어주는 곳이 바로 남한강의 발원지인 태백의 검룡소(儉龍沼). 금대봉(1418m) 동북쪽의 창죽동 주차장에서 아늑한 숲길을 10여분(1.3㎞) 걸어 오르면 검룡소가 나온다. 금대봉의 고목나무샘·물구녕석간수·제당굼샘에서 처음 솟은 샘물은 각각 지하로 1~2㎞ 흘러 내려와 여기서 솟구친다. 갈증도 달랠 겸, 한 모금 들이킨다. 서울서 온 듯한 소년의 말. “아빠, 제 뱃속에 한강이 들어온 것 같아요!” 검룡소는 작은 샘물이 아니다. 용이 물 속에서 솟구치듯 샘솟는데, 하루 용출량이 무려 1~2t이나 된다. 웬만한 샘이라면 엄두도 못 낼 어마어마한 양. 검룡소 아래쪽의 와폭은 용이 되기 위해 한강 끝까지 거슬러 올라온 서해의 이무기가 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 친 흔적이라 한다. 백두대간 분수령을 끼고 자리 잡은 태백은 ‘강의 고향’이다. 낙동강의 발원 연못인 황지(黃池)가 시내 한 복판에 있다. 원래 황지 주변은 버드나무와 물푸레나무 등이 우거진 천혜의 늪지대였다. 지금은 규모가 축소되어 작은 인공 연못처럼 보인다. 옛 기록들을 보면 흔히 황지를 낙동강 발원지라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황지보다 상류에 있는 은대샘(일명 너덜샘)에서 처음 샘솟는다. 태백 시내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싸리재 옛길을 오르다 보면 은대샘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보인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제천→38번 국도→사북→고한→태백 화전동→35번 국도(강릉 방면)→9㎞→창죽동 삼거리(좌회전)→6㎞→검룡소 주차장. ● 숙식: 검룡소 주변엔 숙식할 곳이 마땅치 않다. 철암동의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82-7440, forest.taebaek. go.kr)이나 태백산 입구의 태백산민박촌(033-553-7460, minbak.taebaek.go.kr)을 이용하는 게 편하다. 태백 시내의 정원(033-553-6444)과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은 한우 생고기 전문점. 생등심, 육회 1인분에 2만~2만1000원.영월 동강 동강의 속살을 엿보는 데는 래프팅이 으뜸이다. 출발지점은 문산 나루터. 간단하게 몸을 풀고 고무 보트에 올라탄다. 석회암 뼝대 사이로 흘러가는 고무보트. 첫 번째 관문은 개죽이 여울이다. 물살의 흐름이 이상해 뗏사공들이 ‘개떡 같다’고 해서 붙인 이름. 무사히 넘어선다. 몇 굽이를 돌았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한없이 평화롭다. 이번엔 문산 코스 중 가장 위험하다는 된꼬까리 여울. 긴장감이 돈다. “영차, 영차.” 모두 노를 힘차게 젓는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탄 듯 심하게 요동치는 고무보트. 이윽고 동강의 백미인 어라연. 단종의 영혼이 절경에 반해 머물고 있다는 곳이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경치가 참 좋다. 배를 타지 않고는 도저히 만나볼 수 없는 경관. 어라연을 지나면 만지동. 예전 뗏사공들이 꼭 들렀다 갔다는 전설적인 주막집 ‘전산옥’이 있던 곳이다. 이렇게 계속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다 보면 어느덧 종착지인 섭새나루다. 동강 입구에 동강래프팅(033-375-9400 www.orayon.co.kr) 등 업체가 몰려있다. 참가비는 문산 코스 1인당 2만~3만원. 2~3시간 소요. 어라연은 걸어서도 다녀올 수 있다. 잣봉(537m)에 오르면 어라연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거운초교~잣봉~어라연~만지동~거운초교 회귀 코스가 3시간30분~4시간 소요. 거운교~어라연은 왕복 2~3시간 소요. 동강 입장료는 어른 1500원, 학생 1000원. 주차료는 없다. 동강의 매표소는 영월 삼옥안내소, 정선 고성안내소, 광하안내소, 평창 기화안내소, 이렇게 네 군데에 있다. 한군데만 끊으면 당일은 모두 무료다. ● 교통: 영월→31번 국도(태백 방면)→동강교→1㎞→삼거리→좌회전→9.5㎞→삼옥안내소. ● 숙식: 동강 가는 길에 강과별(033-375-3311), 동강의 품속(033-375-8877), 알프스산장(033-374-5820) 등 숙식할 곳이 많다. 래프팅을 겸한 민박집도 많다. 영월역 앞엔 동강에서 잡아 올린 다슬기로 요리한 다슬기해장국을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이 중 다슬기마을(033-373-5784)은 주인장이 동강에서 다슬기를 손수 잡는다. 다슬기해장국 5000원, 까먹는 다슬기 조림 7000원, 다슬기무침 2만원. 정선 동강 백운산(882.5m)은 동강 최고의 전망대. 비행기에서 동강을 내려다보지 않는 한 이곳의 조망이 으뜸이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파른 산길. 30~40분쯤 올랐을까. 문득 시야가 트인다. 창공 높이 솟구친 매도 부럽지 않은 조망이다. 뼝대를 굽이도는 강 너머로는 오랜 세월 동안 꿋꿋하게 ‘동강의 지킴이’ 역할을 해온 고성산성이 보인다. 서강의 선암마을이나 소나기재에서 조망하는 맛과 또 다르다. 깊고 깊은 오지마을 한가운데 홀로 떨어져 있다는 적막감! 바로 그것이다. 이곳부터 백운산 산행이 본격 시작되지만 산길이 험하므로 이쯤에서 하산하는 게 좋다. 백운산을 내려와 승용차로 동강을 거슬러 오른다. 래프팅 손님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영월 동강에 비해 정선 동강은 한적한 편이다. 물에서 놀기엔 아무래도 고성리보다 좀 더 상류의 운치리나 가수리 주변이 나을 듯싶다. 특히 가수분교 근처는 동남천 합류 지점이라 물고기도 많다. 족대질을 하거나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 교통:△영월→38번 국도(태백 방면)→신동읍 예미리(좌회전)→8km→고성매표소→동강 강변길. △정선→42번 국도(평창 방면)→7km→광하매표소→8km→가수리→동강 강변길. ● 숙식: 상류의 가수분교 옆에 동강쉼터민박(033-563-4488) 등이 있다. 간단한 생필품을 파는 매점도 겸한다.&nbsp;평창 동강 평창 동쪽의 미탄면은 최근 여름 휴가지로 급부상한 동강의 비경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중류쯤에 해당한다. 이곳에서는 강변마을의 정취에 흠뻑 빠질 수 있다. 내로라 하는 플라이낚시꾼들이 안개 자욱한 이른 새벽, 미탄의 기화천 여울에서 송어를 낚는 광경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한 장면을 닮았다. 소나무 속살처럼 붉은 회 맛이 일품인 송어는 우리나라 고유 어종이 아니다. 40여 년 전인 1965년 미국에서 무지개송어의 알을 들여와 평창에서 처음 양식했다. 동강변의 미탄면 기화리 마을엔 송어양식장 단지가 있다. 현재 동강에서 살고 있는 야생 송어들은 홍수 때 이곳서 도망쳐나간 송어들의 후손이다. 녀석들은 동강을 고향이려니 하고 살아가고 있다. ● 교통: 평창→42번 국도(정선 방면)→미탄→3㎞→한탄리 삼거리(우회전)→6㎞→진탄나루→3㎞→문희마을. ● 숙식: 두룬산방(033-334-0920)은 송림이 우거진 야영장도 갖추고 있다. 토종닭 백숙 3만5000원, 매운탕 3만원부터. 정선 아우라지 ▲ 재미도 있고, 운동도 된다. 구절리~아우라지까지 레일바이크 타기.정선의 여량 아우라지 나루터. 조양강과 송천이 몸을 섞는 아우라지는 남한강 천리 물길 따라 뗏목을 운반하던 뗏사공들의 아리랑 소리가 끊이지 않던 곳. 강 건너 산기슭에선 아우라지 처녀 동상이 불어난 강물을 애타게 바라보고 있다. 배를 탔다. 강폭은 10m도 안 되는 짧은 거리. 뱃사공은 줄을 천천히 당기며 이곳이 정선아리랑 ‘애정편’ 가사의 발상지임을 구수한 사투리로 풀어낸다. 그때 들려오는 노랫소리. 스피커가 아니라, ‘같은 배’를 탄 중년의 아주머니가 주인공이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싸리골 올동백이 다 떨어진다/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잠시 잠깐 님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 박수가 쏟아진다. 일부러 연출이라도 한 듯한 장면 같지만, 정선에선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조양강을 건넜으니 송천을 건널 차례. 이번엔 징검다리다. “하나, 둘, 셋, 넷…?” 아쉽게도 며칠 전 내린 비로 나머지는 물에 잠겼다. 멀리서 아우라지 처녀 얼굴 만 바라봤다. 배 운항시간은 오전9시~오후6시. 매주 월요일은 뱃사공이 쉬는 날이다. 편도 500원. 아우라지에서 송천을 따라 8㎞쯤 거슬러 올라가면 구절리역. 바로 구절리~아우라지 구간(7.2㎞)을 달리는 레일 바이크의 출발지다. 걷기 위험한 철길을 레일바이크로 달리면 마치 기관차 운전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재미있다.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40~50분 소요. 요금 2인승 1만5000원, 4인승 2만원. 예약(www.ktx21.com 1544-7786)을 하는 게 좋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59번 국도→나전리 삼거리(좌회전)→42번 국도(강릉 방면)→9km→아우라지→좌회전→7km→구절리역. ● 숙식: 정선장(2·7일장)엔 콧등치기국수, 메밀국수, 메밀전 등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많다. 아우라지와 구절리에 민박집이 여럿 있다.&nbsp;영월 서강 ▲ 서강 판운마을 섶다리강 깊은 마을 즐비한 동강과 서강엔 섶다리가 많았다. 나무의 잔가지로 엮어서 만든 섶다리는 줄배라 불리는 나룻배와 더불어 강을 건널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었다. 섶다리는 주로 추수가 끝난 늦가을에 놓은 뒤 이듬해 장마가 들기 전까지 사용했다. 서강 상류의 주천은 쌍섶다리로 유명하다. 강원도관찰사가 원주에서 영월 장릉으로 참배 갈 때 관찰사가 타고 가던 사인교가 건널 수 있도록 주민들이 쌍다리를 놓은 게 유래다. 현재 섶다리는 주천교 100m 상류에 있다. 평창강 줄기인 판운마을에 있는 섶다리는 제법 운치가 있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이 실제로 사용한다. ‘한반도 지형’을 보고 싶으면 선암마을로 간다. 전망대에서 굽이도는 서강 줄기를 내려다보면 거기에 한반도가 펼쳐져 있다. 산과 강이 껴안고 휘돌아 가면서 빚어낸 자연의 신비다. 선암마을 길목에 자리한 영월 책박물관(www.bookmuseum.co.kr 033-372-1713)은 박대헌 관장이 소장한 책 2만여점으로 꾸민 상설전과 특별전이 볼거리. 입장료 2000원. 소나기재는 서강 으뜸 경관인 선돌기암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옆에 우뚝 솟은 선돌 너머로 크게 호를 그리며 흘러가는 서강 물줄기가 내려다보인다. 볼 때마다 감탄사 절로 나오는 절경이다. 소나기재를 내려서면 장릉(莊陵). 서강의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세상을 떠난 단종이 잠든 곳이다.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청룡포가 있다. ● 교통: 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신림 나들목(영월 방면)→88번 국가지원지방도→주천 섶다리→서면 한반도지형→북쌍 삼거리(좌회전)→38번 국도(영월 방면)→소나기재→장릉→청령포. ● 숙식: 선암마을엔 영심이네(033-372-2469) 등 몇 집이 민박을 친다. 장릉 앞엔 보리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여럿 있다. ● 동강 정보 종합 안내 영월군청=033-374-2101 www.yw.go.kr 정선군청=033-560-2365 www.jeongseon.go.kr 평창군청=033-330-2000 www.happy700.or.kr 태백시청=033-552-1360 www.taebaek.go.kr 동강보존본부=033-374-0082 www.dongriver.com 동강 영월 삼옥안내소 033-370-2326 동강 정선 고성안내소 033-378-2055 동강 정선 광하안내소 033-563-5424 동강 평창 기화안내소 033-332-6108 <관련기사>동강이 속삭입니다. 여름이 왔다고…
'투스카나의 태양' 이탈리아
  • [세계영화기행]'투스카나의 태양' 이탈리아
  • [포시타노(이탈리아)=조선일보 제공] 작품 속 공간에 꼭 가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들이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에서 돈을 대어 만든 홍보영화라고 해도 믿을 법한 ‘투스카니의 태양’을 봤을 때, 언젠가 영화의 흔적을 좇아 이탈리아 곳곳을 누비리라 결심했다. 토스카나(투스카니는 영어 이름) 지방의 피렌체와 코르토나에서 남부의 포시타노까지. 로마와 베네치아만 방문한 뒤 이탈리아를 알게 됐다고 여겼던 이전 판단은 경솔한 착각이었다. 피렌체의 햇살 피렌체 두오모(대성당)를 나설 때 비가 쏟아졌다. 다양한 색상의 외벽에 붉은 돔을 지닌 이 성당은 웅장하면서도 예쁜 흔치 않은 매력을 지녔다.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삶의 바닥에서 이탈리아로 도망치듯 떠났던 미국 여성 프랜시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 피렌체 두오모는 그녀의 첫 여행지인 동시에 일본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연인들이 10년 후 재회하기로 약속했던 장소이기도 했다. ▲ 먹거리를 파는 간이상점이 줄지어 선 폼페이의 거리갑작스런 비에 당황할 때 아랍계 우산 장수들이 몰려들었다. 5 유로(6000원)를 치른 뒤 붉은색을 집어들었다. 투어 버스에서 내리며 프랜시스가 펴든 것도 붉은색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것은 우산이 아니라 양산이었다. ‘색깔’은 흉내낼 수 있어도 ‘용도’까지 맞출 순 없는 것. 환상과 현실은 의지로 간신히 만나 우연으로 쉽사리 헤어졌다. 베키오 다리와 우피치 미술관을 지나 갖가지 조각상들로 공간 전체가 야외 미술관 같은 시뇨리아 광장에 이르는 사이 하늘이 맑게 개었다. 비가 올 땐 시 전체가 텅 비고 우울한 느낌이었지만, 어느새 광장엔 햇볕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부챗살처럼 퍼져서 쏟아지는 빛 속에서 모두들 행복해 보였다. 날씨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상상의 낙원에서 환희에 젖기도 하고 관계의 지옥에서 몸부림칠 때도 있지만, 인간 내면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프랜시스라면 어땠을까. 수십년 믿어오던 삶으로부터 배신당한 뒤 처음 발디딘 이 피렌체의 눈부신 햇살 속에서, 그녀는 무엇을 떠올렸을까.&nbsp;코르토나의 지붕 ▲ 꽃과 그림과 사람이 어우러진 포시타노의 꽃길코르토나는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한밤에 도착한 산꼭대기의 소도시 코르토나는 거대한 벽으로 둘러싸인 성채였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가는 작은 성문을 지나 급경사 골목길로 차를 몰다보니 요새 같은 구조에 위압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호텔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때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창 아래 내려다보이는 집들의 붉은 기와였다. 저 멀리 탁 트인 평원과 정감 어린 농촌 마을로 이뤄진 원경이, 세월의 더께를 이고서 자연을 닮아가는 기와의 근경과 어울리면서 잊지 못할 그림 하나를 그려줬다. 프랜시스가 피렌체에 이어 들른 이 도시에 반해 충동적으로 집을 구입할 만했다. 이 영화 영향인지, 묵었던 호텔 로비엔 부동산 매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담장 틈 사이 탐스럽게 핀 들꽃에 경탄하며 프랜시스가 구입했던 성 밖 전원주택 ‘브라마솔레’로 갔다. 코르토나 주민들은 그곳에서 촬영한 ‘투스카니의 태양’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브라마솔레로 가는 4㎞ 남짓 산길이 쉽지 않아 몇 차례 멈췄을 때, 이탈리아 사람들은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친절로 안내를 해줬다. 5분 가까이 장광설을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올바른 방향을 놓고 언쟁까지 벌이는 커플도 있었다. 굼베이 댄스 밴드의 시디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노래 ‘Sun Of Jamaica’를 듣다가 문득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했다. 이런 투스카니의 태양을 보러와서 또다시 자메이카의 태양을 상상하다니. 어처구니없지만 환상은 늘 원심력으로 작동했다. 가까스로 찾은 브라마솔레는 주황색 칠이 군데군데 벗겨진 고택이었다. 그러나 산 중턱의 탁월한 전망을 가진, 잘 단장된 정원 위에 부드럽게 얹힌 2층집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이 집을 산 프랜시스는 인부를 고용해 대대적으로 손을 본다. 어차피 여행이란 삶을 수리하는 기간이니까. ▲ 색색으로 절벽에 박힌 집들이 아름다운 포시타노의 해변 포시타노포시타노의 바다 소렌토에서 시작하는 40㎞의 코스티에라 아말피타나(아말피 해안)는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해안 절벽을 끼고 굽이굽이 돌며 감겼다 풀리는 해안 도로는 탁월한 풍광을 내내 선사했다. 가장 예쁜 풍경은 ‘투스카니의 태양’에 등장했던 작은 마을 포시타노가 빚어냈다. 색색으로 아름답게 박힌 절벽의 집들은 강렬한 햇살을 조명 삼아 뽀얗게 빛났고, 미로 같은 골목은 천장까지 4면을 둘러싼 꽃 장식과 개성 넘치는 가게들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변으로 난 길을 따라 걷다가 온통 하얀 산타 마리아 아순타 성당을 지날 때 때마침 예식을 끝낸 하객들이 쏟아져 나왔다. 때마침 오후 4시가 되자 맑은 종소리가 푸르게 울려퍼졌다. 포시타노만큼 결혼식에 어울리는 곳도 없을 것이다. 프랜시스 역시 이곳에서 만난 멋진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의 낭만적 결혼을 꿈꿨다. 최악의 상황에서 다시 찾아온 사랑에 중년 여인은 가슴 설레며 달콤한 기대에 젖었다. 이곳으로 프랜시스를 데려온 마르첼로는 그녀에게 지역 특산주인 레몬첼로를 맛보게 하며 감미롭게 유혹했다. 음료수와 술을 파는 곳에 들어가 첼로 모양의 유리병에 담긴 레몬첼로 한 병을 샀다. 한 모금 맛보니 먼저 레몬향이 입천장으로 퍼지며 휘발된 뒤 돗수 높은 알코올이 혀를 골고루 찌르며 가라앉았다. 단맛은 짧게 머물렀고 쓴맛은 길게 남았다. 마르첼로는 레몬첼로가 25%의 설탕과 75%의 알코올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삶 역시 그런 게 아닐까. 25%의 단맛과 75%의 쓴맛. 출산을 앞둔 친구 때문에 마르첼로와의 약속을 미룰 수밖에 없었던 프랜시스는 사랑을 찾아 다시 포시타노에 오지만, 그 사이 마르첼로가 결혼해버린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그녀는 모든 좌절을 이겨낸다. 거듭 사랑을 잃고서야 이국 마을에서 새 인생행로를 발견한다. ‘투스카니의 태양’은 프랜시스의 내레이션으로 끝났다. “뜻밖의 일은 항상 생긴다. 그로 인해 인생이 달라진다. 다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조차 좋은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더 놀랍다.” 그리스의 섬 카스텔로리조에서 뉴질랜드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까지, 각지를 다니다 보면 여행왔다 그대로 눌러앉아 새 삶을 사는 사람들과 종종 마주쳤다. 마음만 고쳐 먹으면 정말 달라질 수 있을까. 훌훌 털고 미지의 세계로 떠나면 진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걸까.레몬첼로 값을 치르려 가방을 뒤지다 손에 비행기표가 걸렸다. 다음날 오후 2시30분. 내가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거기 적혀 있었다. 저 멀리 바다의 실존이 홀로 시퍼렇게 빛났다.‘투스카니의 태양’은… 오드리 웰스가 감독하고 다이안 레인이 주연한 ‘투스카니의 태양’은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성장영화.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통보받고 괴로워하던 프랜시스는 친구들의 강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다. 소도시 코르토나에 들렀다가 매물로 나온 집에 끌려 덜컥 구입한 그녀는 폴란드 인부들을 고용해 대대적으로 집 수리에 나서는 한편 이탈리아 남자 마르첼로와 뜨거운 사랑에 빠진다. ★여행수첩=이탈리아 토스카나는 예술 역사 자연이 멋지게 어우러진 지방이다. 중심도시 피렌체는 장엄한 두오모(대성당),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소장하고 있는 우피치 미술관, 활기로 가득한 시뇨리아 광장, 보석과 기념품 가게들이 들어선 베키오 다리, 시가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 등 볼거리로 가득하다. 중세 성곽 풍모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코르토나, 사탑으로 유명한 피사, 보석 산업으로 유명한 아레초 등도 토스카나에서 들를 만한 도시다. ‘투스칸 선 페스티벌’이 8월5일부터 20일까지 열린다.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시타노는 자동차로 로마 남쪽 3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빼어난 경관에 예쁜 집들이 어울려 마을 전체가 아름답다. 포시타노로 가는 길에 폼페이의 고대 유적과 소렌토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다.
내 이름은 열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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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일보 제공] “풍덩!” 또 실패다. 오늘만 해도 벌써 몇 번째 폭포 아래로 곤두박질 쳤는지 모르겠다. 쏟아지는 폭포수와 소용돌이 치는 물살 때문에 어지럽다. 바위틈에 붙어 잠시 숨을 고른다. 폭포의 높이는 3m. 내 몸의 길이는 30cm에 불과하다. 조금 쉬었다가 다시 시도해보자. 내 이름은 열목어(熱目魚). 눈에 열이 많다고 해서 인간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몸길이는 보통 30~40㎝. 30~40년 전만 해도 70㎝에 이르는 성어(成魚)들도 흔했다. 우리는 수온 섭씨 20도 이하의 아주 차가운 1급수에만 살 수 있는 냉수성 민물고기다. 그래서 계류 주변에 나무숲이 울창해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짧으면서도 수량이 일정한 계곡을 좋아한다. 물론 몸을 숨길 수 있는 큼직한 돌이나 바위가 있고,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깊고 넓은 소(沼)도 필수 조건이다. 국내서 이런 조건을 두루 갖춘 곳이 바로 강원도 내린천 상류. 그 중에서도 오대산 그림자 넉넉하게 드리워진 을수골 칡소폭포 주변이 으뜸이다. 칡소폭포를 찾은 사람들은 우리가 폭포를 뛰어넘기 위해 오름짓을 할 때마다 탄성을 터뜨린다. 생동감 넘치는 우리의 몸짓을 보고 “경이롭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진달래 피는 봄날에 산란하기 위해서 폭포를 거슬러 오른다. 철쭉이 지고 날이 더워져 수온이 점점 올라가는 여름철엔 차가운 물을 찾아 도약한다. 그대로 있으면 열 때문에 눈이 터져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여름 내내 시원한 물 속에서 노닐다가 가을이 깊어져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수량이 많은 하류로 내려와 겨울을 보낸다. 그리고 이듬해 다시 상류로 올라가는 것이다. 이 반복이 우리의 일생이다. 폭포 너머 새로운 세상을 향한 우리의 도약은 본능이다. 그러나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때가 더 많다. 장애물 넘기의 연속인 인간의 세상살이와 똑같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뒤 단번에 폭포를 뛰어넘은 녀석은 박수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폭포의 절반도 오르지 못하고 물살에 휩쓸려 하얀 포말 속에 파묻혀 버린다. 암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운 나쁜 녀석도 있다. 금강모치, 버들치처럼 10㎝ 내외의 작은 물고기, 그리고 20㎝에 이르는 산천어들도 폭포를 거슬러 오르기 위해 늘 수면에서 솟구친다. 그러나 사실, 이 높다란 폭포는 녀석들의 상대가 아니다. ▲ 칡소폭포 전망대에서 열목어의 오름짓을 감상하고 있는 가족. 이제 다시 시도할 시간이다. 심호흡을 하고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힘차게 휘젓는다. ‘하나, 두울, 세~엣!’ 수면을 박차는 순간 몸은 물 찬 제비처럼 허공을 가른다. 비늘을 스치는 맑은 공기가 느껴진다. 흰 거품이 부글거리는 수면은 저만치 아래에 있다. 성공일까, 실패일까. 하지만 떨어진다 해도 나는 다시 시도할 것이다. 그게 우리 열목어의 운명이니까. 열목어의 경이로운 몸짓을 감상할 수 있는 칡소폭포는 홍천군 내면 광원리에 있다. 56번 국도변에서 ‘열목어 서식장소’라는 팻말을 보고 포장도로를 따라 300m 정도 들어가면 왼쪽으로 ‘칡소폭포식당’이 나온다. 이곳 마당에 주차하고 몇 발자국만 걸으면 칡소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바위가 보인다. 열목어는 한낮의 기온이 섭씨 25도가 넘으면 활발히 뛰어오른다. 대여섯 마리가 한꺼번에 폭포를 거슬러 오르기도 한다. ‘칡소폭포식당’ 주인장 임흥수(44)씨에 따르면 열목어는 보통 수온이 가장 높아지는 오후 2시~5시 사이에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열목어의 움직임이 둔화된다. 열목어는 예민하다. 너무 가까이 접근하면 잘 움직이지 않는다. 또 열목어가 뛴다고 해서 고함을 지르거나 돌을 던지는 행위도 금물이다.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서울→6번 국도→양평→44번 국도→홍천→56번 국도(양양 방면)→서석→창촌삼거리(좌회전)→14㎞→칡소폭포 ?영동고속도로→속사 나들목→속사 삼거리(좌회전)→31번 국도(내면 방면)→운두령→창촌 삼거리(우회전)→56번 국도(구룡령 방면)→14㎞→칡소폭포. 수도권 기준 3시간 소요. ●숙박= 칡소폭포, 그리고 계방천 물줄기 주변에 민박집과 펜션이 많다. 삼봉자연휴양림(435-8536)은 숲도 아주 짙고, 계류도 맑아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기에 좋은 휴양시설. 통나무집 주말 5만5000~15만원, 주중 3만2000~9만원. 휴양림 입구에 민박집이 여럿 있다. ●맛집= 칡소폭포에서 승용차로 2~3분 거리에 메밀 막국수(5000원)가 맛있는 ‘약수식당’(435-6845), 백숙·닭도리탕(1마리 3만원) 전문 ‘달뜨는 언덕’(435-5972) 등이 있다. 내면 소재지에 있는 ‘계방산숯불갈비’(432-2050)의 멧돼지고기(1인분 8000원)도 별미다. 주변볼거리 ●을수골=계류가 ‘새 을(乙)’자처럼 굽이돌며 흐른다는 을수골은 오대산(1563.4m)에서 발원하는 내린천 발원지. 계곡 초입에 있는 칡소폭포는 높이와 폭이 3~4m 정도 되는데, 이곳엔 열목어, 산천어, 금강모치, 버들치, 꺽지 등 다양한 어종이 많이 서식한다. ●삼봉약수=삼봉휴양림 안쪽에 있는 삼봉약수는 철분이 섞여 있는 탄산약수다. 일찍이 ‘한국의 명수 100선’에 들었을 만큼 톡 쏘는 사이다 맛이 좋다. 위장병, 신경쇠약,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천상화원을 거닐다
  • [조선일보 제공] “마치 하늘 꽃밭을 걷는 것 같아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 분수령에 솟은 덕유산(德裕山·1614m)은 장쾌한 능선으로 이름이 높다. 겨우내 유명세를 떨쳤던 눈꽃이 사그라들면 해발 1500~1600m를 넘나드는 아고산대(亞高山帶) 덕유산 능선 마루는 고지대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들꽃 차지가 된다. ▲ 중봉의 털진달래 군락지와 고사목. 아고산대인 덕유산의 털진달래꽃은 5월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작은사진은 왼쪽부터 모데미풀·털진달래·처녀치마·족두리풀.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정상엔 탐방객들이 제법 많았다. 대부분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올라온 사람들이다. 곤돌라를 타면 힘이 부치는 노인들과 어린 아이들도 어렵지 않게 높은 능선에 펼쳐진 하늘 화원을 거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덕유산은 삼공리 매표소에서부터 3~4시간 정도 다리품을 팔면서 올라야 제맛이다. 이 코스를 따르면 달빛 아래서야 제빛을 드러낸다는 월하탄(月下灘), 사바세계와 연을 끊는다는 이속대(離俗臺), 풍경소리 고즈넉한 백련사(白蓮寺) 등 무주구천동 33경 중 내구천동의 절경을 덤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주구천동 33경의 정점은 남한의 산 가운데 가장 빼어난 조망을 자랑하는 향적봉. 정상의 바위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가야산(1430m)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백두대간 첩첩 산줄기 이어진 남쪽으로는 지리산이 그리움처럼 아련하다. 하늘 화원을 이룬 아고산대의 봄을 만끽하기 위해 중봉(中峰·1594m)으로 방향을 잡는다. 뒤늦게 높디높은 산자락을 찾아온 봄의 여신은 백두대간이란 화폭에 고운 때깔을 입히는 중이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과 구상나무의 짙은 녹색, 호랑버들과 신갈나무의 연둣빛 신록, 거기에 산기슭에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산벚나무의 연분홍 꽃구름이 그려낸 색상의 조화는 참으로 절묘하다. 산길은 육산(肉山)인 덕유산의 넉넉한 모습을 증명이라도 하듯 완만하다. 하지만 어디 걷는 데만 정신 팔겠는가. 풀숲을 들여다보면 앙증맞은 들꽃의 미소가 넘쳐나는데! 향적봉대피소 주변은 보랏빛 꽃을 피운 처녀치마가 지천이다. 허리를 굽혀야만 하는 결례(?)를 무릅쓰고 우아하면서도 요염한 자태를 카메라에 담는다. 처녀치마란 주름치마처럼 생긴 통꽃들이 고개를 숙인 듯 피어나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보통 낮은 산에선 3~4월에 피어나지만, 덕유산 같은 고지대에선 5월이 돼야 한창이다. “어머, 저기 좀 봐! 하얀색 꽃도 있네!”덕유산에서도 매우 드물다는 흰처녀치마를 본 이는 마치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환호성을 지른다. 중봉이 가까워지자 샛노란 노랑제비꽃도 자주 눈에 띈다. 꽃의 생김새가 옛날 여인들이 예복을 갖추어 입을 때 머리에 쓰던 족두리와 비슷하다는 족두리풀도 많다. 낙엽을 조심스레 걷어내니 짙은 자주색 꽃송이가 드러난다. 정말로 족두리를 많이 닮았다. 이어 새하얀 만주바람꽃, 연노랑의 흰털괭이눈, 한국 특산종인 흰색의 모데미풀도 이따금 조용히 길손에게 손짓한다. 대부분 높은 지대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귀한 들꽃이라 황홀하다. &nbsp;“와, 여기까지 오지 않았다면 평생 후회할 뻔했네!” 가녀린 들꽃 구경에 정신 없던 중년 여인들은 다시 한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중봉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한 털진달래꽃 때문이다.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 같이 높은 산꼭대기에서 자라는 털진달래는 일반 진달래보다 무려 한 달쯤 늦게 꽃을 피운다. 꽃 색깔은 진달래보다 조금 더 붉은 편이다. 중봉에서 덕유평전(德裕平田·1480m)으로 내려선다. 털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펑퍼짐한 서쪽 사면은 산불이라도 난 듯 온통 붉은빛이다. 작은 몸뚱이를 날려버릴 듯한 거센 바람이 능선을 거칠게 넘나든다. “톡!” 바람결에 꽃송이가 떨어지는 소리일까? 아니, 털진달래 꽃봉오리 벙그는 소리다. 하늘 화원을 붉게 수놓는 중봉과 덕유평전의 털진달래꽃은 이번 주말인 20일쯤에 절정을 이룬다. ●가는 길대전·통영간 고속도로 → 무주 나들목 → 19번 국도(진안·장수 방면) → 적상 → 49번 국가지원지방도 → 37번 국도(거창 방면) → 무주구천동. 무주 나들목에서 30분 소요.● 산행길잡이무주구천동의 삼공리 매표소에서 향적봉을 다녀오는 코스는 산행시간만 6~7시간 소요. 입장료 어른 3200원, 청소년 12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료 4000원. 노약자와 동행했을 때는 무주리조트에서 설천봉까지 운행(오전9시30분~오후 4시)하는 곤돌라를 이용하면 좋다. 설천봉에서 향적봉 거쳐 중봉까지 다녀오는 데 왕복 1시간30분 소요. 왕복권 어른 1만원, 어린이 7000원. 무주구천동~무주리조트 구간은 무료 셔틀버스가 1일 12회(오전5시40분~오후8시45분) 운행한다.● 숙박(지역번호 063)덕유산 정상 부근에 있는 향적봉대피소(322-1614)에서 묵으면 향적봉의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덕유산 들머리인 삼공리, 무주리조트 입구에 깨끗한 숙박시설이 많다.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www.npa.or.kr/togyu) 전화 322-3174, 무주리조트 322-9000.&nbsp;● 맛집 삼공리 관광단지에 있는 원조할매보쌈(063-322-2188·사진)이 유명하다. 부드러운 돼지수육을 맛깔스런 배추김치에 싸먹는 맛이 일품. 두릅, 곰취 등 각종 봄나물을 비롯해 계란찜, 된장찌개 등 2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보쌈정식 1인분 1만원. 무주의 토속 음식은 어죽이다. 맑은 강물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푹 고아 뼈를 발라내고 고추장과 된장을 푼 다음 수제비와 쌀을 넣어 끓인다. 맛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무주읍 내도리의 큰손식당(063-322-3605)이 잘한다. 1인분 5000원. 글·사진=민병준 여행작가 sanmin@empal.com
태백산 금대봉…얼레지꽃 사이로 요정의 속삭임 들려올 듯
  • 태백산 금대봉…얼레지꽃 사이로 요정의 속삭임 들려올 듯
  • [조선일보 제공] 태백산 금대봉 “엄마! 조심, 조심. 밟으면 꽃이 아야 해요. 꽃이 피가 나요.” 도시는 이미 반팔 티셔츠 차림이 주류를 이루고 있건만 태백시와 정선군의 경계를 이룬 두문동재(싸리재·1268m) 고갯마루는 아직도 겨울이다. 산릉의 숲은 아직도 누런빛이고, 담요를 뒤집어써야 할 만큼 차갑고 찬 바람이 불어댄다. ‘이런 데 무슨 꽃이 있을까’ 미심쩍은 마음을 갖고 금대봉 정상으로 향했다. 산림도로 변의 산죽 군락이 맥 빠지게 하더니 곧 노란 양지꽃과 흰 별 모양의 개별꽃이 얼굴을 피게 한다. 얼레지는 벌써 지는 꽃도 있고, 햇살이 내리쬐기를 기다리면서 움츠린 꽃들도 많다. ▲ 천상화원이 이런 분위기일까. 구름이 흩어지면서 해가 나자 자줏빛 얼레지, 보랏빛 왜현호색, 노랑매미꽃이 활짝 피었다.이제 신록빛에 물드는 숲길은 너무도 호젓하고, 강원 내륙의 고봉준령을 모두 길동무 삼아 걷는 듯 편안하기만 하다. 거기에 산릉이 온통 꽃밭을 이루고 있으니 이게 천상화원이 아니겠는가. 북한강과 동강의 물줄기를 가르는 ‘양강발원봉’ 금대봉 정상에서 백두대간과 헤어져 대덕산 쪽으로 내려서자 진영이네 가족이 풀밭에 앉아 야생화를 살펴보고 있다. “진영아! 이게 한계령풀이야, 저건 홀아비바람꽃이고-.” 아빠 박용연(제천산림조합 근무)씨 가족은 동틀 즈음 두문동재에 도착해 금대봉을 찾았다. 엄마는 야생화 촬영에 몰두하고 있지만 아빠는 아이들에게 야생화를 가르쳐주려고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을 어른들만 알고 지낸다는 게 아쉬워서다. 오빠 진욱(홍광초 1년)은 담요를 뒤집어쓴 채로 카메라 파인더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진영(4)이는 엄마가 몸을 조금만 옮겨도 야단이다. 꽃이 다칠까 걱정이 되어서다. ▲ 노랑매미꽃 - 홀아비바람꽃“우와~, 이거야말로 정말 천상화원이네.” &nbsp;야생화만큼이나 밝고 맑은 웃음을 짓는 진영이와 헤어져 능선 너머 산길로 접어들었다. 고목나무샘 길로 들어서자 함께 산을 오른 배병달(용인시 기흥구 마북동)씨는 눈이 휘둥그래졌다. 노란꽃, 흰꽃, 보랏빛꽃 등 십여 종의 야생화가 산사면 곳곳을 울긋불긋 수놓고 있었다. 노랑나비 서너 마리도 하늘하늘 날다 꿩의바람꽃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나비도 꽃이 되고 싶은가 보다. &nbsp;왜현호색 처녀, 산괴불주머니 처녀, 양지꽃 선녀, 숲의 요정 얼레지가 보내는 유혹의 눈길에 머뭇거리다 수줍게 핀 할미꽃이 꽃밭을 이룬 분주령을 거쳐 대덕산 정상까지 뽑았다. 풀밭에 앉아 땀을 식히는 사이 바람에 구름이 흩어지면서 옅은 잉크빛 하늘이 드러났다. 골짜기 너머 매봉 능선의 풍차는 열심히 돌고, 태백산에서 매봉과 두타산을 거쳐 오대산까지 치오른 백두대간이 한눈에 들어왔다. 불현듯 하늘하늘 날아 고목나무샘 꽃밭에 내려앉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nbsp;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로 알려져 있는 금대봉(1418.1m)~대덕산(1307.1m) 산줄기에는 한계령풀, 대성쓴풀, 모데미풀 등 희귀식물이 자라고, 하늘다람쥐, 꼬리치레도룡뇽 등이 서식하고 있어 126만평의 넓은 지역이 자연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따라서 지정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nbsp;금대봉 산행은 해발 1268m 높이의 두문동재를 기점으로 삼기 때문에 수월한 편이다. 대개 금대봉 너머 초원지대나 고목나무샘을 왕복한다. 한강발원지로 꼽히는 고목나무샘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일지라도 한 시간이면 다가설 수 있으나, 야생화를 꼼꼼히 관찰하고 사진촬영에 몰두하다 보면 한나절은 후딱 지나간다. 금대봉 직전 갈림목에서 계속 산림도로를 따라도 고목나무샘 쪽으로 간다. 금대봉에서는 리본이 많이 매달린 대간길을 버리고 왼쪽 소로를 따라야 고목나무샘 쪽으로 내려선다. 산행 재미를 더하려면 검룡소(儉龍沼)까지 걷는다. 고목나무샘을 지나 완경사 능선을 따르다가 분주령에서 오른쪽 골짜기로 내려선다. 산불감시초소(주차장)를 500m쯤 앞둔 지점에서 오른쪽 개울을 건너 숲길을 따라 10여분 오르면 검룡소다(4시간). 북한강발원지인 하루에 2000t 물이 샘솟는 신비한 곳이다. 분주령에서 여름 꽃이 장관인 대덕산을 올랐다가 검룡소를 내려선다면 5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검룡소로 하산할 경우 두문동재로 돌아가려면 태백시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10월말까지 야생화가 만발하는 금대봉과 대덕산 일원은 올 봄 기온이 낮아 여느 해에 비해 꽃이 열흘 정도 늦게 피고 있다고 한다. 두문동재는 도시의 평지에 비해 기온이 5~6℃ 낮다. 따라서 긴 팔 옷이나 바람막이를 지참하는 게 좋다. 휴대용 식물도감 한 권은 꼭 휴대하도록 하고, 아무리 갖고픈 꽃이라도 눈과 마음에 담는 것으로 만족하기를 바란다.●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제천IC → 제천시외곽도로 → 제천·영월 방향 자동차전용도로 → 38번 국도 → 신동 → 고한 → 두문동재영동고속도로 진부IC → 59번국도 → 정선 → 문곡 → 38번국도 → 고한 → 두문동재. 수도권에서 약 4시간. 두문동재로 오르려면 정선 방향에서 두문동재터널로 들어서기 직전의 갈림목에서 오른쪽 도로를 타야 한다. 검룡소는 태백시에서 35번 국도를 따르다 피재(삼수령)를 넘어 약 5㎞ 지점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6.5㎞ 더 들어가야 한다.●교통두문동재행 노선버스는 없으므로 택시를 이용한다. 태백시~두문동재 1만5000원 선, 두문동재~검룡소 주차장 3만원 선. 태백개인택시 (033)552-4747. 서울 동서울터미널(02-446-8000), 대구 북부시외버스정류장(053-357-1851), 대전 동부 시외버스 공용터미널(042-624-4451), 강릉 종합버스터미널(033-643-6092) 등지에서 태백행 노선버스가 다닌다. 1일 9회 운행하는 청량리 발 태백선 열차 이용. 승용차로 두문동재에 오르려면 정선 방향에서 두문동재터널 직전 갈림목에서 오른쪽 찻길을 따라야 한다.●숙박 (지역번호 033) 태백시 철암동 태백고원자연휴양림(582-7440, forest.tae baek.go.kr)과 태백산 도립공원 내 태백산민박촌(553-7460, minbak.taebaek.go.kr)은 인기 있는 숙소다. ●맛집 태백시내의 태성실비식당(033-552-5287·사진)은 저녁이면 20여개의 원탁테이블이 꽉 찰 만큼 손님이 많은 한우고기 전문식당이다. ‘한우의 질은 비슷하지만 부위별로 정확하게 선별해내기 때문에 맛이 더욱 좋게 느껴진다’고 주인 채원중씨는 말한다. 생등심, 주물럭, 육회 각 1인분 250g에 2만1000원. 어른 넷이서 3인분이면 충분하다. 글=월간산 한필석기자 pshan@chosun.com&nbsp; 사진=조선영상미디어 정정현기자 rockart@chosun.com
  • (미리보는 경제신문)황우석 사기·횡령혐의 기소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다음은 13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다. (가나다 순)◇매일경제 ▲1면 - 김선종씨 줄기세포 첫 조작 -狂(마니아)..건물옥상 건너뛰고..이맛에 살아요 -평택사태 또 정면 충돌하나 ▲종합·국제 -원자재값 폭등 쇼크 ‘글로벌 인플레’오나 - 위태로운 5% 경제성장 -日 휴대폰 공짜 땐 통화료 비싸게 -중기에 설비 제공한 대기업 세지원 -수정란 줄기세포가 환자맞춤형으로 둔갑 -황우석 박사 28억 사기..사기·횡령 수법 -줄기세포연구 “그래도 연구성과 헛되이 말아야” ▲기업과 증권 -인터넷은 지금 동영상 세상 -온라인게임 美 정복 나선다 -가나 “주택·SOC건설 도와달라” -증권사 연봉..대투 대졸초임 3800만원 1위 -주식형펀드 오랜만에 으쓱 -도시바 증설 반도체株 부담 -글로벌증시 ‘원자재값 쇼크’ ▲부동산 -펜션 이용객 불만 속출..예약전 이용약관 꼼꼼히 살펴야 -“좋은 땅 있어요”에 속지말자 -강남 재건축시세 상승폭 둔화 -양평읍 농가주택 1억1천만원 ▲정치·사회 -韓총리, 평택시위대 눈치보느라 대국민 호소문 6곳 고쳤다 -공무원단체 합법노조 전환 잇따라 -공공택지 중대형 청약도 소득·가족수 반영 추진 ◇서울경제 ▲1면 -세계증시 동반 급락..‘중국발 원자재 쇼크’ 강타 -중남미-서방국 갈등 격화 -줄기세포 섞어심기 김선종 단독범행 -외평채 한도 확대..해외부동산 취득 조기허용 추진 -휘발유값 2주 연속 사상 최고 ▲종합 -정부 기록물관리 엉망 -집값 꼭짓점 도달..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 -수입물가 9개월만에 최고 -모든 국유지 내년까지 실태조사 -성체줄기세포 개 척추손상 치료 -외한銀 세무조사 7월까지 연장..국세청,매각차익 과세자료 추가확보 겨냥 ▲금융 -중기 “대출문턱 너무 높다”질타..우리銀 중기CEO 초청 간담 -금감위 “신라CC, 신한국적축銀 대주주될 자격” -부산은 “울산·경남지역 공략 고삐” -차보험 특별대책 7월께 나온다 ▲정치 -“서민위해 청약저축 금액 나출 것”..與, 지방선거 공약발표 -노 대통령, 對 중동 자원외교 돌입 -중앙당, 선거보조금 절반으로 뚝..후보들 “자금조달 힘드네” -“대화·타협으로 평택사태 해결하자”..한총리, 대국민 호소문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세 타고 트레이더 몸값 ‘날개’ -미 기업 세금 크게 줄인다..상원 700만불 감세안 통과 -“미 경제정점…금리인상 중다해야”..WSJ 전문가대상 설문 -포르노 전용 도메민 “XXX’ 도입 물거품 ▲산업 -유비쿼터스 게임시대 열린다..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E3 2006’ -하이닉스 CB로 자금조달할 듯 -넥센타이어, 中 공장 기공식 ▲증권 -실적의 힘!..폭락장속 코스피 16개 신고가 -외국인 선물매도 사상 최대 -외국인 “알짜 중소형주 산다” -‘슈퍼개미’들 잇달아 출현 ◇한국경제 ▲1면 -황우석 사기·횡령혐의 기소 -유전개발펀드 세제혜택 -살아나는 미술시장…100만원대도 대거 선보여 ▲종합 -중기에 설비 제공하는 대기업 세혜택 -성체줄기세포로 개 척추손상 치료 -“中 새 노동계약법 시행땐 철수”..다국적기업 반발 -엔·달러 환율 한 때 110엔 붕괴 -입주후 아이 낳으면 4500만원..중견건설업체 현진 파격 장려금 -“중, 자원전쟁 군사력 동원할 수도”..KIEP세미나 ▲정치 -오세훈 후보 CK광고 다시 논란..여, 선거법 위반 고발 -여야 지방선거 공약 경쟁 본격화 -李통일 “미국과 선 긋기 아니다”..노대통령 몽골발언 해명 ▲국제 -남미·유럽 ‘자원 민족주의’ 갈등 -“원자재 트레이더를 잡아라” -미 외제차 불매운동 시동..차산업 근로자 보호 -PwC ‘수난시대’..日법인 2개월 업무정지 ▲산업 -세계1위 美월풀, 대우일렉 인수전 참여 -SK, 고급휘발유 시장 ‘독주’ -GM대우 ‘라세티’ 수출1위 ▲부동산 -기획 부동산 파장 분위기 -재개발도 기반시설부담금 줄어든다 -한·가나 건설협력 논의..대한건설협회 ▲증권 -활활 타던 증시 원자재 ‘물벼락’ -코스닥 총액인수 유상증자 급증 -판매회사 펀드광고 땐 자산운용협 확인의무
2006.05.12 I 지영한 기자
기묘한 매력의 나라 `터키`
  • 기묘한 매력의 나라 `터키`
  • [조선일보 제공] 터키는 관광객을 위한 '종합선물세트'다. 역사·문화·자연·음식, 관광거리를 빠짐 없이 골고루 즐길 수 있는 나라가 바로 터키. 종합선물세트 포장을 벗기고 관광거리를 하나씩 맛보았다. 역사-에페스 사도 바울과 마리아, 요한이 머물던 곳 에페스(Efes)는 로마제국 시절 인구 25만명이 넘던 대도시로, 로마의 소(小)아시아 지역 행정수도였다. 지금은 에게해에서 1㎞ 정도 내륙으로 들어서 있지만, 그때만 해도 에게해에 인접한 항구로서 교역 중심지였다. 햇볕 따뜻한 4월이면 다산(多産)의 여신 아르테미스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이 도시에 있던 거대한 신전에 몰렸다. 에페스의 은(銀)세공업자들에게 2000년쯤 전 나타난 사도 바울은 골칫거리였다. “신은 하나 뿐”이며, 그 신의 아들 예수가 전해준 복된 말씀을 외치는 바울은, 아르테미스에게 바치는 은제물로 떼돈을 벌던 은세공업자들의 생계마저 위협했다. 이들의 음모로 죽을 뻔한 바울은 간신히 도망쳐 목숨을 구했다.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혀 에페스 기독교인들에게 쓴 편지가 ‘에베소서(書)’이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사도 요한도 에페스에 머물었다. 아르테미스 신자들과 무역상인들로 복작대던 에페스는 관광객들로 다시 전성기다. 아르테미스 신전과 행정기관이 있었던 도시 위쪽에서부터 옛날 항구가 있던 외곽까지, 도시를 관통하는 길을 따라 내려가니, 에페스가 생생하게 살아난다. 창녀의 집 앞 대리석 바닥에는 발자국이 새겨져 있다. 발자국보다 발이 작으면 미성년자라 ‘입장 불가’였다. 백미(白眉)는 역시 ‘켈수스(Celsus) 도서관’이다. 켈수스는 에페스 집정관으로, 아들 아퀼라(Aquila)가 서기 135년 아버지 무덤을 세우려다 승인을 얻지 못하자 대신 기념 도서관을 지었다. 켈수스는 도서관 지하에 안치됐다. 대리석으로 지은 도서관에는 세 개의 문이 있는데, 문 양 옆으로 기둥이 두 개씩 있다. 자세히 보면 건물 양 끝에서 가운데 갈수록 기둥이 조금씩 크고 높아진다. 건물이 더욱 웅장하게 보이도록 일종의 눈속임 기법을 썼다. ▲ 에펠스 켈수스 도서관 자연-카파도키아 수백만년 전 화산폭발 후 만들어진 풍광 ‘요정이 사는 마을 같다’, ‘우주선을 타고 화성이나 목성에 온 것 같다’. 그만큼 기괴하고 매력적인 풍광이다. 유네스코가 카파도키아(Kapadokya)를 세계문화·자연유산으로 지정한 까닭이리라. 수백만년 전 화산이 폭발하면서 땅 위에 진흙, 먼지, 재가 켜켜이 시루떡처럼 쌓였고, 그 위로 용암이 흘러 돌처럼 굳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서 진흙과 먼지, 재로 된 연약한 바위가 깎여나갔다. 용암에 덮인 부분은 견고하게 기둥으로 남았다. 과정이 반복되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풍광을 만들었다. 카파도키아는 기독교 성지(聖地)이기도 하다. 세상을 피해 종교에 몰두하려는 은둔자들이 이곳에 바위 교회, 수도원을 세웠다. 카파도키아 전역에 바위 교회가 2000여개. 이중 200여개가 몰려있는 괴레메(G?reme)는 통째로 ‘야외 박물관’(Open Museum)으로 지정됐다. ▲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유적, 카파도키아 이슬람문화-이스탄불 힘있는 사람들이 세운 이슬람사원 이스탄불은 ‘모스크(이슬람사원)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술탄(황제)과 황후, 파샤(재상) 등 오스만제국 시절 힘과 돈을 가진 사람이라면 앞다퉈 모스크를 세웠다. 명예 때문만은 아니었다. 알라(신)가 준 부와 행운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이른바 사회환원 차원에서 모스크를 세웠다. 모스크에는 예배당만 있는 것이 아니다. 메드레세(medrese·교리학교), 이마레트(imaret·무료급식소), 하맘(hamam·공중탕), 카라반사라이(caravansarai·카라반), 한(han·가게 병원 숙박시설)과 같은 다양한 부속시설이 예배당을 둘러싼 복합건축물이다. 관광객은 대개 ‘술탄 아흐메트 자미(camii·터키어로 모스크를 의미한다)’만 구경하지만, 모스크를 제대로 보려면 좀 떨어진 ‘쉴레이마니예(Suleymaniye) 자미’를 시간 내 가볼 만하다. 쉴레이마니예 자미는 오스만제국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술탄(황제) 쉴레이만 1세가 1550년~1557년 세웠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크고, 원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터키음식 전반적으로 수준 높지만 최고는 이스탄불에 터키요리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로 꼽힌다. 그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요리법이 복잡하다. 가지 요리만도 22가지. ‘고기 구이요리’를 총칭하는 케밥(kebab)은 넓고 깊은 터키요리의 일부일 뿐이다. 터키 어디를 가건 음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다. 그래도 역시 최고는 이스탄불에 몰려있다. 톱카프 궁전, 소피아 사원, 술탄 아흐메트 자미가 있는 유럽쪽 구시가지보다는 보스포러스 해협 건너편 베욜루(Beyoglu) 지역이 낫다. 정통 터키·오스만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하즈 압둘라’(Haci Abdullah·212-293-8561), ‘투그라 레스토랑’(Tugra·212-258-3377)이 훌륭하다. 둘 다 10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하즈 압둘라는 요리 한 접시 가격이 미화 3~8달러선, 투그라 20~40달러선. 구시가 쪽에서는 쉴레이마니예 자미 부속 이마레트를 식당으로 개조한 ‘다뤼지야페’(Daruzziyafe·212-511-8414)가 맛, 분위기 모두 훌륭하다. 아케이드로 둘러쌓인 정원에는 꽃과 나무가 우거졌고, 가운데 작은 분수에서 졸졸 솟는 물소리가 상쾌하다. 요리 2~6달러선. 커피(약 1달러)만 마셔도 된다. ‘고등어 샌드위치’도 1달러 정도로 싸고 맛있다. 그릴에 구운 고등어를 바게트빵에 끼워주는 ‘고등어 샌드위치’를 파는 배가 갈라타(Galata) 다리 주변 다닥다닥 붙어있다. 터키 과자는 혀가 아리도록 달다. ‘터키쉬 딜라이트’(Turkish Delight)라고 알려진 로쿰(lokum)이 특히 유명하다. 피스타치오와 같은 견과류를 고소하게 박아 넣거나, 레몬과 같은 과일즙으로 새콤달콤하게 맛 낸 쫄깃쫄깃한 젤리 과자다. 1777년 문을 연 ‘알리 무히딘 하즈 베키르’(Ali Muhiddin Haci Bekir·212-522-0666)가 원조 가게. 들어간 재료에 따라 1㎏ 당 2~6달러. 기념품으로 알맞다. ‘스파이스 바자’(Spice Bazaar) 옆이라 찾기 어렵지 않다. [여행수첩] ●터키는 한반도 3.5배 면적인 큰 나라다. 인구 7100만명. 대부분 무슬림이지만 많이 서구화돼 종교적 규율이 엄격하지 않다. 수도는 앙카라. ●시간: 3월말~10월 말은 서머타임을 적용, 한국보다 6시간 늦다. 원래 7시간 늦다. ●돈: 인플레가 심하다. 2000년~2002년 매년 무려 100%였다. 1달러=1,400,000터키리라(TL)까지 치솟기도 했다. 터키정부는 2005년 1월 1일 화폐 액면단위를 100만분의 1로 줄이는 화폐개혁을 단행했고, 지난해부터 인플레를 7%대로 붙들고 있지만 아직 불안하다. 기사 중 가격을 달러로 표기한 건 이런 이유에서다. 화폐개혁 후 새로운 통화를 ‘예테른’(YTL)이라 부른다. 1YTL=800원~850원 가량이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열기구 투어를 꼭 타볼 것! 1인당 200달러로 부담스런 가격이지만, 열기구에서 내려다보는 순간 돈 생각은 싹 사라진다. 투어는 오전 6시 30분 이륙해 한 시간 정도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www.goremeballoons.com ●쇼핑팁: 무조건 깎아라! 70% 정도에 사면 손해보지 않는 셈이다. 50%도 충분히 가능하다. 대신 서두르면 된다. 탁월한 장사꾼인 터키인들은 흥정을 즐긴다. 가게주인이 내주는 터키 홍차를 홀짝이며 느긋하게 흥정한다. ●터키 여행 한글 안내서 17종을 터키정부에서 최근 냈다. 터키항공 한국지사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다. (02)757-0280 ●한국인 배낭여행객이 최근 이스탄불에서 사망했다. 배낭여행객은 어디서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터키 정부는 “관광객 안전 확보를 위해 더 주의하겠다”고 밝히면서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지 말고, 혼자 외진 곳을 다지니 말고, 과도하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을 경계하고, 히피 스타일의 눈에 띄는 복장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 [소자본으로 뭘 할 수 있나] 간식창업
  • [조선일보 제공]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은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는 창업 아이템이다. 큰 점포가 필요 없어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최근에는 소비자의 입맛 변화에 따라 간식 아이템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간식창업이 요즘 인기다. 간식 아이템은 유행이 빨리 변하는 게 특징이다. 2, 3년 전에는 고구마 맛탕, 1인용 피자 등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토스트, 미국식 핫도그 등이 인기다. 그동안 길거리 음식으로 노점 형태에 머무르던 토스트는 1, 2년 전부터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모양새나 맛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탁수용(46)씨는 1월부터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토스트 전문점 ‘토스토아’를 운영하고 있다. 문을 연 지 세 달밖에 안 지났지만 한 달 평균 30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야채·치즈·피자·갈비 등 10가지가 넘는 메뉴를 갖추고 있으며, 설탕이 아니라 새콤달콤한 맛의 천연과일 소스를 사용해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인기 요인이다. 근처 아파트 단지 주민들의 출퇴근길인 데다 학원가가 형성돼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적극적인 마케팅도 빼 놓을 수 없다. 열 번 이용하면 한 번은 무료로 제공하는 쿠폰제를 도입하고 오픈 초기에는 매일 시간을 정해 시식회도 열었다. 20여 평 규모의 점포를 여는 데 점포비 5000만원을 포함, 7000만원 남짓을 투자했다.분식집의 단골메뉴인 김밥도 가볍게 간식으로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나왔다. ‘BBQ 구슬김밥’은 지름 3.5㎝인 한입 크기의 김밥을 샐러드, 음료 등과 함께 패스트푸드 느낌으로 먹을 수 있다.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맛을 구비해 골라먹는 재미도 있다. 주먹밥은 모두 본사에서 제조해 공급하기 때문에 주방이 따로 필요 없고, 5평 내외 공간에서 창업이 가능하다.만두는 요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푸드코트에서 만두 전문점이 초밥 집과 냉면 전문점 등을 제치고 매출 1위 매장으로 떠올랐다. <!--google_ad_section_end-->장위석(53)씨는 지난 2월 경기 성남 상대원동에 아는 언니와 함께 즉석 생만두 전문점 ‘만토랑’을 열었다. 장씨는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 저렴한 가격에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만두 전문점을 차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8평 점포 창업에는 점포비를 포함, 두 사람이 각각 5000만원을 투자했다. 고기만두, 김치만두 등의 기본 메뉴도 인기지만, 튀긴 만두를 떡볶이, 오뎅, 야채 등과 함께 매운 고추장 소스를 넣어 버무린 ‘걸레 만두’가 매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장씨는 “냉동 재료가 아닌 그날 들어온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더 맛있다”고 말했다. 한 달 500만~6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일본풍 간식 아이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오사카의 대표적인 간식인 다코야키(문어빵· 밀가루 반죽에 잘게 썬 문어를 넣고 구운 일본과자)’가 대표적이다. ‘고로오시’는 일본에서 들여온 수제 크로켓 전문점이다.<!--E_ARTICLE_CONTS--><!!--bodyend--><!--S_ARTICLE_AUTHR-->김승범기자 sbkim@chosun.com
  •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 [오마이뉴스 제공] "기자에게 사준 밥·술값은 노터치"양당, 대변인단 식대만 1억원 넘어 ① 1회 조찬 287만원도 정치인과 기자가 만나 밥 먹고 술 먹는데 쓰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같은 질문에 대한 정치인과 기자의 답변은 각각 달랐다. "바다와 같다."대변인 출신의 한 국회의원은 "(정치인이 기자들과 만나는데) 욕심을 부리자면 한도 끝도 없다"며 액수의 범위를 '바다'에 비유했다. "모른다."기자들의 답변은 대체로 이랬다. 밥집과 술집을 선택한 것도, 비용을 부담한 것도 취재원 쪽이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가 새삼스레, 어쩌면 해묵은 기자들과 취재원의 접대 관행을 취재하기로 결심한 것은 '최연희 한나라당 사무총장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불거진 부적절한 식사·음주관행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이 있고 나서다.여론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 '성추행'과 동시에 '부적절한 접대 관행'을 지적했지만, 후자에 대해선 별다른 추적 보도가 없었다. "다 한 통속 아니냐"며 언론의 자기검열을 꼬집는 논평도 많았다.이참에 <오마이뉴스>는 정치인·기자 접대비의 실상과 규모를 파악하고자 했다. 우선 데이터 수집을 위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2005년 회계보고서와 비례대표 49명, 각 지역별로 지역구 의원 10명을 엄선해 후원금 지출내역서를 살펴봤다.지난해 장부상 대변인단 식대 : 열린우리당 1억2055만원·한나라당 1억5800만원일단 가장 확실한 건 대변인 쪽이다(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지출 비용은 두번째 기사 참조). 대변인을 비롯해 부대변인, 대변인 행정실 관계자들의 지출은 기자들과 관계된 게 대부분이다. 식비, 회식비, 간식비 등이다.당대표나 사무총장의 경우 각사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이나 상견례 등 '굵직한 모임'에 나타나지만, '작은 모임'을 일상적으로 하는 대변인들이 기자들과 만나서 쓰는 비용은 적게는 1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범위였다.우선 총액을 비교하자면, 열린우리당이 대변인단(부총장 포함) 식대로 작년 한해 1억2055만원 가량을 썼다. 한나라당의 대변인단이 쓴 액수는 그보다 조금 많은 1억5800만원이었다.부적절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2004년 연말 당시 박영선 대변인은 공보활동비 명목으로 중앙·경향·연합 3개사에 총 100만원 문화상품권을 돌렸다. 또한 지난해 6월 모 부대변인은 방송사 기자들과의 노래주점에서 뒤풀이 비용으로 34만6천원을 청구했다.한나라당의 경우, 박근혜 대표가 기자들에게 격려금이나 경조사비 등을 지원한 사례도 상당수였다. 작년 5월 중국 방문시 특파원 격려금으로 100만원을 썼고, 기자들의 경조사에는 꼬박꼬박 50만원씩을 부조했다. 양당 대표를 통털어 박근혜 대표가 중국 방문시 수행기자단과의 조찬식대(조어대 국빈관)로 287만원을 쓴 것이 1회 간담회로는 최고액이었다.대변인 활동비는 300만원, 그러나 턱없이 부족하다대변인에게는 양당 모두 300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된다. 때에 따라서는 추가 경비를 청구하기도 하지만 드문 예다. 사실 300만원은 이들의 지출 규모로 봤을 때 턱없는 액수다. "대변인 노릇 제대로 하려면 한 달에 1천만원은 든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한 열린우리당 전직 대변인은 "매달 500만원은 세비 등 개인 비용으로 충당했다"고 말했다.전여옥 한나라당 대변인은 부족분을 후원금(정치자금)으로 보탠 경우다. 2005년 전 의원이 중앙선관위에 신고한 지출 내역서에 따르면, 한 해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40여 차례의 식대를 지출했고 그 액수는 650만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전병헌 대변인은 "정치자금으로 써도 되는지 몰랐다"며 개인 카드로 충당했다고 말한다.현직 대변인의 비교도 흥미롭다. 취임 한달째인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0개 언론사를 상대로 한 500여만원은 쓴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게 적정수준인 것 같다"면서도 "이보다 더 적게는 못쓸 것 같다, 앞으로 이보다 더 나올까 걱정이다(웃음)"라고 말한다. 우 대변인 역시 추가비용은 사비로 충당하고 있었다.이계진 대변인은 당에서 지원받는 300만원 이상은 아예 쓰지 않는다. "민원을 받지 않고 세비로만 정치하겠다"며 후원회도 조직하지 않은 이 대변인의 경우,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기자간담회 자리에 끼는 '더부살이'로 기자들을 만나거나 10만원 안팎의 소액 오찬으로 버티고 있다. 이 대변인은 "개인 재산이 있기는 하지만 노후를 위해 쓸 돈인데…"라며 사비 털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간혹 2차를 가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망가는' 쪽을 택한다.초선의원, 한달동안 작심하고 20개 언론사 돌았더니... 600만원개별 의원이 기자들에게 쓰는 돈도 상당하다. 물론 편차는 있다. 이는 "기자들과 정치인의 진솔한 대화의 자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인식에서 "기자들과는 가급적 만나지 않는 게 상수다, 말 실수로 사고난다"는 인식차에서 기인한다.비례대표인 한 초선의원은 지난달 작심하고 인터넷 3개사를 포함해 방송·일간지·통신사 등 20개사와 술을 곁들인 식사를 했다. 오찬의 경우엔 20~30만원, 만찬의 경우엔 술(소주·맥주)값이 보태지면서 40~50만원 정도가 들었다. 평균 30만원으로 치면 한달새 600만원을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쓴 셈이다. 한달 의원 세비와 맞먹는 액수다.이 의원의 경우 대부분 '사비'로 지불했고 몇 건의 경우만 후원금에서 정책간담회, 혹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청구해 썼다. 따라서 각 의원들이 해당 선관위에 신고한 회계보고서에는 이같은 비용이 제대로 드러나 있지 않다.이런 전제로 기자와의 식대를 명시한 경우만 살펴보면, 비례대표 중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한 의원은 민주당의 김종인 의원. 김 의원은 지난 한해 31차례 '기자오찬 식대'로 880만원 가량을 썼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17차례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520만원 가량을 지출했다.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당의장 하절기 활동 관련', '금산법 개정방향 관련' 이라는 '목적'을 명기하고 기자간담회를 12차례(230만원) 가졌다. 전여옥 의원은 한 회 기자간담회 비용으로 90만원 상당액을 지출하기도 했다.민주노동당은 어떨까?이는 한 명을 제외하고 8명 의원 전원이 비례대표인 민주노동당과 대조되는 실태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회계장부는 타당 의원들에 비해 몇 배 두꺼웠지만('성실신고' 했다는 방증이다), 기자간담회 항목은 물론 그와 유사하다고 의심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상대적으로 기자들과 접촉 빈도가 가장 많다고 알려진 노회찬 의원의 경우, 작년 한해 총 5차례 기자들과 식사자리를 가졌다. 보통 한 번에 대여섯 명이 모이는데, 10만원 안팎의 식대를 노 의원이 지불하면 호프집에서 먹는 2차는 기자 쪽에서 냈다고 한다. 민주노동당이니까 가능한 '상례'인지 모른다.후원금의 대부분을 '출장비'로 쓴 단병호 의원도 급할 때는 기자들을 만났다. 작년 연말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긴장이 높아질 즈음 3차례에 걸쳐 기자간담회를 갖고 46만원 상당을 지출했다.지역구 의원들의 경우 기자간담회 비용을 명시한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혐의'는 짙다. 정책개발비나 정책자문비 혹은 일반 식비 등 두루뭉수리하게 적은 지출내역은 선관위의 '실사'가 필요한 대목이다.총리 내정자인 한명숙 의원(고양·일산갑)은 작년 한 해 18차례에 걸쳐 480만원의 비용을 기자간담회 명목으로 썼다."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도·언론사도 문제삼지 않는다"모 정당의 감사를 지낸 바 있는 한 공인회계사는 "한 언론사와의 식비로 30만원을 쓴 경우가 있었는데 영수증은 '인쇄비용'으로 청구되어 있었다"며 "왜 그런지 담당자에게 물으니 단란주점에서 먹은 건데 주인이 자신의 형이 운영하는 인쇄소의 영수증을 대신 끊어준 경우였다"고 말했다.또 이 회계사는 "중앙당이 쓴 접대비 중에 기자들에게 쓴 게 70%는 되는 것 같더라"며 "왜 이렇게 많냐고 물으니까, 기자한테 쓴 거면 선관위에서도 뭐라고 하지 않고 기자들도 문제삼지 않는다고 하더라"며 한 당직자의 '기막힌 답변'을 전했다.고백컨대 국회의원들이 지출한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의 규모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했다. 곳곳에 숨어 있었다. 중앙당 재정 곳곳, 의원들의 후원금 곳곳, 그리고 의원들의 뒷주머니 등 다방면에서 지출돼 왔다.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매달 사비로 쓰는 밥값이 1천만원을 넘는다"며 "그 중 기자들에게 절반이 지출된다"고 말한다. 지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선거 기간, 모 당의장 후보의 캠프에서 지원활동을 한 한 의원은 기자들 접대비로 18개사를 돌며 360만원을 썼다고 한다. 이런 의원들의 '빵꾸'난 카드를 메우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보좌관들도 여럿 된다.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기자 접대비에 대한 정치인들의 인식의 편차는 컸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냐"고 말하는 정치인도 있었고, "차제에 '보이지 않는' 정치문화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취재진에게 연중 캠페인을 당부하기도 했다. 또 살림살이가 빠듯한 한 주요 당직자는 접대비 때문에 '고민'이라면서도 "이런 말 쓰지 마라, 기자들이 부담스러워 안 만나려고 한다"고 걱정했다.'뒷주머니' 없는 부대변인들은 어쩌나 지인이 주는 용돈으로 충당... 발상의 전환 필요한 때 각 당에는 대변인을 보좌하는 부대변인들이 있다. 이들은 또 상근(유급)과 비상근(무급)으로 나뉘는데, 열린우리당의 경우 각각 100만원 또는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받지만 한나라당은 그나마도 없다. 박근혜 대표가 한번 외유로 1억5천만원을 쓰는 것과 대조되는 현실이다. 이계진 대변인은 "부대변인들에게 자신의 활동비라도 나눠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당 저간의 사정에 밝은 부대변인의 경우 대변인이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를 지원한다. 또 기자들 민심을 청취해 당에 전하기도 한다. 또 '예비 정치인'으로서 기자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들 역시 기자들에게 쓰는 술값, 밥값이 꽤 된다.열린우리당의 한 상근 부대변인은 "당에서 주는 활동비로는 열흘을 넘기지 못한다"며 "매달 그 두 배를 지출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한다. 부족분은 지연·학연을 매개로 한 선배, 지인들이 찔러주는 용돈이나 월급을 턴다.그나마 '스폰서'가 없는 경우엔 눈물겹다. 한나라당 대변인실 한 관계자는 "돈 없을 때는 기자들이 소주 한잔 하자고 하면 약속 있다고 둘러댄다"고 말한다.20년 가까이 정당 생활을 해온 한 부대변인은 "한때 대변인이나 대변인 행정실장은 요직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과거 '밀실정치' 시절엔 당에서 지원하는 대변인 활동비가 수천만원대에 이르기도 했다고 한다.모범사례도 있다.한 '돈 없는' 부대변인은 국회 식당에서 2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대변인실에서 공짜 커피를 탄 뒤 의원동산에서 얘기를 나눈다며 '발상의 전환'을 충고한다. 아울러 의원들과 기자들의 술자리 관행에 대해 "▲호텔에서 먹을 이유가 없다 ▲일식집에서 일인당 6~7만원짜리 식사할 이유도 없다 ▲칸막이 있는 술집, 이른바 까페에서 양주 먹을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꼬집었다. 한번 만나면 대체 비용이 얼마나 들까 지난 2월 24일 금요일, 한나라당과 <동아일보>의 상견례. 장소는 서울 광화문의 M한정식전문점.이 곳은 식사도우미가 배석하는 이른바 '요정식' 한정식당이다. 가령 4명의 식사자리라면 좌우에서 두 명의 도우미가 앞접시에 음식을 놔주고 술을 따르며 함께 마시기도 한다. 이 날 도우미는 주로 음식을 날랐지만, 양측 대표가 떠나고 난 뒤 10여명이 자리를 옮긴 지하노래방의 도우미는 적극적으로 흥을 돋궜다. 동원된 도우미는 1·2차 각각 3명, 2명.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이 식당에는 '메뉴판'이랄 게 없다. 저녁식사는 무조건 7만원짜리 코스, 그리고 '서버(식사도우미)' 비용이 7만원 추가된다. 식당 측이 취재진에게 공개한 양주 가격은 국산이 15만원, 발렌타인 17년산이 25만원. 맥주는 한 병당 5천원이다. 계산을 해보자. 한나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1차에서 6병, 2차에서 3병 들어갔다고 하더라"며 소문을 전했고, 이계진 대변인은 "그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했다. 이 대변인은 "내가 마신 폭탄주(양주+맥주)는 서너 잔이었다"고 말했고, <동아> 쪽 한 참석자는 "1차에서 술에 취할 정도로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적게 잡아 양주 3병에 각 20만원이라고 치면 60만원, 맥주 30병을 보태면 15만원. 1차 술값만 75만원. 종합해보면 1차 식사자리에서만 최소 200여 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2차에서도 역시 폭탄주가 돌았다고 하니 술값은 더 늘어난다.한달 전 '과거'에 대한 설명이 길어졌다. 그 때 그 사건을 다시금 들춰내는 것은 정당의 대표와 언론사의 편집국이 참석하는 대규모의 상견례 자리에서 쓰이는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다. 이날 비용은 한나라당에서 부담했고, 최연희 당시 사무총장이 결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계진 대변인은 말했다. 한나라당은 <동아> 뿐만 아니라 이미 유력 일간지 세 곳과 상견례 회동을 가졌고, 방송사들과도 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일간지와는 중식 레스토랑에서 가졌지만 2차 술자리를 이어가지는 않았고, 가장 최근 상견례를 한 방송사는 여의도 모 횟집에서 식사를 한 뒤 2차를 갔지만 방송사 쪽에서 비용을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열린우리당도 예외는 아니다. 규모와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언론사와의 상견례 혹은 술자리를 갖는다. 2005년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의 경우 작년 한해 당대표와 사무총장의 식대 총액은 1억3천만원이었고, 한나라당은 2억3천만원으로 좀더 많았다. 당에선 대표와 사무총장에게 활동비로 법인카드를 제공한다. 이 중 기자들과의 밥값, 술값으로 지출된 게 얼마인지는 추산이 불가능하다. 회계장부에 누구와 먹었는지는 기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당직자들은 최소 1/3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말한다.이 역시 전부는 아니다.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사비'로 쓰는 경우도 상당하다. 가령 한나라당의 경우 사무총장을 지낸 한 의원은 개인 비용으로 매달 1천만원 이상은 썼다고 귀띔했다. 김무성 전 사무총장은 한달 500만원씩 지원되는 활동비도 마다했다. 당 형편을 고려해서다.사비를 동원해야 하는 건 열린우리당도 마찬가지다. 매달 7천만원 가량 적자인 중앙당 재정 형편에 손을 내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열린우리당은 각 의원들에게 매달 당비 50만원씩을 의무적으로 납부토록 하고 있다. 사실 기자들과의 접대관행에서 거대 양당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 열린우리당 당직자의 "우리가 그 M한정식집에 갔으면 절반으로 확 줄었을 거다, 우리는 '소폭(소주+맥주)'이니까"라는 우스개소리에서 별다른 인식차가 없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최연희 사무총장 성추행' 사건이 터지자 여론은 '정언유착'의 가능성을 꼬집었지만 정치권은 '관행'이라는 인식이다.열린우리당 한 전직 대변인은 "사고(성추행)가 나서 그렇지 늘상 있어온 회식 자리 아닌가"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나라당 한 전직 사무총장은 "기자들이 정보보고 올리는 걸로 어떻게 다 아나, 편집국장도 한번씩 취재원을 만나 직접 얘기를 듣는 자리가 필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기자정신은 '술정신'일까 '맨정신'일까 [탐사기획] 정치-언론 '공짜 밥·술' 추적기 ③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들 사이에선 다양한 모임이 있다. 반장(출입처 대표기자) 모임부터 말진(막내)기자·사진기자·방송기자·여기자 모임 등. 최근엔 인터넷기자 모임도 생겼다. 이 외에도 학연·지연에 따라 다양한 모임들이 구성된다. 심지어 '00에 사는 싱글 남기자 모임'이라는 식의 거주지가 같고 처지가 비슷한 기자들끼리도 뭉친다. 이토록 별의별 공통분모를 동원해 모임을 만드는 것은 소속사 차원을 넘어 취재원과의 접촉면을 넓히기 위해서다. 가령 반장모임에서 당대표를 초청해 오찬을 하거나 여기자모임에서 한 당직자를 호출해 만찬을 하는 식이다. 기자들 쪽에서 정치인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의원이나 당직자 쪽에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 술자리에서 일용할 양식을 찾는 기자들정치부 기자들은 '일용할 양식'을 위해 정치인을 찾아 헤맨다. 기자에게 양식이란 '정보'다. 때문에 시간 외 근무를 마다 않고, 몸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저녁 술자리를 약속한다. 많을 땐 일주일 내내, 적어도 두세 차례는 저녁 모임이 있는 게 정치부 기자들에겐 예사다. 그렇다고 금방 끝나나? '깔끔하게'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만 하면 밤 10시를 전후한 시각에 끝나지만, 많은 경우 자정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2차를 간 경우다. '소폭'이든 '양폭'이든 폭탄주 돌리기도 필수항목이다.정상적인 근무시간에 정치인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의원회관을 돌며 정치인을 만나는(이를 '마와리 돈다'고 한다) 것으로 모자라,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정치인을 찾아 밤거리를 헤매는 것이 기자의 숙명임을 자처한다.그 저변에는 주요당직자회의, 대변인의 논평, 인터뷰 등 공식적인 취재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오프'(비공개) 정보와 상대의 감춰진 속내를 알아내고, 그 과정에서 취재원과 친밀감을 쌓아 신뢰를 형성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특히 속보성 외에도 그물같은 인적 취재망을 통해 보다 정확한 분석과 전망을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정치기사의 특성상, '비공식 자리'가 기자들의 또다른 취재현장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밥과 술이 넘어가도 기자와 취재원 사이의 탐색전은 팽팽하다. 청와대 비서관들과 기자들이 식사나 술자리를 할 때는 '긴장!' '긴장!' 구호를 외칠 정도라고 하니.여기서 '폭탄주 불가피론'도 나온다. 폭탄주를 먹지 못하는 한 전직 대변인은 "폭탄주는 상대의 이성을 무장해제시켜 지인의 입장에서 대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기 몸 망가지더라도 취재를 한다는 직업의식 때문이지, 맛으로 먹겠냐"고 기자 입장에 섰다. 한 정치부 여기자도 "정치부 기자에게 위염은 기본"이라며 "낮에 들은 정보와 밥자리, 술자리에서의 정보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술 문화를) 바꾸지 않은 한 기자들이 먼저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항변한다.한 일간지 남자기자는 "정치부에 와서 10㎏이 불었다"고 한다. 술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술자리에) 어울리지 않고있는데 바보된 느낌"이라며 정보 풀에서 배제된 듯한 불안감을 토로했다.기자윤리강령, 너무 먼 그대?기자의 감시와 견제가 공식, 비공식을 넘나들며 이뤄질 수밖에 없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특히 비공식 루트가 발달한 한국사회에선 비공식 현장은 기자의 중요한 취재처다. 문제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의 정화 노력이다. 우선 공짜 접대 관행.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인 자정선언문(2001년)에는 기자의 청렴 의무로 "취재와 관련된 식사와 음주에 대해 본인이 직접 비용을 지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KBS는 지난 2003년 PD의 가족동반 외유파문이 터진 뒤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윤리강령을 선포하면서 "직무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와 향응 등의 대접을 받지 않는다"고 다짐했다.기자들의 향응과 접대 파문이 일 때마다 언론사는 윤리강령을 다지며 자정을 선언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장호순 교수(순천향대 신문방송학)는 "일단 사회적으로 그래선 안된다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았다"고 지적한다.그런 점에서 장 교수는 "기자 개인보다 경영자, 즉 언론사주의 윤리의식이 더 문제"라고 말한다. 기자가 식대를 제 돈으로 낼 수 있도록 제반 경비를 사측에서 부담해야 하지만 그런 곳은 아직 소수이기 때문이다. KBS의 경우 접대금지 윤리강령을 발표하면서 예산지원와 법인카드 사용 의무화 등 제도적 장치를 지원해 실천의지를 보였다. "2차도 취재현장" - "매우 후진적 발상"또다른 문제는 이른바 '2차 문화'다. 무자비하게 폭탄주가 돌거나 요란한 노래방에서 집단적인 혼혈의식을 경험하는 것. 기자들의 몸이 상하는 시점이기도 하다.의견은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넓게 퍼져 있는 한국사회 술문화의 특성상 "2차도 취재현장"이라는 불가피론에 대해 "술좋아하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라는 반박논리가 맞선다. 장 교수는 전자의 논리에 대해 "매우 후진적 발상"이라고 일갈한다. "소수가 권력을 독점해 여론형성이 안되고 방석집이나 비밀요정에서 파벌과 인맥을 통해 정보 거래가 이뤄진 시대라면 술자리 역시 주요 취재현장이지만, 지금은 다르다. 권력이 대중으로 옮아갔다. 국민이 정치권을 압박하고 투명성과 책임성을 요구하는 시대다.따라서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보는 앞으로 나오라고 압박해야 하는 게 기자의 역할이다. 그런데 되려 언론이 과거의 기준을 요구하는 꼴이다. 정치의 의사결정 과정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그런 시대 탓인지, 김소희 <한겨레21> 기자처럼 "상식과 가치관에 반하는 술자리에서 몇마디 얻어듣느니 기꺼이 낙종을 택하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기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작년 한해 5차례 기자들과 식사를 했다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술자리보다는 기자들과 자주 티타임을 갖는다. 일주일에 서너 차례 의원실로 찾아오는 기자들과 30분~1시간씩 부담없이 의견을 교환한다. 새삼스럽지만, 기자가 제공하는 정보의 기준은 정확성과 진정성. 기자의 생명은 '맨정신'인 셈이다.
  • (주간전망대)8·31 후속 발표..판교 분양 타결될까
  • [이데일리 김수헌기자] 금융 부동산 경제지표 등 이슈가 많은 한주가 시작됐다. 외환은행에 이은 `빅매치`로 불리는 LG카드 인수전이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8·31 후속조치와 판교분양 차질이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서비스생산동향과 수출실적, 기업경기조사 등의 지표도 대거 발표된다. ◇재건축 이익 어느정도&nbsp;걷나..또다른 초강수 가능성은? 우선 8·31대책 후속조치가 30일쯤 발표될 예정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국민과의 인터넷대화에서 재건축 이익을 모두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당정간 논의와 부동산관계장관 회의 등을 거쳐 거론되는 내용 중에는 재건축 개발이익의 50% 환수방안이 포함돼있다. 이보다 더 강도높은 대책들이 나올지 주목된다. 부동산시장에서는 강남 중대형 아파트값&nbsp;상승은 실수요자가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라며 재건축 규제를 푸는 것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강남지역 실수요를 인정하면서도 규제완화가 집값의 이상급등을 부채질할 수있다는 우려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뒤죽박죽 판교..성남시-민간건설사 협상 주목 판교는 아직 꼬여있다. 청약 분양일정이 이번주부터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성남시와 민간건설사가 아파트 적정 분양가를 둘러싸고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주택공사는 지난 24일 분양가를 확정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다. 문제는 주공이 예정대로 24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기 때문에 다른 아파트의 당첨자 발표일도 모두 5월4일로 확정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민간분양과 임대 등 다른 아파트도 최소한 29일까지 분양승인을 얻어 당첨자 발표를 5월4일로 맞춰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판교 신도시 `동시분양`의 틀이 깨지는 사태가 발생한다. 동시분양이 깨지면 일부 청약자는 통장을 바꿔가며 중복 청약이 가능해지고 임대아파트는 민영과 공공물량에 두번 청약할 수 있게 된다. 당연히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당첨자 발표 뒤에도 이중당첨 등 적격 여부를 둘러싼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론스타 `과세가능` 일각주장..론스타코리아 위상과 역할이 관건 금융에서는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작업과 함께 론스타 과세여부 등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차익에 대해서는 과세 가능하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론스타코리아가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협상과정에서&nbsp;중요한 역할을 한 근거가 있기 때문에, 론스타코리아를 론스타의 한국 내 `고정사업장` 으로 본다면 법인세를 물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론스타코리아의 당시 위상이나 대표자의 역할 등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확실한 과세근거가 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금융계 또한번의 `빅매치`..LG카드 매각 시작&nbsp;외환은행에 이어 LG카드 인수전이 27일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쓴맛을 본 하나금융지주의 행보가 주목된다. 금융계에서는 신한금융·우리금융·하나금융 등이 LG카드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은행 총재에 이성태 부총재가 내정된 데 이어 다음달 초 임기가 끝나는 김종창 김태동 금융통화위원 후임인사도 단행된다. 이성태 신임 총재 이후에도 통화정책 기조에 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기는 하지만, 금통위원 인선 결과에 따라 좀 더 정확하게 변화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주재하는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27일(현지시간) 열리는데, 월가에서는&nbsp;15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기조는 금리인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 대세다. ◇2월 산업·서비스동향 발표..IMF 한국외환개선 자문활동 돌입 한편 30일부터는 우리나라 외환거래제도 개선과 관련, 국제통화기금(IMF) TA(Technical Assistance)단이 다음달 13일까지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위원회(원), 금융기 관 등을 방문하면서 자문활동을 벌인다. 기획예산처는 28일 2007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각 부처에 통보할 예정이다. 통계청은 29일과 31일 각각 `2월 산업활동동향`과 `2월 서비스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한국은행은 29일 `2월중 국제수지동향(잠정)`, 31일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결과를 내놓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29일 1분기 산업동향과 함께 2분기 전망을 발표한다. 산업자원부는 27일 다음달부터 자동차 공인연비 실제치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며 4월1일에는 `3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한다. ◇한명숙 총리지명자 당적논쟁 가열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주 한명숙 의원을 총리 내정자로 지명하면서 여야간에 당적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한 내정자가 열린우리당 당적을 버려야 인준할 수 있다는 주장이고, 열린우리당은 정치공세라며 맞서고 있다. 검찰은&nbsp;금융권 마당발로 알려진 김재록씨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 금융권이 초미의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 골프의혹에 대해서는 이번부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있고 이명박 서울시장 테니스에 대해서는 고발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006.03.26 I 김수헌 기자
  • "연구원은 허울뿐..우유배달로 먹고살아요"
  • [오마이뉴스 제공] "연구원 대부분이 일반적인 비정규직에도 못 미치는 대우를 받아요. 사실상 일용직 수준이죠. 그래도 현장을 지키는 연구원들은 자부심으로 버팁니다." 이과 계열 석사급 연구원 김모씨는 결혼을 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30대 연구원이다. 몇 년전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지역 한 대학의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생명공학 비정규직 연구원 모임'(cafe.daum.net/bioworkers) 회원이다. 이른바 '월화수목금금금'으로 표현되는 연구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2일 만들어진 생명공학 비정규직 연구원 모임에 벌써 70여 명의 회원이 모였다. <오마이뉴스>는 3일 밤 서울 시내에서 김씨를 만나 이공계 연구원이 처한 현실을 들었다. 실험실은 군대... 제왕적 교수와 소모품 연구원 김씨는 "실험실은 군대이고 연구원은 소모품"이라며 "연구원들이 제왕적 교수들의 종노릇까지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교수 자제 컴퓨터 수리, 통장 정리 등 은행업무, 이삿짐 나르기, 심야 상가집 지키기 등 교수 개인의 뒤치다꺼리는 기본이다. 김씨는 "결코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며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 누구도 이런 분위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 "교수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논문이 통과되지 않아요. 생사여탈권이 교수 손에 있는데 누가 감히 말을 꺼낼 수 있겠어요. 이 바닥을 떠날 생각이라면 모를까." 김씨는 이런 이유로 연구원들이 연구성과를 내더라도 다른 실험실로 옮기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말한다. 실험 잘 하는 연구원을 놔주지 않으려 하기 때문. 김씨는 "논문이 통과되도 대개 2~3년은 계속 데리고 있으면서 부리려고 한다"면서 "교수 눈 밖에 나면 쫓아내고 잘 하면 안놔주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원의 역할은 교수가 지시하는 내용을 기술적으로 실현하는데 국한된다는 게 김씨의 생각이다. 그는 황 교수팀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 조작을 밝혀내는 데 브릭(생물학연구정보센터)이 중요한 역할을 한 데서 드러나듯 현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다루는 연구원들의 능력은 탁월해요. 그러나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사장될 수밖에 없어요." 특히 황 교수팀은 수직적 구조가 가장 두드러졌다고 한다. 황 교수팀에 비서울대 출신 연구원이 많은 것도 그 같은 이유로 해석됐다. 유별난 황 교수팀의 수직적 구조를 학부 때부터 접한 서울대 수의대 출신 중에는 연구원으로서 전망을 다른 곳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적지 않았고 그 자리를 이른바 '비서울대' 출신 연구원들이 채웠다는 것. "한 달에 40만원? 많이 받네"... 10~20만원 받는 대학원생들 비민주적 실험실 구조는 연구원들의 열악한 처우로 이어졌다. "그 고생을 하면서도 한 달에 10~20만원밖에 못 받는 대학원생이 적지 않아요. 등록금 지원도 안 되는 경우가 많고요. 황 교수팀 연구원들이 월 40만원 정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제 주변에서는 '우와, 많이 받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어요." 이는 연구원의 급여 자체가 낮을 뿐 아니라 서류상 기록된 급여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김씨의 분석. "연구원 월급은 대개 학사급 80만원, 석사급 120만원, 박사급 150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어요. 1년 기한, 1억원짜리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학·석·박사급 연구원을 각 1명씩 채용할 경우 인건비만 4200만원이죠. 그리고 관행적으로 프로젝트비의 10~15%는 연구팀이 속한 기관에 귀속됩니다. 그러면 프로젝트비의 절반도 안 남고 연구비가 모자라게 되는데 연구원 급여를 줄여 충당하는 방식이죠." 김씨는 사비를 털거나 별도 재원을 마련하는 '스승'들도 간혹 있지만 대개 연구팀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 와중에도 연구원들 급여를 '삥땅치는' 일부 교수들도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110만원대인 급여가 제대로 들어오는 등 자신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생활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액수이기에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도 새벽 우유배달, 건설공사장 일용노동자 등 부업을 병행해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높은 비정규직 비율 "4대보험 적용과 경력 인정만이라도" 정규직 자리가 줄어든 것도 연구원들을 더욱 고달프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브릭에서 2005년 3/4분기 바이오분야 연구개발 인력의 구인 정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계약직+일용직)이 68%로 정규직의 두 배가 넘는다. 특히 국가기관(98.4%), 대학(96.6%), 정부출연연구원(94.7%), 의대 및 병원(92.8%)은 비정규직 비율이 90% 이상이다. 또한 전체 구인 기관 중 4대보험 적용 비율은 57.5%이며 비정규직의 경우 37.4%에 불과하다. 특히 의대 및 병원(20.9%)과 대학(27.2%)은 비정규직의 4대보험 적용 비율이 더 낮았다. 생명공학 비정규직 연구원 모임은 연구원에 대한 신분보장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궁극적인 목표는 정규직화"라며 "당장 정규직화가 어렵더라도 최소 생활 보장을 위한 몇 가지 요건은 시급히 실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제시하는 요건은 ▲프로젝트 기간만이라도 비정규직 연구원들에게 4대보험을 적용하고 연금을 도입할 것 ▲정규직 임금의 70% 수준은 맞춰줄 것 ▲'연구원 변경 신청'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해 교수들이 마음대로 내쫓지 못하게 할 것 ▲기준급여 책정시 연구원 경력을 인정할 것 등이다. 김씨는 특히 "이 계통에서는 무엇보다 실험 경력이 중요한데도 '학·석·박사급 각 얼마'라고만 규정된 현행 급여 체계에서는 연구원 경력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젊은 과학자들에게 지원하도록 책정돼 있던 10억원을 전용해 황 교수팀에게 예산을 몰아준 과학기술부 등의 사례를 들고 "젊은 과학자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방안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들이 창의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교수는 전체방향만 잡아주는 쪽으로 역할도 바꿔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방치한 채 기술유출 운운말라 "이번 황 교수 파문 때 몇몇 언론에서 기술유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걸 보고 한참 웃었어요. 석박사급 연구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을 방치한 채 기술유출 운운하는 건 말이 안 되죠. 현장에서 단련된 이들이 억압적 구조와 곤궁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외국으로 떠나는 일은 이제 막아야 하지 않겠어요?" 김씨는 현장에서 훈련된 연구인력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또 세포든 무엇이든 자신의 연구대상에 삶을 일치시키는 현장 연구원들의 '자부심'이 더 이상 현실에 짓밟히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연구원들이 떠나지 않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교수가 돼야겠다는 집착으로 버티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보다는 벽에 부닥쳐 진척되지 않던 실험을 끝내 성공시켰을 때, 문제를 해결해 데이터들이 좌르르 펼쳐질 때 느끼는 그 손맛을 잊지 못해서입니다." 김씨는 생명공학 비정규직 연구원 모임 활동과 관련, "앞으로는 더욱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는 대학원생과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활동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호텔가소식)설 선물로 고마움 전하세요
  • (호텔가소식)설 선물로 고마움 전하세요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민족 고유명절 `설날`. 특급 호텔들이 지난 한해 동안 고마웠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품위 있는 알찬 선물세트를 준비한다. 특급 호텔에서 선보이는 고급스럽고 다양한 설 특선 선물세트는 품격과 정성을 선물하고픈 이들에게 선택의 기쁨을 더 해준다. ▲홀리데이 인 서울 베이커리는 오는 29일 구정을 맞아 고마운 분들에게 새해의 소망과 축복을 담아 전할 수 있는 풍성한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주류세트의 경우 문배주·선운사 복분자주·머루주 등 전통주류는 4만~6만원, 시바스리갈 12년산·발렌타인 17년산·조니워커 블랙 등 양주류는 4만7000~15만원, 와인 5종 세트는 4만~10만원 선이다. 푸짐한 선물 세트로는 강정·유과·약과·다식으로 준비된 전통한과세트가 7만~10만원, 영광법성포 녹차굴비 1·2호 세트가 각각 13만원과 20만원, 갈비찜 세트는 한우 50만원·호주산 27만원, 곶감·호두 및 잣 세트는 각각 12만원과 13만원에 판매된다. 갈비찜 세트와 곶감세트는 3일전에 주문해야 하며, 모든 금액에는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다. (02-7107-284) ▲서울 팔래스 호텔은 주방장이 직접 만든 양념소스가 함께 제공되는 갈비선물세트와 호텔에서 추천하는 대륙별 와인 8종 등을 판매한다. 청정지역 호주의 최고등급 LA갈비 부위를 호텔에서 직접 가공하고 주방장이 직접 만든 양념 소스를 함께 담아 판매하는 갈비세트 4종을 판매한다. 종류로는 갈비세트 1호(갈비 3kg·15만원), 2호(갈비 2kg 등심 1kg·17만원), 3호(갈비 5kg, 22만원), 4호(갈비 4kg 등심 1kg·25만원) 등이 있다. 또 프랑스 보르도지역 와인인 프랑스 와인세트 3종(3만~7만원)과 호주 남부지역 맥라렌 베일의 호주 와인세트 2종(6만원·10만원), 세계적인 와인 전문잡지가 과거 10년간 100대 와인에 두 번이나 선정한 최고급 이태리 와인세트 1종(20만원), 국내 지리산 자락에서 자라 색이 선명하고 당도가 높으며 맛과 향이 뛰어난 머루로 만든 지리산 산머루 와인 세트 2종(3만5000원·7만원)을 선정해 선물세트로 준비했다. (02-2186-6882)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설날을 맞이해 1월9일부터 28일까지 호텔 상품권을 비롯한 갈비 및 꽃등심 등 다양한 선물 세트를 마련한다. 특히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준비한 갈비 선물 세트는 호텔 주방장의 다년간의 노하우로 만든 특별 양념과 버섯 등이 함께 제공되어 즉석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 가장 인기가 많은 선물인 고기 세트는 최상급 한우와 호주 청정우를 각각 따로 마련했다. 우선 한우는 마블링의 등급이 최상급인 한우만을 골라 안심과 꽃등심, 순수한 갈비용 살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한우를 믿고 즐길 수 있다는 설명. 호주 청정우는 청정지역 호주의 프리미엄급 앵거스 종을 선택해 육질이 부드럽다. 이번에 준비된 선물 세트로는 가정에서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갈비 소스가 포함된 채끝 등심(너비아니) 세트, 갈비찜 구이 세트, 갈비구이 꽃등심 세트 등도 있다. 스테이크 소스는 송아지의 뼈를 우려내어 토마토 등 각종 야채와 허브를 이용해 3일 이상 가열 조리해 만들었으며 스테이크 세트와 갈비찜 꽃등심 세트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노르웨이산 연어를 인터컨티넨탈 호텔만의 오래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훈연 가공한 부드러운 맛의 훈제연어 세트와 훈제 연어 꽃등심 스테이크 세트도 준비되어 있다. 이외에도 엄선된 최상급 영광 굴비와 샴페인 카비아 세트 와인 세트와 과일 바구니 등이 마련된다. 샴페인, 와인 세트를 제외한 선물세트는 서울과 경기지역에 한해 무료로 배송 되며, 24시간 전에(굴비세트는 48시간 전) 주문하는 것이 좋다. 가격은 6만원에서 100만원(세금 별도)까지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02-559-7653,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02-3430-8660)▲임피리얼 팰리스(구 아미가)호텔에서는 설날을 맞이해 1월31일까지 선물세트와 차례상을 선보인다. 선물세트는 한우 꽃등심, 갈비류, 불도장, 굴비, 훈제연어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준비했다. 로비에 위치해있는 델리 아마도르에서 판매한다.&nbsp;LA갈비, 한우 꽃등심을 비롯해 임피리얼 팰리스의 특선 불도장, 제주 옥돔, 모듬전, 웰빙 찜과 적 등 정성스레 마련한 맛 좋은 음식을 고급 오동나무로 특별히 제작한 상자와 금색 보자기에 포장, 선물 받는 이의 기쁨을 한결 더해준다. 구입하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갈비 상품권과 상품을 택배로 배달 받을 수 있도록 했다. LA갈비에 한해서는 같은 품목으로 10개 이상 구매 시, 서비스로 한 개를 더 제공 받을 수 있다. 또 설날 차례상은 8~9인이 먹을 수 있는 차례상 2가지, 알뜰형(50만원)과 일반형(60만원)를 준비했다. 특급 호텔에서 사용하는 최고급 식재료로 30가지의 차례음식과 과일 등을 한식 전문 요리사가 직접 준비했다. 즉석에서 차례상에 올릴 수 있도록 포장해 집까지 배달된다. 일반형은 집에서는 밥만 준비하면 바로 차례상이 완성되며, 알뜰형은 밥과 과일만 준비하면 된다. (선물세트 02-3440-8133, 차례상 02-3440-8090)
2006.01.06 I 양효석 기자
  • 연말연시, 인터넷 쿠폰으로 `알뜰하게`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송년회가 잦은 연말연시. 직장동료, 친구들과의 회식자리, 연인과의 추억 만들기 등으로 늘어나는 지출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조금만 부지런히 눈을 돌려보자. 인터넷 서핑만으로 연말연시를 알뜰하게 지낼 수 있다. 포털들이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인혜택 뿐만 아니라 좋은 먹거리, 놀거리 장소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하나로드림이 운영하는 인터넷포털 하나포스닷컴(hanafos.com)의 `쿠폰`(couponzone.hanafos.com)에서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할인쿠폰을 인쇄해 제출하면 최고 40%까지 할인된다. `포커스맛집, 멋집` 코너의 전국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 주점 쿠폰을 통해서도 5~10% 할인받을 수 있다. 특히 연말연시 건강을 위해 35만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권을 19만원에 제공한다.다음(035720)(daum.net)에서도 지역별로 세분화된 외식, 주점 등의 할인쿠폰을 출력할 수 있다. 리조트 30% 할인권, 스키용품 70% 할인권 등 겨울스포츠를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레져 쿠폰도 제공한다. 네티즌들이 직접 작성해 올리는 `쿠폰 사용담`은 알짜 쿠폰에 대한 검증된 정보를 준다. 드림위즈(dreamwiz.com)는 쿠폰홈피(hompy.dreamwiz.com/dwcoupon)에서 다양한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쿠폰지기가 매일 할인쿠폰, 무료시식권 등 따끈따끈한 쿠폰 정보를 업데이트한다. 쿠폰 나눠쓰기 코너를 통해 다양한 쿠폰을 나눠가질 수도 있다. 야후코리아(kr.yahoo.com)에서는 휴대폰으로 다운로드 받아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휴대폰에 다운로드 받으니 쿠폰을 따로 출력해서 지갑에 넣고 다닐 필요가 없고 필요할 때마다 리스트를 검색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2005.12.23 I 전설리 기자
  • LGT, 현대차와 `휴대폰기반 텔레매틱스` 출시
  • [이데일리 박호식기자] LG텔레콤(032640)은 6일 현대자동차(005380)와 제휴, 휴대폰 기반의 네비게이션 서비스인 `LG텔레콤 텔레매틱스`를 오는 7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는 LG텔레콤과 현대자동차가 공동으로 개발한 휴대폰을 이용한 첨단 텔레매틱스(Telematics) 서비스다. 현대자동차의 차량용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MOZEN)에서 제공하는 네비게이션 관련 컨텐츠를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제공하게 된다.이 서비스는 자동차 제조사가 자사의 텔레매틱스서비스중 네비게이션 관련 컨텐츠를 이동통신사에 공급, 휴대폰 기반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전국 어느 지역에서나 이용이 가능하며 네비게이션 기능의 `차량 길안내 서비스`와 `위험지역·위험도로정보`, `추천 맛집 정보` 등을 제공한다.LG텔레콤은 "차량 길안내서비스는 교차로, 교량, 지하차도 등 주요 지점을 실감나는 3차원 입체영상을 통해 길안내를 해준다"며 "또한 텔레매틱스 전용 KIT를 차량에 장착하면 휴대폰 연결 없이도 위험지역 안내 등 정확한 안전운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외에도 버튼하나로 KIT에 장착된 마이크를 통해 목적지를 음성으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목적지가 검색돼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 전용KIT 가격은 10만원 이하(9만7900원 예정)로 판매될 예정이며, 현재는 위피(WIPI) 탑재 휴대폰 모델 3종(LG-LP3900, LG-LP4100, LG-LB1200)에 적용이 가능하다. LG텔레콤은 향후 WIPI폰 전 모델에 사용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LG텔레콤 텔레매틱스 서비스 요금제는 목적지 설정을 위한 문자입력방식 및 음성인식 입력방식에 따라 종량제 및 번들형 등으로 다양하다. 기본요금이 각각 5000원, 8000원, 15000원인 `TM모젠5000`, `TM모젠8000`, `TM모젠15000` 요금제가 있다. 또 기본료없이 쓸때마다 요금이 부과되는 `TM모젠 쓸때마다`, 기본요금 2000원에 안심운전 알리미서비스를 제공하는 `안심운전 알리미` 등 총 5종의 전용요금제가 있다.
2005.12.06 I 박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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