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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금융시장, 신용경색 완화기미 안보인다-NYT
  • [이데일리 장순원기자] 금융 위기를 끝내려는 미 정부의 다양한 시도에도 월스트리트 금융권에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1일 보도했다.미국은 이날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금융 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감독 시스템 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고, 미 의회에서도 심각한 경기후퇴 국면을 막고 주택 소유자를 돕기 위한 대책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NYT는 그러나 주가가 냉온탕을 오가고 달러가 주요통화에 대해 약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수주 내로 씨티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의 상각이 예상되는 등 신용시장은 여전히 경색되어 있다고 전했다. 먼저 베어스턴스를 구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노력이 시중 은행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가렸다는 비판이 제기될 만큼 시중 은행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일례로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지난 30일 유동성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상업은행 프레몬트에게 두달 내로 자본금을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대형 기업 및 소비자금융회사인 CIT그룹은 신용 한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자산을 매각해서라도 73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루머로 인해 주가가 요동치자 급기야 리먼 브러더스 대변인이 직접 "사실 무근"이라고 발표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FRB가 신용 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현금을 비축해놓고 대출을 꺼리고 있다. 또한 30년 만기 모기지론의 대출금리는 5.9%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은행들이 런던 자금시장으로부터 돈을 빌려올 때도 4.47%의 이자를 지급하고 있어 지난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주식 시장의 어려움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뮤추얼펀드 규모는 올해만 10.3% 줄어들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악의 수치다. 모닝스타의 한 애널리스트들은 펀드의 규모는 계속 줄어들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채권투자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은 안전성 위주의 보수적 투자에 그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국책 모기지 보증회사인 패니매가 보증한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도 미 국채보다 1.8%P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그린위치의 피터 검블 모기지브로커는 "은행들이 더 이상 위험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고 상황을 분석했다.FRB는 지난 9월 이후 7번이나 금리를 낮췄지만 자산담보부증권(CDO)나 경매방식채권(ARS)의 시장 환경이 나아졌다는 증거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일부 투자자들은 현재까지 2000억달러가 사라져 버린 금융위기가 끝나기는커녕 자동차론, 홈에쿼티론 등으로 번질 것이란 두려움에 빠져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1년전 서브프라임 문제를 제기했던 시점보다 위험이 커진 것은 명백해 보인다"고 진단했다.씨티그룹의 프라샨트 바티아 애널리스트도 "달러를 찍어 낼 수 있는 미국 정부의 보증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진정시키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2008.03.31 I 장순원 기자
(위기의 美경제)①`바닥뒤 바닥` 쌍바닥(W) 오나
  • (위기의 美경제)①`바닥뒤 바닥` 쌍바닥(W) 오나
  •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미국 경제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 제로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신용위기는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진정되기는 커녕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신용위기는 차츰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파급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세계 2차대전이후 최악의 경기후퇴(Recession)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 경제위기의 실상을 시리즈로 정리한다.- 편집자주급기야 85년 역사의 5위 투자은행(IB)인 베어스턴스가 신용위기의 검은 그림자인 `신뢰의 붕괴`에 직격탄을 맞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더나아가 제2, 제3의 베어스턴스를 양산할 수 있는 `패닉`의 징후도 여전히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따르는 긴급 처방은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다. 선순환의 단초를 마련하려던 그들의 전략은 번번히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오히려 `때는 이미 늦었다`는 불신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시간은 아직도 그들의 편이 아니다. 효과가 발휘될 틈을 주기는 커녕 문제를 고스란히 안은 채 달러 추락과 유가 고공행진 등 부작용을 덧칠하는 새 국면으로 내달리는 형국이다. 두서너 발자국씩 엇박자를 내는 `뒷북치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이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가능성이 있는 경기후퇴(recession)에 진입했다"며 "금융시장은 거래를 내켜하지 않는 분위기로 가득차있고, 자산가치 산정에 대한 불신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경기후퇴 `논쟁조차 무의미`..W자형 `고개`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미 진입했다는 진단은 새롭거나 놀랄만한 소식도 아니다. 경기후퇴 논쟁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 관심의 초점은 미국 경제가 언제쯤 바닥을 칠 것인가를 넘어섰다. `그 바닥이 진짜 바닥일까`라는 의구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첫번째 바닥이 진바닥이 아닌 쌍바닥을 드러내는 `W자형 성장`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하반기중 경기가 회복되리라던 단순한 공식의 벽에 구멍이 뚫린 셈이다. 이같은 비관적 전망은 ▲주택경기 회복 지연 ▲신용위기 장기화 ▲유가 추가 상승 등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 7개월새 무려 225bp나 내려간 연방기금 금리와 국내총생산(GDP)의 1%를 넘는 경기부양의 효과로 하반기중 성장률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은 내년 중후반에 가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는 긴급 처방을 통해 경제 주체의 심리를 개선시켜 선순환 모멘텀을 제공하겠다는 노림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감안할 때 `반짝 모멘텀`에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모멘텀의 불씨는 단명으로 사라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와 2분기 GDP는 전분기대비 -0.5%씩 역성장한 뒤 3분기에는 3%의 가파른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4분기들어 다시 경기가 둔화되면서 내년 1분기에는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리먼브러더스도 이같은 전망에 동참했다. 리먼브러더스는 오히려 내년 1분기의 성장률이 -1%까지 추락,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경기침체와 신용위기가 실물 경제로 깊숙히 전염되면서 고용시장과 개인소비가 꽁꽁 얼어붙은 것도 미국 경제의 앞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진원지 여진 지속` 주택침체 장기화..실물경제 깊숙히 전염미국 경기침체의 진원지는 주택시장이다. 장기간의 저금리를 등에 업은 `묻지마` 투기 열풍이 주택시장의 거품을 잔뜩 만들어냈고, 급기야 거품이 터져 버렸다. 그 결과는 `25년래 최악의 주택경기침체`라는 참담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특히 금융회사들의 마구잡이식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은 걷잡을 수 없는 채무불이행 사태를 낳으며 주택경기침체를 신용위기로 확산시키는 교량 역할을 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기초자산으로 해서 만든 복잡한 파생상품의 거품이 덩달아 꺼지면서 금융권의 대규모 부실을 양산했고, 이로인한 신용경색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금융시스템을 붕괴 직전까지 몰고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미국 정부 및 연준의 긴급 처방이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동안 미국 정부는 주택경기침체의 핵심고리로 부상한 `주택차압(foreclosure)`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를 5년간 동결하는 `호프 나우(HOPE NOW)`와 주택차압 조치를 유예하는 `프로젝트 라이프라인(Project Lifeline)`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정부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주택차압` 사태는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월 주택차압 건수는 22만36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나 급증했다. 리얼티트랙의 제임스 J. 사카시오 최고경영자(CEO)는 "주택차압 증가세가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모기지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오는 5~6월 주택차압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택의 매물화를 의미하는 주택차압 건수가 계속 늘다보니 주택가격 하락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지수인 `S&P/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주요 대도시의 주택가격은 8.9% 하락, 20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2006년말과 비교하면 10.2% 떨어진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소 15%까지 하락해야 주택가격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판매도 사상 최저치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주택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신호들이다.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인 프레디맥의 리차드 사이론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주택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며 "지금까지 정점 이후의 하락률은 예상치의 3분의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신뢰붕괴 `나부터 살자`..`백약무효`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는 제2, 제3의 신용위기 뇌관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거듭 나서고 있고, 새로운 대출제도를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별로 없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관련한 복잡한 파생상품의 부실이 금융시스템을 이미 무너뜨렸기 때문에 대규모 유동성을 퍼부어도 금융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효과는 커녕 달러 가치의 사상 최저치 행진으로 유가 등 상품의 고공행진을 부추기면서  인플레이션 압력만 잔뜩 키워놓고 있다. 미국 경제가 장기간 후퇴국면에 진입한다면 경기둔화 속 인플레이션 상승을 의미하는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단기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리스크를 알 수 있는 TED 스프레드(90일물 리보-3개월 국채수익률)는 다시 확대 추세다(왼쪽 표). 최근 모기지 금리도 오히려 상승하면서 지난해 여름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시중의 돈이 현금과 맞먹는 국채로만 대거 몰리는 `안전자산선호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반면 위험자산에 대한 거래는 뚝 끊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모기지유동화증권(MBS) 가격의 추락은 금융권의 무차별적인 마진콜(margin call·증거금 부족분 상환 요구자금) 사태를 촉발했고, 급기야 베어스턴스 사태로 귀결됐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베어스턴스는 연준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수혈 받았지만 결국 JP모간에 2억3000만달러라는 헐값에 팔리고 말았다.  이번 구제금융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신용위기를 차단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특히 서로 자금관계가 복잡하게 얼키고 설킨 월가로선 제2, 제3의 베어스턴스를 걱정해야 하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힌즈데일 어쏘시에이츠의 폴 놀테 투자담당 이사는 "문제는 신용 위기가 신뢰의 위기로 옮겨갔다는 점"이라며 "신용 위기를 해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신뢰의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유럽 `좌불안석`더 큰 걱정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위기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데 있다. 특히 미국과 금융거래 비중이 높은 유럽이 좌불안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영국과 유로존의 미국 회사채 투자비중은 무려 40%에 달하고 있다. 이중 상당부문은 자산담보부증권(CDO) 등 모기지 관련 파생상품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지역 금융회사들의 대규모 추가 손실이 현실화될 공산이 높다. 또 미국과 유럽의 신용위기가 더욱 심화된다면 이머징마켓의 본격적인 동조화 현상으로 글로벌 신용위기가 최고조에 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2008.03.18 I 김기성 기자
  • 전자증권제도 `검은돈 꼼짝마`
  • [이데일리 한창율기자] 음지에서 떠도는 80조원(2006년말 6월 기준) 규모의 장외 무기명 채권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을까?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전자증권제도 도입안` 통과를 목표로 실질적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자증권제도`는 현재 각종 채권과 주식 등 모든 유가증권을 전자등록부에 등록하는 것으로 특히 장외에서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무기명 채권이나 주식을 전자등록을 의무화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진정한 금융실명제를 이루자는 것이다. 전자증권제도는 이전 참여정부에서도 2006년 1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TF(Task Force)를 구성해 제도 도입안에 검토를 착수했었다. 하지만 새 정부의 출범으로 현재는 TF가 없어지고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금감원 증권협회 예탁원 등이 참여한 비상설 전담반이 구성돼 전자증권제도에 대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주식·CD(양도성 예금증서)·CP(기업어음) 등 상당규모의 증권이 여전히 실물로 발행되면서 약 2500억원(2006년 부즈앨런해밀턴 분석자료)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 자료는 만약 2010년까지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지 않을 경우 연평균 약 920억원, 총 4700억원 이상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오왕식 증권예탁결제원 본부장은 "현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국 중 25개국이 이제도를 전면 또는 일부 도입하고 있고, 중앙예탁결제기관이 존재하는 전 세계 97개국 중 64개국이 전자증권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며 "IT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도입을 미룬다면 국제화 시대에 발 맞춰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03.16 I 한창율 기자
스피처, 이르면 오늘 사임할 듯-WSJ
  • 스피처, 이르면 오늘 사임할 듯-WSJ
  •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성매매 추문에 휩싸인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주지사(48)가 이르면 오늘 사임할 전망이라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스피처의 측근을 인용, 보도했다. ▲ 부인과 함께 기자회견장을 나서는 엘리엇 스피처 뉴욕 주지사신문은 또 시각장애인인 데이비드 패터슨 뉴욕 부지사 등이 이미 잔여 임기 동안 주지사 역할을 대행하기 위한 인수 인계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전날 스피처 주지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성매매 사실을 인정한 후 사임 압력은 거세지는 양상이다. 뉴욕주 공화당 의원들은 스피처가 사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할 것이라며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제임스 테디스코 뉴욕주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주지사는 도덕적으로, 또 법률적으로 뉴욕주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겼다"며 "그에게 가능한 한 빨리 사임할 것으로 요구했고, 24시간~48시간 이내에 사임하지 않을 경우 공화당 차원에서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 데일리 뉴스와 뉴욕 포스트, 뉴스데이 등 뉴욕 언론들도 스피처가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일리 뉴스는 스피처를 `뉴욕의 벌거벗은 황제(NY's naked emperor)`라고 일컬으며 사임을 종용했다. 한편 ABC 뉴스에 따르면 스피처는 성매매를 하기 위한 수상한 자금 거래로 덜미를 잡힌 것으로 전해졌다. ABC는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 스피처가 검은 돈 거래 때문에 기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008.03.12 I 전설리 기자
  • ''네 모녀 살인사건''의 재구성
  • [조선일보 제공] 일가족의 실종.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연루.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세 딸과 어머니. 끝내 한강에서 변사체로 모습을 드러낸 유력 용의자.지난 며칠간 숨가쁘게 진행되던 ‘네 모녀 피살사건’이 10일 일단락됐다. 사건의 중심인 네 모녀와 유력한 용의자가 모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것. 그러나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사건을 재구성하고 풀리지 않는 의혹을 정리했다.◆범죄의 재구성지난 3일,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김모(여·47)씨와 세 딸이 연락이 끊겼다는 김씨 오빠의 제보였다. 김씨의 오빠는 실종 신고를 하기 일주일 전쯤인 2월 26일 전화를 받지 않는 동생이 걱정돼 집을 찾았다. 그러나 집안은 깨끗이 정돈돼 있었다. 딸들 방엔 컴퓨터도 켜져 있었다. ‘잠깐 나간 모양이구나.’ 그는 불안한 마음을 지웠다.그렇게 일주일. 그러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오빠는 동생이 운영하는 서울 갈현동 참치횟집을 찾았다. 그가 종업원에게 들을 수 있었던 말은 “사장님이 출근하고 있지 않다”는 말뿐이었다. 오빠는 바로 마포 경찰서에 ‘가출 신고’를 했다.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수사 결과 경찰은 몇 가지를 밝혀낼 수 있었다. 첫째, 김씨의 둘째 딸(19)과 셋째 딸(13)이 지난 2월17일 오후 5~6시쯤 마포구 창전동에 있는 집으로 귀가했다. 김씨 역시 이날 자정 무렵 식당 직원들에게 “3~4일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말을 한 뒤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이를 통해 실종 시점을 2월18일로 잡았다.)둘째, 김씨 집에서 김씨의 혈흔을 발견했다. 더욱 경찰의 주목을 끈 것은 아파트 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장면. 지난 2월18일 밤 9시50분에서 10시30분 사이 아파트 1층 현관에 설치된 CCTV에는 검은 모자를 눌러쓴 남자가 성인 한 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여행가방 4개와 이불보, 여행용 손가방 등을 5차례에 걸쳐 카트에 싣고 나가는 장면이 찍혔다. 이 남자가 처음 카트를 들고 들어간 시각은 밤 9시50분, 그리고 6분 뒤 여행가방을 들고 나왔다. 이 남자는 이후 들어갔다 나오기를 4번 더 반복했다. 김씨 집은 7층이었다.두 번째 사실로 경찰은 단순 가출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경찰은 김씨 모녀의 위치 추적에 더 힘을 기울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이웃 주민의 중요한 진술을 확보했다. “(CCTV가 찍힌 다음날) 한 남자가 아파트 앞에 흰색 SM5 차량을 세워두고 커다란 여행가방들을 싣는 모습을 봤다"는 것. 확인 결과 그 차는 실종된 김씨 소유였다. 이 승용차는 이웃 주민이 진술한 때와 같은 날인 19일 오후 3시쯤 전남 장성 구간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CCTV에 포착됐다. 그리고 바로 하루 뒤인 20일 오후 8시쯤. 다시 김씨의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한 남자가 이 차를 세워놓고 황급히 자리를 뜨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역시 네 모녀의 위치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됐다. 확인 결과 이들의 휴대폰이 18일 밤늦게, 서로 다른 시간에 전원이 꺼진 것으로 밝혀졌다. CCTV에 한 남성이 처음으로 등장한 날이다. 유일하게 첫째 딸의 휴대폰만 19일에 꺼졌고, 위치는 전남 화순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울러 김씨의 주변 인물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가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이호성(41)씨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경찰은 이씨가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에 거의 매일같이 들렀으며, 김씨도 "이씨와 재혼하겠다"는 말을 주변에 공공연히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식당 종업원들 역시 "CCTV에 찍힌 남자와 이씨의 걸음걸이와 인상 착의 등이 비슷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첫째 딸 친구들의 진술은 이씨가 ‘네 모녀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음을 명백히 드러냈다. 이들이 실종한 것으로 알려진 18일 오후 첫째 딸이 친구들에게 “엄마가 결혼할 아저씨랑 여행 가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확인한 것.경찰은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 7일,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씨는 90년대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하면서 여러 차례 골든 글러브상을 수상하는 등 야구 스타로 인기를 누렸지만, 은퇴 후 사업에 실패해 사기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8일 이씨가 일산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망을 좁혔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출국금지 조치한지 3일이 지난 10일, 끝내 경찰은 이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오전 10시 이씨에 대해 수배전단을 뿌렸다. 이씨를 공개수배한 것. 경찰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고 판단해 용의자를 최대한 빨리 검거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면서도 “아직 실종자들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어 ‘실종사건 용의자’로 수배했다”고 말했다. 동시에 서울지방경찰청 1개 팀과 광역수사대 1개 팀 등을 포함한 66명의 수사팀을 꾸리는 등 수사팀을 확대했다.사건은 급진전했다. 같은 날 오후 3시8분쯤 한강 반포대교 북단(한남대교 방향으로 400m 떨어진 지점)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신모(36)씨가 시신 한 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5분 뒤 경찰이 출동했다. 지문 감식 결과, 시신이 이호성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발견 당시 시신에서는 공중전화카드 3장과 휴대폰 배터리, 마스크가 같이 발견됐다.같은 날 밤 김씨 모녀 4명 역시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곳은 이호성 부친 묘소가 있는 공동묘지였다. 김씨 모녀 시신은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긴 채 땅 속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치밀한 계획경찰 수사는 이호성씨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치밀한 범행 계획을 세웠던 것을 밝혀냈다.경찰 수사에 따르면 이씨는 김씨 모녀가 오랫동안 없어져도 주변의 의심을 받지 않게 함께 여행을 떠나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김씨나 큰딸 등은 사건 발생일인 18일 식당 종업원이나 친구들에게 “사나흘 정도 여행을 다녀온다”고 말했다.범행 이틀 뒤인 20일 오후 4시쯤,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를 사용, 식당 직원 휴대전화에 ‘주말에 식당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도 보냈다. 이 때문에 김씨 가족과 식당종업원들은 실종 신고를 뒤늦게 했다.범행 현장인 김씨의 마포 아파트에서도 이씨가 치밀한 수법을 동원한 것이 드러난다. 김씨 집 방에 있던 침대의 시트 커버가 벗겨진 채 사라지고 매트리스 위에는 잉크 자국이 어지럽게 묻어 있었다. 경찰은 이를 용의자 이씨가 김씨 집에서 피해자들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침대 시트커버에 묻은 피가 스며들어 침대 매트리스에 묻자 이를 감추기 위해 시트커버를 걷어내고 잉크를 뿌린 것으로 추정했다..김씨 모녀 4명의 시신 암매장도 사전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씨는 범행 바로 다음날은 2월 19일 새벽 인력시장에 전화를 걸어 인부들을 모집했다. “아버지 묘의 비석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들은 이날 전남 화순군 동면 청궁리의 교회 공원묘지에 구덩이를 팠다. 네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풀리지 않는 의혹들▲돈 때문에 모녀 4명 살해?경찰이 범행 이유로 꼽는 것은 금전 문제다. 사기 혐으로 수배돼 신용불량자 신세였던 용의자 이씨가 금전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11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사건 발생 전 김씨와 함께 은행으로 가 김씨의 예금 1억7000만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하게 한 뒤 이 돈을 빌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1억7000만원은 김씨가 사는 서울 마포구 창전동 아파트의 전세금 중 아직 치르지 않은 잔금의 액수와 정확히 일치한다.김씨는 지난해 10월 말 이씨로 추정되는 40대 남성과 함께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전세 2억원에 아파트를 계약했다가 이 아파트가 가처분 신청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중 3000만원만 우선 집주인에게 건넨 뒤 나머지 1억7000만원은 올해 2월20일까지 지급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바로 이 돈을 이씨가 김씨를 설득해 빌린 것. 이씨는 범행 전후로 지인과 형, 또 다른 내연녀로 추정되는 여성 등에게 최대 몇 천 만원에 이르는 돈을 각각 보냈다. 지난달 18~19일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인에게 현금 5000만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며 “A씨 법인 통장에 임금해 달라”고 요청했고 2월 8일엔 5000만원이 담긴 통장을 건네며 송금을 부탁한 것. 이에 대해 경찰은 이씨가 여러 군데서 빚을 지고 있다가 김씨에게서 빌린 돈으로 우선 `돌려막기'를 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금 지급일이 다가오면서 김씨로부터 "잔금을 지불해야 하니 빌린 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리게 된 이씨는 결국 김씨를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해온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다른 돈 문제 등도 많이 얽혀있는 이씨가 이 돈만을 문제로 김씨 일가족 모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것은 범행 동기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아직 김씨가 인출한 1억7000만원의 행방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점도 의문이다.▲이해할 수 없는 잔혹성 경찰 수사결과 속속 드러나는 정황에 따르면 이씨는 실종사건 당일 김씨의 집에 찾아가 김씨와 두 딸을 살해하고 뒤이어 큰 딸까지 찾아가 만나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경찰은 시신발굴 결과 김씨와 두 딸은 실내복 차림에 신발도 신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이들이 집안에서 한꺼번에 변을 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안에 있던 컴퓨터조차 끌 새가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는 것. 그러나 이씨가 '빚 독촉'을 하던 김씨에게 앙심을 품었다고 해서 굳이 어린 자녀까지 한꺼번에 살해했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또 이씨는 범행 뒤 시신을 차량에 실은 채 대담하게 서울 도심으로 진입해 당시 외출했던 큰 딸까지 찾아나서는 집요함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와 같은 범인의 집요함과 잔혹성을 설명할 근거를 마땅히 대지 못하고 있다.경찰은 이씨가 김씨를 살해하는 장면을 자녀들에게 들키자 이들도 함께 살해했거나 또는 김씨에게 돈을 빌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가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CCTV 화면 분석, 공범가능성 남아 공범 여부도 풀리지 않는 의혹 중 하나다. 경찰은 김씨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종 당일인 지난달 18일 밤 김씨의 집에서 대형 여행가방을 실어내는 남성과 이틀 뒤인 20일 오후 김씨 아파트 주차장에 승용차를 세우고 달아난 남성 등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동일인물인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약간 뚱뚱하고 체격이 큰 편인데 20일 주차장에서 달아난 남성은 호리호리한 체격"이라며 "두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계속 분석 중이다"고 말했다. 실종사건 당일 밤 30대 남성이 김씨 아파트 앞에 승합차를 세워두고 주변을 돌아다니는 모습을 봤다는 주민 진술도 있다. 이 목격자는 "아파트 앞에 흰색 승합차가 주차된 것을 봤는데 운전자는 30대 남성이었고 차량 트렁크에는 이민용 여행가방이 놓여 있었다"고 말해 이 남성의 정체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씨의 '허술한' 알리바이 치밀한 범행 계획만큼 허술한 점도 있다. 이씨는 범행에 앞서 시신을 넣을 비닐과 성인이 들어갈 만한 대형 가방을 미리 준비했을 만큼 치밀한 범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김씨 일가족이 실종될 경우 가장 먼저 의심 받을 사람이 자신임에도 정작 자신의 알리바이는 만들지 않았다. 이씨는 이미 지난해 김씨와 함께 인근 부동산을 찾아가 부부행세를 하며 아파트 전세계약을 맺으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 번호도 남겼다. 또 김씨가 운영하는 식당에도 자주 찾아가면서 종업원들과도 알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씨의 딸들은 이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재혼할 것이라고 주변에 알리기까지 했다.이처럼 이미 김씨 주변에서는 이씨의 존재를 알만큼 아는데도 불구하고 이씨가 별다른 알리바이를 마련하지 않고 무작정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도 역시 풀리지 않는 의문 가운데 하나다.▲이씨, 왜 자살했나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도 쉬이 납득되지 않는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공개 수배에 나서자 이씨가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그러나 사건 20일이 넘도록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던 점, 오랜 수배 생활로 도피 생활로 익숙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이씨가 왜 갑작스레 자살을 선택했는지는 의문이다.
(월드피플)성매매에다 검은돈까지…월가보안관의 몰락
  • (월드피플)성매매에다 검은돈까지…월가보안관의 몰락
  •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월가의 저승사자`, `월가의 보안관`으로 이름을 날려 온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주지사(48)가 성매매 추문에 휩싸이면서 월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엘리엇 스피처 주지사는 8년간의 뉴욕주 검찰총장 시절 월가 투자은행들의 `잘못된` 관행을 파헤쳤고, 월가 거물들도 줄줄이 물러나야 했다. 이렇게 깨끗한 이미지를 공고히 하며 뉴욕주 주지사까지 오른 그가 성 추문, 나아가 검은 돈 거래 혐의까지 받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다. ◇`월가 보안관`,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스피처 주지사가 이름을 날린 건 기술주 붐, 그리고 이의 붕괴 과정에서 시작됐다. 지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뉴욕주 검찰총장으로 재임하면서 그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았던 월가의 부적절한 관행을 헤집었다. ▲ 부인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스피처 주지사의도적으로 해당 종목의 투자의견을 조작하거나 정보를 흘리면서 주가를 올려 막대한 차익을 올렸던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월가 밖으로 쫓겨났다. 한 때 `인터넷의 왕`으로 군림할 정도로 정보기술(IT) 분야 스타 애널리스트였던 메릴린치 출신의 헨리 블로짓, 통신 분야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린 잭 그루브먼이 대표적. 매매 시기를 소급해 부당한 이익을 보던 뮤추얼 펀드들도 철퇴를 맞았고, 투자은행들은 막대한 벌금형을 받아야 했다. 리차드 그라소 당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회장도 과도한 보수가 문제로 지목돼 퇴출돼야 했다. 씨티그룹의 샌포드 와일 회장, 보험업계의 전설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도 스피처의 칼날에 목이 날아갔다. 그는 이를 통해 얻은 청렴결백한 이미지로 그는 뉴욕주 주지사에 압도적인 표를 얻어 당선될 수 있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부패와의 전쟁으로 쌓아 올려진 스피처 주지사의 명성을 단박에 끌어 내렸다. NYT는 맨해튼 연방검찰이 지난 주 한 번에 수천달러씩을 받는 고급 매춘 조직 연루자 4명을 체포했고, 지난 달 12일과 13일 워싱턴 한 호텔에서 `9번 고객(Client-9)` 이란 이름으로 매춘 여성과 최소 6번 만난 사람은 바로 스피처 주지사였다고 보도한 것이다. ◇검은 돈 거래혐의로 기소 가능성도..월가 `술렁` 월가는 당장 시끌시끌해 졌다. 특히 그의 칼끝에 날아갔던 사람들, 정적들의 반응이 뜨겁다. NYSE 이사 출신으로 그라소 회장과 함께 과도한 보수 때문에 기소돼 물러난 켄 랭그원은 "그는 마치 법 위에 있는 사람인양 굴었다"면서 "그의 인격이나 청렴함에 대해 한 치도 의심해 보지 않았다"며 억울해 했다.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져, 더 데일리 뉴스가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3%가 그가 사임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피처 주지사는 곧바로 자신의 부인과 함께 짧은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에 대한 의무를 저버렸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가족과 대중에 사과했다. 그러나 사임 압박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의를 밝히지 않았고, 보도에 대해서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성 추문으로만 끝날 것 같지도 않다. ABC 뉴스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검찰의 이번 조사는 한 은행이 국세청(IRS)에 스피처 주지사로부터 의심스러운 자금이 이동됐다고 제보한 데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ABC는 익명의 법무부 관계자를 인용, 스피처 주지사가 검은 돈 거래 때문에 기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 정화를 외쳐왔던 그가 기소된다면 아이러니,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그는 지난 2004년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 고급 매춘조직 운영자 16명을 체포한 남다른 `경력`도 있다.
2008.03.11 I 김윤경 기자
  • `남편`이라 소개하며 가깝던 그들, 살해했다면 왜?
  • [조선일보 제공] 서울 창전동 일가족 4명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전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41)씨가 10일 오후 한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지문 감식 결과 이 시신이 이씨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실종된 김모(여·47)씨 일가족 4명도 이날 밤 이호성 부친 묘소가 있는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호성 시신 발견10일 오후 3시8분쯤 한강 반포대교 북단(한남대교 방향으로 400m 떨어진 지점)에서 친구 3명과 함께 고무보트를 타고 있던 신모(36)씨가 시신 한 구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5분 뒤 출동한 경찰이 이 시신의 지문을 감식한 결과, 이호성씨로 확인됐다. 목격자 신씨는 "검은색 계통의 재킷과 체크무늬 남방, 검은 면바지를 입고 검은 구두를 신은 시신이 강물 위로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시신을 검안한 담당 의사는 "시신 경직 상태 등으로 보아 이씨가 오전 3시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발견 당시 시신에서는 공중전화카드 3장과 휴대폰 배터리, 마스크가 발견됐으나 유서는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에 앞서,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이호성씨의 사진이 담긴 수배전단을 뿌리고 이씨를 공개수배 했다. 김씨 모녀가 살해됐는지, 단순 실종인지, 사건의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공개수사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이라고 판단해 용의자를 최대한 빨리 검거하기 위해 내린 조치"라면서도 "아직 실종자들이 사망했다는 증거가 없어 '실종사건 용의자'로 수배했다"고 말했었다. 이호성씨는 1990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스에 입단해 4번 타자까지 맡았던 스타였으나, 2001년 은퇴한 뒤 예식장 사업과 부동산 투자 등에 손을 댔다가 실패하고 사기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그는 은퇴 후 최근까지 선수 시절 동료들과는 거의 연락을 끊고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김씨 모녀 살해 후 자살한 듯 바로 이날 밤 김씨 모녀 4명도 전남 화순의 한 공동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 모녀 시신은 큰 가방 4개에 각각 담긴 채 땅 속에 묻혀 있었으며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이씨가 김씨 모녀 4명을 살해 후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파트 CCTV에 찍힌 대로 이씨가 김씨 모녀의 시신을 여행가방에 넣어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찰이 김씨의 아파트를 조사했을 때, 아주 적은 양의 혈흔이 묻은 안방 침대 매트리스가 베란다에 세워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트리스는 시트가 벗겨져 있었으며, 혈흔을 감추려는 듯 혈흔 위에 잉크가 묻어 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또 천장에 달린 형광등 덮개가 사라진 채, 깨진 덮개 조각 일부만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이문수 마포경찰서 형사과장은 "집안에서 발견된 피의 양이 너무 적어, 흉기에 의해 살해됐거나 사체가 훼손됐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18일 CCTV에서 김씨와 딸들이 드나든 것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주 김씨의 오빠와 언니를 경찰로 불렀으나, CCTV 화질이 안 좋은 탓에 동생과 조카들을 식별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오빠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루 종일 CCTV 화면을 들여다봐도 조명이 너무 어두워 동생과 조카들을 알아볼 수 없었다"며 "밤 9시50분 이전 CCTV 화면에선 여행가방을 옮기던 남성과 같은 차림의 남성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살해했다면 왜?당초 김씨와 이씨는 매우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었다. 지난해 남편과 사별한 김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이씨와 재혼하겠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왔고, 지난해 10월 말 전셋집을 계약하러 이씨와 함께 부동산에 들렀을 때는 이씨를 '남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까운 사이였던 두 사람 사이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경찰은 사기 혐의로 수배돼 신용불량자 신세였던 용의자 이씨가 금전 문제를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실종 사흘 전 해지된 김씨의 예금통장에 들어있던 1억7000만원은 김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집 주인에게 주기로 한 전세금의 일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돈이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사건 시점인 지난달 18일 이후 이씨는 최소 5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달 18~19일 평소 가까이 지내던 지인에게 현금 5000만원을 비닐봉지에 담아 주며 "A씨 법인 통장에 입금해달라"고 요청했다. 3월 8일에 또 5000만원이 담긴 통장을 건네며 송금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돈이 김씨가 실종되기 전 빼낸 1억7000만원 중 일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날 이호성씨는 옷가방 3개와 밀봉한 편지를 "형에게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3월 9일 오후 7시30분쯤 그는 지인에게 전화로 "형에게 잘 전달했냐"고 물은 뒤 연락이 끊겼다. 다음날 그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김씨 모녀의 행적우선 이들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18일 밤 11시쯤, 김씨 휴대폰으로 당시 집 밖에 있던 큰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 시간쯤 뒤 김씨와 큰딸의 휴대폰 신호가 모두 서울 종로구의 기지국에 잡혔다. 그리고 19일 오전 5시40분엔 전남 화순의 야산 지대에서 큰딸의 전화기가 잠시 켜졌다가 꺼졌다. 19일 오후 2시53분에는 전남 장성 부근 상행선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CCTV에서 김씨의 차량이 포착됐다. 이런 휴대폰 신호를 모두 종합하면 18일 밤 10시30분쯤 여행가방을 차에 실은 이씨가 자정 무렵 김씨의 큰딸과 서울 종로 부근에서 접촉한 뒤, 밤새 차를 몰고 전남 화순까지 내려갔다가, 장성을 거쳐 20일 오전 충남 공주에 도착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20일 오후 8시쯤엔 한 남자가 서울 창전동 김씨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김씨의 차를 세우는 장면이 포착됐으나, 이 남자가 이호성씨인지는 불분명하다.
"그린그룹 도약 원년ㆍ북카페 주력사업 키울 터"
  • "그린그룹 도약 원년ㆍ북카페 주력사업 키울 터"
  • [이데일리 유성호기자] 최근 초임 4,300만원을 내걸고 ‘명박아~한판붙자!’란 도발적 광고문구로 직원 채용광고를 냈던 (주)녹색세상의 장원대표. 그의 명함에는 'CHO 장원‘이라고 적혀 있다. 흔히 알고 있는 CEO, CFO가 아니라서 고개를 갸웃거리자 ’H'에는 세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Hope(희망), Happiness(행복), Health(건강)의 의미입니다. CHO는 이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 (주)녹색세상 장원 대표지난 12일 홍대앞 북카페 ‘잔디와 소나무’에서 만난 장 대표는 담백하고 거침없이 그간의 사업성과와 녹색세상의 미래를 설명했다.  그를 포함해 69명의 임직원이 이끄는 녹색세상은 지난해 150억원 매출과 순익 15%를 올린 중견기업이다. 녹색세상 계열에는 유기농녹색가게 ‘신시’와 북카페 ‘잔디와소나무’, 월간 ‘좋은엄마’, 영농조합 등이 있다.  올해 온라인쇼핑몰과 친환경상품유통정보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해 3월에 법인 10개를 묶은 그린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올해 100% 성장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는 30% 성장을 했다. 그런데도 저성장 책임을 물어 과장급 이상 임직원 급여를 30% 감봉을 했다. “친환경 농산물 시장은 해마다 자연히 30% 성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30% 성장했다는 것은 정체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감봉은 이에 대해 책임을 함께 통감하는 차원입니다” 이러한 결단은 독특한 그의 경영철학에 있다. 그는 평소 ‘도모경영’을 부르짖는다. 윷판의 ‘도 아니면 모’라는 사즉생((死卽生)형 공격적 경영이다. 빈손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잃을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모’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오늘의 성과를 가져왔다는 설명이다. “지인에게 돈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고 남의 사무실 한켠에 책상 두개를 놓고 일했습니다. 자금, 경험, 인력 등 3무(無) 상황에서 유기농산물점 신시의 경우 하나를 열어 이익이 생기면 또 하나를 만드는 방식으로 현재 110개까지 늘렸습니다.” 총 150개까지 문을 열었으나 30여개 점포는 점주들이 아무데서 제품을 구입해 파는 등 유기농 품질관리가 어려워 폐점을 시킨 것이고 10개는 수익성이 떨어져 문을 닫았다는 설명이다. 신시는 올해 해외진출이 확정적이다. 오는 3월이면 미국 시카고와 중국 다롄(大連)에서 신시매장을 볼 수 있다. 독립매장이 아닌 숍인숍(shop in shop)으로 출점한다. 국내진출도 활발할 전망이다. 국내 굴지의 소매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입점해 줄것을 요청하고 나서는 상황에다 홈쇼핑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판매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신시 매장을 정확히 200개만 열고 더 이상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이상 늘리면 관리와 품질유지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기농의 생명인 균일한 품질관리를 위해 지역별로 영농조합을 인수해 생산과 판매가 동일지역에서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서 집하한 후 다시 매장으로 내려보내는 방식은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 홍대앞 북카페 '잔디와 소나무'서 만난 장 대표. 유한킴벌리, CJ 등과 공동사업 때문에 무척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녹색세상과 장 대표의 미래 회사는 이달말 8억 규모 증자를 계획 중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자본금이 30억원으로 늘어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예정인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증권시장의 블루칩 삼성이 대기업 대표주라면 그린그룹을 중소기업 대표주로 만들겠다는 당찬 계획이다. 주식시장에 기업이 공개되면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열어 볼 수 있게 일일매입, 매출 기록을 인터넷을 통해 드러낼 방침이다. 도모경영의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주력사업도 북카페사업으로 바뀐다. 신시는 올해 200개 출점이 모두 완료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문화사업 일환으로 벌이는 북카페의 경우 현재 홍대 1호점이 운영중이다. 하루 300~500명 손님이 북적인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올해 20개로 늘려 외국계 커피전문점과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생각이다. 장 대표는 오는 2010년에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 해 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1957년 생인 그는 과감히 은퇴를 하고 ‘백두대간’을 소재로 장편 대서사시를 쓰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 백두대간은 녹색연합 사무총장 시절부터 누비던 곳이다. 이곳에 숨어 있는 역사, 신화, 인물과 더불어 생태를 그려볼 심산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의 유기농시장 전망과 예찬 유기농 시장 전망은 한마디로 ‘맑음’을 넘어서 ‘쾌청’이다. 2020년까지 꾸준히 성장할 것이다. 선진국은 국민의 40% 정도가 유기농산물을 구매해 섭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약 4%대 소수 국민만이 이용한다. 2010년까지 약 10%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0년에는 선진국 수준으로 도달할 전망이다. 유기농산물은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자유무역협정(FTA) 시대 우리 농민을 살리는 산업이다. 또 농약과 최소의 비료를 사용함에 따라 환경을 살리는 일이기도 한다. 이러한 이점은 고스란히 사람에게 돌아온다. 유기농을 먹으면 인성이 좋아진다. 일반농산물보다 비싸다고 하지만 영양면으로 볼때는 오히려 이롭다. 미 농무성과 일 농림부에 따르면 사과의 철분은 유기농이 30배, 시금치 비타민C는 18배 가량 유기농 제품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약 30% 정도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수요가 늘때마다 가격이 점차 떨어질 것이다.
2008.02.13 I 유성호 기자
  • [유럽축구 확대경] 리버풀, 총체적 난국에 빠지다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객원기자] ‘붉은 제국’ 리버풀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성적, 클럽하우스 내부의 분위기, 전문가들의 분석, 팬들의 반응, 향후 전망 등 모든 지표에서 이상신호가 감지된다. 지난해 여름 ‘18년만의 EPL 정상 탈환’을 공개 천명하며 값비싼 스타 플레이어들을 줄줄이 사들이던 무렵과 비교하면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일단 성적에서 ‘곤두박질’에 가까운 하향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자국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서 공히 믿음직스럽지 못한 행보를 거듭했지만 특히나 최근의 발자취는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새해 들어 리그와 FA컵을 합쳐 총 5경기를 치렀는데, FA컵 3라운드서 단 한차례 승리를 거뒀을 뿐 나머지 4경기서 모두 비겨 홈팬들을 실망시켰다. 유일한 승리의 제물이 3부리그 클럽(루튼 타운)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리고 첫 맞대결에서 1-1로 비겨 재경기를 치른 결과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결코 웃을 수 없는 승리다. 불안한 행보를 지속하는 사이 선두권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현재 리버풀은 10승10무2패로 승점40점을 획득, 수위 맨체스터Utd.(승점54)에 무려 14점이나 뒤져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긴 했지만 승리를 가정해 3점을 보태도 여전히 10점 이상의 격차가 유지된다. 4위 다툼을 벌이는 지역 라이벌 에버튼(42점)을 넘어선다 하더라도 3위 첼시(50점), 2위 아스널(54점) 등과의 간격을 좁히기가 만만찮다. 호시탐탐 추월 기회를 엿보고 있는 아스톤 빌라(6위), 맨체스터 시티(7위/이상 승점40점) 등 중위권 클럽들을 따돌리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과제다. 당초 리그 제패를 목표로 삼았는데 4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으니 시쳇말로 ‘죽을 쑤고 있는’ 셈이다. 관련해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경기 외적인 문제들로 인해 그라운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제라드는 “감독(라파엘 베니테스)에 대한 구단 고위층의 불신이 지속되면서 해임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사령탑이 바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탓에 선수들이 경기에 온전히 몰두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지 전문가들은 “구단 고위층과 베니테스 감독의 관계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꼭 필요한 포지션에 대해 적극적인 보강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도자 측 의견과 “이제껏 들인 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경영자의 입장이 충돌하는데 따른 분석이다. 특히 구단이 베니테스 감독 해임을 염두에 두고 위르겐 클린스만 전 독일대표팀 감독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측 관계는 한층 빠르게 냉각되는 분위기다. 베니테스 감독의 중도 사퇴설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목표(우승) 달성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클럽하우스 안팎으로 다양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터 크라우치(FW) 하비에르 마스체라노(MF) 등 일부 선수들의 이적 가능성이 제기된 데 이어 주장 제라드의 경기력과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공동구단주 톰 힉스와 조지 질레트가 비밀리에 팀 매각을 시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구단 주변이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두바이 인터내셔널 캐피탈(DIC)’이라는 이름의 중동 투자그룹이 구체적인 인수 금액(3억파운드)을 제시한 사실도 공개됐다. 이에 대해 다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대출을 통해 클럽 매입자금을 마련한 두 미국인 보스가 은행 상환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못해 곤경에 처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만간 구단의 주인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거금을 투자하고도 기대치에 어울리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만큼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경영권을 최대한 비싼 값에 팔 것이라는 의미다. 서포터스 또한 “애정 없이 돈벌이를 목적으로 클럽을 장악한 사업가들은 하루 빨리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를 떠나라”며 현 구단주들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력은 물론 팀 분위기까지도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위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팀 매각 여부, 감독의 거취, 전력보강 유무 등 클럽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다양한 변수들이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팬들의 눈길은 일찌감치 2월에 열릴 2차례의 빅 매치에 모아지고 있다. 9일로 예정돼 있는 첼시와의 리그 29라운드 원정경기와 19일에 열릴 인터밀란과의 챔스 16강 홈 1차전이 그것이다. ‘1경기’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대결들인 만큼 결과는 향후 리버풀호의 항해속도와 방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최상의 컨디션으로 전투에 임하기 위해서는 1월29일과 2월2일로 예정된 웨스트햄Utd.전(24라운드)과 선덜랜드(25라운드)전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일 필요도 있다./<베스트 일레븐> 기자 ▶ 관련기사 ◀☞[유럽축구 확대경] ‘검은 첨병’, 아프리카 본토로 돌아가다☞[유럽축구 확대경] 파투, 세리에 A 뒤흔든 슈퍼 오리의 등장☞[유럽축구 확대경] 바이에른 뮌헨과 포돌스키, 그 엇갈린 행보☞[유럽축구 확대경] 위기의 첼시, 해결사가 그립다☞[유럽축구 확대경] 바르셀로나, 후반기 도약의 해법은?
2008.01.25 I 송지훈 기자
  • (외환전략)방향성 고민 다음은 속도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뉴욕 증시가 하루 쉬었다. 극도의 불안감에 떨고 있던 차에 휴가라니 타이밍이 참 좋다. 한쪽으로 너무 쏠렸던게 아닌가 뒤돌아 보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보면 상황은 녹록치 않다. 간밤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 주요국 증시는 5~7% 폭락했다. 범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7.3% 급락해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유럽 뿐만 아니다. 캐나다 증시도 9·11 테러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러시아 증시와 브라질 증시 역시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유럽 기업들의 파산 리스크(CDS)는 사상 최고치로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 미국 경제가 지난 25년동안 경험했던 어떤 상황보다 더 심각한 후퇴(recession)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리스크 회피 현상이 고조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엔화는 16개 주요 통화에 대해 모두 올랐다. 특히 유로화에 대해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105.94엔까지 밀려 지난 2005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금융시장이 쉬는 동안 나온 소식은 온통 악재 뿐이다. 편하게 쉬기는 커녕 휴가 이후 이같은 불안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민만 늘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간 순수히 팔아치워 현금으로 쌓아놓은 돈만 해도 벌써 5조9000억원이다. 네고물량이 아무리 나와도 환율이 어느정도 이상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물론 실제 달러화로 바꿔서 송금하려는 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네고물량이 결제수요에 어느정도 소화되면서 수급이 균형상태를 유지한다면 역송금 기대감은 심리적으로 환율을 강하게 밀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환율이 950원에 가까워질수록 저항감은 커질 수 있다. 가장 최근 장중 950원을 찍었던 지난 주말에도 결국 환율은 강한 매물벽에 부딪혀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하락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950원대에 걸려 있던 통화옵션들이 이미 대거 트리거됐기 때문에 지난 주말처럼 변동성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그 다음부터는 속도 조절이 문제다. 오르는 과정에서 조정을 몇차례 겪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너무 급하게 오르면 조정폭도 클 수 밖에 없다.
2008.01.22 I 권소현 기자
  • [한들의 친구,야구]계집애가 된 백인의 영웅,진실게임 클레멘스의 초상
  •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그는 커 보였습니다. 적어도 소인배는 아닌 것으로 보였습니다. “아직도 나는 야구장에 있다”는 어머니의 유언대로 임종 당일도 등판해 통산 340승을 영전에 바쳤습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일에도 앞장섰습니다. 마흔 셋을 넘기면서 해마다 시즌 중반 이후 팀에 합류했지만 2006년 3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선 성조기를 달고 출전했습니다. 월드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선 ‘장기’인 빈볼을 던지고도 당당했습니다. 오히려 부러진 방망이가 날아오자 되집어 던지는 역발산(力拔山)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팬들은 제일 늦게 계약하고도 최고 연봉을 받아온 그를 질타하기는커녕 뜨거운 기립박수로 환영했습니다. 로저 클레멘스. 사상 최다 사이영상 7회, 전무후무한 한 경기 20탈삼진 두 차례, 354승의 현역 최다승…. 그에게 붙은 훈장들은 눈이 부실 정도입니다. 불과 24세였던 1986년 올스타 게임 MVP와 사이영상에 이어 리그 MVP까지 휩쓸어 행크 애런이 “투수가 MVP가 돼선 안된다”고 하자 그는 “애런이 아직도 선수라면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투수인지 보여주기 위해 그의 대갈통을 깨버렸을 것이다”고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유색 인종 선수들이 휘어잡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카리스마가 넘쳐흐르는 마지막 백인의 영웅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요. 지난달 중순 메이저리그의 금지약물 복용 실태를 일부나마 드러낸 미첼 리포트가 발표된 이후 그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과연 ‘마지막 백인의 영웅’이라고 해도 타당한가라는 한탄이 절로 나옵니다. 한 때 단짝이었던 트레이너의 유효 만료된 아랫도리 이야기를 들춰내지를 않나, 자신을 영웅으로 흠모하는 그의 아픈 아들이 격려의 말을 듣고 싶다는 문자메시지에서 비롯된 전화 통화를 몰래 녹음해 공개하지를 않나,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시리즈의 연속입니다. 물론 클레멘스도 자신의 얼굴에 약물의 검은 수건이 드리워지는 다급한 상황에서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아닙니다. 방법론적으로도 자가당착의 악수에 불과합니다. 진실 게임의 예정지가 늘 파국이라고 하더라도 지난 24년간 마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에서 멀찌감치 엇나간 추태일 뿐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그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몸쪽 승부를 가장 잘하지만 빈볼도 곧잘 던져 ‘헤드 헌터’라고 불리고, 더 많은 돈을 받기 위한 연례행사로 치부되고 있는 은퇴 번복, 다른 선수들보다 더 우대를 받고싶어 하는 잦은 불평과 특별대우 요구 등등)를 고착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게 뻔합니다. 클레멘스는 도덕적으로도, 정황적으로도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먼저 거짓말을 했습니다. 미첼 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자신이 명단에 오른 사실을 모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첼의 면담 요청을 두 차례나 거절했고, 사립탐정도 고용해 친구 트레이너와 사전 접촉, 인터뷰도 해갔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내용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발췌해 명예훼손 고소장에 올렸습니다. 이 테이프엔 친구 트레이너가 그의 약물복용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증언도 담겨 있어 친구 트레이너의 변호사들은 법정 공개도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이미 미첼 보고서에서 친구 트레이너가 클레멘스에게 직접 여러 차례에 걸쳐 윈스톨 등 금지약물을 주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바늘과 실’이라고 해도 좋은 친구 앤디 페티트는 일찌감치 약물복용을 시인했습니다. 그럼에도 클레멘스는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발코 스캔들로 빼도 박도 못하는 배리 본즈와 달리 아직까지 아무런 물증이 없어 자신만만 하고, 본즈의 죽마고우 그렉 앤더슨처럼 페티트의 입도 끝까지 지퍼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것인가요. 뭐 낀 놈이 더 성낸다는 속담에 딱 어울릴 법한 클레멘스는 마크 맥과이어는 물론 본즈보다 더 나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본즈는 모르고 먹었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약물복용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클레멘스는 8월4일이 되면 만으로 마흔여섯 살이 됩니다. 불혹의 고개를 넘어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 오십이 내일모레입니다. 고무줄 놀이하다 싸우는 계집아이들처럼 말싸움이나 하면서 진흙탕에서 나뒹굴게 아니라 맑게 갠 하늘 아래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2008.01.15 I 한들 기자
  • (전문)이명박 당선자 신년 기자회견
  •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지난해 보내주셨던 국민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경제를 살리고 국민 통합을 이루어 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받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대선이 끝난 후 한 달 가까이 저는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여러 가지 유익한 이야기들을 경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 속에 무언가 새로운 희망의 기운이 약동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습니다. “이제 무언가 바뀌겠구나. 이제 잘 될 수 있겠구나” 하는,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을 저는 곳곳에서 확인합니다.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행동을 불러오고, 긍정적인 행동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나라의 분위기가 바뀐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전국 곳곳에서 국민들이 달려와 팔을 걷어붙이고 검은 기름 때를 벗겨낸 태안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긍정적 변화의 힘`을 보았습니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확인했습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에 세계가 놀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태안의 재난 복구에 동참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안으로는 긍정과 희망의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바깥을 보면 세계 경제가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지난 몇 년 간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던 세계 경제가 곳곳에서 적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가는 100달러 시대에 돌입하고 있고,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환율과 금리, 물가도 불안해졌습니다. 긴장을 늦추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여건이 어려울수록 마음을 다잡고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며 미래로 향한 길을 열어야 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합심해서 변화를 창조해내야 합니다. `화합 속의 변화`를 일구어내야 합니다.변화는 정부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공직 사회가 먼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를 만드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입니다.미래지향적인 정부조직 개편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정부조직의 군살을 빼내야 합니다. 방만한 조직에 나사를 죄야 합니다.지식기반 경제에서 통합와 융합은 시대의 대세입니다.중복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통합하고, 쪼개진 기능들을 융합시켜야 합니다.이를 통해 복잡한 규제를 혁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합니다.민간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은 민간에게 돌려주고, 지방이 맡는 것이 좋은 일들은 지방이 맡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이미 정부조직 개편을 단행했습니다.우리가 늦었습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우리는 선진화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정부조직 개편을 해야 새롭게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미루는 것은 나라의 발전을 그만큼 지체시키는 일입니다.조만간 정부조직 개편 안이 발표될 것입니다.국민 여러분들께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셔야만 역사적인 정부조직 개편을 해낼 수 있습니다.모든 정당과 국회의원들께 간곡히 호소합니다.이 역사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나라의 미래를 위해 하는 일입니다.새 정부가 스스로 감량을 하고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입니다.대한민국의 미래,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지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부 이양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새로운 국정 철학을 확립하고,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국정 과제들을 점검하고 있습니다.어제 1차 보고회에서 155개의 과제들을 추출하여 시급히 수행해야 할 일과 시간을 두고 충분히 검토해야 할 일들을 가리고 있습니다.인수위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가운데 새 정부 출범 준비는 착실히 진행되고 있습니다.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섬기는 정부입니다. 정책 추진과정에서부터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추진해 나가겠습니다.이전 정부가 한 일이라도 계속 추진해야 할 일들은 제대로 챙겨서 시행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주의 정부입니다.국익에 도움이 되고,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된다면 어디라도 달려가 일을 해내고자 합니다. 저는 이런 취지에서 취임 전이지만 4개국에 특사를 보냈습니다. 글로벌 코리아를 위한 장정은 잠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변환의 질서 속에서 한미동맹을 미래지향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합니다.일본 중국 러시아는 모두 우리나라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관건이 되는 나라들입니다.실질적인 관계 증진과 창의적인 사업들을 통한 공동 번영의 노력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남북관계도 이제 실질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호 신뢰입니다. 6자 회담에서 합의된 것을 성실히 행동으로 지켜나간다면 본격적인 남북협력의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남북관계를 순조롭게 풀기 위해서도 주변국들과 남북한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져야 합니다.특히 한미관계가 돈독해지는 것이 북한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한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서로 발전하면 북미관계도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금년 한 해 우리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데 힘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세계경제가 어렵습니다만,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무리한 부양책을 쓰지는 않을 것입니다.안정을 바탕으로 착실하게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대책을 강구할 것입니다.짧은 호흡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경제를 운용할 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서 정부조직 개편과 교육 개혁을 서두르고, 예산을 절감하는 방안을 강구하며, 법과 기초질서를 다잡는 일부터 시작하겠습니다. 급할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규제 개혁`입니다.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새 정부는 `규제개혁에 중점을 둘 것입니다.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부터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합니다.규제 일몰제와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새 정부 출범 이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낼 것입니다.일자리 창출과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도 이 번만은 규제 개혁이 구호가 아니라 실천이 되게 해야 합니다.제가 최근 `비지니스 프렌들리`라는 말을 쓰자 일부에서는 친기업적으로만 정책을 쓰지 않느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그렇지 않습니다.시장에서 기업들이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기업을 위한 길이자 근로자를 위한 길이요, 국민들을 위한 길입니다.법을 지키는 데 있어서는 기업가이든 근로자이든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경제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기업은 경영을 투명하게 하면서 경쟁력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근로자도 생산성 향상을 통해 한국 경제 발전의 한 축을 담당해 주었으면 합니다.저는 항상 근로자가 경제살리기의 매우 중요한 동반자라고 생각해 왔습니다.이 시대는 기업가이든 근로자이든 역사의 순리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노사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하고 발전을 이루어낸다면 저는 그 혜택이 공평하게 돌아갈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올 해는 건국 6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지난 60년 동안 우리는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를 역동적으로 거쳐왔습니다. 이제는 선진화로 나아가야 합니다.세계일류국가의 길로 들어서야 합니다.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하지만 더 큰 자신감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우리가 못해낼 일은 없습니다.하루아침에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국민모두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우리가 바라는 선진화의 길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정부는 국민을 믿고, 국민은 정부를 믿어야 합니다.그동안 국민들께서 오히려 나라걱정을 많이 하셨습니다.이제는 국민들이 나라 걱정할 필요 없는 시대를 열겠습니다.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언제나 초심으로 국민들을 섬기겠습니다.감사합니다.
2008.01.14 I 김춘동 기자
  • (이기문의 세상보기)백년지대계 교육 가능할까?
  • [이데일리 이기문 칼럼니스트] ‘BBK주가조작’, ‘삼성떡값’ 등 최근 신문 지면을 채우는 뉴스 들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도덕성의 부재’를 실감하게 한다. 도덕성 그 자체를 유지해야 하는 종교계, 교육계 등의 도덕 불감증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법조계의 도덕 불감증도 중증이고, 관료사회, 재벌 등을 포함한 경제계, 언론계, 노동계 등을 포함해 모두 중증에 걸려 있다. 시민단체의 도덕 불감증도 이제는 심각하다.&nbsp;그런데 도덕성 부재문제와 관련&nbsp;더욱 심각하게 느끼는 것은 이것이 교육계에 만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입시문제 유출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이번 김포외고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대한민국 교육 현장의 그 구조적인 문제점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태는 우리나라 학생들에게도 치명적인 상처를 줬다. 비단 김포외고 입시와 관련된 학생들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대한민국 학생들이 받은 충격을 생각하면 걱정이다. 상상하지도 못한 입시문제가 돈 몇 푼에 의해 유출되는 나라, 그리고 유출된 입시문제를 아무런 도덕적 저항없이 받아들였던 문제의 학생들, 그리고 내게도 기회가 없어 입시문제를 보지 못한 것일 뿐 그와 같은 기회가 나에게도 온다면 역시 입시문제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번 입시문제 유출사태를 지켜보면서 과연 우리 교육계가 그 동안 지향해온 가치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 지난 19일 경기교육청은 이번 김포외고의 최종 합격 취소자와 향후 대책을 발표하며 앞으로 특목고 학원 감사에 나선다고 했다. 또한 20일 서울시교육청은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에 따른 학원 설립·운영자의 책임을 물어 해당학원에 대해 등록말소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사설학원이 입시문제 사전유출 사건에 개입돼 등록말소 처분을 받은 것은 강력한 처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해당 학원은 명의를 변경하고 대표자를 변경하면 같은 장소에서 다시 다른 이름의 학원을 운영할 수 있어 문제가 근원적으로 치유된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불합격 처분을 받은 학생들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됐다. 도덕성의 저항감 없이 우연히 찾아온 기회에 문제를 보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합격처분의 취소처분은 아주 심각하고 중대한 상처를 그들에게 안겨 준 것으로 보인다. 설령 해당 학부모들이 불합격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그 승소가능성은 낮아 보이며, 어쩌다 입시문제를 본 것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승소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시간이 지나 있어 승소의 의미는 반감돼 있는 상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향후 대책이나 법적 조치라는 것도 제2, 제3의 김포외고 사태를 막기에는 한없이 역부족으로 보인다. 특목고 입시부터 학사관리까지 깊이 있는 진단과 대책마련은 물론이고 입시과열을 불러일으키는 대한민국 교육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까지 되짚어 보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김포외고 입시문제 유출 사건의 근본원인은, 좀 더 많은 수강생을 끌어 돈을 벌어보겠다는 학원측과 학원장이 건네준 검은 돈에 양심을 팔고 시험지를 유출한 교사들에게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넘어가기에는 그 파장이 한없이 크다.&nbsp;초등학생 때부터 시작되는 특목고 입시 경쟁은 진정한 교육의 이념에 초점을 두지 않고 경쟁 위주의 교육환경을 만들어 간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법적인 잘잘못을 가려 이번 사태를 빚은 이들에게 ‘처벌’을 주고 마무리 하는 식의 임시방편적 해결방법 만으로는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를 되짚어 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이 같은 일이 감히 다시 일어나지 않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경쟁을 유도하되, 교육의 이념이 제대로 배태돼 있는 교육의 현장을 만들어가야 할 시기다. 그 근본이 도덕교육이다. 도덕성은 우리 사회의 질서를 유지해주는 보편적 가치이며, 법은 도덕의 최소한에 불과하다는 것과 도덕적 가치관이 사회를 움직일 때 진정한 경쟁력은 나오는 것임을 깨우치게 해야 한다. 교육백년지대계(敎育百年之大計:교육은 백 년을 내다보는 큰 계획)라 했다. 혹자는 한국에서 교육 정책은 '백년지대계'가 아니라 '조삼모사' (朝三暮四)가 된 지 이미 오래라고들 하지만 ‘교육의 힘’에 우리는 아직도 그 실오라기 같은 기대를 저버리기는 힘들다. 바른 도덕 교육을 통해 성장한 학생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의 ‘교육’은 누가 좋은 학교를 가느냐의 단기적이고 개인적인 문제에 그쳤다. 하지만 진정한 교육은 총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받으면서 각자의 전문직 사회에 미치는 도덕성의 총량이 합쳐졌을 때 우리 사회는 살만한 사회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도덕불감증을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자라난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라고 요구하는 것은 과욕이다. 아이들이 받은 큰 상처를 보듬어 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대한민국 교육이 살아 있는 교육이 되기 위한 도덕교육의 부활은 진정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기문 변호사(前 국회의원)
2007.11.21 I 이기문 기자
  • 문국현 "이건희, 삼성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는 20일 "삼성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기업 삼성이 잘 되기를 바라는 전직 기업인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 또 대선에 출마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충심을 담아 이건희 회장에게 말씀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후보는 "(이건희 회장은) 0.3% 지분도 안되는 개인 대주주 지위로 물러나야 한다"며 "구조본의 수많은 인재들을 개인 수족으로 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건희 회장은) 국민 앞에 모든 진실을 그대로 털어놓아야 한다"며 "검찰수사를 자청해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시대를 여는 분이 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후보는 "김용철 변호사의 용기 있는 양심고백은 그 꼭대기에 삼성 이건희 회장이 떡 버티고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며 "유감스럽게도 이건희 회장은 세금 없는 3세 경영권 승계를 위해 그룹 계열사들을 총동원, 외아들 이재용씨에게 초저가로 줄줄이 지배지분을 신규 발행했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탈법적, 탈세적 목적을 위해 계열사 임원들에게 배임행위를 하게 했다, 세금을 탈루하게 했다"며 "이런 부끄러운 행위들을 자신의 특권인양 오해하고 아무 죄의식 없이 행했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이어 "(이건희 회장은) 자신의 행위들을 최대한 은폐하고, 어떤 경우에도 처벌을 받지 않도록 검찰을 위시해 관련 국가기관들의 고위공직자를 검은 돈과 향응으로 매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삼성그룹 등의 비자금에 의해 국가기관이 유린되는 망국적 부패구조에 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안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집권은 부패와 비리 토대 위에 모래성을 쌓는 한국경제의 재앙을 또 다시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7.11.20 I 좌동욱 기자
  • 검찰이 조사할 BBK 핵심 의혹은
  • [이데일리 좌동욱기자] 김경준 전 BBK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수백억원대 피해를 입힌 주가조작 사건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연루됐는 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가 BBK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 지, 또 이 후보가 차명주식이나 부동산을 소유했는 지 여부도 조사를 받는다. 이명박 후보는 이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검찰이 밝혀낼 진상에 관심이 쏠린다. BBK는 김씨가 지난 99년 4월 설립한 투자자문회사다. 엄밀히 말해 주가조작 사건은 BBK가 아닌 '옵셔널벤처스'를 통해 진행됐다. 옵셔널벤처스는 BBK가 중소 금융사인 광은창투의 경영권을 인수, 2001년 4월 코스닥에 등록시킨 투자회사다. 김씨는 외국인 투자설 등의 소문을 퍼뜨리며 주가 조작을 했고, 이 와중에서 회삿돈 384억원을 횡령해 5200여명의 소액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여권은 당시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가 맺어온 긴밀한 관계와 이들이 세운 투자회사간 자금흐름을 볼 때 이명박 후보가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거나, 최소한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후보와 김경준씨는 2000년 2월 온라인 금융회사인 LKe 뱅크를 공동 설립했다. 이 후보가 차명소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 온 다스도 2000년 3월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다스는 이 후보의 친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운영해 온 현대차 협력사로 당시 연 수익은 약 30억원에 불과했다. 다스가 투자한 190억원이 BBK로 흘러가고 이 돈이 다시 LKe뱅크로 투자된 것으로 여권은 보고 있다. 이런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 후보가 차명 주식을 보유한 것이 된다. 하나은행이 지난 2000년 6월 24일 LKe뱅크에 5억원을 출자하면서 체결한 내부 문서 역시, BBK 실소유주가 이 후보라는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이 문서에는 BBK가 LKe뱅크의 100% 자회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여권은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복잡한 '돈 세탁'을 통해 이런 불법 사실을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LKe뱅크가 BBK의 편드상품인 마프(MAF)에 돈을 투자하고, 그 중 일부가 역외 펀드인 AM파파스에 흘러 들어갔으며, 이후 AM파파스가 다시 LKe뱅크의 지분 60%를 100억원에 매입했다는 것. 이와 별도로 다스가 투자한 190억원은 지난 95년 서울 도곡동 땅 매각대금에서 나왔다는 의혹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한나라당 경선 막바지에 이르던 지난 8월 "도곡동 땅 중 이상은씨 몫은 제 3자의 소유로 보인다"는 애매한 수사 결과를 발표, 당 경선에 큰 영향을 끼친 바 있다. 당시 제 3자가 결국 이명박 후보라는 추측이 무성했었다. 이 경우 이명박 후보가 형의 명의를 빌려 차명 부동산을 소유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 후보 측은 주가조작은 김 씨의 단독 범행으로 이 후보 역시 피해자라고 맞서고 있다. 도곡동 땅과 다스의 차명 보유 주장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씨는 BBK가 이 후보 실소유였다는 걸 입증할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김씨가 외국인 명의의 여권 7개와 외국인설립회사 인증서 19장, 운전면허증, 사망한 동생의 여권까지 위조한 전문위조범"이라며 "그의 말과 증거 자료는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7.11.16 I 좌동욱 기자
당신이 꼭 먹어야 할 ''최후의 만찬''은? (VOD)
  • 당신이 꼭 먹어야 할 ''최후의 만찬''은? (VOD)
  • ▲ 검은 트러플을 곁들인 거위간 요리&nbsp;[조선일보 제공]&nbsp;언제 죽을지 안다면, 그리고 마지막 한 끼 식사를 고를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먹겠는가? 미국 사진작가 멜라니 더니아(Melanie Dunea)는 이 질문을 세계 최고 요리사 50명에게 던졌다. 이들의 답변이 의외다. 요리사들은 대부분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을 최후의 만찬 메뉴로 골랐다. 영국 최고 요리사로 꼽히는 고든 램시(Gordon Ramsay)는 로스트비프를,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영국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Jamie Oliver)는 스파게티와 라이스푸딩을 먹겠다고 했다. 뉴욕에서 ‘밥보(Babbo)’를 운영하는 마리오 바탈리(Mario Batali)는 돼지 한 마리를, 타일러 플로렌스(Tyler Florence)는 프라이드치킨을 요구했다. 푸아그라(거위간), 트러플(송로버섯), 캐비아(철갑상어알)처럼 비싸고 귀한 음식을 선택한 요리사는 거의 없었다. 정확하게는 미국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프렌치 론드리(French Laundry)’ 주인 겸 총주방장 토머스 켈러(Thomas Keller)를 포함 딱 셋이다. 더니아는 세계 최고 요리사 50명이 선택한 음식을 ‘나의 최후의 만찬(My Last Supper)’이란 책으로 묶었다. 사실 맛이란 아주 주관적이다. 맛있는 음식이란 가장 행복했던 과거를 되살려주는 촉매제다. 대개는 어렸을 적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다. 그리운 맛이다. 미국 배우 마이크 랜들먼은 “대부분 사형수가 마지막 음식으로 ‘집밥(comfort food)’을 선택한다”면서 “80%는 치즈버거나 스테이크, 프라이드치킨”이라고 말했다. 랜들먼은 사형수들이 최후의 식사로 어떤 음식을 선택했는지를 기록한 개인 블로그 ‘데드 맨 이팅(Dead Man Eating)’를 운영한다. 미국인이라면 친근하고 익숙한 음식들이다. 한국인이라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 아니었을까. &nbsp;▲ 송이버섯을 곁들인 와규 스테이크와 소 볼살찜▲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 Part 1 / 김성윤 기자&nbsp;▲ 캐비아와 게살을 곁들인 알래스카산 킹크랩 수프101가지 요리 중 10가지 먼저 맛보세요 내년까지 W호텔서 열려 W서울워커힐호텔에서는 지난 7일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란 행사가 열렸다. 지난 10월 새로 부임한 아일랜드 출신 키아란 히키(Ciaran Hickey·41) 총주방장이 마련한 6코스 만찬이다. 참치 뱃살(와사비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블루핀 참치 뱃살회), 푸아그라와 트러플(검은 트러플을 곁들인 거위간 요리), 캐비아와 알래스카산 킹크랩(캐비아와 게살을 곁들인 알래스카산 킹크랩 수프), 자연산 감성돔과 랍스터(감성돔과 랍스터 라비올리 부야베스), 와규 쇠고기(송이버섯을 곁들인 와규 스테이크와 소 볼살찜), 발로나 초콜릿(발로나 만자리 초콜릿과 소금 캐러멜 아이스크림) 등 최고급 음식재료가 가득하다. 미식가라면 듣기만해도 ‘파블로프의 개’ 반응을 일으킬만하다. 세계적 요리사들이 마지막 만찬으로 고른 음식과는 정반대에 가깝다. 히키씨는 “일반인이 돈을 내고 와서 식사할 때는 집에서 엄마나 아내가 해도 잘할 수 있을만한 음식 그 이상의 특별한 무엇을 원한다”면서 자신의 선택을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과 각종 자료를 뒤지면서 전세계 누구라도 한 번쯤 먹고 싶을 만한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101가지란 단지 재미있고 관심을 끌 만한 숫자로, 1000개도 1만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히키씨는 최후의 만찬으로 어떤 음식을 선택할까? 히키씨는 자신의 고향인 아일랜드식 베이컨을 넣은 샌드위치를 골랐다. “20년도 전이죠. 요리사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예요. 밤새 음식 만들고 새벽이 됐는데, 주방에서 바삭하게 구워 두툼하게 자른 베이컨 한 접시와 식빵 한 접시를 수북하게 내왔어요. 그때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잊을 수가 없어요.” 7일 만찬은 101가지 음식 중 10가지로 구성됐다. 나머지 91가지 요리는 내년 1월 1일 등 여러 차례로 나눠 소개할 예정. 히키씨는 아직 91가지 메뉴를 완전히 구성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손님들의 입맛과 요구를 아직 완전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완성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nbsp;▲ 감성돔과 랍스터 라비올리 부야베스.▲ 발로나 만자리 초콜릿과 소금 캐러멜 아이스크림&nbsp;▲ 와사비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블루핀 참치 뱃살회7일 열린 '죽기 전에 맛봐야 할 101가지 요리' 만찬에 등장한 음식' 블루핀 참치 뱃살(Blue Fin toro) 거위간(푸아그라·foie gras) 송로버섯(트러플·truffle) 알래스카산 킹크랩(Alaskan king crab) 철갑상어알(캐비아·caviar) 자연산 감성돔(wild sea bream) 바닷가재(lobster) 와규 쇠고기 등심(Wagu sirloin) 송이버섯(pine mushroom) 발로나 만자리(Valrhona Manjari) 초콜릿
  • 김 변호사, 물증공개 왜 자꾸 미루나
  • [이데일리 이진우기자]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前 삼성그룹 구조본 법무팀장)가 그동안 주장했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삼성그룹이 임원들 계좌를 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과 그 자금이 검찰과 국세청, 언론사 등 전방위적으로 살포됐다는 점,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5가지 물증을 언급했다. 그 중 자신의 이름으로 된 차명계좌들에 거액의 돈이 들어있다는 사실과 이건희 회장이 직접 로비방법을 지시한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은 이미 공개했다.&nbsp;김 변호사는 그것 말고도&nbsp;매년 수차례씩 검찰내 주요 검사들에게 돌린 이른바 '떡값'리스트도 갖고 있다고 했고, 이재용 전무의 불법적인 재산형성 과정을 담고 있는 내부문건도 있다고 했다. 삼성그룹에서 차명계좌로 활용하고 있는 임원들의 명단 일부도 갖고 있다고 했다. 그 밖에도 많은 물증과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제단의 모 신부가 '(그 증거자료들을 보고 난 후) 가슴이 벌렁벌렁 하고 잠이 안온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물증들 가운데 김 변호사가 '제대로' 공개한 것은 이건희 회장이 로비의 방법을 지시한 내용이 담긴 내부 문건 하나 뿐이다. ◇ '떡값' 용어부터 잘못됐다..맨 나중에 공개할 것 언제라도 공개할 듯했던 이른바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은 5일 기자회견에서 맨 마지막에 공개하겠다고 못박아 버렸다. &nbsp;사제단은 뇌물을 '떡값'이라고 부르는 용어 선택도 잘못됐고 언론들이 비자금의 본질을 무시하고 '떡값 검사 명단'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점을&nbsp;들어 돈 받은 검사들 리스트를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nbsp; 그러나 김용철 변호사가 뿌리 뽑겠다고 주장해 온 것이 삼성그룹과 검찰의 검은 연결고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사 명단이 본질이 아니라는 설명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nbsp;&nbsp;일각에서는 이 사건을 해결하는 키를 쥐고 있는 검찰을 강하게 압박할 경우 검찰 수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우려가 있고, 떡값 검사 명단이 공개되면&nbsp;삼성그룹의 비자금 문제가 이슈에서 벗어나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nbsp;한 사제단 관계자가 "삼성의 검찰출신 법무팀장이 이런 이런 검사들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걸 믿지 않고 또 다른 물증을 대라고 한다면 그건 수사를 안하겠다는 것이고 편파적인 것"이라고 말한 부분은&nbsp;김변호사 측의 고민과 당혹감이 드러난&nbsp;대목이다.&nbsp;◇ 언제든지 확인해준다는 계좌 안 열어보는 이유는? 비자금 계좌들 역시 계좌의 존재사실만 공개했을 뿐 계좌의 상세한 거래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변호사 측은 '보안계좌로 분류되어 있다는 이유로 계좌 내역이나 존재사실을 은행이 알려주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은행이나 굿모닝신한증권의 입장은 다르다. 우리은행 준법감시단 관계자는 "씨크릿뱅킹의 경우 본인이 해당계좌를 개설한 지점에 가야만 조회·사용이 가능하다"면서 "김용철 변호사 본인이 삼성센터지점을 방문해 거래 내역을 조회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명의가 도용되고 시크릿뱅킹도 걸려있을 수 있지만 어찌됐건 본인이 직접 찾아오면 내역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어느 지점을 방문하더라도 신분증을 제시하면 본인의 계좌 내역을 볼 수 있다"며 김 변호사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김 변호사의 이같은 행보에는 삼성그룹이 '삼성의 임원이 개인적으로 밖에서 가져와 굴리던 자금'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계좌 내역을 열어봐야 이를 뒤집을 반증이 나오기 어렵다는 고민도 담겨 있어 보인다. 삼성그룹이 5일 반박자료를 통해 "해당 계좌에 대한 입출금 내역을 조사하면 (비자금 계좌가 아님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조사 필요성을 제기한 부분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김 변호사가 언제라도 내역을 열어볼 수 있는 계좌에 대한 삼성 측의 이같은 자신감과 오히려 이를 머뭇거리고 있는 듯한 김 변호사의 행동을 미뤄볼 때, 양쪽 모두 김 변호사 명의 계좌의 내역을 열어보는 정도로는 비자금 여부를 입증할 수 없다는 상황을 이미 파악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김 변호사 측이 "나도 모르는 돈이 들어있다는 계좌번호까지 공개했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고 항변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과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해당은행에서 계좌개설 신청서를 요청해 조회하면 김 변호사의 동의하에 만든 계좌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반박할&nbsp;수 있지만 김 변호사 측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nbsp;&nbsp;☞ 관련기사 : 분실했던 주민증이 삼성 비자금 논란 열쇠?◇ 이재용 관련 문건도 공개 연기..검찰 수사 대비 수순? 김 변호사는 또 이재용 전무의 재산형성과정을 담고 있는 삼성그룹 내부문건의 공개도 미뤘다. 5일 기자회견이 시작될 무렵까지도 사제단 관계자는 '기자회견 뒷부분에 공개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으나 김 변호사가 기자회견 현장에서 '문건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추후공개'로 급선회했다.&nbsp; 사제단 측은 인파가 많이 몰린 기자회견장의 사정상 문건이 분실 또는 훼손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그랬다고 해명했지만, 문건의 복사본을 공개하는 것과 분실·훼손 우려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사제단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nbsp;사제단 측이 '기자들에게 약속했으니 따로 발표할 것'이라고 한 만큼 조만간 이 문건을 공개하겠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개시점을 미룬 김 변호사 측의 속사정과 의도는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서는 검찰수사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고 어느정도 여론 형성이 끝난 만큼 언론을 통한 폭로전을 자제하고 검찰 수사를 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 변호사가 비자금 차명계좌를 갖고 있는 삼성그룹 임원 일부의 명단을 갖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공적기관에서 이를 공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에 대해 사제단 관계자는 "공적기관이라는 의미는 검찰 등이 수사를 시작하면 그 자료를 공개할 것이고 김 변호사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7.11.06 I 이진우 기자
검찰, 아이비 협박 남성에 구속영장 청구
  • 검찰, 아이비 협박 남성에 구속영장 청구
  • ▲ 가수 아이비[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가수 아이비를 상대로 공갈, 협박을 한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은 1일 오후 6시 1개월여 동안 아이비에게 “관계를 폭로하겠다”, “동영상을 갖고 있으니 유포하기 전에 돈을 내놔라”며 협박한 Y씨에 대해&nbsp;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 아이비 소속사 팬텀엔터테인먼트(이하 팬텀)는 “현재 무직인 Y씨는 아이비와 데뷔 전부터 알고 지냈으며, 아이비가 가수 데뷔 후 이성 관계로 사귀었던 사람”이라며 “올 들어 아이비에게 자신과의 관계를 공개하라는 등의 이유로 갈등을 빚었고 최근엔 공갈 협박까지 했다”고 2일 밝혔다.&nbsp;이 과정에서 Y씨는 아이비와의 관계를 토대로 한 시나리오를 팔겠다고 연예계와 언론계 일부 인사들을 접촉하는 등 팬텀사와 아이비에 대한 명예훼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서울 강남경찰서는 10월 하순부터 첩보 수사에 착수했고, 지난달 30일 법원으로부터 Y씨에 대한 체포,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31일 Y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팬텀 측은 2일 오후 5시 팬텀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이번 사건에 관한 약식 기자회견을&nbsp;가질 예정이다.▶ 관련기사 ◀☞아이비, 보아 등 잇단 연예인 협박...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 적극 대응☞'11월 괴담' 현실되나... 11월 시작부터 잇단 사건에 연예계 초긴장☞연예가 '11월 괴담' 주의보...“올해는 제발 무사히 지나가길”☞'괴담의 11월' 앞두고 잇단 비보... 연예계 "푸닥거리라도 해야할 판"▶ 주요기사 ◀☞[취재수첩]스티브 유의 입국금지...과연 유치한 법집행이었을까?☞'태사기' 처로 역 이필립, 준수한 용모 화제☞옥소리, 내주 초 경찰소환... 간통혐의 조사☞'태사기' 기하의 냉혹한 변신에 눈길☞'웃찾사', 쓸쓸한 목요일 밤 원대복귀
2007.11.02 I 유숙 기자
'눈'의 주루플레이 잊은 인디언 눈앞서 대어놓쳐
  • [한들의 친구,야구]'눈'의 주루플레이 잊은 인디언 눈앞서 대어놓쳐
  • ▲&nbsp; 1회 1사 3루의 기회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포를 작렬시킨 더스틴 페드로이아(보스턴)가&nbsp; 홈에 마중나온 동료 데이빗 오티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로이터/뉴시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주루 플레이는 발로 하는 게 아닙니다. '눈'으로 하는 것입니다. 전성기 시절 신출귀몰한 주루 플레이를 했던 이종범은 우익수 얕은 플라이에도 2루에서 3루까지 뛰어 산 뒤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결승점을 뽑았습니다. 경기 후 이종범에게 우익수가 지척에 있었는데 어떻게 뛸 생각을 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습니다. 이종범은 "우익수가 바로 내야로 송구를 하지 않고 공을 들고 뛰어오는 게 보였다. 순간 스타트를 끊으면 분명히 뛰고 있는 상태에서 던질 것이어서 정확한 3루 송구를 할 수 없어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종범의 말은 주루 플레이가 발이 빨라서 하는 게 아니라 바로 정확한 눈, 곧 여러 가지(상대의 습관, 볼의 방향 등) 상황을 순간적으로 종합한 판단력(센스)으로 하는 것임을 웅변한 것입니다. 22일 클리블랜드-보스턴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그 숨막히는 한 점차 접전도 주루 플레이 하나로 흐름이 급반전하며 승부로 직결됐습니다. 2-3으로 바짝 따라붙은 클리블랜드의 7회말 공격 1사 후. 7번 타자 케니 로프턴은 보스턴 유격수 훌리오 루고가 높이 뜬 평범한 타구를 떨궈 단숨에 2루까지 진루, 생각지도 않았던 동점 찬스를 잡았습니다. 후속 프랭클린 구티아레스는 볼카운트 2-1서 보스턴 두 번째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의 83마일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3루 베이스를 타고 흘러 측면의 관중석 펜스까지 맞고 튀어 나오는 천금의 적시타를 날렸습니다. 그런데 어인 일인가요. 로프턴은 3루 베이스를 돈 후 멈춰 섰습니다. 이미 3루를 향해 들어갈 때부터 3루 코치가 양 팔을 하늘로 벌리며 '멈춤' 신호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펜스를 맞고 튀어나온 타구는 떼굴떼굴 그라운드 안쪽으로 굴러, 보스턴 좌익수 매니 라미레스가 약 10여m 가까이를 허둥지둥 달려와 허리를 숙여 잡을 정도였습니다. 내처 3루를 돌아 홈으로 질주했더라면 충분히 동점 득점을 하고도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1차적으로 막은 3루 코치의 실수였지만 2루주자 로프턴의 안이한 주루 플레이가 더 문제였습니다. 바로 발이 아닌, 눈으로 하는 주루 플레이의 기본을 망각했기 때문입니다. 더욱 타구도 자신의 눈앞에서 흘러가고 있어 로프턴은 3루 코치를 볼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내처 홈으로 달렸어야 했습니다. 로프턴이 이렇게 소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한 데는 앞서 5회 선두로 나와 그린 몬스터 중단을 때리는 안타를 날린 뒤 2루까지 뛰다 라미레스의 호송구에 걸려 객사한 탓도 있었을 것입니다(사실 이 아웃도 로스턴에게는 억울한 것이었습니다. TV의 느린 그림으로 봤을 때 타이밍상으로는 아웃이었지만 보스턴 2루수 더스틴 페드로이아의 태그보다 로프턴의 2루 베이스 터치가 더 빨랐습니다). 그러나 로프턴이 누구입니까. 발도 빠르고 주루 플레이도 잘하는 산전수전 다 겪은 40세 백전노장입니다. 그에게 마가 끼어도 단단히 끼지 않았다면 설명할 도리가 없는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였습니다. 경기 후 로프턴은 "이미 볼이 내 뒤로 가 나는 3루 코치의 처분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스키너 3루 코치는 "공이 유격수쪽으로 흘러간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유가 어쨌든 두 사람 모두 주루플레이의 기본인 '눈'을 잃어버렸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클리블랜드의 불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았던 1사 1, 3루. 9번 케이시 블레이크가 오카지마의 초구 83마일 바깥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날린 것입니다. 블레이크는 이날 3회 2사 후 팀의 첫 안타를 날리고, 5회에도 2-3으로 따라붙는 징검 다리 안타를 날렸는데 정작 찬스에서, 전혀 서두를 필요도 없었는데도 초구를 건드려 물거품으로 만들었습니다. 중반 이후 선발 투수 제이크 웨스트브룩의 싱커가 완전히 살아나며 클리블랜드가 추격의 흐름을 타고 있던 경기는 순식간에 보스턴으로 다시 역류했습니다. 최고의 셋업맨 라파엘 베탄코트를 7회말 등판시킨 보람도 없이.... 공교롭게 그 출발도 7회초 병살타를 날린 3루수 블레이크였습니다. 블레이크는 전 타석의 공격이 아직 머리에 남아 있었는지 보스턴 선두 8번타자 제코비 엘스베리의 땅볼을 뒤로 물러서며 잡으려다가 뒤로 빠트리며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습니다. 루고의 보내기 번트로 엘스베리를 3루에 보낸 보스턴은 1번 페드로이아가 베탄코트의 2구 가운데 높은 93마일 패스트볼을 그대로 잡아 돌려 그린몬스터를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꽂았습니다. 5-2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은 대포였습니다. 보스턴은 8회 오카지마에게 미련을 뒀다가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철의 수문장' 조나단 파펠본을 투입해 클리블랜드 클린업트리오를 틀어막고 8회말 다시 집중 5안타로 6득점, 승부를 완전히 갈랐습니다. 1승 후 3연패를 딛고 3연승으로 '절대 최강'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3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눈앞에 둔 것입니다. 반면 클리블랜드는 로프턴이 눈으로 하는 주루 플이만 했더라도 10년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물론 5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노려볼 수 있었는데 그 꿈이 눈 때문에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 관련기사 ◀☞[한들의 친구,야구]보스턴 반전의 미니시리즈 '주연 베켓 조연 베리택'☞[한들의 친구,야구]2004년-2007년의 보스턴 불펜, 그 극명한 빨간 양말의 구멍☞[한들의 친구,야구]‘이것이 빅볼’ 보여준 로프톤의 선제 V투런☞[한들의 친구,야구]실투가 아닌 기교파의 한계, 리반이 맞은 결승 3점홈런☞[한들의 친구,야구]39세 감독 웨지의 승부수, 인디언스 연장 대승 밑거름
2007.10.22 I 한들 기자
  • 선거때면 생각나는 김대업..뭐하고 지내나
  • [조선일보 제공] “김대업(金大業)식 공작정치의 향수를 버려라.” “BBK 전(前) 대표 김경준은 제2의 김대업이다.” 본격적인 대선전(戰)을 앞두고, 여의도의 정가에서는 또다시 ‘김대업’이라는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김대업(45)은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인 이회창씨의 장남 정연씨가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과 전 병무청장 등이 대책회의를 했다”고 폭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병풍(兵風)’ 사건의 주인공이다. 김씨의 무차별한 의혹 제기와 한나라당 간의 고소·고발은 몇 개월 동안 확대 재생산됐고, 이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의 도덕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검찰은 김씨가 증거로 제출한 녹음테이프가 조작됐음을 밝혀냈고, 김씨는 2004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고와 명예훼손, 공무원 자격 사칭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04년 모범수로 특별가석방1년 9개월 동안 복역한 김씨가 ‘자유의 몸’이 된 것은 2004년 10월 30일. 그는 ‘제3회 교정의 날’을 맞아 모범 수형자로 인정돼 특별 가석방됐다. 이후 다시 언론에 등장한 것은 2005년 5월. 김씨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사과받기를 원하니 사과를 보낸다”며 ‘놀리듯이’ 5㎏짜리 사과상자를 전달했다. 또 친노(親盧)매체인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사과상자에 돈을 넣지 않아 죄송합니다”라며 공개편지를 쓴 후 “열린우리당 앞에서 시위를 해서라도 병풍특검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병풍이 공작이라는 증거도 없이 저를 (공작자로) 매도하는 일이 없도록 경고한다”고 말했다. 해프닝으로 끝났던 사건 이후 그는 작년 12월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친노(親盧)그룹이 마련한 ‘대선승리 4주년 기념행사’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것. 그의 등장은 여의도를 긴장시켰고, 한나라당에선 즉각 “김씨를 대선의 1등 공신으로 인정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2년 대선 때 아내가 하던 식당을 접은 뒤 가게를 얻으려고 해도 소문이 나서 계약이 파기되곤 했다”며 “나는 정치권의 논리에 의해 감옥에 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땅 사기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김씨에 관한 가장 최근의 소식은 ‘땅 사기’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올 4월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그가 2005년 2월 경기 연천군의 임야를 매매 주선하면서 박모(여·45)씨에게 땅값을 부풀려 2억7000만원을 가로챘다며 불구속 입건했다. 그 땅을 “곧 문화관광단지로 개발될 지역”이라며 땅값을 3억7000만원이라고 속여서 받은 후, 원래 소유주에게는 1억원만 지불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청 관계자는 “김씨의 집 주소지는 대구 수성구로 돼 있었으나, 특정한 직업이 없이 전국을 돌아다녔다”며 “무역업을 한다고는 진술했지만 회사를 갖고 있지도 않았고 아내와 자녀들과는 거의 교류가 없는 듯 했다”고 말했다. 김씨를 아는 경찰 관계자는 “한동안 강남의 유부녀들을 대상으로 땅 사기를 한다고 알려졌었는데 경찰 수사를 받고 난 이후부터는 조용하다”고 말했다. ◆사기와 협박 등 전과 여러 차례1981년 육군하사로 입대한 후 병역비리에 연루돼 1985년 제대한 김씨의 ‘사기’와 ‘협박’ 전과는 이미 여러 차례다. 1997년 9월에도 ‘현역 육군중장 신분의 청와대 특명1국장’이라고 사칭하고, 헤어지자는 내연녀의 요구에 나체사진 2장과 ‘이 사진을 전국 서점과 인터넷에 전송하겠다”는 편지를 찍어보낸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2001년 9월에는 고위공직자와 병무비리를 수사하는 사정기관원으로 행세하면서 피해자가 받지 못하는 돈을 대신 받아주겠다고 속여 3억77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의무부사관 출신으로 병역면제를 위한 신체검사 브로커 역할도 했던 김씨는 3차례나 병무비리 수사에 참가하기도 했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군·검·경 병무비리 합동수사본부’에서, 2000년부터 1년 동안 서울 서부지검의 합동수사반에서, 2001년 3월 사기혐의로 긴급체포돼 구치소에 있으면서 2001년 8월부터 2002년 2월까지 서울지검 검사실에서 각 병무관련 서류를 검토했다. 뒤늦게나마 김씨의 허위 폭로로 인해 명예를 훼손당한 이들은 복권되고 있다. 올 7월, 서울고법 민사9부는 김씨가 “이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수사팀장이 은폐했다”고 허위 제보해 명예를 훼손했으니, 당시 군(軍) 검찰부장이었던 고석 대령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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