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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리보는 경제신문)`아베의 일본` 개막
  • [이데일리 강종구기자] 다음은 9월20일자 경제신문 주요기사다.(가나다 순)◇매일경제 ▲1면 -`아베의 일본` 개막-태국 군부 쿠데타로 탁신총리 실각..바트화 급락 경제불안-평택에 분당크기 신도시 생긴다▲종합 -"신흥시장 자금이탈 우려" 아시아증시 동반 하락-태국여행 주의보..항공운항은 예정대로-"과다한 정부계획이 시장경제 왜곡"-전문대 영리법인화 허용 검토-中, 짝퉁 만들다 딱 걸렸네▲정치·외교안보 -주택본부서 부동산정책 총괄-靑, 전효숙 헌재소장 강행▲국제 -성장엔진 단 브릭스, 갑부증가도 세계 최고-中 위안화 `폴슨 효과`▲금융·재테크 -엔/원 환율 800원도 위협-미국교포 한국 부동산 담보로 대출-"근저당권 설정비 은행서 부담"-"외국계 생보사 보험료에 거품"▲기업과 증권 -현대차 인도공장 대폭 확대-이건희회장 "디자인·R&D 잘해야 21세기 창조적 경영"-보르도TV 6개월만에 100만대-휘발유값 더 내릴 듯-킴벌리클락 한국에 R&D 센터-LCD 부품공장 쉴틈 없다-삼성 14개 전계열사 흑자 기대-저무는 박카스 그러나... 동아제약 전문의약품社 승부▲증권·종합 -메리츠證, 한불종금 인수했다-샘표식품  대주주 지분 24% 우리증권 사모펀드에 넘겨-원高 다시 증시 복병으로▲부동산 -분양원가 공개 논란 재점화-서울 강북 중대형 아파트도 평당 2천만원대 분양 줄이어-부천 경매시장 과열조짐-강남선 미분양도 `귀하신 몸`◇서울경제 ▲1면 -전북銀 인수 3파전..증권사가 은행 삼키나-태국 쿠데타 여파, 세계금융시장 한때 요동-노인 60%에 기초연금 지급 추진-아베, 日 자민당 총재 당선▲종합 -포항건설노조 82일간 장기파업 종결-공공택지發 고분양가 논란, 강북 민영아파트로 확산-건교부에 주택본부 신설-LG상사 `카자흐 3호유전` 확보-서비스업 보유세 줄이고 사업용 땅 거래세도 인하▲금융 -환급형 제3보험 `끼워팔기` 못한다-"AIG등 외국계 생보사들 사업비 부풀려 폭리 취해"-年 40% 이자제한법 재도입 싸고 논란▲정치 -`전효숙 임명안` 처리 小野 3당 설득으로 가닥-국감, 기업인 저격수 눈길-천영우-힐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뉴욕 회동, 회담재개 해법 찾을지 주목▲국제 -위안화 이틀연속 최고가 경신-무디스·S&P, 포드 신용등급 또 하향 조정▲산업 -이건희 회장 `스피드 경영` 강조-현대차, 印 엔진공장 등도 증설-두산重, 美·UAE에 연내 설립-`짝퉁` LG  에어컨·TV 중국서 대거 적발-게임업체 `글로벌 기업화` 잰걸음-디카 화질 진화 어디까지...-LG휴대폰 美 소비자만족도 1위-'SK-II` 백화점서 퇴출-유통업체 추석 영업시간 늘린다▲증권 -아이브릿지 대표, BW 헐값 인수 논란-국민연금 "최대 2조 더 산다"▲사회 -"근저당권 설정비 은행서 부담을"-보육·간병·방과후 활동등 사회서비스 분야 일자리 80만개 만든다-`잘못 거둔 지방세` 작년 4000억▲부동산 -수도권 중소형 미분양에 `햇살`-도시개발사업 지역 분양 봇물◇한국경제 ▲1면 -2조원 넘는 일자리대책 두달만에 `뚝딱`-근저당 설정비 은행이 내야-도요타 사장 "현대차는 라이벌"-국고채3년물 4.67% 연중최저 수준  급락▲종합 -열감지 100배 높인 `꿈의 센서` 나왔다-KTX가 영화개봉관-"거시정책 재조정 여부 연말까지 상황후 결정" 박병원 재경차관-與 내주 국민연금案 발의..개혁 속도낼까-사회 서비스 일자리 80만개 만든다-거래소 상장차익 일부 공익기금 조성, 금융전문인력 키운다-"펀드자본주의 역기능 차단, 경영권 방어 허용을" 삼성硏▲국제 -"보통사람 뽑아 인재 육성 도요타의 성공 비결이죠" -유가 6개월만에 최저 61불대로-"최고의 MBA는 스페인 ESADE"▲사회-`전문 베이비시티` 사업 뜬다-집단민원 `시민법정`에 세운다▲산업 -`조석 빅3` 사상 첫 年수주액 100억불 동시 돌파-금호석유화학, 中에 첫 공장-동영상 전문사이트>포털..네티즌 이용시간 최대 4배 길어-"日 게이머 이번 기회에 잡자"..국내업체 도쿄게임쇼 참가-두산重, 미국에 담수 R&D 센터-현대重, 태양광설비 5000만불 수주-`벤처 패자부활제` 있으나 마나-결혼예물시장, 다이아의 반격.."金에 뺏긴 고객 잡아라"-`하이 서울` 브랜드 38개업체..`협동경영` 돈되네▲부동산 -"월세 놓습니다" 5년새 43% 급증-도시개발사업 대단지 분양 러시-6억 넘는양도세 특례 1주택 팔때 "비과세·감면혜택 중복 적용"-일시적 2주택자 "속탄다"-농림부 "전원마을로 이사오세요"..평창 등 내달 2834가구 입주자 모집▲금융 -은행도 `만기환급형 보험` 판매-저축銀 예금금리 "올리고 보자"-은행들,ATM·CD 교체 바람▲증권 -우리투자證 사모펀드, 샘표식품 24.1% 전격인수, 이복형제간 `경영다툼` 재연?-네오웨이브 경영권 놓고 물밑 협상
2006.09.20 I 강종구 기자
  • (황창규의 실전 돈굴리기)펀드투자는 꿈과 시간에 투자하는 것
  • [이데일리 황창규 컬럼니스트] "시간이 흘러가면 모든 것들이 변합니다. 변화는 늘 우리와 함께 있지만 우리는 변화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기치 않은 변화가 생기면 불안해 하고, 혹시 삶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까 봐 두려워합니다. 변화는 지금까지의 익숙한 상황에 작별을 고하고, 새롭고 낯선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때로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은 그 상황의 낯설 음이나 익숙함이 아니라, 그 중간에 존재하는 시간입니다."(엘리자베스 퀴블러의 `인생 수업` 中)“이게 뭐야 가입한 지 2달 만에 마이너스 10%라니… 속상해 죽겠어요.” “내가 펀드 들어갈 때인 5월 초가 고점이었네. 이젠 신문에 나오는 경제전문가 말 못 믿겠어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거주하는 50대 전업주부 한씨는 정기적금이 만기가 되자 만기자금과 그간 불입하였던 적금의 월 불입금과 같은 금액으로 국내성장추구형주식간접투자신탁(이하 `펀드`라고 한다)과 이머징마켓 해외재간접투자신탁에 나눠 투자했으나 5월 들어 글로벌 증시와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 여파로 투자한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를 보이자 매우 불안해했다. 필자는 이머징마켓의 최근 회복세와 하반기 실적주 중심의 상승세가 예상되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몇 가지 리포트를 제시하면서 단기 수익률 움직임에 너무 마음 쓰지 말고 2년 후 세입자에게 돌려 줄 전세 보증금이니 만큼 느긋하게 지켜볼 것을 조언했다.펀드 투자는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되지만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를 통해 돈을 굴리는 것이다. 투자자는 직접투자 시 소모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비교적 소액으로서도 많은 주식이나 여러 종류의 채권에 분산 투자할 수 있다.펀드 투자는 꿈과 시간에 투자하는 것펀드를 이용해 투자했다 해도 시장 움직임에 너무 민감하다 보면 펀드 투자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릴 수 있다. 단기간 시장 변동에 너무 집착해 주식 매매하듯 펀드를 반복 환매한다면 수익율은 저조해지고 수수료 부담만 늘어나게 될 것이다. 따라서 투자 기간을 미리 정하고 이에 따라 돈을 굴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에겐 각자의 입장에 따라 자신의 꿈이 있다. 그것이 해외연수나 결혼일 수도 있고, 반 평생 같이 한 사랑하는 배우자와의 여유로운 노후 생활일 수도 있다. 펀드는 이같은 꿈과 시간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조정장세에서 회복 기미가 보이는 시점이 펀드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필자는 판단한다.예를 들어, 5년 후 해외 여행 또는 연수를 가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한다면, 적립금 외에 적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어야 목표를 달성하거나 앞당길 수 있으므로 성장형 주식과 배당형 주식에 중점 운용하는 적립식펀드를 정액투자 해나가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20대 후반의 무주택 사회 초년생이라면 장기주택마련저축과 성장추구형적립식펀드에 나눠 적립해나가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노후 생활에 대비하기 위해 장기투자자금을 마련하려는 30대 중반이라면 변액연금보험 적립식을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 선택이 될 것이다.물론 재무목표와 달리 순수하게 투자 수단으로서 펀드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투자 기간과 기대 수익률을 금융회사 직원과 사전 협의한 후 그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환매 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 하겠다.펀드 투자 시 챙겨볼 것은?쏟아져 나오는 각종 펀드들은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위험 감수 정도, 그리고 투자 가능기간에 따라 달리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펀드 투자 시, 좋은 펀드를 어떻게 골라야 할 지 적지 않은 고민거리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 자신도 은행 PB지만 금융회사 펀드 판매담당자들은 자기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에 대한 장점을 주로 강조한다. 물론 각 금융회사 판매담당자들이 적극적으로 권하는 펀드 상품은 해당 금융사에서 전략적으로 판매 확대를 꾀하는 상품들이다.그렇다면 상품 소비자인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펀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먼저 펀드 평가회사의 정보를 이용한다. 한국펀드평가나 제로인, 모닝스타 등과 같은 펀드평가회사의 펀드 평가 정보는 인터넷으로 충분히 검색할 수 있다.둘째, 자산운용협회를 통해 현재 운용중인 펀드 내용과 운용수익률 등의 기초 정보,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재무상태 등을 알아보자.셋째, 벤치마크(BM : Benchmark)와 비교해보자. 펀드를 평가 시 단순하게 그 펀드의 과거 수익률로만 비교해서는 안된다. 투자 위험과 상대적인 비교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해당 펀드가 추구하는 벤치마크 수익률이다. 금융회사 펀드 홍보물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나온다.벤치마크는 펀드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잣대로 펀드가 가지고 있는 자산운용의 목표라고 이해하면 된다. 펀드는 벤치마크의 수익률을 따르거나 그 이상을 추구한다.그렇다면 벤치마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자들은 자신의 펀드가 이익이 나면 좋은 펀드라고 하고, 손해가 발생하면 좋지 않은 펀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펀드는 자체 수익률만 가지고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보자. 지난 2005년 주식시장이 연간 50% 넘게 상승했는데 내가 투자한 주식형펀드는 30%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면 이 펀드는 좋은 펀드일까? 반대로 주식시장이 연간 30% 하락했을 때 내가 투자한 펀드가 5% 정도의 손실을 냈다면 단순히 손실을 냈다고 해서 나쁜 펀드일까?이렇게 본다면 절대적 수익률만으로 펀드를 평가할 수 없다. 이런 점 때문에 펀드 수익률은 항상 벤치마크 수익률과 비교해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벤치마크는 펀드의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된다. 국내주식형펀드의 대부분은 선물과 옵션의 기초자산이 되는 KOSPI200지수를 벤치마크 지수로 사용한다. 코스닥 시장에 주로 투자한다면 코스닥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게 된다. 채권형펀드의 경우에는 채권 지수가 1차적인 벤치마크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벤치마크로 한다.마지막으로 혼합형펀드는 주식과 채권의 투자 비율에 따라 벤치마크 비율을 달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주식과 채권에 6 : 4로 운용될 경우, 60%는 주식시장, 40%는 채권시장으로 각각 계산해 합친 것이 벤치마크 수익률이 된다.여기에서 개별펀드 수익률에서 벤치마크 수익률을 뺀 값을 벤치마크 초과 수익률이라고 하는데 이 초과 수익률이 클수록 펀드 운용을 잘하고 있는 펀드라고 볼 수 있다.펀드 투자 시 유의할 점은?사실 투자형 상품은 은행의 입출금예금이나 투신사 MMF처럼 수시로 입출금할 수 없어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쉽게 바꾸기가 어렵다.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만날 수 있는 대부분의 펀드 상품들은 3개월, 6개월 또는 1년 이내에 중도환매하게 되면 투자기간 동안 발생한 이익의 70% 정도를 환매수수료로 회수해간다. 일부 펀드는 가입할 때 먼저 수수료를 내기도 한다. 따라서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막연히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다는 말만 믿고 투자하면 안된다. 상품을 고르기 전에 이 자금의 최소 또는 최장 투자기간이 어느 정도인지를 검토해야 하고, 상품을 선택했다면 투자설명서, 약관, 해당 펀드의 과거 기간별 수익률, 자산운용사를 살펴본다.신청서와 투자설명서에 서명하고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저절로 수익률이 관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시작인 것이다. 가입 후 대략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는 자신이 투자한 펀드 수익률을 체크해 보면서 담당 직원의 의견을 잘 챙긴다. 그러나 금융회사 직원도 투자한 펀드의 미래 움직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스스로 신문 경제기사를 꼼꼼히 살펴보고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거래 금융기관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눈품`을 아낌없이 파는 것이 좋겠다. (황창규 하나은행 대치역지점 PB팀장)
2006.09.18 I 황창규 기자
“술·옷값만 줄여도 절반 성공 카드社 다니지만 카드 하나뿐”
  • “술·옷값만 줄여도 절반 성공 카드社 다니지만 카드 하나뿐”
  • ▲ 결혼 후 6년 만인 작년 7월 67평 아파트를 구입한 박범영씨 가족.[조선일보 제공] 박범영(35)씨가 1998년 외환위기 직후 LG카드에 입사했을 때 연봉은 2400만원. “가만 계산해보니까 3억원 통장만 있으면 내 연봉이 이자로 나오겠더라고요. 내 몸값이 3억원밖에 안 됐던 셈이죠. 악착같이 돈 모아 집부터 장만해야겠다고 이를 악 물었죠.” 박씨의 ‘눈물 나는’ 내 집 마련 재테크 작전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1999년 초등학교 동창 진은주(35·유치원 교사)씨와 결혼해 맞벌이가 된 박씨는 우선 장기 목표와 실천 전략을 세웠다. ‘10년 내 10억원 모으기, 월급 절반 이상 무조건 저축.’ 2010년까지 부부의 수입·지출내역과 현금·주택·자동차·주식·퇴직금 자산을 예측한 ‘자산 형성 계획서’를 지갑에 넣고 다녔다. ◆절약 또 절약 당시 부부의 월급을 합친 금액이 520만원. 생활비를 월 150만원으로 졸라맸다. 나머지 돈은 모조리 은행으로 보냈다. 저축 가입의 철칙은 비(非)과세. 근로자우대저축, 비과세가계마련저축, 장기주택마련저축을 모두 들었다. 당시 금리가 연 7~8%대였지만, 세제혜택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은 연 11~12%나 됐다. 이렇게 한 해 5000만원 이상을 모을 수 있었다. 생활 습관을 바꾸는 건 필수였다. 카드회사 직원이지만 신용카드는 한 장밖에 없다. 용돈 20만원은 체크카드로 쓴다. 할인점 이용 횟수도 1주일에 한 번. 주로 식품·생선의 ‘반짝 할인’ 행사가 있는 주말 늦은 시간에 갔다. 자가용은 주말에만 사용했다. 회식과 술자리는 1주일에 한 번씩만. 두 자녀의 과외공부는 직접 가르쳤다. 영화는 할인쿠폰과 이벤트로 즐기고, 놀이동산은 회사 복리후생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가장 무서운 건, 자칫 가계에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술값과 옷값’. 양복, 넥타이, 와이셔츠는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가장 낮은 가격에 구입했다. 부인은 아예 백화점에 가질 않았다. ◆드디어 6년 만에 내 집 마련 부부는 결혼 후 산본(군포시)?일원동(서울)?죽전(용인)으로 전셋집을 전전했다. 6년간 셋집살이를 하는 동안 목돈이 꽤 모아졌다. 드디어 작년 4월부터 집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고향인 문산 근처에 있는 파주 지역을 선택했다. 주택공사와 경기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각종 정보를 수집했다. 신도시와 주변 지역 개발계획, 미래 철도 노선, 도시개발계획 구역도, 경기 북부 개발 계획과 같은 50여개의 자료를 꼼꼼히 뒤졌다. 분석이 끝난 뒤 박씨 부부는 주저 없이 내질렀다. 모은 돈 2억8000만원에 은행 빚 1억원을 더해 3억8000만원을 주고 파주 교하 신도시에 있는 67평형 아파트를 샀다. 방 5개, 14층 남향, 1500여 대단지…. 아이들에게 방 1개씩 주고 서재를 갖고 싶었던 꿈이 이뤄졌다. ‘짠돌이 습관’이 몸에 깊이 배어서 그럴까. 집 장만 후에도 박씨 가족의 절약생활은 끝나지 않았다. 67평형 관리비는 월 15만원 정도로 묶었다. 이사할 때 드는 에어컨 설치료 10만원이 아까웠다. 박씨가 ‘내 쇼핑 역사상 최고 실패작’으로 꼽는 에어컨은 그 후 장식용으로 전락했다.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도 선풍기 한 대로 지냈다. “집 살 때 빚진 1억원부터 얼른 갚아 버려야죠.” 전문가 조언 봉급을 쪼개 내 집을 마련하는 건 마라톤과 같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세금을 절약하고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재테크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문가들은 우선 청약예금을 가입하라고 권한다. 당장엔 아파트를 분양받을 계획이 없더라도 청약 1순위 통장을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 분양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도 필수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가입 후 7년이 지나면 비과세인 데다 금리도 상대적으로 높다. 1년 가입 금액 40%(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농협이나 새마을금고에서 가입할 수 있는 조합예탁금도 요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자소득세와 주민세가 면제되고 농특세 1.4%만 내면 된다. 자녀 이름으로 가입해도 혜택이 같기 때문에 가족 수만큼 가입할 수 있다. 김창수 하나은행 재테크팀장은 “직장 초년생이 월 100만원씩 저축한다면 청약예금에 20만원, 장기주택마련저축에 30~40만원, 적립식 펀드에 20~30만원, 조합예탁금에 20만원 정도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거래 은행에서 급여전용통장을 개설하면 수수료가 면제 또는 할인된다. 대부분 은행들이 급여전용통장에는 0.1~0.2% 금리도 더 얹어 준다. 김은정 신한은행 PB지원실 차장은 “신용카드 덜 쓰고, 체크카드·현금영수증으로 전환하고, 가계부를 꼬박꼬박 쓰는 습관이 목돈을 모으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daily인터뷰)`온라인의 제일기획을 꿈꾼다`
  • (edaily인터뷰)`온라인의 제일기획을 꿈꾼다`
  •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온라인의 제일기획이라는 꿈이 실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닙니다" 박희강 코마스인 공동 대표(사진)는 남보기에 원대한 목표를 담담하게 풀어놨다. 코마스인은 하도 난무해서 이제는 누군가 `M&A를 통한 상장`이라 부르자고하는 우회상장업체중 하나다. 지난 5월 최대주주인 코마스의 인터넷 광고 부문 영업을 양수하면서 이제 기존 전자문서관리사업과 인터넷 광고사업을 두 축으로 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인터넷 광고 시장은 올해 8900억원 규모로 전체 광고시장의 12∼13%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본격 형성된 뒤 매년 30%대의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인터넷 포털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된 것 역시 인터넷 광고의 큰 폭 신장을 반영한 것. 하지만 광고회사 입장에서 볼 때 인터넷 광고는 기존 오프라인 광고보다 덩치가 작아 대기업 광고회사가 참여하기에는 수지가 잘 맞지 않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코마스인은 초기부터 인터넷 광고 시장에 뛰어든 선두업체로서 인터넷 광고 시장의 성장을 고스란히 흡수하겠다는 각오다. ◇감자 지연에 본격 사업 전환 늦어져 코마스인은 남들처럼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일련의 우회상장을 처리하지 못했다. 코마스인의 전신은 이노티지. 이노티지는 이미 한차례 우회상장을 한 경력이 있는 회사였다. 지난 2003년말 비상장사인 티지코프가 이노디지털을 인수했고 주식교환을 실시, 2004년초 이노티지가 출범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결국 그해 9월 코마스측으로 경영권이 넘어간다. 1년만에 주인이 또 바뀌었다. 코마스도 다른 기업들처럼 최대주주가 바뀐 뒤 즉각 신규 사업 추진이나 우회상장 절차를 거쳐야 하려 했었다. 감자를 거친 뒤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회사가 장내에서 지분을 매입한 뒤 지분권을 행사하려 들면서 걸림돌로 작용했다. 박희강 대표는 "인수 직후 직원들 월급도 줄 자금도 없어 급히 10억원 가량을 조달, 월급을 지급할 정도였다"며 "감자를 진행하고 코마스의 사업을 추가하려 했지만 기존 주주들이 반대하는 바람에 이마저 지연됐다"고 말했다. 자본금 감소는 주주총회에서 한차례 무산됐고 다시 감자를 추진하면서 지난해 6월에야 마무리됐다. 당시는 우회상장이 만개하던 시절로 타이밍상 나쁘지 않았다. 이번에는 퇴출 위험이 발목을 잡았다. 이노티지는 2004 회계년도 결산시 경상손실 및 시가총액 5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외부감사인도 금융감독원의 지정을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 박 대표는 "6월 결산이 되다보니 결산과 맞물렸고 결산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사업 추진은 큰 부담이 됐다"며 "결산이 끝나고 추진하려 보니 이제는 12월 결산법인인 코마스가 결산에 들어가면서 때를 놓쳤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마스의 인터넷 광고 부문 영업양수는 올 1월 결의됐고 지난 5월 영업양수가 마무리됐다. 지난 2004년 9월 피인수뒤 목적한 바를 이루기까지 20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인터넷 광고..바로 이것이 `성장산업` 한국인터넷마케팅협회에 따르면 인터넷 광고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1360억원을 기록, 1000억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6625억원으로 연평균 77%의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인터넷 광고는 검색광고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올해 상반기 4247억원을 기록, 올해 전체적으로는 8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규모로 전체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13%, 처음으로 전체 광고 시장(올해 7조1000억원 예상)내 비중이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 5년간 전체 매체의 광고비는 약 6%의 성장을 보인 반면, 인터넷광고비는 400% 가까운 성장세를 탄 셈이다. 특히 연평균 물가인상률이 평균 3.5%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TV와 신문 등 다른 매체의 광고는 정체돼 있는 반면 인터넷 광고 시장은 아직까지는 급속한 외형 불리기를 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업계 1인자 도약 코마스인의 최대주주인 코마스는 지난 2000년 인터넷 광고 사업에 뛰어 들었다. 첫 해 19억8600만원 매출(순매출액 기준)에 4억5000만원의 경상이익을 올린 이후 지난해 인터넷 광고 매출은 96억3600만원, 경상이익은 11억2100만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인터파크, 맥도날드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고 인터넷 광고업체중에서 덩치가 가장 크다. 덩치가 가장 큰 것은 인터넷 광고라는 업종 특성 때문이다. 즉, 인터넷 광고는 건당 규모가 크지 않은 것은 물론 그나마도 작은 건이건 큰 건이건 투입되는 시간과 인력비용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가장 큰 고객인 SK텔레콤의 인터넷 광고 비용이 수십억원에 불과하고 네티즌의 반응을 즉각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 투입은 지속돼야 한다.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광고 대기업이 인터넷 광고 사업을 망설이고 있고 코마스는 그 틈을 비집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박 대표는 "대기업의 인터넷 광고 시장 참여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급성장하는 인터넷 광고 1위 자리를 계속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해외 주요 광고회사와 자본 유치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해외 법인의 광고도 자연스레 흡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세계 3대 광고시장으로 성장할 중국과 일본 온라인 광고 시장 진출도 추진할 것"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표는 전자문서관리 등 기존 사업도 고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의 업계와 자체 구조조정으로 기존 사업부문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006.09.06 I 김세형 기자
  • (한근태의 靑春전략)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②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아주 어렵게 공부해 일류대학에 들어간 친구가 있었다. 워낙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세상 보는 시각이 삐딱했고 늘 비판적이었다. 또 무차별적으로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곤 했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래디칼(radical)`이다. 화학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래디칼이라고 한다. 그만큼 호전적이고, 신경질적이라 붙여진 별명이다. 그는 늘 시비조로 이야기했다. 위 아래 할 것 없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상을 쓰고, 이내 말로 불만을 털어내곤 했다. 사람들은 그와 함께 있을 때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매우 신경 썼다. 당연히 주변에 사람들이 없어지고 왕따를 당했다. 외로워진 그는 더욱 증세가 심해졌고 결국 조직에서 버티지 못하고 떠났다. 나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태도가 얼마나 우리 삶에 중요한지 절감한다. 태도는 어떤 일이나 사람에 관련된 마음이나 감정 상태다. 가장 오래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언어나 글이 만들어지기 전 몇 백 만년 동안 사람은 언어가 아니라 신체와 얼굴 표정으로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했다. 지금도 우리는 사람이나 사물에 대한 태도와 감정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태도는 삶의 성패를 좌우한다. 태도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교세라 회장은 성공의 요소 세 가지를 환경, 역량, 태도라고 말했다. 이 중 환경과 역량은 우리 뜻대로 할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태도 뿐이다. 우리가 선택한 태도가 우리 인생을 바꾼다. 삶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10%와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 90%로 이뤄져 있다. 매일 내리는 가장 중요한 결정은 어떤 태도를 선택할 것인가다. 그것은 과거의 경험, 교육 수준, 은행 잔고, 성공이나 실패, 영광이나 고통, 나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말, 상황과 지위보다 훨씬 중요하다. 태도는 진보나 퇴보냐를 결정한다. 희망을 주기도 하고 모욕을 주기도 한다. 태도만 옳다면 넘지 못할 장벽도, 건너지 못할 골짜기도, 이루지 못할 꿈도, 헤쳐나가지 못할 도전도 없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일이 있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없는 일과 우리 힘으로 컨트롤 가능한 일이 그것이다. 태도는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는 태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고 선택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태도를 바꿀 수 있다. 집을 어질러 놓는 아이들 때문에 짜증이 난다면 "아이들이 커서 집을 떠나면 얼마나 외로울까"를 생각해보라. 직장에서 과도한 업무 때문에 힘들다면 "실직 당해 매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를 생각해 보라. 직장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까딱이`라는 별명을 가진 직원이 있었다. 그는 인사할 때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만 까딱했다. 아무 말도, 표정의 변화도 없이 고개만 숙이는 것이다.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기분이 확 상한다. 오죽했으면 나는 그 친구를 복도에서 마주치면 일부러 옆으로 피했다. 태도는 그랬지만 일은 그런대로 했다. 하지만 결국 과장 진급에서 두 번 누락된 후 회사를 나가야 했다. 인사를 잘못한 것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인생역전`이라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인생은 서서히 변화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주도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태도다. 태도를 바꿔야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이렇게 살 수 밖에 없다.
2006.09.01 I 한근태 기자
 “120만원으로 한달 너끈… 동남아 왜 갑니까”
  • [은퇴생활 탐구] “120만원으로 한달 너끈… 동남아 왜 갑니까”
  • ▲ 고향 제주에서 은퇴 생활을 하는 김권식씨가 부인 신보순씨와 함께 자신이 일군 밭에서 나무를 돌보고 있다.김씨는“시골에서 살면 노후 생활비는 12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조선일보 제공] 밀짚모자를 쓴 김권식(61) 전(前) 포스코 부사장은 쭈그린 자세로 밭에서 1시간 넘게 풀을 뽑고 있었다. 제주 해안에서 멀지 않은 때문인지 바람 속에서 바다 내음이 느껴졌다. 그가 ‘노후 재산 1호’로 꼽는 제주시 이호동에 위치한 1000평 규모의 밭은 퇴직금으로 장만한 것이다. 밭 입구에는 장승 같은 야자수가 떡 버티고 있고, 밭 안쪽에는 종려나무·벚나무·단풍나무 등 500여 그루의 조경수가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곧장 밭으로 나와 풀을 뽑고 나무를 가꿉니다. 마지막 직장인 창원특수강(포스코 계열사) 사장직에서 물러나 제주로 온 게 작년 3월이니 벌써 1년6개월이 지났군요. 이제 ‘초보 농군’의 딱지를 뗀 것 같습니다.” 햇볕에 검게 그을린 피부에 밀짚모자를 눌러쓰니 그의 모습은 영락 없는 시골 아저씨다. 8000명의 부하 직원을 호령하던 광양제철소장 시절의 자취는 온데간데없다. 은퇴 생활의 첫 번째 덕목이 ‘옛날의 지위를 빨리 잊는다’는 것이라면 김씨는 과거를 잊는 데는 확실히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샐러리맨들은 도시 생활이 힘들어질 때마다 마음 속으로 ‘은퇴하면 고향으로 돌아가겠다’는 꿈을 꾼다. 그러나 꿈을 현실로 옮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자녀와 친구들, 생활 터전이 있는 도시를 선뜻 떠난다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은퇴 후 귀향에 성공한 김씨는 ‘행복한 사나이’가 확실하다. “노후를 시골에서 보내려면 아내의 지지가 꼭 있어야 합니다. 여자들의 고생이 크기 때문이죠. 저는 평소에 아내를 설득해 둔 덕분에 문제가 쉽게 풀렸습니다.” 고향으로 내려오기 전 그는 자식들을 불러모아 ‘우리 부부의 노후는 우리가 책임질 터이니 너희도 앞으로 너희 힘으로 세상을 뚫고 나가라’고 통보했다. 마침 제주시에 부친이 40년 전에 지어놓은 작은 양옥집(제주시 삼도2동)이 있어 집을 구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부부가 직접 페인트 칠을 하고 방수 작업도 했다. “집(대지 20평, 건평 25평)이 좀 좁은 것 같다”는 기자의 논평에 “은퇴생활이란 가지고 있는 것을 줄여나가는 것”이라는 대답이 되돌아왔다. 그의 하루 생활은 시간표대로 돌아간다. 포스코 시절 몸에 밴 습관 탓이다. 오전엔 밭에서 4시간 가량 일하고, 오후엔 3시간 정도 붓글씨를 쓴다. 저녁엔 서재에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컴퓨터로 세상을 나들이 한다. 잡생각을 많이 만드는 TV 연속극은 보지 않는다. 심심하면 부부가 함께 장터에 나가 3000원짜리 팥죽을 사먹고 과일을 고르는 것도 재미있다. 가끔 제주시 퍼블릭 골프장에서 1인당 3만3000원씩 주고 부부가 함께 골프를 치는 것도 은퇴생활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부부가 쓰는 한달 생활비는 약 120만원. “제주는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경조사비는 2만~3만원, 친구들과의 회식도 1만~2만원이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생활비는 대부분 국민연금으로 조달한다. 32년간 직장생활을 한 김씨에게 83만원, 아내에게 30만원씩, 매월 113만원이 나온다. 아내는 직업을 가진 적이 없지만, 노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서울에 살 때 6년간 부금을 납입한 것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김씨는 최근 일부 은퇴자들이 ‘월 200만원으로 상류층 노후생활이 가능하다’는 동남아로 떠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늙으면 고향으로 가서 살자는 게 그의 지론이다. “동남아가 물가는 싸겠지만 말 안 통하고 음식 문화가 달라 오래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병원 가깝고, 친구들 많고, 자녀가 찾아오기 쉬운 시골 고향이 백 번 더 낫습니다. 생활비도 월 100만~200만원이면 충분해 동남아보다 더 쌉니다.”
(필름인뉴욕)콩가루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
  • (필름인뉴욕)콩가루 가족의 좌충우돌 여행기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남들이 보지 않을 때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 일본의 영화감독이자 명 코미디언인 기타노 다케시는 가족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 바 있다. 버리자니 남들의 눈이 무섭고 같이 살자니 감당해야 할 짐들이 너무 버거운 애물단지. 기타노에게 가족은 그런 의미였던 셈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도 가족의 의미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살아가는 이유이자 어떤 고난도 참고 이겨내게 하는 힘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짐스럽고 귀찮으며 인생 최대의 걸림돌로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서는 괴짜 가족의 희한한 여행길을 다룬 블랙 코미디 영화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어린이 미인대회에 출전하려는 막내 딸을 위해 콩가루 집안의 일원들이 펼치는 좌충우돌 여행기를 그린 `리틀 미스 선샤인`이다.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에 사는 후버 가족은 인생 낙오자들의 집합소다. 아빠 리처드는 인기없는 성공학 강사로 입만 열면 승리와 성공을 외치지만 정작 본인은 파산 직전에 몰려 있다.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셰릴은 그나마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매일 저녁 식사를 KFC 통닭으로 차려낸다. 헤로인 상습 복용자이자 포르노 중독자인 할아버지는 15살짜리 손자에게 섹스가 절대 선이라고 가르친다. 니체 철학에 심취한 아들 드웨인은 세상을 증오하고 있고,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가족과 대화를 않겠다며 자신의 의사를 노트에 끄적여 전달한다. 젊은 애인에게 버림받고 장학금 타는데도 실패한 셰릴의 게이 오빠이자 철학자 프랭크는 자살 시도 후 이 콩가루 가족에 얹혀 산다. 7살짜리 딸 올리브는 미소녀와는 거리가 있는 외모지만 어린이 미인대회에 나가는 것에만 집착한다. 어느 날 올리브는 남부 캘리포니아 레돈도 비치에서 열리는 `리틀 미스 선샤인` 대회의 출전권을 따낸다. 비행기를 탈 돈이 없는 후버 가족은 이를 위해 낡은 고물 버스를 타고 캘리포니아로 향하면서 갖가지 사건들을 겪는다. 클러치 고장으로 차를 탈 때마다 온 가족이 밀어서 간신히 타고, 빠듯한 예산 때문에 아버지는 딸의 아이스크림을 뺏어먹으려 잔꾀를 부린다. 외삼촌 프랭크는 자기를 찬 젊은 게이 애인이 부자 남자 친구와 만나는 모습을 목격하고, 비행사가 꿈인 아들은 자신이 색맹이란 사실을 알고 절망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도 파국 일보 직전으로 치닫는다. 가뜩이나 서로를 못마땅해하고 미워하는 이 가족은 이로 인해 더욱 상처주는 말을 내뱉으며 증오심을 불태운다. 그런데 갑자기 할아버지가 약물을 복용하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시신 수습 때문에 어린이 미인대회에 참석하지 못할 지경에 몰린 후버 가족은 급기야 할아버지 시체를 차 트렁크에 넣고 해변으로 내달린다. 미인대회 장소에 도착해서도 갖은 일화를 겪으면서 후버 가족은 그간 잊고 있었던 가족애를 느끼기 시작한다. 미워도 미워할 수 없고,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가족이라는 공동 운명체. 아무리 지지고 볶고 싸워도 결국엔 가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조금만 상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 가족이란 끈끈한 줄기는 결코 쉽게 끊어지지 않으며 힘들고 괴로울 때 더욱 단단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니 가족의 또 다른 정의가 `미친 듯 도망치다 스스로 되돌아오는 요요` 같다는 생각도 든다. 북미 박스오피스의 흥행작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헐리웃 메이저 영화사가 몸값 비싼 스타들을 데리고 찍은 후 첫 주에 엄청난 숫자의 스크린을 확보해 몇 주안에 수억달러를 벌어들이는 블록버스터 영화가 있는가 하면, 소규모 제작비에 적은 스크린에서 개봉을 한 영화가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점점 인기를 얻는 경우도 있다. 3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나의 그리스식 결혼`이나 지난해 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펭귄 : 위대한 모험`은 후자의 대표작들이다. 스타 한 명 나오지 않고, 눈 돌아가는 화려한 액션 씬도 없지만 공감가는 내용에 박장대소할 유머와 훈훈한 결말까지 갖춘 `리틀 미스 선샤인`도 작은 영화의 매서움을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06.08.30 I 하정민 기자
 은밀히 사랑을 봉인했던 돌벽 주변엔 ‘1달러 행렬’만
  • [세계영화기행] 은밀히 사랑을 봉인했던 돌벽 주변엔 ‘1달러 행렬’만
  • ▲ 앙코르 유적지에서 만난 캄보디아 소녀.[조선일보 제공] ‘화양연화’에서 차우와 리첸은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연인 사이임을 알고 문제를 논의하다 사랑에 빠진다. 다가서지도 물러나지도 못한 채 미끄러지기만 하는 인연. 아찔할 정도로 아름다운 영화의 자취를 찾아 떠나는 이의 가슴은 ‘사랑의 달콤한 패배감’에 대한 감상적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 적어도 처음엔 그랬다. ◆홍콩 여행이 기대와 달라진 것은 영화 속 치파오(원피스 형태의 중국 전통의상)의 산실을 찾아나설 때부터였다. ‘화양연화’는 스물여섯 벌의 치파오를 갈아입으며 연기한 배우 장만옥이 가장 아름답게 나온 작품이었다. 그런데 극 중 의상을 담당했다고 주장하는 가게는 하나가 아니었다. 크게 성공한 ‘화양연화’의 상업적 위력 때문이었다. 코즈웨이 지역의 낡은 건물 2층에 있는 ‘롱콩 레이디스 테일러’는 ‘화양연화’ 미술감독의 친구란 인연으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는 양랑광씨가 주인이었다. 영화와의 인연에 대해 계속 질문했더니 대답 대신 장만옥 장쯔이 등 스타들이 그의 옷을 입고 함께 찍은 사진들이 담긴 파일을 보여줬다. 좁고 허름한 실내엔 재단 중인 옷들로 가득했다. 란콰이퐁 지역의 치파오점 ‘린바 테일러’는 매장을 제대로 갖추고 기성복과 맞춤복을 팔았다. 손님인 듯 고를 땐 친절하던 주인이 기자 신분을 밝히자 차갑게 변했다. “‘화양연화’ 옷을 만든 곳이 맞냐”고 묻자 “화양연화의 옷과 같은 치파오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애매하게 답했다. 한자로 ‘연화(年華)’를 표기한 간판을 가리키며 “상호만으로도 알 수 있지 않냐”고 한 뒤 “영화와 관련된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화양연화’의 옷을 만든 곳에 대해 자료마다 엇갈렸다. 멜로 한 편이 명성을 얻고 나면, 환상엔 늘 돈 냄새가 들러붙는다. 어쩌면 판타지란 구름처럼 성기고 몽글몽글한 유동체가 아니라 각을 이뤄가며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성 고체 같은 건지도 모른다. ▲ 앙코르 유적지의 아침은 앙코르 와트의 탑 위로 불쑥 해가 오르면서 갑자기 찾아왔다. 연못은 해와 탑이 빚은 풍경을 거꾸로 비쳐 거대한 환(幻)의 세계를 그려냈다.◆캄보디아 ‘화양연화’는 앙코르 와트로 간 차우가 오래된 석조 건물 구멍에 대고 뭔가 속삭인 뒤 진흙으로 메우는 상징적 장면으로 끝난다. 그들 사랑이 안타깝게 끝난 후 먼 훗날의 일이었다. 캄보디아로 간 것은 그 장면의 비밀을 엿보고 싶어서였다. 시엠립 인근 거대한 고대 유적터의 중심을 이루는 앙코르 와트는 전성기를 누리던 앙코르 왕조가 12세기에 건립한 힌두교 사원이다. 일출 때 방문한 앙코르 와트는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새벽 5시에 도착해 어둠 속 앙코르 와트의 차가운 돌 벽을 더듬어 걸어갈 때 허둥대는 손과 발을 타고 묵은 시간이 고스란히 옮아왔다. 사원에서 나와 연못가에 자리 잡았다. 불그스름한 기운이 주위로 퍼지더니 어느 순간 탑 위로 태양이 불쑥 솟아올라 눈부시게 빛났다. 연못은 풍경을 거꾸로 비쳐내 거대한 환(幻)을 빚었다.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유구했다. 세월을 이겨낸 돌은 당당했다. 그러나 인간은 그럴 수 없었다. 바푸온 사원 근처를 어슬렁대자 팔찌 3개를 1달러에 팔려는 다섯 살 남짓 아이가 끝까지 따라왔다. 따 프롬 사원에서 헤맬 때 길을 가르쳐준 청년은 ‘원(one) 달러’를 외쳤다. 신상(神像)의 얼굴에 넉넉히 머물렀던 ‘크메르의 미소’는 현실에서 늘 1달러짜리 그림자를 달고 다녔다. 앙코르 와트를 포함해 유적지 곳곳의 사원들은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화양연화’의 사랑은 점차 희미해졌다. 대신 최빈국 캄보디아의 거리 풍경이 여행자를 압도해왔다.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곳마다 할머니들이 빈 페트병을 찾아 쓰레기통을 뒤졌다. 왓 트마이의 위령탑 안에는 킬링 필드 학살 때 죽은 사람들 해골이 쌓여 있었다. 허름한 농가를 개조한 지뢰 박물관엔 다리 잘린 청년이 목발을 짚은 채 방문객을 따라다녔다. 박물관 천장의 선풍기가 제대로 바람도 일으키지 못한 채 요란한 소리만 냈다. 과거를 찾아나섰다 현재와 마주쳤고, 판타지를 좇다 리얼리티에 부딪혔다. 오토바이에 태우고 다니며 이틀간 안내해준 스물두 살 청년 품라는 캄보디아인치고도 유달리 피부가 검었다. “실내에서 일하기에 피부가 하얀 당신과 난 여건이 다르다”며 “피부색 차별이 없는(그는 그렇게 믿었다) 미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를 떠나기 직전 ‘똔레 삽’을 ‘관광’한 건 정말 실수였다. 수상 마을이라기에 이국적 풍광을 기대했는데, 보트를 타고 다니면서 점점 더 마음이 무거워졌다. 캄보디아에서도 최빈층이 모여사는 그곳 실상은 참담했다. 호수라고 불리는 그 거대한 흙탕물 바다는 거주민들의 삶 자체였다. 주민들은 그 물을 그냥 마셨다. 아이들은 잠수해 물고기를 잡거나 대야를 타고 다니며 관광객에게 손을 벌렸다. ‘똔레 삽’이 ‘신선한 물’을 의미한다는 역설 속에 세계의 부조리가 들어앉아 있었다. 보트 운전사 코이는 임신한 애인 집에서 180만원의 지참금을 요구해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캄보디아에선 돈이면 청부살인도 할 수 있다”던 코이는 “난 아무것도 아닌 놈이니까 오늘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을 끝으로 입을 닫았다. ‘관광’의 마지막은 침묵이 지배했다. 흙탕물 속에서 그물을 던지던 아이들 쪽으로 애써 고개를 돌리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에 쥔 콜라 캔을 비웠다. 탄산이 입에서 톡 쏘며 가볍게 터졌다. 음료가 목구멍을 시원하게 넘어갔다. 견딜 수 없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빈곤을 눈요기하며 상대적 행복감을 제공하는 관광은 얼마나 비윤리적인가. 그리고 가지지 못한 자에게 물질만이 삶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나 큰 위선인가. 다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해도, 비참한 생활의 현장을 구경거리로 소비하는 일만큼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수백년된 돌 벽에 사랑을 봉인(封印)해 영원을 꿈꿨던 차우는 다시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사랑을 애틋하게 기억할까. ‘화양연화’ 자취를 찾아 캄보디아를 찾았던 여행자가 그렇게 묻는다고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늦은 밤 시엠립 공항에서는 전혀 다른 물음이 꼬리를 물었다. 코이는 신부를 데려올 수 있을까. 품라는 미국에서 일할 수 있을까. 설혹 그게 제대로 꾼 꿈이 아니라 해도. 당장이 아니라 멀고 먼 훗날이라도.최고의 사랑영화로 흔히 거론되는 ‘화양연화’는…홍콩의 대표적 감독 왕가위의 2000년작이다. 왕가위는 국내에도 허다한 팬을 갖고 있는 인기 감독이지만, ‘화양연화’는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60년대 홍콩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아프게 사랑을 나누는 남녀 이야기를 시적이고 음악적인 영상에 빼어나게 담아냈다. 홍콩 배우 장만옥과 양조위가 가장 멋지게 등장한 작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양조위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웃에 살던 차우와 리첸은 서로의 배우자끼리 연인 사이임을 알게 된다. 서로를 위로하는 과정에서 점차 사랑을 느끼게 된 둘은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 ★여행수첩=앙코르 와트를 중심으로 한 앙코르 유적지는 캄보디아의 도시 시엠립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아시아나 항공에서 인천-시엠립 직항편을 운행한다. 핵심인 앙코르 와트는 12세기에 전성기를 누렸던 앙코르 왕조의 뛰어난 축조술을 보여주는 힌두교 사원이다. 어느 때 방문해도 좋지만, 일출 무렵에 가장 아름답다. 나무들이 유적지 벽을 무너뜨린 채 자라면서 폐허 같은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따 프롬, 앙코르 유적지 중 유일한 불교 사원인 앙코르 톰, 멋진 일몰 풍경을 볼 수 있는 프놈 바켕과 프레 룹 등도 인상적이다.
  • 사람들이 비웃었던 그 소년, 유명 아티스트로 성장하다
  • [조선일보 제공] “열일곱에 가출해 그림을 그리면서 막막할 때도 있었죠. 주변 사람들이 그래가지고 깡패 밖에 더 되겠느냐’고 비웃을 때마다 혼자 속으로 되뇌었어요. ‘나는 그림을 그릴 거다!’라고요.” 어려운 집안 형편 탓에 혼자 책을 보며 그림을 그리던 한 남자 아이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독학으로 만화, 초상화, 벽화를 섭렵한 지성진(28)씨. 그림에 매료돼 고등학교까지 중퇴한 그가 스프레이로 벽에 그림을 그리는 새로운 예술 ‘그래피티’에 정착했다. 지씨는 월간 톱클래스 9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장소와 배경에 구애 받지 않고 여기저기 낙서를 하듯 그림을 그리면 온 세상이 다 캔버스”라며 “여러 일을 해봤지만 그림만큼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건 없었다”고 말했다. 지씨의 활약은 눈부시다. 2004년 서태지의 ‘Live Wire’, 휘성, 양동근의 뮤직비디오와 영화 ‘S다이어리’, ‘내사랑 싸가지’, ‘6월의 일기’, 드라마 ‘루루공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매체에서 접했던 그래피티 중 대부분이 그의 작품이다. 각종 그래피티 대회의 심사위원도 단골로 맡았다. 영화, 드라마, 광고에도 출연했고,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된 적도 여러 번. 이쯤 되면 ‘종합 엔터테이너’라 이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지난 6월 광릉 아프리카 미술박물관 그래피티를 성공리에 마친 그는 최근 SK건설이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짓고 있는 도심형 실버 레지던스 ‘SK 그레이스힐’의 내부 디자인을 맡았다. 거실 바닥에 연못, 수풀 등을 그래피티로 그려 넣어 실버 주택에 젊은 감각을 가미하면서 큰 호응을 얻어냈다. 지 씨는 서너 살 때부터 혼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에 다닐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림이 배워서 되는 건가요? 열정만 있으면 되지”라고 했다. 중학교 시절엔 마로니에 공원에서 자화상을 그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영화에서 본 그래피티에 완전히 빠져든 그는 아예 학교를 그만뒀다. 집에서 그림을 못 그리게 해 가출까지 했다. 그림을 배우는 데 학교 도움을 받은 적이 없지만, 몇 년 전 모 대학에서 그래피티 학과를 개설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당시엔 교수 임용 제안도 받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제게 어느 대학 나왔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어요. 요즘은 제가 고교 중퇴인 게 다 알려졌는지 고등학교도 졸업 안 했는데 어떻게 그림을 배웠느냐고들 물어요. 계속 그림을 그리다 보니 학력도 무의미해지던 걸요.” 지씨의 꿈은 자신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던 어머니를 위해 집을 한 채 사드리는 것이다. 현재 통장 잔고는 비어있지만, 그래도 적금을 붓기 시작했다며 자랑이다. 벽에 낙서를 하며 세상과 소통하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도시 곳곳에 생명을 불어넣는 지성진씨. 미국의 낙서화가 장 바스키아처럼 주체할 수 없는 낙서 본능으로 현대미술의 스타가 될 날이 머지 않았다.
  • [Cool한 여행지]③알래스카 호머
  • [스포츠월드 제공] 키나이 반도의 끝 호머(Homer). 길가에 배낭을 짊어진 사내 하나 앉아 있다. 한 손에는 ‘앵커리지’(Angchorage)라 쓴 종이를 들고 있다. 그는 앵커리지까지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다. 버스같은 대중교통이 전무한 알래스카에서는 흔한 일이다. 여름 알래스카에서는 저마다의 방식대로 여행을 한다. 호화 유람선을 타고 나선 부유한 사람들도, 캠핑카를 끌고 일주일씩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달려온 사람들도, 배낭 하나 달랑 짊어지고 두 발과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하는 배낭족도 제각각의 스타일로 알래스카의 여름을 만끽한다.호머는 알래스카에서 차로 갈 수 있는 가장 남쪽에 있는 포구다. 가는 길도 독특하다. 하이웨이에서 오른쪽으로 난 샛길을 따라가면 어김없이 바다와 만난다. 이 바다는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이 갯벌을 무대로 하는 조개잡이도 이 지역의 꽤 유명한 관광 상품 가운데 하나다. 호머를 앞에 두고 길은 왼쪽으로 크게 휘어진다. 전망대가 있는 이곳에 차를 멈추면 호머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절벽에 자리한 아담한 집 너머로 바다를 향해 걸어 들어간 항구가 아련하다. 바다 건너로는 빙하와 흰눈을 이고 있는 아름다운 산들이 배경으로 둘러쳐 있다.호머는 마을이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호머 스핏(Homer Spit)이라 부르는 항구와 다른 하나는 다운타운이다. 호머 스핏은 다운타운에서 바다를 향해 10㎞ 떨어져 있다. 본래 섬이었지만 100년 전 석탄을 실어나르는 포구로 개발된 후 내륙과 방파제로 연결됐다. 호머 스핏의 항구에 정박중은 700여척의 배들.호머 역시 핼러버트 낚시의 고향이다. ‘세계 최고의 핼러버트 낚시터’라는 애칭처럼 이곳에서는 거대한 핼러버트를 잡으려는 꿈에 부푼 낚시꾼들이 몰려든다. 역대 최고 기록은 1956년에 잡은 1000파운드(약 450㎏)다. 이것 말고도 해마다 300파운드 이상 되는 핼러버트가 수시로 올라온다. 호머는 또 뭍이지만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셀도비아(Seldovia)로 가는 길목이다. 배낭족들은 이곳에서 워터택시(Water Taxi)라 불리는 배를 타고 인간의 그림자가 얼씬도 하지 않는 자연을 찾아간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하나같이 허공에 떠 있다. 이것은 1964년 알래스카를 덮친 최악의 지진 참사에서 얻은 교훈이다. 당시 해안가 저지대의 집들은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물벼락’을 맞았다. 그 후 쓰나미가 몰려와도 안전하도록 건물의 바닥을 허공에 띄워 지은 것이다. 호머 스핏의 집들은 저마다 특색이 있다. 찻집이며 낚싯배 대여점, 해산물 가게, 기념품점 등이 독특한 장식으로 치장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호머 스핏의 거의 끝머리에 자리한 등대 카페. 기념품과 커피를 함께 팔고 있는 이 집은 나무로 지은 등대 아래 자리했다. 아름다운 등대와 갖가지 장식으로 꾸민 이 집은 누구라도 지친 다리를 쉬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매력적이다.호머 스핏 초입에 있는 피싱 홀(Fishing Hall)은 여름이면 연어 낚시터가 된다. 인공으로 만든 저수지처럼 보이는 이 곳은 한쪽만 바다와 통할 수 있게 터놓았다. 이곳으로 길을 잃은 연어들이 몰려든다. 이 연어들은 산란을 할 수 없는 초라한 신세들이지만 낚시꾼들에게는 더 없는 손맛을 제공한다. 다운타운과 포구의 중간에 자리한 벨루가 호수(Beluga Lake)도 매력적이다. 가장 알래스카다운 풍경 가운데 하나인 수상비행기가 이곳에 몰려 있다. 호수를 박차고 날아오르는 수상비행기의 경쾌한 모습이나 호수 한켠에 정박해 있는 비행기들을 볼 때면 이곳이 진짜 알래스카라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다운타운에서 힐 로드(Hill Road)를 따라 가면 절벽 위에 서게 된다. 이곳은 바다에서 500m 높이에 불과하지만 전망은 상상 이상이다. 당연히 호머에서 돈 좀 만진다는 부자들이 이 언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을 부러워할 일만은 아니다. 언덕의 전망대에 서면 벨루가 호수와 700여척의 보트가 정박한 호머 스핏, 바다 건너 아름다운 빙하와 산자락이 와락 가슴에 안긴다. 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래스카의 남쪽 끝 호머를 찾은 수고는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았다. [여행쪽지]배낭여행 꿈 꾼다면 히치하이킹 활용알래스카 대중교통편 거의 전무호머에서 앵커리지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여행자.미국 본토에서는 히치하이킹이 불법이다. 길 위에서 손을 들어도 차를 멈추지 않을 뿐더러, 설령 차가 멈췄다고 하더라도 차를 얻어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것은 히치하이킹이 범죄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예외다. 도로에서 손을 들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는 배낭여행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것은 알래스카의 치안이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실제로 알래스카는 범죄율이 ‘제로’에 가까울 만큼 치안이 안정되어 있다. 오히려 사람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연적인 위험이다. 이를 테면 곰의 습격이나 번개에 의해 발생하는 산불 등이 안전을 위협한다. 여름 알래스카에는 해마다 수십건의 자연발생적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도로가 통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알래스카는 대중교통편이 거의 전무하다. 앵커리지에서 위디어나 디날리국립공원을 오가는 특급열차를 제외하고 버스 등의 교통수단은 없다. 다만 알래스카 하이웨이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를 위해 여름 한철만 페어뱅스나 앵커리지에서 캐나다 와이트호스나 더슨 크릭을 오가는 승합차가 있을 뿐이다. 또 마린 드라이브라 부르는, 시애틀에서 해안가의 주요 도시를 따라 운행하는 페리를 이용한 여행도 가능하다. 그러나 내륙을 갈 때는 역시 특별한 교통수단이 없다.따라서 배낭여행을 꿈꾼다면 히치하이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방법이다. 자전거를 사서 이용하는 것도 유용하다. 물론 어느 방법을 이용하더라도 고생스럽다. 그러나 배낭여행의 고전에 가장 충실한 방법(?)이다. 또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도 잇점이다.배낭여행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숙박이다. 그러나 알래스카는 캠퍼들의 천국이다. 게스트 하우스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텐트 하나면 충분한 캠핑장이 지천이다. 특히 이름난 관광명소나 해안가의 도시에는 캠핑장이 몇 곳씩 된다. 앵커리지 시내에도 4곳의 캠핑장이 있다. 캠핑장은 테이블과 주차장, 음수대, 화장실, 바비큐 시설이 기본으로 갖춰져 있다. 또 관리소에서 캠프 파이어용 나무도 살 수 있다. 이용료는 위치에 따라 다르다. 알래스카 주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의 경우 10∼15달러 내외다. 이용자가 많을 경우 직접 받으러 오지만, 외진 곳에 있는 캠핑장은 캠퍼가 신청서를 작성하고 사용료를 첨부해 캠핑장 입구에 마련된 통에 넣는 경우도 있다.
''無자녀가정'' 저축률 ''有자녀''의 최고 4배
  • ''無자녀가정'' 저축률 ''有자녀''의 최고 4배
  • [조선일보 제공] ‘살기가 갈수록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들의 소득은 매년 3~5%씩 오르고 있다. 집값 상승에 힘입어 재산 평가액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저축통장은 늘 비어 있다.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본지는 한국인들의 저축·소비생활을 알아보기 위해 한국재무설계㈜의 도움을 얻어 직장인 629명을 면담 조사했다. 조사 결과 도시가구의 소비가 소득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비(육아비용 포함)와 주거비용의 증가는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자녀가 저축률을 결정한다 직장인에게 저축이 힘든 이유를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답이 ‘자녀 교육비 부담’이다. 면담자의 대부분이 소득의 20~50%를 자녀 교육비로 쓰고 있으며, 이 때문에 월급의 15% 이상을 저축하기 힘들다고 답변했다. 그러면 자녀가 없으면 저축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 저축률이 가장 높았던 권인혁(36) 김미주(36)씨 부부는 학원강사로 일하는 맞벌이 부부다. 두 사람은 7년 전 결혼할 때 아이를 낳지 말고 열심히 돈을 벌어 40대 후반에 조기은퇴를 하자고 합의했다. 저축을 늘리기 위해 권씨 부부는 자동차를 팔아버렸고, 돈 안 드는 독서와 음악감상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외식도 한 달에 2~3차례만 하고 있다. 이렇게 절약하여 월 소득 650만원(세후) 가운데 500만원을 저축하고 있다. 저축률이 무려 76%에 달한다.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이사는 “무(無)자녀 가정의 저축률은 20~70%선으로 유자녀 가정의 저축률(0~20%)보다 2~4배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축 갉아먹는 자동차·휴대폰·카드 80~90년대 20%선을 넘나들던 가계저축률이 최근 한 자리 숫자로 급락한 데는 교육비 증가와 함께 소비 증가가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승용차·휴대폰·신용카드 보급의 영향이 컸다. 자동차는 연료비, 자동차세, 보험료, 수리비를 합치면 한 달 평균 운행비가 40만~100만원에 달한다. 휴대폰은 초등학생들도 하나씩 가질 정도로 보급이 늘어났다. 신용카드는 성인이라면 보통 2~5개씩 갖고 있을 정도다. 한국은행 유경원 박사는 “휴대폰 보급으로 통신비를 20만~40만원씩 내는 가정이 많아졌고, 신용카드는 충동구매를 자극해 소비성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가 불러일으킨 실망 소비 가계살림에서 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실망 소비(discouragement consumpt ion)’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IMF 이후 은행금리가 4%대로 떨어지면서 열심히 저축을 해도 목돈이 모이질 않는 데 실망한 사람들이 돈을 그냥 써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면담자 가운데 저축을 5년 이상 꾸준히 하는 직장인은 드물었다. 2~3년 저축을 하여 어느 정도 돈이 모이면 그것을 깨서 자동차, 냉장고, 식기세척기, PDP TV 등을 사는 데 써버린다. 월 저축액이 30만원 이하인 가구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다른 X세대 나이가 40~50대인 베이비붐 세대는 어렸을 때부터 저축 습관을 몸에 익힌 세대다. 생활이 어려워도 매월 20만~50만원씩이라도 꼭 저축을 하려 하고 외상 구매를 꺼린다. 또 저축 목적을 물으면 ‘내 집 마련’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내 집 마련에 대한 집착이 매우 강하다. 반면 20~30대인 X세대는 빚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다. 자동차·냉장고·TV 등 내구소비재를 살 때 할부(割賦) 방식으로 즐겨 구입한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최근 집값이 급등하자 젊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유보하고 여유자금으로 인생을 즐기려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미 상황은] 미국인들 ‘학자금 부담’ 자식에게 떠맡겨 신용카드 덜 쓰는 佛·獨 저축률 10% 넘어 저축을 많이 해야 노후(老後)가 편안해진다. 노후에 돈이 있어야 자식들이 자주 문안 인사를 올 것이고, 친구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여행이나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제도가 불충분한 한국에선 노후 준비는 본인 책임에 맡겨져 있다. 그래서 은퇴할 때 적어도 4억~6억원의 돈을 가질 수 있도록 저축을 열심히 하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면 국가가 노후를 보장해주는 유럽 복지국가들은 어떨까. 상식적으론 저축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가계저축률이 낮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딴판이다. 프랑스(12.3%)와 독일(10.6%)의 가계저축률은 미국(-1.4%)은 물론이고 저축을 열심히 한다는 일본(3.2%)보다도 높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는 “저축률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계획적인 소비 습관”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카드로 외상 구매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유럽인들은 신용카드를 별로 쓰지 않는다. 적은 금액은 현찰과 직불카드를 사용하고, 큰 금액은 가계수표를 발행한다. 충동 구매를 적게 한다는 뜻이다. 주거비가 싼 것도 저축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유럽에는 적은 비용으로 입주가 가능한 임대주택이 많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집착도 약하다. 따라서 한국인들처럼 거액의 은행 빚을 얻어 집을 사고 이 돈을 갚으려고 평생 고생하는 일이 없다. 미국인들은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조달하는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살 길을 찾고 있다. 집을 살 때는 은행 돈을 빌리지만 대학 학자금은 부모가 부담하지 않고 자식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다니도록 하는 것이다. 미국 주립대학생의 50%, 사립대학생의 72%가 현재 학자금을 빌려 쓰고 졸업 후 돈을 벌어 갚고 있다. 졸업 후 결혼 비용도 스스로 조달한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한국 부모들은 막대한 사교육비에다 대학 등록금, 결혼 비용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삶은 유럽·미국인들보다 훨씬 버겁다”고 말했다.
(클릭! 새책)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外
  • (클릭! 새책)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外
  • [이데일리 전설리기자]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적립식 펀드가 대세라기에 적금을 깨서 펀드에 가입하니 주가가 폭락하고, 재테크의 기본은 내 집 마련이라기에 대출까지 받아 무리하게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아파트값이 도통 오르지 않아 괴로워한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새책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 주목해보자. 이 책은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박경철 원장이 처음으로 시장에 내놓는 투자서. 현직 외과의사인 그는 증권가에서 그만큼 풍부한 인문학적 안목과 시장에 대한 통찰을 유려하게 풀어내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인물. "이렇게 하면 돈 번다"는 기존의 투자서와 달리 "이런 부분을 깊이 생각해보자"는 방식으로 투자원리와 전략을 서술한다. 유망 종목이나 개발 유망지를 알려주기 보다는 수요공급 현황과 가격논리를 통해 시장 전체를 읽는 눈을 길러준다. 특히 돈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부자는 10억을 가진 이도, 20억을 가진 이도 아닌, `부를 늘리는 게 관심이 없으며 더 이상의 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박경철 지음. 리더스북. 1만2000원. ◇마스터풀 코칭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라"는 속담이 있다. 그러나 이 책 `마스터풀 코칭`은 `훌륭한 회사`를 넘어 `위대한 회사`로 가기 위해 리더가 오르지 못할 나무를 꿈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위대한 리더는 `불가능한 미래(impossible future)`를 꿈꾸고 선언하며 그 원대한 목표를 고수하고 현실화 시킬 수 있도록 나침반과 도구를 제공해야 한다고. 그것이 바로 `마스터풀 코칭`이라고. 책은 `마스터풀 코칭`의 철학과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제공한다. 저자 로버트 하그로브는 바로 `마스터풀 코칭`의 창시자. 1999년 미국 링키지사가 10만명의 고위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영자 코칭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코치로 선정됐다. 박재원 외 옮김. 김앤김북스. 1만6000원. ◇연금술사의 황금경영 `위기`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위기`라는 글자에는 `기회`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기도 하다. 위기의 이면에는 더 나은 상황을 향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저자는 현대 경영법칙을 이성적(인간-도구-영감)으로 재인식해 인생과 기업경영을 위한 새로운 이론, `연금술 경영법칙`을 제시한다. 인간과 도구와 영감, 이 세 가지 힘이 제대로 작용하지 못한다면 목표와 비전을 성취할 수 있을까? 이 사실을 깨닫는 것이 바로 연금술 경영법칙의 핵심이라고 책은 주장한다. 저자 쟈샤 쿠글러는 독일 에어랑엔 뉘른베르크 대학 경영학과 출신으로 비즈니스맨, 경영인 경영 컨설턴트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현재 연금술 경영협회를 설립해 연금술 경영법칙을 토대로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김현정 옮김. 시아출판사. 1만원.
2006.07.26 I 전설리 기자
대기업도 손들었다 그의 손맛에…
  • 대기업도 손들었다 그의 손맛에…
  • [조선일보 제공] 미국 시카고의 유명 중국음식점인 ‘대양장’ 조내복 사장은 춘장(키워드 참조)만큼은 꼭 한국산 ‘사자표’를 쓴다. 그는 “사자표 아니면 자장면의 깊은 맛이 안 난다”고 했다. 대양장은 그냥 중식당이 아니라 ‘한국식 중식당’이다. 뉴욕의 삼원각, 보스턴의 북경반점 같은 ‘한국식 중국집’은 북미 곳곳에 퍼져 있고, 일본에도 적지 않은 숫자가 있다. 이들은 처음엔 교민을 상대로 했다. 하지만 지금은 현지인도 ‘한국식 중국음식’을 찾아 몰려든다. 외국인 고객을 끌어 모으는 바탕에는 한국식 자장면을 만들어낸 ‘한국식 춘장’이 있다. ◆충성도 높은 사자표 고객들 중국에 자장면은 있지만 ‘한국식 자장면’은 없다. 중국의 춘장(사실은 첨면장)은 우리와 달리 검은색이 아닌 누렇거나 허여멀겋고, 맛도 다소 달고 텁텁하다. 조선호텔 중식당인 ‘호경전’의 조내성 주방장은 “한국식 춘장은 1940년대 말 한국의 화교(華僑)가 캐러멜을 넣는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냈다”면서 “주방장들은 향미(香味)뿐 아니라 볶을 때의 손맛도 사자표에 길들여져 있다”고 말했다. 사자표 춘장을 만드는 영화식품은 1948년 화교 1세인 고(故) 왕송산 회장이 창업했다. 왕 회장이 만든 한국식 춘장은 지금 20개 가까운 경쟁 제품을 물리치고 200억원에 이르는 춘장 시장의 절대 강자 자리를 6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다. 최근 대기업인 대상이 ‘품질, 가격, 서비스에서 모두 앞서는 제품’이라며 업소용 춘장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고전 중이다. CJ도 10여년 전 춘장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가 항복하고 말았다. 대기업조차 꼼짝 못하는 이유는 사자표에 대한 뿌리깊은 ‘고객 충성도’ 때문이다. 최근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대상 춘장으로 바꾼 ‘동보성’(서울 남산)의 공헌장 수석주방장은 “바로 다 바꾸지 않고 대상 춘장을 섞는 비율을 20%, 40%씩으로 점차 늘려가고 있다”면서 “사자표 맛에 익숙한 손님들이 느낄지 모를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의 길 포기하고 가업 이은 화교 3세 사장 지난 24일 서울 문래동 ‘영화장유공장’을 찾았다. 왕학보(王學輔·45) 현 사장은 아파트촌 가운데 있는 나지막한 붉은 벽돌 건물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60년대 초등학교 서무실 같은 분위기. 화교 3세인 왕 사장은 서울에서 한성화교학교를 졸업하고, 대만으로 가 국립대만대 의대를 마친 뒤 전문의로 일했다. 거기까진 “대만에서 돌아오지 말고 자리 잡고 살라”는 아버지의 당부를 잘 지킨 셈이다. 그러나 어느날 아버지의 병환이 심해지자 의사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할아버지가 만든 가업(家業)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춘장만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처음엔 간장도 했지만 60~70년대에 화교에게 주어진 갖가지 제약 때문에 사업을 키울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춘장에만 전념하게 됐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개인사업자로 머물다 최근에야 ‘영화식품주식회사’라는 법인을 만들었고 김포에 새 공장도 짓고 있다. 할아버지가 만든 춘장 덕분에 세계 곳곳에 한국식 중국집이 성업하고 있어 자부심이 대단할 텐데, 그는 그저 “그러니 지켜야죠”라고 담담히 말했다. 사실 춘장 시장은 정체(停滯)하고 있다. 가정에서 춘장을 별로 쓰지 않고, 자장면을 최고로 쳤던 어린이들조차 이제 넘쳐나는 다른 먹거리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춘장은 원재료나 제조공정 대부분이 간장, 된장과 유사해 장유(醬油)업을 하는 기업은 다 뛰어들 수 있는 사업이다. “맛은 우리가 최곱니다. 대기업 이름을 달아 납품했다면 매출을 몇 배로 늘릴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그랬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가업과 우리 식구(사원)를 지키는 것 말고는 큰 꿈은 없어요.” [키워드] 춘장 자장을 볶을 때 쓰이는 검은색 발효장.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춘장의 어원은 중국의 ‘첨면장(甛麵醬)’이라는 설이 많다. ‘첨면장’을 ‘첨장’으로 줄여 부르다가 ‘춘장’이 됐다는 것. 밀가루와 콩, 소금으로 발효시켜 만들며 간장, 된장과 공정이나 재료가 유사하다.
홍성흔 "찬호형, 형이 준 금가루 먹고 MVP 먹었어"
  • 홍성흔 "찬호형, 형이 준 금가루 먹고 MVP 먹었어"
  • [노컷뉴스 제공] ‘오버맨’ 홍성흔(29.두산 베이스)이 올스타전의 ‘별중의 별’로 떴다. 홍성흔은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선제 결승 2점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둘러 경기 최우수선수인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다. 홍성흔은 경기 후 기자단의 최우수선수 투표에서 전체 50표 중 45표를 얻어 이날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5표를 얻은 롯데 자이언츠 장원준을 여유있게 제쳤다. 홍성흔은 지난 1999년 프로 데뷔 후 8번 올스타전에 출전한 끝에 첫 MVP에 선정되며 트로피와 상금 1,000만원, 부상으로 삼성 PAVV PDP 50인치 TV를 받았다. 역대 두산(OB 포함) 출신으로는 지난 1983년 신경식, 2001년 타이론 우즈에 이어 세 번째다. 또 포수 출신으로는 지난 1986년 해태 김무종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삼성, 두산, SK, 롯데의 동군은 홍성흔, 장원준의 활약과 함께 6회 박재홍(SK), 박기혁(롯데) 등의 적시타로 대거 4점을 뽑으며 현대, 한화, KIA, LG의 서군에 6-1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동군은 역대 전적에서도 19승 11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롯데 에이스 손민한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투수와 함께 우수투수로 선정됐고 현대 유니콘스 장원삼이 2이닝 2실점하며 패전을 안았다. MVP 투표에서 5표를 얻은 장원준이 감투상을, 박재홍이 우수타자상을 받았다. LG 권용관이 선구회가 주는 선구회상을 받았다. 상금은 각각 200만원씩. 홍성흔은 사실 홈인 잠실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예선에서 1홈런에 그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경기에서는 선제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0-0이던 2회 2사 1루 볼카운트 0-2에서 현대의 특급 좌완신인 장원삼의 3구째 140km짜리 높은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지난해 올스타전 솔로홈런에 이어 2년 연속 아치다. 4회 2사에서도 좌전안타를 뽑아낸 홍성흔은 6회 무사 1루에서도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대량득점의 물꼬를 텄다. 동군은 후속 타자가 아웃카운트 2개를 당했지만 이후 연속안타를 터뜨렸고 홍성흔은 박기혁의 안타 때 과감한 홈 쇄도로 팀의 4점째를 올렸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동군은 박한이(삼성)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서군은 7회 동군의 4번째 투수 정대현(SK)을 상대로 1사 만루에서 김태균(한화)의 우익수 뜬공으로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서군은 이날 3안타의 빈공을 보였다. 홍성흔은 경기 후 "낮에 꿈을 꿨는데 (박)찬호형이 금가루를 줬다. 그걸 먹었더니 MVP까지 먹은 것 같다. 찬호형에게 전화해야 겠다"며 예의 '오버'를 잊지 않았다.
''AMOLED 언제 뜨는거야?''..삼성-LG 3색 전략
  • ''AMOLED 언제 뜨는거야?''..삼성-LG 3색 전략
  •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의 시대가 언제 열릴 것인가.TFT-LCD를 뒤이을 차세대 디스플레이라는 AMOLED시장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SDI, LG필립스LCD가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나서 관심을 끈다. AMOLED는 TFT-LCD보다 훨씬 선명하면서도 더 얇은 두께, 1000배 빠른 반응 속도 등으로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고 있다. 반응속도가 빨라서 잔상이 남아 눈에 무리를 주는 기존 디스플레이의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OLED 시장은 2006년 7억5700만달러 규모에서 2009년 53억5100만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어서, 시장성도 우수하다. 하지만 당장은 시장성이 떨어져 선뜻 나서기도 힘든 상황.  ◇삼성SDI `전진 앞으로`..LG필립스·삼성전자 `글쎄`이 같은 여건에서 현재 AMOLED 시장창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는 삼성SDI다. 삼성SDI(006400)는 휴대폰 액정용으로 사용될 AMOLED를 내년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이를 10월로 앞당겼다. 삼성SDI는 현재 천안사업장에 4655억원을 투자해 4세대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으로 연간 2000만개 생산이 가능한 AMOLED 전용라인을 건설중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이 내년부터 휴대전화 디스플레이로 TFT-LCD 대신 AMOLED를 단계적으로 채택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들 업체와 공급계약을 위해 노력중이다. 최근에는 이례적으로 네티즌을 상대로 휴대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중이다. 삼성SDI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AMOLED가 기존 TFT-LCD 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TFT-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임을 강조해나갈 구상이다. LG필립스LCD(034220)가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삼성SDI 보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올 4분기중 AMOLED를 양산할 것이라는 내부 계획만 갖고 있을 뿐 대외적으로는 거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필립스LCD는 경북 구미 P1라인에 AMOLED 양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오는 11월께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LG필립스LCD가 생산할 제품은 2.4인치 휴대폰용 QVGA(240×320) 해상도급 제품. LG필립스LCD는 TFT-LCD를 주력으로 생산하면서 AMOLED 시장형성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005930)는 가장 소극적인 입장이다. 향후 AMOLED 수요가 일정수준 형성됐을 경우를 대비, 연구개발만 진행중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같은 삼성계열사인 삼성SDI와의 사업조정도 유보해놓고 사업성을 지켜보고 있다.◇수익구조 차이가 주 원인..TFT-LCD 투자 `본전부터 건지자`  그동안 디스플레이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이들 3사는 AMOLED 분야에서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MOLED의 경우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차 외에도 수익구조상 서로 입장이 서로 달라 `3사 3색`의 전략을 보이고 있다.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는 현재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주력사업으로 키운 TFT-LCD를 당분간 더 디스플레이 시장의 강자로서 유지시켜야 하기 때문에 굳이 AMOLED에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없는 처지다. 이에 반해 새로운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삼성SDI로선 TFT-LCD를 대체하는 새로운 AMOLED 시장을 만들어 이를 선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시급한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는 AMOLED가 주도할 것이란 점에는 업계 모두 공감하지만, 문제는 그 시기"라며 "휴대폰 제조사 등 세트업체들이 얼마나 TFT-LCD 대신 AMOLED를 채용할 것인지에 따라 성공여부가 갈릴 것이다"고 말했다. 결국 이들 회사의 전략이 어떻게 먹혀들지는 전적으로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달려 있는 셈이다. 
2006.07.11 I 양효석 기자
  • (edaily 리포트)勞使는 사랑하면 안되겠니
  •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자동차 노조의 ‘하투(夏鬪)' 열기가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습니다. 과거엔 봄철에 임단협이 많아 ‘춘투(春鬪)'가 유행어였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선 언제부턴가 여름휴가 직전에서 협상이 타결되는 사례가 많아졌고, ‘하투=자동차 파업’이란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잡게 됐습니다.마침 완성차업체들이 줄줄이 ‘산별노조’ 전환을 결정, 산업계 안팎의 관심이 자동차 노조에 쏠리고 있습니다. 증권부 지영한 기자가 완성차 '산별노조'에 대한 단상을 정리했습니다. 요즘 산업계에선 완성차업계의 산별노조 전환이 큰 관심거리로 부상했습니다. 민주노총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와 GM대우 등 굵직굵직한 완성차 노동조합들이 잇따라 산별노조 전환을 결의했습니다. 완성차 노조의 산별전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정확히 3년전인 2003년 6월에도 현대차 노조는 산별노조 전환을 시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조합원 투표결과 가결기준에서 불과 0.4%가 모자라, 산별전환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선지 주식시장에선 완성차 메이커들의 산별노조 전환이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완성차 업체들이 이번처럼 무더기로 ‘산별노조’로 전환한데 대해선 다소 ‘의외’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완성차 노조들은 ‘왜’ 한꺼번에 산별노조 전환에 나섰을까요. 시장에선 내년부터 바뀌는 노사관계 규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새로 바뀌는 규정이 ‘사측’에게 보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조합원들이 위기의식에서 ‘산별노조’를 선택했다는 분석입니다. 예컨대 내년부터는 복수노조가 허용됩니다. 이에 따라 현재의 노동조합으로선 복수노조로 인해 자신들이 ‘사분오열’ 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할 처지라는 것이죠. 여기에다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금지도 산별노조 전환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그러나 기자는 완성차업계가 한꺼번에 ‘산별노조’로 전환한 주된 배경을 노사 양측의 고질적인 불신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이나 회사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산별노조’라는 또 하나의 두터운 ‘벽’을 쌓은 것으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사례를 들겠습니다.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 체제로 전환한 후 글로벌 확장 전략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공장과 중국공장에 이어 얼마전엔 미국공장까지 가동했습니다. 유럽에선 슬로바키아공장 건설이 한창이고, 체코에도 공장을 지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의 사측 관계자는 얼마전 (신형 아반떼 생산차질과 관련지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노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다. 생산라인에 인력을 배치하려 해도 노조가 ‘노우(NO)’ 하면 안된다. 사사건건 발목 잡는데, 어떻게 일하겠나. 우리는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다소 감정이 섞였지만,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렇게 까지 말할까’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에 대한 노조원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많이 다릅니다. 앞으로 해외공장의 사업비중은 높아만 갈 것이고, 현지화 전략도 가속도가 붙게 되면, 결국엔 국내공장의 일자리를 빼앗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위기감’을 적지 않게 느끼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가난할 때 고생한 ‘조강지처’를 버리고 혼자 살겠다고 딴 집(해외) 살림을 차리고 있다는 ‘냉소’도 나옵니다. 최근 현대차 노조가 부분파업을 벌이자 시장 관계자로부터 관전평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현대차 노조를 보면, 마치 ‘회사가 줄 여력이 있을 때 빼먹자, 더 늦으면 빼앗을 것도 없다’는 식으로 달려들고 있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거친 표현이지만, 앞서 지적한 현대차 근로자들의 걱정을 고려하면 100% 틀린 말도 아니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나 기자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확장전략은 ‘생존전략’이며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중 19년이나 파업을 해 온 노조가 미워서도 아니고, 해외사업에 ‘올인’하기 위해 국내공장의 과도한 희생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아니라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 ‘엔고’ 시절에 도요타와 혼다가 북미공장을 짓고 나가, 오늘날 글로벌 톱 메이커로 거듭 태어났습니다. 국내 메이커들도 원화절상과 무역장벽을 넘어서기 위해 해외로 나가야만 했습니다. 글로벌 메이커와 경쟁하기 위해선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볼륨’이 필요합니다. 현대차가 생존을 위해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엄밀히 말하면 국내공장과 한국시장(국내소비자들의 높은 충성도)이 든든하게 뒷받침됐기에 해외진출도 가능했습니다. 도요타 마찬가지였구요. 국내공장 근로자들의 ‘피와 땀’과 내수시장이 없었다면 감히 해외진출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생존’이라는 대의를 전제한다면, 글로벌 확장전략을 둘러싸고 현대차 노사의 시각이 크게 엇갈릴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 밖에서 보기엔 글로벌 확장전략은 물론이고, 매사에 현대차 노사는 사사건건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비쳐집니다. 저는 앞서 지적했듯이 이러한 원인을 노사간 ‘불신’으로 보고 있습니다. 얼마전 경상북도 경주시 인근에 위치한 한 자동차부품회사를 탐방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회사는 노사관계가 좋은 것으로 주변에 소문이 많이 나 있더군요. 마침 자동차업계의 ‘하투(夏鬪)’가 이슈로 부상해, 회사 사장님께 ‘노사화합의 비결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그는 대뜸 ‘부인한테는 잘 하고 계시나요?”라고 묻더군요. 그 분의 경우엔 최근 출장길에 화장품을 하나 사서 부인에게 선물했다고 하더군요. 화장품을 고를 때 등에 땀이 날 정도로 이것 저것 따져보고, 신경을 쓴 탓인지 부인이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분의 요지는 “종업원들을 ‘배우자’처럼 사랑하고 믿음을 주면 노사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겁니다. 억지 웃음도 한두 달이지, 가식은 드러나게 돼 있으니, 종업원을 진정으로 좋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상대자인 근로자의 노력도 필요하겠죠. ‘사랑’과 ‘믿음’을 왜곡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하고, 상대편에게도 그에 상응한 ‘애정’과 ‘신의’를 안겨줘야 하겠지요. 뜬금없는 주장인 줄 모르나, 기자는 산업계의 뿌리깊은 노사의 불신이 ‘사랑’으로 풀릴 날을 기대해 봅니다.
2006.07.06 I 지영한 기자
  • (edaily리포트)채권시장이 증협에게
  • [이데일리 황은재기자] 월드컵은 끝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16강행 실패로 월드컵 열기는 한풀 꺾였습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는 월드컵에 비교할 만한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해묵은 논쟁이기는 하지만 `채권 장내거래 문제`를 놓고 그동안 밀리기만 했던 증권업협회와 증권업계가 정부와 증권선물거래소에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7월 채권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되는 `장내거래 의무화` 논쟁을 예감하며 채권외환팀의 황은재 기자가 증권업협회에 한마디 하고 싶답니다.채권 장내거래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정부와 증권선물거래소 등이 고집스럽게 `장내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고, 증권업계와 채권시장 곳곳에서는 이런 당국의 방침에 끌려가면서도 불만과 반발을 키워 왔던 해 묶은 논쟁입니다. 일부 교수들은 장내거래가 활성화돼야 국내 채권시장이 선진화된다고 주장하고, 한국금융연구원 같은 곳에서는 실효성도 없는 장내거래 의무화를 집어 치우라고 반박하는 등 전문가들도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누굴 위한 채권거래 장내화인지? 갈등이 표출될 때마다 유야무야되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전면전으로 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전면전으로 갈 경우 채권시장의 파행은 불보듯 한 것이고요. 이미 장내거래 수수료 문제로 채권시장과 증권예탁결제원, 증권선물거래소가 한 바탕 전쟁을 치뤘습니다. 결과는 임시 방편 땜질 처방으로 끝났죠. (관련기사) 채권장내거래 파행오나장내거래 활성화에 가장 열심인 곳은 물론 증권선물거래소입니다. 반면 증권사들의 자율 규제 기관인 증권업협회는 정반대로 장외거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채권시장은 거래소보다 증권업협회에 더 불만인 듯 싶습니다.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동지`인데도 말입니다. "장외거래 활성화를 위해 증권업협회가 도대체 뭐 한게 있느냐"는 게 시장의 불만입니다.  증권업협회가 추구하는 바는 분명해 보입니다. 지난 3월 증권업협회(이하 협회)는 프리보드관리부 산하에 있던 채권시장실을 별도의 채권시장실로 독립 승격시키고 부서 책임자도 팀장급에서 부장급으로 격상했습니다. 주식시장에 치중했던 협회가 `장외 채권거래 시장 챙기기`를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당시 증권업협회 채권시장실장으로 취임한 성인모 실장은 "장외시장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정부 당국과 증권선물거래소, 금융감독원의 장내거래 의무화 추진에 대항하기 위한 증협의 발걸음에 시장도 기대반, 의심반으로 지켜봤습니다. 이후, 애초의 의욕만큼 달라진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 1월부터 발표중인 채권시장지표 외에는 눈에 띄는 것이 없습니다. 3개월이란 짧은 시간 탓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는 `시장이 피 흘려 싸울 때 증협이 뭘 한 것이 있냐`고 지적합니다. 한 증권사 채권영업부장은 "증권사들의 이익집단인 협회가 그동안 채권 장내거래 의무환 문제에 대해 너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증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증권사의 분담금으로 월급만 챙겨가는 곳이 증협이라고 노골적인 불만까지 터트렸습니다. 증협이 아무 역할도 해주지 못하니, 시장은 정부 당국과 거래소의 장내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전전긍긍하며 숨죽인 채 지켜봐야 했다는 겁니다.“이번에는 바로 잡겠다”-증권업협회 엎드릴 만큼 엎드린 것일까요? 시장 말대로 월급받은 만큼 일을 하겠다는 것일까요? 회원사인 증권사와 채권시장의 비난에 증협이 그동안 갈아왔던 칼을 빼들 기세입니다. 정부 당국과 증권거래소의 `말도 안 되는 주장`(증협 관점) 직접 반박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채권 장내거래 논쟁을 둘러싼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업협회는 다음달 6일에 채권시장 전문가와 관계자들 약 200여명을 초청해 채권 장내 거래 의무화의 문제점 대한 주제발표를 계획 중입이라고 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증협은 채권 장외 거래 문제로 제기된 거래 시스템의 비효율성 문제 등에 대한 오해를 잠재우겠다고 합니다. 성인모 실장은 “국채거래 집중화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보다 효율적인 채권 장외거래 시스템을 위한 방안 모색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거래소의 장내거래 의무화 문제를 공론화 시키겠다”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성 실장은 이어 "그동안 증협이 채권장내거래 문제에 대해 너무 소흘히 해왔다"며 "이제는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금감원의 채권시장제도관련 TFT에서도 채권시장 발전에 대해 좀 더 긴 안목을 갖기로 하고 논의를 유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제부터 장내거래 문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채전문딜러(PD) 가운데도 장내거래 의무화에 반발하고 있는 곳이 많아 수 싸움에서는 증협이 다소 우세해 보입니다. 지난 장내거래 결제수수료 논쟁에서도 PD들은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장내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장외거래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아직은 장내거래가 매력이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증권업협회의 행보가 너무 늦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동안의 서운함 때문일까요?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말없이 있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내겠다는 점이 마땅치 않은 기색입니다. 혹시 겉모양만 `척`하는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강합니다. 증권사 채권관계자는 "증권업협회가 보신주의로 일관하면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 장내거래 문제에서도 이제서야 나서는 게 유감"이라며 "세미나를 통해 최소한 장내거래 문제에 대해 논의의 선상에라도 올려 놓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들, 한마디 더 합니다.  "늦었지만 하려면 똑바로 하라"고 말입니다. 이번 7월 세미나가 그동안에 나왔던 장내거래 문제점 지적 보고서 수준에 머무른다면 아마 채권시장은 다시 협회를 외면할 것이라는 게 그들의 경고였습니다. 
2006.06.26 I 황은재 기자
장수비결 15계명
  • 장수비결 15계명
  • [조선일보 제공] 고대부터 사람들은 장수하기를 원했다.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꿈일 것이다. 그렇다면 건강하면서도 좀더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미국의 경제전문 격주간지인 포브스의 인터넷판은 지난 5월 장수비결 15가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조언은 잠을 너무 많이 자지 말라는 것. 가장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6~7시간이며, 8시간 이상 잠을 자면 오히려 수명을 단축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시간 이하로 수면을 취하면 사망률도 높아진다. 일본의 다마코시 교수팀의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사람의 사망률은 7시간인 사람에 비해 남자는 62%, 여자는 60% 높았다.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사람도 7시간인 사람에 비해 각각 73%, 92% 높게 나타났다. 남녀 모두 수면시간이 감소하거나 증가할수록 사망률이 높은 셈이다. 다음 비결로는 결혼을 잘 하라는 것. 요즘 여성의 결혼 조건 1순위는 경제력이 뛰어난 남성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라는 뜻은 아니다. 가급적 조부모가 살아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는 것. 장수 또한 유전적 요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감정조절에 능한 것 역시 장수비결로 꼽았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자극을 받으면 불안해지거나 심하게 화를 내는 사람의 수명은 그만큼 짧다. 2002년 존스 홉킨스 대학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화를 잘 내거나 흥분을 쉽게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게 나타났다. 명상도 빠지지 않았다. 한 시간 잠자는 것보다 명상 15분이 스트레스 해소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마음의 고요와 평화일 것이다. 명상은 마음의 고요와 평화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15분이 여의치 않다면 일과 시작 전 2분 정도의 명상도 큰 도움이 된다. 충분한 성관계 역시 장수에 도움이 된다. 성관계가 인간의 수명 연장을 어떻게 도와주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결과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섹스가 한 번에 2500㎉를 소모하는 효과적인 운동이며, 활발한 성생활이 생활의 만족감을 높이고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해주어 생명연장에 이로울 것이라고 추정한다. 이는 성관계 자체가 장수를 돕는 것은 아니지만 애정 어린 육체적 접촉이 인간에게 심리적 위로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킴으로써 정신적,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유지시켜 주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콜레스테롤 검사를 받고 비타민 A, C, E와 같은 항산화제(Antioxidant)를 섭취하는 것도 젊음을 유지하고 장수하는 비결. 항산화제는 노화현상을 더디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경제적인 부유함도 장수의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모든 면에서 뒷전으로 밀린다’는 생각에 신경을 많이 써 만성질환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밖에 포브스는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도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들었고, 긍정적인 사고와 자주 웃는 습관, 스트레스 해소, 체중감량, 규칙적인 운동이나 담배 끊기처럼 잘 알면서도 실천을 못 하는 것들을 장수비결로 꼽았다. 그러면서 포보스는 다음을 강조했다. “개인의 유전적 요인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_ARTICLE_CONTS--><!!--bodyend--><!--S_ARTICLE_AUTHR-->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bluesky-pub@hanmail.net
  • ''졌지만 아름다운 열정'' 붉은악마, 응원전서 스위스 압도
  • [노컷뉴스 제공] 경기는 패했다.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 그러나 24일 스위스전에서 붉은악마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만큼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양팀의 응원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위스 응원단과 붉은악마는 경기 시작 전 다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방이 붉은색으로 뒤덮인 채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은 마치 한국에서 홈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경기 시작전에는 온통 붉은 색인 까닭에 한국과 스위스의 구분이 없었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양팀 응원단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한국이 공을 잡을때는 스위스의 응원단이, 스위스가 공격을 시작할때는 한국의 붉은악마가 상대 선수들의 기를 꺾기 위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예상대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는 붉은악마보다는 스위스 응원단의 수가 월등했다. 남측 좌석에 자리한 대규모의 붉은악마 응원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한 스위스 응원단 속에 군데 군데 한국 응원단이 섞여 있는 양상. 이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고 결정적인 찬스를 맞을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야유와 맞써 싸워야 했다. 수적으로는 열세에 놓였지만 일사분란한 한국의 응원은 분명 스위스를 압도했다. 붉은 악마는 단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은채 끊임없이 한국응원단의 응원을 주도했고 한국의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전반 23분 스위스의 수비수 펠리페 센데로스의 선제골이 들어가자 기쁨에 넘친 스위스 응원단이 내뿜는 열기에 한국 응원단은 잠시 주춤 했다. 그러나 곧 전열을 정비한 붉은 악마는 다시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줬다. 붉은악마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태극전사들을 거센 공세를 펼치며 스위스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프라이의 석연치 않은 골이 들어가자 붉은악마 역시 넋이 나간듯 한동안 응원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태극전사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태극전사들보다 먼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붉은 악마들. 붉은 악마들은 무거운 걸음을 떼 관중석으로 향한 태극전사를 향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했다. 또한 경기 후 스위스 응원단의 축제의 장이 된 하노버월드컵경기장에서 일찍 자리를 뜨지 않은채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악마’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국내서도 전국 월드컵 경기장, 야구장 등서 138만여명 모여 '길거리 응원' 한편 국내에서도 서울 시청광장 등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안타까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 붉은 악마의 함성은 스위스의 붉은 물결보다 강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스위스의 선제골이 터지자 새벽 잠을 포기하고 응원에 나선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미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승부를 벌인 바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 토고가 프랑스에 두 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스위스에 2대 0으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되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싸웠다"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한편 새벽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는 스위스전 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찼다. 전날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경기 당시 서울에만 70만명이나 돼 스위스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했다. 그밖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과 대구 두류 야구장 등전국적으로 138만 명의 시민들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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