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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쓰비시·다임러·현대, 삼각관계의 향방은
  • [edaily 하정민기자]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크라이슬러가 부실 자회사 미쓰비시자동차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두 회사의 관계가 결별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다임러와 한국 현대자동차(005380)와의 전략적 제휴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발생하는 등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영난 사태가 세계 자동차업계에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현재 업계와 금융시장의 관심은 크게 ▲미쓰비시자동차 회생 가능성 ▲재정지원을 거절한 다임러의 미쓰비시차 지분매각 여부 ▲다임러-현대차의 제휴문제 ▲다임러의 세계화 전략 및 슈렘프 사장의 거취 문제 등으로 압축된다. ◇미쓰비시차 회생할까.."그룹도 손뗄 것" 관측도 올 들어 계속된 미쓰비씨자동차의 경영난은 지난 24일 지분 37%를 보유한 최대주주 다임러가 추가 재정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다임러와 미쓰비시그룹이 합심, 증자를 통해 7000억엔 상당의 자금을 조달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으나 주주들의 반발과 자금난을 우려한 다임러는 "어떠한 재정지원도 해 줄 수 없다"며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미쓰비시그룹이 총대를 짊어졌다. 미쓰비시중공업·미쓰비시상사·미쓰비시도쿄파이낸셜로 구성된 미쓰비시그룹은 "최선을 다해 미쓰비시자동차의 회생을 돕겠다"고 밝히고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미쓰비시그룹은 최고경영진들의 회의를 통해 오카자키 요이치로 전 미쓰비시중공업 고문을 사장으로 선임하고 공장과 인원의 구조조정을 비롯한 독자회생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미쓰비시그룹이 이번 미쓰비시차 지원으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200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돈을 쏟아부어도 미쓰비시차의 회생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일본 4위 자동차업체인 미쓰비시차는 2003년 회계연도(작년 4월~올 3월) 순손실이 72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순손실은 6억6000만달러로 더 늘어날 전망이며 지난 98년부터 까먹은 시장가치만 해도 44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쓰비시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북미시장 판촉을 위해 공격적으로 할부금융에 나섰다 대규모 미회수 사태를 맞아 재무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리콜을 은폐한 사실까지 발각되면서 판매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이에 미쓰비시그룹도 다임러처럼 결국 두 손을 들고 말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26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미쓰비시그룹역시 다임러와 똑같은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쓰비시차의 부채가 자산의 85%에 달하는 1조1800억엔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엉망이어서 미쓰비시그룹이 이를 감당하기 어려우며 미쓰비시그룹이 막대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 지도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다임러, 미쓰비시차 지분 팔까..매수자 없어 지원을 중단한 다임러가 보유한 미쓰비시자동차 지분을 팔 지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서는 다임러의 미쓰비시차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점점 굳어지고 있지만 과연 매수자가 나타날 것인지가 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만프레트 겐츠 다임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에서 "미쓰비시차 지분 매각에 대한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지분을 영원히 들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쓰비시자동차가 장기적으로 이윤을 내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곧 다른 투자자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츠의 이같은 발언은 지분 매각을 위한 일종의 전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쓰비시차가 이윤을 내는 기업으로 바뀐다면 다임러가 지원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 마찬가지로 지분을 매각한다 한들 최대주주도 등 돌린 회사를 누가 쉽게 사들이겠냐는 것이다. 다른 자동차업체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이날 현대차는 다임러가 보유 미쓰비시차 지분인수 가능성에 대해 "전혀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다임러가 미쓰비시차 회생에 두 손을 든 상황에서 현대차가 지분인수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미쓰비시자동차가 파산 위기를 맞을 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크레딧퍼스트스위스보스턴(CSFB)증권의 엔도 고지 애널리스트는 "미쓰비시차는 재앙국면을 맞았다"며 상황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결국 파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임러-현대차 제휴 이상없나 한편 업계에서는 다임러가 미쓰비시자동차와의 간극을 갈수록 넓혀감에 따라 결별 수순에 들어간 알려졌던 다임러와 현대차의 관계 정리도 어떤 식으로 결론날 지 주목하고 있다. 다임러는 현대차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현대차가 먼저 독점계약을 체결했던 중국 베이징기차와 합작해 메르세데스벤츠를 현지 생산하겠다고 발표, 현대차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이후 양사의 관계는 갈수록 멀어져 상용차 합작사업 논의도 계속 지연됐고 급기야 제휴 종식설로 번지기 시작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영난이 악화되면서 이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다임러의 경우 미쓰비시차, 크라이슬러 등 인수한 업체의 실적부진이 가시화하면서 투자여력이 줄었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현대차 역시 예전만큼 다임러와의 합작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가세했다. 이는 두 회사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겐츠 CFO는 "미쓰비시차 문제가 현대자동차와의 제휴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대차 노조와 관계된 어려움이 현대와의 문제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대차 홍보실 관계자 역시 "피트너십이 실패로 끝날 경우 모든 책임은 다임러가 져야 한다"며 "현대차는 3년전의 현대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것이 회사 측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홀로서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양사 관계자들의 발언은 현 상황의 복잡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두 회사모두 "당장 제휴문제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반대의 해석을 가능케하는 발언을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주간지 비지니스위크(BW)는 최신호에서 수 주일안에 두 회사가 공식 제휴중단을 선언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글로벌 다임러` 꿈 무너지나..슈렘프 거취도 관심 미쓰비시차는 물론 현대와의 관계도 삐걱거림에 따라 다임러의 세계화 전략 및 이를 주도했던 위르겐 슈렘프 사장의 입지도 크게 타격받고 있다. 슈렘프는 사장 취임 후 벤츠로 고급차 시장만 주도했던 다임러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잇따른 인수합병을 단행했다. 파산 위기에 빠졌던 크라이슬러 합병, 미쓰비시차 인수, 현대차 지분 획득 등이 모두 슈렘프의 진두지휘 하에 이뤄졌다. 벤츠의 고급 이미지에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라는 양 날개를 얹어 GM(제너럴모터스), 포드와 맞서보려 했던 슈렘프의 야심은 악몽으로 변하고 말았다. 미쓰비시차의 엄청난 손실에다 인수 당시부터 "사상 최악의 합병"이란 평가를 받았던 크라이슬러역시 아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쓰비시차 및 현대차와의 관계 악화로 아시아시장 공략의 꿈도 좌절 일보 직전이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운도 안 좋았고 전략도 빈약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쓰비시차 인수의 경우 "가지말아야 할 길"을 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마즈다, GM-이스즈, 르노-닛산, 다임러-미쓰비시 등 세계 유명자동차 업체들이 속속 일본 업체와 손 잡았지만 성공한 예는 르노-닛산이 유일할 정도로 일본 시장 공략이 만만치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임러가 무리한 수를 뒀다는 것. 다임러가 자사 경영진을 미쓰비시차에 내려보낸 것도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포브스는 평가했다. 슈렘프 CEO의 사임 가능성도 거듭 제기되고 있다. 슈렘프는 작년에도 실적부진, 보수과대 등 문제로 비지니스위크가 선정한 최악의 CEO에 선정된 바 있고 지난 주말 컨퍼런스에 나타나지 않은 것도 그의 입지 약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슈렘프 본인은 이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슈렘프의 한 측근은 "크라이슬러 합병문제가 거론됐을 때도 슈렘프가 사임하지 않았듯 미쓰비시자동차 투자실패도 그의 사임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고전하고 있는 다임러가 중국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AWSJ은 슈렘프가 중국 정부 관계자들과 사업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이라고 전했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역시 이머징마켓의 중요성을 강조한 슈렘프의 최근 발언을 분석해볼 때 다임러가 중국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2004.04.26 I 하정민 기자
  • 이철 후보 부인 `낙선일기` 화제
  • [오마이뉴스 제공] 지난 4.15 총선 당시 "공안검사 vs 사형수"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부산 북·강서 갑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게 패한 열린우리당 이철 후보의 부인 전명옥씨가 이철 후보의 홈페이지(www.leechul.net)에 쓴 "낙선일기"가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일 이철 후보 홈페이지에 "낙선일기"를 올린 전명옥씨는 "언제나처럼 마음을 다잡고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다짐을 했다"며 일기를 써내려갔다. "그날 밤 부산에 이사 와서 한 달 반만에 처음으로 꿈을 꾸었다, 악몽이다" 전씨는 "한 달 반 전 남편 따라 내려온 부산 구포"에서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밥은 먹었는지, 잠을 자는지도 모르고 지난 시간들" 속에서 "이곳은 특이한 세상이었다"고 고백한다. "친구가 만들어준 노란잠바는 이미 타깃이 되어 버린 지 오래 되었다"며 "손가락질하며 깔깔거리고 웃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계속 보인다"고 적은 전씨는 "(그것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문"이었다. 그러면서도 전씨는 "이것이 남편이 뛰어든 부산 북구 선거판의 현실이라면 아내인 나도 뛰어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라며 "웃고 또 웃었다"고 말한다. "제 별명이 철의 여인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이어 전씨는 "표현조차 차마 하지 못할 흑색선전"에 "그만 눈물이 앞을 가렸다"면서도 "주말을 기해 전국 곳곳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고 힘이 솟아난다"며 선거운동 기간 동안 느꼈던 억울함과 감격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선거 후, 일상의 아내로 돌아온" 전씨는 "일부러 그러지(강한 척 하지) 않아도 돼"라는 남편 이철씨에게 "제 별명이 철의 여인이라는 거 잊지 말라"며 "그 동안 감사하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같은 "낙선일기"에 대해 "돌풍(jokh)"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마음 속에 담고 있는 모든 것을 전부 글로 표현하지 못함을 잘 알고 있다"며 "언젠가는 고생하신 보람이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는 등 네티즌들의 응원의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다음은 전명옥씨의 "낙선일기" 전문이다. 순간적으로 난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로 다시 갔다. 언제나처럼 마음을 다잡고 절대로 눈물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다짐을 했다. 침통한 사무실 분위기 여기저기서 어머니들이 울고 계셨다. 눈이 아파왔고 앞이 흐릿해져서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입은 움직이는데 내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라면 먹어가며 서로에게 격려해주고 힘을 주던 자원봉사자 한분 한분께 손을 잡고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남편을 찾았다. 그냥 손을 잡았다. 남편의 손에서 무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고생했어! 난 웃음을 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 그냥 웃고 계속 남편을 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늦은 밤, 남편이 물었다. “콩이 잘 있대?” “그럼요. 콩이 보고 싶죠?” 콩이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다. 아내보다 더 좋아하는 콩이를 친정에 맡기고 왔었다. 그날 밤 부산에 이사와서 한 달 반 만에 처음으로 꿈을 꾸었다. 누군가가 머리채를 뒤로 잡아 당기고 알 수 없는 얼굴이 주먹으로 발로 계속 구타를 당하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누구 없냐며 도와달라고 외치다 벌떡 일어났다. 악몽이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새벽 3시, 갑자기 눈물이 콧물이....... 꾸역꾸역 울고 또 울고 그동안 쌓였던 온갖 설움을 다 토해냈다. 한 달 반 전 남편따라 내려온 부산 구포. 운명이거니 하고 집 구하고, 이사하고, 사무실 구하고, 집기 구하고....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밥은 먹었는지, 잠을 자는지도 모르고 지난 시간들.... 내 일거수 일투족이 미행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한참 후에 알게 되고..... 본 선거가 시작된 4월 2일부터 난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내가 살아온 대한민국도 아니고, 부산도 아닌, 그동안 무수히 출장을 다녔던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닌, 특이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구포5일장 건널목과 그린코아 사거리는 가장 견디기 힘들고 두려운 장소가 되어 버린지 오래다. “미친년들 와이리 걸리작거리노” 중년 아주머니가 사정없이 팔꿈치로 치고 지나간다. 다시 또 다시.... 모 후보의 건너편 유세차 앞에서 손가락질하며 깔깔거리고 웃는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계속 보인다. 또 한 아주머니는 사정없이 발로 차고 지나간다. 친구가 만들어준 노란잠바를 입고 있기에 이미 타켓이 되어 버린지 오래 되었다. 뒤통수에다 별의별 욕설을 하고... 명짱님 말대로 “아 이건 아닙니다. 이래서는 안됩니다.” 라는 말을 정말 하고 싶었다. 어린 나이에 만화영화 제작사를 설립해서 무수한 고난을 겪을 때마다 난 강해지고 싶었다. 희망과 용기와 웃음을 잃지 않고자 마음을 다지고 또 다졌다. “이십여년간 일을 수주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과 유럽을 돌며 무수한 사람을 만나면서도 갖은 힘을 다해 버텨왔고, 보람을 느끼며 여성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의 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선거판이지만 이건 아닙니다. 인격 자체를 말살당하고 인간 이하의 모독을 주는 이건 아닙니다. 이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문입니다.” 그러나 이게 남편이 뛰어든 부산 북구 선거판의 현실이라면 아내인 나도 뛰어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그래도 웃었다. 웃고 또 웃었다. 머리를 숙이고 또 숙였다. 손을 잡고 또 잡았다. 어느 날 흑색선전 비방조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이미 가동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누군가 제보를 하길래 증인이 되어달라고 부탁해봤다. “선거 끝나고 죽을 일 있습니까?” “눈 밖에 나면 이 동네 못삽니다.” 벌써 몇 번째 같은 대답들이다. 우리 동네 노인정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갔다. “할머니 제가 본인입니다. 이철 집사람입니다. 남편도 저도 그런 사람 아닙니다.” “우리 며느리가 들었다 카더라. 남편이 국회의원 하면서 도둑질해서 재산 모았다 카대.” “첩 데리고 선거운동 한다 카대. 집만 얻어놓고 잠도 안 잔다 카대.” 그 외에도 표현조차 차마하지 못할 흑색선전... 설명을 하고 설득을 했다. “알았다. 우리도 바보는 아이다.”라는 대답을 듣고 나오는 길에 그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주말을 기해 전국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 들었다. 직장인, 학생, 부부들까지. 너무나 고맙고 소중한 분들이다. 가슴이 뭉클하고 힘이 솟아난다. 4월 14일, 마지막 선거 유세장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가 거기에 있었다. 남편이 왜 이 길을 가야 하는지 가슴속으로 느끼고 또 느꼈다. 이 순간 흐르는 눈물은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의 눈물이었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남편은 소중한 한사람 한사람에게 낙선인사를 다니느라 또다시 구석구석 지역을 누비고, 난 과묵한 남편 앞에서 또다시 재롱을 부리는 일상의 아내로 돌아왔다. “일부러 그러지 않아도 돼. 상처는 곪는 것보다 터트리는 게 빨리 낫거던. 그냥 욕도 하고 그래. 아니면 내가 대신 맞아 줄 수도 있는데.” “당신 날 어떻게 보는 거예요? 내 별명이 철의 여인 이라는 거 잊지 마세요.” 그동안 너무 고맙고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립니다. 이철의 아내 전명옥 씀.
  • (인물포커스)`태극기~` 510만불 수출주역
  • [edaily 전설리기자] 한국 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거머쥔 `태극기 휘날리며`가 해외에서도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동남아시아 5개국과 유럽 등 15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해 총 510만달러의 해외 수익을 거둬들인 것. `태극기 휘날리며`의 해외 흥행 신화 뒤에는 배급사 쇼박스에서 해외 세일즈를 전담하고 있는 최종환 대리의 땀과 노력이 배어 있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깐느 영화제에서도 더 많은 해외 배급사들에 `태극기 휘날리며`를 소개하고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대리는 요즈음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면서도 피곤한 기색이 전혀없다. 현재까지 총 510만달러의 판매고를 올린 `태극기 휘날리며`가 미국 주요 배급사와도 협상을 진행 중인데다 내달 12일부터 열리는 깐느 영화제 출품과 세일즈 활동을 통해 추가 해외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 지난달 폐막한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한 바이어들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서도 싱글벙글이다. "`실미도`에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가 잇달아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것이 해외에서도 화제입니다. 두 영화 때문에 다른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을 정도니까요. 아시아에서 한국 영화는 실질적인 최강자로 부상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실제 나오는 영화가 몇 편 안되는 데다가 홍콩 영화는 거의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운데 한국 영화는 단연코 수준이 높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실제로 AFM에서 `태극기 휘날리며`의 관심은 이례적이었다. 보통 AFM에서는 언론과 일반 관객,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스크리닝을 하는데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 진짜로 돈내고 영화를 사갈 사람들인 바이어들만을 대상으로 `buyers invitation only` 입장 제한 푯말을 내걸고 시사회를 개최했는데도 발디딜 틈이 없었다고 한다. 오는 5월 개최될 깐느도 기대되는 시장이다. `태극기 휘날리며`가 상업영화인 관계로 깐느 영화제에서 수상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AFM에 오지 않았던 다른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세일즈를 진행할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 대리는 "아시아쪽은 AFM에서 거의 다 팔렸기 때문에 이번에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비교적 영화 시장이 큰 유럽 국가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해외 마케팅을 맡게 된 건 행운이었다고 최대리는 말한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 영화가 잘 알려지고 인기가 좋아서 잘 팔렸다는 것. 누가 봐도 좋은 영화이니만큼 가능한 한 많이 알려서 보게 하고 사게 하는 것이 마케팅 전략이라면 전략이었다는 것.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해외에서 해적판이 나도는 것이다. 보통 DVD 판권을 같이 사가는 해외업체가 자국에서만 DVD를 파는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까지 DVD를 파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것. 최대리는 "국제법으로도 통제하기 애매한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해외 배급 스케줄을 잘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영화 해외 수출 강점에 대해 최 대리는 "그 어느 나라에서도 쓰지 않는 언어와 독특한 문화"라고 지적했다. 영어권 나라들이 소재와 스토리들을 소진해버린 가운데 한국 영화들의 독특한 소재가 강점이 되고 있다고. 한국 극장 시장이 좋은 것도 호재다. 인구의 4분의 1이 본 영화가 나올 정도로 국내 극장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나온다는 것이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다. 중동 영화가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하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적인 이질감에서 오는 관객 동원의 어려움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대리는 "최근 일본 등에서 문화적 이질감이 극복되면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중국도 한류 열풍으로 뜨겁다"며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낙관했다. 한국 영화 시장이 아시아에서 커질만큼 커진다면 헐리우드 쪽으로도 진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한국 영화 해외 수출 전망에 대해서도 최대리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제작 단계에서 해외 펀딩을 받기도 하고 해외 시장을 고려해서 만드는 등 등 국제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메디와 조폭 일색에서 최근 소재가 매우 다양해졌다는 것도 괄목할만 합니다.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스캔들`, `태극기~`, `실미도` 등이 그 예입니다. 소재의 다양성이 지금처럼만 유지된다면 수출 전망이 더욱 밝아질 것입니다"라고 낙관했다. `한국 영화의 인터내셔널 펀딩`이 궁극적인 꿈이라는 그는 "한국 영화가 해외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때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단골 고객들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불과 4~5년 사이에 한국 영화들이 해외 시장에서 가격이 비싸지는 등 위상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안비싼 영화도 비싸게 불러서는 안된다"며 "영화를 사간 사람이 투자한 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한다면 다시 사러오지 않을 것 아니겠나"며 신뢰를 기반에 둔 세일즈로 한국 영화를 알려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최종환 대리 약력 -72년 서울 출생 -98년 고려대학교 경영학부 무역학과 졸업 -~00년 한국미쓰이물산 -~02년 일신창투 해외판권 담당 -02년~ 쇼박스 해외마케팅 담당
2004.04.19 I 전설리 기자
  • [총선]역대 최연소?‥민노당 이주희 `인기짱`
  • [edaily 조진형기자]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이 탄생할 것인가.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환호성을 올리고 있는 민주노동당에서는 이주희 후보가 여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의 나이 26세. 정확히는 25년 1개월이다.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1954년 5월 20일 열린 제3대 총선거에서 김 전 대통령은 25년 5개월의 나이로 당선됐었다. 아직 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이 방송사 출구조사를 통해 9~12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례대표 9번인 이 후보의 당선이 `꿈`이 아닌 `현실`로 근접했고, 시체말로 민주노동당 상황실 인기 `짱`인 상황이 됐다. 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민주노동당은 한국 정치사에 처음으로 진보정당의 기치를 들고 국회에 입성하는 쾌거와 함께 한국 정치사의 거물 김영삼 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최연소 국회의원` 기록도 갈아치우는 셈이다. 그는 젊은 여성 후보다. 게다가 대학(서울대 지구과학과)을 아직 졸업하지 않았다. 또한 그의 비례대표 명분은 `대학생 대표`다. 그래서 이 후보은 선거운동내내 전국 대학을 누비는데 주력했다.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이후 돌아본 대학만 30곳이 넘는다. 그는 출구조사 후 몰려드는 기자들의 인터뷰 공세에 "젊은 세대가 한국 사회를 진보화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주희 후보와의 일문일답.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당선소감은. ▲ 이제 우리 젊은 세대가 현실 정치영역 진출을 실현하게 됐다. 또 진보정당의 원내진출에 기쁘다. 젊은 세대가 한국사회를 진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것인가. ▲ 이라크 파병 철수가 최우선이다. 오늘도 파병 철회 집회에 참석하느라 민주노동당 상황실에 늦게 왔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 비례대표로 출마한다는 것을 2월에 들었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초중고 때부터 반장을 도맡아 했고 대학 3학년때 과학생회장을 했고 4학년때 총학생회장에 나가 낙선한 적도 있다. 대학 1학년때부터 학생운동을 했고 노동자, 농민, 노동자의 투쟁 집회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거리에서의 투쟁과 의회에서의 투쟁은 전혀 다른 게 없다.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영역에 주력할 것인가. ▲ 파병 철수가 해결되고 나면 300만 대학생들을 위해 발로 뛰는 정치를 하겠다. 사립학교법 제도를 바꿀 것이고 아르바이트 최저임금제, 학제개편, 학벌 입시위주 교육 타파, 초중고 과밀학급 해소 등을 펼쳐나갈 것이다. 필요하면 전국 대학의 학생회장들을 만나서 직접 얘기를 듣고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노력하겠다. -국회에 들어가면 나이 많은 정치인들이 무시하지 않을까 걱정되지는 않나. ▲ 오늘 투표율도 낮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건 나이 많은 정치인들이 국민들 등을 돌리게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국회의원이 가진 신념과 소신이고 더 중요한 것은 소속 정당의 정체성이다. 포부와 자신감으로 돌파해나갈 것이다. -존경하는 정치인이 있나. 그리고 어떤 정치인이 될 것인가. ▲우리나라에 존경하는 정치인은 없다. 일부로 컨셉을 잡지 않을 것이고 이미지로 정치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현장의 목소리, 사람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눈을 낮은 곳으로 맞추는 정치인이 될 것이다.
2004.04.15 I 조진형 기자
  • 광화문일대 새 주거타운 되나 …주상복합 줄줄이 입주
  • [조선일보 제공]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뒤편 주상복합 ‘파크팰리스’. 1층 상가 김밥집에서 만난 주민 박모(38)씨. 직장이 시청 근처라는 박씨는 “아침에 걸어서 출근하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양천구 목동에 살 때보다 출퇴근 시간이 30분 이상 줄었다고 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새로운 주거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뒤편에 지어지는 주상복합이 속속 완공되면서, 올해 종로구 내수동 일대에만 2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경복궁과 사직공원·인사동 문화거리 등 각종 명소가 많고, 북한산과 인왕산 조망권이 좋아 도심 직장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광화문 종합청사 뒤편 ‘파크팰리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입주를 시작, 142가구 중 120가구가 입주를 마친 상태다. 동양부동산 관계자는 “시세는 평당 1400만원선에 형성돼 있지만 매물은 아주 귀한 편”이라며 “임대는 55평형이 보증금 1억5000만원에 월세 200만원선”이라고 말했다. 바로 옆엔 쌍용건설이 시공 중인 ‘경희궁의 아침’도 곧 입주한다. 아파트 360가구와 오피스텔 1031실이 들어선다.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내부 마감 공사가 한창인 이곳은 아파트가 포함된 대단지란 점에서 분양 당시부터 주목받던 곳. 인근 중개업자는 “분양가에 프리미엄만 1억~2억원쯤 붙어 있지만, 매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14평형이 보증금 8000만원에 월세 70만원선. 정부청사 뒤편에는 금호건설이 시공하는 ‘용비어천가’와 벽산건설의 ‘광화문시대’도 오는 10월, 12월에 각각 입주한다. 광화문 주변에는 새롭게 분양하는 주상복합도 잇따르고 있다. 종로 구청 입구 사거리에서는 르메이에르건설이 주상복합 ‘명가의 꿈 종로타운’을 다음달에 분양한다. 17~48평형 509가구로 평당가는 1100만~1400만원선. 중구 순화동 대한상의 건물 주변에서 포스코건설은 13~33평형대 아파트 137가구와 24~38평형대 오피스텔 339실을 분양 중이다. 6월에는 종로구 사직동 54 일대를 재개발한 풍림아이원과 중구 충무로 4가의 ‘포스코더샵’ 아파트가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화문 일대 주상복합은 출퇴근이 편리해 젊은 직장인 수요층이 적지 않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도 좋고 관공서가 많아 치안이 비교적 좋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도심이지만 경복궁, 인왕산 등 녹지공간이 의외로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중·고교가 많지 않고, 공해와 소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이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도심 주상복합은 분양가는 높고 전용면적이 작은 단점이 있다”면서 “실수요자라면 환승역 주변 소형 평형을 눈여겨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채권금리 급락..수급개선, 매수촉발(마감)
  • [edaily 강종구기자] 채권 수익률이 수급호전 기대감에 급락하며 마감했다. 이달 국채발행 계획물량이 지난달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막혔던 매수의 길을 터준 셈이 됐다. 전날 국채발행계획이 발표되면서 늦게까지 선네고가 이루어지던 분위기는 이날도 지속됐다. 장이 개시되자 마자 적극적인 매수주문이 유입됐고 장 마감무렵까지 강세는 연장됐다. 국채선물시장에 주택금융공사의 매도헤지가 나왔다는 설이 돌면서 한때 주춤하기도 했으나 외국인의 선물매수를 확인하면서 금리는 재차 하락했다.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시채 추가발행 우려가 제기되고 실제로 재경부가 발행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시장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지표채권인 국고채3년물 4-1호 수익률은 전날보다 9bp 떨어진 4.40%까지 단숨에 내려왔다. 국고3년 경과물인 3-5호 수익률은 4.3%대로 떨어졌다. 국고5년 4-2호 수익률도 11bp 내리며 4.70%를 기록했고 경과물 3-6호는 4.68%로 하락했다. 통안채2년물은 8bp 떨어지며 4.37%로 정리됐다. 장내시장에서는 모처럼 활발한 매매가 이루어지며 1조90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지표물인 4-1호가 5700억원 국고5년 3-6호가 5200억원어치 거래됐고 국고3년 경과물 3-5호 거래량도 4800억원에 달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3년물이 10bp 떨어진 4.40%, 국고채5년물이 10bp 내린 4.71%를 기록했다. 통안채는 2년물이 8bp 하락한 4.37%, 1년물이 4bp 내린 4.14%였다. 회사채3년물은 AA-가 8bp 떨어진 5.22%, BBB-가 9bp 내린 9.69%로 정리됐다. ◇단숨에 10bp 급락..악재 무시 채권금리는 장이 시작하자 마자 갭하락하며 출발했다. 이달 국고채발행이 바이백 1조원을 고려할 경우 1조3500억원에 그쳐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하자 매수심리가 고조됐다. 금리하락을 제한할만한 재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3월 물가는 전월비 1.0% 상승해 월간기준 지난해 3월 이후 최대폭이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환율 급락 영향으로 원화환율이 1141원까지 떨어져 환시채 발행 우려가 되살아 나기도 했다. 또 주말에는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었다. 주택금융공사가 국채선물시장에서 1000계약 가량 매도헤지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렸다. 그러나 시장은 이를 거의 무시했다. 월말 세수요인으로 인한 자금이탈 우려가 있지만 한국은행이 RP를 지원해 유동성을 맞춰줄 것으로 예상되고 국채발행 부담도 줄어들면서 매수세력의 기세가 완전히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매수심리 비등..급반등 경계해야 국내 은행의 한 딜러는 "드러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며 "월말 자금이탈은 너무 오래된 것으로 충격은 흡수됐다"며 "최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내리지 않는 한 국내 콜금리 인하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경제지표는 단기적으로 금리를 움직일 만한 힘이 없다는 지적이다. 당초 오전까지는 수급개선에 따른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자 오후에는 방향성 탐색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있었으나 매수심리는 장이 마감될 때까지 식지 않았다. 한 선물사 브로커는 "시장에 매수분위기가 꿈&53953;거린다"며 "여전히 왕성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의 추가하락이 가능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단 이날 급락으로 절대금리 부담을 다시 안게 됐다.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월간 최저금리로 잡은 4.40%를 한걸음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삼성선물 최완석 팀장은 "미국 고용지표가 이정표로 작용할 것"이라며 "계속 하락할지 아니면 상승세로 급반전할지 고용지표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4.04.01 I 강종구 기자
  • (CEO탐방)케이아이티비 김영호 사장
  • [edaily 김세형기자] "일본에서 시작된 양방향 TV시장이 실험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형성단계로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홍콩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시작될 것이구요" <!--image start--><!--image end-->양방향 TV 솔루션의 핵심인 인터넷 셋톱박스를 생산하는 케이아이티비(009810) 김영호사장(사진)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장이 드디어 열리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부푼 꿈에 젖지는 않았다. 지난 2001년 이후 3년 가까이 당초 기대에 훨씬 못미쳤기 때문이다. 케이아이티비는 지난 74년 제일포리머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제일포리머에서 고려포리머로 그리고 다시 이룸으로 옷을 갈아 입었고 2002년부터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케이아이티비로 바뀔 때까지 주력제품은 산업용 포장재인 FIBC(Flexible Intermediate Bulk Container). TV에서 가끔 나오는 북한으로 가는 쌀 등의 곡물을 담는 부대자루가 바로 그 것이다. 지난 2000년 이룸이란 이름으로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다 부실해져 화의까지 갔고 지난 2001년 잇츠티비를 인수한 이후 양방향 TV 솔루션업체로 변신해 가고 있다. 잇츠티비를 인수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잇츠티비를 완전 자회사 형태로 인수하면서 잇츠티비 주주 등을 상대로 유상증자를 실시, 사실상 잇츠티비가 케이아이티비를 인수했다. 이런 측면에서 케이아이티비도 2000년 이후 나타난 A&D 기업중 하나다. 현재 주요주주인 HNS파트너스의 한동훈 대표이사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대외적으로만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잇츠티비 공동대표인 김영호 사장과 김진욱 사장이 사장이란 직함으로 각자 대표이사체제 형태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김영호 사장은 93년부터 IMF 외환위기 발발 이듬해인 98년까지 신한은행에서 외환딜러로 일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외환딜러를 오래할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에 외환딜러를 그만두고 별정 통신사업을 시작했다. 지금도 남아 있는 프리즘커뮤니케이션이 그 것이다. 동갑내기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김진욱 사장과는 프리즘커뮤니테이션부터 호흡을 맞춰 왔다. 설립 2년째인 99년 이회사를 매각하고 양방향 TV 솔루션업체인 `잇츠티비`를 공동 설립했다. 이후 양방향 TV 서비스를 실시할 목적으로 이룸을 인수하면서 증권거래소에도 발을 디디게 됐다. "양방향 TV서비스를 하는데 막대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장내시장으로 진출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또 인수 이후 1년 정도면 모든 구조조정이 끝나고 FIBC사업도 수익을 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1년으로 잡았던 구조조정 기간도 당초보다 길어지면서 투자자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실적을 내지 못했다. 2001년 9월 인수한 뒤 지난해 3월에 와서야 화의에서 벗어났고, 지난해 9월 관리종목에서도 탈피, 정상 기업이란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양방향 TV는 이미 10년전부터 있어왔던 개념이다. TV를 보면서 쇼핑을 하고 놓친 프로그램이라면 다시 불러와서 볼 수 있는 VOD서비스도 이용하는 개념으로 이미 사람들 머릿속에는 각인돼 있기도 하다. 하지만 IT경기 침체로 인해 수익성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번지면서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사업과 인력조정만으로는 구조조정이 완결되지는 않더군요. M&A 하면서 단기간내에 실적을 내겠다고 한다면 믿지 마십시요" 그만큼 기업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사업 방향은 당초 양방향 TV 서비스에서 양방향 TV 서비스 솔류션을 납품하는 쪽으로 수정했고 인터넷 셋톱박스가 현재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게 됐다. 인터넷 사업자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국내에서는 수요가 그다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수출로 눈을 돌렸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 100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FTTH망을 도입하기 시작한 일본에서 활력을 찾았다. 회사를 인수한 지 근 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단기체제형 임대아파트 사업체인 일본 레오펠리스21이 첫 목표물이었다. 다행히 임대료 수입외에 다른 수익을 찾고 있던 레오펠리스21이 케이아이티비의 양방향 TV 서비스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출발이 쉽지는 않았다. 양방향 TV의 개념만 있었지 실제로 현실화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 영화사 등 저작권자들은 자사의 컨텐츠가 무단으로 복제되기를 몹시 꺼립니다. 이들의 요구에 맞는 셋톱박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허가를 받아내야 양방향 TV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결제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도 해결해야 하구요" 임대사업자인 레오펠리스21이 이 분야의 문외한이었던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당초 생각했던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애초 양방향 서비스를 직접 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던 터라 필요한 장비와 결제 등 사업을 하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에 대한 컨설팅까지 해주면서 장비를 공급하게 됐죠." 지난 2002년7월 처음 레오펠리스21에 제품을 납품한 이후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케이아이티비의 공급 물량도 대폭 증가했다. 제품 납품후 지난달말까지 공급규모가 3500만달러에 달했고 레오펠리스21이 아파트를 지을 때마다 제품이 들어가도록 돼 있어 향후 공급도 이어질 예정이다. 레오펠리스21 공급 호조 덕택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233% 급증한 427억원에 달했다. 특히 순이익은 115억원 적자에서 7.3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97년 이후 6년만의 흑자 전환이다. 턴어라운드에 일단 성공한 것이다. 부채비율은 1006%에서 153%로, 유동비율도 57%에서 115%로 향상되는 재무구조도 대폭 개선됐다. "올해 대만과 홍콩 등 인구집적도가 높고 IT인프라가 발달한 동남아에서 양방향 서비스가 시작되는 것에 맞춰 공략에 나설 예정입니다. 또 KT가 조만간 디지털홈 시범서비스에 이어 올해안에 본격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국내 시장도 기대하고 있구요" 하지만 김사장은 시장의 기대감만 키우는 장미빛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다. 케이아이티비 인수후 생각처럼 되지 않았던 사업에 대한 기억과 그의 신중한 성격이 맞물린 것이다. 다만 올해 사업에 대한 기대 만큼은 배어 나왔다. "인터넷 사업자들은 현재의 망수입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고 휴대폰 부가서비스 같은 수익원이 필요합니다. 레오펠리스21의 사례 처럼 양방향 TV 서비스의 도입은 활성화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영호 사장 약력 -65년 서울생 -88년 중앙대 화학과 졸업 -92년 U.S.C Materials Science 석사 -93∼98년 신한은행 국제외환·파생상품 딜러 -98∼99년 프리즘커뮤니케이션즈 마케팅 이사 -99∼잇츠티비 공동 대표이사 -02∼케이아이티비 사장
2004.03.24 I 김세형 기자
  • (모기지시대①)이삿짐 그만 싸도 될까?
  • [edaily 김현동기자] 주택가격대비 소득수준이 낮은 현실을 감안할 때 평범한 월급소득자가 저축을 통해 내집을 마련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간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소득 증가세를 크게 상회, 어렵게 저축해 주택자금을 마련한들 집값이 이미 올라 있어 좌절한 경험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접어뒀던 `내집 마련의 꿈`을 다시 한번 꿔볼만하게 됐다. 모기지 시스템 도입에 따라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짐을 싸던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오는 25일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통` 모기지론 상품이 판매된다. 이를 이용할 경우 전세금 이하의 적은 자금만으로 당장 내집을 마련할 수 있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이 온전히 주택구입자의 몫이 될 수 있다. 또 20년 동안 고정금리로 매달 일정금액만 갚아나가도 되므로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은 모두 공사가 지고 가게 되어 있어 안정적인 가계운영이 가능하다. 모기지론은 집값의 70%까지를 빌려 10~20년 동안 나눠 내는 장기 주택담보대출로, 이를 이용하면 무주택자가 국민주택규모(전용면 적 25.7평)이하 주택을 살 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를 운용하는 주체는 주택금융공사라는 정부산하 공공기관. 그러나 일반 은행이 거 의 모든 대고객업무를 대행하기 때문에 기존의 은행대출처럼 은행창구를 통해 모기지론을 이용 하게 된다. 무주택 우선공급 물량 확대 역시 내집마련을 꿈꾸는 사람에게는 관심대상이다. 3월부터 무주 택자에게 우선 공급되는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의 비율이 50%에서 75%로 늘어난다. 앞으로는 국민주택규모 이하 주택 10개 중 약 7, 8개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분양되는 형국이다. 서울과 수도권만 해도 올 상반기 무주택자 우선분양 대상 아파트가 수천 가구에 이른다. 모기지론 도입은 가계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 안정에도 기여하게 되는 셈. 올해 은행권에 만기 도래하는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총가계대출 105조원의 60%인 63조원. 이 중 상당량의 만기도래 자금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을 포함한 장기대출 상품으로 전환, 대출시장 안정화가 기대된다. 종전 주택담보대출상품 만기가 대부분 3년 미만으로 짧았던데 반해 모기지 상품은 최저 10년, 최장 30년으로 만기를 늘리고 있어 향후 경기변동 요인 발생시 자금의 단기이동 현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택수요자의 입장에서는 모기지론(장기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뒤 장기간(보통 10년 이상, 고정금리) 원금과 이자를 분할상환하게 됨에 따라 목돈없이도 주택구입이 가능하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경우 주택저당채권 매각, 모기지·MBS 스왑 등을 통해 대출 보유에 따른 대손발생 등 신용위험과 금리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만기구조 다양화를 통해 자금운용에 따르는 리스크를 주택금융공사에 전가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가계대출 105조원 중 주택담보대출이 약 60% 정도"라며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만기구조가 갈수록 단기화되는 추세여서 금융시장 충격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만기가 짧은 대출에 대해서는 만기구조를 다양화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이 이들 자금의 만기연장 상품으로 활용된다면 은행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주택담보대출의 10% 정도가 모기지론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에는 최소 10조원 이상이 모기지론으로 전환, 모기지 시장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홍식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주택금융공사는 은행들과 장기 주택대출상품 판매 경쟁을 하는 소매금융기관이 아니라 은행권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리스크헤징 기능을 수행하는 유동화중개기관"이라며, 주택저당채권(MBS ; Morgage Backed Securities) 발행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조했다. 물론 모기지론 활용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대출 초기 월 불입액이 많아 가계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상환 금액이 커 서민층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여러차례 짐을 싸온 가장이라면 `이삿짐 싸기`를 그만둘 고민을 이제 해볼만도 하다.
2004.03.19 I 김현동 기자
  • "탄핵투표" 195명중 70% 이상 출마
  • [오마이뉴스 제공] 16대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 12일 탄핵안 투표에 참가한 의원들 중 70% 이상이 4.15 총선에 출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가 16∼17일 양일간 야3당의 공천확정자 명단과 "탄핵안 투표" 참가의원 명단을 대조해본 결과, 195명의 "탄핵안 투표" 의원들 중 최소 140명(71.8%) 이상이 지역구 또는 비례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129명 투표) 90명, 민주당(53명 투표) 42명, 자민련(8명 투표) 6명, 무소속(5명 투표) 3명의 순이었다. 이중 한나라당 강신성일(대구 동갑) 박원홍(서울 서초갑) 하순봉(경남 진주을) 의원은 공천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민주당 김홍일 장재식 의원, 자민련 조희욱 의원은 비례대표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한 한나라당 김기배(서울 구로갑), 김황식(경기 하남), 박시균(경북 영주), 이양희(대전 동구) 등 일부 의원들이 출마결심을 굳힐 경우 총선에 출마하는 "탄핵안 투표" 의원들의 수는 15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투표에 참여한 의원들중 40명은 17대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총선에서의 유권자 심판은 피할 수 있게 됐지만,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법적, 도덕적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195명의 탄핵안 투표 의원들 중 2명은 탄핵안에 소신껏 반대표를 던졌지만, 이들은 전체의 1%에 해당하는 미미한 존재들이다. 자민련 김종호 의원측이 "처음부터 반대했고, 표결에서도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본인 자신이 직접 언론에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상태이고, 비밀투표였기에 확인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이 "커밍아웃"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본회의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투표에 참여한 야당의원 전원이 탄핵안 가결에 따른 정치적 연대책임을 지게 된 형국이다. 탄핵안 가결 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40∼50%를 넘나들고, 야3당의 지지율은 10% 내외를 맴도는 상황에서 탄핵안 투표에 참여한 의원들은 각 지역에서 "탄핵반대"의 순풍을 타고 있는 우리당 후보들의 거센 도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각 지역구별 출마의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서울(48개 선거구) = 한나라당 박진 의원(서울 종로)은 요즘 고민에 빠졌다. 탄핵발의 이전에는 소장파 의원의 소신에 찬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대표경선 출마를 결심한 상황에서 당론을 거스를 수 없었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 이후 당이 여론의 역풍을 맞으며 전당대회가 불투명해지는 등 대표 경선의 꿈이 물건너간 상태. 더욱 직접적으로는 지난 토요일(14일) 이후 매일 저녁마다 광화문에서 탄핵무효 촛불시위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총선까지 시위 분위기가 이어질 경우 지역구 당선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실시된 조선일보-갤럽 여론조사에서 박 의원(24.3%)은 김홍신 우리당 후보(22.2%)에 2% 차이로 쫓기고 있었다. 탄핵안 투표 당시 경위들에게 끌려나가는 우리당 "옛 동지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민주당 추미애 의원(광진을)도 14일 경선을 통과한 우리당 김형주 후보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동대문갑의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도 우리당 김희선 의원과의 힘겨운 승부를 앞두고 있다. 동대문을, 강북갑의 홍준표, 김원길 의원이 맞서게 될 후보들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당 허인회, 오영식 후보는 탄핵정국이 만들어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표정. 특히 허 후보는 2001년 보궐선거에서 홍 의원에 3600여 표 차로 눈물을 흘린 바 있어 세 번째 지역구 도전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후단협 활동과 탄핵표결 현장지휘로 우리당 지도부로부터 미운 털이 박힌 민주당 유용태 원내총무(동작을)는 이계안 전 현대캐피탈 회장의 도전을 받게 된다. 탄탄한 지역기반으로 3선을 노리는 유 총무는 탄핵정국으로 악화된 지역 여론을 진정시키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김기춘 법사위원장과 함께 탄핵소추의결서를 헌재에 전달했던 민주당 함승희 의원(노원갑)은 우리당 정봉주 후보(전 전민련 기획차장)와 대결을 펼치고, 은평구의 "양대 산맥" 한나라당 강인섭, 이재오 의원은 각각 우리당 이미경 상임중앙위원, 송미화 중앙위원과 맞서게 된다. 2000년 총선에서 1400여표의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던 서대문갑 이성헌 의원(한나라당)은 우리당 우상호 후보와 재대결을 펼친다. "탄핵안 표결"로 한나라당 소장파 이미지에 결정적 손상을 입은 원희룡 의원은 우리당 김재실(전 서울시의원)과 맞닥뜨렸다. 우리당 신기남 의원이 버티고 있는 강서갑에서는 "굿머니 게이트"를 만들려고 했던 민주당 조재환 의원이 저격수로 나섰지만, 고지 탈환이 수월해보이지는 않는다. 구로을 한나라당 이승철 의원은 2000년 보선에서 대결했던 김한길 우리당 총선기획단장과 다시 만나게 됐다. ▲ 인천(12개 선거구) = 우리당 "독수리 5형제"와 한솥밥을 먹었던 한나라당 서상섭 의원(중·동·옹진)은 탈당 권유를 끝내 뿌리쳤다. 당에 잔류한 그는 탄핵안 투표에 참여했다가 여론의 유탄을 맞게 됐지만, "반대표의 주인공"이라는 뒷얘기가 끊이지 않는다. 인천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황우여(연수), 이윤성(남동갑), 이경재(서·강화을)이고, 민주당에서는 박상희(계양갑), 조한천(서·강화갑) 의원이 나온다. 특히 박 의원은 탄핵안 가결 다음날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서 "국회 통과된 법률을 잘 알지도 못하는 국민들이 알 필요가 없다" "20∼30대는 분별력이 떨어진다. 선동이나 하고 부화뇌동하고"라는 폭언으로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다. 14일 TV토론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자취를 감췄다. ▲ 경기(49개 선거구) = 무려 21명의 의원이 나오는 한나라당의 텃밭이다. 이중 서청원 석방결의안을 주도했던 박종희 의원은 심재덕 전 수원시장(수원 장안)과의 접전이 예상된다. 남경필 의원(수원 팔달)도 노동운동가 출신의 박공우 변호사(우리당)를 만나는데, 낙승을 예상하기 힘든 시점이다. 의정부갑 홍문종, 부천소사 김문수 의원은 노 대통령의 청와대 측근들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 홍 의원은 대통령 정치특보인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노무현 저격수" 김문수 의원(부천 소사)은 김만수 전 청와대 춘추관장과 한 지역구에서 맞붙는다. 탄핵 추진과정에서 한나라당 원내 사령탑을 맡았던 홍사덕 의원은 고양일산갑에서 한명숙 전 환경부장관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고, 고양 일산을에 둥지를 틀려는 김영선 의원은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의 동생 김두수 동북아비전연구소 소장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정보통신대학교 총장을 지낸 안병엽 전 정통부 장관은 경기 화성에서 "한나라당 이적파" 강성구 의원과 대결을 벌인다. 지역구 통합으로 여주·이천에서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과 민주당 이희규 의원이 맞붙으며 우리당 최홍건 전 산자부 차관이 어부지리를 챙길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호남권 (31개 선거구) = 호남에서 민주당 의원 17명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서는 강운태, 김상현, 전갑길 의원의 공천이 확정됐다. 반면, "광주의 정치1번지" 동구의 김경천 의원은 구해우 광주평화개혁포럼 대표,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과의 힘겨운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탄핵안 가결"로 노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돌린 한화갑(무안·신안), 김효석(담양·곡성·장성), 이낙연(영광·함평) 의원은 각각 지역구에서 우리당 이윤석, 김정범, 장현 후보와 맞붙게 됐다. 윤철상 의원(전북 정읍)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조언자" 우리당 김원기 의원과 격돌을 앞두고 있다. 익산을에서 당내 경선을 준비하고 있는 이협 의원은 조배숙 우리당 전 의원과의 맞대결을 기다리고 있다. ▲ 대구경북(TK)권 (27개 선거구) = 한나라당이 절대강세를 보이는 TK지역에서도 우리당이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으는 지역구는 조순형 민주당 대표가 출마할 대구 중·남구. 한나라당 곽성문, 민주당 조순형, 우리당 이재용, 무소속 백승홍의 4파전 구도이기 때문에 승부를 속단할 수 없다. "국민의 정부" 시절에 국회 본회의장 "대통령 하야" 발언 파문을 일으켰고, 노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도 한 표를 행사한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대구 북을)은 배기찬 전 청와대 정책수석실 행정관의 거센 도전을 받게 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을 맡았고, 이번에 우리당 공천을 받은 김준곤 변호사는 대구 달서갑에서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에 도전한다. 배태호 전 한국감정원 노조위원장은 탄핵안 가결과정에서 흔들리는 당내 분위기를 다잡았던 임인배 의원(경북김천)과 맞붙는다. ▲ 부산경남(PK)권 (41개 선거구) = PK지역에서는 한나라당 22명, 무소속 3명의 의원이 출마한다. 부산의 가장 큰 특징은 이른바 노 대통령의 측근그룹과 한나라당 의원들의 대리전 양상이 보인다는 것. 최대 관심 선거구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우리당 이철 전 의원이 맞붙는 부산 북·강서갑. 지역정서를 타고 정 의원이 앞서가고 있지만, 탄핵정국을 맞아 표심의 변화가 엿보인다.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부산 중·동구에서 탄핵안 표결 당시 특공대를 조직했던 정의화 의원과, 박재호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남을에서 김무성 의원과 대결한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 김정길 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이 영도에서 김형오 의원과 맞붙고, 조영동 전 국정홍보처장은 부산진갑에서 김병호 의원을 상대한다. 부산 사상구는 노무현과 이회창 측근의 맞대결 양상. 한나라당 권철현 부산시지부장과 우리당 정윤재 사상발전위원장이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경남에서는 우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창원을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을 따돌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민노당은 한나라당에 두 배 가까이 앞서가는 여론조사 등으로 인해 민노당 최초의 지역구 의원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노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을 맡은 김기춘 법사위원장(경남 거제)의 3선 여부도 관심거리다. 본인은 당선을 자신하지만, 만에 하나 낙선할 경우 한나라당으로서는 탄핵소추위원을 교체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무소속 김현철 후보가 아버지 YS의 측면지원을 받고 거제를 공략하는 가운데 우리당에서는 거제에서 20여년 간 약국을 경영하면서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을 지원해온 장상훈 우리당 중앙위원이 "지역구도 타파"를 공언하고 있다. 남해·하동에서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에 맞서서 88년이후 두 번째로 대결을 벌인다. 김 전 장관은 작년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파동으로 일약 전국적 인물로 부상했고, 그 여파로 남해·하동도 격전지로 부상했다. ▲ 충청권 (24개 선거구) = 대통령 탄핵은 행정수도 이전에 들떠있던 지역민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민련은 뒤늦게 민심을 다 잡기에 나섰다. 충남에서 자민련 김학원(부여·청양), 이인제(논산·금산·계룡), 정진석(논산·금산·계룡), 충북에서 정우택(진천·음성·괴산)이 출마한다. 우리당은 특히 특히 이인제 의원 선거구에 "최초의 여장군" 양승숙 후보를 내려보냈다. 85년 2.12 총선 이래 내리 5선을 기록한 한나라당 강창희 의원(대전 중구)에서 재선을 낙관했지만, 우리당 권선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이 출마하며 낙관할 수 없는 승부로 치닫고 있다. 권 전 비서관은 강 의원이 16대 총선후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하고, 지난 탄핵정국에서도 탄핵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무소신"을 파고들 계획이다. ▲ 강원제주권 (11개 선거구) = 민주당 7명, 한나라당 3명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지역구 진출이 두드러진다. 민주당 전국구의 안상현, 황창주 의원이 각각 원주와 태백·정선·영월·평창에서 출마한다. 최대 관심 지역구는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출마를 벼르는 태백·정선·영월·평창. 노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이 전 실장은 우리당 김택기 의원과의 경선을 통과할 경우 한나라당 김용학, 민주당 황창주 의원과 맞붙어 두 의원의 "탄핵 투표"를 심판하게 된다. 설사 김택기 의원이 공천을 받게되더라도 3당의 초선의원이 맞붙는 구도가 만들어지면 당의 자존심을 건 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 (자료)`사과의 변천사`..昌 대국민 발표문
  • [edaily 조용만기자] 이회창 전총재는 지난해 10월30일 SK 비자금 100억원의 선거자금 유입 문제가 불거지면서 첫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분식회계로 조성된 정치자금을 대선과정에서 받아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전 총재는 `대쪽`과 `청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대국민 사과문에서 이같은 심정이 군데군데 묻어났다. 이 전 총재는 당시 "법과 원칙에 평생을 바쳐온 저로서는 자책감에 참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거나 "대선패배로 이미 죄인이 된 제가 동지 여러분의 가슴에 또 못을 박는 것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는 등으로 심경을 표현했다. 이 전총재는 12월15일 자신의 최측근인 서정우 변호사가 구속되고 삼성, 현대, LG 등 재벌들로부터 수백억원대의 불법자금을 당겨 쓴 사실이 드러나면서 다시 한나라당 당사에 섰다. 이 전총재는 "기업으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선거에 썼으며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라고 강한 사죄의지를 보였다. 3개월여후인 3월8일 검찰은 불법대선자금 수사결과를 발표했고 이 전 총재는 다음날인 9일 세번째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의 수준은 `전과동`이었고, 구구절절한 참회의 문구 대신 검찰수사에 대한 비난과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사과문 전체의 분위기를 잡아나갔다. 대국민 사과의 배경이 된 불법 대선자금 규모는 당초 SK 비자금 100억원에서 500억원, 823억원 등으로 늘어왔다. 다음은 지난해 10월30일과 12월15일, 올해 3월9일 발표한 이 전 총재의 대국민 사과문 전문. <1>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비통한 심경으로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이 불법자금을 받은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된 일입니다.법과 원칙에 평생을 바쳐온 저로서는 자책감에 참으로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작년 대선 직후 저는 정치를 떠났습니다. 정치를 떠난 제가 오늘 국민 앞에 다시 선 것은 아직도 남아있는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대선 당시의 사무총장과 현 대표가 이미 국민 여러분깨 사죄의 말씀을 올리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허물,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 정치개혁을 주장해왔고 깨끗한 정치를 표방해왔던 저로서는 입이 열개라 해도 무어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위선적인 행동이었다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습니다. 그동안 이 못난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께, 그래도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을 걸었던 국민 여러분께, 무릎을 꿇고 사죄드립니다. 사랑하는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대선패배로 이미 죄인이 된 제가 동지 여러분의 가슴에 또 못을 박는 것 같아 제 가슴이 미어집니다. 여러분의 허탈과 분노를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지금 우리 당은 여태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는 오직 용기와 단합만이 우리를 구할 것입니다.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을 것이 아니라 서로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일이 당이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 대선 당시 사무총장과 재정위원장, 그리고 재정국장 등 당직자들이 검찰의 조사를 받거나 받을 예정입니다. 당을 위해 심부름한 죄밖에 없는 재정국장의 구속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을 보고 저는 참담한 심정에 견딜 수가 없습니다. 이 분들은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직자로서 당과 대선승리를 위해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앞장서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 당원 여러분, 저를 꾸짖으시더라도 이들에게는 여러분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합니다.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모든 책임은 이들보다 대통령 후보였던 저에게 있습니다.감옥에 가더라도 제가 가야 마땅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인생을 돌이켜 보면 저 어찌 개인적인 소회가 없겠습니까? 저는 평생을 鶴과 같은 삶을 살기를 동경했습니다. 정치에 들어가서도 대통령이 된다면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진흙탕과 같은 정치의 마당에서 저의 이런 꿈은 허망한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자리에 선 이 시점에, 저는 지금까지의 제 삶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었던가, 참담한 심정으로 되돌아 봅니다.저에게 삶의 꿈을, 삶의 희망을 걸었던 많은 국민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안겨드린 제가 어떻게 해야 속죄를 할 수 있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충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2003년 10월 30일 이회창 <2>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년전 대통령선거에서 저는 패자가 되어 여러분 곁을 떠났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께 속죄하고, 또 저의 무거운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이번 대선자금 사태로 인한 국민 여러분의 충격과 실망, 그리고 분노를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충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지난 대선에서 우리 당은 기업으로부터 500억원 가량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선거에 썼습니다. 대선승리만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라는 심정이 아무리 절박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불법적인 방법을 택한 것은 결코 옳지않은 일이었다고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이 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립니다. 지금은 백마디 말보다는 행동으로써 저의 책임을 다할 때입니다.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은 대선후보였던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국민 여러분 앞에 고백합니다. 앞으로 어떠한 추가적인 불법자금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그 또한 모두 저의 책임임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오늘 이 회견이 끝나는 즉시, 검찰에 자진 출두하여 이러한 사실을 진술하고 국법의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이 일로 이미 우리 당의 최돈웅 전 재정위원장과 김영일 전총장이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서정우 전 고문과 이재현 전 재정국장이 구속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오랫동안 저와 고락을 같이 해온 사람들입니다. 기업들이 과연 누구를 보고 이 사람들에게 그 큰 돈을 주었겠습니까? 당연히 대선후보였던 저를 보고 준 것입니다. 돈을 받은 사람들도 당과 대선승리를 위해 몸을 던져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대선후보이자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제가 이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습니다. 최종책임자인 제가 처벌을 받기 위해 나선 이상, 이들에게는 법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주시고,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가도록 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 연루된 기업인들도 이제는 정치의 질곡에서 벗어나 다시 경제 살리기에 헌신할 수 있도록 선처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절박합니다. 우리는 하루 속히 과거를 털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대선자금이라는 어두운 과거가 이 나라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대리인들만 처벌을 받고 최종책임자는 뒤에 숨는 퐁토에서는 결코 대선자금의 어두운 과거가 청산될 수 없습니다. 오늘 저의 결심이 작금의 국가적 혼돈을 끝내고 우리 모두 새 시대를 향하여 역사를 한 걸음 진보시키는 진정한 정치개혁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로써 저 이회창이 새 시대를 열고 국민을 화합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또한 한나라당은 저 이회창을 밟고 지나가서라도 부디 나라를 위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주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정치에 들어선 지난 7년여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제 가슴은 말로 다하기 어려운 감회로 가득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격려와 사랑은 저에게 영광이요, 삶의 보람이었습니다. 어려울 때마다 저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주신 국민과 당원들께 진 빚을 제가 어떻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고난과 역경도 참으로 많았습니다.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다만, 저 역시 정치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가족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괴로울 때도 많았습니다. 이제 다 털고 갑니다. 역사의 풍랑에 제 자신을 던지려 합니다. 제가 그토록 갈구해왔던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존중받는 나라를 향한 꿈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갑니다. 그동안 이 못난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걸었던 국민들과 당원 동지 여러분의 큰 사랑,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3년 12월 15일 이회창 <3>국민 여러분! 저는 작년 12월 15일 국민 여러분께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관한 최종책임은 대통령후보였던 저에게 있고,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이미 검찰에 출두해서 "대선자금 문제는 제가 지시한 일이며, 설혹 제가 몰랐던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총체적 지휘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거니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에 관한 일은 모두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이 문제로 구속된 사람들은 모두 실무자나 전달자에 불과합니다. 이 사람들이 저를 보호하기 위하여 무슨 말을 하더라도, 대선자금에 관한 책임은 모두 후보였던 저에게 있습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에는 추호도 변함이 없으며, 지난 5개월 동안 저는 검찰수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자중해왔습니다. 그러나 어제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를 보고 저는 실망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대선후보였던 저와 노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총선 이후로 연기한다고 한 검찰의 결정입니다. 만약 검찰이 노대통령과의 형평을 고려하여 저에 대한 사법처리를 연기하는 것이라면 이는 검찰이 정치적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검찰수사는 공정하지도 못했습니다. 5대그룹의 경우 검찰이 지난 5개월 동안 수사한 결과가 "700대 36"이라면, 이것을 과연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당일에 와서야 30억원이 새로 발견되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법과 원칙이 바로선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대통령후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담한 심정이지만 오히려 이 상황에서 제 몸을 던져 불행한 과거와의 단절을 이루어내는 일이 저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법과 원칙이 바로 선 깨끗한 새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이미 모든 책임을 지고 국법의 심판을 자청했습니다. 검찰은 저에 대한 수사를 하루 속히 마무리짓고 국법에 따라 저를 사법처리하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나라는 어렵고, 해야 할 일은 태산과 같습니다. 나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으며, 그로 말미암아 국민이 겪어야 할 고초는 말로 다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국민의 힘과 뜻을 모아 장래를 개척해야 할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를 마누리짓고 미래로 나아가야 합니다 검찰은 기업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기업인들이 경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대선자금과 같은 과거청산의 문제는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짐으로써 깨긋이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 과거와 단절된 깨끗한 터전 위에서만 우리는 정치를 혁신하고 새 시대를 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나 노대통령이나 대선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다시 강조하건대 저는 저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감옥에 가겠습니다. 노대통령은 大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대선자금 사건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오늘의 한나라당 모습을 보면서 저는 비통한 심정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발생한 한나라당의 모든 불미스러운 문제는 후보였던 제가 모두 감당하고 가겠습니다.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으로 기필코 환골탈태하여 주기를 바랍니다. 흔들리는 나라의 운명과 국민이 겪어야 할 고초를 깊이 헤아려 국민에게 믿음과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거듭나 주기를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부탁말씀을 감히 드립니다. 이제 한나라당에 대한 노여움을 푸시고 못난 자식을 아끼는 부모의 안타까움으로 채찍과 격려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3월 9일 이회창
2004.03.09 I 조용만 기자
  • (부동산캘린더)용산 ´시티파크´ 분양개시
  • [edaily 이진철기자]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신규 아파트 공급이 차츰 활기를 띠고 있다. 3월 둘째주(8~13일)에는 서울2차 동시분양 접수가 이어지며 서울, 수도권, 부산 등 전국 6개 사업장에서 신규 분양실시와 견본주택 3곳이 개장될 예정이다. 8일에는 서울2차 동시분양 수도권 1순위 접수일이다. 같은날 대림산업(000210)은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e-편한세상´ 2, 3차 32평형 총 445가구 청약접수를 시작한다. 10일에는 LG건설(006360)이 서울 구로구 애경백화점 주차장부지에 짓는 ´신구로 자이´ 주상복합 아파트 33평~96평형 299가구의 청약접수일이다. 11일은 우미건설에서 평택시 장당지구와 송화지구에 분양을 시작한다. 12일에는 대우건설(047040)·롯데건설이 공동 시공하는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시티파크´ 아파트 43평~92평형 629가구, 오피스텔 24평~61평형 141실의 견본주택 개장과 함께 오피스텔 청약접수가 실시된다. 같은날 신일건설의 서울 문래동에 ´아르디세´ 오피스텔 30평~40평형 128실과 한화건설의 충남 천안시 일봉공원에 ´꿈에그린´ 33평형 단일 246가구의 견본주택을 각각 개장한다. 또 파주시 문산읍 ´신원아침도시´ 23, 33평형 638가구 견본주택 개장도 예정돼 있다. ◇3월 둘째주 주간부동산 캘린더(8~13일) ▲8일(월) -서울2차 동시분양 수도권 1순위(일반) 접수 -경기 용인 죽전 2,3차 대림e-편한세상 무주택우선 및 용인시 1순위 접수 031)711-9118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쌍용스윗닷홈 1순위 접수 051)555-0108 -서울 노원구 상계동 위너스타워 상가 분양중 02)3392-6600 -강원 춘천 만천리 한일유앤아이 분양중 033)257-5999 ▲9일(화) -서울2차 동시분양 2순위 접수 -경기 용인 죽전 2,3차 대림e-편한세상 수도권 1순위 접수 031)711-9118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쌍용스윗닷홈 2순위 접수 051)555-0108 -경기 구리 인창2차 e-편한세상 당첨자 발표 031)558-8866 ▲10일(수) -서울2차 동시분양 3순위 접수 -경기 용인 죽전 2,3차 대림e-편한세상 2순위 접수 031)711-9118 -서울 구로구 LG 신구로자이 접수(~11일) 02)761-7570 -부산 동래구 사직2동 쌍용스윗닷홈 3순위 접수 051)555-0108 -인천1차 동시분양 당첨자 계약 ▲11일(목) -경기 용인 죽전 2,3차 대림e-편한세상 3순위 접수 031)711-9118 -경기 평택시 장당지구 3, 5차 우미이노스빌 1순위 접수 031)223-2552 -경기 평택시 송화지구 우미이노스빌 1순위 접수 031)654-1880 ▲12일(금) -서울 용산구 대우·롯데 시티파크 오피스텔 접수(~15일) 02)761-1122 -경기 평택시 장당지구 3, 5차 우미이노스빌 2순위 접수 031)223-2552 -경기 평택시 송화지구 우미이노스빌 2순위 접수 031)654-1880 -서울 문래동 신일아르디세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오픈예정 02)2654-9990 -충남 천안 일봉공원 한화꿈에그린 모델하우스 오픈예정 041)578-2777 -경기 파주시 문산읍 신원아침도시 모델하우스 오픈예정 031)906-3500 -서울 구로구 LG 신구로자이 당첨자 발표 02)761-7570 ▲13일(토) -서울 구로구 LG 신구로자이 계약(~15일) 02)761-7570 자료제공: 내집마련정보사(http://www.yesapt.com)
2004.03.07 I 이진철 기자
  • (정명수의 월가 키워드)The Lord of the Media①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자동차 세일즈맨 마이클은 출근 전에 꼭 CNBC를 보고, 주식시장 이슈를 점검한다. 맨해튼까지 가는 통근 기차 안에서는 뉴욕타임즈를 읽는다. 고객 휴게실 TV에서는 ESPN이 양키즈 경기를 온 종일 방송한다. 은퇴한 마이클의 아버지는 골프광이다. 지난주 라운딩을 하다 발목을 접질려 지금은 골프채널을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다. 어머니 로라는 요리를 할 때마다 냉장고에 붙어있는 작은 LCD TV를 틀어놓는다. 채널은 60년대 흘러간 영화에 고정돼 있다. 마이클의 아들 톰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디즈니 TV에 몰두한다. `롤리, 폴리, 올리`를 보고 나면 G4 채널을 틀어, 새로 나온 엑스박스 게임 해설 프로그램을 본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아내 루시는 인터넷 상에 습작을 올리는 것이 취미다. 얼마전 루시에게 좋은 일이 있었다. 루시의 글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본 한 아동잡지사 사장이 출판을 제안한 것이다. 루시와 마이클은 원고료를 받으면 올란도의 디즈니 월드로 온 가족이 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웠다. 미국인들의 일상은 이처럼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전화, 핸드폰 등 온갖 미디어로 채워져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의 기업이 운영한다면 어떻게 될까. `케이블 자이언트` 컴캐스트가 이같은 꿈을 꾸고 있다. 컴캐스트는 지난주 월트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선언, 월가를 흥분시켰다. 디즈니는 `미디어 제왕`을 꿈꾸는 한 40대 사업가의 거대한 비전의 일부분일 뿐이다. ◇컴캐스트와 브라이언 로버츠 컴캐스트는 앞서 예로든 거의 모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필라델피아를 근거지로 하는 컴캐스트는 미국 최대의 케이블 컴퍼니다. 필라델피아를 홈으로 하는 프로 아이스하키 팀, 프로 농구팀의 모기업이면서, `컴캐스트 센터`라는 종합체육관의 주인이기도 하다. 케이블 망으로 VOD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기간망 사업자이면서 골프채널과 게임채널도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다. 이런 컴캐스트가 ABC, ESPN의 모기업인 디즈니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컴캐스트는 1963년 설립됐다. 랄프 로버츠와 두 명의 동업자들은 미시시피 투필로에서 1200명의 가입자를 가진 작은 케이블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합병을 거듭, 지금은 5만9000명의 직원과 18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립자 랄프 로버츠는 올해 84살로 해군장교 출신이면서 와튼스쿨을 나왔다. 그는 1990년 아들 브라이언에게 CEO 자리를 물려준 후 지금은 명예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랄프는 5명의 자식을 뒀는데 그중 브라이언이 사업에 재주가 있었다. 브라이언은 아버지의 모교 와튼스쿨을 졸업한 후 컴캐스트에 들어와서 케이블 탑을 기어오르고, 집집마다 케이블을 설치해주는 등 바닥부터 일을 배워나갔다. 브라이언은 올해 44살이지만, 이미 30대에 컴캐스트의 진로를 바꾸는 중요한 합병을 잇따라 성공시켰다. 랄프는 차근차근 회사 규모를 키워나갔지만, 브라이언은 아버지보다 훨씬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시켜나갔다. 브라이언은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왜 캐이블 컴퍼니에 머물러 있어야하나. 우리는 새로운 황금시대를 살고 있다. TV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다." 브라이언은 1997년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10억달러 투자를 이끌어 냈고, 그 자금으로 프로 농구팀과 프로 하키팀을 인수하고 스포츠 전문 채널도 출범시켰다. 1998년에는 디즈니에서 12년간 일했던 방송전문가 스티븐 버크를 영입, 본격적으로 방송진출을 꾀했다. 브라이언은 미디어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계속해 나갔다. ◇끝없는 전쟁의 시작 미국의 미디어 산업은 영화, TV, 게임, 뉴스, 인터넷, 신문잡지 등 엔터테인먼트와 매스미디어의 거의 전 영역이 `수직계열화` 바람에 휩싸여 있다. 6개의 거대한 `미디어 패밀리`가 미국, 실질적으로는 전세계 미디어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 첫번째가 `비아콤-CBS-MTV` 그룹이다. 얼마전 슈퍼볼 대회에서 가수 자넷 잭슨의 가슴 노출 사건으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이 그룹이다. 당시 슈퍼볼 중계는 CBS가 맡았고, 하프타임 쇼는 MTV가 제작했다. 두번째가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폭스TV-디렉TV-뉴욕포스트` 군단이다. 미국, 영국, 호주의 언론계를 지배하는 머독은 영화 007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영화에서 언론황제는 영국과 중국 간에 전쟁을 유도, 자신이 소유한 신문사에서 이를 특종보도토록 하는 엽기적인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세번째가 `GE-NBC-유니버셜비방디` 그룹이다. 세계 최대의 기업이라는 GE와 방송, 영화가 결합된 형태다. 네번째가 `타임-워너-CNN-AOL` 그룹이다. 이 그룹은 IT 버블기에 AOL을 간판으로 내세워 인터넷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MS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MS는 NBC와 손을 잡고 MSNBC를 만들어 이에 대항했다. 다섯번째가 `디즈니-ABC-ESPN` 진영이다. 공중파인 ABC와 스포츠 채널인 ESPN, 가족 채널인 디즈니가 결합된 가장 이상적인 `미디어 제후`다. 특히 디즈니가 보유한 엄청난 컨텐츠와 브랜드 이미지가 다른 그룹들을 압도하고 있다. 마지막이 컴캐스트다. 컴캐스트는 2001년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미디어 전쟁`에 뛰어들었다. 당시 AT&T브로드밴드 인수전은 여섯 제후들이 맞붙어 총력전을 펼친 최초의 전쟁이었다. 이 전쟁에서 브라이언이 이끄는 컴캐스트가 승리함으로써 미디어 전쟁의 판도가 결정적으로 바뀌게 된다. 컴캐스트는 AT&T브로드밴드를 인수하면서 디즈니와 같은 컨텐츠 중심의 미디어 그룹을 M&A 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늘 월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디즈니 M&A의 씨앗은 이미 그때 뿌려진 것이다. 월가는 컴캐스트가 디즈니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미디어 전쟁`이 끝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일단 컴캐스트가 디즈니 그룹을 접수하면 미디어 제국의 패권은 컴캐스트로 넘어오게 된다. 미국 최대의 케이블망과 컨텐츠 그룹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난공불락의 요새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머독이 가만히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다. 머독은 타임워너를 공략,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엄청난 현금 동원력을 가진 MS도 미디어 전쟁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의 결합, 방송의 위력을 잘 아는 MS는 GE-NBC와 모종의 음모를 꾸밀 개연성이 높다. 더구나 MS는 컴캐스트의 지분도 7%나 보유하고 있다. 거대 미디어 그룹의 등장은 반드시 반독점 문제를 야기시킨다. 제후국들이 지존의 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일 때 진정한 적은 전장에 있지 않다. `반독점`의 칼을 쥐고 있는 워싱턴 정가와 연방통신위원회가 언제든지 배후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 설킨 미디어 대전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브라이언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을까.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정치인 M&A의 최종 상대는 연방정부, 감독기관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수합병은 시장 독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컴캐스트의 역사는 M&A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워싱턴을 다루는 솜씨도 노련하다. 우선 브라이언 자신이 공화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2000년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공화당 전국대회는 컴캐스트의 본거지 필라델피아에서 열렸다. 당시 브라이언은 이 대회를 주관한 전국위원회 공동 회장이었고, 전당대회가 열린 장소가 다름아닌 컴캐스트 소유의 스포츠 센터, `컴캐스트 센터`였다. 컴캐스트의 정치 헌금 규모도 2000년 들어 급증했다. 1990년까지 컴캐스트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금은 8450달러에 불과했다. 그것이 2002년에는 59만9372달러로 늘어나고, 2003년에는 42만4159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돼 있다. 정계와 선이 닿아있는 인사들을 영입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컴캐스트 워싱턴 사무소는 1명이 상주하던 것이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를 계기로 핵심 인력만 6명으로 늘어났다. 컴캐스트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코헨은 "회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커졌고,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해 워싱턴에서 할 일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에 컴캐스트에 합류한 빅토리아 클라크는 지난해 6월까지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언론담당 보좌관이었다. 그녀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행정부에서 일했고, 존 맥케인 상원의원을 보좌하기도 했다. 그녀는 이라크 전쟁 당시 언론인들을 군부대와 동행시키는 `Embeded Reporter Program`을 기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컴캐스트가 공화당 인맥만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코헨 부사장은 1990년대 필라델피아시가 적자로 허덕일 때 당시 시장이었던 에드워드 렌델을 도와 시 재정을 강화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했다. 렌델 시장은 현재 펜실베니아 주지사로 있으며 2000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컴캐스트에 입사한 케리 노트는 MS에서 5년간 반독점 소송을 진행한 백전 노장이다. 그는 텍사스 상원의원인 딕 어메이 공화당 상원의원을 14년간 보좌한 워싱턴의 마당발이다. 지난해 6월 합류한 멜리사 맥스필드는 민주당의 지도자인 톰 대슐 상원의원의 보좌관이었고, 제시카 왈레스는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의 케이블, 방송 담당 자문관이었다. 제시카가 컴캐스트에 입사했을 때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WJ 빌리 의장은 컴캐스트가 소유한 뉴스 채널에 출연, "우리는 그녀를 잃었지만 컴캐스트는 엄청난 인재를 얻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컴캐스트는 워싱턴에서 매년 봄 열리는 `벚꽃 축제`의 최대 후원사이기도 하다. 컴캐스트는 이 축제를 이용, 자사 직원을 대거 워싱턴으로 보내 250여명 의회 의원들을 일일이 방문, 회사의 투자 내역을 설명하는 이른바 `로비 데이 행사`를 갖는다. 그렇다면 야심과 돈, 로비 능력을 겸비한 브라이언은 `미디어 대전`을 과연 어떻게 치뤄냈을까. 전쟁의 판도를 바꾼 2001년 AT&T브로드밴드 인수의 막전막후는 `The Lord of the Media②`에서 살펴본다.
2004.02.19 I 정명수 기자
  • 강남…新상류층의 닫혀진 방주
  • [조선일보 제공] ‘대전 살러 간다’는 말을 아시는지. 수도 이전을 기대해서 대전(大田)으로 간다는 말이 아니다. 자녀들 학원 보내기 위해 집값이 천정부지인 ‘ 대치동에 전세 살러 간다’는 말이 21세기 초의 한국인들이 서울 강남으로 몰려드는 현상을 대변한다. 존재 자체가 계층과 문화를 가르는 지표가 되는 곳, 열몇 평 아파트라도 얻어 자식 학교 보내고는 싶지만 갈수록 난망(難望)인 곳, ‘강남(江南)’. 그런 강남이 ‘비정상적 투기와 교육열을 통해 자체완결적인 내부 순환체계를 갖춘 계급 재생산의 폐쇄회로’를 갖췄다는 ‘강남 계급’론이 대두됐다. 이에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곧 출간될 계간 사상지 ‘황해문화’ 봄호는 특집 ‘강남 현상’을 통해 30여년 전 개발 독재 시대 ‘조국 근대화’의 신생아였던 강남이 이제 하나의 ‘계급적 연대’를 형성하는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강내희 중앙대 영문과 교수는 특집 중 ‘강남의 계급과 문화’에서 “엄밀한 ‘계급’ 개념과 달리 유동적이지만 실존하는 공간의 공유를 통해 일정한 공통 이익을 취하는 ‘다양한 계급들의 연합’인 ‘강남계급’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최근 생겨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적, “외부인을 철저히 차단하는 일부 주상복합 아파트에선 오래전 엥겔스가 지적했던 ‘지배계급 연합의 분리와 차별화 전략’마저 드러나고 있다”고 파악한다. 강 교수는 “이런 ‘귀족타운’의 형성은 우리 사회에 ‘20대80’의 구체적 양상이 등장했음을 의미하며, ‘계급간 적대’를 심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강남이 낳는 ‘계급에 따른 공간적 분리’는 “하이힐에 장식성 강한 강북, 단화에 미니멀 스타일의 강남”과 같은 패션의 차이 같은 데서도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새로운 인구가 유입하고 빠져나가는 도시에서 특정 지역에 거주·생활하는 인구를 ‘계급’ 또는 ‘계급연합’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후속 논의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신상류층의 방주로서의 강남’을 쓴 조명래 단국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강남 개발이 30여년 전 군부 세력이 주체가 돼 진행한 일종의 ‘근대화 프로젝트’였다고 분석한다. ‘말죽거리 신화’라는 부동산 붐이 새로운 유형의 지배세력과 이들이 향유하는 부(富)·권력을 강남이라는 공간에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강남이 이 같은 공간적 특성을 지속·확대할 수 있었던 비결은 투기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기증식적 부동산 가격 8학군과 고액 사교육기관을 통해 유지되며 부모의 지위를 계승할 수 있게 하는 ‘교육특구’ 강남 사람들 스스로 만들어가는 문화사회적인 결속이 오늘날의 ‘강남’을 만들어낸 핵심 동력이었다고 조 교수는 지적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강남은 ‘새로운 상류층의 닫혀진 방주(方舟)’가 돼 역사의 파도를 헤쳐간다는 것이다. 강남이 그렇다고 ‘폐쇄된 성(城)’일 수만은 없다. 한국인들에게 강남은 그저 강 건너 ‘남의 동네’가 아니라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곳에 진입해야 하는 ‘기회의 땅’이다. ‘내 아이만큼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를 쓴 송도영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한 강북 주민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과 그 댓글들을 열거하며, 강남으로 들어가 동화되기까지 숱한 계급과 문화의 장벽들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작 ‘그곳’의 사람들은 또다시 조기유학이나 원정출산을 떠난다.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한맺힌 지향점의 한가운데가 실체 없이 텅 비어 있는 셈이다. 송 교수는 “아이의 장래를 생각한다면… 나도 할 수만 있다면 강남으로 이사가고 싶다”고 고백한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을 통한 계급이동의 꿈이 없어지지 않는 이상, 강남은 무슨 부동산 정책이 나오건 여전히 사람들의 돈과 한숨과 노력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로 남을 것이라는 얘기다.
  • 민주노총, 4기 이수호체제 공식출범
  • [edaily 이진철기자] 민주노총 위원장 이취임식 및 제4기 출범식이 3일 오후 서울 용산구민회관에서 전현직 지도부 및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민주노총의 위원장 이취임식에 전현직 위원장이 모두 참석한 것은 지난 95년 출범후 처음이다. 이수호 신임 위원장<사진>은 취임사를 통해 "신자유주의 칼날에 내몰리고 있는 노동자들의 결정과 요구의 짐을 기꺼이 지겠다"며 "정부와 대등한 관계에서 대안을 가지고 노동자 목소리를 대변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사용자들도 노동자를 적대적 탄압의 대상이 아닌 대등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언제든지 대화와 교섭에 나설 것"이라며 "그러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큰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합원들도 이제 자신을 돌아보고 버릴 것을 과감히 버리자"며 "냉혹한 정세속에서 스스로 변화하고 거듭나면서 더 크게 단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전임 단병호 위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오늘은 개인적으로 3기 이임식이 아니라 지난 17여년간의 노동운동의 소임을 마무리 하는 자리"라며 "그간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지만 70만 조합원들의 따뜻한 격려와 질책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단 위원장은 "노동운동은 사회변혁을 이끌어야 한다"며 "노동자들이 땀흘려 일한 댓가를 향유할 수 있도록 4기 집행부들이 차별과 억압의 벽을 넘어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4기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해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김지예, 이혜선 여성 부위원장, 오길성 부위원장, 이석행 사무총장 체제로 구성됐다. ◇이수호 위원장 취임사 전문 우리 노동자들의 삶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고용이 유연한 나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규직에도 구조조정의 칼바람은 결코 예외가 아닙니다. 최근에도 외환카드 정리해고 통보에서 보듯이 경제침체와 잘못된 경제정책의 피해를 우리 노동자들이 고스란이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농민은 WTO농업개방정책에 따라 농업파탄위기에 처해있고 50만에 육박하는 청년실업자들은 한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폭등한 주택가격과 봉급을 뛰어넘는 사교육비는 중산층의 꿈마저 접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용불량자가 350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생활고를 비관하여 어머니가 어린 자식들을 끌어안고 아파트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차마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반 민중의 생활은 날로 어려워지는데 이를 바로잡고 전망을 제시해야할 정치권은 차떼기로 검은 돈을 받으면서 자기 배 채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지금 정부와 보수 언론, 기득권세력은 민주노총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훈계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방향은 민주노총 조합원의 손으로 자주적으고 민주적으로 결정합니다. 지금까지의 신자유주의적 노동정책은 실패한 정책임을 고백하고 전면 철회할 것을 요구합니다. 지금 정부는 민주노총이 대화를 거부한다고 하면서 실무단위에서부터 치밀한 준비도 없이 단지 전시행정용의 대화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방안이라는 것도 실제 실업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다분히 총선용 이벤트로 기획되어있습니다. 정부의 실업 정책은 ´관료를 위한 관료에 의한 관료의 실업정책´일 뿐입니다. 정작 실업자는 빠져있고 당장 미봉책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실업자들의 고통을 해결할 수는 방안들을 그럴 듯 하게 포장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더불어 대기업들은 임금동결 등 전혀 실업문제의 해결과는 상관없는 자기이해관계를 가지고 정략적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루어서 합의하자고 한다면 우리는 단호히 거부할 것입니다. 그것은 실업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민주노총을 들러리로 만드는 일로 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구속, 수배, 해고노동자들의 사면복권과 원상회복을 조속히 실현해야합니다. 더불어 노동자들의 정치참여의 제도적 걸림돌을 제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그동안 민주노총을 배제한 속에서 추진해왔던 노사관계 개편에 관한 반개혁적 노동정책들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운 틀을 짜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협의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만나 협의할 것입니다. 만약 정부가 그런 진지한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책임있는 자세로 함께 고민하면서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을 위해 정부와 같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는 사측과도 성실한 대화를 하고자 합니다. 진정 제대로 된 노사관계가 되고자한다면 상호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우리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상대가 그대로이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의 손배가압류 등 모든 노조탄압행위에 대해 즉각 철회하고 새로운 노사관계의 수립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양식을 가질 것을 촉구합니다. 우리 기업들이 해외로 자본을 빼돌리고 저임금을 찾아 동남아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입니다. 더구나 해외에 나가서까지 천민자본주의적 기업의식을 못버리고 부당노동행위를 예사로 자행해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과 우수한 품질로 시장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차떼기로 현금다발을 갖다받치면서 편법으로 기업을 키우는 행위는 바로 한국경제를 파괴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관성화된 적대적 노조관을 버리고 대화의 장에서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그것이 한국경제를 살리고 우리 민족공동체가 한단계 발전하여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하는 기본 전제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변화의 핵심은 민주성 자주성에 기반한, 책임지는 지도력입니다. 이런 변화된 힘으로 첫째 천오백만 계급단결의 토대를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둘째 조합원이 자기 일상 속에 민주노총을 느끼도록 해야합니다. 셋째 신자유주의의 미친 광풍을 잠재우고 새로운 세상의 전망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넷째 산업정책을 제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민주노총이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조직으로 자리잡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서 온 국민들이 민주노총 조합원하면 깨끗하고 현장을 아는 경제, 사회 전문가들, 그리고 이 사회의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가는 책임지는 일꾼들이라는 확신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2004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이수호
2004.02.03 I 이진철 기자
  • 장기주택대출 "모기지 론" 3월 등장
  • [조선일보 제공] ‘내 집 마련의 꿈을 현실로….’ 올 3월이면 내 집 장만에 대한 꿈을 앞당겨줄 모기지론(장기주택저당대출)이 등장한다. 집값의 30%만 손에 쥐면 나머지는 집을 담보로 10~20년간 나눠 갚을 수 있는 게 모기지론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장기주택대출 상품이다. 3년 만기가 고작인 현행 주택대출 상품에 비해 장기간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을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가라앉은 올해를 내 집 마련의 적기(適期)라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 잡지의 설문조사 결과 65.9%가 ‘모기지론을 통해 내 집을 마련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원리금 상환 부담과 소득 수준을 고려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억원 한도로 집값의 70%까지 대출=모기지론은 3월 중에 선보일 전망이다. 모기지론을 담당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3월 1일 출범하기 때문이다. 대출 자격은 만 20세 이상으로 무(無)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에게 주어진다. 집을 넓히거나 이사 때문에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되는 경우에도 6개월 이내에 기존 집을 팔아 1가구 1주택을 유지하면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집값의 70% 범위 내에서 최고 2억원이다.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연 7% 안팎(확정금리)이지만 소득공제 효과를 감안하면 실질 금리 부담은 6%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확정금리이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상승해도 이자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 예컨대 시가 2억원짜리 아파트를 모기지론으로 구입할 경우, 6000만원만 있으면 나머지 1억4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20년짜리 장기대출로 연 7% 이자율을 적용하면 매달 원리금으로 100여만원 정도를 내면 된다. 그러나 매달 갚아 나갈 돈이 소득의 3분의 1을 넘거나 일정 소득이 없는 자, 신용불량자는 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없다. 맞벌이 부부는 배우자 소득을 합산해 계산할 수 있지만 소득은 물론 부채도 합산되며 이 경우 배우자는 연대보증을 서야 한다. 또 중도금 대출은 주택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뒤, 주택이 완공돼 저당권 등기가 가능한 시점에 모기지론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최고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15년 이상 장기대출을 받고 전용면적 25.7평 이하인 주택을 살 때 지급한 이자에 대해 연간 10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자영업자는 모기지론의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 모기지론은 중간에 목돈이 생기면 대출금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받은 지 5년이 안 된 경우에는 중도상환액에 대해 1~2% 정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모기지론을 취급하는 금융회사는 주택금융공사와 협약을 맺어야 한다. 정부는 은행, 보험, 상호저축은행은 물론 새마을금고, 각종 협동조합(신협·농협 등)에서도 모기지론을 취급하겠다고 했다. ◆원리금 상환 부담 적지 않아 무리한 대출은 금물=대출대상 주택은 아파트는 물론 연립주택, 단독주택, 다세대주택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상가와 오피스텔은 주택법상 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대출을 받을 때 집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다만 서민층을 위해 전용면적 25.7평 이하의 국민주택 대출자가 우선적으로 지원받도록 돼 있다. 크기에 관계없이 6억원이 넘는 고가(高價) 주택도 모기지론 대상에서 제외된다. 마이너스 대출 등 신용대출을 받은 경우엔 월 소득에서 신용대출 이자금액을 뺀 다음 대출 규모를 산정하기 때문에 모기지론의 총 대출액이 조금 줄어든다는 것도 알아둘 점이다. 또 부부는 원칙적으로 각각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1가구 1주택 구입 용도로만 모기지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배우자 명의의 집을 팔고 그 집의 모기지론을 갚는 조건이라면 새롭게 모기지론을 일으켜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 추세도 잘 봐야 한다. 모기지론은 대출시점의 금리가 적용(고정금리)되기 때문에 시중 금리가 하락세라면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기존 대출상품보다 금리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모기지론으로 내 집 마련 기간을 앞당길 수 있지만, 매달 원리금을 똑같이 갚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고 별도의 저축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무리한 대출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 (전문)盧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모두발언
  • [edaily 양효석기자] "변화와 안정, 그리고 새로운 희망"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좋은 계획들 세우셨습니까? 새해에는 소망하시는 일 모두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 지난해는 국가적으로나 국민 모두에게 시련이 컸던 한 해였습니다. 북핵위기, SK글로벌 사건, 신용불량자 증가, 가계부채 문제, 이라크전쟁, 사스공포, 부안사태 등 정말 어려운 일이 많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IMF 외환위기 이후 줄어든 일자리와 크게 벌어진 소득격차는 우리 서민들을 더욱 힘들게 했습니다. 여기에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제 주변의 허물까지 불거져 국민 여러분을 실망스럽게 했습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이제 길고 어두웠던 터널도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희망의 빛이 보입니다.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 있지만 밝은 희망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자신 있습니다. 지난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가 이룬 성과들이 적지 않습니다. 전쟁 위기로 치닫던 북핵위기를 6자회담으로 이끌어 평화적 해결의 큰 가닥을 잡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안된다는 온 국민의 의지와 정부의 전방위 외교가 일궈낸 값진 성과입니다. 전 세계를 불안하게 했던 이라크전쟁과 사스확산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국민 여러분과 정부가 합심 협력한 결과입니다. SK글로벌 사건과 카드채 문제 등 불안했던 금융시장도 큰 충격없이 고비를 넘겼습니다. 서민들께 걱정을 끼쳤던 부동산 투기열풍도 10.29 부동산대책 이후 안정을 찾았습니다. 특히 우리기업과 근로자들은 극심했던 내수 불황 속에서도 2천억불 가까운 수출실적을 기록하며 우리경제를 떠받쳤습니다. 참으로 위대한 업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통을 참고 협력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업인과 근로자 여러분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에는 마침내 수출 2천억불 시대가 열렸습니다.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식시장도 연초부터 희망찬 출발을 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소비도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서 회복 문턱에 들어선 경기가 하루라도 더 빨리 살아나도록 하겠습니다. 새해 과제는 무엇보다고 경기 회복의 따뜻한 기운이 우리 서민의 피부에 직접 와 닿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회복된 경기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입니다.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입니다.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안입니다. 올해에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습니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서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개최해서 노동계와 경제계, 여야 지도자는 물론 시민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규제 완화와 투자환경 개선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그러나 투자를 일으키는 궁극적인 동력은 역시 경쟁력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입니다. 올해에는 국가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정부내에 분산되어 있는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그리고 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통합해서 국가 전체의 혁신역량을 극대화하겠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 대학과 연구소가 함께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이를 통해 배출된 인력이 안정된 일자리에서 기술혁신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고용 흡수력이 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2만불 시대를 향한 `기술입국`, `인재입국`의 탄탄한 기반을 확실히 다져놓겠습니다. 이와함께 금융·의료·법률·컨설팅 같은 지식산업도 집중 육성해가겠습니다. 지식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교육열이 높고 고급인력이 많은 우리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지식수준이 높은 우리 젊은이들의 실업문제 해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고용효과가 크고 서민경제와 밀접한 유통·문화·관광·레제 등 서비스산업도 더욱 발전시켜 가겠습니다. 아직 생산성이 선진국 절반 수준에 불과한 서비스산업의 육성을 위해서 올 상반기중에 금융·세제 등의 개선방안을 내놓겠습니다.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과 차세대 성장산업 육성, 시장개혁 프로그램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겠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그 자체가 서민생활입니다. 높은 집값은 임금인상의 압력이 되고 임금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립니다.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집값, 전세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가겠습니다. 투기로 인해 서민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습니다. 주택물량 공급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국민임대주택 10만호를 비록해 총 50만호를 건설하고, 무주택 우선 공급물량을 75%로 확대하는 정책도 계획대로 추진하겠습니다.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 문제는 정말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거나 방치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1년동안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준비해 왔습니다.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습니다. 반드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노사관계의 안정 없이는 경쟁력 강화는 일자리 창출도 어렵습니다. 다행히 작년 한해 노사분규로 인한 근로손실일수가 2002년에 비해 20% 가량 줄었습니다. 올해에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갑시다. 올해 노사관계만 안정되어도 우리 경제는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근로자 여러분은 올 한 해만이라도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수년간 생산성 향상을 훨씬 웃도는 임금상승이 지속되어 왔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주변국과의 경쟁에서 낙오할 수도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강력하고 잘 조직된 대규모 사업장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주도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를 더욱 크게 벌려놓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노동운동이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근로조건이나 임금면에서 우월한 위치에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전체 근로자를 위해서 스스로 절제하고 양보하는 결단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노동운동의 대의에도 맞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인 여러분도 정부의 공권력이나 사회 일각의 분위기에만 의지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기업인 스스로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믿음을 줘여 합니다. 아울러 진지하게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실제로 노사협력에 성공한 기업들은 경영의 투명성을 성공의 첫째 조건으로 꼽고 있으며, 대화와 타협, 그리고 작은 양보를 통해서 노사가 함께 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게 정착에 주력하고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협력해서 우리의 노사문화를 한번 바꾸어 봅시다. 올해를 `노사정 대타협`의 신기원을 이룩한 해로 만들어 봅시다. 국민 여러분, 균형발전 3대 특별법이 공포됐습니다. 이제부터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발전하는 `균형발전시대`로 갑니다. 먼저 낙후된 지방부터 살리겠습니다. 올해 5조원의 균형발전 특별회계를 편성하고 지방에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지방대학을 특성화해서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키우겠습니다. 서울에 집중된 연구기관도 점진적으로 옮겨 지방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지역 스스로 발전의 동력을 만들어가는 지역혁신체계를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는 4월부터 고속철 시대가 열립니다. 전국이 두시간대 생활권으로 바뀝니다. 올해 행정수도 입지가 정해질 충청권은 정치와 행정의 중심, 연구개발과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거듭날 것입니다. 바야흐로 중부권시대가 시작됩니다. 이에따라 신행정수도와 1시간권에 있는 호남은 문화와 광산업, 그리고 중국 진출의 전진기지로, 영남은 항만·물류산업의 중심거점이자 자동차·조선·첨단 나노산업의 집적지로, 강원과 제주는 건강·생명·에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지로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지방화시대의 비전과 전략이 구체화됨에 따라 수도권은 새로운 성장관리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우선 집값, 교통문제, 대기오염 등 과밀로 인한 고통과 고비용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풀어야 할 것은 과감히 풀면서 난개발과 환경오염은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곧 내놓겠습니다. 서울은 국제금융과 비즈니스의 동북아 경제수도로, 경기도는 전자·IT산업이 주류를 이루는 첨단 경제거점으로, 인천은 동북아 물류와 외국인투자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신성장관리계획`이 현실화되면 우리 수도권은 10년 이내에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허브로 탈바꿈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가 세워놓은 이 모든 국가전략과 비전은 한반도의 평화로부터 시작됩니다. 안정적인 남북관계의 구축은 동북아 경제중심전략의 관건입니다. 남북관계는 조용한 가운데 착실하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장관급 회담을 비롯해 38회의 남북대화가 모두 106일 동안 열렸습니다. 올해에도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남북관계를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2000년 9월 착공된 철도와 도로가 연내 개통됩니다. 개선공단 시범단지도 하반기 중에 가동될 것입니다. 6.15 남북정상회담의 정신이 하나하나 실천되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면 남북관계는 또 한 번 획기적인 도약의 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저는 국민적 합의와 초당적 협력을 바탕으로 `평화번영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지금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돈독합니다. 북핵문제해결, 주한미군 재배치, 이라크 파병, 자주국방정책 등에 대해 서로 깊이 이해하며 협력하고 있습니다. 굳건한 한미 우호관계는 우리 안보와 경제, 동북아지역의 안정은 물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도 매우 긴요합니다. 이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협력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40년동안 정말 빠르게 변화하고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 2004년 새해도 변화하고 약동하는 혁신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그 중에 가장 변화해야 할 분야로 국민들은 정치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정치에 관한한 변화가 아니라 환골탈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는 정치권의 노력만으로 바뀌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국민의 힘으로 바꿔 왔습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87년 6월항쟁, 97년 여야간 평화적 정권교체와 2002년 대선이 그랬습니다. 그 결과는 늘 권력층·특권층이 아닌 보통사람·일반국민의 자유과 인권, 민주주의의 확대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총선이 끝나면 우리 정치는 또 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크게 바뀔 것입니다. 작년 한해는 우리 정치가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진통의 시기였습니다. 불법과 반칙, 부패와 특권의 유착구조를 끊기 위한 진통이었습니다. 제가 당정분리의 원칙을 지키고 검찰권 독립을 실천하고, 언론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나선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모두가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이 고비만 참고 넘기면 지난 수십 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치 해체될 것입니다. 그리고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성큼 다가설 것입니다. 변화의 과정을 혼란과 분열로만 보면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제 이런 변화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가 되었습니다. 어떤 지도자도 외면하거나 회피해서는 안됩니다. 저는 올해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빠른 시일내에 안정된 질서로 정착시켜 새로운 희망을 꽃피워 가겠습니다. 그 기반 위에서 국정안정과 국가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 잘하는 정부, 국민과 성실하게 대화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국민소득 2만불 시대, 국민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세계 일류국가를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합시다. 감사합니다.
2004.01.14 I 양효석 기자
  • 盧 대통령 "일자리 만들기 정책 최우선"(상보)
  • [edaily 양효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4일 "올해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치권에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 회의`를 개최해서 노동계와 경제계, 여야 지도자는 물론 시민단체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갖은 `2004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변화와 안정, 그리고 새로운 희망`의 모두발언을 통해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 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규제 완화와 투자환경 개선 노력을 지속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가겠지만, 투자를 일으키는 궁극적인 동력은 경쟁력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있다"며 "국가기술혁신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고용 흡수력이 큰 중소기업과 벤처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인력을 갖추고 세계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서민생활의 안정을 위해서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반드시 집 값, 전세 값은 반드시 안정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그 자체가 서민생활이고, 높은 집값은 임금인상의 압력이 되고, 임금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며 "투기로 인해 서민들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일은 절대 없도록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교육비 해결과 공교육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난 1년간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며 준비해왔고, 조만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며 "반드시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노·사관계에 관련해선, "올해를 `노·사·정 대타협` 의 신기원을 이룩한 해로 만들어보자"고 밝힌 뒤 "근로자는 올 한 해만이라도 생산성 향상을 초과하는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기업인 스스로도 경영의 투명성을 높여 근로자들에게 믿음을 줘야한다"면서 "아울러 진지하게 노조를 설득하는 노력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도 대화와 타협의 노사관계 정착에 주력하고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면서 "정부가 사용자 역할을 하고 있는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모두가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히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가장 변화해야 할 분야로 국민들은 정치를 지목하고 있지만, 정치는 정치권의 노력만으로 바뀌지 않고 지금까지 국민의 힘으로 바꿔왔다"며 "올해 총선이 끝나면 우리 정치는 또 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2004.01.14 I 양효석 기자
  • "경영권안정 위해 최대한 노력"-현정은 회장(상보)
  • [edaily 김희석기자]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9일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은 각각 1월호 사보를 통해 현정은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게재했다. 현정은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경영권 수호의지를 재천명했다. 아울러 현대엘리베이(017800)터가 시대의 흐름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면 2007년 매출 1조원 달성과 2010녀 세계 10대 종합운반기업회사 진입이라는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상선(011200)에 대해서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1. 현대그룹 경영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고 계신 점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과 기업가 정신을 이어가면서, 국민기업화 취지 계승 발전, 경영안정,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 전문경영인 체제의 책임경영, 소액주주 중시경영에 가장 역점을 둘 것입니다. 지난 반세기 넘게 면면히 이어온 창조적 정신,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현대정신과 회사와 주주의 이익은 물론 국가경제발전에도 기여하는 다양한 사업을 발전시켜온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하는 현대그룹의 살아있는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현대그룹의 정통성이 변함없이 계승 발전되도록 저는 최대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기업 경영 전반과 지배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능력 있고 유능한 전문경영인들이 소신껏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 기업 가치를 높여 나가게 할 것이고, 회사의 이익을 모든 주주들과 나누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고부가가치 사업진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가며, 열심히 일해 주는 직원들에게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전문경영인들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정통성에 따라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해 나가기 위해 모든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2. 최근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우선 현대그룹 임직원 및 현대그룹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 저를 비롯한 현대그룹의 모든 경영진들은 현대그룹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경영진들은 시장의 기본질서이자 법규를 위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시도하는 KCC측의 경영권 행사 주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슬기롭게 막아낼 것입니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고 합니다. 현재 현대그룹이 어려움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현대그룹의 정통성을 잊지 않고, 현대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일치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한다면, 우리 현대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기업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임직원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마시고, 저와 현대그룹 경영진들을 믿고 변함없는 애사심을 갖고 각자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임직원들의 노력에 반드시 보답해 드릴 것입니다. 3. 현대그룹 회장으로서 경영일선에서 직접 느끼신 점은? 정몽헌 회장의 갑작스러운 타계로 제가 현대그룹의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그룹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현대 가족들의 의견과 유족인 제가 책임을 회피한다면, 그동안 현대그룹이 쌓아온 명성과 신뢰를 잃을 수도 있기에 현대그룹의 모든 책임을 떠맡고 회장직에 나섰습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현대그룹을 사랑하고, 현대그룹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의지만큼은 누구한테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현대그룹은 국가의 기간산업을 일으키고, 남북경협사업을 주도하는 등 국민기업, 민족기업으로 발전해왔습니다. 정몽헌 회장님은 특히 기업이 어느 정도 커지면 개인의 소유가 될 수 없다면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념을 구현코자 하셨습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님의 꿈을 반드시 실현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전 경영일선에 직접 나서면서부터 자신감과 함께 현대그룹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기업은 한사람의 힘에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8천여 명의 임직원들의 힘이 합쳐져 움직여진다는 현대그룹의 저력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대그룹의 뛰어난 전문경영인들과 우수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강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4. 현대그룹이 원하는 인재관은?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줄 하는 창의적인 젊은 인재가 필요합니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장에 활용해 나가는 실천력도 뒤따라주어야 합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은 항상 남보다 먼저 생각하고, 일단 확고한 신념이 생기면 황소처럼 밀어붙여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다 이루어 내셨습니다.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공명정대한 방법으로 일을 추구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해 나갈 수 있어, 저희 현대그룹이 추구하는 국민기업화 취지에도 부합되는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 나가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외국어는 물론이고, 국제적 비즈니스 감각과 글로벌화된 시각을 갖기 위해 많은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변화의 추이에 맞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5. 올해 최고의 실적을 올린 현대상선 직원들에 대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 현대상선은 돌아가신 정몽헌 회장님이 많은 애착을 가졌던 회사였습니다. 지난 1981년 회장님이 처음 대표이사 직책을 맡으신 회사가 바로 현대상선이며, 2000년까지 거의 20년간 현대상선의 경영을 직접 맡으시면서 국내 최대이자 굴지의 세계 해운기업으로 키우셨습니다. 이런 현대상선이 유동성문제와 대북송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 회장님은 물론이고 저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노정익 사장을 비롯한 현대상선 임직원 여러분이 한마음으로 구조조정과 자구노력을 기울여 회사를 안정화시켰고, 올해는 눈부신 실적을 올려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또한 지금처럼 임직원 여러분들이 열심히 노력하여 주신다면 현대상선은 앞으로 더 좋은 회사, 탄탄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6. 내년도 해운시황 및 사업전망을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젊었을 때부터 친정아버지이신 현영원 회장님을 통해 해운업에 대해 많이 배웠고, 정몽헌 회장님께서도 자주 현대상선 말씀을 하시곤 해서 그런지 해운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해운업은 국내보다는 국제 경기에 민감한 글로벌 비즈니스입니다. 세계적 추이를 살펴보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해운시황전망이 매우 밝을 것 같습니다. 또 세계경기가 뚜렷이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물동량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전반적인 해운업 시황은 호조를 보여서, 현대상선은 내년에 올해보다 더 나은 수익을 시현할 것으로 믿습니다. 중장기적으로 현대상선은 IT에 대한 투자와 세계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를 확대해 수익구조를 다변화 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현대상선은 초일류 종합물류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7.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를 시도하셨는데 그 취지 및 계획은?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는 그동안 현대그룹이 추진해 왔던 사업의 성격과 방향이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던 점과, 더욱이 평소 정몽헌 회장의 경영철학이었던 &43088;기업은 어느정도 규모가 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43089;는 뜻을 계승하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아직도 현대그룹의 국민기업화 취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 정신은 계속 이어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 모든 계열사에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과 전문경영인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소액주주들의 실질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8. 회장님의 좌우명은? 늘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저는 무엇이 딱 `옳다` `그르다`로 단정 짓는 것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그때 그때 자기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하고, 또한 자기가 최선을 다 한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자신이 최선을 다한 과정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9. 건강관리 비결은? 사실 최근엔 여유가 없어서 규칙적인 운동은 못하고 지냈습니다. 원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차를 타고 바쁘게 돌아다니다보면 걸을 기회가 너무 없어서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좀 하라고 면박이 심합니다. (웃음) 건강에 신경을 좀 더 써야할 것 같습니다. 뛰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등산도 별로 즐겨하지는 않습니다만 평지에서 걷는 걸 좋아합니다. 실내에서 걷는 것보다는, 친구나 아이들과 함께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에 가서 자주 걷곤 했습니다. 10. 퇴근 후나 주말 등 여가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 그림 구경하는 걸 좋아해서 예전엔 미술관을 자주 다녔습니다. 영화도 좋아해서 즐겨하는 편입니다. 골프는 시도해봤는데 별로 재미가 안 붙더군요. 영화는 비디오로 보는 것보다 직접 극장에서 보는 걸 좋아하고 음악회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친구하고 보러 갈 때도 있고 아이와 함께 가기도 하는데 최근엔 못 갔습니다. 예전엔 스포츠댄스에 빠져서 한 2, 3년 재밌게 배웠는데 이 역시 요즘은 못하고 있습니다. 11. 가장 존경하는 인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신 현대그룹의 창업자이자 시아버님이신 정주영 회장님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선 다소 저돌적이라곤 하시지만 제가 곁에서 가까이서 뵌 모습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떤 결정을 내리실 때는 심사숙고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또한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시면 바로 잠을 청하시며 시간을 쪼개 쓰시는 모습이나, 근검절약하는 생활습관, 몸소 실천하시는 모습 등 참 배울 점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12. 감명 깊게 읽은 책? 책을 닥치는대로 읽는 편인데, 미국에 있을 때는 `인성개발` 공부를 했기 때문에 관련 도서를 많이 읽었고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책을 좋아합니다. 한국에는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라고 번역이 되어서 나온 책이 기억이납니다. 요즘은 읽으려고 책은 많이 샀는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깊이 빠져들지는 못 하는 것 같습니다. 13.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신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자녀교육관은? 아무래도 사회학을 전공하다보니 각종 사회단체들하고 많이 연관되기도 하고 또 관심이 가고 해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 뜻을 최대한 받아주는 편인데 아이들이 하고 싶다고 하면 막지 않고 알아서 해라, 그런 식입니다. 그런데 자율성을 강조하다보니 너무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결정 내릴 때 더 고민하는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예전보다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서 다른 사람보다는 자기가 먼저라는 생각을 당연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 있으면 도와주어야 한다는 내용을 어려서부터 얘기해 오곤 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도 잘 따라주고 있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14. 2004년도 회장님의 개인적인 소망은? 직원들에게 덕담 한 말씀? 우선 우리 현대그룹이 흔들림 없이 잘 나갔으면 하는 게 지금 제일 큰 소망입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건강관리를 잘 했으면 하고, 아이들이 학교 잘 다니고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입니다. 한편 직원 여러분들이 모두 현대그룹에서 일하는 데 자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대 정신`을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고, 또한 개개인 모두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냈으면 합니다. 저는 현대 가족 여러분들이 신나는 직장 분위기를 갖게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기회가 닿는다면 직원 여러분과 직접 만나서 어울리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2004.01.09 I 김희석 기자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신년사(전문)
  • [edaily 지영한기자] 현대·기아차그룹은 2일 오전 8시 양재동 사옥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 주재로 신년 시무식을 가졌다. 다음은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신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 안녕하십니까. 2004년 갑신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들의 건강한 모습을 보니, 무척 반갑습니다. 새해에도 여러분들의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먼저,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경제여건 하에서도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280만대를 달성했으며, 자동차부문 41조원을 포함한 그룹 전체의 매출은 60조원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내수시장의 침체속에서도 현대차는 『연간 수출 100만대, 100억 달러』를 돌파했고, 기아차도 『연간 수출 50만대, 50억 달러』를 달성하는 등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은 품질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크게 향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갑신년 새해는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는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4년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 부문 47조 8천억원을 포함한 그룹 매출 약 70조원, 완성차 판매 330만 6천대를 달성하기로 목표를 정하였습니다. 여기서 현대&8228;기아차는 『173만대, 215억 달러』수출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해외생산까지 감안할 경우 전체 외형의 60퍼센트가 해외부문에서 나옵니다. 글로벌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6조원 의 투자를 통해 세계 5대 자동차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굳건히 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2004년에도 우리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호락호락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세계 경제는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아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카드사 부실을 가져온 개인 신용 불량 사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 수요기반도 탄탄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더욱이 환율변동과 유가상승 등 대내외 불안요인도 산적해 있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세운 2004년도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경영방침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글로벌 경영을 더욱 내실있게 가속화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는 인도, 중국, 미국에 이어 유럽 등 전세계에 걸쳐 글로벌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향후 500만대 이상의 생산·판매 체제를 갖추어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해외공장을 짓고, 덩치만 키우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먼저, 국내의 모든 경영자원들이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변신해야 합니다. 우선, 국내에 있는 생산공장을 충분히 활용하여서 수출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아야 합니다. 국내공장이 최고 가동율을 보이면서 해외공장과 해외수출을 지원해줄 때 우리 회사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공장의 수준이 세계적인 기업 수준에 버금가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생산성, 품질수준의 선진화는 물론이고 합리적인 관리력과 경영능력,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하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과 사고도 글로벌 기업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현대·기아차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여야 합니다. 그래야만 판매확대는 물론이고 보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속적인 품질개선, 판매 전후의 대고객 서비스 강화,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것입니다. 연구개발투자의 확대는 물론 현대·기아차만의 독특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개발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대차는 현대차 대로, 기아차는 기아차 대로의 고유한 역할을 가짐으로써 각자의 브랜드 가치, 제품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셋째는 인재중시 경영을 통해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임직원들이 회사의 비전을 같이 공유하면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을 아낌없이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잘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각 본부장들은 『미래의 중역』을 키우는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현장 직무 교육, 사외교육 등 능력개발시스템을 잘 구축하여서 임직원들의 능력개발을 적극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각 본부마다 좋은 인재들이 모여들고, 미래의 꿈을 나누며 서로 경쟁하는 『인재 둥우리』를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종업원, 협력업체들과 성장에 대한 비전을 함께 하면서 서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윤리경영과 투명경영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준수하고 또한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이제 올 한해 우리가 세운 경영목표와 경영방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노사화합을 통해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종업원들이 장기고용안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자로부터 우리가 만든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현대·기아차가 공급하는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지면 높아 질수록 회사의 성장은 보장되고 종업원의 장기고용안정도 이루어 집니다. 이같은 현실을 모든 임직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는, 임직원 개개인이 장기적인 안목과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가져 주십시요. 평소 일할 때에는 업무에 집중하여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쉴 때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삶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 확대 실시되는 토요휴무제를 적극 활용하여 자기계발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미래는 결국 여러분들의 진취적인 사고와 능동적인 근무자세에 달려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셋째는, 조직구성원 개개인의 능력향상과 함께 『조직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써야 합니다. 자동차는 수 만개의 부품과 수많은 생산공정이 결합되어 만들어지며,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어느 한 두 부서가 잘한다고 해서 자동차 회사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관련된 많은 부문들이 잘 조직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잘 운영되는 것입니다. 특히 간부사원이나 중역들은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이것을 조직의 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 활성화 및 조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여야 합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조직 역량 강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현대·기아차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을 핵심경쟁력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끝으로 무엇보다도 기업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것을 당부드립니다. 기업은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많이 내서 고용을 늘리고 소득을 증대시키는데 매진하는 것이 본연의 자세임을 명심하여 주시어 각자에게 맡겨진 업무에 충실히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 올 한 해에도 소원한 모든 일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01.02 I 지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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