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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aily리포트)맨해튼의 대선주자들
- [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한참 남아있는데, `차기`를 얘기하면 너무 이른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권을 향해 뛰는 주자들에게는 지금부터 이미지 관리를 하는 것이 더 없이 중요할 겁니다. 최근 야권의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뉴욕 맨해튼을 방문했습니다. 방문 이유는 각자 달랐지만, 큰 뜻을 품고 있음을 애써 숨기지는 않았습니다. 대선 주자들을 만나 본 정명수 특파원의 인상기입니다.
유력 정치인들이 미국을 방문하면 보통 뉴욕 특파원들을 만나고 가곤 합니다. 워싱턴으로 가는 길에, 혹은 워싱턴을 들렀다 LA로 가는 길에 뉴욕에 하루 이틀 머물게 되는 것이죠. 최근 2주 사이에 차기로 꼽히는 네 명의 정치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손학규 경기지사,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고건 전 총리, 그리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입니다. 고건 전 총리의 경우 뉴욕이 아니라 보스턴 하바드대학에서 강연을 했는데, 인터넷으로 강연의 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말씀드리려는 것은 `기자의 눈`에 비친 이들 정치인에 대한 단편적인 인상입니다. 네 명의 정치인을 오랫동안 지켜본 것도 아니고, 어떤 정치적인 입장을 얘기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혹은 연설을 들으면서 느낀 점을 중계방송하듯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런 정치인들을 만나, 얘기를 나눠 볼 기회가 없습니다. 언론에서 한 번 걸러진 `이미지`만을 볼 뿐이죠. 가공된 이미지가 아니라 진짜 모습, 예를 들면 어떻게 악수를 하고, 밥은 복스럽게 먹는지, 영어는 얼마나 잘하는지, 옷매무새는 어떤 지 등이 궁금하실겁니다.
손 지사는 지난 10일 맨해튼의 한 한국 식당에서 만났습니다. 미국 서부와 동부의 여러 기업을 돌며 외자유치 활동을 하고 귀국하는 길에 특파원들과 저녁 자리를 마련한 것이죠. 손 지사는 예정에 없던 상담 때문에 한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식당에 들어오는 손 지사는 진홍빛 넥타이를 매고 있었습니다. 그 색이 너무 강렬해서 검은 양복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동료 특파원 중 하나가 "넥타이 색이 너무 좋습니다"라고 말하자, 손 지사는 "맨해튼이 최첨단 패션 도시 아닙니까. 뉴욕 특파원들을 만난다고 하기에 신경 좀 썼습니다"라고 받아쳤습니다.
손 지사는 자리에 앉자마자 외자 유치 실적에 대해 줄기차게 설명을 했습니다. 중간에 나오는 한정식 요리를 거의 먹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기자들은 대선 출마 여부, 한나라당 내의 역학 관계, 노무현 정부에 대한 의견 등 까다로운 질문도 많이 했습니다.
손 지사는 곤란한 질문이 나오면 일어서서 기자들에게 맥주잔을 채워주며 시간을 벌곤했습니다. 저녁 식사 내내 서너번 손 지사가 전체 특파원들에게 맥주를 손수 따라준 것 같습니다.
손 지사는 "다른 대선 주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박근혜 대표를 의식한 질문들, 예를 들면 "한국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가능하다고 보니냐"는 질문에는 "성별이 문제냐, 능력이 문제지"라는 식의 원론적인 답만 했습니다.
저녁 식사 막바지 요리가 끝나고 밥을 먹을 즈음 손 지사는 공기밥을 게 눈 감추듯이 먹어 치웠습니다. 질문에 답하느라 허기진 배를 순식간에 채운 것이죠.
손 지사와 저녁을 한 바로 다음날 민노당의 권영길 의원을 만났습니다. 국회의장을 수행해 워싱턴 정계 인사들을 만나고 가는 길에 뉴욕에 들러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연설을 하게 된 것이죠.
권 의원은 영어 연설문을 찬찬히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나 참석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권 의원의 발음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참석자들은 미리 배포된 연설문을 주시했습니다. 권 의원 자신도 연신 목뒤로 흐르는 땀을 닦아냈습니다.
연설문에는 그러나 한미 동맹관계에 대해 아주 직설적인 의견들이 들어있습니다. 반미 감정의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 한국의 젊은이들이 왜 반미성향을 가지게 됐는지, 솔직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연설이 끝나고 일문일답을 하는데 한 미국인 청중이 권 의원의 연설이 매우 참신하고, 솔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다른 정치인들은 "한미 동맹관계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에 박힌듯이 말했는데, 권 의원을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죠.
일문일답은 통역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권 의원은 연설할 때보다는 훨씬 안정된 모습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했습니다. 연설문에 담긴 `참신한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 미국의 잘못, 미국의 실수를 조목조목 열거했습니다.
일문일답 막바지,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회장이자, 주한 미국대사를 역임한 그레그 씨는 "북한의 김정일도 리비아의 카다피처럼 결국에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은 마무리 연설을 하면서 "사실은 지난 세월 노동운동을 하면서 카다피로부터 여러차례 만나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카다피는 자신이 나서서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데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다며 권 의원을 초청을 했다는 것이죠. 권 의원은 북한을 의식해서 카다피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카다피를 만나볼까 생각해봤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아마도 카다피를 신뢰하지 않을 것 같아서 리비아 방문이 꺼려진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습니다. 통역을 통해 번역된 권 의원의 `조크`에 미국인 청중들이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강연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따로 만난 권 의원은 워싱턴 방문 결과를 담담하게 전해줬습니다. 한미 동맹, 북핵 문제를 보는 제3의 소리, 진보진영의 입장을 워싱턴에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영어 발음은 신통치 않았지만, 권 의원의 이날 강연은 미국인들에게 새로운 느낌, 참신한 시각을 제공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정치인들의 영어 실력 얘기를 더 해보겠습니다. 지난 16일 고건 전 총리는 하바드 대학에서 북한 핵문제와 한미 동맹에 대해 연설을 했습니다. 영어 원고를 차분하고, 분명한 어조로 읽어내려갔습니다. 영어 발음도 수준급이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한 듯 했습니다. 마치 국가 기념식에서 총리가 기념사를 읽는 것처럼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고 전 총리는 그러나 일문일답은 통역을 통했습니다. 하바드 대학생들이 북핵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요, 고 전 총리는 모범답안을 알고 있다는 듯이 간결하게 답했습니다. "한국과 북한 사이의 경제적 협력이 북한 정권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그로 인해 핵문제 해결이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고 전 총리는 통계 수치를 들어가며 그렇지 않다고 했습니다.
개성 공단의 예를 들었습니다. "현재는 시범단지 2만8000평 공사가 완료돼 15개 남한 기업이 입주 중에 있다. 공사비는 어디로 갔는가? 한국의 토지공사, 건설업체들이 개성에 들어가서 공사를 했기 때문에 그 돈은 한국 기업에 남아 있다. 북한에 떨어지는 것은 토지 임차료 1평방미터당 1달러와 노임 일인당 월 57.5달러다. 개성 공단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입주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총리직에서 물러난지 한참이 됐는데도, 이런 수치들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고 전 총리의 이날 강연 내용은 권 의원과 비교해 볼 때 새로운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한미 동맹, 북한 문제에 있어서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잘 정리된 모범답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9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맨해튼의 한 중식당에서 만났습니다. 워싱턴에서 럼스펠드 국방장관 등을 만나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고, 뉴욕을 거쳐 LA로 가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박 대표가 식당으로 들어오는데 첫인상은 "키와 몸집이 참 작다"는 것이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체구가 작았다고 들었기 때문에 그런 이미지가 오버랩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박 대표는 튀는 옷차림새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럭셔리`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패션을 잘 모르는 기자가 보기에도 "좀 비싼 옷이다" 싶었습니다. 옷 값을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박 대표의 목소리 톤은 처음에는 매우 낮았습니다. 식당 내 음악소리와 다른 참석자들의 잡담 소리에 박 대표의 말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기자는 의식적으로 박 대표의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 박 대표의 화장, 머리 모양, 밥먹는 모습 등을 세심하게 관찰(?)했습니다. 52년생인 박 대표는 옷차림만큼 화장도 그렇게 요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입술선과 눈화장 등은 매우 뚜렷했습니다. 머리 모양도 사진을 통해 본 박 대표의 어머니, 그러니까 육영수 여사처럼 고전적인 스타일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머리에 꽂혀있는 장식 핀도 튀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제법 공들여 고른 것 같았습니다.
박 대표는 연이은 연설, 언론 인터뷰 때문인지, 약간 피곤해 보였고, 식사도 그렇게 맛있게 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음식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겠죠.
박 전 대통령 문제와 수도이전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분 등 박 대표가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집중적으로 나왔습니다. 조용 조용하게 답하던 박 대표는 이런 질문들이 나오자 목소리 톤을 높여서 비교적 길고, 자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혼 의향은 없는가"와 같은 질문은 "결혼을 하게 될 것 같지 않은 예감이 든다"며 여유있게 받아넘겼지만, 정치적 핫 이슈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버지와 나는 다르다`거나 `아버지를 극복하겠다`는 식의 말을 할 필요가 없다. 아버지가 정치를 하던 시대와 지금 내가 정치를 하는 시대가 너무나 다르다. 아버지와의 차별성을 얘기할 필요가 없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 자산이면서 동시에 부채라는 점을 박 대표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아버지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도, 아버지를 극복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정적들에게는 공격의 빌미가 되겠죠. 박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한나라당 대표라는 정치인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벗어났습니다.
"수도이전 관련 법안의 처리는 당론대로 했다.(당론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매우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일단 합의를 했으면 지키는 것이 대표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겠다."
박 대표의 이 말은 "합의했으면 따라야 한다"로 요약됩니다. "따르지 못하겠다면...나가라"는 뉘앙스가 숨어 있다고도 할 수 있겠죠. 점심을 마치고 식당 밖 자연광 아래서 악수를 하며 박 대표를 다시 봤습니다. 식당안으로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박 대표의 키가 훨씬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외환폴)환율 1018~1040원..`셀온랠리` 유효
- [edaily 최현석기자] 31일 edaily 외환전문가 폴을 분석한 결과, 이번주(1월31일~2월4일) 달러/원 환율의 저점은 1018원, 고점은 1040원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이번주에도 `반등시 매도(셀온랠리)`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데 대한 실망감이 우선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G7 회담을 앞두고 위안화 절상 기대감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매도세를 부를 것으로 분석했다.
설날연휴에 대비해 기업들이 매물을 적극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점 역시 하락압력으로 꼽혔다.
당국은 지난주 1030원 붕괴시 보여준 것처럼 속도조절에만 나설 것으로 관측됐다. 달러가치 방향전환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개입 효력이 불투명하기 때문.
다만 엔/원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 반등 기회가 생기면 달러/엔에 비해 오름폭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위안화 절상 가능성 약화 등이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
지난주 7년만에 1020원대로 하락한 달러/원은 이번주 또다시 최저점을 경신할 것인가가 관심이 되고 있다. 이번주는 월초로 넘어가면서 업체 네고물량이 어느 정도 처리된 것으로 보여 수급상 공급우위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마감한 역외NDF는 보합세를 나타내었지만, 달러/엔은 103엔 중반대까지 상승해 주초 반등 기대를 주고 있다.
다만 이번주는 미 FOMC가 예정되어 있어 미금리의 추가 인상 여부가 관심이 되고 있어 주초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지난주에 보듯이 중국 위엔화 절상 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아시아통화가 변동하고 있어 이번주에도 그 논의의 방향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깔리옹은행 은행 이병협 이사
국제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의 향후 움직임을 결정한 굵직한 변수들이 기다리고 있다. FOMC 및 G7 회담 결과에 따라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지난 금요일 발표된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해 달러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 유로 국가들의 거센 압력으로 향후 달러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엔화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 통화 절상 속도가 유로화 대비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제 지표 또한 부정적 요인이 강해 달러엔이 112-113엔 대에서 횡보를 보이지만, 달러원 환율은 월말 공급 물량 확대로 인해 하락 압력이 가중되었다. 환율 레벨이 하락할 때마다 결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출현하지만 적극적 헷지가 아닌 단순 결제 물량 확보에 그치고 있다. 이에 반해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시적 반등만 있어도 다양한 공급 물량이 출회되고 있어 시장의 수급이 공급 우위로 쏠리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1030원이 너무 쉽게 무너졌다는 것과 정부의 개입 의지 및 여력에 대한 의구심을 들 수 있다.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 조기 집행으로 채권 시장이 불안하고 이를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채권 발행을 통한 외환 시장 개입용 원화 조달이 평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달러/엔의 반등이 전제가 안된 정부의 개입은 오히려 외환 시장에 매도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금주 또한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환율 반등시 매도 전략을 유지한다.
◇LG선물 서영수 연구원
금주 초반은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다소 관망세 예상된다. 그러나 미 FOMC 회의 결과를 기점으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며, 주말간 진행될 G7 회담 및 주후반으로 예정된 미국 경제지표 발표 결과가 단기 방향을 결정 지을 듯하다.
달러/엔은 위엔화 평가 절상 기대감으로 현재의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전주와 비슷한 흐름의 등락 예상되는 가운데, 박스권 하단인 102엔선 붕괴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예상 레인지:101.5-104엔)
이에 반해 유로/달러는 1.30선을 축으로 하는 등락 장세속의 약세가 예상된다. 미국 FOMC에서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관심은 그 폭 및 속도로 유로화의 경우 다소 부진한 유럽경제 및 미-유럽 금리차로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금주 달러/원 시장은 위엔화 평가절상 가능성 상존해 있기 때문에 달러-엔에 연동되는 하락세가 예상된다. 주 초반은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탐색전의 관망 장세가 예상되나, 미 FOMC를 기점으로 주 후반으로 갈수록 해외 이벤트 결과에 연동되는 변동성 확대 장세가 예상된다.
현재 해외증시의 경우는 약세장을 면하기 어려운 모습이나 국내 증시의 경우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조한 상승 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요소로서, 수급상으로도 월말 및 설날 연휴를 앞두고 출회될 네고물량과 함께 매도측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미 FOMC 회의에서 다소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 결정된다면 이는 미 달러화의 하락을 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바, 1020원 초반에서의 추격 매도는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KB선물 오정석 팀장
지난 주말 뉴욕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 강세를 시현하였다. 일본 12월 산업생산이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고 G7 회담에서 아시아 통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강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를 주말에 103엔대로 올려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로화는 보합수준에 머물렀다. 한편 미국 4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연율로 3.1% 성장, 전망치는 3.5~3.6%)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달러화 가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외환시장을 좌우할 여러 이벤트들의 영향으로 상당히 큰 불확실성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처럼 각 이벤트들이 조용히 끝날 수도 있고-이럴 경우 환율 움직임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을 테고-일부에서 돌출발언이 튀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단 이번주는 변동성 확대에 충분히 대비해야 할 것이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상황별 시나리오 맞는 전략을 미리 설정하고 숙지해 놓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의 방향성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지만, 위안화 재평가 작업이 G7 회담의 결과와는 상관 없이 과거에 비해서 탄력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down-side risk를 높이는 재료임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경제연구소 정희수 연구원
2월중 외환당국은 2조원 규모의 환시용 국고채를 발행하기로 했으며, 일본 외환당국도 달러/엔 환율 급락시 구두개입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시장개입 경계감으로 인한 달러/원 및 달러/엔 환율 하방경직성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여 급격한 환율 하락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월말 달러/엔 환율과의 디커플링은로 인해 엔/원 환율이 10:1 수준을 하회한 것은 달러/원 환율의 과도한 오버슈팅으로 판단되며 향후 달러/엔 환율과의 동조화 현상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edaily 외환폴 1월31일~2월4일 전망
소속 이 름 저점 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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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구길모 과장 1020 1040
깔리옹은행 이병협 이사 1015 1032
KB선물 오정석 팀장 1018 1038
LG선물 서영수 연구원 1017 1040
하나경제연구소 정희수 연구원 1010 1050
평 균 1018 1040
- 채권금리, 입찰부담 털고 하락..`10년물 눈길 끄네`(마감)
- [edaily 이학선기자] 채권수익률이 14일 통안채 입찰 부담을 이겨내고 하락 마감했다. 현물 캐리수요와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채권시장 강세에 힘을 보탰다.
통안채 5조원 입찰이 있었지만, 다음주 182일물을 끝으로 입찰이 마무리된다는 점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유입됐다. 91일물의 경우 미달사태를 빚었으나, 2년물의 경우 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연말까지 금리를 튀어오르게 할 요인이 많지 않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 매수여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흐름을 약세로 돌려세울 만큼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참가자들은 판단했다.
이날은 국고채 10년물이 강세가 두드러졌다. 국고4-6호는 전날보다 5bp나 하락했다. 장기물에 대한 저평가 인식이 확산되자 매수세가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채선물 시장에서 보험사가 장 막판 1500계약 이상 순매수한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 장기투자기관인 보험사가 향후 금리하락을 예상하고 선취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전 중 3.30% 위에서 등락하던 지표금리는 오후들어 낙폭을 넓히며 전날보다 3bp 하락한 3.28%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5년물 4-4호는 4bp 떨어진 3.38%였다. 신규 발행된 4-7호는 3bp 하락한 3.41%에 거래를 마친 뒤 3.40%에 선네고 거래가 이뤄졌다. 국고채 10년물 4-6호는 5bp 하락한 3.86%였다.
장내시장에서는 1조3800억원 가량이 거래됐다. 국고4-5호가 4200억원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고, 국고4-7호가 39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국고4-6호는 2300억원, 국고4-4호는 1400억원 가량 손바뀜이 있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이 3bp 하락한 3.28%였다. 국고채 5년물은 1bp 하락한 3.41%, 국고채 10년물은 5bp 하락한 3.86%로 고시됐다.
통안채 2년물과 364일물은 각각 보합인 3.31%, 3.86%를 기록했다. 3년만기 무보증 회사채 AA-와 BBB-는 3bp씩 하락한 3.73%, 8.14%로 고시됐다.
◇통안입찰, 찻잔 속 태풍..`매도, 서두를 필요 없다`
통안채 정례입찰과 국고채 바이백 등 주요 수급변수가 있었지만, 채권시장을 크게 흔들어놓지는 못했다. 6개월만에 통안채 입찰 미달사태가 벌어졌지만, 채권시장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연말 채권매입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채권을 매도하려는 곳은 많지 않았다. 콜금리 인하 가능성이 남아있는데 서둘러 팔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팽배해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 한 자금운용담당자는 "지금 시장에서 매도하려는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곳간을 비우면 채우기만 어렵고, 금리가 올라도 기존에 먹었던 부분에서 일부가 터지는 것이라 팔려고 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월말 물량 공백기에 대한 기대도 이날 강세에 한 몫했다. 현대선물 이승훈 연구원은 "통안입찰 이후 하반월 물량공백 기대가 크게 작용했다"며 "선물에서 외국인 순매수와 현물에서 캐리수요 덕에 매도가 없었던 것도 강세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강세기조 유효..`약세재료 많지 않아`
이날 국고채 10년물과 보험사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눈길을 끌었다. 향후 금리하락을 염두에 둔 전략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
보험사 한 관계자는 개인추정임을 전제로 "그동안 포지션을 비워놓은 곳에서 물건을 채워넣기 위한 것일 수 있다"며 "월말을 대비, 채권을 매수해야하는 데 금리는 강해질 것 같을 때 국채선물을 매수에 가격을 확정지은 후 현물을 매수하고, 국채선물을 전매도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세심리가 확산되자 또 한 차례 지표금리가 콜금리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선물 이승훈 연구원은 "이 같은 분위기라면 연중 정책금리와 지표물이 한 차례 정도 더 붙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외 금리역전폭이 확대될 우려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강세기조는 유효한 것 같다"면서 "하반월에는 절대금리 부담을 빼고 금리를 약세로 돌려세울 재료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부러움의 시선으로
- [edaily] 전세계 금융시장에서 아마도 가장 영향이 큰 경제지표라면 단연 매월 첫째주 금요일 아침에 발표되는 미국 고용지표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 수치를 알아맞히려는 노력과 그 정도에 따라 경제분석가들과 거래에 임하는 트레이더 및 딜러들의 성과 역시 춤을 추게 되는 지표입니다.
그런 엄청난 노력을 통하여 예상치들이 발표되고 대개는 그런 시장의 예상과 크게 차이없이 흘러가는 것이 관례라면 관례입니다. 그런데 시장의 그런 관행에 쐐기를 박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일반적인 시장의 평균예상치가 7월 중 22만8000명의 신규 고용이었던 데 비하여 실제 수치는 고작 3만2000명으로 발표되어 시장을 맘껏 흔들고 말았습니다.
더구나 6월 수치의 조정도 당초의 11만2000명에서 7만8000명으로 줄고 5월 수치까지도 23만5000명에서 20만8000명으로 축소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은 일대 혼란이 일어난 것입니다. 가뜩이나 44불에 육박하는 고유가 덕분에 향후의 경제흐름에 엄청난 암운이 들어차 있는 때에 미국의 경제회복 및 성장에 대한 짙은 회의론이 가중된 때문입니다. 좋을 것으로 기대되던 경제가 갑자기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형국이랄까요.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은 상당히 교과서적입니다. 달러의 환율이 빠지고, 미국금리의 하락이 뒤따르고, 주식시장은 내리꽂았습니다. 미국경제의 모습이 좋지 않다는 해석이지요. 일본엔이 111.50수준에서 109.90대로 오르고, 영국 파운드화 역시 1.8200에서 1.8450으로, 유로화 역시 1.2060에서 1.2260으로 기세로 올랐습니다. 다른 통화가 오른게 아니라 달러가 곤두박질 친 것이지요. 5년물 T/N는 3.61%에서 3.37%의 바닥으로 거쳐 3.40%로, 10년물은 4.41%에서 4.18%까지 빠지다 4.235%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표발표 이전에 긍정적 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당연히 연준(FED)의 금리인상까지 점쳤던 시장참가자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일 것입니다. 혹자는 당장 올릴 것이라고도 하고 늦어도 11월까지는 1.5% 또는 1.75%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데 대한 엄청난 반격이 온 셈입니다. 주식시장의 반응 또한 심각한 수준입니다. 가뜩이나 전날 엄청 빠진데다가 다시 또 한방 먹었으니 말입니다. 미국의 다우존스지수가 5일 10000선을 깨더니 6일에는 9900선을 밑돌고 영국, 독일 프랑스 할 것 없이 전세계 주식시장을 초토화시켰습니다.
석유시장에 떠도는 유코스(YUKOS)의 망령은 석유가격을 밀어올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와의 힘겨루기에서 견디고 있는 유코스가 그래도 어느정도의 현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에 비해 그야말로 땡전한푼 현금이 없다는 보도가 돌면서 석유가격은 또다시 전고점을 갱신했었습니다.
최근의 고유가는 단지 중동의 산유국들만의 여유생산능력의 문제뿐만 아니라 유코스 등 신흥석유재벌문제가 끼어 있고, 정유회사들의 정제능력에 여름을 지나며 증가하는 겨울용 석유에 대비한 선취매에 미국의 비축유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70년대, 80년 초의 석유파동때에 비하여 인플레 및 환율변동을 고려한 실질석유가격이란 요상한 개념까지 얽혀들어 잠재적인 석유가격의 상승수준은 지금까지의 상승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공포어린 괴기담까지 나도는 상황입니다. 지난 2차 석유파동때의 실질 석유가격은 현재가치로 배럴당 200불 수준이었다지요 아마.
암튼 부시대통령의 재선캠프에 불똥이 튀었습니다. 아니 아마게돈 수준의 혹성이 떨어지는지도 모릅니다. 이라크사태로 가뜩이나 힘겨운 판에 경제까지 힘들어 진다면 결과는 명약관화하단 겁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새로운 선거전략이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어제 다시 금리를 올린 영란은행의 행보에도 불안감이 역력한 것 같습니다. 세계경제에 대한 불안이 엄습하면 영국 경제도 쉽지는 않을 것이고 작년말부터 벌써 5번이나 금리를 올린 영국의 금리수준(4.75%)이 과연 경쟁국들 수준에 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상대적으로 금리를 2%인 현수준에서 묶겠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처신이 보다 현명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인플레이션 망령이 떠돌긴 해도 그렇게 심한 것은 아니고 다만 폭등하는 부동산가격이 부담을 주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적인 불안심리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경제를 비롯해 남미경제의 성장이 부럽습니다. 최근 UN은 남미국가들에 대한 올해 경제성장 예상을 상향조정했지요. 멕시코가 당초 2.8%에서 3.8%로, 브라질이 3.3%에서 3.7%로, 기타 남미국가(NATAM)가 3.8%에서 4.5%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린 왜 하반기 및 내년 경제 전망이 자꾸 떨어집니까. (산업은행 런던지점 부지점장)
- 비타500, 박카스 40년 아성 무너뜨리나
- [조선일보 제공] 대학원생 박근호(27)씨. 이모(58) 교수의 연구실에서 조교로 근무하고 있는 박씨는 매일 아침 교수연구실 냉장고에 박카스를 채워 놓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열렬한 박카스 매니아인 이 교수는 최소 하루 평균 2병씩 박카스를 마신다. 박카스를 모방한 다른 회사의 유사제품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박씨는 “동아제약에서 우리 교수님 박카스 드시는 것 알면 상을 줘야 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조교생활 4년이 넘은 박씨도 지도교수를 따라 매일 박카스를 1병 이상 마시고 있다.
이런 박씨가 최근 들어 ‘외도’를 시작했다. 이 교수의 눈을 피해 인기를 끌고 있는 비타500을 탐닉하기 시작한 것. 박씨는 “박카스나, 비타500이나 둘 다 맛은 좋다”면서도 “박카스를 마시면 아저씨가 된 느낌이지만, 비타500을 마시면 좀 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씨는 기왕이면 연구실에도 박카스 대신 비타500을 들여놓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 교수의 입장은 단호하다. “정년퇴임을 하기 전까지는 내 연구실에 비타500을 들여놓을 수 없다”는 것.
20~30대에서 비타500 인기
최근 드링크류 시장에서 40여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박카스(동아제약)의 1위 자리가 심상치 않다.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하는 제품은 광동제약의 ‘비타500’. 광동제약은 TV광고에 가수 비를 등장시켜 “맛있는 거, 하지만 카페인 없는 거”라는 멘트를 날리면서 동아제약의 박카스를 정면공격하고 나섰다. 동아제약 측에서는 “이전 경쟁업체들이 써 왔던 수법”이라며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일단 숫자가 심상치 않다. 비타500의 매출이 껑충껑충 뛰는 사이 박카스의 지난해 매출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2년에 비해 19.2%가 줄어든 180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01년 출시된 비타500은 첫해 매출 53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는 2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1년 매출을 넘어섰고 올해 매출 목표는 최소 600억원이다. 해마다 10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셈. 처음에는 지나가는 수많은 ‘유행성 음료’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비타500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동네 수퍼와 할인매장에서도 비타500의 인기를 반영하듯 매장의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수퍼를 운영하고 있는 박상철씨는 “작년 말부터 좀 팔리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매주 200~300개씩은 팔려나간다”면서 “유사 음료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드링크류는 비타500이 완전히 평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타500의 주소비자층은 20~30대 젊은 계층. 병당 가격이 500원(100㎖기준)으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최근에는 고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가수 비가 등장한 비타500의 광고포스터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 인기 수집 품목으로 떠 올랐다. 가게와 수퍼마다 포스터를 붙여 놓기가 무섭게 사라져 버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비타500의 등장에 미동도 하지 않던 동아제약에서도 최근 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동아제약 직원 김모씨도 ‘비타500’ 이야기만 나오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왜 그 쪽(광동제약)에서 우리를 걸고 넘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네 물건만 잘 팔면 되지 왜 박카스와 비교를 하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박카스와 비타500은 품목도 다른데 광고에서도 노골적으로 박카스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어차피 웰빙 바람 타고 유행하다가 사라질 음료 아닌가요?”
김씨의 말처럼 비타500과 박카스는 엄연히 다른 품목이다. 비타500은 약국에서도 판매를 하지만 수퍼나 편의점에서도 팔 수 있는 식품이고 박카스는 약국에서만 팔 수 있는 엄연한 의약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둘 다 제약회사에서 만든 제품이고 비슷한 ‘피로회복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카스는 국민음료?… 40년간 1등
그러나 박카스가 어떤 물건이던가. 1963년부터 동아제약이 생산하기 시작한 박카스는 40년 넘게 기능성 음료시장에서 지존(至尊)의 자리를 지켜왔다. 동아제약이 제약업계 1위 자리를 지키는 것도 사실상 박카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박카스의 주성분은 간장 기능을 개선시켜 피로회복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타우린’. 동아제약 측에 의하면 2003년 말까지 팔려나간 박카스가 143억3727만병. 12㎝짜리 박카스 병을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43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다. 매출은 2조6564억원에 이른다.
한 해 평균 7억병 내외가 팔려 나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국민이 1년에 평균 박카스 15병을 마시고 있는 셈. 해외시장도 개척하기 시작해 25개 국가로 수출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베트남에서는 캔 모양의 박카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요계에 국민가수 ‘조용필’이 있는 것처럼 드링크 시장에는 국민음료 ‘박카스’가 있는 셈이다. 또한 공익성을 강조하는 박카스의 독특한 광고마케팅을 통해서 박카스는 단순한 상품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
국민음료 박카스의 아성을 뒤흔드는 비타500은 어떤 음료일까. 중견 제약업체인 광동제약이 2000년 초부터 개발에 착수해 2001년 2월 출시된 비타500은 2000년대 초 한국의 비타민 열풍을 등에 업고 등장했다. 광동제약 홍보실 엄정근 부장은 비타500의 등장은 ‘발상의 전환’이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당시까지 비타민은 과립형이거나 알약 형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비타민이 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먹기 불편하고 신맛이 강했기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비타500은 ‘비타민을 물에 녹이면 어떨까’라는 상상력이 탄생시킨 겁니다. 여기에 약국 판매망을 벗어나 일반 가게와 수퍼로 판매망을 넓힌 것이 효과적이었습니다.”
비타500 개발을 준비할 무렵 광동제약은 위기를 맞고 있었다. 광동제약은 IMF 경제위기 당시 자금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1999년 1차 부도를 내고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그러나 비타500이 발매된 이후 자금난에 허덕이던 회사는 완벽하게 변신했다.
광동제약 표정관리 착수
불황, 감원, 급여 삭감 등의 암울한 소식이 광동제약에서만큼은 예외다. 광동제약의 임단협은 이미 지난 6월 초에 마무리됐다. 임단협에서 회사 측이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버린 것. 올해 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까지 올라갈 뻔 했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임단협 당시 회사 측의 요구안도 있었다. “지금 공장 설비로는 도저히 시장 수요를 따라 잡을 수 없으니 힘들더라도 12시간씩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해 달라”는 것. 물론 야간근무 수당과 심야근무 수당은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광동제약은 올해 초 60억원을 들여 경기도 송탄공장에 분당 1000병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신설했지만 이미 가동률이 100%를 넘어서 버렸다. 공장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비타500을 식기도 전에 배달 차량에 옮겨 싣고 있다. 24시간 공장을 돌려야 수요를 맞출 수 있다.
지난 7월 1일 ‘한국신용평가’는 광동제약의 회사채등급을 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평가했다. ‘양호한 자금흐름을 보이고 있고 차입급이 꾸준히 줄고 있어
재무적 탄력성이 개선됐다’는 점이 반영됐다. 5년 전 부도맞은 회사가 비타500 하나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너무 많이 팔리는 통에 아무리 목표치를 올려잡아도 실제 판매량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7월 들어서는 유통·영업직에서 60여명의 신규인력 채용과정이 진행 중이다. 해외 수출도 성사됐다. 지난 3월 미주 지역으로 20만달러어치를 수출한 이래 동남아 지역에도 총 200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을 잡고 있다.
최근 들어 광동제약 관계자는 “쓸데없이 경쟁사를 자극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일부러 자극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짐짓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표정관리와는 별도로 마케팅은 저돌적이다. 제약사 중 최초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 1위인 다음과 온라인 공동마케팅을 실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게임업체 그라비티의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내에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PPL, Product placement)도 실시하고 있다. 젊은층을 확실하게 비타500의 고객으로 잡아두겠다는 전략이다. 또 병뚜껑 모으기 행사, 퀴즈 행사 등 지금까지 제약업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저돌적인 신세대 스타’ 비타500의 도전 앞에 ‘전통의 강호’ 박카스는 1등 자리를 내 줄 것인가. 이에 대해 동아제약 박카스 측에서는 ‘(비타500의 선전이) 신경은 좀 쓰이지만 별 것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타500 매출, 박카스의 30% 수준
동아제약 측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직원들의 사기 문제. 동아제약 관계자는 “광동에서 ‘올 가을에는 박카스 따라잡는다’는 식으로 자꾸 언론에 흘리니까 혹시 직원들 사기가 꺾이지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만큼은 노하우가 있다는 입장이다.
“40년 동안 박카스가 시장 1등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공짜로 그 자리를 지켜 온 것이 아닙니다. 적어도 3번은 큰 전쟁을 치렀을 겁니다. 처음에는 구론산 음료의 도전을 받았고, 두 번째는 토코페롤 음료와 전쟁을 치렀습니다. 인삼·버섯 음료와 치른 세 번째 전쟁은 정말 치열했습니다.”
박카스의 역사를 줄줄이 꿰고 있는 동아제약 박상훈 이사의 말이다. 박 이사가 세 번째 전쟁이라고 말하는 인삼·버섯 음료와의 경쟁도 지금과 다를 바 없이 치열했다. 1990년대 초 일양약품에서 개발한 원비디(인삼)와 영비천(영지버섯)이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했다. 당시에는 일양약품의 두 제품을 합치면 박카스의 매출을 넘어섰다. 1993년에는 원비디의 매출이 급격히 늘어 1위 자리가 잠시 흔들린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박카스의 압승. 지금은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박카스의 매출이 월등하다.
당시 추락하던 박카스의 매출을 끌어올렸던 1등 공신은 ‘새 한국인 시리즈’ 광고. 당시 광고과장이었던 유충식 부회장의 주도로 이루어졌던 광고에서 등장한 카피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일하는 게 청춘 아닌가?” 등은 사회적 유행어가 되었다. 또한 젊은층을 노린 광고와 동아제약 주최 대학생 국토 대장정 등이 이어지면서 박카스는 1990년대 초 700억원대의 매출이 10년 만에 2000억원을 넘게 성장했다. 최근 재수생을 등장시킨 광고도 인기를 끌고 있다. 광고계에서는 박카스의 광고가 하나의 신화로 기록돼 있을 정도로 광고의 힘이 대단했다.
또한 동아제약 측에서는 광동제약이 말하는 것처럼 비타500의 매출이 박카스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동아제약 마케팅 본부 이상호 팀장은 두 제품을 경쟁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이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비타500의 매출은 박카스 매출의 3분의 1도 안됩니다. 그쪽(광동제약)에서 판매병수를 내세우며 박카스를 따라잡네, 못 잡네 하면서 선전하고 있지만 결국 전략적인 차원에서 나온 말이 아닐까요. 비타500은 웰빙 바람과 비타민 열풍을 타고 나온 유행성 음료라는 게 우리 측 판단입니다.”
그러나 동아제약 내부에서는 설령 이번 경쟁과 상관없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동아제약 직원 김모씨는 “박카스 광고가 지나치게 공익적인 측면에만 치우쳐 있다는 것 같다”면서 “젊고 싱싱한 모델을 등장시켜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에게 좀더 어필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도 박카스와 비타500의 경쟁에 대해 한쪽 손을 들어주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박종열씨는 “초기에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이 공격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박카스의 소비자 계층을 잠식한 것은 사실이지만 40년 동안 팔린 박카스는 고정팬들이 있기 때문에 쉽게 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면서 “최근에는 비타500과 유사한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고, 다른 기능성 상품이 많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타500이 수성에 힘을 쏟아야 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음료업계 ‘물타기 전술’ 베끼기 유행
비타500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모방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광동제약 측은 “마시는 비타민C를 표방하고 ‘비타’라는 이름을 붙인 유사제품의 수가 30개가 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시장에 등장한 제품은 CJ(제노비타), 녹십자상아(비타마인), 영진약품(비타씨), 삼성제약(비타바란스500), 해태(비타미노500), 고려양행(비타파워500), 한미전두유(비타씨500), 일화(비타2000), 반도제약(비타C1000), 삼진건강(비타900), 솔표(비타800), 삼익제약(쿨비타C500) 등이 홍수처럼 등장하고 있다. 물론 원조 기능성 음료인 박카스의 경우에도 ‘비키스’ ‘알카스’ 등 유사제품이 등장했다.
이들 유사제품은 원조 상품과 비슷한 모양과 색깔로 포장하고 비슷한 기능을 강조하며 등장한다. 문제는 유사제품을 만들어 내는 회사들은 작은 업체들뿐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회사들도 함께 가세를 한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일종의 ‘물타기’라고 한다. 대형 업체들이 유사 상품을 만드는 것은 시장을 죽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
음료 시장의 베끼기는 다른 업계에 비해서도 유독 심각한 수준. 1980년대 세계 최초의 보리탄산음료인 맥콜(일화)이 인기를 끌자 대형 음료 업체들이 ‘보리보리’ ‘보리텐’ ‘비비콜’ 등을 출시해 시장이 축소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 최근에는 웅진에서 매실음료 ‘초록 매실’을 출시하자 동원산업이 ‘청매실’, 해태음료가 ‘참매실’, 상아제약이 ‘매력 매실’ 등을 쏟아내 매실음료 시장 자체가 급격하게 축소됐다. 대형 음료 업체들이 유사제품을 쏟아내면 자본력이 약한 업체들은 쉽게 무너지게 마련이다. 홍보와 마케팅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소비자층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유사제품이 과도하게 등장하면 시장 자체가 시들해진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년 동안 제품개발비를 투자하고 시장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데 이처럼 베끼기에만 몰두를 하면 코카콜라와 같은 세계적인 제품이 등장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뷰]◆ 광동제약 김현식 상무이사
김현식 상무이사는 ‘마시는 비타민’ 비타500을 개발한 장본인.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에 약간 울긋불긋한 얼굴, 넉넉한 허리 사이즈까지 겸비한 김 이사를 보면 ‘기발한 아이디어’가 반드시 "튀는 외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떻게 비타민C를 물에 녹일 생각을 했나.
“제품 개발 당시에는 회사자금 사정이 상당히 어려웠고, 내가 담당하고 있던 유통사업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상황이 급하니까 아이디어도 나오더라. 유통사업부는 드링크류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부서를 살릴 생각을 하다 보니까 비타민도 드링크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박카스를 너무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것 아닌가.
“비타500 출시로 타격을 받은 쪽은 박카스가 아니라 일반 수퍼와 편의점에서 파는 다른 기능성 음료들이다. 그쪽(동아제약)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유사상품 중에는 비타1000, 비타2000까지 나왔다. 처음부터 ‘비타 오천(5000)’ 정도로 이름을 정하는 것이 좋지 않았나.
“성인 기준으로 비타민C 하루 필요량은 70㎎이다. 너무 과도하게 섭취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담배 피우면 비타민C가 파괴된다. 비타500에 들어가는 비타민C 함유량은 700㎎인데 이런 상황을 모두 감안해 결정한 것이다.”
벌써 유사상품이 수십 종이 나왔다. 다른 음료처럼 유행성으로 사라지는 것 아닌가.
“수십 종의 유사상품이 나왔지만 비타민 음료 중 비타500의 시장점유율은 70% 이상이다. 그러나 다른 회사의 베끼기 수준은 심각하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코카콜라 같은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선발주자에 대한 제도적 보장만 이루어진다면 우리도 세계적인 음료를 만들 수 있다.” ◆ 동아제약 박상훈 광고·홍보 이사
최근 박카스 광고 중 재수생 시리즈, 군 입대 신체검사(‘꼭 가고 싶습니다’) 시리즈 등을 담당했던 박상훈 이사. 박 이사는 비타500과 박카스를 같은 반열에 올리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국민음료 박카스가 40년 동안 1위 자리를 지켜왔던 것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만큼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요즘 비타500 때문에 심기가 좀 불편할 것 같다.
“이 정도 갖고 뭘 그러나. 그쪽에서 마케팅 전략상 계속 우리를 끌어들이니까 그렇지 사실 우리가 그다지 신경 쓸 문제는 아니다. 박카스 40년 동안 팔면서 한 번도 1위 자리 내놓은 일이 없다. 40년 동안 한 번도 위기가 없었겠나. 그 때마다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데에는 분명한 노하우와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카스 매출은 줄고, 비타500은 매출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닌가.
“박카스는 약국에서 파는 의약품이고 비타500은 수퍼에서도 팔 수 있는 식품이다. 어차피 시장이 다르고 고객이 다르다. 최근 경기 침체로 약국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줄어든 것이지 비타500의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대기업인 동아제약이 너무 박카스에만 의존했던 것이 아닌가.
“그점에 대해서는 우리 책임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동아제약) 신약 개발 노력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임상실험 단계까지 가서 무산된 안타까운 경험도 제법 있다. 내년이면 제대로 만든 한국형 발기부전치료제 ‘DA8159’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있는가.
“기본적인 전략을 구태여 바꿀 필요가 없다고 본다. 또 박카스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광고를 하더라도 제약이 많다. 박카스의 기본적인 마케팅 전략은 공익성이다. 기본적인 방향을 살리면서도 젊은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