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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명동, 건대역 상권에 가다
- [이데일리 EFN 강동완기자]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인 '건대 상권'이 제 2의 명동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 지역 대부분의 주요 상권들은 침체와 내수부진에 따른 전체적인 매출감소인 반면, 건대 로데오 상권만큼은 불황 속에서도 새로운 상권의 성공과 함께 꾸준한 유동인구를 확보하며 패션 업체들의 유통메카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 특히 올해 롯데 백화점의 개점으로 인해 건대를 찾는 젊은 층의 발걸음을 다시 한번 잡을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쇼핑타운으로서의 눈부신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주 이용고객의 70%가 20대인 점은 이곳 건대 상권이 대학가 상권이라는 증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여느 대학상권과는 달리 건대 상권은 대학생만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상권이 아닌이유로 방학기간의 매출 부진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 특히 주목할 만 하다. ◇ 급지별 특징 - A급지 대로변 상권 화양사거리 방향 민중병원 횡단보도에 이르기까지 상권의 핵심지역인 건대글방과 피자헛을 포함하고 있는 상권이다. 이곳은 건대상권의 유입이 시작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유동인구가 항상 상주하고 있다. 1층 점포의 주 업종은 악세서리, 의류/잡화, 화장품, 패스트푸드 매장이며, 이중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악세서리 전문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로변상권 은 그저 고객이 움직이는 동선으로써 건대 입구역 상권의 중심 소비지역이 아니며 유흥을 즐기는 고객층은 먹자골목이나 로데오 상권으로 흡수되었기 떄문에 대로변상권쪽에는 유흥,오락업종은 적합하지 않다. ◇ B급지 먹자거리 먹자 거리는 건대역 상권의 성장을 이끄는데 한몫 하고 있는 핵심급지이다. 거리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온갖 음식점들이 다수 입점하여 성업 중에 있다. 노래방, DVD방, 당구장등 오락시설 또한 다수 밀집해있어 건대상권의 주고객 층인 20-30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 C급지 로데오 상권 10대에서 30대 사이의 연령층이 주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는 로데오 상권은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들이 이미 입점한 상태이며 인근에 새로 개점한 롯데백화점에 힘입어 그 고객층이 더욱 두터워지고있다. 다른 대학상권과 같은 보세의류 매장보다는 브랜드 의류 매장들이 줄지어 있다. 완공예정인 스타시티의 유동동선이 이어지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입점해있는 매장들이 많다. 점포창업 전문 점포라인의 관계자는 "건대입구 상권은 인근의 주상복합 완공예정과, 대형백화점의 입점이 맞물리며 강북최대의 상권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가 상권 특성상 많은 업종들이 중복 밀집되어있는 것을 감안하여 차별화된 전략을 세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 관련기사 ◀☞알짜배기 상권, 이수역세권 찾아가보자☞다양한 고객층이 어우러진 교대역 상권에 가다☞상수역 상권, 젊은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업종특색☞잠재력있는 상권, 한남동에 가보니
- 7월 극장가 가족-코믹-공포, 대작 열풍 속 틈새시장 노린다
- ▲ 영화 '님스 아일랜드'[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7월 극장가는 한국 영화를 비롯해 각국 블록버스터들의 개봉 열기로 뜨겁다. 하지만 대작들 사이에서 다양해진 관객들의 취향에 맞춰 틈새시장을 노리는 영화들도 있다. 17일에는 방학을 맞은 어린이 관객들을 위한 영화들이 대거 개봉된다. 어드벤처 영화 ‘님스 아일랜드’는 남태평양 한가운데의 섬을 배경으로 한 11세 소녀의 모험 이야기. 시원한 바다와 숲을 맘껏 뛰노는 꼬마 여전사 님(아비게일 브레스린 분)은 어린이 관객들에게 꿈을 키워주고 모험 소설 작가지만 광장공포증을 갖고 있는 알렉산드라 로버 역의 조디 포스터가 선보이는 깜짝 놀랄 코믹 연기는 부모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님스 아일랜드’와 함께 17일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마계대모험’(이하 ‘도라에몽’)도 어린이 관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 캐릭터 도라에몽과 사고뭉치 초등학생 진구의 모험을 기본 줄거리로 한 ‘도라에몽’은 ‘마법주머니’, ‘비밀도구’ 등으로 어린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 우주선을 찾아서’(이하 ‘스페이스 침스’) 역시 17일 개봉작. ‘스페이스 침스’는 NASA 침팬지 요원들의 우주 세계 모험을 그린 영화로 모험, 우정, 사랑, 감동, 교훈이 고루 들어가 있다. 특히 침팬지들의 슬랩스틱 개그는 온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충분하다. 어린이 영화를 졸업(?)한 청소년 관객들을 위한 하이틴 영화 ‘찰리 바틀렛’은 10일 개봉됐다. ‘찰리 바틀렛’은 남들과 조금 다른 사고방식과 재능을 가진 17세 소년 찰리 바틀렛의 이야기. 찰리 역할의 안톤 옐친은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예로 현재 크리스찬 베일과 ‘터미네이터 4’를 촬영 중이다.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도 괴짜 교장이자 찰리의 첫사랑 수잔의 아버지로 출연한다. ▲ 영화 '소림소녀'시원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믹 영화를 원하는 관객이라면 주성치가 기획한 영화 ‘소림소녀’가 기다리고 있다. 24일 개봉되는 ‘소림소녀’는 주성치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았던 ‘소림축구’의 속편 격으로 영화 ‘춤추는 대수사선’의 모토히로 가츠유키 감독이 연출을, 시바사키 코우와 나카무라 도오루가 출연한 중국과 일본의 합작 영화다. 라크로스를 소재로 한 ‘소림소녀’는 주성치 사단이 6년 만에 내놓은 영화로 주성치의 오랜 팬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름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장르인 공포영화도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유독 한국 공포영화가 보이지 않지만 해외 공포 영화들이 빈 공간을 메우고 있다. 24일 개봉되는 ‘100피트’는 남편을 살해한 죄로 가택연금형을 선고받은 여자 마니(팜케 얀센 분)가 집안 정체불명의 존재로부터 위협을 받는 내용의 하우스 스릴러. ‘100피트’는 폐쇄된 공간인 집안에서 벌어지는 공포와 여주인공의 고군분투를 긴장감 넘치게 담아낸다. 주인공 팜케 얀센은 ‘엑스맨’ 1~3편과 ‘숨바꼭질’, ‘테이큰’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여전사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 공포영화 ‘카핀’도 24일 개봉된다. ‘카핀’은 태국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죽음을 체험하는 ‘카핀 의식’을 소재로 한 호러 영화로 제작되기도 전에 탄탄한 시나리오로 로테르담 국제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을 수상해 주목받은 바 있다. 입관 체험 후 겪게 되는 꿈과 현실의 모호함이 주는 공포가 호러 영화 팬들을 사로잡는다. ▶ 관련기사 ◀☞'스페이스 침스' MC몽, "녹음 10분하면 목소리 쉬어 고생"☞신봉선, "이상형은 나랑 수다 떨 수 있는 사람"☞주성치 제작 연출 연기 기획, 미중일 영화계 휩쓴다☞주성치-시바사키 코우 '소림소녀'로 뭉쳤다☞MC몽 '원숭이' 변신...美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침스' 목소리 출연
- 남상미 “인생의 '진수'는 즐기는 마음 아닐까요?”
-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지난 11일 오후 SBS 월화드라마 ‘식객’의 야외촬영 준비가 한창인 한강시민공원 난지캠프장에서 남상미를 만났다. 남상미는 ‘식객’에서 여자주인공 진수로 분해 남자주인공 성찬 역의 김래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적혀 있는 진수는 ‘활동적이고 감정적이며 말괄량이에 또라이 기질이 다분한 음식 칼럼니스트’이다. 극중 다른 캐릭터와 비교했을 때 허영만 화백의 원작에서 등장하는 진수와 드라마 속 진수는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원작에서는 성찬이 진수의 마음을 얻기 위해 따라다니나 드라마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진수가 운암정의 요리사였던 성찬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속 진수는 성찬에게 소위 막무가내로 들이대기 일쑤다. 전작인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두 남자의 운명적인 사랑을 받았던 지우 역과는 180도 달라진 캐릭터다. 남상미에게 “청순가련한 캐릭터와 정반대인 진수 역이 자칫 부담스럽지는 않느냐?”고 넌지시 물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식객'의 진수와 실제 모습 닮은점 많아 “제 성격상 누구의 관심과 보살핌을 받기보다는 제가 먼저 다가가고 감정을 먼저 표현하는 편이죠. 그래서 진수를 연기하는 게 어렵지는 않아요.” 남상미는 드라마 속 진수의 모습이 실제 자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특히 진수의 엉뚱하고 저돌적인 면은 자신과 꼭 닮았다고 부연했다. 지난 해 여름 MBC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바로 ‘식객’의 진수 역을 하게 된 이유는 진수와 자신 사이에 공통분모가 적지 않아서였다. 남상미는 ‘식객’의 대본을 보는 순간 “그냥 마냥 재미있고 하고 싶단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덕분에 별 다른 주저함 없이 진수 역을 맡게 됐다. 그로부터 10여 개월이 흘렀다.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즐기고 있습니다. 이제는 극에 녹아들어 산다는 생각도 듭니다. 성찬 역의 래원 오라버니와도 애드리브가 자연스러울 정도가 되었거든요.”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 남상미는 ‘식객’을 통해 맛의 즐거움과 오묘함도 배우고 있지만 연기의 즐거움과 오묘함도 함께 익히는 중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알려졌다시피 남상미는 2002년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당시, 친구 따라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가 앞 패스트푸드 점에서 청순한 미모로 화제를 모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라섰다. 일명 ‘한양대 롯데리아 걸’로 불리며 순식간에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탄 것이다. 경찰이나 여군 혹은 파일럿이 되고 싶었던 고등학생 남상미는 당시의 일로 인해 인생의 진로가 바뀌게 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꿈꾸지 않았던 연기자가 되기까지 남상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잠시 대학에 적을 두었지만 이내 연예계 활동에 매진했다. KBS 2TV '산장미팅 장미의 전쟁'이나 SBS '일요일이 좋다-X맨'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남상미는 2005년 11월 방영된 MBC ‘달콤한 스파이’를 통해 연기자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했다. 순직한 남편대신 경찰이 된 이순애 역을 맡아 특유의 발랄하고 엉뚱하면서도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것. 이로 인해 남상미는 2006년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김명민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SBS 수목드라마 ‘불량가족’에서도 남상미의 캐릭터 연기는 빛을 발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막말을 일삼는 김양아 역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낸 남상미는 이후 지난 해 MBC 수목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이준기와 정경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서지우 역으로 뭇 남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남상미의 연기 경력은 불과 5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또래 여자 연기자들에게서 흔히 거론되는 연기력 부족에 대한 비난이 그녀에겐 없다. ‘식객’을 연출하고 있는 최종수 PD는 남상미에 대해 “흡수력이 탁월하다”고 평가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래원 역시 “캐릭터 안에 들어가서 놀 줄 아는 배우”라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남상미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 어느 순간 주변의 카메라나 스태프, 조명이 보이지 않고 오롯이 상대 배우만 보였던 그 몰입의 순간을 잊지 못한다"며 "연기가 아니라 실제 그 상황에 젖은 듯 감정이 움직였던 그 순간, 그 때의 그 느낌을 연기에 녹여내려고 노력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식객’에서 오숙주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최불암은 남상미에 대해 2007년 발간한 자서전 ‘인생은 연극이고 인간은 배우라는 오래된 대사에 관하여’에서 “함께 출연을 하며 한동안 지켜봤는데 이 친구 거울을 한번 안 보고 연기에 몰두한다. 참 기특한 후배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당하겠죠?” 팔도의 전통 음식이 소개되는 ‘식객’은 다른 드라마에 비해 이동거리도 많고 야외 촬영도 잦은 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여름까지 10개월여를 드라마와 함께하며 남상미 또한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경남 하동, 강원도 홍천과 횡성, 경북 영덕, 충남 조치원, 경기 파주 세트장, 전남 완도 등등 마치 ‘6시 내고향’처럼 지방을 돌아다니며 밤샘 촬영도 많이 했다. 체력적으로 충분히 힘들 것 같았다. “남들은 힘들지 않느냐고 자꾸 물어보시는데 전혀요. 정말 재밌게 즐기며 촬영하고 있거든요. 즐기면서 하는 연기가 화면에 어떻게 투영돼 나오는지 감상하는 것도 요즘 저의 또 다른 즐거움이죠. 요즘 들어서는 시간 가는 게 조금은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좋은 드라마와도 이제 두 어 달이면 작별이다 생각하면 아쉬움이 밀려오거든요. 어찌보면 요리의 진수는 정성이겠지만 인생의 진수는 즐길 줄 아는 마음 같아요.” ▲ 남상미(사진=한대욱 기자)남상미는 “즐겁다”와 “재미있다”는 말을 이야기 내내 수차례 반복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마무리 할 즈음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못 당하겠죠?”라며 환하게 웃었다. 남상미가 즐기는 것은 비단 ‘식객’ 촬영 뿐만은 아닌 듯 했다. 인터뷰 전 30여분 동안 진행된 사진촬영 시간에도 동행한 사진기자의 다소 짓궂은 포즈요청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자세를 잡으며 그 시간을 즐겼다. 문득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며,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는 공자님 말씀이 떠올랐다. 남상미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인생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연기자였다. ▶ 관련기사 ◀☞남상미 “섹시한 연기는 소주가 달게 느껴질 때쯤”☞남상미 "내 빛깔은 섹시한 회색?"☞남상미가 밝힌 이상형, "성찬 보다는 온달왕자"☞'식객' 주간시청률 5위권 진입 눈앞...'해피선데이' 9위 추락☞[오지랖뉴스]'식객' 성찬식품에 전화해보니...'아리따운 여자 목소리'
- (르포)촛불시위대는 왜 화가 났을까
- [이데일리 좌동욱 정원석 기자] 28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경찰이 강경대응에 나섰고, 시위대도 극렬하게 저항하면서 시위는 점차 과격해졌다.한 40대 가장은 "촛불이 줄고 있다"는 소식에 처음으로 시위에 참석했다. 다른 아버지는 초등학생 4학년 아이와 함께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 한복판에 나섰다. 물대포가 날아오고, 경찰-시위대간 물병과 쇠붙이가 난무하는 상황이었지만 아버지는 위험해도 `산교육`이 될 것이라고 했다. 커피를 나눠주거나 자비로 신문을 만들어 집회상황을 알려주는 이들도 생겨났다. 대통령이 사과하고, 불법·폭력시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대응방침을 천명했지만 고시 강행을 계기로 다시 타오른 촛불이 금방 꺼질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격렬해진 촛불시위.."의료진" "카메라" 외쳐 28일 밤 10시10분경 종로 교보문고 앞 8차선 도로. 길을 차단한 전경 버스 6대를 사이에 두고 경찰과 촛불 시위대들이 서로 대치했다. 버스 창문은 성난 시위대가 소화기, 몽둥이로 두들겨 부순 탓에 앙상한 골격만 남아 있었다. 경찰은 1시간 째 살수차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아댔다. 처음 한대로 시작한 물대포는 3대로 늘어났다. 경찰이 소화기를 뿌려대는 탓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제대로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머리위로는 버스 건너편에서 경찰이 던진 물병, 쓰레기 등이 떨어졌다. 시위대도 그것을 주워 다시 던졌다.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전경 상호간에 부상자가 발생했다. 누군가 한명이 "의료진"을 외치자 시위대 모두가 함께 외쳤다. 누군가가 "카메라 기자"를 외쳤고, 또 다시 모두가 따라 외쳤다. 카메라 기자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었다. "의료진"을 외치는 횟수는 점점 많아졌다. 이날 촛불집회가 벌어진 종로 거리는 전쟁터의 '전선'을 방불케 했다. ◇ 다양한 집회 참가자들..주말맞아 가족단위 참석 전선 앞에 모인 사람들은 다양했다. 화물연대나 민주노총의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격한 시위를 예상한 듯 나온 사람도 있었지만 팔짱을 낀 연인, 부부, 노인들, 아이를 데리고 온 어머니 등 일반 시민들이 훨씬 많았다. 박동학(42세)씨는 이 위험한 현장에 초등학교 4학년생 아들과 함께 서 있었다. 경찰과 시위대를 가르는 전경버스로부터 불과 10여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 위험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위험한 것은 알지만 현장의 민주주의를 직접 배우라고 (아이를) 여기까지 데리고 왔다"고 했다. 100미터쯤 뒤로 가니 여성, 노약자, 학생 등 일반 시민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홍성희(32세)씨는 지인 지연화(45세)씨 부부와 함께 촛불을 들고 있었다. 홍씨는 왜 왔냐는 질문에 "신문, 방송을 보고 화가 나서 왔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언론에서는 우리를 폭력 시위대로 몰아가지만 실상은 경찰들이 물대포를 쏘면서 시위대를 도발했기 때문"이라며 말했다. 남편과 함께 온 지연화씨는 "대통령은 잘못했다고 반성했지만, 곧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강행, 시위대 강경 진압을 지시했다"며 "이제라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했다.김종갑(45세, 서울 방학동)씨는 시위 현장에서 DSLR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느라 부산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값비싼 카메라가 비에 흠뻑 젖었다. 고가의 장비가 망가질 수도 있었지만 김씨는 "그래도 찍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심상정, 노회찬 민노당 전 의원도 현장을 지켰다. 심 의원은 "대통령의 강경론이 촛불시위를 키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 갈수록 격렬해지는 시위시위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렬해졌다. 시민들이 전경버스를 밧줄로 묶어 전복한 후 청와대로 몰려가도는 시도가 이어졌다. 밧줄 길이만 족히 100미터는 돼 보였다. 처음엔 버스가 넘어질 듯 크게 흔들렸으나 넘어지지는 않았다. 버스에 묶은 밧줄을 두개로 늘리자, 반대편 경찰측도 쇠밧줄로 지지대를 설치했다. 일부 시위대가 경찰 살수차를 부수고, 경찰도 물대포와 소화기로 적극 대응하면서 양측의 감정은 이미 격해져있었다. 경찰이 방송 마이크로 "불법 집회를 해산하라"고 경고하자, 시민들은 '우'하는 함성으로 응수했다. 밤 10시44분경에는 종로 거리에서 종로구청쪽으로 우회, 청와대로 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화물연대가 "대책위만 믿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가 길을 열어보자"며 앞장섰다. 하지만 종로에서 청와대로 가는 길은 전경 버스로 모두 막혀 있었다. 종로구청 앞에는 집으로 가려는 사람들 십여명이 "집에 어떻게 가라는 말이냐"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중 한명은 휴대전화로 "빨갱이들 때문에 집에 못가고 있다"고 말했다가 사람들이 쳐다보자 "말 조심해야 겠다"며 소근소근 통화하기도 했다. ◇ "80년대와 비교하면 오합지졸..그것이 사회 발전"밤 11시50분경 버스로 차단된 바리케이트가 뚫렸다. 시위대가 밧줄로 당긴 힘에 못이겨 전경 버스 한대가 70도 정도 돌아간 것이다. 시위대쪽에서 '와'하는 환성이 터져나왔지만 정작 장애물을 치운 후 시위대는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 틈을 타 경찰들이 방패와 경찰봉을 휘두르며 시위대쪽으로 밀고 들어왔다. 한순간 시위대가 100여미터나 뒤로 밀렸다. 남자들이 앞으로 나와 스크럼을 짰지만 엉성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혼재했다. 사고를 우려한 경찰들도 더 이상 시위대를 밀어내지 못했다. 앞에 서있는 전경들에게 오물을 던지고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것을 말리는 시위대도 함께 있었다. 86학번이라는 박동학씨는 "87년 민주항쟁 등으로 대학 시절 시위를 많이 참가했다"며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 시위대는 오합지졸이다. 참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오합지졸로 조직적인 경찰에 맞서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한단계 발전된 것 아니냐"며 "하지만 경찰들은 20년전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이날 시위는 종로 뿐 아니라 시청 앞 태평로 거리와 안국역에서도 열렸다. 집회 참가자 들 중 몇몇은 '프레스(PRESS)' 완장을 찬 기자들에게 시위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진화하는 촛불 집회 촛불시위 참가자들은 오후부터 삼삼오오 나타나기 시작, 집회가 시작된 오후 7시경엔 시청 앞에서 동아일보 사옥 앞까지 태평로 8차선 도로를 가득메웠다. 다양한 연령대, 남녀, 노소들이 빽빽하게 들어찼다. 이미 유명해진 유모차 부대가 눈에 띄었다. 유모차 부대엔 출산을 앞둔 산모도 있었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연단에 올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바뀌고 있다"며 "현장의 비정규직이 곧 광우병"이라는 말을 전했다. 박원석 대책위 공동상황실장은 "집회 참가자가 10만여명"이라고 말했고 경찰이 추산한 참석자수는 2만여명이었다. 촛불이 서울 도심을 뒤덮은 6.10 이후 최대 규모의 인원이 촛불시위에 참석했다. 김영록씨(42세) 가족은 포장마차에서 통닭을 먹고 있었다. 부인, 아들, 딸까지 4명이다. 김 씨는 "오늘 집회에 처음 나왔는데 촛불이 줄고 있다는 보도를 듣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매번 가자고 했지만 직장생활 때문에 오지 못했다"며 "순진한 아이들이지만 알 것은 다 안다. 이젠 쇠고기 먹으러 가자고 해도 안간다"고 말했다. 공짜커피를 주는 곳도 있었다. 직장인 이정우씨(30세)는 시청 잔디마당에 '목마른 시민에게는 커피가 공짜'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촛불다방'을 운영했다. 오늘까지 11일째라고 했다. 이씨는 "자비로 물과 커피를 나눠주는데 하루 30~40만원 정도가 들었다"며 "혼자서는 힘들어 26일부터 아고라에서 후원을 받고 있는 데 이틀만에 100만원 정도가 모였다"고 말했다. 대학 4학년생이라는 엄모씨(21세)는 자비로 공짜 신문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엄씨는 "촛불집회 상황을 알리고 싶어서 아고라에서 네티즌들과 함께 돈을 모아 신문 10만부를 만들었다"고 했다. 촛불집회에서 신문을 직접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그는 말했다. 29일 현재시각 새벽 4시까지도 집회는 계속됐다. 초여름이지만 빗방울이 굵어진 탓에 날씨가 쌀쌀했다. 시위대 수는 현저히 줄었지만 그럼에도 종각역 사거리에서 SK 본사건물까지 8차선 도로를 메우고 있었다. 광화문 곳곳의 술집과 커피숍에는 추위를 피해 온 집회 참가자들이 눈에 띄었다. 촛불집회가 시간이 지나면서 동력이 떨어지고, 집회에 '시위꾼'들만 참석하고 있다는 인식은 이날 현장 상황과는 거리가 있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다양했고, 화도 많이 나 있었다. 촛불집회는 상황에 따라 대응을 달리하면서 계속 진화해 나가고 있었다.
- [돌파구를 열어라②]한국적 소재의 기대작들, 해외 블록버스터와 '맞짱'
- ▲ 올 여름 개봉하는 한국적 소재의 기대작들. '강철중', '크로싱',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님은 먼 곳에'(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한국적인 소재로 세계적인 블록버스터에 맞선다.’ 한동안 할리우드 등 해외 블록버스터들에 국내 시장을 내줬던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대학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6월부터 반격에 나서며 전면에 내세운 것은 변함없이 ‘한국적 소재’ 들이다. 아직도 ‘핸콕’, ‘인크레더블 헐크’, ‘둠스데이:지구 최후의 날’, ‘원티드’, ‘섹스 앤 더 시티’, ‘적벽대전’ 등 개봉을 앞두고 있는 해외 대작들이 많은 상황에서 한국영화계는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한 기대작들로 이들과 맞대결에 나선다. 한국적 소재가 국내 관객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만큼 국내시장에서는 여전히, 그리고 충분히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요즘 젊은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출 수 있도록 액션과 웃음, 감동을 각각 더했다. 오는 19일 개봉하는 ‘강철중:공공의 적 1-1’(감독 강우석, 제작 KnJ엔터테인먼트, 이하 ‘강철중’)은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공공의 적’ 1편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이다. 1편의 주인공이었던 ‘정의파 꼴통’ 형사 강철중이 고교생을 조직원으로 끌어들이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살해해 버리는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는 내용으로 모티브는 과거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세븐데이즈’에서 보도된 사건에서 따왔다. 강철중 역은 변함없이 설경구, 조직폭력배의 보스인 ‘공공의 적’ 이원술 역에는 정재영이 출연한다. 특히 ‘강철중’은 진지하고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천진난만한 강철중의 딸과 이원술의 아들의 대화, 강철중이 문제 고교생들을 다루는 내용 등 곳곳에 코믹성을 가미했다. 코믹연기의 달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유해진과 이문식도 힘을 더했다. 26일 개봉될 ‘크로싱’(감독 김태균, 제작 캠프B)는 탈북자라는, 한반도에만 존재하는 슬픈 현실을 그린 영화다. 2002년 3월 탈북자 25명의 베이징주재 스페인대사관 진입사건에서 출발해 실제 탈북자들의 실화들을 바탕으로 가족의 약과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찾아 나선 11세 아들의 잔인한 어갈림을 담은 스토리가 완성됐다. 차인표가 아버지 역, 신명철이 아들 역으로 출연한다. 7월 개봉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제작 바른손엔터테인먼트, 이하 ‘놈놈놈’)은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다. 총기휴대가 금지돼 있는 한국이지만 ‘놈놈놈’에서는 서양의 웨스턴무비를 연상케 하는 총격전도 등장한다. 그게 가능한 것은 일제 점령기였던 1930년대 무법지대인 만주가 배경이기 때문이다. 스크린 톱스타 송강호와 이병헌, 정우성이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도 ‘놈놈놈’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송강호는 이상한 놈인 열차털이범 태구, 이병헌은 나쁜 놈인 마적단 두목 창이, 정우성은 좋은 놈인 현상금 사냥꾼 도원 역을 각각 맡아 제국열차에서 맞닥뜨린다. 정체불명의 지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추격전과 액션이 볼거리다. 7월31일로 개봉을 확정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감독 곽경택, 안권태,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의도적으로 사건 한복판에 형사를 끌어들이고 농락하는 대범한 범인과, 자신을 건드린 상대를 찾아내 범죄자 못지않은 지독한 방법으로 처단하는 게 정의인 형사의 대결을 그린다. 신문에 가끔 보도되는 현금 수송차량 탈취사건에 관객들 눈에 익숙한 서울 대치동에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비롯해 강남 빌딩가, 제천, 부산, 제주도 여객선 터미널과 국제공항까지 전국을 누비며 촬영이 진행됐다.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석규가 형사 백반장 역, 차승원이 사건 현장에서 의도적으로 단서를 남기며 경찰을 유인하는 범인 안현민 역을 각각 맡았다. 역시 7월31일 개봉 예정인 ‘님은 먼 곳에’(제작 영화사 아침)는 1200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의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으로 순제작비만 70억원이 투입된, 대작에 포함되는 영화다. 한국에 많은 상처를 안겼던 베트남전쟁이 배경이다. 스펙터클하고 드라마틱한 전쟁신도 있지만 남편을 찾기 위해 전쟁터로 뛰어든 순이라는 여성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비극, 그 안의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선보일 예정. 수애가 순이 역을 맡았으며 정진영, 정경호, 엄태웅 등 연기파 배우들도 주연으로 출연한다. 8월 개봉될 ‘신기전’(감독 김유진, 제작 KnJ엔터테인먼트)은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다. 조선 세종 때 제작된 세계 최초의 다연발 화포, 이를 둘러싼 조선과 명나라의 암투를 소재로 한 사극이다.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정재영이 뛰어난 무술을 지닌 설주, 한은정이 여성과학자 홍리, 허준호가 신기전 개발을 돕는 내금위장 창강 역으로 각각 출연한다. 또 안성기는 명나라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병기 개발을 진행시키는 세종대왕 역을 맡는다. ▶ 관련기사 ◀☞[돌파구를 열어라③]여성 앞세운 작은영화들, '다윗의 용기있는 도전'☞[돌파구를 열어라①]생사의 갈림길...한국영화, 대반격이 시작된다☞[SPN 1주년 특별기획③]김주성 CJ엔터 대표 "2010년이면 다시 살아날 것"☞[SPN 1주년 특별기획②]강우석 감독 "최악 상황, 정답은 '좋은 영화' 뿐"☞[SPN 1주년 특별기획①]현장의 목소리...'한국영화, 돌파구를 찾아라!'
- 신애라 "좋은 혈통이 따로 있나요… 애들은 키우기 나름"
- [조선일보 제공] 순진하면서도 당돌한 백화점 직원 '진주'(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의 이미지는 눈가에 살짝 남아 있을 뿐이었다. 신애라(39)는 사려 깊은 여자였다. 세 아이의 엄마여서일까. 인터뷰를 요청한 지 20일이 지나서야 겨우 시간을 내 마주앉은 그녀는 "두 번째 입양이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줄 알았고, 그래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었다"며 웃었다. 신애라는 2005년 예은(2)이에 이어 올 초 생후 100일 된 예진이를 입양해 화제를 모았다. 낳은 아들 정민(10)이까지 3남매 뒤치다꺼리로도 바쁘지만, 그녀는 성경 공부, 봉사활동으로 1주일이 빠듯하다. 그 중에서도 입양·위탁보호시설인 '대한사회복지회' 봉사에 열심이다. 벌써 5년째. 예은이, 예진이를 모두 그곳에서 만났다. 동료 연기자이며 남편인 차인표(41)씨와는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인 '컴패션'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한다. 두 번째 입양인데도 두려움이 앞섰던 것은 정작 자기 자신이었다고 그녀는 고백했다. "잘 키울 수 있을까, 아프면 어쩌나, 예은이가 두 돌 지나 이제 겨우 편해졌는데 또 그 고생을 해야 하나 싶은 순전히 인간적인 걱정이었지요." 그래서 '천사부부'라는 세간의 칭찬이 못내 부담스럽다는 그녀였다. ―예은, 예진이와 처음 만났던 순간이 궁금하다. "막상 아기들을 보니 다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그 중 한 명을 선택한다는 게 가슴 아팠다. 그래서 기다렸다. 우리 부부가 한 아이에게 선택되어지기를. 봉사한 지 10개월 만에 예은이가 우리를 '선택'했다. 계속 잠만 자던 모습이 집에 와서도 마음에 걸리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예진이는 우유를 잘 토해서 비쩍 마른 아기였다. 어느날 내 품에서 '응가'를 해 목욕을 시키는데, 복지회 선생님들이 3일 만에 처음 용변을 본 것이라며 기뻐하시길래 남다르게 느껴졌다." ―두 번째 입양에 대해 남편과의 사이에 이견은 없었나. "예은이 입양할 때부터 셋째도 입양하기로 했었고, 이름도 미리 지어놨다. 입양을 할 거면 내가 낳은 아이의 수보다 많이 입양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입양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있는지. "워낙 아이들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옆집 아기들 목욕은 내가 도맡아서 시켰다(웃음). 결혼 후 '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죄 없이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맏이인 정민이의 반응은 어땠나. 두 여동생의 입양에 대해 동의를 구했는가. "어릴 때부터 입양에 대해 자주 얘기해서, 따로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었다. 그래도 막상 예은이가 오니까 '엄마, 나는 왜 안 사랑해' 하면서 불평하더라." ―집안 어른들이 둘째 입양엔 반대하셨을 것 같다. "시어머니께서는 육아가 워낙 힘든 줄 아시니까 '그만 편하게 살면 안 되겠니?' 하시며 걱정하셨다. 그래도 우리 뜻이 간곡하니 반대 안 하셨다." ―세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전쟁이나 다름없다. 연기생활과도 병행해야 할 텐데. "정민이는 컸으니까 일단 밖으로 내몬다(웃음). 안 다니던 학원에도 간다. 내가 방학이 끝나길 손꼽아 기다리는 엄마가 될 줄은 몰랐다. 예민한 '얼음공주' 예은이가 문제여서 예진이는 도우미 아주머니가 데리고 자고, 나는 예은이랑 잔다. 어쩌다 내가 예진이를 안고 있으면 '엄마, 안지마' 하며 매달린다. '다행히' 3월부터 예은이가 어린이집에 간다. 드디어 예진이를 맘껏 사랑해줄 시간이 왔다." ―예은이 키우면서 힘들지 않았나. "감사하게도 감기 앓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소화도 잘 시키고 그 흔한 아토피도 없다. 다만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칭얼거리는 버릇이 있는데, 그럴 땐 '엄마는 네 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또박또박 다시 얘기해봐' 하며 따끔히 가르친다." ―우리 사회의 혈연주의는 완고하다. '누구 씨인 줄도 모르는데'라는 말 같은 것 말이다. 그런 완고한 생각 속에는 아이의 유전적 특성을 모른다는 '불안감' 같은 게 있는 것도 사실이고. 솔직히 불안하지 않은가. "좋은 피, 좋은 집안, 좋은 조건의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낳은 자식도 잘못 키우면 말 안 듣고 말썽 피운다. 입양한 아이라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우리 입양문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혹 '내가 배 아파 낳은 아이보다 입양한 아이를 덜 사랑하며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입양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다만 입양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우리 가정에 아이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아이에게 우리 가정이 필요해서' 인연을 맺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신애라씨처럼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입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다. 실제로 입양한 가정들을 보면 평범한 형편에서 도우미 없이 혼자서 키우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육아가 편해지기야 하겠지만, 입양의 기준은 돈이 아니다." ―컴패션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동남아·중남미 등지에 있는 27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그곳 아이들에게 월 3만5000원은 쓰레기더미에서 뒹굴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세 끼니를 굶지 않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금액이다. 19명의 어린이들을 그렇게 후원한다. 나머지 8명은 대학생이다. 그들이 마음껏 공부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잉꼬 부부로 소문나 있지만 남편과 싸울 때도 있지 않나. 반듯하기로 소문난 차인표씨라도 아내를 속상하게 하는 건 여느 남편과 비슷한 것 아닌가. "당연히 다른 부부들이랑 똑같다. 인표씨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야행성이라 내 잔소리를 많이 듣는다. 심각하게 다툴 때도 물론 있고. 다행히 컴패션 홍보 대사로 함께 활동하고 예은이를 입양하면서 신앙적으로 서로 깊어지고 성숙해졌다. 삶의 중심이 같아 감사할 뿐이다." ―예은이, 예진이를 공개 입양했다. 나중에 두 아이가 받을 상처가 걱정되지 않나. "공개 입양을 한 건 입양이 떳떳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예은이는 좋겠다. 낳아주신 엄마도 있고 하나님이 주신 엄마도 있으니'라고 말해준다. 좀 더 자라 진지하게 물어오면 '친엄마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너를 포기하지 않고 낳아주신 덕분에 우리가 만난 것'이라고 설명해 줄 것이다. 몸이 아픈 아이에게 그 원인이 무엇인지 설명해줘야 하듯, 슬프지만 입양의 이유를 말해주는 것이 훨씬 건강하다고 믿는다." ―한국은 여전히 고아 해외 송출국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정부나 우리 사회에 제안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무조건 정책만 만든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한 아이가 지속적으로 한 울타리에서 사랑받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형편이 열악한 시설보다는 우리의 따뜻한 가정이 울타리가 되어주는 게 낫지 않겠는가." 신애라씨는 '사랑이 뭐길래'(1992)에서 '대발이' 최민수의 처제 역을 맡았을 때, 그녀의 별명은 '한국의 피비 케이츠(Cates)'였다. 피비 케이츠는 브룩 실즈와 더불어 80년대 인기를 누렸던 할리우드 스타.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1994)에서는 여주인공 이진주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고, 함께 출연했던 탤런트 차인표씨와 95년 결혼, 아들 정민이를 낳았다. 입양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 건 2005년 국제 어린이 구호단체 컴패션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부터. 같은 해 '대한사회복지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만난 예은이를 2005년 12월 입양한 데 이어 2008년 1월 생후 100일 된 예진이를 새 식구로 맞았다.
- 이인혜,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 합류
- ▲ 탤런트 이인혜[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탤런트 이인혜가 KBS 2TV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에 합류한다. 오는 21일 방송분부터 ‘못말리는 결혼’에 출연하는 이인혜는 극중 유학파 출신 성형외과 의사로 왕기백(서도영 분)의 옛 연인 역을 맡아 구미호(박채경 분)와 삼각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이인혜는 현재 KBS 2TV 드라마 ‘인순이는 예쁘다’ 막바지 촬영과 함께 첫 디지털 싱글앨범 준비에 한창이지만 바쁜 일정을 쪼개 시트콤에 합류하게 됐다. 이인혜의 소속사 관계자는 “장르를 떠나 극중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멜로라인의 중심축을 맡게 된 것이 연기자로서 큰 행운”이라며 “내년 초 발매될 음반발매 시기와 맞물려 이인혜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못말리는 결혼’의 이교욱PD는 “겨울방학 시즌에 대비해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적임자를 찾고 있던 중 안정된 연기력과 최근의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하고 있는 이인혜가 떠올랐다”며 “프로그램에 충분한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이인혜의 투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 관련기사 ◀☞이인혜 '드라마 찍고, 뮤비 찍고...', 록가수 변신 구슬땀☞어린이합창단 출신 이인혜, 내년초 로커 변신☞이인혜, 데뷔 15년 만에 스크린 첫 주연 감격☞[포토]이인혜, 긴 머리 자르고 도시미인 변신☞조인성 이인혜 "열애설도 아닌 '약혼설' 황당" ▶ 주요기사 ◀☞[윤PD의 연예시대]한숨, 절망, 탄식...가요계를 떠나는 사람들☞'연예인 병역비리' 병무청 백전백승...'웬만하면 맞짱뜨지 마라'☞싸이 재입대를 둘러싼 4가지 시각☞전도연, 여성 영화인들이 뽑은 '올해의 연기자'☞빅뱅, 승리 부상에 당분간 4인 체제...콘서트는 차질없이 강행
- (이래서 대박점포!)ⓛ둘둘치킨 여의도공원점
- [이데일리 주순구기자] '대박점포'에는 대박의 이유가, '쪽박점포'에는 쪽박의 이유가 있다고 한다. 같은 메뉴, 같은 매뉴얼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이라도 매출 1위 점포와 꼴찌 점포는 있기 마련이다. 각종 악재 속에서도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잘 나가는 점포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이데일리는 12회에 걸쳐 업종별 '대박 점포' 사례를 살펴보고, 그들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둘둘치킨' 여의도공원점을 운영하고 있는 최태영(51)씨는 미아역점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는 다점포 점주다. 4년간 운영해온 미아역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 8월 2억 5000만원을 들여 여의도공원점을 열었다. 현재 31평 점포에서 올리는 매출은 월 평균 7000~8000만원 선. 오픈 3개월 만에 자리를 잡을 수 있던 요인으로 최씨는 상권에 맞춘 ‘고급화 전략’을 꼽았다. 그는 미아역점 운영을 통해 철저히 상권 특성에 맞춘 점포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 그래서 여의도공원점은 창업 전부터 점포 컨셉을 조정했다. “두 매장 모두 홀과 배달영업을 하고 있지만 매출 비중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미아역점은 전형적인 주택가 아파트 상권으로 배달 판매가 70~80%를 차지하고, 여의도공원점은 홀 판매가 90% 이상을 차지하지요. 매장 컨셉, 홍보방법에 차이가 있어야 함은 당연합니다.” 인근 고객에게 점포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하는 배달판매점은 전단지 등 홍보물 배포가 매우 중요하다. 점포 역시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띄도록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해야 한다. 이에 반해 여의도공원점은 주거용 오피스텔 단지 내 500가구 외에는 대형 사무실이 대부분이고, 역에서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 인근 고객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는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최씨는 “여의도공원 인근에는 상주인구만 4000명이 넘는 KBS 등 대형 회사가 많고, 고객층도 고급 손님이 대부분”이라며 “한정된 상권이지만 소비층이 두텁게 형성돼있어 까다로운 취향만 만족시키면 탄탄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의도공원점은 최근 신축한 주거용 오피스텔 건물 1층 점포로, 주변에 커피전문점, 레스토랑, 스시전문점 등의 점포를 끼고 있다. 1층 점포엔 일괄적으로 테라스 공간까지 마련돼 있어, 최씨는 아웃테리어를 인근 점포에 맞춰 깔끔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변형했다. 다소 현란하게 구성돼있는 간판은 500만원을 추가, 본사에 재디자인을 의뢰해 세련된 LED 간판으로 변형했다. 차양막을 설치해 붉은색, 흰색, 푸른색으로 구성된 매장 전면 선팅도 전면에 드러나지 않게 고려했다. 초벌구이한 닭을 진열하고, 닭 튀기는 냄새로 고객을 유인하는 본사의 전략 역시 자제했다. 최씨는 “배달상권이 아니기 때문에 닭이나 냄새로 유동인구를 공략하기보다, 고객 취향에 맞춰 깔끔한 점포라는 이미지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거부감없는 분위기로 내점을 유도하고 차별화된 맛을 제공하니 순식간에 입소문을 탔다”고 말했다. 여의도공원점 대표 메뉴는 마늘치킨이다. 4년간의 운영 노하우를 담은 소스를 사용해 특유의 쓰고 아린 맛없이 달콤한 마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마늘 소스의 기본 레시피는 본사에서 알려주지만, 매장에서 자체 제조하기 때문에 매장별 노하우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다. 최씨는 “마늘소스는 숙성시간과 치킨에 바를 때의 온도 등에 따라 맛 차이가 크게 나는 까다로운 양념”이라며 “매일 새로 만들어 일정기간 숙성한 것만 그날그날 사용해야 특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깝다고 묵혀두고 쓰면 아린 맛이 강해져 치킨 맛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맥주 맛에도 신경썼다. 맥주는 주류도매상을 통해 대형 제조 브랜드에서 생산한 상품을 일괄적으로 공급받는다. 기본적으로 동일한 상태의 맥주를 공급받는 셈이지만, 최씨는 여기에 주입하는 가스 양이나 온도를 체크해 더 시원하고 신선한 맛의 맥주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맥주는 ‘관리’를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맛이 결정된다”며 “온도변화에 따라 상태가 쉽게 변질되므로, 공급받은 후 되도록 빨리 소비하고 오래된 것은 즉각 폐기처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스와 맥주를 공급하는 관을 매일 청소하고, 냉각기 온도를 꾸준히 체크해 일정 온도를 유지하면 맥주 맛을 개선할 수 있다. 최씨는 “전형적인 오피스가나 대학가 등 특성이 뚜렷한 곳은 주중과 주말, 수업기간과 방학기간의 매출 편차가 큰 만큼 상권과 수요층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이는 길”이라며 “특히 최근 지어진 대형 상가나 주상복합 건물 등은 입주민측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까다로우므로 사전에 충분한 합의를 거쳐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치킨업종 창업에 대해서도 “배달전문보다는 배달과 홀을 함께 하는 것이 계절별 매출 편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이래서 대박점포!)⑧놀부부대찌개 코엑스점☞(이래서 대박점포!)⑦띠아모 강남역점☞(이래서 대박점포!)⑥원할머니보쌈 용답점☞(이래서 대박점포!)⑤얼짱몸짱 하남점☞(이래서 대박점포!)④떡쌈시대 인천삼산점☞(이래서 대박점포!)③피쉬앤그릴 신림역점☞(이래서 대박점포!)②김가네김밥 신대방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