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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톡톡 골프)봉팔씨 골프
  • [이데일리 김진영 칼럼니스트] 봉팔씨는 마흔을 훌쩍 넘기고 골프채를 잡았다. 친구들이 비거리 300야드를 꿈꿀 때, 또 같은 이불 덮고 자는 마나님이 안정적인 싱글 핸디캡을 희망할 때 그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가 골프를 시작했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어서 필드에 나오라’고 성화다. 봉팔이라는 인간에 대한 반가움보다 108mm 홀(컵)보다 더 크게 구멍 뚫릴 그의 지갑을 노린 외침이다. `지갑을 그냥 주겠다`고 눙쳐 넘기지만 봉팔씨는 주변에서 자신을 부를 때마다 ‘어디 두고 보자’를 다짐한다. 새벽잠을 뿌리치고 연습장으로 가는 것도 그 다짐의 연속이다. 남들 모르게 칼을 갈아 지갑을 노리던 주변인들을 화들짝 놀라게 해주겠다는 속셈이 그를 벌떡 일어나게 만든다. 축구면 축구, 달리기면 달리기, 운동이라면 남들 하는 것 이상으로 해왔다는 자신감도 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하지만 봉팔씨는 지금 왼쪽 팔꿈치에 파스를 두 개나 붙이고 끙끙거린다. 초록색 매트로 얇게 화장해 푹신함을 가장한 콘크리트 바닥을 열심히 두들겨 댄 덕분이다. ‘무조건 열심히’를 외치며 뒤땅도 치고 공 옆구리도 때리고 팔꿈치에 힘들어갈 일은 다 한 듯 하다. 칼을 갈긴 했는데 세워서 가는 통에 날카로워지기는 커녕 날이 온통 이빨 빠진 형국이다. 당장 골프채를 갖다 버리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운동신경 없다는 소리 들은 적 없는데 도대체 이 작은 공 때문에 왜 이리 속을 썩혀야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것 저것 주워 들은 것도 많고 나름 골프 책도 읽어 무장했지만 몸과 맘이 완전 따로 노는 데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답답하다. 더 미칠 노릇인 것은 진짜 그만둬야겠다 싶을 때 한번씩 공이 산뜻하게 맞아 나간다는 것이다. 열일곱 홀 내내 드라이버면 드라이버, 아이언이면 아이언, 마음 먹은 대로 가는 것이 하나 없더니 짐 싸서 가기 직전인 18번 홀에서 티 샷이 기가 막히게(남들 보기에는 그저 적당히) 맞아 날아갈 때는 ‘어쩌란 말인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드라이버 샷이 뱀처럼 뚤뚤 기어 레이디스 티잉 그라운드 옆에 멈춰서고, 그토록 자신 있던 7번 아이언 샷은 왼쪽 오른쪽으로 난초를 치다가 뒤땅에 토핑으로 위아래 춤을 춰대기 까지 하는 바람에, 천신만고 끝에 그린에 올랐더니 10m 롱 퍼팅이 쑥 들어갈 때는 또 어떤가. 트리플 보기 퍼팅이었다는 것쯤은 얼마든지 잊어줄 수 있다. 클럽 내다 팔아야지, 신발도 누구 줘 버리고… 어쩌고 저쩌고 중얼거리던 말이 쑥 들어간다. 마누라는 그걸 두고 “골프가 당신을 꼬신다”며 놀려대지만 봉팔씨는 단연코 자신 속에 숨어 있는 골프 재능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그 빛이 반딧불마냥 깜빡깜빡 거리다가 어디론가 숨어버린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저만큼 앞서 가고 있는 것 같아 자신은 100m 달리기 속도로 전력질주를 해야 할 것 같은데 모터가 돼주어야 할 골프 재능은 깜빡 거리다 못해 사라지기까지 해버리니 이것 또한 미칠 지경이다. 결국 봉팔씨 골프는 미친, 아니 적어도 미치기 직전의 골프다. 팔팔했던 삼십 대를 훌렁 보내고 마흔 넘어 골프채 잡은 것부터 미친 짓인지도 모른다. 오십 넘어, 육십 넘어 채 잡은 것보다는 덜 미친 걸까? 마누라는 또 중얼거린다. 남은 인생 즐겁게 보낼 친구 하나 더 얻었다 생각해라, 그렇게 힘만 가지고 치려고 하니 공이 도망 다니지, 그립이 그게 뭐냐… 등등. ‘내가 진짜, 잔소리 듣기 싫어서라도 하루 빨리 비기너 탈출한다’. 봉팔씨 팔뚝에 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대로 공을 때릴 수는 없다. 아직 욱신거려서 파스 붙여둔 팔뚝에 힘까지 들어가면 자기만 죽을 맛이라는 것쯤은 이제 잘 알기 때문이다. 심호흡 한번 하고… 그 동안 잘 맞았던 샷을 한번 생각해본다. 전에 친 미스 샷, 앞으로 남은 거리, 뭐 그런 것 안중에 없이 그냥 볼만 있는 대로 째려보면서 클럽을 냅다 휘둘렀을 때였던 것 같다. 그 때는 친구들 따라잡겠다는 생각을 할 정신도 없었다. 마음 비우고, 힘 빼고…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뺄셈에 성공했을 때였다. 그래, 해보자. 봉팔씨는 또 다짐한다. 100번 안 맞다가 한 번 맞았을 때의 그 기분, 그 한 순간을 위해… 언젠가 그 기분이 ‘열 홀 보기 플레이하다가 버디할 때’쯤으로 바뀌겠지. 세상의 모든 봉팔씨 파이팅!! ▶ 관련기사 ◀☞''호랑이 잡았다'' 양용은, PGA 메이저대회 우승 쾌거☞양용은, 타이거우즈 제치고 PGA 우승☞(톡톡 골프)가슴에 박힌 대못 빼내기
2009.08.18 I 김진영 기자
태양을 피하는 법, 속리산 계곡 자락에 숨어 있네
  • 태양을 피하는 법, 속리산 계곡 자락에 숨어 있네
  • ▲ 속리산 화양계곡 가는길[이데일리 편집부] 도시의 시커먼 아스팔트가 녹아내릴 듯한 무더위 속, 8월의 태양을 피하는 법 전격공개!  그 옛날 신선들도 부러워할 만큼 시원하고 알찬 피서법이 속리산 계곡자락에 숨어 있다. 대표적인 곳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그 절경에 반해 계곡 곳곳마다 이름을 붙이고 머물렀다는 선유계곡과 화양계곡이다.  넓은 계곡 사이로 시원한 물줄기들이 뿜어져 나오는 이 두 계곡은 여름철 물놀이하기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명소. 화양계곡은 대명산을 끼고 있어 웅장한 산세와 함께 넓은 계곡이 활기차다. 대가족 단위나 친구들끼리 단체로 놀기에 좋다. 반면 선유계곡은 그 폭이 화양계곡보다 좁으나 포근하고 정겨운 모양새가 마음 편히 쉬기 좋다. ▲ 화양계곡화양계곡은 조선 후기 유학자 우암 송시열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닮았다 하여 9곡의 이름을 짓고, 가장 경관이 수려한 제4곡 금사담 암석 위에 암서재라는 이름의 사당을 짓고 머무른 곳이다. 제1곡부터 제9곡까지는 약 5km 거리. 길이 완만하고 포장이 되어 있어 등산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겐 아주 좋은 산책코스가 된다.  먼저 제1곡 경천벽은 화양계곡 초입에 있다. 깎아지른 층암절벽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모양이다. 속리산국립공원 화양지구 초입의 화양야영장에서 가깝다. 제2곡은 맑은 물에 구름이 비치는 담이라 하여 운영담이라 불린다. 초록빛 자연을 담아 물색도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넓은 모래사장이 완만하게 펼쳐져 있어 어린이들이 놀기에 좋다. 제3곡 읍궁암 주변에는 민박과 식당이 몰려있고, 그 옆에는 노론의 대표, 송시열을 배향하는 서원 중 하나로 최근에 복원된 화양서원이 있다. 이곳에는 전문 해설사가 있어 조선 후기 우암 송시열의 행적 및 화양서원 곳곳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준다. 우암 송시열이 정계를 은퇴한 후 커다란 반석 위에 지은 암서재는 맑은 물과 깨끗한 모래가 금빛으로 반짝이는 제4곡 금사담에 있다. 휘고 뻗은 계곡 물길과 옛 서재가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가 그대로 그려진다. 제5곡은 그 옛날 별을 관측했을 법하다 싶어 이름 지은 첨성대로, 속리산국립공원 등산코스 중 비교적 쉬운 대명산 등산로의 시작점이다. 여기에서 대명산 정상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린다. 첨성대를 지나면 화양3교가 나오는데 여기서도 대명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큰 2층 바위인 제6곡 능운대를 지나면 제7곡 와룡암이 나온다. 용이 길게 누운 형상처럼 큰 암석 하나가 밑으로 길게 드러누워 작은 폭포를 이루고 그 밑으로는 넓은 계곡이다. 와룡암 위로는 바로 제8곡 학소대와 제9곡 파천이다. 넓은 바위에 자리 잡고 앉아 시원한 물에 발 담그며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기 좋다. 여기서부터 길을 따라 5km 정도 더 들어가면 선유동계곡까지 한걸음에 이어진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라면 자연해설프로그램을 신청하는 것도 좋겠다. 속리산 국립공원 화양지구에서는 ‘화양계곡의 친구들’이란 제목으로 화양동 유적, 화양동계곡과 숲을 구성하고 있는 자연들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하루에 4회,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조선후기 역사공부는 물론 자연공부도 된다.  ▲ 1. 선유계곡 제1곡 선유동문, 2. 제2곡 경천벽, 3. 제3곡 학소암, 4. 제5곡 와룡폭, 5. 제7곡 기국암, 6. 제9곡 은선암 퇴계 이황이 9개월간 머물렀다는 선유동계곡은 신선이 내려와 노닐던 곳이라 이름 붙여진 선유동문(仙遊洞門)에서 시작된다. 제2곡 경천벽은 화양계곡의 것에 비하면 둥글둥글한 산등성이 같아 온화하다. 제3곡 학소암은 학이 둥지를 틀었다는 곳으로, 층층이 쌓인 바위와 그에 얽힌 소나무가 울창한 계곡의 미를 한층 뽐내는 명소. 어린 자녀들 물놀이하기에는 상류보다 이곳 하류 쪽이 좋다. 계곡 중간 지점에 이르면 신선들이 깊은 산세에 둘러 앉아 불로장생의 영약, 금단(金丹)을 먹었다는 제4곡 연단로가 나온다. 커다란 바위가 계곡 중앙에 떡 버티고 있으니 장님 코끼리 만지듯 더듬거려봤자 그 크기를 가늠하기가 힘들 정도. 멀리서 두고 보는 편이 낫다. 바위틈을 돌아 내려오는 물소리가 용이 물을 뿜듯 힘차고 시원한 와룡폭은 선유계곡의 대표 절경이다. 울창한 숲속 굽이굽이 흐르는 와룡폭 넓은 바위에 누워, 하늘을 이불 삼고 물소리 자장가 삼으면 더위도 잊고 시름도 잊혀질 법하다. 와룡폭에서 난가대 기국암, 구암, 은선암까지는 연이어 있으니 천천히 계곡 주변을 살피며 봐야 한다. 층층이 쌓인 화강암과 기암괴석들이 거북이 같기도 하고, 개구리 같기도 하고, 다시 보면 물에 머리를 내놓은 돌고래 같기도 하다. 옛 선인들은 이 모양을 보고 용 같다 하고, 신선이 노닐다 간 곳 같다 하며 신비해했으니 시대는 변했으나 변함없는 자연의 모습에 감탄하는 마음은 같다. 올 여름 방바닥 주인행세 접어두고 진정한 신선놀음을 즐기고 싶다면 지금 바로 속리산에 있는 화양계곡과 선유계곡으로 떠나보자. 시간을 잊은 채 신선놀이 하다 아차 싶어 계곡을 나설 때쯤, 머리가 백발성성이라도 머문 시간은 황홀경이다.  ▶ 관련기사 ◀☞우리나라에도 `적벽`이 있다...경북 청송☞태안 별미 삼총사 맛보러 출발~☞임자~ 임자도에서 쫄깃한 민어로 보양해 볼까?
2009.08.05 I 편집부 기자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
  • 진수성찬 넘실대는 행복한 밥상, 울릉도
  • ▲ (좌) 아름다운 울릉도 바닷가의 모습, (우) 망향봉에서 바라본 도동항[이데일리 편집부] 동해의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청마 유치환의 시에서처럼 "동쪽 먼 심해선(深海線) 밖의 한 점 섬 울릉도"가 저만치 보인다. 동경 130°, 북위 37°, 면적 72.9㎢, 동서 10㎞, 섬둘레 56.5㎞로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 울릉도.&nbsp;아름다운 울릉도의 풍광은 물론이고 절로 침이 고이는 바다 속 별미들 때문에 울릉도 행 나들이는 누구라도 가슴이 설렌다.빨간 등대의 인사를 받으며 울릉도의 관문, 도동항에 입항하면 집어등을 단 오징어잡이 배와 방문객을 반기듯 환호하며 하늘을 선회하는 갈매기의 군무에 입이 벌어진다. 배를 가르고 뽀얀 속살 드러낸 오징어도 볼거리다.&nbsp;&nbsp;▲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전경선착장이건 동네 구멍가게건 울릉도의 상점에는 오징어가 산처럼 쌓여있다. 불에 구운 오징어는 쫀득쫀득 말랑말랑한 것이 씹기에 적당히 좋은 식감(食感)을 준다. 이른바 울릉도 피데기다. 바짝 말린 오징어와 달리 12시간 정도 만 말리면 수분이 남아 도톰한 오징어의 육질이 그대로 느겨진다. 교통편이 좋지 않던 예전에는 울릉도 사람들만 맛보던 ‘오징어의 참맛’이다. 식당에선 싱싱하게 살아있는 오징어를 즉석에서 채썰어주는 오징어 물회가 시원하고, 맑게 끓인 오징어 내장탕, 각종 야채와 오징어 다리가 들어간 오징어순대가 상에 오른다. 짧은 시간, 오징어의 모든 맛이 일순간에 밀려든다. ▲ (좌) 오징어순대, (우) 피데기 (반건조한 오징어)◆ 울릉도 바다를 한입 가득 베어 무는 기쁨 &nbsp;▲ (좌) 울릉도의 바닷길을 걷는 좌안해변길, (우) 해물모둠도동항에서 해안산책로를 따라 걸어보자. 저동항에서 도동항까지 이르는 좌안 산책로가 있고 도동항에서 오른쪽으로 우안산책로가 있다. 철썩이는 파도를 발아래 두고 2∼5m 높이 울릉도 해안 절벽 길을 걷는 기분은 가히 일품이다. 산책길에 만나는 간이 횟집은 즐거움의 연속이다. 바닷가 옆 테이블에 앉으면 울릉도 청정바다 속에서 방금 건져낸 먹을거리가 상에 오른다. 물기 뚝뚝 듣는 미역에 오도독 오도독 붉은 해삼(홍삼)을 얹고 쥐치 회와 샛노란 성게 알을 얹어 쌈을 싸 먹으면 울릉도의 바다가 한입 가득 찬다. 한 접시에 3~4만원이면 온 바다가 내 것이 되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nbsp;울릉도 해안가에서 채취한 주먹만 한 자연산 홍합에 해초만 넣고 끓인 홍합탕은 온 몸을 정화시키듯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 홍합은 울릉도를 찾은 사람들이 잊지 못하는 먹거리 중 하나로 홍합을 넣어 뭉근히 끓인 홍합 미역국 역시 맛나고 홍합으로 지은 반질반질 홍합 밥도 맛좋다. 홍합 밥과 쌍벽을 이루는 것으로 따개비 밥이 있다. 따개비는 바닷가 갯바위나 암초에 붙어사는 1cm 크기의 회갈색 부착생물로 15분 정도 삶으면 알맹이와 껍질이 분리된다. 알맹이만을 골라 밥을 지으면 연녹색의 찰진 따개비 밥이 된다. 양념장과 김 가루 듬뿍 얹어 비벼먹는 따개비 비빔밥이 별미다. 따개비 알맹이를 잔뜩 넣고 끓인 따개비칼국수 역시 다른 여행지에서는 맛보기 힘든 울릉도 별미다.&nbsp;&nbsp;▲ (좌) 싱싱한 오징어 꽁치 물회, (우) 연두색의 찰진 따개비밥이 외에도 원시 그대로인 맑고 깨끗한 연안에서 잡은 전복, 해삼, 소라 등 울릉도산 어패류는 청정바다 속의 해조류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살이 담백하고 단단하며 쫄깃쫄깃해 감칠맛이 더한다. 알칼리성 식품인 홍해삼을 원료로 한 해삼물회, 손으로 잡은 꽁치를 재료로 한 꽁치물회는 주민들이 즐겨먹는 향토음식이며 외지인들은 꽁치와 오징어를 채 썰어 반반 넣은 오징어 꽁치물회가 입에 맞는다. ◆ 울릉도 산비탈에서 자라는 산나물과 약초 &nbsp;▲ (좌) 울릉도 원시림, (가운데) 태하등대, (우) 울릉도 서북쪽 대풍감&nbsp;울릉도 내륙 도동항의 반대편인 태하등대. 태하1리 마을에서 태하등대 진입로까지 304m에 설치된 20인승 모노레일의 탑승 시간은 6분으로, 최대 39도로 산비탈을 오르기에 스릴만점이다. 모노레일 도착 지점에서 10여분 걸어가면 태하 등대가 나타난다. 천연기념물 제49호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 등 한국의 10대 비경으로 꼽히는 서·북면의 해안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울릉도의 배꼽, 나리분지. 투막집과 너와집을 둘러보고 60만평의 나리분지에서 갯바람과 산바람이 적절히 어우러진 산채정식으로 식사를 하면 울릉미역취, 섬부지갱이, 고비, 삼나물, 명이나물이 상에 오른다. ▲ (좌) 나리분지의 너와집, (우) 나리분지에서 즐기는 산채정식과 막걸리▲ 흑염소 불고기울릉도는 눈이 많이 오는 섬 특유의 지질에 독특한 기후가 맞물려,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은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575종의 목초가 고루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는데 울릉도에서 자라나는 모든 풀은 약초라 볼 수 있다. &nbsp;이 약초를 먹고 자란 울릉약소와 흑염소로 불고기를 해 먹는다. 자생목초가 풍부한 이상적인 환경에서 비육되었기 때문에 좋은 육질과 더불어 약초특유의 향과 맛이 배어나와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좌) 울릉도 북쪽의 삼선암. (우) 천부항과 송곳봉울창한 원시림과 뛰어난 조망의 성인봉, 하늘을 뚫을 듯 치솟은 송곳봉, 기묘한 해식동굴과 주상절리로 이루어진 해안, 광대한 나리분지 등 울릉도 섬 구석구석에는 절경 아닌 데가 없다. 추산항 양쪽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야경이 멋지고 석포에서 내수전으로 이르는 그림 같은 산자락과 천부항의 소박함, 한적하고 자연미가 넘치는 학포 해변 등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배를 타고 해상관광으로 울릉도를 한 바퀴 돌면 넘실대는 파도에 맞추어 춤추는 갈매기가 따라온다. 곰바위, 돼지바위, 코끼리처럼 생긴 공암, 울릉도 경치에 반한 선녀들이 놀다가 하늘로 올라갈 시간을 놓쳐 바위가 되었다는 삼선암, 뾰족뾰족 촛대바위 등 눈코입귀가 즐거운 울릉도의 흥겨움이 끝없이 이어진다. ▲ (좌) 고즈넉한 학포해변, (우) 울릉도를 배경으로&nbsp; 서있는 죽도의 갈매기들<여행정보> ▲ 울릉도 도동항에서 독도가는 배타기○ 관련 웹사이트 주소 울릉군청 www.ulleung.go.kr 독도박물관 www.dokdomuseum.go.kr (주)대아고속해운 www.daea.com ○ 문의전화 울릉군청 문화관광과: 054-790-6393 독도 박물관 054-790-6432 독도해돋이전망케이블카: 054-791-7160 ○ 교통 [서울→묵호] 묵호까지 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 영등포(04:20)-덕수궁(04:40)-신사(05:00)-잠실(05:20)에서 탑승해 9시30분 묵호 도착, 아침 먹고 10시 쾌속선을 탈수 있다. 문의 대아여행사 02)514-6766 http://www.dae-atour.co.kr [묵호→울릉] 161km 씨플라워 | 묵호항 9시 출발, 울릉도 오후 5시 30분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4만9천원, 중고등학생 4만4천10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4천500원. 한겨레호 | 묵호항 10시 출발, 울릉도 오후 5시 30분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4만9천원, 중고등학생 4만4천10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4천500원. [포항→울릉] 217km 선플라워 | 포항 10시출발 울릉도 오후 3시 출발 | 1등석기준 편도 일반 5만8천800원, 중고등학생 5만3천50원, 만2세~12세 어린이 2만9천400원. * 배편의 출발시간은 주말과 연휴 등 상황에 따라 다르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하도록 한다. -대아고속해운: 포항 054-242-5111, 묵호 033-531-5891, 울릉도 054-791-8801 www.daea.com -연안여객선승선권인터넷예약&#8228;예매: www.seomticket.co.kr [울릉도 내 교통] - 승용차 : 포항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갈 수도 있다. 울릉도에는 LPG주유소가 없으니 이를 염두에 두자. - 버스 : 울릉도에서 가장 싼값으로 할 수 있는 육상일주는 버스를 타고 도는 것이다. 내수전, 봉래폭포, 나리분지 행이 있다. 문의 우산버스 054-791-2179 - 택시 : 울릉도 육로전역에 걸쳐 4~5시간 정도 구석구석 자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문의 울릉택시사무실 054-791-2315, 개인택시사무실 054-791-2612 - 렌터카 : 울릉도는 지형이 험하므로 원하는 장소에 따라 4륜 자동차가 필요한 곳도 있다. 소나타 기준 24시간 11만원, 성수기는 13만원. 문의 OK 렌터카 054-791-8668, 한진 렌터카 울릉지점 054-791-5337 http://urrent.co.kr - 유람선 : 해상 섬 일주는 울릉도 여행시 빠져서는 안 될 코스로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비용은 성인 기준 23,000원 문의 울릉도관광유람선협회 054-791-4477 동으로 87.km 떨어진 독도행배는 도동항에서 떠난다. 2시간10분 정도 소요되며 삼봉호가 하루 두 차례 운행한다. 문의 독도해운 054-791-8114 ○ 숙박정보 - 대아리조트: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02-518-5000, www.daearesort.com - 추산일가: 울릉군 북면 추산리, 054-791-7788, www.chusanilga.com - 황토방 모텔 : 울릉읍 사동 1리 054-791-0098 - 세운장 모텔 : 울릉읍 도동1리 054-791-2171 www.swmotel.co.kr - 황제모텔: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 054-791-8900 - 바다거북모텔: 울릉군 서면 남양3리(통구미), 054-791-0303, www.wowullung.com ○ 식당정보 - 다애식당 : 오징어 순대, 울릉읍 도동리 054-791-1162 - 나리촌 식당 : 산채정식, 북면 나리분지 054-791-6082 - 등뼈 : 따개비 밥, 울릉읍 도동리 054-791-3760 - 바다회 센터 : 꽁치물회, 울릉읍 도동리 054-791-4178 - 99식당 : 약초해장국, 홍합밥, 따개비 밥, 울릉읍 도동 1리, 054-791-2287 - 추산일가 : 홍합 미역국, 북면 추산동 054-791-7788 - 울릉약소: 암소한마리, 울릉읍 도동리, 054-791-4898 - 옥천농원식당 : 흑염소 불고기, 울릉읍 사동리 054-791-0222 ○ 주변볼거리: 통구미, 저동항, 현포항, 죽도, 독도 &nbsp;▲ (좌) 죽도 접안시설과 달팽이 계단, (우) 꽃과 조각이 어우러진 예림원▲ (좌) 울릉도 현포항, (우) 울릉도 북측 해안 도로의 야경&nbsp;&nbsp;<사진제공 : 여행작가 이동미>▶ 관련기사 ◀☞물놀이만 즐기란 법 있나요?☞남한산성으로 가라… 초록빛 여름이 기다린다☞3시간 7분, 점심 때 춘천 가서 막국수 먹고 오는 시간
2009.07.17 I 편집부 기자
"여기는 정상,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올라오십시오!"
  • "여기는 정상,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올라오십시오!"
  • [조선일보 제공] 엄홍길 대장의 휴대폰 뒷자리는 '8848'이다. 티베트인들이 '세계의 어머니 산'이란 뜻으로 '초모룽마'라고 칭하는, 에베레스트산의 '공식 높이'다. '엄홍길 휴먼재단 상임이사' '상명대 석좌교수' 같은 여러 직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사람들은 그를 계속 '엄홍길 대장'이라 부르며 '산 사나이'로 추앙한다. 독자들과 경남 고성 거류산(해발 575.5m)을 걷기 위해 지난달 25일 '엄홍길 전시관'에서 만난 그는 "스승이자 길잡이인 산이 나는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엄 대장의 산과 도전과 희망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독자 20명은 엄 대장이 태어나 세 살까지 자란 고향 경남 고성에 모였다. '엄홍길 전시관'에서 거류산 정상에 올랐다가 거류면사무소 쪽으로 내려오는 약 4시간의 산행을 앞두고 한 참가자가 "날씨 참 좋습니다"라며 기뻐했다. "네?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산에 가는데 당연히 날씨가 좋아야죠, 하하." 전시관에서 엄 대장의 '히말라야 8000m급 16좌 완등'의 기록들을 살펴본 후 천천히 산길에 들어섰다. 그는 '한국인 최초 8000m급 14좌 완등'에 그치지 않고 2004년 얄룽캉, 2007년 로체 샤르 등 그동안 '위성봉(衛星峯)'으로 여겨져 왔던 산 두 개를 더 올라 '16좌 완등'이라는 새 기록을 만들었다. 한 참가자가 "이 산은 엄 대장한테 산 축에도 안 들죠"라며 웃었다. "아니에요. 산은 낮은 산이나 높은 산이나 똑같아요. 아마 오늘 저도 땀 흘리고 헉헉대고 힘겨워할 겁니다. 산을 오를 때는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하거든요." ▲ “스승이자 길잡이인 산이 사랑스럽습니다.”산악인 엄홍길씨의 이끎을 따라 오른 경남 고성 거류산 정상에선 들판과 산, 바다와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인간이 만든 사각형 건물들이 들어섰지만, 공룡이 느릿느릿 산책하며 즐겼을 상쾌한 바닷바람은 옛 기세 그대로 산등성이를 타고 올라 땀을 식혔다. /조선영상미디어 고성 동쪽 들판에 솟아오른 거류산은 소가야 마지막 왕의 피신처로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저녁 때 밥을 짓던 처녀가 커다란 산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 부지깽이를 두드리며 "저기 산이 걸어간다"라고 세 번 소리쳤더니 그 산이 멈췄다고 '걸어산'이라 부르다가 '거류산'으로 바뀌었단다. 여느 산이나 있기 마련인 '전설'이지만 공룡이 노닐던 고장이라니, 어쩐지 심상치 않게 들린다. 산길을 오른 지 10여분 만에 오른편에 호수 같은 남해의 한 조각이 펼쳐졌다. 산 아래 펼쳐진 아늑한 들판이 바다를 두 팔로 꼭 안고 있는 듯한 당동만(灣)이다. 잘 정돈된 산길 좌우로 보랏빛 싸리나무 꽃들이 바닷바람이 간지러운지 바르르 흔들렸다. 등산로 초입 187개 계단을 오르느라 땀방울이 맺혔다. 바람이 훅 불자 마주선 엄 대장과 참가자들 입에선 "아, 시원하다"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숨이 차오르니 자연스럽게 히말라야 등정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높은 산 등반에 가장 큰 '벽'이라는 고산병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엄 대장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몸이 무겁고, 발이 맘대로 안 되고…말도 못하게 심한 두통이 옵니다. 힘이 다 빠져서 무기력해지는 거에요. 사람들은 제가 '산꾼 체질'이라 고산증을 이겨낸다고 하는데 모르고 하는 소리에요. 너무 괴롭지만, 그냥 극복하는 거에요. 어차피 극복해야 하니까." 엄 대장을 가장 공포에 떨게 한 것은 그러나 고산병이 아니라 '자신(自身)'이었다. "극한 상황에 닿으면 저 자신이 수없이 많아져요. 그 '자신'들을 이기는 게 가장 힘들고, 또 두려웠습니다. 올라가자, 내려가자, 주저앉자, 살자, 버티자…. 묘하게도 실패를 하면 할수록 신념은 더 또렷해지더라고요." ▲ 조선영상미디어&nbsp;히말라야 8000m급 산을 더 오르지 못할 만큼 오른 지금, 그는 "마음의 8000m를 새로 세웠다"고 했다. 지난달 창립 1주년을 맞은 '엄홍길 휴먼재단'(www.uhf.or.kr )을 가리킨다. "한창 산을 다닐 때 히말라야의 신에게 약속했거든요. 제 꿈을 이루고 살아서 돌아가게 해주신다면 남은 삶을 산에 바치겠다고. 제가 산을 오를 수 있게 도와주고 목숨을 잃기도 했던 네팔 오지 마을 사람들, 그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의료시설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두 시간 만에 정상에 닿았다. 고성 전체는 물론 바다 건너 사량도와 통영까지 내려다보이는 거류산 정상은 내려가기 싫을 정도로 장쾌하고 근사했다. 발걸음이 늦어 뒤처진 탓에 정상에 닿지 못한 이들을 향해 엄 대장이 소리쳤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 파이팅! 여기는 정상,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올라오십시오! 힘내십시오!" 히말라야에 비교하기도 쑥스러운 아담한 산인데도 '정상의 희열'이 몸과 마음을 뒤흔들었다. "히말라야 정상에 섰을 때는 정신 없고 외로웠거든요. 여러분과 함께 하니까 너무 즐거운데요. 구호 한 번 외칠까요. 제가 '도전!' 하면 '파이팅!' 하고 끝나는 겁니다. 우리 인생의 무한한 도전을 위해서, 도전! 파이팅!" 거류산 정상에서 뻗어 나오는 엄 대장의 기운이 사람들의 마음을 뚫고 공룡이 산책하던 고성의 들판을 지나 바다 건너 먼먼 그 어느 산까지 넘실넘실 날아가는 듯했다. ◆엄홍길 전시관~휴게소(1.6㎞/1시간)| 엄홍길 전시관의 야외화장실 옆, 거류산 등산안내도와 함께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른 후 왼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얼마 가지 않아 '등산로 입구'·'거류산 정상 4.3㎞'·'감서리 7.1㎞' 이정표가 나온다. 이 지점에서 '등산로 입구' 방향인 오른쪽 오르막으로 간다. 5분 정도 걸으면 오른편에 잔잔한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가던 방향으로, 나무로 만든 187개 계단을 올라간다. 10분 정도 오르막을 걸으면 소원을 빌기 위해 쌓아 놓은 돌탑과 벤치가 나온다. 벤치를 지나 조금 더 걸으면 '종주코스'·'거류산 정상 3.7㎞', '엄홍길 전시관', '순환코스'·'거류산 정상 5㎞'라고 쓰인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11시 방향인 '종주코스'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30분 정도 걸은 후 암벽지대를 안전하고 편하게 오를 수 있도록 설치된 첫 번째 철 계단(철 계단은 모두 여섯 번 나온다)을 오른다. 연달아 나오는 두 번째, 세 번째 철 계단을 오르면 아늑한 오솔길이 기다린다. 5분 정도 걸어가면 간식을 먹을만한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계속 직진해 철 계단을 두 번 더 지나면 아담한 초록색 철제 구름다리를 지나게 된다. 다리를 건너 마지막 철 계단을 올라 5분 정도 걸으면 거류산 등산 안내도와 벤치 여럿이 있는 휴게소가 나온다. ◆휴게소~거류산 정상(2.3㎞/1시간10분)|'거류산 정상' 쪽으로 계속 걸으면 벤치 여럿이 놓인 쉼터를 지나 '휴게소 1.9㎞'·'당동리 2.2㎞'·'거류산 정상 1㎞'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당동고개다. 정상 쪽으로 돌 많은 길을 조금 더 걸으면 '거류산성'이 보인다. 산성을 만나면 산성을 왼쪽에 두고, 오른편으로 방향을 잡아 걷는다. 1~2분 정도 걸으면 나무에 '등산로←'라고 적힌 작은 표시가 보인다. 화살표를 따라 왼쪽으로 간다. 왼쪽으로 꺾은 후엔 산성 위를 걷지 말고, 등산동호회 리본이 많이 걸린 오른쪽 좁다란 오르막으로 간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400m 정도지만 길이 가팔라 20분 정도는 오를 각오를 해야 한다. ◆거류산 정상~당동고개~거류면 사무소(3.5㎞·1시간 50분)| 정상의 기쁨을 즐긴 후엔 당동고개까지 되돌아간다. 당동고개에서 '당동리 2.2㎞' 쪽인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조금 더 걸으면 '거류산 정상 1.3㎞'·'엄홍길 전시관 3.6㎞'·'당동리 1.8㎞'·'거북바위 1.1㎞'라고 쓰인 이정표가 나온다. 계속 '당동리' 쪽으로 내리막을 따라가면 '거류산성 종점'이라고 쓰인 고동색 표지와 널따란 길이 앞을 가로지른다. 큰길 따라 왼쪽으로 열 발자국 정도 걸으면 오른편에, 약간 어둑하고 좁은 내리막 숲길이 보인다. 그 내리막으로 길을 잡는다. 계속 내려가다 보면 흙길로 된 큰 도로가 다시 앞을 가로지르는데 가던 방향으로 직진한다. 15분 정도 걸으면 만나는 계곡을 가로질러 가던 길로 쭉, 계곡을 오른편에 두고 내려간다. 고추밭 같은 '인간의 흔적'이 조금씩 나오다가 포장도로에 이어 마을('당동마을')로 접어든다. 잠시만 걸으면 마을을 지키는 듯한 커다란 팽나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나무에서 기와지붕 주택이 보이는 쪽으로 직진하듯 내려간다. 이후엔 정면에 '늘 푸른 숲' 아파트를 보며 가던 방향으로 걷는다. '당동 마을회관'이 왼쪽에 지난 후 5분 정도 더 걸으면 '거류면사무소'다. &nbsp;●거리: 7.4㎞ ●시간: 약 4시간 ●출발점: 경남 고성군 거류면 엄홍길 전시관. 고성터미널에서 '동해면' 방면 군내버스를 타고 '월치고개'에서 내린다. 오전 6시50분~오후 9시30분, 한 시간에 약 한 대꼴로 버스가 출발한다. ●도착점: 경남 고성군 거류면사무소. 오전 6시50분~오후 7시55분, 거류면사무소가 있는 '당동'에서 고성 가는 버스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떠난다.▶ 관련기사 ◀☞이 여름 無더위 夏夏好好 날려보자☞와, 마을의 3분의 1 넘게 한옥이네!☞스파, 이곳에서 즐겨봐!
초록빛에 젖고… 역사 향기에 취하고
  • 초록빛에 젖고… 역사 향기에 취하고
  • [조선일보 제공] 눈이 휘둥그레질 볼거리는 바라지 말자. 이 여행은 건강한 자연, 잊혀진 고즈넉함을 찾아가는 순례다. 주머니는 가벼워도 녹음을 사랑하는 그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들을 경배하는 그대, 아이들이 올망졸망 딸린 그대에게 이 순례를 권한다. 중랑천 옆 식물생태원 '서울창포원'과 도봉산 자락 '도봉서원(道峰書院)'을 찾아, 푸르게 주말을 보내는 길이어서다. 작은 생명의 아름다움, 그들을 품은 산의 인자함을 느낀다면 의미는 배가된다. 간단한 도시락과 물병, 손수건을 넣은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면 딱히 돈 들 일도 없다. 서울창포원과 도봉서원은 고맙게도 입장료가 없어, 1·7호선 도봉산역까지 오갈 지하철 삯만 준비하면 된다. 도봉서원에 가려면 적어도 왕복 1시간쯤은 걸어야 해 바닥이 든든한 신발을 신는 게 좋겠다. 여름철 야외에 나서는 길이니 모자도 쓰자. ◆창포원, 바람이 푸름을 가르고… 도봉산역 2번 출구를 나서 오른쪽으로 몇 걸음 떼면 곧 횡단보도 건너편에 대나무로 만든 작은 담이 보인다. 꽃들이 오롱조롱 피어 있는 담엔 '서울창포원'이란 간판이 붙어 있다. 지난 7일 도봉동 5만2417㎡ 터에 '붓꽃'을 주제로 삼아 개원한 식물생태원이다. '서울 아이리스 가든'(Seoul Iris Garden)이란 영어 이름도 예쁜데, 이름답게 붓꽃·꽃창포·노랑꽃창포·부채붓꽃·타래붓꽃·범부채 등 130여종 30만본(本)의 붓꽃류 식물이 자라고 있단다. 개원한 지 한 달도 안 돼, 입구 쪽 방문자센터 시설이 깔끔하다. ▲&nbsp; ‘서울창포원’의 습지원을 가로지르는 관찰데크 위 쉼터에서 관람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정문에서 오른편 길을 골라 붓꽃원으로 접어들면 눈 닿는 곳마다 싱그러운 초록빛이 펼쳐진다. 길고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뻗은 붓꽃 이파리 사이로 바람이 불면 녹색 함성이 일듯 이파리들이 우르르 흔들린다. 붓꽃이 피는 철은 5월 즈음이라 대부분 푸른 잎뿐이고, 물가에 선 몇몇 이단아들만 보라색 꽃을 피웠다. 내년 5월 꽃피는 때가 기대되는 건 사실이지만, 꽃이 드물어도 이리저리 풀들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충분히 즐겁다. 붓꽃원 가운데엔 습지원이 있어, 여기서 출발한 수로가 붓꽃원 여기저기를 휘감아 돈다. 군데군데 졸졸 흐르는 물 위로 징검다리가 놓여 있는데, 징검다리 위에서 고개를 돌리면 도봉산·수락산 봉우리가 얼추 다 보인다. 습지를 가로질러 놓인 관찰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하얀 파라솔과 테이블이 놓인 쉼터가 나오는데 물 위에 앉아 바람 쐬는 기분이 그럴듯하다. 습지원 쉼터에서 중랑천 쪽을 바라봤을 때 왼쪽에 '책 읽는 언덕'이 있어, 나무 그늘 아래서 다리를 쉴 수 있다. 정문 왼편은 침엽수가 주를 이룬 '늘푸름원'과 '억새원' '수변식물원' '약용식물원' '천이관찰원' '산림생태관찰원' 등으로 꾸며져 있어 아이들 생태학습에도 좋다. 정문을 지나 쭉 걸어가면 꽃으로 꾸며진 작은 나무다리(木橋)가 나오는데 이 부근도 사진이 잘 나온다. ◆도봉서원, 희미한 역사의 향기가… 도봉산계곡 옆 도봉서원은 서울에 현존하는 유일한 서원으로, 1573~1574년 창건된 유서 깊은 곳이다. 시민들 기억 속에 오래 잊혀져 있던 것을, 지난 18일 서울시가 시 지정문화재 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물 맑은 도봉산계곡을 사랑해 자주 찾았던 정암 조광조를 기려 세운 서원인데, 그 뒤 우암 송시열도 함께 배향됐다. 선조가 이름을 내리고 영조가 친필 현판을 준 어필사액서원(御筆賜額書院)으로, 주변 계곡에는 유학자들의 글씨가 새겨진 바위 각석군(刻石群)도 있다. ▲ 고즈넉한 분위기에 젖어 있는‘도봉서원’.도봉서원은 도봉동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다. 도봉산역 1번 출구로 나가 도봉산을 20분쯤 등산 아닌 등산을 해야 하는데, 길이 평탄해 그리 힘들지 않다. 도봉산 입구에서 탐방로 지도를 확인한 뒤 계곡을 따라 오르면 된다. 도봉산 입구엔 '도봉동문(道峰洞門)'이라 새겨진 바위가 있는데, 도봉서원에 배향된 송시열의 글씨다. 끊임없이 햇빛이 반짝이는 계곡물은 투명한데, 국립공원 안이라 들어갈 수 없다. 도봉서원은 광륜사와 쌍줄기약수터를 지나서 있고, 산길을 들어서면 헷갈리기 쉽다. 도봉서원은 작고 닫힌 서원이다. 서원은 겉만 감상할 수 있을 뿐 들어갈 수 없지만, 실망할 일은 아니다. 진정한 가치는 미묘한 아름다움을 느껴보는 데 있다. 유도문(由道門) 틈을 엿보면 무성한 들꽃 너머로 서원이 보인다. 오래된 기왓장에 푸른 이끼와 노란 들꽃이 더벅머리로 앉은 옛 서원에선 무상한 서정이 흐른다. 유도문을 마주봤을 때 왼편에 펼쳐진 공터에도 사람 허리까지 오는 꽃들이 가득한데, 희미한 향기 사이로 색색의 나비가 난다. 서원 담벼락 아래 뱀딸기 덩굴은 몹시 예뻐, 그 존재를 남에게 알려주기 싫을 정도다. 오른편엔 수령(樹齡) 200년이 넘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고, 나무 그늘에 앉아 듣는 계곡 물소리가 각별하다. ▶ 관련기사 ◀☞이야기가 밟히는 사람의 길…알고가면 더 재미있는 ‘지리산길’☞(투어팁)바다 속 별미 찾아 떠나볼까☞바다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제주올레 13코스
아파트 담장 속 숨어있는 나긋나긋한 숲길
  • 아파트 담장 속 숨어있는 나긋나긋한 숲길
  • [조선일보 제공] 흔히 '국립현충원 뒷산'이라 불리는 서달산은 현충원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숲길이 일품이다. 이후 관악 현대아파트 단지를 지나 만나는 국사봉 능선은 '서울시민이 추천한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된 산책로다. 약수터를 거쳐 오르는 국사봉 정상은 화끈한 조망이 반갑다. 길을 마무리하는 보라매공원에는 600m의 걷기 전용트랙을 비롯한 다양한 녹지 쉼터가 기다린다. ◆동작역~서달산~관악 현대아파트 단지(3.8㎞/1시간15분) 4호선 동작역은 새로 개통될 9호선 공사로 분주하다. 걷기가 시작하는 3번 출입구로 나가려면 1층으로 내려가 임시 안내 표지판을 따라 현충원 방면으로 간다. 현충원 방면 육교를 건넌 후 왼쪽으로 내려가면 3번 출입구다. 서달산으로 오르는 계단 입구가 인도 우측에 있다. 계단이 끝나면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국립현충원 담장을 따라 숲길 산책로를 걷는다. 숲길은 서달산 정상까지 무려 2.5㎞나 이어진다. 갈림길이 나와도 개의치 말고 담장 옆을 따라간다는 생각으로 걸으면 된다. 동작정(銅雀亭)을 지난 후에도 담장을 따라 내려간다는 느낌으로 길을 잡으면 곧 시멘트길이 나오는 T자 갈림길이다. 오른쪽은 달마사란 절로 가게 되므로 왼쪽으로 간다. 약 200m 앞에 있는 찻길에서는 왼쪽 터널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인도를 10분 남짓 걷다 찻길 사거리에서 맞은편 세븐일레븐 편의점 쪽으로 길을 건너 편의점 왼쪽 골목길로 올라간다. ▲ 봉현배수장을 지나 정자와 나무데크가 있는 쉼터까지 이어지는 흙길. 왼쪽으로 보이는 거대한 아파트 단지는 그 유명하던‘봉천동 달동네’다. 상전벽해다. /조선영상미디어 ◆관악 현대아파트 단지~국사봉 동쪽 출입구(2.4㎞/45분) 아파트 단지에 들어선 후로는 큰 길을 따라 봉천고개사거리까지 계속 직진하듯 걷는다. 봉천고개사거리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100m 남짓 걷다 왼쪽에 현수막 광고 여러 개가 붙은 곳에서 왼쪽으로 유턴하듯 돌아 '구암중학교 0.9㎞' 이정표를 따른다. 300m쯤 가면 삼지창 모양의 사거리가 나온다. 내리막인 오른쪽 길을 택해 조금 간 후 다시 나오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다 곧바로 석탑이 있는 오른쪽 절 입구 쪽으로 오른다. 10분 정도 잘 정돈된 산책로를 걷다 동네길을 만나면 왼쪽으로 가다 '상도1동 파출소 자율방범대' 가건물 직전에서 오른쪽 5시 방향으로 돌아 포장도로 오르막을 오른다. 돔 형태의 봉현배수장을 지난 후 국사봉중학교 이정표를 따라 왼쪽 흙길로 들어선다. '봉천동 달동네'로 유명했던 아파트단지를 왼쪽으로 내려다보며 300m 정도 가면 번듯한 정자와 소나무가 심어진 나무데크가 있는 쉼터가 나온다. 이 정자를 지나친 직후 오른쪽으로 줄 난간이 없는 샛길로 빠진다. 배드민턴장을 끼고 돌아 찻길까지 내려선다. ▲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서늘한 터널이 됐다. 국사봉 올라가는 길이다.&nbsp;◆국사봉 동쪽 출입구~국사봉 서쪽 출입구(1.7㎞/45분) 길을 건너 국사봉 출입구로 들어선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국사봉약수터 0.3㎞' 이정표가 가리킨다. 약 80m 앞에서 넓은 왼쪽 오르막으로 간다. 150m 정도 걸으면 운동기구가 많은 국사봉약수터 공터가 나온다. 공터를 지나 내려가면 약수터도 있다. 정상까지 가려면 파란 반투명 지붕이 있고 역기운동기구가 나란히 자리 잡은 곳 왼쪽 계단으로 오르면 된다. 나무계단을 100m 조금 넘게 밟아 오르다 오른쪽 바위 사이로 난 길로 코스를 잇는다. 낮은 경사로를 100m 넘게 가다 왼쪽 중앙으로 나무둥치가 있는 'ㅓ'자형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간다. 곧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을 택한다. 이후로 걷는 산책로 300m는 이번 걷기 코스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 할만하다. 역기 운동기구가 여러 개 있는 이 길의 끝에서는 오른쪽에 있는 몇 개 안 되는 나무계단을 오른다. '국사봉(조망명소) 225m'란 이정표가 오른쪽을 가리키는 계단 위에서 국사봉 정상까지 갔다 그 길을 되짚어 돌아온다. 한강 조망이 멋진 국사봉 정상을 찍고 이곳으로 돌아왔으면 팔각정이 보이는 방향으로 그대로 직진, 팔각정을 지나 하산을 시작한다. 250m 정도 내려오다 운동기구 2개를 거느린 사각정자가 있는 사거리에서 오른쪽 중턱길로 향한다. 100m 앞에서 작은 계곡을 건너 계속 직진하다 붉은색으로 칠한 '산불진화 장비보관소' 앞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곧 계단을 내려오며 국사봉길을 마무리하게 된다. ◆보라매공원~신대방역(2.7㎞/45분) 국사봉 끝에서 만나는 동네길에서 왼쪽 길을 택한 후 계속 직진하듯 내리막을 걷는다. 10분 정도 걷다 '창조약국'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5분 정도 가면 큰 길과 만난다. 오른쪽 건널목을 건너 '보라매병원'방면으로 직진하면 300m 앞에서 보라매공원 후문(동문)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서게 된다. 공원에 진입한 후 400m 정도 직진했다면 갈림길에서 음악분수대가 있는 연못 방향인 왼쪽으로 간다. 이 연못을 지나 계속 가면 공원 남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된다. 남문에서 오른쪽 길로 5분 정도 더 가면 왼쪽으로 코스의 종착점인 2호선 신대방역이다. ▲ ㅇ●거리: 약 10.6㎞ ●시간: 약 3시간30분(쉬는 시간 제외) ●출발점: 지하철4호선 동작역 ●도착점: 지하철2호선 신대방역 ▶ 관련기사 ◀☞이 초여름엔 물과 친해볼까☞전통의 멋이 살아 숨 쉬는 고장, 예천 금당실 마을☞초록의 수목원, 회색빛 가슴에 초록물이 스며든다
전통의 멋이 살아 숨 쉬는 고장, 예천 금당실 마을
  • 전통의 멋이 살아 숨 쉬는 고장, 예천 금당실 마을
  • [조선일보 제공]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일대가 금당(金塘)이라 불리게 된 것은 마을 지형이 ‘물에 떠있는 연꽃’을 닮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에서 십승지지 중 한 곳으로 꼽는 금당실 마을은 조선의 도읍 후보지로 거론됐을 만큼 명당으로 알려진 곳. ‘금당 맛질 반서울’이란 말도 그런 연유로 생겨난 말이다. 맛질은 금당실 마을인 상금곡리와 붙어있는 대제리, 제곡리, 하학리를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nbsp;▲ (좌) 복원해 놓은 초가 - (우) 반송재 고택 금당실 마을에선 최근 고택들에 대한 복원공사가 마무리되었다. 지난 2006년 3월 당시 문화관광부에 (현 문화체육관광부) 의해 ‘생활문화체험마을’로 선정된 후, 보존 가치가 높은 일부 고택들에 대해 실시한 보강공사였다. 이번 보강공사를 통해 마을은 한결 민속마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몇몇 보충되었는데,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금당 주막’이 대표적이다. 아직 온전한 모습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예천의 명물인 삼강주막에 버금가는 명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 금당실 마을 돌담금당실 마을하면 고택과 돌담을 빼놓을 수 없다. 금당실 마을에는 반송재 고택(문화재자료 제262호)과 사괴당 고택(문화재자료 제337호)을 포함해 10여 채의 고택이 남아있고 이들 고택과 역사를 함께한 정겨운 모습의 돌담도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켜있다. 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일부 돌담이 헐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아직 대다수의 집들은 옛 모습 그대로의 돌담을 보존하고 있다. 볏짚과 황토를 이용해 차곡차곡 쌓아올린 돌담은 구불구불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마을 깊숙이 이어진다. 네모반듯하게 올라간, 깔끔하지만 삭막한 도시의 그것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그렇게 이어진 돌담을 따라 마을산책을 하다보면 마치 조선시대 선비라도 된 듯 발걸음까지 느긋해 진다. 재미있는 것은 마을 입구에서 만나는 마을 주민마다 ‘골목에서 길 잃어버리지 마시게’라고 농담을 던진다는 것.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의아스럽지만 막상 7km에 걸쳐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주민들의 말이 농담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nbsp;▲&nbsp; (좌) 돌담 위에 핀 들꽃 - (우) 금당실 마을 돌담길은 7km 정도 이어진다 키 작은 돌담을 따라 걷다보면 의외의 장소를 만나기도 한다. 바로 흙길. 마을 안 대부분의 도로가 포장되었지만, 아직 마을 곳곳에 옛길이라 불리는 흙길이 조금씩 남아있는데, ‘지게나뭇길’로 불리는 좁은 비포장 골목도 옛길로서의 운치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길 중 하나이다. 양옆으로 기와를 얹은 돌담과 이엉을 얹은 돌담이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 구석구석 보석처럼 숨어있는 옛길을 찾아보는 것도 금당실 마을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재미다. 금당실 마을에서는 ‘양반체험’과 ‘농촌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마을체험센터 증축공사 기간 동안 잠시 중단했던 체험프로그램은 마을체험센터가 재개관하는 오는 6월30일 이후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금당실 송림(천연기념물 제469호)’도 금당실 마을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쑤’라고 불리는 이곳은 내륙지방에서는 흔하지 않은 소나무 방풍림이다. 예전에는 그 길이가 2km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0m 정도만이 남아있는데, 방풍림이 이렇게 줄어든 것은 금당리 마을에 숨겨진 슬픈 역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892년 마을 뒷산인 오미봉에서 몰래 금을 채취하던 러시아 광부 두 사람을 마을 주민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조선과 러시아간 외교문제로 비화되어 마을의 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말았다. 마을주민들은 고심 끝에 마을의 공동재산이었던 이 소나무를 베어 러시아 측에서 요구하는 배상금을 충당하게 되었고, 그렇게 베어내고 남은 것이 지금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오랜 세월 천재(天災)와 인재(人災)로부터 마을을 지켜준 송림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당실 송림 가운데로는 산책로가 나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삼림욕을 즐겨볼 수도 있다. 봄이면 금당실 송림과 어우러진 벚꽃 길도 멋스럽다. 벚꽃 길은 금당실 송림이 시작되는 마을 입구에서 928번 지방도를 따라 용문사 입구까지 8km 정도 이어진다. ▲ (좌) 금당실 마을 송림 - (우)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마을체험센터 ▲ (좌) 60년대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마을 이발관 - (우)&nbsp; 60~70년대 분위기가 남아있는 금당실 마을60~70년대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금당실 마을은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나영, 장혁 주연의 ‘영어완전정복(2003년)’과 정재영, 수애 주연의 ‘나의 결혼 원정기(2005년)’ 등의 영화가 금당실 마을 고택에서 촬영되었으며, KBS 드라마 ‘황진이(2006년)’의 주요 촬영무대였던 병암정(문화재 자료 제453호)도 금당실 마을에서 지척이다. 특히 병암정에서는 황진이(하지원 분)와 김은호(장근석 분)의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명장면들이 많이 촬영되었는데, 김은호와 황진이의 첫 키스 장면과 김은호가 반지를 실에 끼워 황진이에게 전하는 장면 등이 모두 이곳 병암정에서 촬영되었다. 현재 병암정에서 드라마 세트장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 감동만은 아직 깊은 여운으로 남아있다. ▲ 초간정병암정에서 차를 돌려 928번 지방도로를 따라 동로 방향으로 조금 가면 금당실 마을을 지나 왼쪽으로 초간정이 보인다. 예천군 보문면 죽림리에 위치한 문화재자료 제143호인 초간정은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지은 초간 권문해(1534~1591)선생이 세운 정자로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모습이 멋스럽다. 보물 제878호인 대동운부군옥 책판(부)고본은 예천권씨 종택에 모셔져 있다. ▲ 초간정 뒷마루 초간정을 지나 다시 조금 더 차를 몰면 원류 삼거리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에서 우회전하면 예천을 대표하는 사찰, 용문사에 닿을 수 있다. 신라천년 고찰인 소백산 용문사는 그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대장전(보물 제145호)과 윤장대(보물 제684호) 그리고 목각좌상 및 목각탱(보물 제989호)과 교지(보물 제729호) 등 많은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용문사와 함께 2007년 예천바이오곤충엑스포를 준비하면서 건립한 예천곤충생태체험관과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 등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들. 특히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에서는 천문관측은 물론 가변중력체험, 우주자세제어체험, 달중력체험 등 다양한 우주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백미는 예천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스페이스타워 전망대에서 체험하는 우주유형체험. 우주유형장치란 우주공간에서 우주인이 작업을 위해 사용하는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스페이스타워 전망대 난간에 설치되어 있는 우주유형장치 역시 체험자가 조정 레버를 조작해 상하좌우로 이동시켜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nbsp;▲ (좌) 용문사 전경 - (우) 용문사 대장전 윤장대&nbsp;::: 여행정보&nbsp;▲ 예천곤충생태체험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예천군청 : http://www.yecheon.go.kr - 금당실 정보화 마을 : http://geumdangsil.invil.org - 용문사 : http://www.yongmoonsa.org - 예천곤충생태체험관 : http://ycinsect.go.kr -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 http://www.portsky.net ○ 문의전화 - 예천문화관광과 : 054)650-6395 - 금당실 정보화 마을 : 054)654-2222 - 예천곤충생태체험관 : 054)652-5876 -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 : 054)654-1710 ▲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 내 천문대 주관측소 ○ 대중교통 [ 기차 ] - 서울-예천, 서울→김천(환승)→예천 3회 운행, 약 5시간 소요 - 부산-예천, 부산→김천(환승)→예천 3회 운행, 약 4시간 소요 [ 버스 ] - 서울-예천,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11회 운행, 2시간 30분 소요 - 부산-예천, 부산노포동동부주차장 1회 운행, 4시간 30분 소요 - 대구-예천, 북대구시외버스터미널 10회 운행, 1시간 30분 소요 ○ 자가운전 정보 [서울-예천] 서울→경부고속도로→신갈 분기점→영동고속도로→만종 분기점→중앙고속도로→예천 나들목→928번 지방도 예천방면→예천읍→용문면→금당실 마을 [부산-예천] 부산→대구부산고속도로→금호 분기점→중앙고속도로→예천 나들목→928번 지방도 예천방면→예천읍→용문면→금당실 마을 [대구-예천] 대구→중앙고속도로→예천 나들목→928번 지방도 예천방면→예천읍→용문면→금당실 마을 ○ 숙박정보 - 파라다이스호텔 : 예천군 예천읍 노하리 054)652-1108 - 대연호텔 : 예천군 예천읍 동본리 054)652-0988 - 그랜드모텔 : 예천군 예천읍 대심리 054)652-9000 - 예천장 : 예천군 예천읍 상리 054)655-0505 - 모텔오케이 : 예천군 용궁면 월오리 054)652-2345 - 공항파크모텔 : 예천군 개포면 장송리 054)653-0115 - 리버사이드모텔 : 예천군 지보면 암천리 054)852-0500 ○ 식당정보 - 송포정통복어집 :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복탕 054)655-5959 - 백수식당 : 예천군 예천읍 남본리, 육회 054)652-7777 - 황도령휴게가든 : 예천군 예천읍 상리, 소등심 054)654-2788 - 전통복어 : 예천군 예천읍 노하리, 복탕 054)654-6622 - 새골목식당 : 예천군 예천읍 노하리, 한정식 054)652-1345 - 예천송어회집 : 예천군 용문면 하학리, 송어회 054)655-8923 - 흥부네토종한방순대 : 예천군 용궁면 읍부리, 순대국밥 054)653-6220 ○ 주변 볼거리 예천진호국제양궁장, 석송령, 회룡포, 예천온천, 학가산 우래 자연휴양림▶ 관련기사 ◀☞초록의 수목원, 회색빛 가슴에 초록물이 스며든다☞''어둠의 전설'' 조차 푸. 르. 다.☞넓거든 길지 말거나, 푸르거든 희지 말거나
회색 빌딩 숲속 초록나라를 아시나요
  • 회색 빌딩 숲속 초록나라를 아시나요
  • [조선일보 제공] 산새가 지저귀고 개미들이 줄지어 행진하는 서울 서초동 서리풀공원을 걷다 보면 비싼 돈 주고 꽉 막힌 성냥갑 아파트에 사는 신세가 답답해진다. 폭신한 숲길을 걷는 두 시간만큼은 '그들 중 하나'가 되어 머리 아픈 세상사 잠시 내려놓는 건 어떨까. &nbsp;◆고속터미널역~몽마르뜨 공원~서리풀공원 입구(1.2㎞/20분) 지하철 3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고속터미널역 5번 출입구로 나온다. 출입구 바로 앞 건널목을 건너면 오른편이 말(馬) 조형물이 눈길을 끄는 서래공원이다. 계속해서 큰길을 따라가면 오른쪽에 국립중앙도서관이 나온다. 도서관 주차장 앞을 지난 직후 1시 방향으로 높다란 나무계단이 보인다. 이 계단을 올라가면 인근에 프랑스인들이 많이 산다고 파리(Paris)의 명소와 같은 이름을 얻은 '몽마르뜨 공원'에 닿는다. 공원에 들어서면 정면에 노란 목조건물이 보이는데 이 건물 쪽으로 난 흙길을 따라 쭉 걸어 대각선 방향 출구에 비스듬하게 난 내리막으로 간다. 찻길 오른쪽에 보이는 음식점 '용수산' 앞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오른편이 '서리풀공원' 입구다. 횡단보도 건너 서리풀공원 입구까지 인도가 없으므로 조심조심 걷자. ◆서리풀공원~방배역(2.1㎞/45분) 서리풀공원에 들어선 후 계단을 올라간다. 울창한 숲 사이를 200m쯤 지나 능선에 닿으면 왼쪽으로 간 후 곧 나오는 오른쪽 계단을 지나 쭉 내려간다. 정자가 있는 쉼터를 지나 약 5분 정도 넓은 길을 따라 울창한 숲길을 걷는다. '청권사'·'방배중학교'가 쓰인 이정표가 있는 조그만 숲길 사거리를 만나면 '청권사' 방향인 왼쪽으로 간다. 길 따라 걷다 나무 계단을 지난 다음 아파트를 우측에 두고 언덕 중턱 오솔길을 걷는다. 그렇게 5분 정도 숲길을 따라 가면 보도블록 깔린 길이 가로놓인 사거리가 나온다. '방일초등학교' 이정표를 따라 직진하듯 맞은편 나무계단으로 올라가면 다시 숲길이 이어진다. 다시 250m 정도 흙길을 밟다 계단으로 직진하듯 올라간다. 나무 데크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올라간다. 곧 나오는 Y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 오르막 계단으로 간다. 계단 끝에서 오른편으로 가면 유자효 시인의 시 '패랭이꽃'이 쓰인 안내판이 있는 쉼터가 나온다. 쉼터를 지나 쭉 가다가 오른쪽에 철봉 세 개를 지나면 왼편에 초록 천막을 씌운 배드민턴장과 그 옆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인다. 이 계단을 따라 150m 정도 내려가면 빌라가 많은 동네 작은 길을 만난다. 이 길에서 오른쪽으로 간 후 곧 만나는 큰길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 걸으면 세종대왕 둘째 형인 효령대군 사당이 있는 청권사를 지나 방배역 사거리에 닿는다. ◆방배역~새우촌공원(1.7㎞/30분) 방배역 사거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건널목을 두 번 건너 '사당역' 방면으로 걷는다. 약 5분 정도 걷다가 전봇대 위에 달린 '청수길'이란 작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얼마 안 가 방배근린공원 입구다. 방배근린공원은 '매봉산'이라는 작은 뒷동산에 자리 잡았는데 편히 걸을만한 산책로가 많아 동네 사람들에게 인기다. 입구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약수터에서 목 한번 축이고, 그대로 '헬기장 727m' 이정표를 따라 100m 정도 오르막을 걷는다. 언덕 위에서는 오른쪽으로 꺾은 후 곧장 왼쪽 중턱 오솔길로 간다. 좁은 숲길을 5분 정도 걷다 오른쪽으로 난, 흰 끈이 걸린 계단을 통해 정상까지 오른다. 숨을 고른 다음 올라왔던 길 맞은 편 계단으로 내려가 왼쪽에 보이는 작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키 작은 나무 사이 좁은 흙길로 간다. 이 길을 지나 동네로 내려와 큰길까지 간 다음 오른쪽으로 꺾으면 도보 겸용 고가다리를 만난다.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큰길(효령로)을 따라 왼쪽으로 꺾는다. 언덕을 내려가다 오른쪽에 '정빌딩·시스템하우젠'이라고 쓴 건물을 끼고 오른쪽 골목으로 돌면 '새우촌공원' 숲길로 진입한다. ◆새우촌공원~사당역(1.3㎞/20분) 새우촌공원에 들어서서 흙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곧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 오르막으로 걷다 보면 오른쪽에 살색 벽돌 건물(이수중학교) 쪽으로 난 나무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 이수중학교 지나자마자 넓은 공터에 다다르면 배드민턴장이 보이는 왼쪽 길로 내려간다. 곧 정자와 운동기구들이 많은 쉼터가 나온다. 운동기구와 정자를 지나 정면 내리막으로, 조금 가파른 돌계단을 내려간다. 곧바로 만나는 찻길을 조심스레 건너 왼쪽에 있는 볼록거울 뒤 숲길로 내려가면 큰 도로와 만난다. 그대로 직진해 '방배동주유소'를 끼고 오른쪽으로 가다 '빵 굽는 마을' 끼고 '방배2동 주민센터' 방향인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약 10분 정도 식당이 많은 골목을 걸으면 큰 도로를 만나고 왼편이 2·4호선 사당역이다. ●거리·시간: 6.3㎞·약 2시간 ●출발점: 고속터미널역(지하철 3·7호선) 5번 출입구 ●도착점: 사당역(지하철 2·4호선) ▶ 관련기사 ◀☞오르면 가슴이 탁~ ‘2000원의 평화’가 있네☞''해''를 담고 ''추억''을 담고☞딱 38분 달릴 거리… 춘천, 서울의 이웃이 된다
한려수도의 섬 세개를 도는 비용… 1500원
  • 한려수도의 섬 세개를 도는 비용… 1500원
  • [조선일보 제공] 버스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한 지 약 10분 만에 바닷길로 들어선다. '차창 액자' 속에 수채화 같은 한려수도가 넘실넘실 펼쳐진다. 좌우로 크고 작은 섬들과 초록 빨강 노랑 등등 색색 등대가 떠 있는 남해 바다 풍경의 절정을 편도 1500원짜리 버스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게 신이 난다. 상추, 고추, 떡 봉지를 든 주민들은 서울 사람 한강 바라보는 듯 심드렁한 표정이다. 삼포교통 25번 버스는 '한려수도 버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천시 삼천포에서 남해군 창선면까지 3번 국도를 따라 가는 버스는 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대교·창선대교 다리 네 개를 차례로 지나며 작은 섬들을 점프하듯 '찍고' 지나간다. 사이사이 잔재미도 쏠쏠하다. '등산 본능'이 꿈틀댄다면 상신마을이나 상신마을 앞 정류장에서 내려 남해시 창선면 대방산(해발 468m)에 올랐다 내려와도 좋겠다. 눈에 잘 띄는 '운대암 입구'로 들어서서 2㎞ 정도 걷다 보면 운대암 가기 전 왼쪽에 등산 안내도가 나온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 좀 거친 듯하지만 정상서 동쪽으로 바라다보이는 남해 바다 풍경이 땀방울을 씻어준다. 바다와 다리와 촘촘히 떠 있는 섬을 한눈에 넣고 싶으면 사천시 각산 위 전망대가 제격이다. 사천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과 가까운 사천시 문화예술회관 뒤에서 등산로가 시작된다. 사천 시민의 산책로 격인 길이라 다니는 사람도 많고 길도 깔끔하다. 약 40분이면 닿는 정상 부근 전망대는 25번 버스가 지나다니는 세 개의 다리와 그 사이 섬들이 선명하게 발 아래 내려다 보인다. 아이와 함께라면 냉천 정류장 부근 갯벌 체험 기회를 놓치기 아깝다. 이 지역서 많이 잡히는 해산물은 '쏙'(갯가재)인데 된장 푼 물을 '쏙 구멍'에 부어 긴 나무막대로 쑤신 다음 쏙 다리를 뽑아내는 독특한 과정이 그냥 조개 캐는 갯벌 체험과 다른 재미를 선물한다. 입장료 초등학교 미만 2000원, 초·중·고등학교생 3000원, 어른 5000원. '쏙붓대(나무 막대)' 대여료 및 된장은 각각 1000원. 문의 냉천갯벌체험장 (055)867-5220, www. getbeol.com 배는 출출한데 회 먹기는 부담스러울 땐 창선대교 건너 단항과 냉천 정류장 사이에 있는 '욕심내지 않기'(055-867-6253) 식당서 파전(1만원) 한판에 칼국수 한 그릇(5000원)으로 뚝딱 배 채우고 가면 된다. 갯벌에 바짝 붙은 휴게소 겸 식당은 통유리에 가까운 넓은 창 바로 아래로 바닷물이 들고 나는 광경이 내다 보인다. 운전할 걱정 없으니 흥에 겨워 막걸리 한잔 곁들인다고 뭐라 할 사람은 없겠다. ▶ 관련기사 ◀☞여름엔 절대 모른다 이 섬의 숨은 매력☞연화봉에 오르니 바다가 숨쉰다, 용이 들썩인다☞바다는 산을 붙잡고… 산은 사람을 껴안고
이어폰 꽂고 호수 한 바퀴… 나른함이 사라졌다
  • 이어폰 꽂고 호수 한 바퀴… 나른함이 사라졌다
  • [조선일보 제공] 눈부시게 쏟아지는 봄 햇살이 발과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즘, 일산호수공원에 가면 천연색 세상을 만난다. 헤맬 염려 없어 맘 놓고 씩씩하게 걸을 수 있는 이 길엔 23일부터 '고양 국제꽃박람회'가 열려 즐거움이 커진다.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도는 길은 평지인 데다 약간 단조로워 동행이 없다면 심심할 수 있으므로 휴대용 라디오나 mp3플레이어를 준비하면 즐거울 듯하다. ▲ 봄바람이 따스하다. 느릿느릿 해가 진다. 지도 들여다보기도 아까운 계절, 일산 호수공원 한 바퀴 돌며 봄에 취한 몸을 깨운다. 해뜰 무렵 호수에 비치는 '새 도시'는 단정해 보인다./조선영상미디어 &nbsp;◆정발산역 3번 출입구~고양교육청 주차장(1.1㎞/20분)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 3번 출입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간다. 돌계단과 편편한 샛길이 보인다. 샛길을 택한다. 조밀한 숲 속으로 들어서는 길이 아늑하다. 종합공연장 '아람누리'를 왼쪽에 두고 3분 정도 직진하면 운동기구가 있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여기서 왼쪽 길을 통해 숲을 벗어나면 아람누리 뒤편 산책로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깔끔한 길을 걷는다. 곧 오른쪽에 정자가 보인다. 정자 앞까지 간 다음 정자를 오른쪽에 두고서 밧줄로 경계가 쳐진 정면(전망대 반대쪽)으로 오른다. 얼마 못 가 T자 삼거리가 나오면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정발산 자락 흙길을 걷는다. 약 5분 후 사거리를 지나면 눈앞에 짙푸른 소나무가 터널을 이룬다. 소나무 터널을 지나 조금 더 걸으면 벤치가 있는 Y자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내려가 고양교육청 주차장이 있는 큰길까지 간다. ◆고양교육청 주차장~노래하는 분수대(2.5㎞/35분) 큰길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아람누리 앞을 지나 정발산역까지 간 후 육교를 건넌다. 건너편은 커다란 건물들과 키 큰 가로수, 광장을 메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활기찬 '미관광장'이다. 미관광장을 가로질러 가는 길은 500m가 조금 못 되는 거리다. 원통이 9개 쌓여있는 구조물까지 간 후 광장 반대편 끝 오른쪽에 있는 구름다리를 오르면 커다란 호수가 눈앞에 들어온다. 다리를 내려가서 만국기를 지나 오른쪽으로 간다. 정지용 시인의 '호수' 시비(詩碑)가 보이면 그 옆에 난 초록색 산책로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턴 호수공원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구름다리까지 돌아오는 길이다. 산책로에 들어선 후 장승이 서있는 첫 번째 갈림길에서 직진해 우레탄 길로 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노래하는 분수대 쪽으로 길을 잡는다. ◆노래하는 분수대~낙수교(2.6㎞/35분) 노래하는 분수대는 4·5·9·10월엔 주말·공휴일 오후 7시30분~8시30분, 6~7월 매일 오후 8시30분~9시30분 노래와 함께 색색 물줄기를 뿜는다.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남쪽 끝인 낙수교까지는 '고양시 선인장 전시관', '화장실 전시관' 등 호수공원에서 가장 화려하고 볼거리가 많은 구간이기도 하다. 산책로를 따라 직진하다가 유리 온실로 된 선인장 전시관 직전에서 바닥에 '산책로'라고 쓰인 왼쪽 대각선 길로 들어선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호수교 아래 굴다리를 지나면 호수 최남단인 낙수교에 이른다. ◆낙수교~정발산역(2.1㎞/30분) 낙수교를 지나면 보도블록이 깔린 작은 광장이 나온다. 호수공원 둘레 3분의 2가량을 걸은 셈이다. 폭포광장을 가로질러 다시 자전거길 옆 초록색 산책로로 들어서서 걷는다. 꽃이 그려져 있는 호수교 아래 굴다리를 지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다다르면 '종합관리사무소''제3주차장''꽃 전시관' 쪽인 오른쪽으로 간다. '고양 꽃 전시관''종합관리소'를 지나 오른쪽 작은 출구로 공원 밖에 나가 큰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구름다리를 건너 다시 '미관광장'을 가로질러 직진하면 '정발산역'이다. ※GPS로 답사한 상세 지도와 정보는 travel.chosun.com/weekend와 인터넷 걷기카페 '길을 찾는 사람들'(cafe.daum.net/way.)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nbsp;●거리: 8.3㎞ ●시간: 약 2시간 ●출발점: 3호선 정발산역 3번 출입구 ●도착점: 3호선 정발산역 ▶ 관련기사 ◀☞흙으로 보석을 만들다, 이천 도자기 마을(VOD)☞지천으로 널린 산나물·야생화 ‘아라리의 지붕’☞갑판엔 왁자한 별빛, 올레엔 설레는 봄빛
걸어보자, 분홍빛 구름 속으로
  • 걸어보자, 분홍빛 구름 속으로
  • [조선일보 제공] 신록을 기다리는 듯 언덕을 부드럽게 물들인 진달래는 열두 살 소녀의 수줍은 웃음소리를 닮았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진달래 동산은 넘실대는 분홍빛 봄꽃으로 치장하고 눈과 마음을 들뜨게 한다. ▲ 부드러운 언덕이 분홍빛 진달래로 포근하게 덮였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산 진달래동산을 걷다 보니 봄이 코 끝에서 붕붕 날아다니는 듯했다.조선영상미디어 &nbsp;◆ 온수역 6번 출입구~온수공단 이정표 갈림길(1.1㎞/20분) 1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온수역 6번 출입구로 나온다. 출입구 옆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으로 80m 간 후 오른쪽 골목(유리 피라미드 모양 환기구와 '월드A'라고 쓰인 빌라 샛길)으로 꺾는다. 무인 주차구역 중 바닥에 흰색으로 '유료26'이라고 쓰인 주차 칸을 지나 그 뒤 조경석을 밟고 올라서면 지양산 숲길이 시작된다. 많은 주민들이 산책로로 즐겨 이용해서 흙길이 잘 다져져 있다. 오르막을 5분 정도 올라 첫 번째 언덕을 지난 후 오른쪽 아래로 아파트 단지가 조성 중인 능선을 따라 쭉 간다. 중간에 갈림길이 몇 번 나오는데 최근 만들어놓은 이정표에 '동부골든APT'라고 적힌 방향을 따라 직진하면 된다. 오른쪽 아파트 공사 현장이 끝나고 3분 정도 더 가면 나오는 T자형 삼거리에서 '온수공단'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꺾어 걷는다. ◆ 온수공단 이정표 갈림길~부천 산울림청소년수련관(1.6㎞/30분) 야트막한 능선을 따라 5분 정도 발걸음을 옮기다 움푹 팬 모양의 사거리에서 '강서자동차학원'과 '온수공단' 쪽 나무계단으로 직진한다. 얼마 안 가 비슷한 사거리를 다시 만나는데 시멘트 포장도로가 가로지르는 이곳에서도 맞은편 계단으로 직진이다. 5분 정도 걸으면 정면 언덕 위에 산불 감시탑이 보이는 갈림길이 나온다. 언덕을 100m 정도 올라 산불감시탑 봉우리까지 간다. 잠시 숨을 고르고 '역곡 방면'으로 간다. 10분 정도 쭉 가면 시멘트포장길을 만나며 지양산 흙길이 끝난다. 이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200m 정도 가다가 왼쪽 굴다리(오른쪽에 '영지버섯농원'이란 간판이 있다)를 통과한다. 여기서부터 원미산이다. 굴다리를 지난 후 오른쪽에 주말가족농장을 두고 인도를 5분 정도 걸으면 '부천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앞이다. ◆ 부천 산울림청소년수련관~원미산 진달래동산(1.5㎞/30분) 원미산 자락에 지어진 청소년수련관 돌 간판('부천시 산울림청소년수련관')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조금 걸으면 '화양농장' 지나 길을 막아놓은 초록 문이 나온다. 차량통행을 막기 위한 문이므로 사람이 지나가도록 오른쪽에 틈이 나 있다. 이 틈을 통과해 원미산 능선까지 낮은 오르막을 5분 정도 직진하듯 오른다. 능선에 닿으면 만나는 사거리에서 맞은편으로 내려간다. 곧 만나는 넓은 산책로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는다. 이후 100m 정도 걸어가면 시야가 확 트이며 진달래꽃이 산기슭을 이불처럼 뒤덮은 원미산 진달래동산이 두 눈을 가득 채운다. 돌탑 뒤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간 후 화장실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까지 간다. '원미산 정상' 쪽인 왼편으로 길을 잡아 벚나무 터널을 지나 원미산 능선까지 오른다. 간이 화장실이 있는 능선에 닿으면 '원미산 정상' 쪽인 오른쪽으로 간다. ◆ 원미산 진달래동산~소사역(2.2㎞/40분) 능선을 따라 산불감시탑이 있는 정상(해발 170m)까지 간다. 원미산 정상은 산 치고는 낮은 편인데도 시야가 탁 트여 부근의 소래산·성주산 등이 한눈에 시원히 들어온다. 풍광을 즐기며 여유를 좀 부리다 소나무 숲 사이로 놓인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계단을 내려가 처음 만나는 사거리에서는 '원미 에어로빅장' 방면으로 가고, 나무벤치 3개가 있고 그 뒤로 돌기둥에 철조망이 묶여 있는 공터에서는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간다. 곧 만나는 에어로빅장(넓은 공터)에서는 '소사동' 이정표를 따라 직진한다. 약 5분 정도 잘 다져진 길을 걷다 보면 초록 천막(배드민턴장)이 정면에 보인다. 왼쪽 철망 사이로 난 가톨릭대학 길로 들어가 잠시 후 이 배드민턴장을 끼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쉼터와 이정표가 있는 공터다. '소사동' 이정표 방향으로 계속 직진하듯 내려간다. 초록 철망 사이로 난 길과 운동기구를 지나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흙길이 끝난다. 포장도로 건너편 계단으로 내려가 소사동 주민센터를 지나 소사역 방면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200m 앞이 1호선 소사역이다. ●거리: 6.4㎞ ●시간: 2시간(휴식시간 제외) ●출발점: 1·7호선 온수역 6번 출입구 ●도착점: 1호선 소사역 ▶ 관련기사 ◀☞넉넉한 육산, 늙은 소나무 ‘흘끔흘끔’☞한발 느린, 그래서 닳지 않은 ‘울진의 숨은 매력’☞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땅, 무궁화의 고장 홍천
봄꽃이 몰려온다… 마음이 흔들린다
  • 봄꽃이 몰려온다… 마음이 흔들린다
  • [조선일보 제공] 매화 한 송이 톡 터지는가 싶더니, 산수유가 물오른 땅을 점점이 물들이고 진달래 유채 튤립 복사꽃이 가세해 눈과 코를 어지럽게 한다. 지금부터 4월 말까지, 한국 봄꽃 '대표 선수'를 골라 소개한다. ◆ 3월 말~4월 초: 하동 화개장터 매화와 산수유가 꽃잎을 슬슬 접기 시작하는 4월, 벚꽃이 신나게 피어난다.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십리 벚꽃길'은 설렁설렁 걸으며 꽃향기에 취하기 좋은 꽃 천지다. 깔끔하게 단장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벚꽃터널 아래로 초록빛 야생 차 밭이 줄줄이 펼쳐져 있어 싱그러움을 더한다. 간혹 화려한 벚꽃을 시기한 바람이 세차게 벚나무를 휘어잡으면 나뭇가지에 매달려 하늘거리던 벚꽃이 우수수 흩날리며 하얀 '꽃 비'가 내린다. 화개장터 벚꽃축제 4월 3~5일. 문의 하동군청 문화관광과 (055)880-2375 ▲ 환한 벚꽃 빛깔이 눈이 부셔 실눈 떠야 할 것만 같다. 올해 4월 3~5일 축제를 준비 중인 경남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의 지난해 모습. /여행작가 신석교 제공 ◆ 3월 말~4월 초: 진해 경남 진해는 도시 전체가 왕벚나무로 뒤덮여 어느 곳으로 발길을 돌려도 벚꽃과 마주치게 된다. 벚나무 중 으뜸으로 꼽히는 왕벚나무는 꽃이 탐스럽고 그 양도 많아 꽃놀이 기분 한번 제대로 내게 해준다. '365계단'('1년 계단'이라고도 불린다)을 따라 올라가 꽃으로 뒤덮인 진해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황산 공원', 다양한 조각품과 벚꽃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장복산 공원', 꽃 터널의 진수를 보여주는 안민도로, 철로변 가득 내려앉은 꽃잎들이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하얀 꽃 바람을 일으키는 모습이 이색적인 경화역, 실개천에 점점이 떨어진 벚꽃으로 물빛마저 하얀 여좌천 등이 진해 꽃 명소로 꼽힌다. 진해군항제 3월 27일~4월 5일. 문의 진해시청 문화관광과 (055)548-2433 ▲ 곱기로 이름난 전남 여수 영취산 진달래. 상암초등학교 부근 임도에서 흥국사로 내려오면 벚꽃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여행작가 신석교 제공 ◆ 4월 초: 영취산 진달래 벚꽃이 필 무렵, 곱기로 이름난 전남 여수 영취산 진달래가 수줍은 듯 발그레한 얼굴을 살포시 내민다. 영취산 진달래는 키가 작지만 촘촘하게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시야를 짙은 분홍빛으로 꽉 채울 수 있게 해준다. 산 자체는 해발 510m 정도로 낮은 편인데 정상 턱밑을 오르내리는 길이 의외로 가파르고 잔돌이 많아 등산화를 갖추는 것이 좋다. 진달래 '멋'을 온전히 즐기려면 상암초등학교 인근 임도에서 시작해 450봉을 거쳐 봉우재로 내려선 뒤 영취산 정상에 올랐다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무난하다. 영취산 진달래 축제 4월 3~5일. 문의 진달래축제위원회 (061)691-3104 ▲ 왼쪽부터 복사꽃과 튤립 /조선일보DB·여행작가 신석교 제공 ◆ 4월 초: 영덕 복사꽃 4월 10일쯤, 복사꽃이 '이제는 내 시대'라며 꽃망울을 벌리기 시작한다. 복사꽃의 진풍경을 엿볼 수 있는 곳은 영덕 지품면 삼화리. 마을을 아우른 산자락 전체가 복숭아밭이다. 언덕 위에 오르면 분홍빛 꽃물 들인 복사꽃이 언덕 아래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오십천'과 어우러진다. 오십천 지류인 대서천을 거슬러 오르다 옥계계곡 못 미처 자리한 달산면 주응리 일대도 복사꽃으로 단장한다. 주응리를 지나 독특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진 옥계계곡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그만이다. 문의 영덕군청 관광기획과 (054)730-6396 ▲ 꽃 언제 피나요… 3월 초 시작된 봄 꽃 계주가 한반도를 즐겁게 물들이는 중이다. 전국 주요 꽃 축제를 개화 시기 빠른 순으로 정리했다.◆ 4월 중순~4월 말: 남해 튤립+유채 튤립의 멋은 경남 남해군 이동면 다정리에 자리한 장평소류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담한 호수를 둘러싸고 피어난 튤립에 유채와 벚꽃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둥그스름한 호수에 걸맞게 산책로를 원형으로 조성해 꽃밭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걷게 만들어놨다. 4월 5일쯤 시작된 튤립 철은 4월 25일쯤 끝나고, 그 자리에 페추니아가 들어선다. 보리암을 품고 있는 산자락 아래 자리한 상주면 두모마을에선 4월 초부터 유채 물결에 흠뻑 취해볼 수 있겠다. 촘촘히 층을 이룬 다랑이논에 피어난 유채꽃 풍경이 화려하다. 다랑이논 아래로 한 걸음 한 걸음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유채가 머리 위에서 하늘과 살랑거린다. 삼천포대교 앞 늑도섬 일원에 흐드러지게 핀 유채도 일품. 쪽빛 바다, 주홍빛 다리와 어우러진 노란 유채꽃물결이 '체면 다 집어던지고 꽃밭에서 뛰어놀아라'며 손짓하는 듯하다. 문의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8601 ◆ 4월 중순: 신안 임자도 튤립 봄빛이 무르익어 4월 중순을 넘기면 튤립과 유채가 바통을 잇는다. 튤립이 지천으로 피는 전남 신안 임자도는 봄꽃 여행의 새 명소로 떠오르는 섬이다. 색깔도 모양도 각기 다른 튤립이 무려 500만 송이, 그야말로 광활한 꽃 벌판이다. 임자도에 튤립이 잘 되는 이유는 건조한 모래흙, 풍부한 일조량, 온화한 해풍이 튤립의 성장 조건에 잘 맞기 때문이란다. 10만9100㎡(약 3만3000평)에 이르는 꽃 단지 사이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타박타박 걷는 맛이 독특하다. 개화시기에 맞춰 펼쳐지는 튤립축제 기간에 가면 더욱 흥겹다. 조랑말을 타고 이국적인 풍차와 어우러진 꽃밭을 둘러보거나 무료로 대여해주는 자전거로 섬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섬 끝자락에 있는 대광해수욕장은 우리나라에서 모래사장이 가장 긴(12㎞) 해변으로 구경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진다. 신안 튤립축제 4월 15일~28일. 문의 신안군 농업기술센터 (061)240-8124 ▶ 관련기사 ◀☞버스는 봄으로 달린다…구례 ''산수유 버스''☞아기자기 ‘꼬마8봉’… 8폭 동양화일세☞작고 사랑스러운 인도 남부여행
걷는 길목마다 봄기운 발을 간질이네
  • 걷는 길목마다 봄기운 발을 간질이네
  • ▲ 전북 남원에서 경북 함양으로 넘어가는 지리산길을 실상사도법 스님과 함께 걷는다. 산과 논과 마을이곧 다가올 봄을알린다. / 조선영상미디어[조선일보 제공] 전북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 잡은 소박한 절 실상사에서 시작되는 '산내길'은 지역 어르신들이 옛 기억을 되짚어 만든 '섶다리' 건너 숲길로 이어진다. 다가오는 봄 소식을 앞다퉈 알리고 싶은지 초록빛 쑥과 냉이가 길 위로 고개를 쏙 내민다. 4년 9개월 동안 전국 3만리를 순례한 도법스님이 추천한 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따스한 봄기운 섞인 바람이 인사를 한다.&nbsp;◆ 실상사 매표소~섶다리~실상사 휴게소(1.1㎞/20분) 실상사 매표소와 실상사 천왕문을 지나 실상사 경내를 둘러본다. 두 개의 삼층석탑을 지나면 오른쪽에 철불(鐵佛)이 있는 '약사전'이 보인다. 약사전 뒤편 담에 사이가 뚫려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길을 통해 실상사 밖으로 나간다. 삼거리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꺾어 개천(람천) 바로 앞까지 간 후 개천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으로 걷는다. 개천 위에 얼기설기 엮어 만든 섶다리가 보인다. 다리 쪽으로 내려가 건너편으로 올라간 후 큰길을 건너면 실상사 휴게소다. ◆ 실상사 휴게소~실상사 작은학교(1.5㎞/30분) 실상사 휴게소 뒤편, 비스듬하게 난 오르막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400m 정도 걸으면 왼편으로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모서리에 있는 '실상사 작은학교' 이정표를 확인한 후 그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잠시 숲길을 걷다 보면 시야가 뚫리면서 'ㅏ'자 모양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길을 따라간다. 정면으로 황토색 집이 두 채 보이는데 화장실 앞에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오솔길을 따르다 보면 오른편에 조약돌이 깔린 작은 나무다리가 나온다. 다리 건너 길 따라 올라가면 '실상사 작은학교'가 모습을 드러낸다. ◆ 실상사 작은학교~다랑이논(2.1㎞/50분) 실상사 작은학교에 들어서면 운동장 오른편으로 길을 꺾는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인 '햇빛발전소'를 지나 다리 하나를 또 건넌다. 이곳에서 정면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을 따르지 말고 좌측 길로 올라간다. 작은학교의 명상시설인, 기와를 얹은 집들을 왼쪽에 두고 오르다 보면 새끼줄 하나로 길을 막은 지점이 보인다. 그 줄을 넘으면 사단법인 '숲길'에서 만든 '지리산길'과 합류하게 된다. 오른쪽 내리막인 '등구재' 방향으로 간다. 그다음 나오는 이정표에서도 '등구재' 표시를 따라 좌측으로 꺾는다. 길 끝에서 '꼬부랑길'이란 펜션 겸 카페를 만나면 직진한다(여기서부터는 나무 말뚝 모양으로 생긴 '지리산길' 이정표의 빨간 화살표나 '등구재' 방면 이정표를 따라 걸으면 된다). '천지사' 비석이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자마자 2시 방향의 길을 따르면 계곡이 하나 나온다. 계곡을 건너 좁은 오솔길을 오르다 보면 시원한 다랑이논이 펼쳐진다. ◆ 다랑이논~등구재~창원마을 버스정류장(1.6㎞/40분) 논두렁 따라 다랑이논을 통과한 후 왼편의 작은 저수지를 지나면 '상황마을'에 들어선다. 마을 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이정표가 나오면 '등구재'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200m 정도 걸으면 다시 T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등구재' 이정표를 따라 왼편 오르막을 택해 쭉 가면 전남과 경북을 이어주는 고개인 '등구재'에 접어든다. ◆ 등구재~창원마을 버스정류장(2.3㎞/40분) 등구재 꼭대기에서 '전북 남원시'는 '경남 함양군'으로 바뀐다. 내리막을 10여분 걸으면 함양 '창원마을'의 콘크리트 길을 만난다. 계속 길 따라 내려가다 보면 정면 언덕에 유난히 큰 나무 두 그루가 보인다. 창원마을 '당산나무'인 느티나무다. 계단을 올라 나무 아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후 마을 쪽 계단으로 내려와 첫 다리를 건너 1시 방향 길로 간다. 길 따라 내려가면 창원교회 지나 창원마을 버스정류장이다. ● 총거리·시간: 8.6㎞·약 3시간 ● 출발점: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 매표소. 서울 구의동 동서울터미널에서 '지리산(백무)'행 버스를 타고 '실상사'에서 내린다(탑승할 때 기사에게 미리 말해야 한다). 오전 8시20분~오후 7시, 2~3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하며 밤 12시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도 있다. 약 3시간20분 소요. ● 종착점: 경남 함양군 휴천면 창원리 '창원마을 버스정류장'. 오전 7시45분·10시20분·오후 4시10분·6시50분·8시, 인월터미널로 가는 버스(1900원)가 출발한다. 약 30분 소요. 문의 지리산고속 (055)963-3745. 인월터미널~동서울터미널까지는 오전 7시45분~오후 6시25분 약 2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출발한다. ▶ 관련기사 ◀☞600년 씨족 부락마을, 고성 왕곡마을☞신선이 놀던 아스라한 곳 ‘통일1번지’ 고성☞살아있는 민속박물관, 흘러넘치는 전통미
숲길·산길·물길 가득한 특급 산책로
  • 숲길·산길·물길 가득한 특급 산책로
  • [조선일보 제공] 경기도 의정부 직동공원 지나 사패능선 넘어 중랑천까지 이어지는 호젓한 길에선 숲길, 산길, 물길을 골고루 체험할 수 있다. 의정부역 2번 출입구~직동공원 산책로 입구까지(1.5㎞/25분) 1호선 의정부역 2번 출입구를 나와 역을 등지고 큰길 따라 15분 정도 가면 의정부시청이다. 시청 쪽으로 길을 건넌 후 왼쪽으로 꺾어 '서울·예술의전당' 방면으로 간다. 예술의전당 초입에 있는 주차관리소 쪽으로 우회전해 주차장 지나 직진한다. 주차장 너머로 3번 국도 밑을 통과하는 굴다리가 보인다. 굴다리 직전 오른쪽에 '직동근린공원 내 테마공원 안내도'와 그림 같은 산책로가 눈에 들어온다. 굴다리로 들어가지 말고 안내도가 있는 쪽 산책로로 들어선다. 직동공원 산책로 입구~사패능선 오솔길 초입(1.3㎞/20분) 산책로를 따라 300m 정도 걸으면 초록색 포장길이 나오는 사거리를 만난다. 초록 길로 빠지지 말고 가던 방향으로 직진한다. 나무다리 있는 조그만 사거리가 나오는데 축구장 이정표 방면으로 우회전해 다리를 건넌다. 여기서부터는 점점 줄어드는 가로등 번호를 눈여겨보면서 '1번 가로등'이 나올 때까지 계속 '축구장'쪽으로 간다. 1번 가로등을 지나 길 따라 주차장을 통과해 쭉 가면 왼쪽에 '직동근린공원 안내도'가 나온다. 안내도를 끼고 왼쪽으로 오르막 포장도로를 걷는다. 오르막 끝에서 축구장을 왼쪽에 끼고 도는 느낌으로 포장된 길을 따라 가다가 '직동축구장' 돌 푯말이 있는 곳을 지나쳐 130m가량 걸어 올라간다. '주정차금지' 표지를 지나 포장도로 왼쪽으로 , 사패능선으로 들어서는 흙길이 보인다. 사패능선 초입~호암사(1.9㎞/40분) 사패능선 산책로로 접어든 다음부터는 넓게 나 있는 능선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으면 된다. 숲길을 걷기 시작한 지 10분이 채 안됐을 때 만나는 방공호가 있는 갈림길에서도 능선을 따라 직진한다. 산불감시탑을 지나 오르막을 따라 20분쯤 걸어가면 '원도봉 39-03'이라는 좌표 푯말과 이정표가 함께 있는 삼거리가 기다린다. '범골 입구' 이정표 방면인 왼쪽 계단으로 내려가 내리막을 180m 정도 내려가면 호암사 입구다. 호암사~중랑천 산책로(2.5㎞/40분) 호암사 입구를 지나 시멘트 포장된 길을 따라 내려간다. 900m 정도 내리막을 걸으면 오른쪽에 굴다리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굴다리를 통과한 후 큰길이 나올 때까지 15분 정도 직진한다. 신원아파트 102동이 정면에 보이는 큰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는다. 100m 정도 가면 나오는 사거리에서 왼쪽 '회룡로' 방면으로 길을 건너 회룡천 따라 조성된 산책로로 내려간다. 회룡천 산책로에서 길 따라 10분 정도 걸어가면 중랑천 산책로가 나온다. 중랑천 산책로~망월사역(1.8㎞/30분) 중랑천을 만나면 오른쪽으로 간다. 25분 정도 걷다 '월드메르디앙 한아름아파트' 부근 오른쪽 붉은 오르막길로 중랑천 산책로를 빠져나온다. '월드메르디앙 한아름아파트'와 '신일 유토빌' 사잇길을 따라 큰길로 5분 정도 걸으면 건너편이 망월사역이다. ●총거리·시간: 9.0㎞· 약 2시간35분 ●출발점: 1호선 의정부역 2번 출입구 ●종착점: 1호선 망월사역 ▶ 관련기사 ◀☞대전역에서 동학사까지… 107·102번☞비단·실크로드가 빚은 시간이 멈춘 물의 도시☞노송마저 넋 잃는 빼어난 암릉비경
음식 맛은 장맛! 장아찌 때문에 그 집 간다
  • 음식 맛은 장맛! 장아찌 때문에 그 집 간다
  • [조선일보 제공] 밑반찬 괜찮은 집이라고 찾아가도 가짓수만 많지, 맛이 예전같지 않은 집들이 적잖다. 장아찌에 정성을 들인다고 이름난 서울과 수도권 식당 다섯 곳을 소개한다. -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소문난 옛날 맛집' 저자 ●우리미|유기농 채소 쌈밥을 중심으로 한 한정식집이다. 경기도 반가음식의 전통을 이어 가벼우면서도 깊고, 돼지고기보쌈에 간장절임배추를 내놓는 등 창의적이기도 하다. 직영 농장에서 장을 담근다. 새콤달콤한 맛을 낸 간장에 갓, 양파, 고추를 넣고 삭힌 '갓피클'이 독특하다. 심심한 단기 숙성 장아찌인데, 유명 반가에서나 맛보던 장김치 같기도 하다. 밥그릇을 다 비우고도 젓가락이 갈 정도로 입맛을 당긴다. 주로 나오는 장아찌는 갓, 고추, 총각무, 새송이, 깻잎, 마늘종, 도토리묵 등이고 계절에 따라 추가되고 빠지기도 한다. 심심하며 재료의 때깔과 향이 잘 살아 있다. 특히 도토리묵장아찌는 매끌·꼬들한 식감에 도토리묵의 쌉싸래한 맛과 깊은 장맛이 어우러지는데, 산사에서도 잊혀져 가는 우리 장아찌를 되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우리랑 정식 8000원. 미랑 정식 2만5000원. 경기 성남시 분당 율동공원 후문 근처. (031)703-4747 ▲ 전남 담양‘전통식당’장아찌.●큰기와집|"음식 맛은 장맛"이라는 옛말이 장아찌가 있어 나왔다는 사실을 실현하고 있는 집이다. 도라지, 더덕, 두릅, 달래, 고추 등을 장에 넣어 장아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장에 그 재료들의 맛이 우러나오고, 그 장으로 음식의 간을 맞추면 맛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더덕장아찌가 든 고추장으로는 초고추장을 만들고, 도라지장아찌를 삭힌 간장은 불고기양념으로 쓰는 식이다. 요즘엔 방풍, 두릅, 달래, 청양고추 장아찌를 맛볼 수 있다. 첫 입에는 잘 삭은 간장 맛이 받고 약간의 달콤함에 이어 방풍의 씁쓰레한 맛, 달래의 향긋한 봄향내, 두릅의 화사한 나무순 내음, 청양고추의 톡 쏘는 매운 맛이 입안에 서서히 번져 후식까지 마치고도 오래도록 그 향이 남는다. 점심·저녁 2만2000원~7만원대까지. 저녁 국립민속박물관 옆 삼청동 가는 길에서 오른쪽 정독도서관쪽으로 100여 m. (02)722-9024 ●감로당|사찰음식을 내는 곳이다. 고운 연꽃 모양 그릇에 장아찌가 어울려 보이는 것은 의외로 여린 장아찌의 때깔 때문만은 아니다. 재료의 맛이 순하게 잘 살아 연꽃잎에 받칠 만하다. 장을 심심하게 하여 되도록 오래 두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산초, 오이, 새송이, 땅콩, 연근, 매실, 고추, 김 장아찌 등이 기본으로 나온다. 산초는 향이 워낙 강해 튈 수 있으므로 끓는 물을 부어 두어 시간 향을 순화시킨 후 장아찌를 담근다. 오이는 속을 파내 사각사각 씹는 맛이 좋으며 새송이도 무르지 않고 탱글탱글하다. 땅콩은 고소한 맛이 여전하며 연근은 생으로 씹는 느낌이다. 장아찌 맛이 순하니 장아찌비빔밥이 가능하다. 장아찌를 종류별로 조금씩 넣고 매실액으로 담근 고추장으로 양념하여 비비면, 입안에서 낱낱의 맛을 지닌 재료들이 서로 충돌하고 화합하면서 새로운 맛을 연출해낸다. 점심·저녁 2만3000~5만8000원(부가세 별도). 정독도서관 입구 왼쪽으로 난 골목길로 50m. (02)3210-3397 ●해궁막회|경북 포항 구룡포 사람이 올라와 하는 막회, 과메기, 문어, 고래고기 등을 내는 선술집이다. 서울에서는 맛보기 힘든 콩잎장아찌를 낸다. 대두(메주콩)의 잎으로 담그는 장아찌이다. 봄여름에는 푸른 콩잎을 된장에 삭히고 가을부터는 갈색으로 변한 '낙엽 콩잎'을 멸치젓국에 마늘, 파, 산초 등을 넣고 삭힌다. '낙엽 콩잎'은 억세므로 끓는 물에 데쳐 부드럽게 한 후 담근다. 콩잎은 풋내와 씁쓸한 맛이 나는데 된장과 멸치젓국이 이 맛을 순화시켜 독특한 향미를 끌어낸다. 특히 낙엽콩잎장아찌는 첫 입에 젓국 맛이 워낙 강해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으나 김 모락모락 오르는 밥 위에 한 잎씩 올려 먹으면 뒤에 받는 콩잎의 풋내와 씁쓸한 맛이 찝찌름한 젓국과 절묘하게 어우러짐을 느낄 수 있다. 막회 1접시 2만원, 물회 8000원, 곰치국 6000원, 생아구탕 7000원. 골목이 복잡해 찾기 쉽지 않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593-5. (02)309-0012 ●골목집|장아찌를 제대로 즐기려면 밥이 맛있어야 한다. 이 집은 손님이 주문을 하면 그 자리에서 조그만 밥솥으로 따끈따끈 밥을 지어준다. 전국에서 수배한 유명 산지의 깻잎, 고추, 양파장아찌를 곁들여 낸다. 밥맛을 해치지 않기 위해 심심하고 약한 장아찌 맛을 고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양파장아찌는 경남 창녕산을 쓰는데, 다른 지역의 양파보다 단단해 아삭아삭 씹는 느낌이 좋고 양파 특유의 단맛이 강해 간장 향과도 잘 어울린다. 강원 정선 콩으로 띄운 투박한 청국장도 별미인데 여기에 갓 지은 밥을 비비고 장아찌를 한쪽 올리면 시큼털털 고소한 청국장에 장아찌가 포인트로 작용해 맛을 더하게 된다. 청국장 5500원, 김치찌개 5000원, 소금구이 8000원.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동 세이브존 뒤 먹자골목에 있다. (032)329-2337 ●전통식당 장아찌 맛보려면|장아찌를 팔지는 않는다. 장아찌를 포함 40여 가지 음식이 나오는 한정식 2만원부터. 홍어삼합, 굴비장아찌 등이 추가되면 3만5000원까지 올라간다. 된장과 고추장을 파는데 올해 담근 된장은 이미 다 팔렸고 고추장(1㎏ 1만8000원·택배비 별도)만 조금 남았다. 전남 담양군 고읍리 688-1, (061)382-3111, 383-3777 ●그 밖의 먹거리|담양은 대나무의 고향. 송죽정(061-381-3291)은 대통에 다섯가지 곡물과 은행, 밤 등을 넣고 찐'대통밥'의 원조로 알려졌다. 담양은 떡갈비도 유명하다. 담양읍사무소 근처 덕인갈비(061-381-2194·1인분 1만9000원)와 신식당(061-382-9901·1인분 1만8000원)이 전문으로 한다. ●볼거리|대나무골 테마공원(061-383-9291·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아동 1000원)과 죽녹원(061-380-3244·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아동 500원)은 영화나 CF 배경으로 눈에 익은 곳. 24번 국도는 여름이면 메타세콰이어 나무 1300여 그루가 초록빛 터널을 이루는 모습이 장관. 지금은 잎이 지고 누런 가지만 남아 다소 스산하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가는 길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다 장성IC에서 빠져 나온다. 장성에서 담양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담양IC에 닿는다. 길이 막히지 않으면 4시간 정도 걸린다. 여행 문의 | 담양군문화관광과 (061) 380-3150, damyang.go.kr/tourism ▶ 관련기사 ◀☞국물에 잠긴 시원한 맛! 김치 때문에 이 집 간다☞궁극의 한 술을 위해… 밥 뜸들기만 기다렸다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빛깔 좋은 영양고추
  •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빛깔 좋은 영양고추
  • [조선일보 제공] 김치의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을 내는 고추. 고추는 경북 영양산을 최고로 친다. 이곳 고추는 껍질이 두꺼워 빻으면 가루가 많이 나고, 국물에 넣어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영양군에서 세운 '영양고추유통공사'에서는 영양고추만으로 만든 고춧가루를 '빛깔찬' 브랜드로 판매한다.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수확 당일 말리고 포장해 저온 저장한다. 태양초도 있고, 화건초도 있다. 태양초는 햇볕에 말리고, 화건초는 쪄서 말린다. 태양초는 꼭지가 노랗고 몸통이 맑고 투명한 붉은 색이다. 화건초는 꼭지가 초록색이고 탁한 붉은 색에 표면이 매끄럽지 않다. 태양초가 더 좋고 화건초가 덜 좋은 건 아니다. 태양초는 매운맛이 나고, 화건초는 단맛이 난다. 영양학적으로는 화건초가 더 우수하다. ● 고춧가루 사려면|영양고추유통공사(080-680-9704, www.yyrptc.or.kr, 경북 영양군 일월면 가곡리 162-1)에 알아보면 된다. 예약하면 공장 견학도 해준다. ● 가는 길|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나온다. 바로 우회전, 34번 국도를 탄다. 안동 시내를 지나 청송군 진보면 월전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영양이다. 4~5시간쯤 걸린다. ● 먹거리|영양한우도 유명하다. 영양군청 주변 '맘포식당'(054-683-2339) '실비식당'(054-683-2463) 등 고깃집 20여 곳이 몰렸다. 쇠고기 1인분(200g) 2만1000원. ● 볼거리|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정과 함께 '한국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서석지(瑞石池·영양군 입암면 연당리 394-1)가 아름답다. 영양군 문화관광과에 미리 전화하면 안내 해설해준다. 두들마을(017-533-8154·영양군 석보면 원리리·www.dudle.co.kr)은 재령 이씨 집성촌. 전통가옥 30여 채가 남아있다. 일월산 자생화공원(054-680-6318·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394-4)은 전국 최대 규모 야생화 공원. 검마산 자연휴양림(054-682-9009·www.huyang.go.kr·영양군 수비면 신원리 산26)은 금강송이 울창하다. 어른 1000원, 청소년(만 13~16세) 600원, 어린이(만7~12세) 300원. ●문의|영양군 문화관광과 (054) 680-6067, www.tour.yyg.go.kr ▶ 관련기사 ◀☞섭씨 2도에서 20일 익혀라…김치는 원래 과학이었다☞동서남북 달릴수록 겨울은 맛있게 익는다
때 묻지 않은 오지…단풍은 때를 만났네
  • 때 묻지 않은 오지…단풍은 때를 만났네
  • &nbsp;[경향닷컴 제공] 가지 말라고 했다. 행여 단풍을 보기 위해 쏟아야 하는 시간과 발품이 만만찮을 거라는 얘기다. 하지만 ‘단풍나무 숲’이라는 마을이름에 혹해 달려간 곳이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단임마을’. 꼭 단풍 때문만은 아니다. 관내 마을단위로는 유일하게 비포장길이 남아 있는 ‘마지막 오지’라는 말에 더 마음이 쏠렸다. 고봉준령이 병풍처럼 둘러친 마을은 계곡 끝자락에 터를 잡은 전형적인 오지. 정선사람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벽촌이다. 산자락에 포근히 안긴 마을은 몇해 전부터 자연휴식년제가 풀려 세상에 품을 열었다. 불현듯 일상을 떠나고 싶을 때 자연을 벗삼아 며칠 묵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단임마을은 진부와 정선 사이 오대천변 북동쪽에 터를 잡고 있다. 진부IC에서 정선 방향 59번 국도를 타고 간다. 오대천을 따라 이리저리 굽이치는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 만산홍엽으로 물든 강원도의 듬직한 산과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 물길이 한 몸처럼 어우러져 그림 같다. 단임(丹林)은 ‘단풍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안단임과 바깥단임, 웃단임으로 나뉘는 마을은 숙암교를 건너 좌측으로 난 외길을 따라간다. 숙암마을에서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계류를 낀 비포장도로가 마을입구까지 나 있다. 여기서 안단임 계룡잠까지는 3시간 거리. 해발 700m 고지에 자리하고 있지만 길은 완만하다. 걷는 길 내내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가 청량하다. 대여섯개의 산을 병풍처럼 두른 마을은 산자락 안쪽에 박혀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고깔 모양새다. 마을을 둘러친 산은 모두 1000m가 넘지만 박지산(1391m)과 갈미봉(1266m)을 제외하고는 이름도 못 얻었다고 하니 오지는 오지인가 보다. 우측 산자락에 멋스럽게 들어앉은 별장을 지나 몇걸음 더 옮기면 옛 북평초등학교 단임분교가 나온다. 1965년 8월에 문을 연 학교는 1989년에 폐교돼 ‘문학당’이란 간판을 걸고 있다. 건물 옆에는 산자락을 따라 벌통이 가지런히 늘어섰다. 학교와 마주한 토담집은 리영광씨의 집. 22살 때 북에서 내려온 귀순용사 1세대다. 자서전을 내고 방송을 타면서 ‘유명인사’가 된 리씨는 이곳의 청정자연에 반해 10년 넘게 약초를 캐고 산다. 마을입구에서 6㎞ 정도 오르면 길은 두 갈래. 왼쪽은 박지산을 잇는 안단임 계룡잠으로, 우측은 갈미봉 줄기를 따라 장재터로 이어진다. 초입에 성황당을 세운 이 길은 트레킹 코스로 제격. 울창한 숲과 기암, 계류의 청아한 물소리가 끝없이 이어진다. 그 길 끝에는 다향산방이 자리해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담긴 따뜻한 차 한잔을 맛볼 수 있다. 좌측 안단임 쪽으로 100여m를 지나면 자생초체험장. 통나무집이 들어선 이곳은 민박과 농촌체험을 겸할 수 있다. 마을이라고 해봐야 총 10여가구에 12명이 전부. 그것도 계곡과 계곡 사이에 드문드문 둥지를 틀어 얼굴 마주하기가 쉽지 않다. 길에서 만나는 다람쥐가 그래서 더욱 반갑다. 마을은 1960년대만 해도 80여가구가 살았던 화전민부락이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산림보호를 위해 화전을 짓지 못하자 하나둘씩 떠났다. 그러다보니 현재 남아 있는 주민은 절반 이상이 외지인이다. 고랭지채소와 약초, 산나물, 토종벌을 주수입원으로 소박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만 그만큼 사람 살기가 녹록지 않다. 마을을 관통하는 길은 비포장과 포장길이 뒤섞여 있다. 산자락을 따라 이리저리 휘어진 길은 계곡을 따라가고 또 가로질러 간다. 휴대전화도 당연히 먹통. 마치 세상과 절연한 듯한 느낌이다. 길가 산자락에 드문드문 들어선 너와집과 투방집도 정겹다. 옛 화전민의 흔적도 그대로 남아 있다. 길가 산비탈에는 작은 이끼폭포가 실타래 같은 물줄기를 끊임없이 쏟아낸다. 그 모양새가 앙증맞다. 규모가 크지 않아 훌쩍 지나쳐 버리기 삽상이다. 마을 앞산과 뒷산, 큰 산과 작은 산, 계곡에는 소나무와 잣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삼나무가 빽빽하다. 청정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까닭에 단풍의 때깔은 금세 물감을 칠해놓은 듯 선명하고 뚜렷하다. 마을이름이 괜한 겉치레는 아닌 듯싶다. 지난 6년간 일반인에 공개되지 않았던 마을은 무공해 산나물이 지천이고 계곡에는 열목어와 산천어, 토종메기, 가재가 뛰어 논다. 이 모두 마을주민의 자연보호 덕이다. 단임마을 토박이 김기용 이장(46)은 “마을자랑은 그저 때 묻지 않는 자연”이라며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도 좋지만 11월 중순부터 잎을 털어내기 시작하면 계곡과 길이 온통 오색융단을 깔아 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자연’을 그대로 내보이는, 추색에 젖은 마을은 가을햇살 아래 오색단풍이 유난히 빛난다. - 귀뜸 - ▲찾아가는 길:서울→영동고속도로→진부IC→6번 국도→59번 국도 정선방향→숙암면→숙암교 건너 좌회전→단임마을 ▲주변 볼거리:화암8경, 정암사, 정선5일장, 정선소금강, 화암국민관광지, 함백산, 아우라지, 항골계곡, 오장폭포, 구미정, 두위봉 등 ▲맛집:감자바우(곤드레나물밥, 033-562-5481), 대동식당(콧등치기국수, 033-563-1252), 두메산골(황기백숙, 033-563-5108), 용천횟집(송어회, 033-562-7501) 등 ▲축제:11월2일까지 남면 민둥산 일원에서 ‘민둥산 억새꽃축제’가 열린다. ▲숙박:용바위펜션(033-562-1783), 큰터잘방(033-563-3137), 해변언덕펜션(033-562-9002) 등 ▲문의: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8 ▶ 관련기사 ◀☞아찔한 초록… 꼿꼿한 금강송 숲☞''다홍빛'' 문수사, ''샛노란'' 부석사☞생강나무 ''울긋''…당단풍나무 ''불긋'' 화려함의 대표주자들
오! 눈부신 S라인…그대, 생명을 품었구나
  • 오! 눈부신 S라인…그대, 생명을 품었구나
  • ▲ 가을이 무르익는 이즈음 순천만(順天灣)은 화려한 ‘색잔치’로 외지인을 유혹한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잿빛 갯벌과 초록의 갈대, 붉은 칠면초가 어우러진 모습은 이맘 때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nbsp;[경향닷컴 제공] 순천만(順天灣). 지금 가면 화려한 ‘색잔치’를 볼 수 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가을하늘 아래 잿빛 갯벌과 그 위로 초록의 갈대가 한 줌 바람에 춤을 춘다. 제 몸을 빨갛게 물들인 칠면초는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유혹적이다. 겨울철새가 잊지 않고 찾아들기 시작하는 이 계절, 순천만의 아름다움이 풍성해지는 때다. 28일부터 열리는 람사르총회의 생태관광지 순방에 순천만이 포함됐다고 하니 이를 핑계 삼아 때를 맞춰 들러볼 만하다. 전라남도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낀 순천만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 2645만㎡(800만평)의 광활한 갯벌과 231만㎡(70만평)의 갈대밭이 장관이다. 게다가 연안습지 최초로 국제습지조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생태의 보고다. ▲ 와온포구 일몰 모습가을바람이 스산한 이즈음 순천만은 ‘다양한 자연’이 한데 어우러져 진풍경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눈이 즐겁다. 솜털 같은 꽃을 피우며 누렇게 제 몸색을 바꾸는 갈대와 붉은 칠면초, 잿빛 갯벌이 가을하늘 아래 화려하다. 그 모양새는 단풍과는 또 다른 감흥이다. 갯벌을 박차고 나온 짱뚱어와 뒤뚱거리는 농게, 고단한 날개를 접고 둥지를 튼 겨울철새…. 순천만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터전. 한 줌 갯바람에 파도처럼 넘실대는 초록물결, 사각거리는 갈대소리가 감미롭다. 칠면초는 7가지 색깔을 가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소금을 먹고 사는 1년생 염생식물이다. 봄과 여름에는 노랑과 초록색을 띠다 찬바람을 맞으면서부터 붉어진다. 10월 중순께 칠면초는 몸속에 잠재했던 모든 빛깔을 몸 밖으로 밀어내 단풍보다 더 붉은 빛으로 유혹한다. 순천만을 둘러보는 방법은 3가지. 뱃길과 용산전망대, 탐방로를 이용하면 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3가지 방법을 모두 경험해 보는 것이 좋다. 순천만을 대하는 감동이 저마다 색다르기 때문. 선상투어는 대대포구 선착장에서 출발해 별량 화포쪽으로 이어진 수로를 따라간다. 왕복 40분. 썰물 때 고스란히 드러나는 S자형 물길이 아름답다. 겨울철새 구경도 흥미롭다. 호주에서 시베리아로 날아가는 도요물떼새는 올해도 어김없이 쉬어가고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도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노랑부리백로, 황새, 재두루미,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저어새도 해마다 둥지를 튼다. 아치형 무진교를 건너면 탐방로. 1.2㎞ 길이의 탐방로는 드넓은 갈대밭을 가로질러 나무데크로 만들어졌다. 사람 키보다 웃자란 갈대밭과 물길을 따라 조성돼 걷는 길 내내 갯바람에 사각거리는 갈대소리가 싱그럽다. 농게와 칠게, 짱뚱어가 발아래 꿈틀거리는 모양새도 앙증맞다. 선착장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둑길을 따라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 순천만 탐방로순천만의 진면목은 용산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용산전망대는 탐방로 끝에서 산길을 따라간다. 용산은 용이 누워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그 옛날 용이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꿈틀거리는 모습을 본 아낙네가 산이 움직인다고 말하자 용이 그 자리에서 굳어 산이 돼 버렸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제법 가파른 계단을 따라 20여분 발품을 팔면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 S자형 물길이 어우러진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해질 무렵 풍광은 더욱 장관이다. 순천만의 칠면초 군락은 용산전망대 아래와 장산마을, 전망대가든 아래 등 모두 3곳. 이중 용산전망대 쪽이 가장 아름답다. 갈대밭 사이사이에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칠면초는 초록의 갈대, 잿빛 갯벌과 색상 대비를 이뤄 붉은 자태가 더욱 폼 난다. 순천만자연생태관 황선미 해설사는 “칠면초는 11월 초 첫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붉은빛을 잃지 않는다”며 “칠면초가 빛을 발하고 갈대가 갈옷으로 갈아 입을 즈음에는 겨울철새가 몰려들어 탐조여행을 나서 볼 만하다”고 말했다. 칠면초는 순천만을 찾는 흑두루미가 가장 먼저 내려앉는 곳. 갈대는 겨울철새에게 보금자리를 내주지만 칠면초는 먹이를 제공하기 때문. ‘기진개’라고도 불리는 칠면초는 봄에 새순을 뜯어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갈대와 칠면초가 크고 작은 원형 군락을 이룬 아름다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로 난 S자형 물길은 여인의 곡선처럼 아름답다. 순천만은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 일몰은 용산전망대와 해룡면 상내리 와온포구가 유명하고 일출은 학산리 화포마을이 장관이다. 해질 무렵, 석양에 물든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 칠면초는 보는 이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든다. - 귀뜸 -&nbsp;&nbsp;28일부터 갈대축제 열려요 ▲찾아가는 길:서울→호남고속도로 서순천IC→순천여상 앞 벌교 방향 2번 국도→월평표지판 보고 좌회전→대대동 입구→대대포구 ▲주변 볼거리:선암사, 송광사, 순천 드라마세트장,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낙안읍성민속마을, 고인돌공원, 순천왜성, 주암호, 기적의 도서관 등 ▲맛집:강변 장어구이집(장어, 061-742-4233), 대대선창집(짱뚱어탕, 061-741-3157), 갯마을가든(오리&장어, 061-741-3121), 순천만가든(짱뚱어탕, 061-741-4489), 대원식당(남도한정식, 061-744-3582), 수정식당(산채비빔밥, 061-753-7100), 낙안읍성 향토음식점(백반, 061-754-6912) 등 ▲축제 및 체험행사:순천만 일원에서는 10월28일~11월4일까지 갈대축제가 열린다. 낙안읍성민속마을(061-749-3347)에서는 짚물공예, 길쌈시연, 천연염색, 대장간, 한지공예 등 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고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061-749-4202)에서는 다도를 체험할 수 있다. ▲시티투어:순천시는 평일 1개 노선, 주말 2개 노선의 씨티투어버스를 운행한다. 제1코스는 순천역을 출발해 드라마촬영장(에덴의 동쪽), 선암사, 낙안읍성, 순천만을 둘러보고 제2코스는 순천역을 출발해 드라마촬영장(에덴의 동쪽), 송광사, 낙안읍성, 순천만을 둘러본다. 어른 4000원, 청소년 및 군인 3000원, 어린이 1500원. (061)749-3107 ▲숙박: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061-749-4202), 유심천스포츠관광호텔(061-755-5001), 하얏트모텔(061-755-2110), 낙안읍성 민박(061-754-3474) 등 ▲문의:순천시청 관광진흥과 (061)749-3328 - 산교육장 ‘순천만 자연 생태관’ 필수코스 -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주말을 활용한 생태관광객이라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순천만자연생태관에서 운영하는 생태환경교실에 참여하면 순천만 관람이 더욱 유익해진다. 대형 흑두루미 가족 조형물을 설치해 놓은 1층은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순천만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세미나실에서는 순천만 사계의 아름다움을 담은 영상물을 보여주고 자연생태해설사가 순천만의 자연이야기를 들려준다. 2층 전시실에서는 갯벌의 생성과정과 갯벌에 관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관람객이 실제 갯벌 위를 거니는 것처럼 꾸며진 것도 눈길을 끈다. 갯벌의 기능, 갈대이야기, 철새이야기 등과 관련된 모형 및 영상물을 통해 순천만의 자연생태를 공부할 수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의 필수 코스다. (061)749-3006 ▶ 관련기사 ◀☞도쿄 재래시장 탐방☞성벽 위에서 하늘을 만나다, 충북 청주 상당산성☞"홍콩, 할로윈의 마력에 빠지다"
만항재·두위봉·화절령…강원도 태백의 야생화 나무기행
  • 만항재·두위봉·화절령…강원도 태백의 야생화 나무기행
  • [조선일보 제공] ::: 땀 흘리지 않고 올라간다…해발 1300m의 꽃밭 '만항재' 강원도 정선 일대에 있는 고산화원(高山花園)에선 놀랄 일투성이다. 독특하고 신기하게 생긴 온갖 야생화들이 숲 곳곳에서 몸을 낮추고 우리를 당황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야생화 군락지가 있는 해발 1330m의 함백산 만항재, 해발 1465m의 두위봉(일명 두리봉), 강원도 정선 '화절령(花折嶺)' 일대에선 지금 가을 풀꽃이 절정. 이 곳에서 오리떼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복면을 쓴 자객처럼 보이는 꽃, 새순을 따서 나물로 먹기 좋다는 착한 야생화까지…, 각양각색의 가을 야생화들을 만나고 왔다. 야생화 풀밭 너머 병풍처럼 펼쳐진 높은 산등성이 그림자, 새파랗게 쏟아지는 가을 하늘은 '덤'. 10월초까지 끊임없이 피고 진다는 가을 야생화…, 그래도 꽃구경 가는 발걸음은 재촉하는 게 낫다. 2008년 9월의 눈부신 가을만큼은 지금이 마지막이니까. ▲ 개쑥부쟁이 꽃 무더기가 연보랏빛으로 폭발했다. 구름은 가을 하늘 아래 파도처럼 일렁인다. 강원도 정선 고한읍 함 백산 만항재, ?산상의 화 원3이라는 별명답게 70 여종의 야생화가 앞다투 어 피는 곳이다./조선영상미디어강원도 정선 고한읍 함백산 등산길은 '게으른 산행자'를 위한 최적의 코스. 우리나라에서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점이 바로 '만항재'다. 굳이 땀 흘려 등산할 필요 없이, 자동차를 끌고 올라갈 수 있다. 넓은 야생화 밭과 산책로, 울창한 소나무 숲이 가을 등산객을 기다린다. 자주꽃방망이·오리방풀·둥근이질풀·흰투구꽃 등 야생화만 70여 종. 그 중에서도 개쑥부쟁이 같은 연보랏빛 들국화는 지금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흔하다고 우스운가요? 보랏빛 미녀 개쑥부쟁이 본디 꽃은 길가, 낮은 땅의 풀숲에서 흔히 핀다. 햇빛이 넘치는 자리가 아니면 쉽게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빽빽하고 울창한 숲일수록 꽃을 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힘센 나무들이 앞다퉈 짙은 그늘을 만드는 곳에서 약한 꽃은 금세 도태되고 만다. 고산화원(高山花園)의 꽃들이 특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무성한 나무에도 기죽지 않는 악착같은 풀꽃들만 한 데 모여있다. 예쁜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체력까지 좋은 꽃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개쑥부쟁이는 이 중에서도 최고의 '건강 미녀' 야생화다. 우리나라 산과 들이라면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잘 자란다. 나무가 많은 울창한 숲, 고산지대에서도 개쑥부쟁이는 기가 죽는 법이 없다. 강원도 산간 도로 어디서든 빼곡하게 앞다투어 핀다. 가뭄에도 유독 강하다. 날이 가물고 건조해지면 개쑥부쟁이는 땡볕을 피해 줄기를 옆으로 퍼뜨려 자란다. 가을 내내 소담한 연보랏빛 꽃송이를 자랑할 수 있는 비결이다. 어느 모로 보나 잘난 꽃이 틀림없는데, 이름은 왜 그 모양일까. 쑥부쟁이 꽃 종류 중에서도 너무 흔해서 '개쑥부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꽃 입장에선 억울할 법도 하다. 이 녀석과 닮은 꽃으로는 쑥부쟁이와 까실쑥부쟁이, 나물로도 먹는다는 개미취가 있다. 하나같이 끈질긴 생명력을 무기로 가을 숲을 점령해버린 '연보랏빛 미녀 군단'이다. 새색시를 닮았네! 둥근이질풀 '새색시'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화사한 야생화. 과연 이름처럼 둥글고 아담한 분홍빛 꽃잎이 한복을 입고 시집 온 색시의 어깨를 연상시킨다. 참하게 생겼지만 역시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일단 체력 하나는 둘째 가라면 서럽다. 지리산·태백산 같은 높은 숲과 초원에서 무리지어 자라는 강한 고산지대 야생화. 쓰임새도 똑똑하다. '이질(痢疾)'에 약으로 쓰는 풀이라는 뜻으로 '둥근이질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야말로 어른들이 데려다가 며느리 삼고 싶어하는 성격을 지닌 꽃인 셈이다. 자객이 기다린다, 투구꽃 투구꽃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 야생화. 이름처럼 투구처럼 생겼다고 해서 투구꽃이다. &nbsp;정면에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진한 보랏빛의 투구 혹은 복면을 뒤집어 쓴 자객의 얼굴처럼 보인다. 강한 독이 든 뿌리는 '초오(草烏)'라는 이름의 극약으로도 쓰였다고. 생긴 것만큼이나 성격도 보통 아닌 꽃. 흰 투구꽃도 곳곳에 피어 있었다. &nbsp;낮게 피어 숨죽이고 있는 투구꽃을 모른 척하고 걸음을 옮겼다. 어째 등골까지 서늘한 기분…. 한데 가을 숲엔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 숨이 턱까지 차야 만날 수 있는 꽃들 땀 흘려 걷는 즐거움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함백산의 '만항재'보다는 '두위봉'이나 '화절령'에서 트레킹을 하면서 꽃구경을 하는 게 좋겠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매고 출발하자. 꽃이나 사람이나 끈질겨야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는 법이니까. ::: 고생 끝에 낙이 있다…'두위봉' 산행에 서툰 사람이라면 해발 1465m의 두위봉(일명 두리봉)을 올라가는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거친 돌과 자갈을 헤치고 올라가는 산길, 때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위봉은 산행의 즐거움을 경험하기엔 최적의 장소. 국내 최고령 나무로 알려진 1400살의 주목(朱木)도 이곳에 있다. ■ "여기 동물원이었어?"… '흰진범'&nbsp;▲ 오리 떼 가 조롱조롱 모여있는 것 같다. 흰진범반전은 두위봉에서 시작됐다. 주목 군락지까지 올라가는 가파른 산길, 숨소리가 절로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나무해설도감'과 '가을꽃 쉽게 찾기'를 쓴 나무연구가 윤주복씨가 "조금만 가시면 재미있는 오리 떼를 보실 수 있다"고 격려의 말을 건넸다. 엥, 오리 떼라고? 농담이라고만 생각했다. 10분 정도 더 걸어갔을까, 범상치 않게 생긴 흰 꽃 무더기가 보였다. "앗! 아까 저 꽃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죠?" "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죠?"흰 오리들이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 같은 야생화. 바로 '흰 진범'이다. 좀 더 걸어가니 이번엔 보랏빛 오리 떼를 닮은 꽃, '진범'도 한 가득 보였다. 이 초현실적인 생김새라니…! ■ 우주선처럼 붉은 나래회나무 열매&nbsp;▲ 우주선처럼 날개를 달고 있는 나래회나무 열매열매 한 번 기가 막히게 생겼다. 비즈 장식이 달린 붉은 등 같기도 하고, 새빨간 우주선 같기도 하다. 화려한 열매의 주인공은 나래회나무. &nbsp;열매는 자세히 보면 십자모양으로 생긴 네 장의 날개 아래에 동그란 씨앗이 다닥다닥 달린 모양이다. 대표적인 겉씨식물이다. 본래 마치 딱지를 볼록하게 접은 것처럼 맞붙어 있던 날개가 가을이 되면 이렇게 쫙 벌어져 우주선 형태로 변신한다. ■ 깨물어 먹는 즐거움… 개암나무&nbsp;▲ 개암나무 열매산행에 지쳐있을 무렵, 윤주복씨가 "선물"이라며 복주머니처럼 생긴 초록빛 열매를 내밀었다. 주름이 잡힌 겉 껍질을 파삭 소리가 나게 뜯자, 도토리 같은 단단한 열매가 나온다. "먹을 수 있다"는 설명에 이로 콱 깨물었다. 쪼개진 열매 속 하얀 속살이 오독오독 고소하게 씹힌다. 개암나무를 두고 전북에선 '깨금', 경상도에선 '깨암'이라고 불렀다고. 모두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옛날엔 개암 기름을 짜서 식용유로도 썼다. ■ 숲 속의 '스토커'… 멸가치 옷에 뭐가 자꾸 달라 붙는다. 초록색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작은 열매가 다닥다닥 옷 위에 붙어 있다. "아, 그건 멸가치라는 야생화의 열매예요. 대표적인 숲 속 식물인데, 열매 끝에서 끈끈한 액체가 나와서 사람이나 짐승 몸에 달라 붙죠." 이 녀석은 이렇게 다른 동물을 '스토킹' 하는 방식을 통해 숲 여기저기로 퍼져나가서 번식한다고. 꽃은 아주 작다. 눈곱처럼 작은 하얀 꽃잎이 동글동글 모여 있는 모양이다. ::: 꽃구경 하다 못 넘는 고개…'화절령' 이름 한 번 예쁘게 지었다. 정선 고한과 영월 상동을 잇는 '운탄길'(석탄 운반길)에 있는 해발 960m 고개 '화절령(花折嶺)'은 '꽃을 꺾는 고개'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화(花)'는 다름 아닌 진달래. 산골 아낙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지천으로 피어있는 진달래꽃을 뜯어 화전을 부쳐먹었다는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러나 이제 여기서 진달래꽃을 보긴 힘들다. 세월이 흐르고 고갯길 숲이 울창해지면서 진달래보다 튼튼하고 질긴 야생화들만 살아남았다. ■ 진달래 대신 먹는다… 예쁜 나물꽃 ▲ 조밥나물화절령엔 새순을 나물로 먹는 야생화 종류가 많다. 쇠서나물, 왕고들빼기, 참취…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쇠서나물은 깔깔하고 거친 털이 잔뜩 달린 잎이 특징. 소의 혀처럼 깔깔하다고 해서 '소의혀나물'이라고 부르던 것이 '쇠서나물'로 굳어졌단다. 민들레를 닮은 조밥나물과 흰 꽃잎의 왕고들빼기는 모두 줄기를 자르면 나오는 흰색 즙액이 특징. 역시 어린 새순을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한다. ■ 곤드레 만드레… 고려엉겅퀴 고려엉겅퀴는 보랏빛 꽃이 예쁜 야생화. 한데 우리에겐 '곤드레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하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전국에 분포하는 야생화, 어린 잎을 나물로 먹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곤드레밥'이 바로 이 꽃의 잎으로 만든 것이라고. ■ 나도 꽃… 수리취, 각시취&nbsp;▲ 복실복실한 총포가 예쁜 각시취뾰족뾰족한 꽃잎을 온 몸에 달고 있는 모양이 영 탐탁지 않다. &nbsp;꽃이라기엔 애매한 생김새, 그러나 '수리취'는 누가 뭐래도 버젓한 가을야생화다. 희고 도톰한 솜털이 달린 잎이 특징, 옛날 사람들은 이 잎을 잘 말려서 부싯돌과 비벼서 불을 내는 '부싯깃'으로 썼다고. 각시취도 곳곳에 피어있다. 동그랗고 복실복실한 자줏빛 솜방망이처럼 생겼다. 그 위로 가는 꽃잎이 터질듯 피어난다. ■ 흰 우산을 닮았네… 어수리&nbsp;▲ 레이스가 달린 흰 우산 같은 어수리.숲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 중에서도 유난히 이름을 헷갈리기 쉬운 꽃이다. &nbsp;궁궁이풀하고 몹시 닮았지만 이 녀석의 이름은 '어수리'. 오밀조밀 달린 꽃 끝에 조금 더 큰 꽃잎이 레이스처럼 한번 더 둘러 쳐져 있는 모양이 특징이다.
인제 ‘연화동계곡’ 꼭꼭 숨은 청정자연
  • 인제 ‘연화동계곡’ 꼭꼭 숨은 청정자연
  • [경향닷컴 제공] 연화동계곡은 강원도 인제군 서북쪽 끄트머리에 숨어 있다. 간성으로 이어지는 46번 국도를 따라간다. 백담사 입구를 지나 용대삼거리에서 진부령으로 향하는 이 길은 계류를 사이에 두고 백두대간 연봉이 굽이굽이 이어진 풍광이 그림 같다. 매봉산(해발 1271m) 품에 안긴 연화동계곡은 용대자연휴양림을 끼고 있다. 산동백이 마지막 꽃을 털어낸 이즈음 녹음이 들어앉은 나무마다 초록이 싱그럽다. 미시령터널이 뚫리면서 인적 또한 뜸해 청정자연 속에서 오롯이 하룻밤을 보내기에 딱 좋은 곳이다. ▲ 소(沼)와 작은 폭포가 끝없이 이어진 계곡은 산으로 치달을수록 물소리가 세차진다. 숲에 모습을 감춘 계곡은 수줍은 새색시처럼 쉽사리 자태를 드러내지 않는다.&nbsp;용대삼거리 좌측 용대교를 건너 진부령방향으로 3㎞쯤 가면 용대자연휴양림 표지판이 나온다. 왼쪽 연화교를 건너면 계곡 입구. 주차장 맞은편에 연화동전적비가 눈길을 끈다. 전적비는 1996년 북한 잠수함 침투사건 당시 이곳에서 전사한 3명의 국군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것. 계곡을 품고 있는 매봉산은 정상에서 설악산과 향로봉을 조망할 수 있는 육산이다. 산이 높아 골이 깊고 공기도 신선하다. 연화동은 연꽃이 물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계곡은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지만 금강산 자락에 속한다. 매봉이 칠절봉을 거쳐 향로봉으로 이어지는 금강산 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휴양림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 비포장 길이다. 계곡을 따라가는 길은 차가 다닐 정도로 넓고 평탄하고 완만하다.&nbsp;▲ 연화동전적비.좌측 산자락에는 잘생긴 소나무가 우뚝우뚝 들어섰다. 입구를 지나면 곧바로 오른쪽에 제1야영장이 계곡에 붙어 있다. 현재 정비 중이다.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몽골텐트촌과 오토캠핑장이 이어진다. 오토캠핑장은 계류를 건너간다. 캠핑장으로 들어서자 이미 서너 개의 텐트가 진을 치고 야영 중이다. 이곳 계곡은 폭이 넓어 물놀이하기에 좋다. 물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맑아 순간 빠져들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오토캠핑장을 나와 연화교를 건너면 산카페와 곰두리산장을 만난다. 모두 개인이 운영하는 시설물이다. 산카페 앞으로 돌탑을 세운 성황당이 앙증맞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로 치솟은 모습이 장쾌하다. 곰두리산장 앞에 이르자 순간 하늘이 열리고 시야가 확 트인다. 연화동계곡 중 가장 폭이 넓은 곳이다. 시멘트로 둑을 만들어 물을 모아 놨다. 한 야영객이 고무보트를 타고 한가로이 노를 젓고 있다. 그 모습이 짙푸른 계곡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 계곡 중 풍광이 가장 좋다는 제3야영장. 이른 새벽 이곳을 찾은 한 야영객이 간이의자에 앉아 경치를 만끽하고 있다.여기서 다리 하나를 더 건너면 좌측에 산림경영문화실과 산림문화휴양관이 들어서 있고 맞은편에 제2·3야영장을 만들어 놨다. 제3야영장은 계곡 야영장 중 풍치가 가장 좋은 곳. 이보다 더 좋은 곳도 많지만 그런 곳은 골이 깊어 내려가는 길이 만만찮다. 계곡은 우거진 숲에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늘마저 숲에 모습을 감추고 있다. 백두대간 종주 중 잠깐 짬을 내어 왔다는 전성진씨(39)는 “사람의 손때가 덜 묻어 한적하고 여유로운 것이 연화동계곡의 가장 큰 매력”이라며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면 다시 한번 찾을 생각”이라고 자랑한다. 제3야영장을 지나자 꽃길이 반긴다. 아카시아꽃이 마지막 꽃을 털어 길바닥을 수놓았다. 군락을 이룬 새하얀 박꽃(산동백)도 가지 끝에 매달려 가는 봄을 아쉬워한다. 이곳을 지나면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공터가 나온다. 찻길은 여기까지. 휴양림 입구에서부터 3㎞ 거리다. 차를 놓고 걸어서 간다. 정자를 조금 지나자 오른편 산비탈을 따라 벌통이 늘어서 있다. 토봉원이다. 계곡에서 연화민박을 운영하는 김군선씨(69)가 벌을 치고 있다. 10년 전 이곳에 들어와 토종닭을 팔다 토종꿀로 업종을 바꿨다. 토종꿀은 1년에 한번 10월을 전후해 거둬들인다고 한다. 벌초작업에 한창인 김씨는 “계곡과 매봉산에 야생화가 지천이라 꿀이 실하고 맛도 좋아 해마다 최상품을 건진다”며 “작년엔 비가 잦아 수확이 시원찮았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날씨가 좋은 편”이라며 내심 흐뭇해한다. 소(沼)와 작은 폭포가 번갈아 이어진 계곡은 산으로 오를수록 물소리가 세차진다. 사철 물이 마르지 않고 수량도 풍부하다. 매봉산과 칠절봉(해발 1172m) 자락에서 흘러내린 물이 이곳에서 합수해 흐르기 때문이다. 공터에서 1㎞쯤 가면 계곡 끝자락. 등산로 외에 더 이상 갈 길이 없다. 칠절봉을 지나 출입금지 지역인 향로봉 가는 길은 지뢰밭이다. 아쉬운 마음에 먼발치서 바라본 계곡은 바위 위로 부서지며 내뿜는 물보라와 청량한 물소리가 아련하다. 계곡만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면 매봉산 산행을 다녀올 만하다. 등산로는 산림경영문화실과 제4야영장 쪽에서 출발한다. 정상까지 편도 2시간30분 걸린다. 정상에 서면 설악산 영봉과 향로봉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돌아오는 길, 바위틈을 따라 말없이 흐르는 개울물을 보니 이내 상념에 잠긴다. 발밑으로 흐르는 청정수는 세상의 티끌까지 씻어주고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한줄기 바람에 세속의 찌든 때가 쓸려간다. ▲찾아가는 길:서울→양평·홍천→44번 국도→인제·원통 방향→한계 삼거리(민예관광단지)→46번국도 미시령방향→십이선녀탕 입구→백담사 입구→용대삼거리→좌측 진부령 방향 3㎞→용대자연휴양림 연화동계곡 ▲주변 볼거리:연화동계곡에서 진부령을 넘어가면 거진·화진포해수욕장까지 30분 정도 걸린다. 또 미시령터널을 거쳐 속초까지도 30분밖에 걸리지 않아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둘러볼 만하다. 이외에 백담사, 12선녀탕, 내린천, 대승폭포, 만해마을, 도적소폭포, 번지점프장, 장수대, 하늘벽 등 ▲맛집:인근에 지역특산물을 이용한 음식점 많다. 용바위식당(033-462-4080), 진부령식당(033-462-1877), 미식당(033-462-4860), 백담순두부(033-462-9395), 백담가든(033-462-3225) 등 ▲숙박:연화동계곡은 휴양림을 끼고 있어 산림문화휴양관을 비롯해 숲속의 집, 펜션, 민박, 야영장, 오토캠핑장 등 각종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단, 규모가 크지 않아 예약하는 것이 좋다. ▲문의:인제군청 문화관광과(033-460-2081), 휴양림 관리사무소(033-462-5031) - 예술혼 살아 숨쉬는 ‘창작 발전소’ - ▲ 내설악 한계리에 자리한 예술인 마을은 인제의 또 다른 명소. 예술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기 위해 역전 노장이 모인 창작발전소다.인제군 북면 한계1리에 자리한 ‘내설악 예술인 마을’은 말 그대로 예술인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지난해 10주년 기념 전시회를 열었으니 이곳에 터를 잡은 지도 벌써 11년째. 서양화가 강명순을 비롯해 김종상, 나정태, 강인석, 김정모 등이 주축이 돼 1997년 문을 열었다. 소설가 이외수도 화천으로 거처를 옮기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렀던 창립 멤버다. 명당산 자락의 품에 안긴 마을은 1만9834.8㎡(6000평) 규모. 최초 설립 당시 회원 1인당 991.74㎡(300평)씩 부지를 매입해 곳곳에 작업실을 만들었다. 현재 이곳에서 작품활동 중인 예술인은 20여명. 예술에 대한 마지막 열정을 불사르기 위해 모여든 역전 노장들이다. 서양화, 동양화, 서예, 도예, 조각, 목공예, 사진 등 분야도 제각각. 주민에게 강의와 소소한 체험거리를 제공해주고 인근 군부대를 찾아 예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마을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예촌갤러리. 토속음식점을 겸한 갤러리와 박성균바둑연구실이 아래위층으로 꾸며졌다. 회원의 작품감상은 물론 주방장의 맛깔스러운 손맛이 담긴 향토음식이 별미. 2층 바둑연구실에서 자연을 벗 삼아 두는 바둑은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언덕에 자리한 전통찻집 ‘화동골’도 예술적이다. 강인석씨가 운영하는 찻집은 각종 예술품을 감상하며 차를 즐기는 맛이 쏠쏠하다. 각자의 전공에 걸맞게 꾸며진 작업실도 볼거리. ‘예술’을 접하기에 딱 좋은 독특함이 번뜩이고 자연과 조화를 이룬 튀지 않는 소박함이 고향집을 찾은 듯 정겹다. 예술인 마을 김정모 총무는 “지난 10년은 예술활동을 펼치기 위한 터전을 마련하는데 시간을 보냈다면 앞으로는 주민과 관광객을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하루빨리 미술관이 건립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예술 장르가 한곳에서 소통하는 마을은 예술가의 삶터이자 창작발전소인 셈. 여름밤 별빛이 유독 아름답다. 어둠이 내리면 비 오듯 쏟아지는 별빛에 세상 시름이 녹아든다. (033)461-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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