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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약 개발 못하는 미 대형 제약사들
  •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미국 제약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생존전략 등 현황을 다룬 장문을 기사를 실었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제약회사의 연구원들이 획기적인 발견으로 회사 수익을 엄청 올리는 것을 상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은 제약회사 연구원들이 이러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십년간 제약회사의 수입과 이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약품의 생산은 실제로 지난 1996년 이래 감소해왔다. 글락소 웰컴과 스미스클라인 비컴의 최고경영자로 내정된 쟝 피에르 가르니에는 "우리의 파이프라인에는 충분한 만큼의 신약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저수익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다. 주가가 떨어져 인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체 연구소의 성과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영진들은 생명공학 기업들에 대한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그리고 약품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마케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약품을 계속 생산하기가 힘들다면 점점 더 마케팅에 의존하게 될 것이다. 마케팅은 리서치 투자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사실 제약업계의 핵심 비즈니스는 예상할 수 없는 값비싼 의약품 개발에서 마케팅으로 옮아가고 있다. 할리우드의 스튜디오가 자체 제작분을 줄이고 외주를 많이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할리우드의 핵심 비즈니스는 현재 제작이 아니라 마케팅과 배급이다. 그러나 마케팅 모델이 할리우드 영화사에는 맞는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제약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 거둘수록 소비자들은 광고에 쓰는 비용을 줄여 약품 값을 낮추라고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격 불평에 대한 제약업계의 반응은 약품 가격은 비용이 많이 드는 실패 위험이 높은 리서치 부분을 지원하기 위해 책정됐다는 것이다.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비용은 1990년 이래 3배나 증가, 264억 달러가 됐다. 판매량 증가 대비 리서치 비중은 어느 업종보다 높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과학자들보다는 판매직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7만명의 판매직원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한 해에 70억 달러. 제약업계의 마케팅 및 집행 비용은 보통 연구개발비의 2배가 넘는다. 화이자의 경우, 마케팅과 집행 비용이 비용의 39%를 차지한다. 연구개발 비용은 17%다. 가장 빨리 성장하는 비용 부문은 상업광고다. 1998년에 셰링 플로우는 알레르기 치료제인 클래리틴 한가지 약품에만 1억3600만 달러의 돈을 썼다. 코카콜라가 Coke에 쓰는 비용이나 앤 하우저 부시가 버드와이저에 쓰는 비용보다 많다. 그리고 셰링 플로우는 판매원이 개인적으로 의사를 만나는 비용으로 53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했다. 제약업계의 핵심 경쟁력은 신약 개발이 아니라 마케팅이다. 가르니에는 이를 무기경쟁과 같다고 말한다. 그는 "의약품 판매를 위한 더 효율적인 시스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 도발했을 때 과연 참을 수 있는가"라고 말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약품의 숫자는 1996년 53개에서 작년에는 35개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올 상반기에는 16개였다. 사실 제약업계의 두자리 숫자 성장은 상식이 돼 있다. 투자자들이 계속 그렇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제약업체 주가는 평균을 웃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게 만만치는 않다. 파머시아의 프레드 하산 회장은 "쉽게 승리하는 것이 매우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실패는 신약 생산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리서치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신약마다 3억~6억 달러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고 추정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업계로서는 신상품에 의존하기보다는 이미 팔리고 있는 의약품을 더 많이 사라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보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경우, 작년에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화이자는 올해 비아그라 광고에 젊은 커플을 등장시켰다. 2월의 한 광고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공식 스폰서"라고 비아그라를 지칭했다. 새로운 광고에서 발기부전에 대한 언급이 없었음에도 비아그라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실 클래리틴이 알레그라보다 성능이 더 낫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광고 덕분에 클래리틴 매출은 미국에서 알레그라보다 3배나 많은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광고를 산 뒤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지켜보라"는 것이다. 처방약에 대한 TV광고가 시작된 1993년 이래로 이 약품의 매출은 작년에 2배나 늘어난 1010억 달러를 기록했다. 건광관리 비용중 약품 비중은 1993년의 8%에서 1998년에는 11%로 증가했다. 그리고 제약업계는 생활과 관련된 약품 숫자를 늘리고 있다. 머크가 대머리 치료제를 만들고 있으며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는 여성 얼굴 털 제거제를 만들고 있다. 물론 마케팅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 제약업계는 합병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파머시아의 하산은 "업계가 통합되고 있는 한 가지 이유는 특허가 끝나 버린 뒤에 리서치만으로는 생산 하락을 막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르니에는 글락소와 스미스클라인의 합병에 숨겨진 가장 큰 이유도 생산 파이프라인 채우기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워너 램버트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도 마찬가지 이유라고 보고 있다.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합병에도 결점이 있다. 잉여 지원 영업부문 감축을 통해 몇년간은 이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리서치 생산성에는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많은 학자들과 컨설턴트들은 합병이 연구원의 창의성을 저해한다고 보고 있다. 화이자의 예를 들어보자. 워너 램버트 합병후 화이자의 올해 수입과 리서치 예산은 대략 310억 달러, 47억 달러로 추산된다. 워너 램버트의 잉여 부문 감축으로 2년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판매가 수익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두자리 숫자의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2003년까지 합병 회사는 매년 10억 달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3~4개의 신약을 내놓아야 한다. 화이자의 일부 특허기간이 끝나는 2007년까지 화이자는 매년 5~6개의 대박을 터뜨리는 신약을 출시해야 한다. 화이자의 자체 연구소는 지난 10년간 단지 7개의 신약을 내놓았으며, 그중 4개가 승인을 받았다. 워너 램버트는 6개였다. 두 회사의 신약은 한 해에 2개가 안된다. 47억 달러의 연구개발 투자비를 충당할 수 있는 연 10%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화이자의 연구원들은 10년안에 10년째 되는 해에 120억 달러의 새로운 수입을 낼 수 있는 신약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화이자의 대변인은 장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하고 있다. 신약 출시와 함께 구약 판매를 늘리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제약회사 경영진들은 5년 전 이뤄진 약품 점검 로봇 장비에 대한 투자 덕분에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로봇은 필요한 생물학적 행동을 수행하는 시간을 20분의1로 줄였다. 머크 리서치 연구소의 대표인 에드워드 스콜닉은 수년이 걸렸을 것을 2~3주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체에 흡수돼 통증을 주지 않는 약품을 조제하는 시간을 줄이지 못했다. 이 과정 단축은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대중화된 의약품이 많아지면서 서로 악영향을 주지 않는 조합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에 출시했다가 취소된 의약품은 다른 약품과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인간 유전자 지도의 해독으로 이 과정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게놈 전문가들은 유전자에 기반한 의약품 개발에는 적어도 5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 분야의 비효율성 때문에 많은 경영진들이 독립적인 회사를 사기 위해 돈을 쏟아붓거나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1999년에 전략적 연구 제휴에 들어간 비용은 1994년보다 3배나 증가한 53억 달러를 기록했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는 전략적 연구 제휴에 전체 리서치 예산의 30%를 쓰고 있다. 워너 램버트도 5년 전에는 공동 연구에 한 푼도 쓰지 않았지만 작년에는 예산의 25%를 투입했다. 점점 더 많은 대형 제약회사들이 생명공학 기업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그 가격이 치솟고 있다. 가르니에는 과거에는 우리가 유일한 회사였으나 지금은 누구나 같은 자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가 상승으로 인해 재정 여건이 호전된 생명공학 회사들은 잠재적인 베스트 의약품을 대형 제약회사에 건네기를 점점 더 꺼려하고 있다. 휴먼 게놈 사이언시스의 최고경영자인 윌리엄 해젤타인은 "우리는 대형 제약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서비스 산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0.07.06 I 김홍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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