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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리포트)CEO의 적정보수
  • [뉴욕=edaily 이의철특파원] CEO의 보수는 과연 어느 정도가 적정한 수준일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회사가 벌어들인 수익중 CEO의 기여분만큼이라고 보면 되겠지만 그 기여분을 평가해서 계량화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이런 논리에 따른다면 수익을 못낸 적자기업은 CEO가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회사에 돈을 갖다 바쳐야 하지만 이것도 상식과 다르다. CEO가 이익은 못냈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기틀을 닦았다든지, 기업문화를 정착시켰다든지 하는 긍정적인 공헌도 있을 수 있는 데 이 역시 "기업이 이익을 냈느냐"는 관점에선 정당한 평가를 받기 힘들다. CEO의 보수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값도 그렇다. 사람의 몸값에도 "수요와 공급"이란 경제학의 기본 법칙이 관통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지만 여기에다 개인의 특수성, 구성원들의 용인정도, 사회의 트렌드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 몸값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는 게 보통이다. CEO들의 몸값(보수)도 여기서 예외가 아닐 듯 싶다. 개인의 능력차이와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것이 자본주의의 핵심 개념이고 미국은 가장 발달된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미국사회는 기업 CEO의 고액연봉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관대하다.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과 CEO간의 연봉 격차가 한국이 10배 수준이라면 미국은 100배 수준이다. 미국 아이비리그(동부의 명문대) MBA를 졸업하고 월가에 첫 직장을 잡으면 받을 수 있는 연봉이 대략 10만달러 안팎이다(이것도 제조업체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이다. 제조업체 대졸 초임은 3만달러에서 3만5000천달러 수준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한참 잘 나갈땐 대형 투자은행의 이사급이면 1000만달러(연봉+인센티브, 한화 120억원)정도의 보수는 흔한 일이었다. 경영진들은 높은 보수를 받을 만큼 회사에 기여를 했고 따라서 기여한 만큼 받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시각이다. 그러나 "쌀독에서 인심난다"고 주식시장이 꺽이면서 미국 사회의 고액 연봉에 대한 용인의 정도도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주식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증권사 사장들의 연봉만은 고통 분담의 "무풍지대"로 남아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월가의 요즘 이슈는 "연봉을 얼마 만큼 더 받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고나 감원을 피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명 애널리스트들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미국 증권업협회(SIA)에 따르면 2000년 말 이후 월가에서는 전체 인력의 9.6%에 해당하는 7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특히 대형사일수록 감원폭이 커서 같은 기간 메릴린치는 28.9%의 인력을 줄였다. 반면 증권사 CEO들은 여전히 천문학적인 연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모건스탠리 CEO인 필립 퍼셀은 지난해 연봉과 상여금을 포함한 임금 패키지를 통해 총 1100만달러(한화 약 130억)을 벌었다. 모건스탠리가 특별히 많이 준 것도 아니다. 골드만삭스의 헨리 폴슨 사장은 1210만달러를 벌었고 리만브라더스의 리차드 펄드는 1250만달러를 가져갔다. 베어스턴스는 제임스 케인 사장에게 전년 대비 배 이상 늘어난 1960만달러의 연봉을 지급했다. 시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회장은 지난 해 주가하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금이나 주식 보너스를 한푼도 받지 않기로 했지만 올해는 이를 보상받고도 남을 정도로 많이 받는다. 시티 이사회는 이미 샌포드 웨일 회장에게 시가기준 올해에만 1790만달러의 현금및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샌포드 웨일은 지난 2001년에도 1700만달러의 수입을 얻었다. 일약 38세의 나이로 시티그룹에 스카웃돼 월가의 스타로 부상한 샐리 크로첵 살로만스미스바니(SSB)사장은 향후 2년간 총 2970만달러의 연봉을 받기로 했다. 크로첵은 시티그룹이 그룹 이미지 쇄신을 위해 최근 몇 달간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위급 간부 6명중 하나다. 시티그룹은 이밖에 버라이존 사장을 지낸 마이클 머신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는 2년 동안 1800만달러를 지급하고 네이션와이드보험에서 데려온 마이클 헬퍼 총지배인에게는 720만달러를 주기로 했다. 고액연봉에 대한 미국민들의 심기도 불편해지고 있다. 웰스 캐피털의 마이클 스테드는 "이 정도의 연봉이라면 시티에 투자하는 것보다 시티에 취직하는 게 낫겠다"고 비꼬았고 독립 투자회사인 키페브루엣&우즈의 마이크 코라사니티 리서치 이사는 "투자은행 CEO들은 상황이 좋을때는 이에 대한 인센티브로,상황이 안좋을 때는 그만큼 어려운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고액연봉을 지급한다고 스스로를 정당화한다"고 비난한다. 그렇다면 한국기업 CEO들의 연봉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진대제 전삼성전자 디지틀미디어부문 CEO가 연봉(40억원)과 스톡옵션(60억원) 등 모두 100억원대의 돈을 포기하고 장관직을 택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국내기업 CEO들의 몸값은 미국 기업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 삼성전자의 성과(지난해 7조5000억원의 순익)가 CEO 개인의 능력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며 반도체부문만 잘한다고 해서 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한국 기업문화가 CEO보수에 상당히 인색한 것은 사실이다.사실 스탠포드대학을 졸업하고 휴렛팩커드 IC랩과 IBM의 왓슨 연구소(미국 공대생들도 꿈꾸는 정통 엘리트코스다)를 거친 과학자 진대제가 그대로 미국에 머물렀더라면 적어도 보수 측면에선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 틀림없다.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외부환경 변화가 거세질수록 CEO가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커지게 마련이다.이에 비례해서 그 사회가 CEO의 보수를 용인하는 수준에도 변화가 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CEO에서 장관으로 변신한 진대제 정통부장관이 장남의 병역면제와 가족들의 영주권 보유 등으로 사퇴압력을 받고 있다고 한다.새삼 이를 자세히 거론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단지 진 장관 파동의 핵심은 "국가관"의 문제라는 점에서 진 장관에 대한 일부의 비난들은 고려의 가치가 없다.진 장관에 대한 비난의 본질은 대한민국 장관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이고 싶어했느냐"라는 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한 진 장관은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떳떳하다는 게 기자의 견해다.과학자 진대제가 전도양양한 IBM의 왓슨연구소에서 이름도 없는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이유가 "반도체로 일본을 이겨보고 싶다"는 충정에서였음을 감안한다면 진대제 장관의 "국가관"을 문제삼아 사퇴압력을 가하는 것은 넌센스다.영주권이니 주민등록이니 장남의 병역면제니 하는 것은 위법한 일도 아닐 뿐더러 곁가지일 뿐이다.형식논리에 매달려 그런 주장을 하는 교수님과 국회의원님들 100명과도 진대제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2003.03.10 I 이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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