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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아시안컵에서 이변 아닌 이변'' 연출 중인 동남아 4개국
  • [이데일리 김삼우기자] 지난 달 15일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2007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소 걱정스럽게 “인도네시아도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10주 정도 합숙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 같은 조에 속한 국가들에 대한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였다. ‘인도네시아가 조 약체로 꼽히기는 해도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때만 해도 베어벡 감독의 말을 귓전으로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도네시아 정도야’ 하는 생각이었다. . 하지만 베어벡 감독의 당시 이야기를 되새겨야 할 것 같다. 2007 아시안컵을 공동 개최하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국이 벌써 이변을 일으켰거나, 일으킬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4개국’ 열풍은 지난 7일 태국이 대회 개막전에서 중동의 난적 이라크와 1-1로 비기면서 불기 시작, 8일 베트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2-0으로 제압하면서 강도가 부쩍 높아졌다. 프랑스 출신의 명장 브루노 메추 감독이 이끄는 UAE는 중동 국가들이 겨루는 걸프컵에서 올해 정상을 차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혔었다. ▲만만해 보였다. 동남아 4개국은 개최국임에도 불구, 전통적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이 축을 이루는 동북아시아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중동세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도 태국이 122위, 베트남 142위, 인도네시아 143위, 말레이시아 149위 등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개국 가운데 밑에서 부터 1~4위다. 우승후보 5개국으로 꼽히는 일본(40위), 이란(47위), 호주(48위) 한국(51위) 사우디아라비아(62위)와는 차이가 크다. 호주의 축구전문 잡지 ‘포포투’가 아시안컵 특집을 다루면서 이들 4개국에 내린 평가도 혹독했다. '8강 진출 가능'이라고 예상한 국가가 없었다.  이 잡지는 태국에 대해 “홈팀은 항상 위험하지만 같은 조의 오만과 이라크를 제치고 호주에 이어 2위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고, 베트남은 ’8강 진출이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 경기를 갖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를 두고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폭우속에 치르지 않는한 8강 진출 가능성은 없다’고 했고,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 탈락을 면하기 위해 분투할 것’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첫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잡지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변만은 아니다. 동남아 4개국의 돌풍은 이미 감지됐다. 대회를 앞두고 가진 각종 평가전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태국은 올해 가진 4차례 A매치에서 2승1무패를 기록했다. 상대국도 간단치 않았다. 지난 5월 16일 중국을 1-0으로 꺾었고, 6월 6일에는 한국이 0-2로 패했던 네덜란드에 1-3으로 졌다. 또 중동의 카타르와는 6월 30일 0-0으로 비긴 뒤 지난 2일에는 2-0으로 이겼다. 이라크와 비긴 것을 두고 이변이라고만 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베트남은 지난 달 가진 두차례 A매치를 모두 이겼다. 지난 달 24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이끄는 자메이카(FIFA 랭킹 68위)를 3-0으로 대파했고, 30일에는 한국과 같은 조인 바레인과 치열한 공방전끝에 5-3으로 승리했다. 전적으로만 보면 UAE를 꺾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던 셈이다. 한국과 같은 조인 인도네시아도 상승세다. 지난 달 집중적으로 치른 4차례 A매치에서 3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1일 홍콩을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21일 역시 자메이카를 2-1로 눌렀고, 24일에 오만에 0-1로 패하긴 했지만 30일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FIFA 랭킹 138위)를 2-1로 눌렀다. 오만은 8일 호주를 거의 잡을뻔 하다 1-1로 비긴 팀이다. 베어벡 감독이 경계심을 드러낸 이유가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상대적으로 4개국 가운데 가장 처진다. 지난 달 18일 캄보디아를 6-0으로 대파했으나 캄보디아의 전력이 한수 아래이기 때문에 평가하기 힘들고 21일 UAE에 1-3, 28일 자메이카에 0-2로 패했다. 목타르 다하리, 소친온 등이 활약하며 한국과도 팽팽하게 맞섰던 70년 대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유가 있다. 이들의 약진에는 이유가 있다. 기후 잔디 등 홈의 이점도 있지만 대회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을 걸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1998년 동남아시아 타이거컵에서 팀을 사상 처음 결승에 올려 놓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알프레드 리에들 감독을 아시아컵 유치를 확정한 뒤 다시 불렀다. 리에들 감독은 지난 2004 아시안컵 예선때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한국을 1-0으로 제압, 코엘류 감독 조기 퇴진의 빌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감독이다. 인도네시아 또한 2004년 중국 대회에서 카타르를 2-1로 꺾고 아시안컵 출전 사상 첫 승을 일군 불가리아 출신의 이반 콜레프 감독을 다시 모셨다. 대회 개막 6개월을 남긴 시점이었다. 또 태국은 독일에서 2주, 말레이시아는 호주에서 3주 동안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남다른 준비를 해왔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는 것은 4개국의 공통점이다.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안았던 이점, 준비했던 내용과 비슷한 점이 많은 대목들이다. 당시 한국의 월드컵 4강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동남아 4개국 또한 그들로선 한국의 4강 신화에 못지않은 신화를 쓰기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한 상황이다. 지켜 볼 필요가 있다. ▶ 관련기사 ◀☞[자카르타 리포트 2] '그래도 한국 축구는 강하다'...인니 기자의 경외감☞[자카르타 리포트1신]'베어벡호, 출정의 닻을 올리다'☞[김삼우의 사커in] 외상 비행기 탄 1회 대회 선배는 아시안컵 안고 왔는데...
2007.07.09 I 김삼우 기자
동남아 4개국 '이변 아닌 이변 연출 중'
  • [포커스]동남아 4개국 '이변 아닌 이변 연출 중'
  • ▲ 2007 아시안컵대회에서 이변을 기대하는 태국 대표팀 [로이터/뉴시스][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지난 달 15일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2007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소 걱정스럽게 “인도네시아도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10주 정도 합숙훈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 같은 조에 속한 국가들에 대한 대비책을 묻는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였다. ‘인도네시아가 조 약체로 꼽히기는 해도 방심해서는 안된다’는 뜻이 담겨 있었다. 이때만 해도 베어벡 감독의 말을 귓전으로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인도네시아 정도야’ 하는 생각이었다. . 하지만 베어벡 감독의 당시 이야기를 되새겨야 할 것 같다. 2007 아시안컵을 공동 개최하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국이 벌써 이변을 일으켰거나, 일으킬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 4개국’ 열풍은 지난 7일 태국이 대회 개막전에서 중동의 난적 이라크와 1-1로 비기면서 불기 시작, 8일 베트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2-0으로 제압하면서 강도가 부쩍 높아졌다. 프랑스 출신의 명장 브루노 메추 감독이 이끄는 UAE는 중동 국가들이 겨루는 걸프컵에서 올해 정상을 차지,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꼽혔었다. ▲만만해 보였다. 동남아 4개국은 개최국임에도 불구, 전통적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이 축을 이루는 동북아시아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중동세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6월 랭킹도 태국이 122위, 베트남 142위, 인도네시아 143위, 말레이시아 149위 등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16개국 가운데 밑에서 부터 1~4위다. 우승후보 5개국으로 꼽히는 일본(40위), 이란(47위), 호주(48위) 한국(51위) 사우디아라비아(62위)와는 차이가 크다. 호주의 축구전문 잡지 ‘포포투’가 아시안컵 특집을 다루면서 이들 4개국에 내린 평가도 혹독했다. '8강 진출 가능'이라고 예상한 국가가 없었다.  이 잡지는 태국에 대해 “홈팀은 항상 위험하지만 같은 조의 오만과 이라크를 제치고 호주에 이어 2위를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고, 베트남은 ’8강 진출이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아직 경기를 갖지 않았지만 인도네시아를 두고는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폭우속에 치르지 않는한 8강 진출 가능성은 없다’고 했고, 말레이시아는 ‘조별리그 탈락을 면하기 위해 분투할 것’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첫 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잡지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변만은 아니다. 동남아 4개국의 돌풍은 이미 감지됐다. 대회를 앞두고 가진 각종 평가전에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태국은 올해 가진 4차례 A매치에서 2승1무패를 기록했다. 상대국도 간단치 않았다. 지난 5월 16일 중국을 1-0으로 꺾었고, 6월 6일에는 한국이 0-2로 패했던 네덜란드에 1-3으로 졌다. 또 중동의 카타르와는 6월 30일 0-0으로 비긴 뒤 지난 2일에는 2-0으로 이겼다. 이라크와 비긴 것을 두고 이변이라고만 할 수 없는 전력이었다. 베트남은 지난 달 가진 두차례 A매치를 모두 이겼다. 지난 달 24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명장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이 이끄는 자메이카(FIFA 랭킹 68위)를 3-0으로 대파했고, 30일에는 한국과 같은 조인 바레인과 치열한 공방전끝에 5-3으로 승리했다. 전적으로만 보면 UAE를 꺾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던 셈이다. 한국과 같은 조인 인도네시아도 상승세다. 지난 달 집중적으로 치른 4차례 A매치에서 3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1일 홍콩을 3-0으로 완파한 데 이어 21일 역시 자메이카를 2-1로 눌렀고, 24일에 오만에 0-1로 패하긴 했지만 30일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FIFA 랭킹 138위)를 2-1로 눌렀다. 오만은 8일 호주를 거의 잡을뻔 하다 1-1로 비긴 팀이다. 베어벡 감독이 경계심을 드러낸 이유가 있었다. 말레이시아는 상대적으로 4개국 가운데 가장 처진다. 지난 달 18일 캄보디아를 6-0으로 대파했으나 캄보디아의 전력이 한수 아래이기 때문에 평가하기 힘들고 21일 UAE에 1-3, 28일 자메이카에 0-2로 패했다. 목타르 다하리, 소친온 등이 활약하며 한국과도 팽팽하게 맞섰던 70년 대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유가 있다. 이들의 약진에는 이유가 있다. 기후 잔디 등 홈의 이점도 있지만 대회 개최국으로서 자존심을 걸고 철저하게 준비해 왔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1998년 동남아시아 타이거컵에서 팀을 사상 처음 결승에 올려 놓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알프레드 리에들 감독을 아시아컵 유치를 확정한 뒤 다시 불렀다. 리에들 감독은 지난 2004 아시안컵 예선때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한국을 1-0으로 제압, 코엘류 감독 조기 퇴진의 빌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감독이다. 인도네시아 또한 2004년 중국 대회에서 카타르를 2-1로 꺾고 아시안컵 출전 사상 첫 승을 일군 불가리아 출신의 이반 콜레프 감독을 다시 모셨다. 대회 개막 6개월을 남긴 시점이었다. 또 태국은 독일에서 2주, 말레이시아는 호주에서 3주 동안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남다른 준비를 해왔다.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는 것은 4개국의 공통점이다.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안았던 이점, 준비했던 내용과 비슷한 점이 많은 대목들이다. 당시 한국의 월드컵 4강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동남아 4개국 또한 그들로선 한국의 4강 신화에 못지않은 신화를 쓰기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한 상황이다. 지켜 볼 필요가 있다. ▶ 관련기사 ◀☞[자카르타 리포트 2] '그래도 한국 축구는 강하다'...인니 기자의 경외감☞[자카르타 리포트1신]'베어벡호, 출정의 닻을 올리다'☞[김삼우의 사커in] 외상 비행기 탄 1회 대회 선배는 아시안컵 안고 왔는데...
2007.07.09 I 김삼우 기자
  • 한국형 이지스함을 만든 현대중공업 기술자들
  • [조선일보 제공] 지난 5월 25일 진수한 첫 번째 국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아직 도크(dock·배를 건조하거나 수리하기 위해 물을 넣거나 뺄 수 있는 시설) 안에 있었다. 그것도 주요 장비가 들어갈 자리는 뻥 뚫린 채 비어 있거나 비닐로 덮여 있는 가운데 수십 명이 선체 곳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아니 대통령까지 참석해서 화려한 진수식을 했는데 아직 완성이 안 됐단 말인가? “배가 지상에 있을 때와 물 위에 있을 때 받는 압력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지스함은 워낙 정밀함을 요구하는 배이기 때문에 그 차이를 감안해 주요 장비는 진수한 뒤에 장착하지요. 보통 상선은 진수한 뒤 한 달 정도면 마무리 작업이 끝나는 반면 이지스함은 반년 가까이 걸려야 완성됩니다.” 이지스함 건조 총책임자인 울산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문 하용헌 전무는 “마무리 작업이 끝난 뒤에도 선체를 이지스 시스템 개발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넘겨 42주간 실전 테스트를 하고 해군에는 내년 12월에 인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의 크기도 배수량 1만t 정도로 최대 7만t에 달하던 2차 대전 때의 전함에 비해 작고 미국의 이지스 시스템을 수입해서 탑재하는 것뿐인데 제작과정이 왜 그렇게 복잡할까? “상선이 덤프트럭이라면 전투함은 세단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지스 전함은 그 중에서도 첨단장비가 들어간 최고급 세단이지요. 이지스 시스템을 아무 배에나 얹는다고 작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CDMA칩은 외국 것이지만 그것을 상용화해서 얇은 휴대전화를 만드는 데는 또 다른 독자적 기술력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지스함 설계책임자인 김정환 상무는 “선체 설계를 잘해야 다양한 무기의 복합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배의 생존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김 상무는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77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 지금까지 줄곧 군함 설계에 종사한 베테랑. 그는 경기고 2학년 때 해군사관학교에 견학을 갔다가 한 생도가 “우리나라 군함은 2차 대전 때 미군이 쓰다 넘긴 고물함정뿐”이라며 “여러분 중 누군가 꼭 국산 군함을 만들어달라”고 한 말이 계기가 돼 조선공학을 전공으로 택하게 됐다. 그 생도의 말대로 그는 1980년 진수한 한국 해군 최초의 호위함인 울산함 개발에 참여했다. 그는 “울산함이 출항했을 때는 제대로 속도가 날까, 파도에 배가 넘어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는데 20여년이 지난 지금 꿈의 군함이라는 이지스함을 직접 설계하고 최첨단 스텔스 기술을 논하게 됐다”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적이 감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스텔스 설계기술은 배의 생존성을 좌우한다. 적이 쏘아 보내는 레이더 전파를 하늘과 바다 방향으로 반사시키고 특수도료를 발라 반사돼 돌아가는 레이더 전파를 최소화하는 것이 레이더 스텔스 기술의 기본 개념. 레이더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면 실제 전함의 크기보다 작은 배로 인식되거나 아예 포착되지 않는다. 세종대왕함의 레이더 스텔스 설계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포항공대의 전자파 전문가들과 미국의 JJMA 같은 전문 용역기관의 자문을 통해 이루어졌다. 또 적의 미사일이 적외선으로 전함을 탐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스텔스 기술. 세종대왕함은 엔진에서 나오는 열을 물과 공기로 식혀 주변과 동일한 온도로 배기가스를 배출하도록 설계됐다. 또 미사일이 다가오는 것이 감지되면 즉시 배 구석구석에 달려 있는 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물을 뿌려 열을 식혀주는 장치도 달았다. 조종실이나 무기 탑재 공간을 보호하기 위해선 가벼우면서도 방탄 성능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해야 했다. 박상철 선체설계부장은 “실탄을 직접 쏴 실험하면서 필요수준에 맞게 소재를 맞춰 나갔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공동개발한 새로운 특수강은 초기엔 가공 노하우가 없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왕병철 생산부장은 “새 특수강의 자력이 강해 용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사내 연구소와 공동작업을 해 겨우 해결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적의 미사일과 어뢰에 피격될 경우에도 가라앉지 않고 반격할 수 있는 선체구조를 설계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도 했다. 보통 큰 배는 일부가 파손되어도 배 전체에 물이 차 가라앉지 않도록 여러 개의 격벽으로 구획을 나눈다. 격벽이 많을수록 안전하지만 선체가 무거워지고 탑재공간이 줄어들어 필요에 맞는 적절한 설계가 필요하다. ‘세종대왕함’은 적의 미사일이나 어뢰를 2~3발 맞아도 가라앉지 않고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뮬레이션 실험을 통해 미사일이 선체에 명중돼 내부에서 폭발할 경우 몇 개의 격벽에 의해 충격을 흡수하고 나머지 공간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함 내에 장착되는 미사일 발사대는 일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동시에 외부 충격에도 미사일이 손상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했다. 이런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설계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 초기에 록히드마틴사는 일본이 이지스함을 만들 때 그랬던 것처럼 미국의 설계도를 구입할 것을 요청했다. 스페인과 노르웨이가 이지스함을 자체 설계하면서 자주 설계를 변경하고 건조능력 부족으로 3~5년씩 사업이 연장돼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록히드마틴은 “이지스 시스템은 선체와 조화를 잘 이루어야 하므로 이미 수십 척을 건조한 미국의 검증된 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1500명의 최정예 설계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1위의 조선회사로서 충분히 직접 설계를 통해 건조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결국 그 주장이 해군에 받아들여져 약 100억원의 설계도 비용을 절약하고 한국의 기술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 김 상무는 “미국의 설계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것은 자존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술적으로 낙후된 설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배가 여러 척 나온 설계라면 설계시점이 10년 가까이 됐을 것이므로 낡은 기술에 기반한 설계라는 것이다. 배의 기본적인 설계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이지스함에 들어가는 여러 무기가 서로 호환하며 기능하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지스함의 레이더 시스템과 일부 무기는 미국산이지만 무기의 3분의 1은 국산이고 3분의 1은 유럽산이다. 이 무기들은 주고받는 명령이 서로 달라 조화롭게 운영되기 위해선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설계팀은 장비 공급업체들을 수없이 오가며 조율해야 했다. 무엇보다 이지스 레이더 타워를 선체에 탑재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 수백 킬로미터까지 표적을 추적하는 이지스 시스템에서는 작은 오차가 표적 근처에서는 수백 미터의 오차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민우 생산담당 상무는 “165m 크기의 배에서 120개의 블록을 쌓으면서 1㎜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고 정밀하게 레이더를 장착해야만 하는 고난도의 작업이었다”며 “우리 직원이 목수가 나무 다루듯이 철을 다룬다고 해서 ‘철목’이라 불리지만 이런 작업은 난생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업체는 자신들도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고 다시 했다고 겁을 주며 장착기술을 구매하라고 했다. 여기에서도 현대중공업 특유의 ‘해봤어?’ 정신이 발휘됐다. 직접 기술개발을 하면 약 1000만달러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으므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4개월간 연구를 했다. 새로운 장비를 만들고 정밀측정을 위해 야간에 작업을 했다. 소음이 있으면 계측기에 영향을 미쳐 정밀측정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였다. 김 상무는 “결국 미국보다 훨씬 깔끔하게 장착해 기술을 미국으로 역수출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지스함에는 장치가 많아 파이프와 케이블도 기존 전함의 2배 이상 빽빽하게 들어가므로 오차 없는 작업이 필요했다. 보통 큰 배의 경우 진수한 뒤에 잘못된 배관 수정물량이 한 트럭분 가까이 나오지만 이번에는 3차원 설계를 바탕으로 정밀작업을 한 결과 수정물량이 거의 없었다. 직접 설계를 했음에도 건조 속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빨랐다. 미국이 이지스함을 65개월 만에 만든 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49개월 만에 건조를 마치는 셈이다. 이렇게 빨리 건조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인 특유의 근면성이 작용했다. 현대중공업의 기술진이 미국에서 기술협의를 하다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생겼을 때도 처리하는 방식부터 남달랐다. 회의가 끝나자마자 한국에 이메일을 보내 문제 제기를 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자료를 찾고 연구해서 답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회의 때 답을 가지고 나가면 미국 측은 “다른 나라의 경우 돌아가서 답을 하겠다고 하고 한 달 후에나 해답이 온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지스함 제작과정에서 한국의 전함 제작 기술이 크게 높아졌다. 자체 연구로 해결이 되지 않는 부분은 수시로 기술진을 미국에 보내 기술을 얻어냈다. 이지스함 건조 이후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원들은 “주문만 있으면 이제 항공모함도 만들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전함 수출을 위한 국제적 공신력도 크게 높아졌다. 록히드마틴에서 한국형 이지스함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데이비드 루타 이사는 “제작기간을 단축한 한국 조선산업의 기술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제3국의 이지스함 건조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지스함을 만든 이들에게는 어떤 보상이 돌아갔을까? 설계·제작 책임자의 국가 포상은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많은 사업장의 임원은 포상할 수 없다’는 산업안전법 규정에 따라 취소됐다. 그들도 산업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칠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기준이 근로자가 2만5000명인 사업장과 10여명인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은 납득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전체로 봤을 때도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다. 조선 경기가 좋아 올해 1조5000억원 순이익을 내다보지만 군함 제작부서인 특수선사업부는 몇 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 전무는 “방위산업이 국가적 사업인 데다 회사 이미지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그 동안 버텨왔지만 완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뀌고 난 뒤로 출혈이 더 커지고 있다”며 “시설투자와 전문인력 유지가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시설을 놀릴 수 없어 저가입찰을 하게 되는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수출물량을 확보해 시설유지를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미국은 창이 1㎝라도 길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생산시설 유지에 필요한 기본 비용이라도 보장해줘야 전문인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위사업청이 생기면서 지원시스템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군함의 시운전 때 대함·대공 표적 지원이 과거에는 해군을 통해 바로 가능했지만 이젠 방위사업청을 거치게 되면서 서로 업무를 미루는 관료주의의 병폐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곳곳에는 ‘우리가 잘되는 것이 나라가 잘되는 것이며, 나라가 잘되는 것이 우리가 잘될 수 있는 길이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그들의 믿음에 국가의 안보가 달려 있다. 중국도 이지스함과 유사한 레이더시스템 개발 이지스함은 미국의 록히드마틴사가 만든 함대방공용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함정을 말한다. 이지스 시스템은 최대 1000㎞ 안에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탐색할 수 있으며 그것을 추적해 파괴하는 전 과정을 자동화한 종합무기체계이다. 이지스 시스템은 미국·일본·스페인·노르웨이·한국 5개 나라에서 총 107대의 함정에 장착됐다. 이지스와 유사한 레이더 시스템으로는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주로 사용되는 에이팔(APAR)시스템이 있다. 에이팔은 미국의 이지스보다는 못하지만 최대 150㎞ 안에 있는 항공기와 미사일을 탐색할 수 있으며 16개 표적을 동시추적하여 함대공 미사일 32발을 유도할 수 있다. 중국도 함대방공 능력을 가진 란저우급 구축함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과 마찬가지로 목표물의 탐색과 추적, 미사일 유도가 가능한 4면 고정형 레이더가 장착돼 있고 수직발사형 대공미사일 48발을 탑재했다. 하지만 실제적인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수년간의 시험운행과 소프트웨어 개선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룡 이연걸 유덕화, 베이징 올림픽 개막행사 눈독
  • [차이나 Now!]성룡 이연걸 유덕화, 베이징 올림픽 개막행사 눈독
  • ▲ 성룡과 이연걸. 최근 장학우의 성화주자 선정에 자극을 받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행사 참가를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중국)=이데일리 정유미 통신원] 성룡, 이연걸, 유덕화, 주걸륜. 쟁쟁한 명성을 지닌 중화권의 톱스타들이 베이징 올림픽 행사 참가하기 위해 몸이 달았다. 이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 아이템으로 들어갈 것이 확실한 중국 전통 무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이들 중화권 톱스타들이 이렇게 개막식 공연에 참가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얼마전 발표된 성화 봉송 주자에 연예계 스타로는 장학우만 유일하게 선발됐기 때문이다. ◇'홍콩 4대천황' 장학우, 연예계 스타로는 유일하게 성화 주자로 선발 '홍콩 4대천황' 중 한 명으로 일명 '노래의 신'이라 불리는 가수 장학우(장쉐유)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화권 연예인 중에서 유일하게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됐다.  ▲ 베이징 올림픽 성화 주자로 연예계 스타 중에 유일하게 선발된 장학우가 성화봉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학우는 2008년 5월 2일 성화를 들고 약 200m를 뛰어 다음 주자에게 전해주게 된다. 장학우는 지난 4일 베이징 올림픽 위원회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쁨과 함께 떨리는 심정을 한껏 드러냈다. 장학우는 기자회견장에서 처음 성화봉을 손에 쥔 뒤, "몹시 긴장된다. 성화봉이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너무 가볍다. 이렇게 중요한 것이 떨어지면 큰일인데…"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학우는 7월10일 46세 생일을 맞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경사를 맞아 일생 중 가장 뜻깊은 생일을 보내게 됐다. 이처럼 장학우의 성화 주자 선정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적인 지명도나 인기에서 그에 뒤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중화권 스타들은 자존심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비록 성화 봉송 주자의 꿈은 물 건너갔지만 스타들이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개막식 행사 참가다. ◇"개막식서 중국 알리는데 전통무술이 최고, 그 주인공은 바로 나" 베이징 올림픽 개막 행사 연출은 영화감독 장예모(장이머우)가 맡기로 내정돼 있다. ▲ 주걸륜장학우와 함께 '4대천황'의 한 명인 유덕화(류더화)를 비롯해 성룡(청룽), 이연걸(리롄제), 주걸륜(저우제륜) 등 쟁쟁한 중화 스타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만방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식 행사는 올림픽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TV를 통해 시청한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우슈와 같은 전통 무술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성룡, 이연걸 등 이른바 쿵푸 스타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무술 스타는 아니지만 '중화권의 소천황'으로 불리는 가수 주걸륜 역시 최대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걸륜은 유명한 '쿵푸광'으로서 이미 몇몇 노래에서 쿵푸를 접목시킨 무대를 선보였는데, 그 역시 개막식에서 중국 전통무술을 선보이는 주인공으로 나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고 있다. 장학우에 이어 올림픽 참가 영광을 얻는 스타는 누가 될지 중화권 연예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관련기사 ◀☞[차이나 Now!]'남편이 너무해'...왕페이 베이징 올림픽 주제곡 거절 속사정☞[차이나 Now!]중국 연예계 마약 파문...블랙리스트까지 등장☞[차이나 Now!]'찍히면 죽는다', 톱스타도 꼼짝 못하는 CCTV 파워 ▶ 주요기사 ◀☞'금나라 새 여친은 수영'...'쩐의 전쟁' 번외편 여주인공은 김옥빈 ☞올 여름 극장가 공포물, 트렌드 없는 게 '트렌드'☞세븐 日 투어...3개 도시 4회공연 3만여명 모으며 마무리
2007.07.08 I 김재범 기자
올림픽 개막식 무술 행사...성룡 이연걸 눈독
  • [차이나 Now!]올림픽 개막식 무술 행사...성룡 이연걸 눈독
  • ▲ 성룡과 이연걸. 최근 장학우의 성화주자 선정에 자극을 받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행사 참가를 강력히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중국)=이데일리 SPN 정유미 통신원]성룡, 이연걸, 유덕화, 주걸륜. 쟁쟁한 명성을 지닌 중화권의 톱스타들이 베이징 올림픽 행사 참가하기 위해 몸이 달았다. 이들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공연 아이템으로 들어갈 것이 확실한 중국 전통 무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뛰고 있다. 이들 중화권 톱스타들이 이렇게 개막식 공연에 참가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얼마전 발표된 성화 봉송 주자에 연예계 스타로는 장학우만 유일하게 선발됐기 때문이다.◇'홍콩 4대천황' 장학우, 연예계 스타로는 유일하게 성화 주자로 선발'홍콩 4대천황' 중 한 명으로 일명 '노래의 신'이라 불리는 가수 장학우(장쉐유)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화권 연예인 중에서 유일하게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됐다.  ▲ 베이징 올림픽 성화 주자로 연예계 스타 중에 유일하게 선발된 장학우가 성화봉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장학우는 2008년 5월 2일 성화를 들고 약 200m를 뛰어 다음 주자에게 전해주게 된다. 장학우는 지난 4일 베이징 올림픽 위원회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쁨과 함께 떨리는 심정을 한껏 드러냈다.  장학우는 기자회견장에서 처음 성화봉을 손에 쥔 뒤, "몹시 긴장된다. 성화봉이 금속으로 만들어졌는데 너무 가볍다. 이렇게 중요한 것이 떨어지면 큰일인데…"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학우는 7월10일 46세 생일을 맞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경사를 맞아 일생 중 가장 뜻깊은 생일을 보내게 됐다. 이처럼 장학우의 성화 주자 선정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적인 지명도나 인기에서 그에 뒤질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중화권 스타들은 자존심에 적지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비록 성화 봉송 주자의 꿈은 물 건너갔지만 스타들이 여전히 기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개막식 행사 참가다. ◇"개막식서 중국 알리는데 전통무술이 최고, 그 주인공은 바로 나"베이징 올림픽 개막 행사 연출은 영화감독 장예모(장이머우)가 맡기로 내정돼 있다. ▲ 주걸륜장학우와 함께 '4대천황'의 한 명인 유덕화(류더화)를 비롯해 성룡(청룽), 이연걸(리롄제), 주걸륜(저우제륜) 등 쟁쟁한 중화 스타들은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만방으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막식 행사는 올림픽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TV를 통해 시청한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우슈와 같은 전통 무술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성룡, 이연걸 등 이른바 쿵푸 스타들이 노리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무술 스타는 아니지만 '중화권의 소천황'으로 불리는 가수 주걸륜 역시 최대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걸륜은 유명한 '쿵푸광'으로서 이미 몇몇 노래에서 쿵푸를 접목시킨 무대를 선보였는데, 그 역시 개막식에서 중국 전통무술을 선보이는 주인공으로 나서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고 있다. 장학우에 이어 올림픽 참가 영광을 얻는 스타는 누가 될지 중화권 연예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관련기사 ◀☞[차이나 Now!]베이징 올림픽 주제곡 사양, 왕페이의 속사정?☞[차이나 Now!]중국 연예계 마약 파문...블랙리스트까지 등장☞[차이나 Now!]'찍히면 죽는다', 톱스타도 꼼짝 못하는 CCTV 파워  ▶ 주요기사 ◀☞'금나라 새 여친은 수영'...'쩐의 전쟁' 번외편 김옥빈이 여주인공 ☞'해부학 교실'...뻔한 학교괴담도 공들이면 다르다☞세븐 6번째 日싱글 '아리노마마'...7일 인기순위 7위
2007.07.08 I 정유미 기자
김창록 vs 양천식, 자존심 대결 3R 주목
  • 김창록 vs 양천식, 자존심 대결 3R 주목
  •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와 양천식 수출입은행장 간의 자존심 대결 3라운드가 곧 열린다. 대결무대는 기자회견이나 성명서가 아닌 고위급 간담회. 재정경제부는 6일 발표한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에서, 산은과 수은의 업무영역 조정을 위한 양 기관 고위급간 정기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산은과 수은의 업무영역을 사전에 일률적으로 규정할 경우, 급변하는 대외금융 환경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구체적인 역할 조정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재경부는 다만 "수은은 정책자금 등의 활용을 통해 보다 정책적 조건에서, 산은은 상업적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라"는 원칙만 제시했다. 갈등이 예상되는 구체적인 업무영역 조정은 산업은행 총재와 수출입은행장이 각자의 논리로 다툼을 해결하라는 것. 김창록 총재와 양천식 은행장은 이미 국책은행 기능 재편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적이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김 총재였다. ▲ 김창록 총재 김 총재는 지난해 5월 '베이징 선언'을 통해 해외 진출 기업들에 대한 해외 투자와 사업자금 지원,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 금융지원 등 수출입은행의 고유 영역에 대한 진출 의사를 밝혔다. 또 중국 지린성(吉林省)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지점 확대 진출 의사를 밝히면서 수은과 갈등을 빚었다. 이에 맞서 양 행장은 지난해 9월 취임식에서 "수출입은행의 설립목적은 수은법에 있고 법에서 규정한 목적과 임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수출입 및 해외투자, 해외자원 개발 관련 금융은 수은의 고유 권한임을 분명히 했다. 김 총재와 양 행장간의 이 같은 자존심 대결은 2005년 산은 총재 선임 과정에서도 있었다. 차관급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최종 낙점이 유력했던 양 행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이던 김 총재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 양천식 행장당시 양 행장은 직책상 금감위 부위원장보다 낮은 금감원 부원장에게 밀렸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했다는 후문. 결국 산은과 수은의 역할조정을 위한 고위급 간담회는 사실상 김 총재와 양 행장 간의 자존심 대결 3라운드가 되는 셈이다.   특히 산은과 수은의 업무조정을 위한 고위급 간담회는 김 총재와 양 행장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상대방의 논리를 깨야 한다는 점에서 대결 강도가 예사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양 행장보다 1년 일찍 태어났지만, 서울대는 1973년에 같이 졸업했다. 행정고시에는 김 총재가 13회(73년)로 합격했고 양 행장은 16회(74년) 시험에 합격했다. 김 총재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부산고를 졸업했고 국제금융센터 소장, 금감원 부원장을 역임했다. 양 행장은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졸업했으며 김대중 대통령 시설 금융비서관을 지냈고 금감위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김 총재가 국제통으로 IBRD, OECD 등 국제기구와 국제 외환관련 업무를 맡아온 데 비해, 양 행장은 99년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이후 금감위(99년)로 옮겨 구조조정 업무를 주로 맡아왔다.
2007.07.06 I 김현동 기자
  • 노대통령과 이건희 회장, 내일은 `블레어`가 된다
  • [과테말라시티= 이데일리 문주용기자]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를 결정짓는 운명의 날이 다가왔다. 4년여 재수 노력의 결과가 4일오후5시(한국시각 5일아침8시)에 결정된다. 평소 얼마나 열심히 표밭을 갈아왔는가가 전체 승패를 결정짓게 할 최대요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평창과 러시아의 소치가 박빙의 경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당일 `프레젠테이션`이 승부의 향방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평창, 프레젠테이션 준비 끝…"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겠다" 평창 올림픽유치위원회는 어제,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과테말라시티 시내 웨스틴 카미노 호텔의 IOC 총회장인 그란살론에서 이뤄진 리허설에서 우리는 8명의 프레젠터가 나섰다. 우리는 프레젠테이션에서 모두 12개의 컷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치와 잘츠부르크는 6개의 컷을 준비했다.  ◇이창동 Vs 스필버그, 자존심 대결도 우리는 제일기획(030000)이 제작하고 이창동 영화감독이 세차례나 감수했다. 러시아 소치는 미국 헐리우드에서 만들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프레젠테이션을 감수했다. 동서양의 대표적 감독끼리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제일기획을 제작과 함께 전체 프레젠테이션을 지휘하고 있다.  프레젠테이션 내용중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4년전 프라하 총회때 IOC 위원들을 감동시켰던 평창 할머니 `이영희`씨가 다시 등장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3년 프라하 총회직후에 숨진 이 씨는 한국전쟁 때 잃어버린 아들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다시 보여준다. 할머니의 생전 모습 영상과 북에 두고 온 아들에게 생전에 써놓은 편지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평창 올림픽 결정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되고, 세계평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의미가 매우 인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OC 사무국 관계자도 "평창 프레젠테이션이 제일 잘 만든 것같다"는 내부 평가를 내렸다는 뒷얘기가 있다. ◇노대통령 한국어로, 이건희 회장은 `영어`로…`블레어를 꿈꾼다` 또다른 하이라이트는 노무현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IOC위원)의 연설 부분이다. 노 대통령은 2분간의 연설시간동안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평창이 되어야 할 당위성`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의 연설은 `한국어`로 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건희 회장은 프레젠테이션의 끝을 장식하는 마지막 연설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영어 연설연습`을 계속해 동료 IOC 위원들을 감성적으로 사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두사람의 연설이 중요한 것은 `블레어 학습효과` 때문. 지난 2005년, `2012 여름올림픽` 개최지를 놓고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가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인 끝에 영국 런던이 파리에 대역전승을 거두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당시 블레어 영국 총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리는 싱가포르로 날아가 이틀간 머물며 IOC 위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리고 프레젠테이션에도 직접 나서 `영국식 영어`로 지지호소를 다시했다.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이 투표장에서 IOC 위원들에게 건성으로 인사를 했지만, 블레어 총리는 위원들을 일일이 만나고 감정적인 연설까지해 IOC위원들을 사로잡았다. 평창 유치위 관계자는 "IOC위원중에 유럽표가 전체의 40%인 40표나 되고, 미국은 3표에 불과하다"며 "유럽 IOC 위원들을 감성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미국식 영어보다 영국식 영어로 연설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내일 하루 노무현 대통령도 삼성 이건희 회장도 블레어 효과를 기대하며 연설하는 것이다. 연설 길이는 2분을 넘지 않는, 비교적 짧지만 `감성 호소`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소치도 다이내믹한 프레젠테이션 `위협적`한편 러시아 소치는 미국 할리우드에서 프레젠테이션 영상물을 제작하고, 세계적인 거장 스필버그 감독에게 감수를 받았다. IOC 관계자는 "러시아 소치의 프레젠테이션은 `다이내믹`했다"고 평가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는 `에델바이스` 합창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잘츠부르크가 유치활동에서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해 평창과 소치간 2강 대결로 압축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소치가 발츠부르크 텃밭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잘츠부르크가 프레젠테이션에서 지지를 회복해내면 소치 지지표가 흩어지게 돼 평창이 다소 유리해진다. 세 도시중 소치가 가장 먼저, 현지시각 4일 9시15분(한국시간 5일 0시15분)에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이어 잘츠부르크, 평창 순으로 한 시간씩(프레젠테이션 45분+질의응답 15분) 진행돼 낮 1시15분(한국시간 5일 새벽4시15분)에 모두 끝난다. 평창은 가장 마지막으로 하게 된 것은 좋은 징조일 수 있다. 감동적인 내용으로 IOC 위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2007.07.04 I 문주용 기자
  • 이천수의 두가지 소원, ''아시안컵 우승과 EPL 진출''
  • [노컷뉴스 제공] "지난 겨울 프리미어리그 이적이 좌절된 뒤 목 근육이 뭉치는 일이 잦아졌다.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더라."29일 서귀포 제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이천수는 단 22분만을 뛰었지만 1골 1도움의 맹활약을 터뜨렸다. 목부상이라더니 A매치 첫 헤딩골까지 기록했다.그러나 '오늘 플레이로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나'라는 질문에 이천수는 "이제 시작이다"고 답했다.최근 이천수는 부담감이 크다고 했다. 이천수에게 부담으로 다가오는 첫번째 요소는 오는 7월 동남아 4개국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다. "아시안컵에 많은 유럽파들이 빠진다. 오늘 선수 명단을 보니 내가 A매치 경험이 제일 많은 편이더라. 좋은 성적으로 아시안컵서 우승하면 나에게 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승에 실패한다면 나에게 피해가 오고 욕도 많이 먹을 것 같아 솔직히 부담이 된다."성사될듯 하다가 또 다시 주춤한 EPL 진출도 이천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한 요인이다. 이천수는 "아시안컵 이상으로 나에게는 해외 진출도 중요하다. 몸이 좋을 때 다시 나가고 싶다. 몸이 좋을 때 자꾸 못나가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털어놨다.이어 이천수는 "일부러 해외진출에 대해 주위 사람들에게 안물어본다. 영국은 7월 1일부터 8월 30일까지 본격적인 이적 시즌이다. 느낌은 좋다. 어떻게 해서든 영국에 갈 수 있을 것 같다. 영국에서 뛸 생각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아시안컵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 이천수는 "자존심 싸움이다. 말로는 한국이 아시아 최고라고 하지만 입증된 적이 별로 없다. 해외파가 많이 다친 점은 오히려 국내파들에게 동기 부여가 더 된다. 국내에서 볼을 제일 잘 찬다는 선수들이 모였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낙관했다.
  • [명예 기자석] 성남, 피스컵 어떻게 헤쳐 나갈까
  • [이데일리 SPN 이호진 명예기자]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면 기억하는 이야기가 있다. "너무 못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잘해도 안되는 법이야, 적당히 중간만 해라" 라는 것인데 요령껏 군 생활을 하라는 뜻이다. 바람직한 말은 아니지만 요즘도 회자되고 있는 이야기다. 최근 성남 일화가 이 말을 떠올렸을 것 같다. 김두현 김용대 김상식 손대호 최성국 등 주전 11명 가운데 절반 가까운 5명이 아시안컵 국가대표로 차출됐기 때문이다. 너무 잘 하다보니 손해를 본 게 아닌가 여길 만한 상황이다. 14개 프로구단 대부분은 23일 예정된 K리그 정규리그 경기가 10월로 연기되면서 후반기를 대비하고 있는 형국이다. K리그는 오는 27일 컵 대회 결승을 치른 뒤 8월 재개된다. 그동안은 휴식기다. 하지만 성남은 처지가 전혀 다르다. 다른 팀들이 달콤한 휴식을 취할 7월, 피스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예선 3경기 포함, 결승에 오를 경우, 최대 4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다. 체력적인 문제는 둘째 치고, 대표팀 차출로 멤버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어야 하는 게 성남의 현실이다. 피스컵은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 아르헨티나, 일본 등의 각 리그에서 만만치 않은 팀들이 참가하는 국제클럽 대회. 성남이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도 예선 통과를 자신할 수 없을 정도다. 구단의 모기업이 주최하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임에도 불구, 자칫 하면 구경꾼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형편이다. 성남은 특히 김두현-김상식-손대호로 이뤄졌던 미드필더 삼각 편대의 부재가 부담스럽다. 이들 미드필더들은 팀 전술의 핵심 노릇을 했던 만큼 성남은 피스컵에서 전체적인 팀 전술을 재고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기량차가 크지 않은 2군 선수들로 이들을 대체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으나 경험이나 능력면에서는 아무래도 이들에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비교적 전력 손실이 없는 공, 수라인이 새로운 미드필더들과 호흡을 다시 맞춰야 하는 문제도 남아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성남이 기대하는 것은 개최국을 대표하는 클럽이라는 자존심과 K리그 7회 우승에 빛나는 저력이다.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잔치에 주인 노릇을 포기할 수 없다는 책임감도 있다. 여기에 K리그 최고의 지략가 가운데 한명으로 평가받는 김학범 감독의 능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성남을 매끄러운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조련한 김 감독이 비록 핵심 전력이 빠졌지만 간단하게 무너지지 않도록 팀을 개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각 리그의 수준을 고려할 때 우승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성남이 어느 정도 선전할지에 초점을 맞추고 지켜보는 게 필요할 것 같다.
2007.06.23 I 이호진 기자
"억지 깜짝쇼 없어 신선", 공포물 고정관념 도전한 '검은집'
  • "억지 깜짝쇼 없어 신선", 공포물 고정관념 도전한 '검은집'
  • ▲ 영화 '검은집'에서 주연을 맡은 황정민[이데일리 유숙기자] TV에서 잔혹한 범죄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저런 짓을 할까”라고 말하고는 한다. 영화 ‘검은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은 이 말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일본 작가 기시 유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검은집’은 사이코패스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룬 공포 스릴러 영화. 21일 개봉된 ‘검은집’은 소재가 독특하다는 점과 소복 입은 귀신 없이 공포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일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 약한 신참 보험사정원 전준오(황정민 분)가 한 남자 아이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다 보험금을 노린 아버지 박충배(강신일 분)의 범행인 것으로 의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준오는 사이코패스라는 존재를 깨닫게 된다. ‘사이코패스’, 선천적인 전두엽 이상으로 동정심이나 감정이 없는 인간을 뜻한다. 혹자는 이들을 두고 괴물이나 악마라고도 하고 일부에서는 불치병 환자라고 하기도 한다. 사이코패스라는 생소한 개념을 관객들에게 일단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영화의 전반부는 약간 속도감이 떨어진다. 영화 중반부 범인이 밝혀지면서부터 본격적인 공포가 몰아닥치지만, 심리 스릴러 영화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당한 약점이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전반부의 느슨한 전개를 지적했다. 또 종반부로 갈수록 슬래셔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지를 절단하고 피가 철철 흐르는 잔혹함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것은 은근히 심장을 조여 오는 공포를 기대한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 달리 반전으로 막판 깜짝쇼를 노리지 않고 범인을 미리 공개한 것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너무 잦아진 반전 코드가 관객들에게 식상하게 느껴진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장치나 꾸밈이 없어 주인공이나 범인 캐릭터에 더 집중하게 한다. 이는 물론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한 배우들 덕에 더 효과적이었다. 또한 목욕탕을 개조한 박충배와 신이화(유선 분)의 집 지하실 세트도 눈에 띄는 부분. 어두컴컴한 지하실 천장에 올가미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워 속을 알 수 없는 존재 사이코패스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시킨다. 역대 공포영화 사상 가장 많은 스크린(353개)을 차지한 '검은집'은 21일 개봉 첫날, 전국 7만 5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검은집’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로 고전 중인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은집'의 황정민 "제 연기에 어떻게 만족을 해요?"☞방실이 재활치료 시작 "팬 응원에 용기 많이 얻는다"☞방송사고 조작 의혹 '미려는 괴로워', 해명 없이 방송 강행☞'해부학 교실' 포스터,"유리병 속 한지민 합성 아니에요"
2007.06.23 I 유숙 기자
공포영화 통념 깬 '검은집', 관객 "억지 깜짝쇼 없어 신선"
  • 공포영화 통념 깬 '검은집', 관객 "억지 깜짝쇼 없어 신선"
  • ▲ 영화 '검은집'의 한 장면[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TV에서 잔혹한 범죄 뉴스가 보도될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저런 짓을 할까”라고 말하고는 한다.  영화 ‘검은집’(감독 신태라, 제작 CJ엔터테인먼트)은 이 말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일본 작가 기시 유스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검은집’은 사이코패스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룬 공포 스릴러 영화.  21일 개봉된 ‘검은집’은 소재가 독특하다는 점과 소복 입은 귀신 없이 공포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일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 약한 신참 보험사정원 전준오(황정민 분)가 한 남자 아이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다 보험금을 노린 아버지 박충배(강신일 분)의 범행인 것으로 의심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준오는 사이코패스라는 존재를 깨닫게 된다. ‘사이코패스’, 선천적인 전두엽 이상으로 동정심이나 감정이 없는 인간을 뜻한다. 혹자는 이들을 두고 괴물이나 악마라고도 하고 일부에서는 불치병 환자라고 하기도 한다. 사이코패스라는 생소한 개념을 관객들에게 일단 설명해야하기 때문에 영화의 전반부는 약간 속도감이 떨어진다. 영화 중반부 범인이 밝혀지면서부터 본격적인 공포가 몰아닥치지만, 심리 스릴러 영화가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것은 상당한 약점이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전반부의 느슨한 전개를 지적했다. 또 종반부로 갈수록 슬래셔 영화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지를 절단하고 피가 철철 흐르는 잔혹함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것은 은근히 심장을 조여 오는 공포를 기대한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과 달리 반전으로 막판 깜짝쇼를 노리지 않고 범인을 미리 공개한 것은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 이후 너무 잦아진 반전 코드가 관객들에게 식상하게 느껴진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스토리에 장치나 꾸밈이 없어 주인공이나 범인 캐릭터에 더 집중하게 한다. 이는 물론 몸을 사리지 않고 연기한 배우들 덕에 더 효과적이었다. 또한 목욕탕을 개조한 박충배와 신이화(유선 분)의 집 지하실 세트도 눈에 띄는 부분. 어두컴컴한 지하실 천장에 올가미들이 주렁주렁 걸려있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공포스러워 속을 알 수 없는 존재 사이코패스에 대한 두려움을 극대화시킨다. 역대 공포영화 사상 가장 많은 스크린(353개)을 차지한 '검은집'은 21일 개봉 첫날, 전국 7만 5000명의 관객을 모았다.  ‘검은집’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로 고전 중인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검은 집'의 황정민 "제 연기에 어떻게 만족을 해요?"☞'해부학 교실' 포스터,"유리병 속 한지민 합성 아니에요"☞방실이 재활치료 시작 "팬 응원에 용기 많이 얻는다"☞방송사고 조작 의혹 '미려는 괴로워', 해명 없이 방송 강행
2007.06.23 I 유숙 기자
GK의 직업병은 두통?
  • GK의 직업병은 두통?
  • ▲ 김영광 [사진=울산현대축구단][이데일리 김삼우기자] 김영광은 20일 수원 삼성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중으로 솟아 올랐다가 상대 공격수와 부딪혀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 두통을 이야기했다. 경기가 끝나면 타박상 등 몸에 입는 부상보다는 머리가 아픈 게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 ▲GK의 직업병은 두통? GK는 경기 시작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공이 계속 오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내내 공을 주시하면서 집중을 해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두통이 온다. 집중력이야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GK들에게 그 강도는 더욱 심하다는" 게 김영광의 견해였다. 동료 GK들끼리 내놓고 이야기해 본적은 없으나 대부분 같은 증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물론 하룻밤 푹 자고나면 개운해 지는 정도다. 이와함께 수비수들의 뒤에서 위치를 잡아주고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것도 GK의 몫이다. 쉴새없이 소리를 지르다보니 목도 아프다. GK들의 애환이다. ▲존경스러운 김병지와 이운재 그래서 김병지(FC 서울)와 이운재(수원 삼성)를 그는 존경스러워 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순발력, 이운재는 안정감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김영광은 이 둘의 장점을 모두 닮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때 두 선배를 합해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라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그는 무엇보다 이들의 여유와 자신감이 부럽다. 20일 결국 경기에 지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던 이운재가 씩 웃는 것을 봤다. '비록 한골을 내주고 지고 가지만 그래도 내가 최고'라는 그만의 자존심, 자신감을 느꼈다. 김병지, 이운재와 같은 나이가 됐을때 그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했다. ▲GK도 양발을 다 쓸 수 있어야 한다 김영광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서두는 경향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도 듣는다. 하지만 요즘처럼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울산으로 이적한 뒤 터득한 게 있다. 오른발잡이인 그가 왼발을 쓰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그의 왼발은 소위 ‘고무발’이었다. 공을 제대로 차지 못했다. 경기 중 왼발로 공을 차내야 할 때가 올까봐 불안해 하던 그였다. 울산에서 이것을 고쳤다. 역시 김풍주 코치 덕분이었다. 김 코치는 'GK도 왼발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왼발 킥 훈련을 하다보니 이제는 많이 늘었다.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오른발 못지 않은 킥력을 갖추게 됐다. 김영광은 "이렇게 하나씩 배우고 고쳐나가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김영광 인터뷰 1] '대표팀에도 탈락하고,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지만...'
2007.06.22 I 김삼우 기자
 GK의 직업병은 두통?
  • [김영광 인터뷰 2] GK의 직업병은 두통?
  • ▲ 김영광 [사진=울산현대축구단][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김영광은 20일 수원 삼성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 공중으로 솟아 올랐다가 상대 공격수와 부딪혀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 두통을 이야기했다. 경기가 끝나면 타박상 등 몸에 입는 부상보다는 머리가 아픈 게 더 고통스럽다고 했다. ▲GK의 직업병은 두통? GK는 경기 시작부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단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공이 계속 오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내내 공을 주시하면서 집중을 해야 한다.  "경기가 끝나면 두통이 온다. 집중력이야 모든 포지션의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GK들에게 그 강도는 더욱 심하다는" 게 김영광의 견해였다. 동료 GK들끼리 내놓고 이야기해 본적은 없으나 대부분 같은 증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했다. 물론 하룻밤 푹 자고나면 개운해 지는 정도다. 이와함께 수비수들의 뒤에서 위치를 잡아주고 수비라인을 지휘하는 것도 GK의 몫이다. 쉴새없이 소리를 지르다보니 목도 아프다. GK들의 애환이다. ▲존경스러운 김병지와 이운재 그래서 김병지(FC 서울)와 이운재(수원 삼성)를 그는 존경스러워 한다. 나이와 관계없이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면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순발력, 이운재는 안정감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김영광은 이 둘의 장점을 모두 닮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때 두 선배를 합해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라면서 쑥스럽게 웃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그는 무엇보다 이들의 여유와 자신감이 부럽다. 20일 결국 경기에 지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던 이운재가 씩 웃는 것을 봤다. '비록 한골을 내주고 지고 가지만 그래도 내가 최고'라는 그만의 자존심, 자신감을 느꼈다. 김병지, 이운재와 같은 나이가 됐을때 그들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야 겠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했다. ▲GK도 양발을 다 쓸 수 있어야 한다 김영광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은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서두는 경향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가벼워 보인다는 지적도 듣는다. 하지만 요즘처럼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울산으로 이적한 뒤 터득한 게 있다. 오른발잡이인 그가 왼발을 쓰게 된 것이다. 이전까지 그의 왼발은 소위 ‘고무발’이었다. 공을 제대로 차지 못했다. 경기 중 왼발로 공을 차내야 할 때가 올까봐 불안해 하던 그였다. 울산에서 이것을 고쳤다. 역시 김풍주 코치 덕분이었다. 김 코치는 'GK도 왼발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왼발 킥 훈련을 하다보니 이제는 많이 늘었다. 크게 불편하지도 않고 오른발 못지 않은 킥력을 갖추게 됐다. 김영광은 "이렇게 하나씩 배우고 고쳐나가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다시 찾아 올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김영광 인터뷰 1] '대표팀에도 탈락하고,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지만...'
2007.06.22 I 김삼우 기자
  • [프로축구]성남,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산둥 2-1 제압
  • [이데일리 김삼우기자] 지난 해 K 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가 중국 프로리그 우승팀 산둥 루넝을 꺾고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성남은 13일 중국 산둥성 지난시 산둥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A3 챔피언스컵 2007 최종 3차전에서 김상식 최성국의 연속골로 왕 샤오룽이 한골을 만회한 산둥을 2-1로 눌렀다. 이로써 성남은 2연패 끝에 1승을 올렸으나 최종순위는 역시 1승2패를 기록한 일본의 우라와 레즈에 골득실에서 뒤져 최하위에 그쳤다. 우승은 산둥과 2승1패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앞선 중국의 상하이 선화가 차지했다. 중국팀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둥은 성남이 지난 달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G조 최종전에서 3-0으로 완파했던 팀. 비록 이번 대회에서 상하이, 우라와에 잇따라 패하며 체면을 구긴 성남이었지만 이날 경기만큼은 자신감이 있었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 투지까지 더했다. 성남은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홈팀 산둥의 공세에 맞불을 놓았고 결국 김상식, 최성국, 김용대 등 국가대표 3총사가 승리를 주도했다. 전반 33분 김상식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은 데 이어 40분에는 최성국이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슛, 추가골을 뽑았다. 일단 승기를 잡자 이번에는 김용대가 몸을 날려 승리를 지켰다. 후반 35분 한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산둥의 결정적인 슈팅을 수차례 선방, 더 이상 골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2007.06.13 I 김삼우 기자
성남, 산둥 꺾고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 성남, 산둥 꺾고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 ▲ 최성국 [뉴시스][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지난 해 K 리그 챔피언 성남 일화가 중국 프로리그 우승팀 산둥 루넝을 꺾고 마지막 자존심은 지켰다. 성남은 13일 중국 산둥성 지난시 산둥 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A3 챔피언스컵 2007 최종 3차전에서 김상식 최성국의 연속골로 왕 샤오룽이 한골을 만회한 산둥을 2-1로 눌렀다. 이로써 성남은 2연패 끝에 1승을 올렸으나 최종순위는 역시 1승2패를 기록한 일본의 우라와 레즈에 골득실에서 뒤져 최하위에 그쳤다. 우승은 산둥과 2승1패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에서 앞선 중국의 상하이 선화가 차지했다. 중국팀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둥은 성남이 지난 달 23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G조 최종전에서 3-0으로 완파했던 팀. 비록 이번 대회에서 상하이, 우라와에 잇따라 패하며 체면을 구긴 성남이었지만 이날 경기만큼은 자신감이 있었다.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 투지까지 더했다. 성남은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워 홈팀 산둥의 공세에 맞불을 놓았고 결국 김상식, 최성국, 김용대 등 국가대표 3총사가 승리를 주도했다. 전반 33분 김상식이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뽑은 데 이어 40분에는 최성국이 상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슛, 추가골을 뽑았다. 일단 승기를 잡자 이번에는 김용대가 몸을 날려 승리를 지켰다. 후반 35분 한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산둥의 결정적인 슈팅을 수차례 선방, 더 이상 골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2007.06.13 I 김삼우 기자
박근혜, 중·고교 6년간 반 1등 안놓친 모범생
  • 박근혜, 중·고교 6년간 반 1등 안놓친 모범생
  • [조선일보 제공] 박근혜는 1952년 2월 2일 대구에서 박정희와 부인 육영수의 장녀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 생활기록부엔 ‘온순하고 침착하고 차근차근하며 실수가 별로 없음. 남에게 호감을 받으나 특정한 아동들과만 노는 습관이 있음’이라고 평가됐다. 이후 생활기록부엔 ‘자존심이 강한 어린이’(3학년) ‘약간 냉정한 감이 흐르는 편이며 굳게 다물어진 입가에는 위엄이 엿보임’(4학년)이라고도 적혀 있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때인 1966년 11월 박근혜 전 대표 가족의 단란한 한때. 왼쪽부터 박지만씨, 육영수 여사,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표, 박근영씨. 박근혜 후원회 제공 ◆모범생의 길 아버지가 대통령에 당선된 1963년 2월부터 청와대에서 살았다. 1964년 입학한 성심여중 1학년 2학기부터 3학년 졸업할 때까지 반장을 맡았고 성적도 줄곧 반에서 1등이었다. 2학년 때 검사한 지능지수는 127이다. 성심여고에서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반에서 1등이었다. 담임의 의견란엔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지만 2학년 때 ‘단 하나 지나치게 어른스러움이 흠’, 3학년 때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한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1967년 박정희 전 대통령 호주 방문 시 성심여고 재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표가 공항 출국장에 부모님을 배웅 나왔던 모습.1970년 서강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등·하교 때 신촌 로터리에서 관용차를 타고 내린 뒤 학교까지 걸어 다녔다. 경호원들도 정문까지만 따르도록 했다. 박근혜가 없어져 경호실에 비상이 걸린 적이 있다. 박근혜는 다음 날 친구에게 “학교의 샛문으로 빠져나가 영화를 보고 왔다”고 했다. 친구들에 따르면 몇몇 남학생이 박근혜를 좋아하긴 했으나 제대로 접근하지 못했다. 한번은 박근혜에게 “빵을 사달라”고 조르던 후배 남학생에게 경호원이 빵을 한아름 안기면서 “앞으로는 근혜에게 빵 사달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박근혜는 며칠 뒤 그 후배를 불러 “본의가 아니었다. 미안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박정희 대통령 물러가라”고 데모하다 2학년 때 퇴교당한 같은 과 친구 성기철씨는 “근혜는 자유로운 대학생활은 하지 못했지만 남에 대한 배려심은 돋보였다”고 했다. 성씨의 어려운 처지를 전해 들은 박근혜는 어머니에게 부탁해 성씨가 취직하고 복교하는 데 도움을 줬다. 대학 4년 성적은 4점 만점에 3.82로 수석 졸업이었다. ▲ 박근혜 전 대표가 서강대 재학 중일 당시 학과의 가장행렬행사에 참여했던 모습. 맨 오른쪽 화살표가 가리키는 이가 박 전 대표. ◆비운의 퍼스트레이디 프랑스 유학을 떠난 뒤 6개월 만인 74년 8월 15일 귀국 길에 올랐다.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서였다. 22세의 ‘퍼스트 레이디’는 향후 5년간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외국사절을 영접했다. 오전 7시30분 아버지의 아침상을 준비했고, 중앙정보부의 일일 특별보고를 아버지와 함께 읽으며 국사(國事)를 얘기했다. 1979년 김영삼 총재 제명 때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에게 “왜 국회의원 옷을 벗기느냐. 중앙정보부가 아버지가 쌓아온 업적을 부수고만 다닌다”고 비판했다고 한 청와대 인사는 증언했다. 박근혜는 1975년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최태민 목사와 만나 구국봉사단 일을 함께 시작했다. 중앙정보부는 최 목사를 뒷조사하고 그 결과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1979년 10월 27일 새벽 2시 잠옷차림으로 깨어난 박근혜는 김계원 비서실장이 “각하가 서거하셨습니다”라고 하자 “전방의 상황은 어떻습니까”라고 말문을 열였다. 1979년 11월 청와대를 나서는 박근혜에게 P회장은 “한남동 저택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박근혜는 “제게 호화주택이 뭐 필요합니까”라며 부모가 살던 신당동 집으로 돌아왔다. 이삿짐은 트렁크 6개였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대통령 집무실 등에서 9억원을 찾아 전달하자, 박근혜는 이 중 3억원을 수사 격려금조로 돌려줬다. ▲ 박근혜 전 대표가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하던 당시 방한한 뉴질랜드 멀든 총리와 건배하는 모습. ◆은둔과 인고의 세월 박근혜는 1980년대 초 한 학기 동안 예장신학대학원을 다니다 그만두었다. 당시 일기(1981년 3월5일)엔 “자기를 은혜로이 돌보았지만 언제 어떻게 돌변하여 총을 겨눌지, 욕을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가득 찬 도시, 또 그러한 사람들이 영웅시되는 사회는 도덕이 바로 설 수 없다”고 돼 있다. 가슴속 슬픔을 삭이던 박근혜는 1988년 박정희 기념사업회를 발족했고 1989년엔 근화봉사단을 조직했다. 아버지를 기리는 ‘겨레의 지도자’라는 책도 냈다. 1989년 박정희 10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른 그녀는 “1989년은 수년간 맺혔던 한을 풀었다고 해도 좋을 한 해”(1989/12/30 일기)라고 썼다. ▲ 박근혜 전 대표의 성심여고 시절 학생기록부.그러나 다시 시련이 찾아왔다. 1990년 동생 근령을 지지하는 ‘숭모회’가 “어린이 회관 고문인 최태민 목사가 각종 전횡을 일삼는다”며 육영재단 이사장직을 내놓으라고 하자 1992년 이사장직을 동생에게 물려줬다. 당시 일기엔 “그 많은 보람에도 불구하고 세월이 가져다 준 고통과 슬픔이 너무나도 컸기에 고통스럽게 추억될 뿐”(1992년 5월21일자)라는 심정이 담겨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 추도식 때도 모습을 감췄다. “그 자리에 모인 분들과 마주치기 싫어서였다”고 추후 술회했다. 1992년부터 단전호흡을 시작한 박근혜는 서서히 내면의 평화를 찾기 시작했다. 1993년과 1995년엔 수필집을 냈다. “삶은 소중한 것이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기에 이 세상에서 생을 허락받은 시간 동안 그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그 기쁨을 만끽하고 그리고 후회 없이 마감해야 하는 것이다.”(1993년 6월24일 일기) 박근혜에게 남자는 미스터리다. 대졸 즈음 어머니가 구체적으로 혼담을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어머니가 사망한 후 아버지와 주변에서 시집가라고 할 때마다 박근혜는 “안 하겠다”고 했다. 사촌오빠 박재홍 전 의원은 “청와대에 있을 때, 그리고 1980년대에 시집가라는 말만 꺼내면 근혜는 ‘그런 얘기 하려면 돌아가세요’라고 했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맘에 두고 있었던 사람이 있었으나 그 남자가 다른 길을 택하면서 마음을 닫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와대를 향한 도전 1998년 4월 재보선 때 대구 달성에서 당선돼 정치권에 진입했다. 2004년 봄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역풍으로 군소정당으로 전락할 위기의 한나라당을 121석으로 만들었다. 2년4개월 동안 여당 대표 8명을 상대하며 지방선거와 재보선에서 연전연승을 이끌었다. -----------------------------------------------------------------------박근혜 프로필 1952.2.2 대구시 삼덕동 출생 64.2 장충국민학교 졸업 67.2 성심여중 졸업 70.2 성심여고 졸업 74.2 서강대 전자공학과 졸업 74~79 ‘퍼스트 레이디’ 대행 74~80 걸스카우트 명예총재 87 자유중국문화대 명예문학박사 학위 82~92 육영재단 이사장 〃 영남대 재단 이사장 93~現 한국문화재단 이사장 94~2005.2 정수장학회 이사장 97.12 한나라당 입당 98~2000 제15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보궐선거) 2000~04 제16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02.5~02.11 한국미래연합 대표운영위원 02.11~02.12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 03 한나라당 상임운영위원 04.3~06.6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04.4~現 제17대 국회의원(대구 달성) 출생지: 대구시 중구 삼덕동 5-2 본적: 경상북도 구미시 상모동 171 혈액형: B형 신장: 162cm 체중: 비밀(허리-26인치 반) 종교: 무 가족관계: 동생 박근령, 박지만 취미: 산책 좋아하는 음식: 향토음식과 나물 싫어하는 음식: 다 잘 먹지만 기름진 음식은 별로 신체 비밀: 목에 어머니와 똑같은 곳에 점이 있다 성형수술을 한다면: 테러당한 상처 부위 즐겨 찾는 곳: 민속촌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세 가지: 신뢰할 수 있나, 최선을 다하나, 진취적인가 가장 자신있는 요리는: 비빔밥 살면서 가장 고마웠던 사람: 부모님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것: 무책임하고 거짓말하는 사람 결혼은 언제쯤: 이미 나라와 결혼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해소법: 단전호흡, 산책 살면서 가장 창피했던 적은: 글쎄… 최근엔 스타킹에 구멍이 났을 때 나의 패션: 나만의 스타일이 있다. 남들은 공주 패션이라 한다 자신이 잘하는 스포츠: 테니스, 탁구 가장 좋아하는 외국인은: 빌 게이츠 좌우명은: 바르고 현명하게 살자 가장 좋아하는 책은: 중국철학사 주량은: 소주 1잔. 4잔까지 마셔봤다 좋아하는 영단어: Courage 화났을 때 하는 행동은: 말을 안한다. 특이한 습관·버릇: 메모. 수첩공주 아시죠? 내 주위에서 이런 건 없어지면 좋겠다: 가난, 어린이 유괴, 성폭력 어린 시절의 꿈: 선생님 나의 라이벌은: 나 직업을 바꾼다면: 대학교수가 되고 싶다 요즘 받고 싶은 선물은: 지혜와 용기 생일날 어떻게 보내나: 동생들과 함께 존경하는 정치인(국내외 상관없이): 아버지, 대처 지금 가장 부러운 사람: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 내가 보기에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상당히 괜찮은 사람이다 지금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건강, 싸이 1촌, 조카 세현이 애창곡: 천생연분(솔리드), 빙고(거북이)
 Jose, 그가 내게 건네 준 마지막 싸인볼(上)
  • [명예기자석] Jose, 그가 내게 건네 준 마지막 싸인볼(上)
  • ▲ 호세 [&#45703;;스][이데일리 SPN 고남욱 명예기자] 1999년 10월 17일 -“It ain't over till it's over'”1999년 10월 17일의 사직야구장. 롯데 자이언츠는 '가을에도 야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직야구장을 가득 메운 3만 부산 갈매기들의 표정에는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9회 초까지 3-5로 뒤진 상황. 9회 말 원정팀 삼성의 마운드 위에는 잘생긴 얼굴에 미끈한 체격을 지닌 광주출신 남자가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임창용(31). 그는 홈플레이트 위에서 먹이를 사냥하는 코브라처럼 타자들의 방망이를 향해 달려드는 '뱀 직구'로 언제나 뒷문이 불안했던 삼성에서 수호신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임창용은 동향출신의 선동렬(44, 현 삼성라이온즈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롯데에게 늘 패배라는 끔찍한 선물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안겨다 주었다. 관중들의 일부는 패배를 확신한 듯 서서히 야구장을 빠져나가고 있었고 TV 중계가 있었다면,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를 중단합니다."라는 얼토 당토 않은 변명이 설득력을 가질 만큼 사직 구장 분위기는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9회말 1사 1-2루의 상황. 홈런이 나와야만 경기를 이길 수 있는 절박한 상황에서 검은 피부에 근육으로 다져진 야생마를 연상케 하는 남자가 타석에 들어섰다."호세, 한 방 치라!" 사직을 가득 메운 3만의 갈매기들이 애절하게 외치며 그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딱!" 그 남자는 임창용의 바깥쪽 꽉 찬 코스의 직구를 받아쳐 사직구장의 좌측 스탠드 위에 꽂아 넣었다. 호세가 프로야구 당대 최강의 마무리를 침몰시키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 삼성과 롯데선수들의 머릿속엔 모두 이 글자가 자리 잡고 있었다. 'AGAIN 1984'. 또한 이 홈런은 호세가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홈런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한다.Gigantes Attack, 거신병의 공습1984년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에게 비해&nbsp;객관적인 전력에서&nbsp;그들의 팀명인 거인이 아닌 ‘난쟁이’라는 수모에 가까운 평으로&nbsp;인식됐다. 그러나 170cm의 ‘자이언츠’ 최동원(49, 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은 한국프로야구라는 정글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던 사자들을 수면제 없이 잠재워버렸다. 그는 ‘야구는 투수놀음’이란 야구격언이 ‘비유법’이기도하지만 때론 ‘직유법’이 되기도 한다는&nbsp;것을 입증하였다. 그렇게 그는 당시 구도(球都) 부산에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가져다주었다.그리고 1999년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야구전문가들은 15년 전 한국시리즈를 회상하며 머릿속으로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바뀐 것은 금테안경의 최동원 대신, 검은 갈매기 호세가 버티고 있다는&nbsp;것 뿐이었다.1999년 당시 삼성의 주력선수들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탄성 그 자체였다. 약관 23세 나이에 54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한국프로야구에서 50홈런이란 신기원을 일궈낸 홈런타자 이승엽(31)을 필두로 그들의 뒤를 받치는 ‘소리 없는 강자’ 김한수(36)와 정경배(33, 현 SK 와이번스). 후반기에서만큼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 중에 한명이라고 평가받던 찰스 스미스(38), 양준혁과 쌍벽을 이루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교타자 중 한명인 김기태(38·현 SK 와이번스 코치). 롯데에서 트레이드 된 후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는 듯 활약을 보여주던 김종훈(35).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임에도 ‘주머니 속의 송곳’같은 활약을 선보이던 김태균(36. 현 SK 와이번스)까지. 이 타선은 굳이 기록지를 일일이 들춰보지 않더라도, 타 팀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하지만 삼성은 타선의 힘이 약해서 프로야구 출범한지 18년이 되도록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한 팀이 절대 아니었다. 문제는 투수력이었다. 삼성의 자랑거리였던 특급투수들은 페넌트레이스 내내 믿음을 안겨다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포스트 시즌 마운드 위에 오르면 거짓말처럼 패전행진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를 마무리하러 나왔다가 역전패를 당한 기억들은 더욱 더 쓰라렸다. 어떤 이들은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에서 주축투수들을 지나치게 혹사해서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프로원년이었던 1982년 OB 베어스의 에이스 박철순(54,전 두산 베어스)을 시작으로 삼성을 상대했던 상대팀들의 에이스들 역시 혹사당한 어깨를 안고 마운드위에 오르긴 마찬가지였다.이 당시 단장을 거쳐 삼성 라이온즈의 사장자리에 올랐던 전수신(67·삼성 라이온즈 전 사장)씨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선 리그 최강의 마무리투수 영입이 필수조건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1998년 겨울, 칼을 뽑아 들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인 스타이자 ‘푸른 피가 흐르는 사나이’ 양준혁(38)을 당대 최강의 마무리 투수 해태 타이거즈 임창용과 트레이드 시킨 것이다. 곽채진(34, 당시 삼성 라이온즈)과 황두성(31, 현대 유니콘즈)이라는 최고구속 150km까지 던지는 두 명의 투수 유망주와 협상테이블 밑으로 오간 수십억 원의 ‘언더 머니’는 전수신 사장을 비롯한 삼성 구단의 우승을 향한 열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게끔 하는 대목이었다.단지 삼성의 ‘우승 콤플렉스’만은 아니었다. 임창용은 그 당시 최고구속 153km까지 나오며 홈플레이트 근처에서의 움직임이 대단히 좋은 '뱀 직구'와 타자들의 눈앞에서 날카로운 각을 이루며 떨어지는 140km의 초고속 슬라이더를 던지는 23살의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었다. 더욱 매력적인 점은 그가 본격적인 풀타임 마무리를 시작한지 2시즌밖에 안 되는 싱싱한 어깨를 지닌 투수였다는 점이었다. 거기에 1998년 12월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드림팀 1’의 일원으로 금메달리스트가 되어 병역이란 족쇄에서 풀린 그는 말 그대로 ‘날개달린 호랑이’ 그 차체였다.삼성 팬들은 선동렬에게 막히며 패배의 아픔을 겪던 기억을 임창용을 통해 상대팀들에게 고스란히 안겨다주는 쾌감을 경험했다. ‘푸른 피가 흐르는 사나이’ 양준혁을 떠나보낸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지만 양준혁이 떠났음에도 여전한 위력을 자랑하는 ‘살인타선’과 임창용의 엄청난 페이스의 구원행진은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그러나 호세의 한방이 그들의 기대를 무너트려버린 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의 공이 가장 치기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그것을 내 마음 먹은 대로 보냈을 뿐이다.” (펠릭스 호세, 1999년 10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 오프 5차전이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경기 직후 전문가들의 인터뷰에서도 임창용의 공은 절대 실투가 아니었다라고 언급할 만큼 바깥쪽에 꽉 찬 볼이었지만, 호세는 여지없이 그 공을 넘겨버렸다. 이 타구 한방으로 삼성쪽으로 기울던 시리즈의 무게 추를 롯데 쪽으로 돌려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정말 ‘기적’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나오는 줄 알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호세는 최종전까지 혈투를 펼쳤던 플레이오프 7차전에서는 삼성 선발 노장진(33, 전 롯데자이언츠)의 '돌직구'를 백스크린으로 넘겨버렸다. 호세는 대구구장에 지는 석양을 감상하며 유유히 베이스를 돌았다. 이 경기에서 일부 성난 대구 팬들이 던진 물병을 맞고 흥분하여 관중석으로 방망이를 날리는 사상 초유의 사건을 일으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또 다시 포스트시즌에서 삼성의 패배를 봐야만 하는 것에 대한 분풀이였는지도 모른다. 이때부터 이 선수는 롯데 팬들에게 '호세 장군' 혹은 '호세 형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결국 호세가 불러일으킨 후폭풍은 엄청났다. 서정환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경질(52,현 기아 타이거즈)됐고 임창용은 큰 충격에 시달렸다. 호세가 출국당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1999년 플레이오프는 그렇게 끝이 났다. 당시 팀 내 구심점은 마해영 박정태였지만, 호세는 일반 외국인 선수들에게 보여 지는 분위기와는 무언가 다른 팀 리더로서의 면이 항상 내재되어 있었다. 롯데가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는 언제나 호세가 있었다. 생물학적으로 존재할까라고 의구심을 품던 검은 갈매기 한마리가 1999년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호세의 리더로서의 면모에 대해 1999시즌 당시 롯데의 주축투수였던 박석진(35)은 이렇게 회상한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때 나는 내 기대치에 못 미치는 피칭을 해서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때 호세가 나에게 와서 말을 건냈다. "너는 우리 팀의 에이스다. 지금 점수를 줬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내가 나가서 너를 웃게 해주겠다. 에이스는 어느 순간에도 자존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다독거려줬다.“ 결국 박석진이 눈물을 흘리며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는 순간 그의 옆에는 호세가 있었다. 어메이징 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던 1999년 가을. 그 모습을 기억하는 팬들에게 호세는 특별함 그 이상이었다.Felix Jose, 1999년 가을 티켓은 그가 들고 있었다.1999년 시범경기였다. 근육질의 한 선수가 커피포트에서 끓어오르는 증기처럼 씩씩대면서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이내 그 증기는 웃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왜 도루를 시도했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그는 그렇게 답했다.“시범 경기는 말 그대로 내 자신을 시험하기 위한 무대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시도해봐야 하는 것은 내게 당연하다. 루상에서 내가 움직인다는 것을 상대 투수들이 인지했으면 좋다. 확률을 늘린다는 것, 그것은 내게 야구의 유쾌함을 주기에 충분하다.(웃음)”시범경기에서 펠릭스 호세는 자신의 좋지 않은 무릎을 어루만지며, 도루를 감행했다. 타고난 재능을 갖춘 선수이면서 동시에 항상 노력하는 선수이기에 상대팀 코칭스태프들은 하나같이 호세가 타석에&nbsp;들어서면 분주해졌다. 몸쪽으로 절대 붙이지 말고 코너워크 위주로 바깥쪽에 걸치게 하는 공을 던지라고 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그런 전략이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호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의지의 강인함을 더욱 표출하기 위해 배트를 길게 잡았다.특히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손혁(34)의 완전히 제구가 된 바깥쪽 공을 당겨 우중간 스탠드 상단에 우겨넣는 모습은 호세의 1999년 몰고 올 폭풍이 더 거세질 것을 예고한 타구였다. 단순히 힘을 바탕으로 타구를 날리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컨택을 바탕으로 하기에, 투수들이 호세를 상대하기에 꺼려할 수밖에 없던 시즌은 시작되었던 것이다.그렇게 호세가 가세함으로 인해서 1992년 강병철 감독(61,&nbsp;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우승하던, 소총으로 이루어진 타선은 어느 정도 자취를 감췄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정교한 대포가 1999년 타석으로 오게 된 것이다. 마해영(37,&nbsp;LG 트윈스)이 입단했을 때도 기대했었고, 임수혁(38, 전 롯데 자이언츠)이 타선에 가세했을 때에도 기대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실현시켜 준 선수는 호세였다.1999년 호세의 모습을 보면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라는 인기시트콤의 제목에서 따온 <웬만해선 호세를 막을 수 없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한해였다. 1999년 돌풍이라는 평을 받으며 승률 2위로 두각을 나타내던 롯데는 호세가 가세하기 전인 1997년과 1998년에는 2년 연속으로 순위표의 맨 아랫줄에 랭크 돼 있었다. 타고투저가 심하다던 1999년이었지만 타율 0.327(9위)·36홈런(5위)·122타점(2위). 장타율 0.636(4위). 기록에서 보이지 않는 킬러 본능과 팀 공헌도는 당시 언론에 보도된 대로 수치로 판단되지 않는 그 이상이었다. 호세는 소총군단 이미지가 강했던 롯데의 오랜 갈증을 단번에 씻어주었다. 1999년 호세의 기록은 롯데 타자 역사상 최고의 기록이기도 하였다. 이렇게 1999년은 그가 한국의 야구팬들에게 조금 다른 느낌의 방법으로 인사하던 바로 그 해였다. 호세의 매력에 빠진 롯데 팬들은 그와 함께 숨을 쉬었다. 그리고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라운드에서 솔루션만 제시해줄 뿐이었다.<사진-장원석,이준열,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2007.06.05 I 고남욱 기자
강정원-신상훈, 카자흐스탄서 진검승부
  • 강정원-신상훈, 카자흐스탄서 진검승부
  •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과 은행권 강자 신한은행이 중앙아시아의 자원 부국 카자흐스탄의 마음을 잡을 잡기위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강정원 행장특히 카자흐스탄 진출은 강정원 행장(사진)과 신상훈 행장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 승부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달 중순께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에 사무소를 개설할 예정이다. ◇ 강정원 행장의 첫번째 해외진출 국민은행(060000)은 지난 4월 알마티 사무소 개설준비위원장과 준비위원 인사 발령을 마쳤고, 최근에는 사무실 임대계약을 완료해 카자흐스탄 진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 국민은행의 해외 금융시장 진출은 2003년 김정태 전 행장 시절의 중국 광저우(廣州) 사무소 개설 이후 처음이다. 더구나 이번 카자흐스탄 사무소 개설은 글로벌 뱅크를 강조해온 강정원 행장의 취임 후 첫번째 해외 진출이라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강 행장은 이미 카자흐스탄 현지를 직접 방문, 시장 조사를 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 신상훈 행장의 승부수 국민은행에 맞서 신한은행은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국내 금융감독당국의 인가 절차가 남아있지만 카자흐스탄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해외 현지 사무소는 영업을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한 나라에 사무소와 현지법인 설립이 동시에 이뤄지더라도 문제가 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해 인도 뉴델리 지점 개설 이후 인도 첸나이 지점 개설 추진, 캄보디아와 러시아 현지은행 인수 추진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 신상훈 행장이 같은 글로벌 진출 전략은 신상훈 행장(사진)의 `월드클래스 뱅크 도약론`에 따른 것이다. 신 행장은 올해 초 "`반드시 월드클래스 뱅크로 가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할 정도로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 9위의 영토대국 카자흐스탄은 석유, 천연가스, 우라늄, 금, 구리, 철광석 등 풍부한 부존자원을 바탕으로 2000년 이후 연 평균 10% 안팎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소득 수준이 개선되면서 신도시 개발 등과 맞물려 부동산 투자와 주택건설 붐이 일고 있어 부동산담보대출 등 소비자대출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7.06.05 I 김현동 기자
심형래 '디 워' 미국 개봉이 갖는 3가지 의미
  • 심형래 '디 워' 미국 개봉이 갖는 3가지 의미
  • [이데일리 SPN 윤경철기자]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D-WAR)’의 미국 개봉은 국내 영화&nbsp;흥행 규모를&nbsp;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데 의미가 있다. 투자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디워’는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에서 1,500개 대규모 스크린으로 8월말 개봉될 예정이다. 그동안&nbsp;여러&nbsp;한국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됐지만 대부분 100개 내외였다. 올 초 북미지역 배급사 매그놀리아 픽처스를 통해 개봉해 2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던 ‘괴물’ 역시 101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미국 배급사 프리스타일(Freestyle)를 통해 와이드 릴리즈하는 ‘디 워’는 이보다 15배 이상 많은 스크린에서 개봉되는 만큼 단순한 계산을 통한 수익 또한 수천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개봉은 해외판권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nbsp;한국 영화는&nbsp;한 때 한류 붐에 힘입어 일본에 300-400만 달러에 수출되기도 했지만 최근엔 100만달러도 받기 힘들 실정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먼저 개봉될 경우 한류와 상관없이 세계적 배급망을 통해 판매되는 만큼 최소 300-400만 달러에 수출된다. &nbsp;실제로 같은 성룡(청룽) 주연의 영화라도 아시아에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할리우드에서 제작됐는지에 따라 수출가와 수익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중국 배우와 감독들이 잇따라 할리우드 진출하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디 워’의 미국 개봉은 심형래 감독 개인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갖는다. ‘용가리’ 이후 절치부심했던&nbsp;그가 숱한&nbsp;구설수 끝에&nbsp;내놓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 ‘디 워’의 개봉을 앞두고 심형래 감독은 적잖은 마음 고생을 했다. 쇼박스가 투자를 결정하기 전까지 자금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며&nbsp;부정적인 소문에&nbsp;시달리기도 했다. 이런 연유로 심감독은 미국 개봉전까지 ‘디 워’의 구체적인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사람 좋아하고 언론과의 관계가 좋은 그의 평소 스타일을 생각한다면 그가 ‘용가리’ 때 상처받은 자존심 회복에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를 알 수 있다. 과연 그의 와신상담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사람들이 이목이 집중된다.&nbsp;▶ 관련기사 ◀☞'디 워' 35초짜리 티저 예고편 첫 공개☞"심형래 투지 보고 싶다", '디 워' 미국 개봉 네티즌 호응☞심형래의 '디 워', 8월 국내 처음 미국 1500개 스크린 개봉
2007.06.04 I 윤경철 기자
(인터뷰)최진석 부사장 "하이닉스 걱정마라"
  • (인터뷰)최진석 부사장 "하이닉스 걱정마라"
  •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하이닉스 부활 공신" "불가사(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사람들)본부 지휘자" "공정기술 달인"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 최진석 하이닉스반도체(000660) 부사장(사진)에 안팎의 평가다. 그는&nbsp;지난 2001년 생존 기로에 섰던 하이닉스반도체가 삼성으로부터 영입한 인재다.&nbsp; 지금의 하이닉스를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최 부사장은 쏟아지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언론 인터뷰를 사양해왔다. 이번 인터뷰도 `승진을 핑계삼아` 어렵사리 이뤄졌다. 그는 지난 14일 하이닉스의 생산과 기술 등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nbsp; D램분야 선두업체인 하이닉스반도체의 생산을 관할하고 있는 최 부사장에게 급락하고 있는 D램가격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D램 가격이요? &nbsp;제가 봐도 많이 떨어졌죠. 세계적으로 많은 회사들이 4월달에 적자를 냈을 겁니다. 하지만 5월이 바닥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이닉스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그 정도까지는 걱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 부사장은 "가격이란 게 예측하기 어려운데"라면서도 "6월 들어가면 제조업체들이 주문을 하는 시기가 오고 윈도우 비스타 효과도 점차 가시화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놨다. 하반기부터는 탄력을 받기 시작하지 않겠냐는 예상이다. ◇"위기라구요? 정면돌파할겁니다"최근 D램업계를 두고 하이닉스가 위기를 맞았던 지난 2001년과 비슷하다는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nbsp;최 부사장은 하이닉스 전망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더이상 과거의 하이닉스반도체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D램 업계는 5~6년마다 지각변동을 해왔습니다. 2001년도에도 하이닉스가 퇴보한 반면 마이크론과 키몬다가 전진하는 구도였었죠. 아마 올해에는 하이닉스가 약진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일부에서는 공급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것 같은데 일회적인 조정으로는 되지 않을 겁니다. 하이닉스는 물론이고 삼성도 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같은 자신감을 비친 것은 하이닉스의 생상성 향상을 통한 원가 경쟁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nbsp;하이닉스 이천공장의 M10라인은 최근 월 10만장 생산을 돌파했다. 특히 M10공장이 8인치를 12인치로 개조한 생산라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실적은 더욱 놀랍다. 통상 12인치 라인의 업계 평균 생산량은 월 7~8만장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 한 20% 정도는 더 향상될 여지가 있지 않나 생각하는데 아마 실무라인에서는 더 높은 목표를 잡고 있을 겁니다. 목표를 제시할때는 현실성이 있나 싶기도 하지만 요즘은 그냥 믿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달성하곤 합니다"&nbsp;최 부사장의 얼굴에는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가득했다. 그가 직원들에게 갖는 믿음만큼, &nbsp;직원들이 그에 대해 갖는&nbsp;신뢰도 절대적이다. 그가 지난 2003년 제조본부장으로 부임한 후 `계란을 수만 번 던지면 바위도 깨뜨릴 수 있다`고 하자 직원들은 아무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4년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하이닉스는 생존의 기로에서 벗어나 세계 5위의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업계최고 생산성, 엔지니어들 덕분이죠"업계에서 놀랄만한 생산성을 내는 비결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공을 직원들과 엔지니어들에게 돌리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퍼포먼스가 다릅니다. 또 자동화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혁신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자동화를 왜 하느냐, 혁신을 하기 위해 하는 것이죠. 여기에 불가능한 목표에 도전하는 정신력은 우리 직원들이나 엔지니어들 만한 사람들이 없습니다" 김종갑 사장이 취임후 제시한 `2010년 반도체 3위 기업`이라는 중기목표에 대해서도 "가능하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2010년까지는 지금의 사업구조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김종갑 사장을 비롯한 우리의 목표는 3위가 아니고 세계 최고의 반도체 회사를 만드는 겁니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메모리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가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겠죠."&nbsp;◇"나는 지금 전쟁중..쉬는 건 사치일뿐"평상시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질문이 그의 현답(賢答) 한마디에 우문(愚問)이 되버렸다.&nbsp;"반도체 사업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견디기 힘듭니다. 반도체는 1년 내로 흥망성쇠가 좌우되는 사업입니다. 이런 분위기를 괴롭다고 생각하고 스트레스로 여기면 견디기 힘들죠. 저는 항상 전쟁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저기 총성이 들리는데 쉰다는 것 자체가 사치입니다. 쉬는 건 은퇴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nbsp;그는 "나는 독종이라고 생각안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독종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에게 보물 1호는 집에 놓여있는 런닝머신이다. "내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런닝머신을 이용해 5년째 아침마다 운동을 하고 출근에 나선다. 인터뷰 내내 "나는 CEO를 보좌하는 스탭일뿐인데.."라며 부담스러워 하던 최 부사장은 "이건 꼭 써줘야 된다"라며 직원들과 엔지니어들에 대한 얘기를 다시 한번 꺼냈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순수합니다. 하이닉스가 지금처럼 성장한 것은 엔지니어들의 공이라고 봐야 합니다. 지금도 밖으로 나가면 몇배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nbsp;그런 뛰어난 사람들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때로는 밤을 새워가며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nbsp;하이닉스 부활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nbsp;그가 생각하는 진짜 일등공신들은 하이닉스의 모든 직원들인 셈이다.
2007.05.29 I 김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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