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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꺾마’ 월드컵 16강 진출에 열광…러 전쟁 장기화로 공급망위기 지속
- [편집자주] 2022년에도 대한민국은 기쁨과 슬픔이 공존했다. 코로나19가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에도 속도가 붙었다. 지난 3월9일 제20대 대선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됐다. ‘용산 시대’를 연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뒤 불과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되는 극적인 드라마를 완성했다.지난 10월29일 밤 대한민국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이 몰린 이태원동 일대. 해밀턴 호텔 옆 좁은 골목에 밀집된 인파가 뒤엉키며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러시아가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우크라이나는 사흘 만에 함락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결사항전으로 버티고 있다. 세계 경제는 곤두박질쳤고 신냉전 체제는 더 굳어졌다.‘중국몽’을 앞세워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16일 개막한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했다. 1980년대 확립된 중국 지도자의 ‘10년-2연임’ 규정을 깨고 장기 집권에 들어간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5월 22년 만에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시작으로 6∼11월 네 번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일본 헌정사상 최장수 총리이자 보수·우익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7월8일 거리 유세 과정에서 총격을 당해 숨을 거뒀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월8일 96살을 일기로 숨졌다. 여왕은 70년7개월 동안 국왕 자리를 유지하며 전후 영국이 겪은 온갖 영욕을 함께한 최장수 국왕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이데일리가 꼽은 국내외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 해를 되돌아봤다.◇윤석열 대통령 취임 ‘용산 시대’ 열어올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10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내세운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취임사에서 “이 나라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정치신인이기도 한 그는 지난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은 후 그해 6월 정치참여 선언을 하며 파죽지세로 제1야당의 대선후보까지 꿰찼다. 후보시절부터 제왕적 이미지를 벗고 소통 중심의 친근한 집무실을 만들겠다고 공언해왔다. 그 결과물로 청와대를 나와 용산 국방부 청사에 집무실을 마련하며 ‘용산시대’를 열었다.[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이재용 회장 승진…‘뉴 삼성시대’ 막올라“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올해 10월27일 이재용(사진)의 ‘뉴 삼성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 1991년 삼성전자 입사 이후 31년만, 부회장 승진 이후 10년만, 선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이후 2년만, 그리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총수 지정 이후 4년 만이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인재·기술 중시 경영으로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킨 이건희 회장의 가치를 계승하되, 글로벌 현장 경영, 특유의 임직원 소통 등을 통해 초격차 확보를 위한 미래비전·경영전략 마련해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책임 강화를 녹여 ‘뉴 삼성’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이재용발’ 뉴삼성 비전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삼성의 취약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은 숙제다. 삼성은 2018년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냈지만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사진=삼성전자)◇‘돈맥경화’ 불러온 레고랜드 사태강원도가 춘천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조성하기 위해 설립한 강원중도개발(GJC)을 회생신청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CJC가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가뜩이나 금리인상으로 유동성이 말라가기 시작한 가운데 지방정부가 보증한 PF에서도 지급불이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PF ABCP 금리는 두자릿수로 치솟았고, 차환이나 만기연장도 어려워졌다. PF에 대출해줬던 증권사들도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 사태를 겪었다. 회사채, 특수채, 국고채 금리도 줄줄이 급등했다. 정부가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방안을 발표하면서 국고채 시장부터 안정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단기자금시장으로 온기가 퍼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사진=뉴시스)◇‘핼러윈 비극’…이태원 참사로 158명 희생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8명이 인파에 짓눌려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 데이를 맞아 이태원 일대에만 30만명의 사람들이 모이면서 발생한 사고다. 참사 현장인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은 폭 3.2m의 내리막길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원인으로 꼽혔다. 이태원 참사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발생한 가장 큰 인명피해이며 피해자 대부분이 10~20대로 젊은 층이라는 점에서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진상규명에 나선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경찰과 구청, 소방 등 과실이 모여 이번 참사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기관별 안전대책의 미비, 미흡한 사고 대처와 부실한 보고체계 탓에 참사 발생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까지 수사가 이어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회 국정조사 등 정치권의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연말 앞둔 이태원 추모현장◇다시 대~한민국…투혼 보여준 태극전사들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이며 2002년 한일 월드컵 포함해 통산 세 번째를 기록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가나와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포르투갈과 최종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을 거두며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브라질에 져 8강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우루과이와 가나, 포르투갈 등 강호들을 상대로 값진 결과를 냈다. 안와골절상을 당해 안면 보호대를 쓰고 전 경기를 뛴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부상에서 회복이 더뎌 조별리그 두 경기를 못 뛰었으나 포르투갈전에서 16강행을 책임진 황희찬 등 태극전사들이 보내온 승전보는 한국 축구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평가다.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한은, 사상 첫 6회 연속 금리 인상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2.75%포인트 올려 연 3.25%로 높였다. 작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은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까지 6회 연속 금리 인상으로 이어졌다. 1999년 콜금리 목표제가 시행된 이후 사상 첫 ‘6회 연속 금리 인상’이다. 특히 7월과 10월에는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처음 단행했다. 물가상승률은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5%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고물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1442.2원까지 치솟은 것도 금리 인상의 배경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물가상승률이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누리호 발사 성공…7대 우주강국 도약6월 21일 국산 로켓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7번째로 1톤 이상 실용 인공위성을 스스로 우주로 쏘아올린 국가가 됐다. 2010년부터 1조 9572억원을 투입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의 결실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비롯해 3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연소 불안정, 악천후, 클러스터링(엔진 묶음) 기술의 어려움 등을 극복하고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켜 국민의 자긍심을 높였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우주개발로드맵’, ‘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라 2032년 달착륙, 2045년 화성 탐사를 하기 위한 발판도 마련했다.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화물연대 16일 간 총파업 ‘빈손 복귀’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11월 24일부터 12월 9일까지 16일 간 총파업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한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이 다가오자, 일몰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운송 거부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는 집단 운송거부에 참여한 화물연대 소속 운수 종사자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두 차례에 걸쳐 발동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고수했다. 정부의 원칙 대응에 파업은 동력을 잃었고, 여론이 악화하자 화물연대는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을 종료했다. 화물연대는 업무에 복귀했지만,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제안 무효화 등 안전운임제 일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부와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지난 4일 경기 안양시의 한 레미콘 공장에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사진=뉴스1)◇삼척·울진 산불에 전국 물 폭탄까지3월에는 4일부터 13일까지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강릉, 동해에서 일어난 동해안 산불이 거대한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 산불은 213시간 동안 이어지면서 역대 최장기간 산불로 기록됐다. 서울 면적(6만500㏊)의 3분의 1에 달하는 산림 2만4900여㏊가 소실됐다. 정부는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로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피해를 본 울진, 삼척, 강릉, 동해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8월에는 8일 서울을 시작으로 13일까지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강원, 충청, 경북, 전북 일대에 하루 100∼300㎜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서울 일부 지역은 시간당 강수량이 100㎜를 넘어 8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기준으로 서울 8명 등 모두 14명이 사망하고 2280명의 이재민과 약 1만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지난 3월 경북 울진에서 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북쪽인 강원 삼척까지 번지는 가운데 삼척시 원덕읍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에 타고 있다.(사진=연합뉴스)◇대한민국이 멈췄다…카카오 먹통 사태지난 10월 15일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는 대한민국의 ‘일상’을 멈춰 세웠다. 메신저, 택시, 페이, 지도 등 카카오 자체 서비스는 물론 카카오 인증을 연동한 서비스까지 몽땅 불통이 됐다. 완전 복구까지 걸린 시간은 127시간 33분. 불이 나더라도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지 못한 SK C&C의 데이터센터,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은(이중화 시스템 미흡)’ 카카오의 실책이 겹쳐 발생한 사건이었다. 이 사태로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취임 7개월 만에 대표직을 내려놨고,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사과까지 했다.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봤다고 신고한 사례만 10만5000여 건에 달했다. 카카오는 서비스를 안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간 투자를 3배 늘리겠다고 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카카오 남궁훈·홍은택 각자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 월드컵 16강 이끈 벤투-손흥민, IFFHS 최우수 감독·선수 후보
- 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으로 이끈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과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선정 올해의 최우수 감독과 선수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벤투 감독은 25일(현지시간) IFFHS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2 남자 국가대표팀 최우수 감독 후보 20명에 이름을 올렸다. 벤투 감독 외에도 카타르 월드컵 우승팀인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 준우승팀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 등이 함께 후보에 자리했다.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대표팀 사령탑으로 벤투 감독을 비롯해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감독,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등도 후보에 뽑혔다.IFFHS는 1996년부터 매년 가장 돋보인 성과를 낸 국가대표 감독을 뽑아 시상한다. 최우수 국가대표 감독 부문에선 비센테 델 보스케 전 스페인 감독이 4차례(2009, 2010, 2012, 2013년)로 최다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는 이탈리아를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로베르토 만치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 수상했다.손흥민은 앞서 발표된 올해의 남자 최우수 선수 후보 20인에 자리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손흥민이 유일하다.손흥민은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아울러 이달 막을 내린 2022 카타르월드컵에선 한국 대표팀을 16강에 올리는 성과를 이뤘다.남자 최우수 선수 후보로는 손흥민 외에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파리 생제르맹), 킬리안 음바페(프랑스·파리 생제르맹), 카림 벤제마(프랑스·레알 마드리드), 엘링 홀란(노르웨이·맨체스터 시티), 해리 케인(잉글랜드·토트넘), 모하메드 살라흐(이집트·리버풀),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폴란드·바르셀로나) 등이 이름을 올렸다. 레반도프스키는 지난 2년 연속 올해의 남자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했다.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는 올해의 남자 최우수 골키퍼 후보 25명에 들었다. 김승규와 함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애스턴 빌라), 위고 요리스(프랑스·토트넘), 알리송(브라질·리버풀), 야신 부누(모로코·세비야), 곤다 슈이치(일본·시미즈) 등도 후보에 자리했다. 각 부문 수상자는 내년 1월 발표된다.
- “한국은 제 삶의 일부”…눈물 보이며 떠난 벤투 감독이 남긴 편지
- (사진=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캡처)[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제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입니다.”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원정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지난 13일 모국 포르투갈로 떠나며 진심을 가득 담은 편지를 공개했다.벤투 감독은 이날 오후 늦게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두바이를 경유해 포르투갈로 돌아간다. 이로써 2018년 러시아월드컵 직후인 8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4년 4개월간의 한국 축구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이 출국하기 전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한국 축구팬과 국민에 감사 인사, 또 지난 4년 동안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보낸 소회를 전했다.벤투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특히나 감사드린다. 선수들은 내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기회를 줬다”고 적었다. 이어 “좋은 순간, 어려운 순간을 동반한 환상적인 경험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의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더 강하게 만들었다”며 “모든 분이 보여준 존경과 애정, 지원에 대해 여러분 모두에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깊은 고마움의 뜻을 나타냈다.벤투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 스태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며 “이제 한국 축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고 떠나야 할 때다. 대한민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항상 제 마음 속에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4년 4개월 동안 한국 축구 성인 국가대표팀을 이끌며 최장수 재임 기간을 기록한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최다승 기록(35승 13무 9패)도 세웠다.한국 국가대표팀에 수비진부터 차근차근 패스를 전개하며 높은 공 점유율을 갖는 ‘빌드업 축구’를 이식한 것이 벤투 감독의 대표적인 성과다. 그 결과 카타르월드컵에서 강호들과 대등하게 맞서는 경기를 펼쳤고 12년 만에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도 달성했다.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 전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았지만, 계약 조건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제의를 거절했다. 당분간 모국인 포르투갈에서 휴식을 취하며 향후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200여명의 팬들이 공항에서 대표팀 유니폼 등을 들고 벤투 감독을 환송했으며, 포르투갈어로 ‘오블리가두’(감사합니다), ‘따봉’(최고다) 등을 외쳤다. 벤투 감독도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일부 팬들에게는 사인을 해준 뒤 출국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벤투 사단의 일원이었던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 대한축구협회 임직원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벤투 감독은 출국장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결국 눈물을 보이며 손으로 눈가를 훔친 뒤 깊은 추억을 남긴 한국을 떠났다.미소지으며 출국하는 벤투 감독(사진=연합뉴스)
-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벤투, 한국 축구와 동행 마치고 작별
- 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려놓은 뒤 4년 4개월 만에 사령탑에서 내려온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기에 앞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한국 축구를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16강에 올린 파울루 벤투 감독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포르투갈로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기적같은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파울루 벤투(53) 감독이 4년 4개월 간의 한국 축구와 동행을 마치고 고국인 포르투갈로 돌아갔다.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이 종료된 벤투 감독은 13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벤투 감독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를 거쳐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향할 예정이다.인천공항 출국장에는 벤투 감독을 환송하기 위해 200여명 팬들이 몰렸다. 이들은 포르투갈어로 각종 인사 및 응원 문구를 적은 종이를 들고 벤투 감독과 작별을 아쉬워했다. 벤투 감독은 일부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환하게 웃으며 출국장으로 빠져나갔다. 함께 대표팀을 이끈 최태욱, 마이클 김 코치와 박경훈 전무 등 축구협회 임직원도 공항에 나가 벤투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벤투 감독은 2018년 8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4년 4개월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어왔다. 단일 임기 기준 한국 대표팀 최장기간 대표팀 감독직을 맡았다.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은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 진출 티켓을 따냈다. 총 10경기를 치르는 최종예선에서 8번째 경기 만에 본선행을 확정했다.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벤투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다시 한번 큰 성과를 이뤘다. 조별리그 H조에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강팀을 상대로 1승 1무 1패를 기록, 역대 두 번째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패스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지배하는 ‘빌드업 축구’를 고집스럽게 추구하면서 한국 축구에 새로운 변화를 일끌었다. 그 결과 유럽과 남미의 강팀을 상대로도 물러서지 않고 대등하게 싸우는 모습을 보여줬다.벤투 감독은 최종예선 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재계약 제의를 받았지만 계약 조건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9월 거절 의사를 축구협회에 전했다. 이번 월드컵 브라질과 16강전 직후 결별 사실을 언론에 공표했다.벤투 감독은 출국에 앞서 인터뷰 등 별도의 미디어 활동을 하지는 않았다. 대신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한국과 작별하는 솔직한 심정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벤투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성원해주신 대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특히 선수들이 보여준 프로페셔널리즘, 자세와 태도에 감사드린다. 선수들은 제 인생에서 절대 잊지 못할, 가장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이어 “좋은 순간은 물론 어려운 순간도 있던 환상적인 경험이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순간에 대처하는 우리 선수들 능력이었고, 이는 우리를 팀으로서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지원 스태프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모든 지원스태프에게도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대표팀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는 동안 모든 분들이 보여준 존경과 애정, 지원에 대해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벤투 감독은 “대한민국을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만든 이 환상적인 여정에 함께 한 모든 분들께 축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우리가 이뤄낸 모든 것에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더욱 진심으로 축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한 자신을 보좌한 코칭스태프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우리 코칭스태프의 지식, 프로페셔널리즘, 결속력 없이는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끝으로 벤투 감독은 “이제 한국 축구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미래를 바라보며 떠나야 할 때다”며 “한국은 항상 제 삶의 일부일 것이며 우리 선수들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