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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하던 美 항공업계, 테러악몽에 또 `휘청`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9.11테러 악몽에서 이제 막 벗어나려던 미 항공산업이 영국발 미 항공기에 대한 테러 시도로 또 다시 휘청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테러 시도가 미 항공업계에 막대한 재정적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전일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 분자들이 영국 경찰에 체포됐다. AP통신은 미 대테러 관리를 인용, 테러범들의 공격이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콘티넨탈 항공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미국을 겨냥한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9.11의 아픈 추억을 가진 미국인들이 항공기 이용을 꺼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 여름 성수기를 맞은 항공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 항공업계는 지난 2001년 9.11여파로 총 35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후 5년간 부진의 늪에서 헤매이다 올 여름 6년만에 처음으로 여름 성수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7억달러에 달했던 업계 손실이 올해 5억달러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테러 시도로 인해 주요 업체들의 실적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 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WSJ는 특히 업계 1,2위인 AMR의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UAL의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UAL은 지난 2월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중이다. 그러나 여행객들이 공포로 수익성 높은 해외여행 예약이 급감할 경우, 가격 인하 압력을 받게된다. 결국 비행이 지속되면 될수록 적자가 쌓이는 상황을 다시 경험하게 될 수 있다. 항공운송연합의 존 하이밀리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항공업계의 실적이 수 많은 이벤트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또 한번 확인했다"며 "한 분기 실적이 좋다고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이 늘어날 시기에 테러 공포가 다시 엄습했고, 고유가까지 더해져 투자심리가 악화될 것이라며 미국 항공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긍정적'(positive)'에서 '중립(neutral)'으로 낮췄다.한편 이날 미국 증시에서는 항공주들이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초반 급락세가 진정된 뒤 1%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MR과 콘티넨탈이 각각 1%, 1.2% 하락했으며, 나스닥에서는 UAL이 1.3% 밀렸다.
- 뉴욕증시 상승..테러 우려 진정+유가 급락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10일 뉴욕 주식시장이 오전 장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 마감했다.이날 주식시장은 하락 출발했다. 영국 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 분자들이 영국 경찰에 체포되면서 미국과 영국이 10일 민간항공기 관련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테러 음모가 알 카에다의 소행일 것이라고 밝혔고, `9.11` 이후 약 5년만에 다시 테러 공포가 엄습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휘둘렸다.그러나 테러 음모가 사전 차단된데다 유통업체 타깃, 미디어재벌 바이아컴 등 기업들의 실적 호조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게다가 테러 우려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에는 의외의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오후들어 상승반전한 주식시장은 결국 이 오름세를 지켜냈다.이날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48.19포인트(0.44%) 상승한 1만1124.37, 나스닥 지수는 11.46포인트(0.56%) 높은 2071.74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5.86포인트(0.46%) 오른 1271.81에마쳤다.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2.35달러(3.1%) 낮은 7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73.24달러까지 하락해 지난달 28일 이후 2주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테러 여파로 항공 관련주 급락..일부는 상승 반전이날 영국 경찰청은 승객을 가장해 폭발물이 담긴 휴대품을 기내로 반입해 여객기들을 공중 폭파하려던 테러범들의 음모를 적발, 21명을 체포했다. AP통신은 미국 대테러 관리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의 공격이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콘티넨탈 항공 등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영국 내무부는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인 `중대(critical)` 단계로 높이고,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편을 취소시켰다. 미국도 자국 민간 항공기의 테러경보 수준을 `적색`으로 높이고 경계를 강화했다. 테러 여파로 주요 항공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일부는 상승 반전했고 하락한 업체도 오전 장 초반에 비해서는 낙폭이 크게 줄었다.테러 목표가 될 뻔 했던 컨티넨탈 에어(CAL)는 1.65% 떨어졌고, 유나이티드 에어(UAUA)는 1.43% 하락했다. 아메리칸 에어(AMR)는 0.34% 올랐다.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RYAAY)와 제트 블루(JBLU)도 모두 상승 반전, 각각 2.15%, 0.10%씩 올랐다.그러나 미국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BA)은 수요 감소 우려로 1.3% 내렸다.◆타깃-바이아컴 실적 호조미국 2위 소매업체 타깃(TGT)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4.97% 상승했다.타깃의 2분기 순익은 6억900만달러(주당 7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 69센트도 상회했다.미디어 재벌 바이아컴(VIA)은 10.19% 치솟았다. 바이아컴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2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13센트의 일회성 특별 이익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실질 2분기 주당 순이익은 48센트로 월가 전망치 44센트를 상회했다.
- 뉴욕증시 상승반전..테러 우려 진정+실적 호조
-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10일 오후 뉴욕 주식시장이 오전 장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상승 반전했다.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 분자들이 영국 경찰에 체포되면서 미국과 영국이 10일 민간항공기 관련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마이클 처토프 이번 테러 음모가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9.11` 이후 약 5년만에 다시 테러 공포가 엄습하면서 항공 관련주와 영국 파운드화 가치 급락하고, 항공객 감소 가능성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반면 채권 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상승하고 있다.그러나 테러 음모가 사전 차단된데다 유통업체 타깃, 미디어재벌 바이아컴 등 기업들의 실적 호조까지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오후 12시58분 현재 다우 지수는 1만1087.31로 전일대비 11.13포인트(0.10%) 올랐고, 나스닥은 2065.93로 5.65포인트(0.27%) 상승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1.90달러(2.39%) 낮은 배럴 당 74.4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테러 여파로 항공주 급락..일부는 상승 반전이날 영국 경찰청은 승객을 가장해 폭발물이 담긴 휴대품을 기내로 반입해 여객기들을 공중 폭파하려던 테러범들의 음모를 적발, 21명을 체포했다. AP통신은 미국 대테러 관리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의 공격이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콘티넨탈 항공 등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이에 따라 영국 내무부는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인 `중대(critical)` 단계로 높이고, 런던 히스로 공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편을 취소시켰다. 미국도 자국 민간 항공기의 테러경보 수준을 `적색`으로 높이고 경계를 강화했다. 테러 여파로 주요 항공주가 일제히 하락세다. 그러나 오전 장 초반에 비해서는 낙폭이 크게 줄었다.테러 목표가 될 뻔 했던 컨티넨탈 에어(CAL)는 1.28%, 아메리칸 에어(AMR)는 0.89% 떨어졌다. 유나이티드 에어(UAUA)는 0.97% 하락했다.저가 항공사인 라이언 에어(RYAAY)와 제트 블루(JBLU)는 상승 반전, 각각 1.41%, 1.77%씩 올랐다.◆타깃-바이아컴 실적 호조미국 2위 소매업체 타깃(TGT)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3.58% 상승했다.타깃의 2분기 순익은 6억900만달러(주당 70센트)로 전년동기대비 13% 증가했다.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문가들의 주당 순이익 전망치 69센트도 상회했다.미디어 재벌 바이아컴(VIA)은 7.58% 치솟았다. 바이아컴은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4% 증가한 2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13센트의 일회성 특별 이익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실질 2분기 주당 순이익은 48센트로 월가 전망치 44센트를 상회했다.◆6월 무역적자 예상 상회..고유가 여파미국의 지난 6월 무역적자가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5월 적자액이 대폭 상향 수정된 영향으로 전달보다는 줄어들었다.상무부는 6월 무역적자가 전월비 0.3% 줄어든 648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문가 예상치 645억달러보다 높다.상무부는 지난 5월 무역적자를 기존 638억달러보다 1.9% 늘어난 650억달러로 상향했다. 유가가 치솟은 것이 무역적자에 큰 영향을 미쳤다. 6월 수입 원유의 평균 가격은 배럴 당 62.04달러를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6월 수입 원유 규모도 205억달러로 역시 최고치다.
- 英·美, 테러경보 최고 격상..시장 `충격`
-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하려던 테러 분자들이 영국 경찰에 체포되면서 미국과 영국이 10일 민간항공기 관련 테러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다. `9.11` 이후 약 5년만에 다시 테러 공포가 엄습하면서 항공 관련주와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하고, 항공객 감소 가능성으로 유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10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경찰청은 승객을 가장, 폭발물이 담긴 휴대품을 기내로 반입해 여객기들을 공중 폭파하려던 테러범들의 음모를 적발, 2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미국 대테러 관리의 말을 인용해 테러범들의 공격이 유나이티드 항공, 아메리칸 에어라인, 콘티넨탈 항공 등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영국 내무부는 이에 따라 테러경보를 종전 `심각`(severe) 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임박`(critical)단계로 격상했다. 영국 당국은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들어오는 모든 비행편을 취소하고, 공항 주변 경계를 강화했다. 영국 경시청의 폴 스티픈슨은 "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대규모 살상을 기도한 것"이라면서 "막대한 사망자와 재산피해를 일으키려는 테러리스트들의 음모를 분쇄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미국도 영국의 이같은 조치에 발맞춰 자국 민간항공기 관련 테러경보를 5단계중 최고 수준인 `적색`으로 조정하고, 대테러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이번 파문으로 유럽 주식시장에서 항공주들이 급락했고, 영국 파운드화 가치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브리티시 항공 주식은 6.4% 추락했다. 테러경보 격상으로 항공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 9월물은 전날보다 1.05달러, 1.4% 하락한 75.3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하락 여파로 유럽 증시에서 엑손모빌, 셰브론 등 석유관련주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지수선물도 테러 우려로 인해 하락했다.
- 진실위 ''전두환정권, KAL기 사건 정치적 활용''(종합)
- [이데일리 박기수기자] 지난 1987년 전두환 정권이 'KAL858기 폭파 사건'을 당시 집권당의 대통령 후보인 노태우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1일 국정원 국가정보관에서 KAL기 폭파사건 이후 당시 노태우 후보 당선을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내용의 KAL기 사건과 관련한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먼저 당시 안기부가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가능한 '대선 사업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기 위해 87년 12월2일 수립한 '대한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공작(무지개공작)' 계획문건에서 작성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해 12월10일부터 13일까지 범인 인수시점에 맞춰 전국적인 집회를 개최하고, 매스컴을 총동원해 홍보하기 위해 수립된 'KAL기 폭파 사건 관련 북괴 만행 규탄 궐기행사 개최 계획' 문건도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외교, 내무, 법무, 교통, 노동, 문공, 대한항공, 안기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의 'KAL기 실종사고 정부실무 대책반'도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폭파범으로 검거된 김현희를 대선 하루 전인 12월15일까지 압송하기 위해 안기부와 외무부가 외교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것도 당시 외교전문을 통해 확인했다. 진실위는 따라서 115명의 인명이 희생된 사건을 정략적인 목적으로 활용한 것은 국가기관으로서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결론지었다. 또 이런 의도는 결국 ▲졸속적인 수사결과 발표 ▲비과학적이고 철저하지 못한 수색 ▲유가족에 대한 권위적인 대응 ▲합리적으로 제기된 의혹에 대한 부실한 대응 등의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진실위는 당시 안기부가 발표한 폭탄테러에 의한 KAL기 추락에 대해서는 "당시 의심이 가는 탑승객이 없고, 김현희과 김승일이 음독하고, 폭파범이라고 시인한 등을 종합해 볼 때 폭탄테러로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없다"고 했다. 진실위는 그러나 "사고 실체에 대한 분명한 규명은 비행기 동체와 블랙박스 등의 물증이 보강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미얀마에 새로 발견된 KAL858기로 추정되는 인공조형물 등에 대해 정확한 진상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진실위는 이같은 조사에도 불구, 사건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김현희씨에 대해서는 "강제적인 조사권이 없어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혀,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진실위는 이와 함께 지난 1992년 노태우 정권이 대선 전에 발표한 `남한 조선노동당사건`의 경우 처음부터 정치적으로 활용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수사결과를 과장되게 발표해 결국 노태우 정권이 대선 정국에 이를 활용했다는 비난을 자초했고, 결국 대선에 개입한 결과로 나타났다고 확인했다. 진실위는 또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고문의혹과 관련해 비록 증거가 확보되지는 않았지만, 구타와 잠 안재우기, 고문협박 등 여러 형태의 육체적, 정신적 가혹행위가 가해졌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했다.그러나 당시 사건의 총책격인 간첩 이선실과 월북 인물인 이화선 등은 실존 인물이었으며, 중부지역당도 실재했던 조직이라며 조선노동당 사건 자체가 조작되지는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오충일 진실위 위원장은 이날 발표와 관련해 "당시 안기부는 두 사건에 대해 지나치게 해석하고 발표하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 김현희는 왜 진실위 면담에 불응했나?
- [노컷뉴스 제공]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 규명위원회(진실위)는 1일 오전 중간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KAL858기 폭파 사건은 안기부나 정부의 조작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실위도 밝혔듯이 이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김현희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일부 의혹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진실위측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 탓인지 김현희씨 면담 추진이 왜 성사되지 못했는지 그 과정을 소상히 밝혔다. 진실위는 지난 2005년 10월 25일 국가정보원이 먼저 나서 김씨에게 면담 필요성을 설명했지만, 김씨는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후 진실위는 위원장 명의의 편지를 전달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김씨측의 수령 거부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진실위는 김현희씨의 친척 정모씨에게 면담 섭외를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을 얻었다. 제 3의 장소에서 김씨와의 면담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진실위측도 상당히 흥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면담 장소에서 1박 2일 동안 머물렀지만 김씨는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10여차례의 면담 요청은 끝내 물거품으로 돌아 갔다.왜 김씨는 이같은 진실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서면 조사에 조차 응하지 않는 걸까?김현희씨 측이 면담을 거부하는 이유는 "국정원이 KAL858기 폭파 사건을 재조사하도록 결정한 것에 대한 강한 배신감"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진실위는 이같은 김씨 측의 반응을 이해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실위는 "김현씨가 과거 안기부의 지원으로 사회 유명인사로 활동하고,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었던 사정에 비추어 '배신감'발언은 이해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역사의 산증인'으로서 보호하고자 했던 안기부의 입장이나, 그런 이유로 특별 사면을 받았던 김씨의 입장을 고려할 때, 역사의 증인이 되어 달라는 진실위의 요구와 국정원의 협조 요청에 대해 반발하는 것은 논리적이나 도의적으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진실위는 이에 따라 김씨에 대한 면담이 성사되지 않아 조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할 경우, 강제 조사를 받게 되는 처지가 올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 사실 진실위에는 강제 조사권이 없어 김씨가 거부하는 이상 조사는 불가능하다. △왜 김현희씨 면담이 필요한가 - 핵심 의혹 3가지 먼저 김현희씨가 북한 출신 인지 여부다. 앞서 김씨는 1972년 11월 2일 평양 헬기장에서 화동(花童) 소녀로 나온 사진과 김씨 진술로 북한 출신으로 확인됐지만, 화동 사진의 착오, 동행한 공작원 김승일의 신원 등 최종 판단이 필요한 의혹들이 남아 있다. 진실위는 또 김씨 등이 항공기에 탑승할 때 가지고 갔다는 라디오가 실제 폭탄이었는지, 아니면 또 다른 폭탄이 든 술병을 반입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김씨의 진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바레인에서의 행적과 관련해, 김현희씨 일행이 왜 바레인으로 갔는지와 곧장 출국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해서도 김씨의 진술을 듣지 않고서는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진실위의 판단이다. △김현희씨 이제는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야이에 공은 김씨측에 넘어갔다.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지난 87년 12월 대통령 선거 전날 입에 재갈을 문채, 부축을 받으며 비행기에서 내려오던 모습을 기억한다. 또 사형이 선고된 뒤 특별 사면을 받고, 안기부 직원과 결혼해 평범하게 생활하는 모습, 아침 주부 대상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눈물을 흘렸던 모습도 눈에 선하다. 김씨 편에서 서서 보면, 배신감을 넘어서 정말 죽음 보다 더한 고통일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들을 유가족이라고 부르지 않는 KAL858기 실종자 가족들에게 그 날의 진실을 알리고, 남겨진 의혹 낱낱히 밝히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이제 김현희씨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역사 앞에 진실을 밝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