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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전기비 성장률은 0.4%로 집계됐다. 작년 4분기 -0.4% 역성장에 이어 플러스 전환이다. 전년동기비로는 1.1% 성장에 그쳐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4분기(-0.9%) 이후 2년 1분기 만에 가장 낮은 성장세가 예상된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작년 3분기까지만 해도 3.1%였으나 4분기 1.3%로 내려앉더니 성장세가 더 둔화되는 모습이다. 올 연간 성장률도 석 달 전 중간값이 1.6%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수출과 소비 등 내수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과 통계 기준이 같은 국제수지 내 올 1분기 수출(상품수출과 중계무역순수출 합계, 3월 통관기준 등 추정)은 전분기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수출은 2개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는 방역조치 추가 해제, 각종 행사 확대 등으로 1분기 중 신용카드 결제액(실질, 신한카드 기준)이 전년동기보다 6.0% 증가, 작년 4분기(2.3%) 대비 약 3.7%포인트 확대됐다. 그러나 소비는 고금리 부담, 실질 소득 감소 여파로 작년처럼 성장세를 주도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약한 증가세가 예상된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소비가 전기비로 소폭 올라오지만 미진하고 수출·설비투자는 마이너스인 상황이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1분기 그나마 도움을 주는 쪽은 분양 등 건설투자”라고 설명했다. 건설기성은 1월, 2월 전월비 각각 4.9%, 6%로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언제 돌아서나가 관건
정부와 한은은 올 한 해가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오히려 경기 저점이 2분기에서 3분기로 미뤄진 모습이다. 우리나라 주력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언제 개선되느냐가 관건인데 삼성전자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개선 시기가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과거 반도체 하강기때 재고율이 고점에서 약 5~7개월 정도 조정을 거친 후 반등했다”며 “주요 기관들은 회복 시점을 대체로 3분기 중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 리오프닝 수혜는 수출보다는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소비 개선을 기대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3월 전년동월비 503.1% 증가했지만 2019년 100이 들어왔다면 현재는 17 수준밖에 유입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1% 중반대 성장률을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하향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1.5% 성장률을 예상했으나 중국 리오프닝 효과 제한, 반도체 경기 반등 지연 가능성 등에 1.3~1.4% 성장을 예측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올 성장률을 1.8%에서 1.2%로 낮추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