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국내 파생상품 전체 거래량은 2808만3583계약으로 집계됐다. 31일부터 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 개장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45분으로 15분 앞당겼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18만3081계약에 비해 63% 늘어난 것이다.
종류별로는 주식옵션 거래량이 크게 늘었다. 작년 81만4434계약이었던 주식옵션 거래량은 개장시간을 앞당긴 뒤 145% 늘어난 199만6268계약으로 급등했다. 주식선물도 59% 늘어난 2608만7315계약으로 집계됐다.
정규장 개장 전 15분 동안 파생상품 거래량이 하루 전체의 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장보다 15분 앞서 파생상품시장을 개장하는 일본의 경우 주식시장 개장 전 선물거래 비중이 6.4% 수준이다. 정규장 개장 전 15분 동안 거래된 선물가격을 정규장이 열린 직후 현물가격이 따라가는 추세를 보였다.
파생상품 시장이 생기를 띠는 건 변동성 흡수 수요가 몰린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파생상품이 조기 개장하면서 유동성 효과가 나타났다”며 “조기 개장으로 해외 시장의 등락을 빠르게 소화하면서 가격발견(가격참고)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져 가격 변동성이 중화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 기간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헤지 상품인 파생상품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도 보인다. 올 들어 2차전지 열풍이 증시 상승을 이끌어 온데다 투자자 관심이 8월 들어 초전도체로 옮겨붙으며 거래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일 평균 거래대금은 28조7703억원으로, 지난해 8월 대비 두 배 늘어난 것이 파생상품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은 요인으로 꼽힌다.
선물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가 활성화하면 증시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주식시장과 파생시장의 가격 차이를 이용하는 차액거래 등 양 시장이 상호작용하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파생상품으로 헤지하는 만큼 차익과 헤지 거래가 연동해 선순환할 것이란 기대다.
앞으로는 24시간 내내 파생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시장은 23시간가량, 유럽은 21시간가량 파생상품 거래가 가능하다. 거래소는 15분 앞당기기에 이어 야간 파생상품 시장도 도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