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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A씨는 사찰의 보험사를 상대로 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사찰에서 개 관리를 허투루 한 데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민법은 ‘동물 점유자는 동물이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한다. 다만 ‘상당한 주의를 해태(소홀)하지 않았다면 책임이 없다’는 단서도 달린다.
법원은 “절은 동물의 점유자로서 관리를 소홀히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보험사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없다”고 설명했다.
‘개조심’ 경고문이 없이 발생한 사고에서 개 주인은 책임을 피하기 쉽지 않다. B씨는 가족과 함께 떠난 캠핑장에서 아들 둘이 개에 물리는 사고를 겪었다. 캠핑장에서 기르던 개는 레일에 묶여서 활동 반경이 넉넉한 편이었다. 캠핑장에서 붙여둔 개조심 팻말은 없었다.
‘개조심’ 경고문은 면책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책임 정도는 덜어준다. 사업하는 C씨는 업장에서 기르던 개가 방문객을 물어서 약 1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개는 업장에 묶여 있었지만 목줄이 길어서 방문객을 공격했다. 방문객은 전치 10주가 넘는 큰 부상을 입었다. A씨의 책임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법원은 B씨의 관리 소홀을 인정했지만 책임 비율은 30%로 낮게 봤다. ‘개조심 경고문’을 붙여둔 점을 고려하면 방문객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