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이후 지속되고 있는 국내외 식료품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글로벌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됐다. 팬데믹에 따른 공급 병목, 러·우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 수출제한, 이상기후 등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식료품물가의 상방압력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단 판단이다.
한은이 식료품물가 상승 요인 분석을 위해 50개국의 데이터를 이용해 글로벌 공통요인과 국가별 고유요인으로 분해해 본 결과, 글로벌 공통요인의 영향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자급률은 20.9%로 쌀을 제외할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원재료비 인상을 통해 가공식품, 외식 등 식품관련 품목으로 주로 파급되지만 1차 가공품을 원재료로 하는 축산물,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도 광범위하게 파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식량가격은 국내 식품가격과 외식물가에 시차를 두고 파급된다. 가공식품은 11개월 후에, 외식물가는 8개월 후에 최대로 나타난다. 따라서 가공식품 등 식료품과 외식물가는 하방경직성과 지속성이 높고 체감물가와의 연관성도 높아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물가 둔화 흐름을 더디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은 판단이다.
중장기적으론 엘니뇨 등이 국제식량가격의 가장 큰 상방 리스크로 지목됐다. 올해 강한 강도의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곡물 주산지의 기상이변과 농산물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엘니뇨 기간 이후 국제식량가격 상승기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여왔고, 해수면 온도가 예년대비 1℃ 상승할 때 평균적으로 1~2년 시차를 두고 국제식량가격이 5~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