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View]공공일자리 정책이 실패한 이유

  • 등록 2022-04-08 오전 6:30:00

    수정 2022-04-08 오전 6:30:00

[라정주 (재)파이터치연구원장]문재인정부 시절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공공일자리가 많이 늘었다. 민간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도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정책의 일환으로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 발생된 고용참사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최저임금을 16.4%나 인상하자 월 20만~30만명씩 증가하던 취업자수가 2018년 8월에는 3천명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다급한 정부는 고용참사를 봉합하기 위해 고령층의 공공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냈다. 그 결과 약 20만명씩 증가하던 60세이상 월 취업자수가 2019년 2월부터 약 40만명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일반적인 관심은 매월 발표되는 월 취업자수 전체 증가량에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공공일자리라도 많이 늘려 그 외형을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 즉, 일자리 정부라는 위상을 잃고 싶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공공일자리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결요건이 있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 필자의 연구원에선 2007년부터 2019년까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국의 자료를 활용하여 실증분석을 했다.

분석에 따르면, 규제가 심할 때는 공공일자리를 확대해도 실업률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일자리를 늘려도 민간일자리를 대체하는 구축효과가 심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직성이 높은 하나의 공공일자리는 파급력이 좋은 두 개 이상의 민간일자리를 잠식하게 된다. 민간기업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을 때는 공공일자리의 구축효과가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보다 크게 나타난다는 의미다. 따라서 공공일자리 정책을 통해 실업률을 낮추려고 한다면 규제완화 등을 통해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야한다. 공공일자리의 구축효과보다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더 커지면 실업률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우리나라의 민간기업 자율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세계경제포럼이 가장 최근 발표한 2019년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민간기업 자율성 지표는 7점 만점 중 3.3점으로 OECD 평균 3.53점에 미치지 못한다. OECD27개 국가 중 16위 수준이다. 세계 10위의 경제대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이렇게 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온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급상승’ 등 소득주도성장정책 때문이다. 업무량을 고려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간에 합의를 통해 추가 근무를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볼 때 당연한 일다. 이를 정부에서 나서 강제로 12시간이상 추가 근무를 못하게 한다면 기업의 자율성을 크게 침해하는 것이다. 또 기업의 지급여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임금을 크게 인상시켜 지급하라는 건 정부가 노동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일이다. 차기 정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폐지하고, 최저임금은 명목 경제성장률과 연동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민간기업의 자율성 수준을 낮게 하는 또다른 요인은 무분별한 규제법안이다. 90%이상을 차지하는 의원입법의 경웅 정부발의 법안과 달리 규제영향평가를 받지 않는다. 정부발의 법안의 경우 규제영향평가, 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서명 등 8단계를 거쳐야 한다. 결국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의원입법에 대해서도 규제영향평가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이런 모습 처음이야!
  • 이제야 웃는 민희진
  • 나락간 '트바로티' 김호중
  • 디올 그 자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