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윤리법 제정 40주년을 맞이하여

김우호 인사혁신처장
  • 등록 2021-07-23 오전 6:05:00

    수정 2021-07-23 오전 6:05:00

김우호 인사혁신처장.
[김우호 인사혁신처장] 요즘 옛날에 찍었던 사진을 그대로 재연하는 사진 찍기가 유행하고 있다. 몇 년 또는 몇 십 년 전에 찍었던 곳을 동일한 인물들이 똑같은 포즈로 다시 사진을 찍는 것이다. 옛 사진에서는 갓난아기였던 사람이 아이를 가진 엄마가 되어 있기도 하고, 논밭이었던 배경이 높은 건물들로 둘러싸인 도심 한복판으로 바뀌어 있기도 한다.

40년 전 공직사회 모습은 어땠을까. 긴 세월동안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진 지금의 공직사회는 그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성장에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가치들이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에 대한 반성과 깨끗한 공직사회를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공직자윤리법이 만들어졌고, 이후 4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국민 눈높이를 반영하며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공직자윤리법이 제정된 1981년부터 첫 20여년은 공직자 재산을 등록하고 공개하는 제도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던 시기이다. 고위직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된 재산등록은 점차 특정 분야 하위직까지 그 대상이 확대됐다. 또한 1990년대에는 고위공직자 재산을 정기적으로 국민에게 공개하는 재산공개 제도도 도입됐다.

재산을 등록하고 심사하는 방법과 절차도 크게 개선됐다. 믿기 어렵겠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재산등록과 심사를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했다. 1999년 PC 환경에서의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2005년 웹 기반으로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금융·부동산 정보를 조회하며 간편하게 재산을 등록할 수 있게 됐다. 신고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고, 등록된 재산의 정확성 및 투명성도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2005년에는 고위공직자 주식과 관련된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주식백지신탁제도도 도입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고위공직자는 직무 관련 주식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 잡게 됐다. 2010년대에는 퇴직공직자 관련 전관예우 문제에 집중했다. 공직자 퇴직 후 취업 제한을 엄격히 강화했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던 행위제한제도도 도입했다.

공직자윤리법은 지난 40년간 공직사회 근본적 가치를 지켜온 큰 축이었고, 공직자들의 앞길을 밝혀주는 등대였다. 금융실명제 도입, 전자정부 발전 등 인프라 확충과 함께 공직자 윤리 및 의무를 강화하는 다양한 제도와 법령들이 만들어지며 행정의 투명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또 다른 세계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고, 행정환경도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공직사회 구성원들 또한 20~30대 공무원 비율이 약 40%에 이르는 등 바뀌고 있다. 변화된 행정환경 속에서 이들이 새롭게 만들어나갈 공직사회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앞으로 공직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공직자 윤리에 대한 핵심가치를 담고 있는 공직자윤리법은 지난 40년 동안 공직사회 도덕성의 잣대로써 큰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진화해 나갈 것이다.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국민에게 신뢰받는 깨끗하고 투명한 공직사회 실현도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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