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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애플코리아에 따르면 아이폰11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아이폰11’(64GB)의 국내 판매가격은 99만원(부가세 포함)이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XR’(64GB)의 국내 출고가와 같다. 애플을 비롯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새로운 모델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가격을 상향 조정했던 점을 감안하면, 아이폰11의 가격이 이전 모델과 같은 건 오히려 소비자들에 ‘좋은 소식’일 수도 있었다.
문제는 아이폰11의 출고가 가격 자체가 낮아졌다는 점이다. 아이폰11의 미국 가격은 699달러(약 83만원 부가세 제외)로 아이폰XR(749달러)에 비해 50달러(약 6만원) 인하됐다. 국내 가격에서 부가가치세(10%)를 제외해도 90만원으로 7만원 가량 비싸다.
특히 1차 출시국인 일본, 중국 등과 비교해도 한국 시장 차별 현상은 두드러진다. 아이폰11의 일본 가격은 7만4800엔(약 83만원)으로 미국과 같다. 소비세(8%)를 포함해도 8만784엔(약 89만6000원)으로 한국에 비해 9만원 싸다. 중국에서는 같은 모델을 5499위안(약 92만원)에 판매해 국내보다 7만원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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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국가별 상세대역 공개 안해”…AS 비용 전가 해석도
애플은 국가별 가격 책정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 각 국가별 상황을 포함해 마케팅적인 부분 등 여러가지 요소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최근 1년 간 다른 통화에 비해 원화가치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이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작인 아이폰XR과 아이폰XS가 발표됐을 지난해 9월 12일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28원, 아이폰11시리즈가 공개된 지난 10일 환율은 1192원으로 원화 가치가 5.7% 가량 떨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이 이번에 국내에 새롭게 론칭한 단말기 보험서비스 ‘애플케어 플러스’와 품질 보증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고려해 가격 책정에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년 1월부터 스마트폰 품질 보증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고시를 개정한 이후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제조사가 이를 이행한 것은 애플이 처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편 아이폰11은 중국, 일본 등 1차 출시국에서는 오는 20일 공식 판매에 들어간다. 한국은 이번에도 아이폰 신작 1차 출시국에서 제외됐다. 업계에서는 아이폰11의 국내 출시는 다음달 말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나마 1차 출시국에 비해 50일 이상 늦게 출시됐던 전작에 비해서는 이른 시점이다. 지난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캐나다와 맺은 2단계 상호인정협정(MRA·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이 발효됨에 따라 해외 제품의 국내 출시가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측에서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