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사 "올해 '이상문학상' 발표 없다…계약서 전면 시정할 것"

'이상문학상' 논란 관련 공식 사과
'저작권 3년 양도'→'출판권 1년 설정' 정정
  • 등록 2020-02-04 오후 3:37:06

    수정 2020-02-04 오후 4:25:3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올초 수상자들의 수상거부로 파문이 일었던 ‘이상문학상’ 논란에 대해 주관사인 문학사상사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문학사상사는 4일 ‘입장문’을 통해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2019년 한 해 동안 좋은 작품을 선보이신 작가 분들과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손꼽아 기다리셨을 독자 여러분들께 매우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문학상의 권위를 되찾고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향한 진정 어린 질타와 충고를 기꺼이 수용해 그 어떤 수고도 감당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문제가 된 이상문학상 수상자와의 계약 합의 사항에 대해서는 전면 시정 계획을 밝혔다. 문학사상사는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과 관련한 상세 조항을 시대의 흐름과 문학 독자의 염원, 또한 작가의 뜻을 존중해 최대한 수정·보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이상문학상 수상자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숙의와 논의 과정을 거치고,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겠다는 설명이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학사상사는 “최소한의 문학상 운영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라며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도 작가와 독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다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직원의 실수’라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점도 인정하고 사과했다. 문학사상사는 “관행으로 이루어져오던, 기준 없이 행해져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해 깊은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통렬한 반성을 통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독자와 작가가 원하는 문학사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학사상사의 입장문 전문이다.

문학사상은 제44회 이상문학상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와 그간 모든 일련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깊은 책임을 느끼는 바입니다.

이번 사태로 상처와 실망을 드린 모든 분들께 먼저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책과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역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문학사상은 현재 문제가 된 이상문학상 수상자와의 계약 합의 사항에 대해 전면 시정할 것임을 밝힙니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의 저작권과 관련한 상세 조항을 시대의 흐름과 문학 독자의 염원, 또한 작가의 뜻을 존중하여 최대한 수정·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최우선적으로 기존 이상문학상 수상자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계약에 반영할 수 있도록 숙의와 논의 과정을 거칠 것입니다.

△또한 대상 수상작의 ‘저작권 3년 양도’에 관한 사항을 ‘출판권 1년 설정’으로 정정하겠습니다. 표제작 규제 역시 수상 1년 후부터는 해제하겠습니다. 이는 최소한의, 문학상 운영을 감안한 부득이한 조치입니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도 작가와 독자의 의견에 귀 기울여, 보다 바람직하고 현명한 결과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학사상은 그간 문학에 대한 진정성과 자긍심 하나로 수많은 고비를 지나왔습니다. 월간 ‘문학사상’ 또한 수없이 많은 폐간 위기를 겪으며 현재 지령 568호를 맞았습니다. 본사의 한국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을 헤아려 본 사태에 대해서 작가와 독자 제위께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입장을 밝히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최근 경영 악화로 본사 편집부 직원들이 대거 퇴직하며 일련의 상황에 대한 수습이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수년간 수상 안내 및 합의서 전달 과정에서 통일된 형식으로 업무처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과오를 발견, 이에 대한 사실 확인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또한 본사는 ‘직원의 실수’라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을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상황에 대한 엄중함과 사태 파악 그리고 작가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해명이 부족했습니다. 관행으로 이루어져오던, 그리고 기준 없이 행해져오던 일들을 직원의 책임으로 전가한 것에 대해 깊은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본사의 폐습과 운영진의 미흡함으로 인해 발생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 부족임을 통감합니다. 매달 시의적인 주제를 담는 잡지를 발간하면서도 시대정신과 시대가 요구하는 감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문학상을 운영했습니다. 근 50년의 역사 안에서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가까이했음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폐습을 끊어내고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예민함을 갖추겠습니다. 통렬한 반성을 통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독자와 작가가 원하는 문학사상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학사상은 오랜 고민 끝에 올해 이상문학상은 발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좋은 작품을 선보이신 작가 분들과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손꼽아 기다리셨을 독자 여러분들께 매우 죄송합니다.

이상문학상의 권위를 되찾고 이상문학상 수상집을 향한 진정 어린 질타와 충고를 기꺼이 수용해 그 어떤 수고도 감당하겠습니다. 낡고 쇠락한 출판사가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2020년 2월 4일

문학사상 대표이사 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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