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SOC는 힘!)쌍용건설 "지하철공사 15cm의 미학"

<이데일리 창간 9주년 기획> `희망+ 코리아`
서울지하철9호선 1단계사업 913공구
  • 등록 2009-03-30 오전 11:29:26

    수정 2009-03-31 오후 2:18:54

[이데일리 김자영기자] 황금라인 지하철 9호선이 5월말 개통된다. 개통일이 다가오면서 쌍용건설(012650)이 시공하고 있는 지하철 9호선 913공구도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업계에선 9호선 최대 난공사로 913공구를 꼽는다. 913공구는 반포 세화여고와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구간 1.78km다. 9호선 전체 구간이 25.5km인 점을 감안하면 시공구간은 매우 짧다.

◇ 9호선 공사 중 최대 난공사 913공구

913공구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공사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9호선 역사공사다. 이 곳이 난공사로 꼽히는 이유는 엄청난 하중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면을 잘라보면 9호선 역사 바로 위에 지하철 3호선이 지나간다. 또 그 위엔 반포지하상가가 있고 지상에는 신세계백화점, 고속버스터미널, 메리어트 호텔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하루 4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도 있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지하철 9호선과 지하철 3호선 사이가 불과 15cm 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913공구 전체 사업비 1800억원 중 절반인 864억원이 이 곳에 투입됐다.

쌍용건설이 각종 악조건을 이겨내고 한 차원 높은 시공을 할 수 있는 데는 최신의 보강 공법을 융통성 있게 활용했기 때문. 지하철 공사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보강공법은 지하철 이동 방향으로 튜브 형태의 수 십 개의 관을 일렬로 설치하고 그 안에 슬래브를 넣어 위에서 누르는 하중을 지탱하는 방식이다. 일명 튜브공법(TRCM: Tubular Roof Constuction Method)이다.

 
▲공사가 거의 끝난 913공구 923정거장(고속터미널역) 내부


 
 
 
 
 
 
 
 
 
 
 
 
 
 
◇ 튜브공법+셀룰러공법 2중보강

쌍용건설은 우선 튜브공법으로 1차 보강 공사를 했다. 하지만 튜브공법 만으로는 하중을 버틸 수 없고, 공사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제2의 보강작업에 착수했다.

튜브공법을 통해 시공한 관과 열십자 형태로 또 다른 관을 아치 형태로 배열, 지지대를 추가한 것이다. 한옥에서 세로인 대들보와 가로인 도리가 엇갈리면서 지붕을 받쳐주는 모습을 연상하면 된다. 셀룰러 아치 공법(CAM: Cellular Arch Method)으로 불리는 이 보강공법은 직경 2m의 대형 파이프를 유압기로 밀어 넣은 뒤 1m 전진 후 파이프 안의 흙을 파는 방식이다.

두 가지 보강공법이 동시에 사용된 현장은 전 세계적으로 이 곳이 처음이다. 이런 이유로 전세계 토목 전문가들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기술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이중의 보강작업과 함께 30대의 진동계측기(터널 내부가 진동, 압력 등의 이유로 이상 여부가 있는지 측정하는 기계)를 설치해 미세한 진동까지 체크했다.

김우상 쌍용건설 현장소장은 "지하철 3호선과 9호선 공사 현장이 불과 15cm 차이 밖에 안돼 단순 안전사고가 대형사고 이어질 수 있다"라며 "미세한 진동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원인을 파악해 후속 조치를 하면서 공사를 진행해 왔다"라고 말했다.

 
▲3호선과 15cm간격인 9호선 923정거장


 
 
 
 
 
 
 
 
 
 
 
 
 
 
 
 
◇ 국내 지하철 수주실적 1위

쌍용건설은 국내 지하철 시공 실적 1위 건설사로 토목분야에서 발군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도 전체 공공사업 수주금액 8488억원 중 63%에 해당하는 5374억원을 토목 분야에서 수주했다.

쌍용건설은 작년에 담양~성산간 도로 1공구와 12공구를 1120억원에 수주한데 이어 영천~상주간 고속도로를 450억원에 수주했다. 또 부산 진해 경제자유구역 조성공사를 280억원에, 인천 북항 항로준설공사를 220억원에 각각 수주했다. 해외에서도 쌍용건설은 82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해안 고속도로를 수주하는 등 총 1조21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쌍용건설은 올해도 싱가포르를 해외토목 공사 거점지역으로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싱가포르가 오는 2020년까지 약 400억달러 규모의 사회기반시설 발주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고속도로와 철도공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공공 공사 수주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 인터뷰- "민원이 정밀시공 가능케 했다"

▲김우상 쌍용건설 현장소장
"우리가 이 공사를 맡았을 때 회사 안팎에선 과연 공사를 할 수 있을까하고 의문 부호를 다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김우상 쌍용건설 현장소장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지나다니는 지하철 3호선 소리를 들으면서 공사를 진행해야 해 피말리는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악조건 속에서 공사를 무사히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획기적인 보강공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소장은 "한옥의 지붕을 받쳐주듯이 이중으로 지지대를 설치한 것이 정밀 시공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라며 "쌍용건설이 지하철 공사의 새 지평을 열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도심 지하철 공사의 가장 큰 애로점은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다. 공사 초기 현장사무소가 있는 상가로 지역 주민들이 수시로 찾아와 하루 일과의 대부분을 민원 해결로 보냈다는 김 소장. 쌍용건설은 민원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간에 건축자재를 운반했고, 발파작업도 소음 전달이 가장 덜한 낮 시간대를 이용했다.

김 소장은 "주민들을 일일이 만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하루를 보낸 적도 있다"며 "민원이 쇄도해 눈물이 날 정도였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주민들의 민원은 공사 안전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한 자극제였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913공구와 같은 공사를 다시 맡긴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김 소장은 "이번 공사를 맡으면서 개인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하지만 한 번이면 족하다"라며 웃으며 손사레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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