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25시]국민의당과 제3당체제

양당체제 비판하며 등장한 국민의당..20년만에 첫 3당체제
바른정당 통합에 당내 갈등 폭발..1년6개월만 분당 우려 제기
인위적 외형확장보다 대안정당으로서 초심 돌아봐야
  • 등록 2017-12-03 오전 6:00:00

    수정 2017-12-03 오전 6:00:0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2016년 4월 13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환호성 대신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했을 때의 반응이다. 정당득표율 26.7%, 갓 출범한 신생 정당이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앞질렀다.

이날은 역사적인 날이다. 20년만에 3당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139석, 새정치국민회의 79석에 이어 김종필 전 총리가 충청권을 기반으로 창당한 자유민주연합이 50석을 얻으면서 3당 체제를 구축한 것을 마지막으로 줄곧 양당체제가 이어졌다. 총선내내 기득권 양당 체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새정치를 내세운 국민의당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어간 셈이다.

그리고 이제 1년6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제3당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어떠할까. 국민들은 여전히 제3당체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을까.

그 사이 전임 대통령은 탄핵됐고 정권은 바뀌는 등 정치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현재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5~6%대에 그치고 있다. 지지율만 보면 제3당체제는 이미 실패했거나, 최소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은 국민의당 내부도 시끄럽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외형확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안철수 대표와 정체성을 강조하는 호남 중진의원들이 맞부딪쳤다. 한때 분당까지 거론될 정도로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질때로 깊어진 상태다.

안 대표가 제시한 바른정당 통합은 국민의당의 현재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고육지책 중 하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정된 지역 기반의 한계로 몰락한 자민련에게서 국민의당의 미래를 투영했을 지도 모른다.

다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안 대표가 조급증을 버리고 초심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0대 국회가 들어서고 제3당의 출현에 국민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지겨운 싸움질만 되풀이하는 양당체제를 벗어나 드디어 정치다운 정치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실제로 30년래 가장 빠른 원구성 협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의 실망감은 쌓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양당제를 비판하면서 등장했다. 하지만 대안없는 비판은 자칫 양비론으로 빠지기 쉽다. 또 단순히 거수기 노릇만 한다면, 이중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분명한 원칙하에서 선제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무조건 비판 대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이제 제3당의 존재만으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3당체제의 당위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끝이다. 지금은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한 외형 확대보다 내부 단합을 도모하고 내실을 다지는 작업이 더 급선무다. 무너진 초심을 바로 세워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20대 총선에서도 국민의당은 끝내 민주당과 공식적인 연대를 선언하지 않았다. 선거를 고려한 정치공학적 연대는 옳지 못하다는 원칙 때문이다. 오히려 무리한 연대로 당내 갈등이 폭발할 경우 당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때도 국민의당 의원들의 활약상은 통합론 갈등에 묻혀버렸다.

분명한 것은 국민의당의 존립이 한국 정치역사에서 단순히 한 정당의 존망성패로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제3당체제가 존속할 수 있는지 여부가 국민의당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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