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된 인공지능]전문가 "5년내 실생활 적용...SW교육이 살길"

"인간을 말살시키는 로봇은 너무 앞선 것"
"구글, AI 선점은 사실..제패는 쉽지 않아"
"실제 적용 5년도 안 결러..새로운 윤리 필요"
"과감한 투자로 속도감 있게..차별화 전략도 필요"
"일자리 줄어든다..SW교육이 살 길"
  • 등록 2016-03-16 오전 3:33:13

    수정 2016-03-16 오전 6:17:05

[이데일리 김현아 오희나 기자] 상금 100만 불이 걸린 세기의 대국이 끝났다. 세계인이 이목을 집중한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Alpha Go) 경기는 인간을 이기는 기계의 가능성과 함께, 완벽한 기계는 없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이 같은 관심이 인공지능(AI)을 각종 서비스와 상품에 접목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에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AI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거나 일상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든다.

이데일리는 채 5년도 안 돼 실생활과 산업에 광범위하게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AI 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다.



도움 주신 분들

강홍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선임연구위원,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미래연구실장,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 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나다 순)

인간을 말살시키는 로봇은 너무 앞선 것

전문가들은 당장 영화에서 보는 그런 AI가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다만, 시간문제라는 의견도 있었다.

-‘터미네이터’처럼 인간을 넘어서는 AI가 나올 것 같습니까.

▲알파고가 3국을 연속으로 이기는 걸 보고 놀랐다. AI는 특히 머신러닝을 통해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계는 정해진 목표에 최적화해 잘 찾는 것에는 능하나 스스로 목표를 정하거나 의도를 갖는 단계는 아니다. 터미네이터 같은 AI가 곧 나타나리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장병탁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강한 인공지능이 탄생하려면 너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백 년 동안에는 영화에서 보는 그런 AI가 등장할 가능성은 제로(0)다.(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주임교수)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긴 것은 게임 같은 특정한 기능에서였다. AI가 이세돌이 가진 직관을 모방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갖게 된 것이다. 최근에야 MRI 같은 고도의 의료진단 장비를 이용해 인간 뇌의 어떤 부위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개략적으로 보게 됐을 정도로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강홍렬 KISDI 선임연구위원)

▲바둑에서는 인간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입증됐다. 이대로라면 언젠가는 인간을 넘어선 AI도 충분히 개발될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20년 내로는 불가능하다.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교수)

구글 AI 선점한 건 사실…제패는 쉽지 않아

전문가들은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의 성능을 칭찬하면서도 구글 혼자 AI 시장을 석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알파고를 세계 최강의 인공지능 컴퓨터로 보십니까. 구글이 인공지능으로 천하를 제패할 수 있을지요.

▲알파고가 매우 우수한 AI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오래전부터 투자한 IBM 입장에선 딥마인드라는 신생 기업에 의해 알파고가 만들어졌다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AI는 많은 기업이 투자를 과감하게 하면서 치열하게 경쟁하기에 구글 혼자서 AI를 끌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미래연구실장)

▲구글, IBM, 애플, 페이스북, 바이두 같은 글로벌 기업이 최근 지능정보기술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IBM은 전문지식의 축적 및 추론 기능을 내세워 금융, 의료 분야에서 구글은 방대한 데이터와 컴퓨터 파워를 활용한 인식과 문제해결 등에서 강점을 보이는 등 기업별로 접근방식이 다르다. 현재 어느 한 사업자가 천하를 제패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

▲페이스북도 바둑에 도전하나 아마 6단 수준이다. 막강한 하드웨어를 동원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지만 진전은 더디다. 그런 의미에서 알파고는 아마 6단 수준에서 프로 9단으로 도약한 대단한 소프트웨어다. 더욱이 알파고는 다른 문제를 푸는 데도 그대로 적용되는 범용 프로그램 아닌가. 구글이 천하를 제패한다는 표현보다는 AI경쟁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김진호 교수)

실생활 적용 5년도 안 걸려…새로운 윤리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인간과 같은 AI(강한 인공지능)는 아니지만 생활이나 산업에 AI(약한 인공지능)가 대중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5년도 남지 않았다며, 새로운 도덕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I기술개발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됐는가. 역기능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한가.

▲인간의 인식 분야는 기계학습에 바탕을 둔 딥러닝의 시도로 이제 모방을 시작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이나, 단편적으로나마 인간의 일상을 파괴하거나 개인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단계로 들어간 분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알파고를 만든 딥마인드 하사비스 CEO는 모든 바둑 전문가들이 이세돌이 우세하다고 말한 80분 전에 이미 외통수를 찾고 그 길로 몰아가고 있었다. AI가 일정한 개인과 극소수 기업의 이해만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도덕률이 필요하다.(강홍렬 위원)

▲실생활과 산업에서 사용 가능한 AI가 나오는 건 5년 정도 걸릴 것이다. 실업문제도 발생시키고 AI 오작동에 따른 피해도 나타날 것이다. 특히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해 작동하게 되면 인공지능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게 된다. 로봇 윤리규정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염용섭 실장)

▲로봇 윤리규정은 여러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저명한 SF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Issc Isimov)는 (1) 로봇은 인간을 해치거나 인간이 해를 입도록 방치해선 안된다 (2)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단 명령이 제1원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로 한다 (3)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단 보호가 제1,2원칙에 위배될 때는 예외로 한다는 것이다라는 내용의 ‘로봇 공학의 제3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김진호 교수)

과감한 투자로 속도감 있게..차별화 전략도 필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기술 기반이 매우 협소해 상당 기간까지는 AI에 대한 투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며 하드웨어 분야나 콘텐츠 분야의 강점을 AI시장 추격에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나라의 AI 기술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산업계는 어떤 전략으로 가야 하나

▲우리나라의 AI는 세계 수준을 따라가는 초기 단계다. 아직 세계적으로 발전이 더딘 새로운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이성환 교수)

▲지능정보기술은 무한한 학습과 시행착오를 거쳐 자가 학습의 과정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에 한번 뒤처지면 회복이 어렵다. 속도감 있게 기술격차를 해소해 나갈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기업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김용수 실장)

▲완전한 AI가 되려면 마인드뿐 아니라 바디도 갖춰야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마인드 측면에서 강하나, 제조업 기반의 바디에 기반한 기술은 아직 약하다. 반면 국내 글로벌기업들은 제조업에서 출발해 가전제품 같은 하드웨어 중심의 바디에 대한 인공지능 기술에 상대적인 강점이 있다. 기존 하드웨어와 제조업 기반 인프라의 강점을 살리면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AI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IoT(사물인터넷) 시대에 승부를 던질 필요가 있다.(장병탁 교수)

▲AI는 하드웨어로서의 컴퓨터 체계, 알고리즘이라는 소프트웨어, 분석을 통해 인공지능의 핵심과 본연을 구성하게 될 데이터 등 3가지 수준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은 셋 중 잘하는 내용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오히려 K-POP 같은 문화적 역량을 적절하게 이용해 K-POP을 홀로그램에 이상하게 연결한다든지 기계화하는 시도 등 정말 인간적인 방식으로 차별화하는 것도 생각해볼만하다.(강홍렬 위원)

일자리 줄어든다…소프트웨어 교육이 살길

전문가들은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뺏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도 있다면서, 청소년들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하고, 평생교육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AI가 줄이는 일자리는 어떤 것이 될까요. 교육시스템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요.

▲지능정보기술은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수도 있지만 더 창조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일자리도 생길 것이다. 다행히 우리도 2018년부터 초중등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을 필수화하는 한편,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인문·사회 계열 등 타 전공자들에게도 SW기초교육을 의무화하는 SW중심대학을 지난해부터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계가 협력해 SW 교육 혁신에 노력해야 한다.(김용수 실장)

▲간단한 지식은 인공지능에 의해 해결되기 때문에 암기식 교육이나 지식의 반복적 숙련은 의미가 없어진다. 원리를 이해하거나 새로운 해석을 하는 교육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전문분야의 지식도 빠르게 진화될 것이니 평생교육시스템이 훨씬 중요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스스로 자신이 선택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협업하며, 효율적으로 일하는 역량을 배양하는 게 중요하다(염용섭 실장)

▲화이트칼라 일자리 중 주가예측처럼 단순히 데이터를 처리하고 통계적인 분석을 하는 분야들이 많이 AI로 대체될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시스템은 주입식 위주로 경직돼 있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교육에 대한 많은 개선이 있어야 한다.(이성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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