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유통가, 봄 의류 매출 실적 저조에 울상

4월 춘설에 봄 특수 사라지고 희비 엇갈려
실내 스포츠 용품·아웃도어의류만 ‘활짝’
  • 등록 2013-05-06 오전 6:00:00

    수정 2013-05-10 오전 8:43:05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추풍령에 44년만에, 대구 팔공산 52년만에 가장 늦은 눈.” 가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이다.

때늦은 봄눈에다 17년만에 가장 추운 4월이라는 기상청의 설명이 무색하지 않다. 야심차게 내 놓은 봄 신상품은 찾는 이가 없어 매장 뒤편으로 밀려났다. 대신 사계절 활용 가능한 아웃도어 의류나 폭염 대비 여름 상품을 찾는 이는 크게 늘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통가는 봄 상품을 내놓을지 여름 마케팅을 조기에 진행해야 하는 지 헷갈려 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이번 4월 봄 매출 실적이 지난해 대비 6.3% 성장한 반면 날씨에 영향이 큰 남성복과 여성의류는 각각 3.5%, 0.4% 줄면서 성장세가 고꾸라졌다.

봄 세일에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여성복 브랜드의 매출 실적은 대부분 저조했다. 의류업체들은 봄 대목을 맞아 신상품을 입고했으나 4월 말까지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 옷을 제때 판매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달은 평년대비 기온이 낮아 패션상품군 매출에 영향을 미쳐 3월에 비해 약 10% 정도 신장률이 둔화됐다”며 “간절기 물량이 줄고, 여름 상품이 조기에 전개되는 걸 감안하면 추운 봄이 백화점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4월 서울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5~10도 낮았고, 4월 한달 전국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날이 무려 23일이나 됐다.

그나마 아웃도어 매출은 현상 유지를 하거나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 기준 전체적인 레저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 줄었지만 아웃도어 및 캠핑용품 매출은 각각 11%, 6% 신장했다.

K2 관계자는 “추운 날씨 영향을 받은 것은 맞지만 봄철 산행 시즌을 겨냥해 등산화나 가볍게 신을 수 있는 워킹화 판매가 크게 늘어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실내 스포츠 관련 4월 매출도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실내운동에 필요한 헬스관련 용품의 경우 10.8% 신장을 한 반면 외부활동에 수반되는 스포츠웨어 및 용품, 자전거 등의 매출은 전년대비 18.6% 큰 폭 줄어들었다.

봄 매출은 감소한 반면 여름 관련 상품 매출은 실적이 나쁘지 않다. 봄 같지 않은 봄이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 폭염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하이마트의 1~4월 누계 에어컨 판매 증가율을 보면 전년 대비 약 17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언식 하이마트 바이어는 “올 여름은 예년보다 덥고 강수량이 많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 이후 성수기가 되기 전에 미리 준비하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변덕스런 날씨에 애를 먹는 건 각 업체 MD(상품구성)들이다. 통상 봄세일이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준비하지만 평년과 다른 날씨탓에 상품 구성에 애를 먹고 있다.

LG패션 관계자는 “일교차가 큰 날씨에 범용으로 입을 수 있는 탈부착 점퍼나 간절기 대표 아이템인 머플러의 물량을 각각 10%, 30% 가량 늘리는 반응생산을 하는 등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백화점 매장 관계자 역시 “이미 여름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날씨가 일정치 않아 봄옷을 철수해야 하는지, 계속둬야 할지 상황을 지켜보며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은 의류 및 관련 용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꽉 찼다.
지난 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은 봄 산행 시즌을 맞아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봄 추위에 지난 4월 한 달간 패션의류 업체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던 반면 사계절 활용이 용이한 아웃도어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늘었다.
아웃도어 매장
봄 세일 시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백화점 4층 숙녀복 매장은 한산했다.
지난 4일 찾은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 여성의류 매장은 봄 신상품이 대거 입고됐지만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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