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일부 가격 들썩'에도 반도체 재고 사상 최대[최정희의 이게머니]

반도체 재고지수 248.5로 역대 최고
재고율 4월 265.8%로 최고점 찍고 소폭 하락
감산에도 생산 석 달 째 증가…실질 감소까진 시간 걸려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 전환…일부 제품 가격 상승
증권가 "스마트폰 판매 감소 지속…삼전 더 감산해야"
  • 등록 2023-07-04 오전 5:00:00

    수정 2023-07-04 오전 5:00:00

(사진=AFP)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하반기 우리나라 경기 흐름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반도체가 꼽히고 있지만 반도체를 둘러싼 긍정과 부정 신호가 혼재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4월 감산을 결정했음에도 반도체 생산은 석 달째 증가하며 재고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높아졌다. 반면 반도체 수출 물량은 증가세로 전환하고 일부 가격은 상승하고 있다. 혼재된 신호 속에서 반도체 업황 전망의 불확실성은 커지는 분위기다.

(출처: 통계청)


◇ ‘감산’에도 재고가 쌓인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재고지수(계절 조정)는 248.5로 통계 작성이 이뤄진 1971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4월 241.9로 사상 처음으로 200을 넘은 후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재고지수에서 출하지수를 나눠 백분율한 재고율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출하가 전월비 47.4%나 급증했던 3월엔 재고율이 전월 250.4%에서 161.4%로 89%포인트 급락했으나 4월엔 출하가 21% 감소하자 재고율이 265.8%로 전월비 104.4%포인트 급등했다. 5월엔 출하가 19% 증가한 영향에 재고율은 229.5%로 36.4%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에선 재고율은 분모인 출하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재고의 흐름은 재고 지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재고지수가 고공행진하면서 반도체 업황의 바닥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있다. 재고지수는 4월 전월비 30% 급등한 이후 5월에도 2.7% 상승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4월 감산을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로도 반도체 생산은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3월 전월비 30.9% 증가했다. 3월 분기말 밀어내기로 출하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재고가 크게 쌓인 상황에서 생산 또한 급증했다는 점이 미스터리다. 통계청에선 시스템 반도체의 경우 주문 즉시 생산이라 생산에서 바로 출하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생산은 4월과 5월에도 각각 4.9%, 4.4% 늘어났다. 반도체는 산업의 특성상 생산품이 나오기까지 5~6개월 걸리기 때문에 감산을 하더라도 그 효과가 바로 생산 감소로 나타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분기 감산 결정은 3분기 이후에야 가시화될 전망이다.

심리지표로도 뚜렷한 개선세를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가 속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기업심리지수(BSI)는 4월 62에서 5월 74로 껑충 뛰었으나 6월엔 다시 7포인트 하락한 67로 집계됐다. 감산 이후 높아졌던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약해진 것이다. 한은 15개 지역본부가 지난 달 11~31일까지 전국 343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도체 업체의 경우 과반수 이상(55.8%)이 수출이 내년 이후에도 완전하게 회복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수요 약화, 높은 재고, 미국·유럽의 자국 우선주의 등의 영향을 꼽았다.

(출처: 한국은행)


◇ 반도체 수출물량, 전년동월비 5개월 만에 증가 전환


반도체 업황을 둘러싼 긍정 신호도 나온다. 한은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5월 345.4로 전년동월비 8.1% 상승해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월비로도 18.8% 상승, 한 달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반도체 수출액은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격 변수를 뺀 물량 부문에선 긍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6월 89억달러로 올 들어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전년동월비 감소율도 28%로 올 들어 가장 낮은 감소율을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품목별로 보면 일부 소폭의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디램 ‘DDR4 4Gb’ 현물 가격은 6월 30일 1.05달러로 전년동월비 1.2%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은 내림세가 진정되고 있고 일부 품목의 경우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4월엔 반도체 수출업체 납품계약에서 가격이 상승 조정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3분기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도 128.5로 2분기(52) 대비 무려 76.5포인트 급등, 주요 업종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반도체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는 반도체 수출사이클과 높은 상관성을 보여 향후 반도체 수출에 긍정 신호로 읽힌다.

엇갈린 지표 탓에 반도체 업황 전망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쳤고 현재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축소되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데 5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동월비 8% 감소, 전월비 1% 감소로 감세폭이 축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부진하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생산이 5% 감소로 예상되는데 현 수준으로는 의미 있는 재고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생산이 10%는 감소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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