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경매 직구토크]돈없이도 경매? "최저가 그물망 기법을 활용하라"

39살 아줌마, 경매도전 3년만에 21채 낙찰 성공..월수익 200만원
소액경매, "쉽고 재밌게 접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 등록 2014-02-07 오전 6:00:00

    수정 2014-02-07 오전 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서른 아홉살 이현정 씨는 늦둥이를 출산한지 한 달만에 경매에 뛰어들었다. 자영업을 하던 남편의 사업은 기울었고, 셋째까지 낳으면서 ‘정신이 번쩍’ 들어서였다. 3년 뒤 그는 21채의 부동산을 소유한 임대사업자가 됐고, 한 달에 200만원 이상의 안정적인 월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중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옥동자’는 세종시 인근 연기군의 부도 임대 아파트 5채다. 매달 85만원씩 고정적인 월세 수익을 올리고 있다. 3년 전 건설사가 임대 아파트 일반 분양에 실패했다. 부도 아파트였다. 허허벌판의 나홀로 아파트였지만 이씨는 “돈이 된다”고 확신했다. 결국 아파트 전체 단지 중 6채 밖에 없는 18평(공급면적)에 입찰했고, 5채 낙찰에 성공했다. 그는 “세종시 인근이라 한번 들어온 세입자가 나갈 생각이 하지 않는다”며 “낙찰 이후 연기군이 세종시에 포함되면서 매매가도 올랐다”고 말했다.

그가 아파트 5채 를 낙찰받는데 들인 투자금은 30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아파트 한 채 낙찰가 4000만원에도 못 미친다. 그는 “돈이 없이도 경매를 할 수 있다”며 “자신처럼 아이 셋 낳은 아줌마도 했으니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경매”라고 힘줘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불면서 경매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내집마련 목적의 실수요자는 물론, 임대수익를 노리는 투자자들도 몰리고 있다. 이번주 ‘직구토크’의 주제는 소액 경매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경매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를위해 이현정(44) ‘나는 돈이 없어도 경매를 한다’의 저자와 그가 운영하는 카페 ‘즐거운 경매(http://cafe.naver.com/playauction.cafe)’ 회원들이 모였다.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이데일리 본사에 진행된 이들의 ‘즐거운 경매 이야기’를 공개한다.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이데일리 본사에서 정영진(왼쪽부터), 정인자, 이현정, 이현아, 정영철 씨가 ‘즐거운 경매’ 직구토크를 하고 있다.
첫 낙찰 실패의 교훈…“욕심을 버리고 고가 입찰을 경계하라”

▶성선화 기자(이하 성)=현정 씨의 컨셉트는 ‘쉬운 경매’다. 컨설턴트의 도움없이 혼자 경매에 뛰어들어 현재 21채의 집을 가지게 된 건가.

▶이현정(이하 이)=처음엔 여동생과 함께 경매 강의를 들었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어려웠다. 시중에 나온 경매 책들도 읽어 봤지만 논문처럼 어려웠다.

▶성=사실 경매가 어려운 건 아닌데 사람들이 어렵게 접근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어려운 경매 용어가 거리감을 느끼게 한다.

▶이=‘즐거운 경매’ 카페에서 경매 강의를 할 때 6단계로 구분한다. 먼저 내가 원하는 집에 대해 알아야 하고(1단계), 돈이 되는 좋은 물건(2단계)을 골라야 한다. 그리고 직접 경매에 도전하고 실패(3단계)도 맛봐야 한다. 낙찰에 성공하면 대출을 받고 경매의 꽃인 명도(4·5·6단계)에 들어간다. 강의를 하면서도 어려운 권리분석은 최소한만 한다. 예를 들면 초보자들이 절대로 낙찰 받아선 안 될 물건들을 솎아내는 정도다. 세입자가 대항력이 있다든지, 배당금을 못 받는다든지 등등이다.

▶성=사실 일반인들이 꼭 챙겨봐야할 권리분석 항목은 정해져 있다. 굳이 더 많은 법적인 내용들을 알 필요가 없다.

▶이=어려운 법적인 내용보다는 ‘돈이 되는 물건’을 찾는데 집중한다. 처음에 경매 강의를 들은지 3주 만에 겁도없이 첫 낙찰을 받았다. 경기도 광주의 30평대 아파트였다. 지금 생각하면 잘못 받아도 한참 잘못 받았다. 낙찰가도 높았고 무엇보다 집이 팔리질 않았다. 당시 서울에서 전세로 살았는데 차라리 ‘내가 들어가 살자’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그 집에서 살고 있다.

▶성=첫 투자는 대부분 쓰린 실패를 안겨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첫 투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다.

▶이=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첫 낙찰 실패의 ‘아픔’은 이후에 소중한 자산이 됐다. 그때 이후로 절대로 높은 입찰가는 쓰지 않는다. 경매 법원에 갈 때는 최고가와 최저가를 정하고 간다. 주로 평균가를 입찰가로 쓰지만, 이보다 낮게 쓸 때가 더 많다. 게다가 이렇게 기대없이 낮은 가격으로 적어낸 물건들이 효자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현아(이하 현)=3년전 낙찰받은 포항 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원래는 포함의 다른 물건에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포함까지 내려가는데 그냥 가기엔 투자 대비 효용이 너무 떨어졌다. 간 김에 같이 본 물건 중에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이라고 써내는 물건들도 있었다. 결국 노렸던 물건은 떨어졌지만 기대없이 써냈던 물건이 낙찰됐다. 당시 낙찰가가 8400만원이었는데, 현재 전세가가 1억 4000만원이다. 매매가는 1억 8000만원 정도다.

▶이=경매를 하다보면 의외로 ‘어차피 떨어진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찰한 물건들 중에 알짜가 많았다. 마음을 비우고 최저가로 적어 냈기 때문에 가격적인 메리트가 가장 크다. 포항 아파트의 경우 바로 직전에 1억원에 낙찰됐기 때문에 사람들이 지레 겁을 먹고 입찰을 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노리는 물건 이외에 ‘가볍게’ 여러 물건들을 최저가로 노리는 ‘그물망 전략’도 추천할말한다. 종잣돈이 충분하다면 최대한 많이 넣겠지만, 안타깝게도 투자금의 한계가 있다보니 그럴 수는 없다.

초보 투자의 길…“혼자말고 함께 가라”

▶성=두 자매가 항상 같이 투자를 하나. 오늘 참석하신 카페 회원 분도 쌍둥이 형제인데, 같이 하면 덜 외로울 것 같다. 혼자 투자를 해보니 투자 결정은 결국 혼자하는게 맞다는 생각도 들지만 외롭고 힘든건 어쩔 수 없다.

▶이=카페 회원들에게 함께 할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임장도 같이 다니고 물건 분석도 같이 하라고 조언한다. 혼자 하다보면 지칠 때도 있지만 같이 하면 서로 의지할 수도 있고 도움이 많이 된다. 나 역시 동생과 같이 경매를 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 우리 카페에도 형제, 자매, 커플들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혼자인 경우는 스터디를 추천한다.

▶성=쌍둥이 형제인 두분들도 같이 투자를 하나. 명의도 공동 명의로 하나.

▶정영진(이하 정)=명의는 매번 다르게 한다. 물론 공동명의도 있다. 우리 쌍둥이 형제는 좋은 투자 파트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지 않고 5년 정도 직장 생활을 했다. 대학에 가지 않은 이유는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대학 졸업장이 돈 버는데 큰 의미가 없어 보여서였다. 하지만 직장생활 역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뭔가 의미있는 일을 찾던 중 부동산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스물 아홉살에 직장을 그만두고 경매에 뛰어들었다. 동생 역시 직장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직장을 그만두고 의기 투합했다.

▶성=지금까지 성과는 있나. 몇 건이나 낙찰에 성공했나.

▶정영철(이하 영)=지난해부터 시작해 3번 낙찰에 성공했다. 인천 지역에 있는 빌라인데, 월세 순익은 60만원 정도다. 아직 시작하는 단계라 배워나가는 부분이 많다. 요즘도 매일 임장을 다니며 발품을 팔고 있다.

▶성=오늘 혼자 오셨다. 하지만 카페 스터디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고 들었다.

▶정인자(이하 인)=개인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편이다. 스터디를 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혼자서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을텐데, 회원들과 같이 가니 말문도 쉽게 트였다. 사실 남의 집을 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최대한 낮은 자세로 ‘집 좀 보여달라’고 부탁하는 편이다.

▶성=워낙 꼼꼼하게 현장 조사를 잘 해서 카페에서 ‘임장(부동산 현장답사)의 달인’으로 통한다던데…. 지난해 12월에 낙찰받는 집도 내부를 보고 입찰했나.

▶인=아쉽게도 내부 임장은 못했다. 아파트 한 동 전체를 돌았지만 모두 퇴짜를 맞았다. 감정가 5000만원짜리 물건을 4800만원에 낙찰 받았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을 기대한다. 이번 달부터 살던 세입자를 내보내는 명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치솟는 전세가…시세차익과 현금흐름, 두마리 토끼를 노려라

▶성=개인적으로 투자에 집중했던 때가 2011년이다. 당시 강남역 오피스텔 낙찰률이 120%에 달했었다. 요즘 경매 시장 분위기는 어떤가. 항상 요샌 ‘먹을 게’ 없다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이=항상 지나고 보면 ‘그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장에서도 충분히 ‘먹을 게’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수익률을 계산하기가 참 애매한 것이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있어서다. 낙찰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

▶성=수익형 부동산 투자에서 월세가 나오지 않고, 현금 흐름이 생기는 투자는 하지 않는 편이다. 시세 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시장은 끝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낙찰가 대비 전세가 차이가 1000만원 이상 난다고 해도, 수익률로 따지면 큰 의미가 없다. 1000만원을 은행에 넣어봤자 한 달 이자는 몇 천원에 불과하다.

▶이=전세가가 높은 지역으로 들어갈 때는 5년 이상 장기간 투자한다. 물가상승률만큼 아파트 가격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시장이 끝났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잘 찾아보면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물건들도 있다.

▶현=최근에 은평구의 방 3개짜리 빌라를 1억원에 공매로 낙찰 받았다. 시세가 1억 5000만원 정도인데, 인근 부동산에선 1억 4000만원에 거래가 가능하다고 했다. 1년 미만 보유시 양도소득세가 50%가 나오지만 명도가 끝나는대로 바로 팔 생각이다.

▶성=올들어 실거주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움직이면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가 가능해진 것 같다. 거래가 없을 땐 매매가 잘 되지 않는다. 3년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전세가가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현=전적으로 동감한다. 올해를 매도 타이밍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전세로 돌렸던 물건들을 정리할 계획이다.

▶성=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대출을 낙찰가의 최대 90%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보유 부동산이 늘수록 심리적 부담도 커진다. 언제 또다시 금융위기가 와서 금리가 치솟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맞다. 그래서 전업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지만 쉬어가는 기간을 가진다. 잠시 쉬면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부동산의 장점은 일정 기간에만 집중하고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동생도 마찬가지지만 가정주부로 아이를 키우다 보면 직장 여성 못지 않게 신경 쓸 일이 많다.

▶성=소액 부동산 투자가 직장인들에게 맞는 이유이기도하다. 주식은 항상 신경을 써야 하지만 부동산은 투자할 때나 세입자의 손바뀜이 있을 때을 빼고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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