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2월 20일자 3면에 게재됐습니다. |
19일 과세당국에 따르면 쟁점은 이들이 국내에 사는 거주자인지 여부다. 국세청은 거주자로 보고 국내 세법을 적용해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단한 반면, 이들은 자신이 비거주자로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국세청의 과세결정이 실패하자 일각에선 소득세법의 불명확한 거주자 요건이 과세실패의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그러나 거주자 요건을 명확히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거주자 요건을 명확하게 하면 과세회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 만큼 빠져나갈 여지만 더 생긴다는 얘기다.
`구리왕` 차용규 씨의 경우 국세청은 차 씨가 국내 자산에 4000억원 안팎을 투자하고 부인이 자주 드나든다는 점을 들어 거주자로 판단했으나 국세청 과세전적부심사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했다. 차 씨가 1년에 한 달 정도만 국내에 머물러 거주자로 인정하기 힘들다는 게 이유였다.
`완구왕` 박종완 씨도 국세청에선 박 씨가 국내에 연간 최대 300일 가량을 머물렀다는 점 때문에 거주자로 봤으나, 법원에선 부인과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고 미국에 거주한 점을 들어 비거주자로 판단했다. 한·미 조세협약에선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주소지를 거주지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거주자 요건을 명확히 하기는 쉽지 않지만 역외탈세가 문제가 되는 만큼 과세를 더 많이 하는 방향으로 정비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