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링사태` 연상시킨 佛SG 금융사고 배경은

선물 딜러 1명이 저지른 금융사고
손실규모 71억달러..베어링의 3배
파생상품투자 통제·위험성 `또 경종`
  • 등록 2008-01-25 오전 4:57:19

    수정 2008-01-25 오후 10:06:27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프랑스의 2위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SG)에서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인 49억유로(71억달러) 규모의 금융사고가 터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금융사고는 선물부문 딜러 1명이 저지른 것으로 회사내 정보시스템을 교묘하게 악용, 자신의 한도를 넘어선 거액의 포지션을 유럽 주가지수선물에 투자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1995년 외환 파생상품 거래에서 14억달러의 손실을 기록, 233년 역사의 영국 베어링은행을 하루아침에 파산으로 몰고간 `닉 리슨 사건`을 연상시키면서 세계 금융시장에 일순간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이번 사고의 손실 규모는 `닉 리슨 사건`의 세배를 넘어서는 것으로 세계 금융 역사상 최대다.  

SG는 이번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55억유로의 대규모 자본 확충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자기자본비율(8%)을 맞추려면 대규모 자금 수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성난 주주들을 다독이기 위해 지난해 연간 예상 순이익인 6억~8억유로중 45%를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금융감독당국인 프랑스은행(BOF)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SG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20억유로(29억달러)의 상각 손실에 이어 49억유로(71억달러) 손실의 초대형 금융사건까지 터짐에 따라 1분기에 무려 100억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멍뚫린 정보시스템`..30대 직원 1명이 저지른 초대형 금융사고

SG는 24일(현지시간) "선물부문의 딜러 한명이 회사의 보안시스템 정보를 악용해 자신의 한도를 넘어선 대규모 선물에 투자해 이같은 손실이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SG가 이번 사고의 징후를 감지한 것은 지난 18일. 컴플라이언스부문 임원이 은행이 허용하는 한도를 넘어선 거래를 발견하면서 부터다. SG가 곧바로 이 거래 상대방에게 확인했으나 그런 거래는 존재하지 않았다.

SG는 이런 사실들을 바탕으로 지난 주말 자체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유럽 주가지수를 헤지하는 플레인바닐라(Plain vanilla) 선물 상품을 담당하는 제롬 컬비엘(31)이 자신의 정보를 통해 회사내 가공의 사업체를 세운 뒤 회사의 조직과 정보를 이용, 한도를 넘어선 거액의 거래를 해온 사실을 밝혀냈다.

회사의 전산시스템을 꿰뚫고 있는 이 직원이 회사의 모든 통제를 피해 선물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다가 엄청난 손실을 낸 것이다. 그러나 컬비엘이 이같은 무모한 거래를 저지른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번 금융 사고로 SG 투자은행부문의 지난 2년간 세전 이익이 단숨에 날라가 버렸다.

SG는 사고를 낸 직원에 대해 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이번 사고와 관련, 주식부문장인 룩 프랑코이스 등 4명을 해고했다.

스위스에서 열리고 있는 다보스포럼에 참석중인 다니엘 부통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이사회에 의해 반려됐다.

◇SG CEO, "피인수 모색하고 있지 않다" 일축

이번 사고 발생 이후 SG도 베어링 처럼 피인수의 길을 걷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통 CEO는 이와 관련, "그러한 것을 모색하고 있지 않다"며 "우리의 목적은 은행을 가능한 한 잘 운영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해외 국부펀드로부터의 자금 수혈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864년 설립된 SG는 전세계 77개국에 걸쳐 12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고객수는 2200만명에 달하고 있다.

SG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BNP파리바의 뒤를 잇는 프랑스 2위 은행이다.

◇베어링 파산 `닉 리슨 사건` 연상..파생상품투자 통제 및 위험성 `또 경종`

이번 사건은 지난 1995년 터진 희대의 사건인 베어링의 `닉 리슨 사건`을 연상시키면서 전세계 금융계를 긴장시켰다. 특히 파생상품투자와 관련한 회사내 정보보안 통제와 파생상품의 위험성에 대해 또다시 경종을 울렸다. 

`베어링 사건`은 1995년 베어링 싱가포르 지점에서 수석 중개인으로 근무하던 닉 리슨이 부하직원 실수로 2만파운드의 손실이 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일본 닛케이 주가지수 선물에서 무모한 거래를 계속하다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간 것을 말한다.  

이 사고로 극심한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베어링 은행은 결국 네달란드 금융그룹인 ING에 단돈 1달러에 인수되고 말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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